고령화로 늘고 있는 혈액암 중 하나인 급성골수성백혈병에 대한 새로운 조합의 항암 신약 병용요법의 효과가 국내에서 처음 입증됐다.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혈액병원 혈액내과 조병식(교신저자)·곽대훈(제1저자) 교수팀은 이 질환에서 애브비의 ‘벤클렉스타정’(Venclexta 성분명 베네토클락스, venetoclax)과 백혈병 신약 베네토클락스와 항암제 데시타빈(decitabine) 병용요법 효과를 입증하고 네이처 출판 그룹의 국제학술지인 'Blood cancer journal'(2021 JCR IF 9.812 / 5년 IF 11.680)에 2022년 12월 19일 논문을 게재했다고 7일 소개했다.논문 제목은 '노인 급성 골수성 백혈병 환자에서 데시타빈 단독 치료와 데시타빈과 베네토클락스 병합 치료 효과에 대한 성향점수 매칭 코호트에서의 비교 (Venetoclax with decitabine versus decitabine monotherapy in elderly acute myeloid leukemia: a propensity score-matched analysis)'이다. 급성골수성백혈병은 평균 발병 연령이 65~67세로 노인에서 호발하는데, 발병률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 고령 환자는 전신수행능력 감소로 젊은 환자들이 받는 표준 항암치료나 조혈모세포 이식에 부적합한 경우가 많아 치료의 선택지가 적었고, 이로 인해 생존기간 중앙값이 10개월 미만으로 매우 불량한 예후를 보였다. 하지만 최근 데시타빈 등 메틸화 억제제(hypomethylating agent, HMA, 저알킬화제)와 B-cell lymphoma-2 단백 (BCL-2)를 억제하는 표적치료제 베네토클락스(venetoclax)의 병합 치료법이 도입돼 노인 급성백혈병 치료에 새로운 지평이 열리고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표준항암요법이 불가능한 노인 급성골수성백혈병 환자를 대상으로 한 3상 임상시험에서 메틸화 억제제(아자시티딘, 데시타빈)와 베네토클락스의 병용요법이 메틸화 억제제 단독요법 대비 뛰어난 효과를 보인 것을 바탕으로 2020년 1차 치료제로서 승인했다. 그러나 미국 등 해외에서 진행된 임상시험은 메틸화 억제제 중 아자시티딘과 베네토클락스를 병합한 환자들만을 대상으로 아자시티딘 단독 치료군과 비교하여 그 성적을 확인했다. 국내에서 많이 사용되는 메틸화 억제제인 데시타빈과 베네토클락스 병합요법에 대해서는 데시타빈 단독 치료에 대해 어떤 치료 효과가 나타는지에 대한 보고가 없었다. 이에 가톨릭대 연구팀은 데시타빈과 베네토클락스 병합요법의 성적을 데시타빈 단독치료와 비교했다. 2013년부터 2021년까지 데시타빈 단독 혹은 데시타빈과 베네토클락스 병합 요법을 이용해 치료받은 65세 이상 고령 급성골수성백혈병 환자 304명을 대상으로, 연구의 비뚤림을 보정하기 위한 1:1 성향점수 매칭 (propensity score matching) 코호트를 구성한 뒤 두 치료약의 치료 효과를 후향 비교했다. 연구 결과 데시타빈 단독요법군은 전체생존기간 중앙값이 8.3개월이었던 반면 데시타빈과 베네토클락스 병합요법군은 13.4개월 이었다. 형태학적으로 백혈병 세포가 검출되지 않는 수준 이상의 반응률은 병용요법군이 70.3%에 달해 데시타빈 단독요법의 24.3%보다 훨씬 뛰어난 효과를 보였다. 병용요법군은 약 30%가 성공적으로 백혈병 세포를 제거한 뒤 동종 조혈모세포이식으로 이어질 수 있었고 이식 후 1년 이상 생존율이 80%에 달해 노인 급성백혈병 환자에 완치의 길을 열 수 있음을 입증했다. 곽대훈 임상강사는 "본 연구는 데시타빈과 베네토클락스 병합요법의 효과를 데시타빈 단독치료와 직접 비교한 최초의 연구라는데 의의가 있다"며 "데시타빈과 베네토클락스 병합치료는 데시타빈 단독치료 대비 뛰어난 치료 효과를 보였으며, 이는 아자시티딘과 베네토클락스 병합치료와 비견할 만하고, 환자의 세부 타입(아형), 유전자 돌연변이와 상관 없이 데시타빈과 베네토클락스 병용요법의 효과가 아자시티딘과 베네토클락스 병용요법과 비슷함을 확인해줬다"고 설명했다. 조병식 교수는 "연구의 또 다른 중요한 점은 실제 환자들에서 메틸화 억제제와 베네토클락스의 병합 요법을 통해 성공적으로 조혈모세포 이식까지 유도함으로써 노인 급성 골수성 백혈병 환자에서 치료의 새로운 지평이 열렸음을 확인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논문은 포항공대 생물학 연구정보센터 (BRIC)에서 소개하는 '한국을 빛내는 사람들' (한빛사)에도 선정됐다. 한빛사는 생명과학 분야 학술지 중 인용지수가 10 이상인 학술지에 논문을 게재한 저자를 선정해 소개하고 있다.
2023-02-07 15:16:30
박성환(공동 교신저자)·박영재(공동 제1저자)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팀이 난치성 자가면역질환인 전신경화증 환자의 혈액면역세포를 쥐에 주입해 환자의 면역상태를 반영하는 전신경화증 아바타 모델을 구축했다. 이는 의과대학 류마티스 연구센터 조미라 교수(공동 교신저자)·박민정 박사(공동 제1저자)의 공동 연구 결과다. 전신경화증은 손, 발, 피부, 전신의 여러 장기가 딱딱해 지는 섬유증이 발생한다. 내부 장기의 광범위한 섬유화가 특징인데, 폐 섬유화가 진행됐을 때 적절히 치료받지 못하면 사망에 이를 수 있지만 현재까지 뚜렷한 치료 약물이 없었다. 박성환·조미라 교수팀은 면역력이 결핍된 동물에 전신경화증 환자와 정상인의 혈액을 주입한 결과, 동물의 피부와 폐 조직에서 주요 면역세포인 사람의 T세포, B세포, 자가항체(endothelin-1)가 증가함을 확인했다. 면역력이 결핍된 동물에 전신경화증 환자 혈액 면역세포를 이식한 결과, 동물 조직에 자가면역 질환을 가진 사람의 세포(면역림프구)가 자리 잡고 생착한 것이다. 이후 동물 피부와 폐 조직이 딱딱해 지는 섬유화를 직접 확인해, 자가면역증 환자의 섬유화를 예측할 수 있는 동물모델로 입증됐다. 정상인 혈액 투여 동물과 환자 혈액 투여 동물은 전신경화증 지표인 피부와 폐에서의 섬유화 정도에도 차이가 있었다. 환자 혈액 이식 모델의 피부와 폐의 섬유화 지표(α-SMA, VEGF, CTGF, caspase-3, endothelin-1)가 정상인 대비 모두 증가했다. 섬유화를 유도하고 신호를 조절하는 약물로 동물 모델의 면역세포 섬유화 진행이 감소하며, 전신경화증의 약물효과를 확인하는데 적절한 동물모델임을 재확인했다. 조미라 교수는 “환자의 면역체계가 이식된 마우스에 TH17 세포 조절 또는 섬유화 신호 분자를 조절하는 후보약물을 처리하거나 이들을 직접 억제하는 항체의약품을 처리하였을 때 약물의 치료효력을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었다. 따라서 인간 항체를 대상으로 전임상 동물모델에서 평가가 정확히 이루어지지 못하는 문제점도 해결한 환자 전임상 모델을 구축한 것”이라며 연구의 의미를 설명했다. 박성환 교수는 “일반적인 동물 모델에서 약물 효과를 확인하는 것과 달리 이번 연구 결과는 전신경화증 환자의 혈액이 이식된 쥐에 환자의 면역체계가 반영됐고, 치료 약물의 효과를 확인했다는 것에 의미가 있다. 환자 개개인의 면역체계 반영을 통해 약물의 감수성을 확인할 수 있는 모델이기에 매우 중요하며, 향후 환자에 직접 약물 투여를 하기 전 아바타 모델로 치료 반응을 예측하고 약물 효과를 확인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2023-02-02 09:07:18
SGLT2 억제제(sodium-glucose cotransporter 2 inhibitor) 계열의 당뇨병 신약이 당뇨병 외에 비알코올성 지방간 호전에도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여의도성모병원 내분비내과 권혁상 교수 연구팀(내분비내과 김미경 교수, 김진영 임상강사, 숭실대 정보통계보험수리학과 한경도 교수)은 국내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비알코올성 지방간 표지자인 지방간 지수(fatty liver index, FLI)와 SGLT2 억제제 연관성을 확인하는 연구 결과를 31일 발표했다.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 데이터베이스를 활용, 2014년부터 2017년까지 신규 SGLT2 억제제 복용자와 대조군인 DPP4 억제제 복용자를 대상으로 체질량지수, 허리둘레, 혈중 중성지방 수치, 감마GTP 수치를 추출하여 지방간지수(FLI)를 계산, SGLT2 억제제 사용에 따른 지방간 지수 변화를 평가했다. 분석 결과 약 2년간의 꾸준한 SGLT2 억제제 사용 후 지방간지수 60이상이 될 위험률은 DPP4 억제제 사용에 비해 절반으로 감소했으며 (오즈비 0.45, 95%신뢰구간 0.40-0.50), SGLT2 억제제 사용 환자군에서 지방간지수 60이상인 고위험 환자의 비율이 42.3%에서 30.5%로 감소했다. 만성질환에서 치료의 핵심이 되는 약물 순응도를 추가 분석했더니 SGLT2 억제제 사용률이 50% 이상 되는 환자들이 지방간 호전이 유의하게 나타났다. 이에 연구팀은 SGLT2 억제제 사용의 누적 효과가 체중 감소 및 지방간의 호전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았다. 김진영 임상강사(제1저자)는 “지방간을 쉽게 호전되는 질환으로 가볍게 생각하는 경우가 많지만 방치하면 간경화나 간암과 같은 중증 질환으로 진행할 수 있다”며 “SGLT2 억제제 계열의 약제를 과체중의 당뇨병 환자에 사용하면 지방간의 유병률을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이번 연구는 국제당뇨병연맹(International Diabetes Federation, IDF)가 발간하는 국제 학술지 ‘당뇨병 연구와 임상진료’(Diabetes Research and Clinical Practice, IF 8.18) 2022년 12월 온라인 판에 게재됐다.
2023-01-31 20:47:40
박봉진 경희대병원 신경외과 교수팀(박창규 교수 포함)은 2023년 1월, 국내 최초로 삼차신경통 미세혈관감압술 수술 700례를 달성했다고 27일 밝혔다. 삼차신경통은 얼굴의 감각 등을 뇌에 전달하는 삼차신경이 혈관에 의해 압박을 받으면서 극심한 통증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얼굴을 칼로 찌르거나 전기를 쏘는 듯한 예리한 통증이 수초에서 수분가량 지속된다. 극심한 통증이 간헐적으로 발생하기 때문에 환자들은 일상생활에 큰 어려움을 겪는다. 노화로 인해 혈관이 늘어지면서 삼차신경을 압박하게 되는 경우가 많아 중년 이후 여성에서 발병률이 높으며 겨울철에 통증의 발생 빈도와 정도가 심해지는 특징을 가진다. 미세혈관감압술은 삼차신경통의 완치를 기대할 수 있는 유일한 치료법이다. 통증을 유발하는 신경을 찾아 압박하는 혈관과 신경을 분리시키는 방법으로 수술한다. 다른 치료법인 알코올 주입술, 고주파 신경자극술과 비교해 통증이 바로 사라지며 재발률도 20% 내외로 적게 나타나는 장점이 있다. 경희대병원 신경외과는 1980년부터 5000례 이상의 미세혈관감압술을 시행해오고 있으며 박봉진 교수팀이 국내 최초로 삼차신경통 미세혈관감압술 700례를 달성했다. 치료효과를 높이기 위해 테프론이라는 물질을 신경과 혈관 사이에 삽입하여 혈관의 박동이 신경에 전달되지 않도록 하는 수술법을 활용한다. 미세혈관감압술과 함께 부분신경절단술, 신경박리술 등 다양한 보조 수술을 환자의 상황에 맞게 적용해 수술의 성공률이 높다. 경희대병원 연구결과에 따르면 수술 후 약 복용과 상관없이 적절한 통증의 개선은 94.7%였고, 합병증 발생률은 3% 미만으로 나타났다. 박봉진 교수는 “진료실에서 만난 환자들의 극심한 통증을 개선하려 노력한 것이 국내 최초로 삼차신경통 미세혈관감압술 700례를 달성하는 성과로 나타났다”며 “삼차신경통은 치통, 비정형 안면통 등 다른 질환과 오해되는 경우가 많아 정확한 진단과 함께 수술시 혈관과 뇌신경에 손상이 가지 않도록 풍부한 임상 경험과 정교한 술기가 뒷받침되어야 성공적인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2023-01-27 08:55:13
2년 전 교통사고를 겪은 전모 씨는 우측 이마부터 광대뼈까지 이르는 골 결손이 발생했다. 이마와 광대에 이르는 안면부 함몰과 변형으로 인해 사회활동이 어려웠다. 예전의 모습을 되찾으려면 인공뼈 이식이 필요한 상황이었다.안면골과 두개골은 기능적, 외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안면골은 얼굴의 모양을 결정지을 뿐 아니라 음식을 씹거나, 숨을 쉴 때 등 기능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또한 두개골은 우리의 뇌를 보호하고 이마와 뒤통수의 모양을 결정짓는다.안면골과 두개골은 교통사고, 낙상 등 외상으로 손상되기도 하며, 암이나 염증 치료를 위해 부득이하게 절제하는 경우도 있다. 훼손된 안면골과 두개골은 기능적, 미용상 목적을 위해 복구를 필요로 한다.기존에는 티타늄 금속판이나 엉덩이나 종아리에서 자가골을 채취해 재건을 했다. 그러나 티타늄 금속판의 경우 항원으로 인식돼 염증을 일으키는 등 잦은 합병증을 동반했으며, 자가골을 채취할 경우 채취한 부위에 또 다른 결손이 생기기 때문에 광범위한 골 결손에 사용과 재건이 제한적이었다. 박호진 고려대 안암병원 교수는 최근 3D프린터를 활용한 인공 뼈 이식에 성공했다. 3D 프린팅 기술을 활용해 환자에게 필요한 골조직을 인공적으로 제조하고 환자에 따라 맞춤형으로 모양을 만드는 것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환자맞춤형 인공 뼈를 만들기 위해서는 먼저 골 결손 부위를 파악하고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골 결손이 생기기 전 안면골 및 두개골의 모양을 가상으로 만들어 낸다. 원래 얼굴 모양에 맞게 인공 뼈를 디자인하고 3D프린터로 프린팅하며, 사용되는 재료 역시 환자 맞춤형으로 선택된다.이렇게 제조된 환자맞춤형 인공 뼈는 광범위한 머리 및 안면부의 골 결손도 재건할 수 있으며 안구함몰, 안면 비대칭, 안면골 저형성증, 두개골 비대칭, 두개골 함몰, 두개골 결손 등의 질환을 치료할 수 있다.박호진 고려대 안암병원 성형외과 교수는 “환자맞춤형 인공뼈를 이용한 재건은 시뮬레이션과 인공뼈의 제조에 많은 경험이 요구되는 첨단 기술로 안면골 및 두개골의 이상적인 재건이 가능하다”며 “다만, 수술 후 부작용 최소화를 위해 수술 전 적절한 검사가 시행되어야 하며 경험이 많은 의료진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2023-01-25 09:36:04
김성영 건국대 의대 의학과 교수팀은 암과 노화의 연결고리를 풀어낼 핵심 기능 유전체 지도를 구축했다고 18일 밝혔다. 자체 개발한 AI(인공지능) 알고리즘을 이용한 이번 연구는 발암 프로세스의 핵심 인자와 생물경로를 발굴해 암제어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암세포는 정상적인 노화과정에서 벗어나 죽지 않고 영구 분열하는 특징을 가진다. 발암유전자를 세포에 과발현하면 세포가 증식하지 않고 오히려 종양억제 유전자가 발현해 세포주기가 영구적으로 억제된다. 이 현상을 ‘발암유전자 유도에 의한 노화(Oncogene-induced senescence, OIS)’라 한다. 지금까지 암 유전자가 발현했을 때 세포노화가 일어나는 분자생물학적 기전은 정확하게 밝혀져 있지 않지만, 암처럼 무한하게 증식하려면 이러한 노화 신호를 극복해야 한다. 이 때문에 OIS 기전은 암 발생 시 나타나는 중요한 내재적 방어 기전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AI 기반 메타분석과 암유전체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OIS가 단순히 실험실에서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암 조직에서 나타나는 주요한 전사체 표현형임을 규명했다. OIS 경로를 통한 암 제어 및 항암 치료제 개발은 전무해 이번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더 근본적인 항암 치료제를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연구는 영국 캠브리지대 유전학과와 공동으로 진행했으며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중견연구사업과 바이오·의료기술개발 사업의 지원을 받았다. 연구 성과는 노화 및 노인병 분야의 세계적인 학술지인 ‘ARR’(Ageing Res. Rev. IF=11.78) 최신호에 온라인 게재됐다. 김 교수팀은 최근 2년 간 이번 논문을 비롯해 4편의 논문을 포스텍 ‘한국을 빛낸 사람들(한빛사)’에 연속으로 등재했으며 빅데이터를 활용한 AI융합 연구의 세계적인 리딩 그룹으로 인정받고 있다.
2023-01-18 16:09:57
이시은, 김은경 연세대 용인세브란스병원 영상의학과 교수팀은 인공지능 판독 보조프로그램을 활용한 유방암 위험도 분석의 효용성을 확인했다고 18일 밝혔다. 전문의가 악성 종양일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하거나, 침윤암 또는 높은 병기의 유방암일수록 인공지능이 판단한 위험도 또한 높아진다는 내용이다. 연구팀은 인공지능 판독 보조프로그램이 판정하는 위험도와 유방암의 영상, 병리, 임상적 특징이 어떤 연관성을 보이는지 확인하기 위해 2017년 한 해 세브란스병원에서 양측 유방암을 포함해 총 930개암으로 진단된 환자 896명에 대해 인공지능 판독 보조프로그램을 적용한 결과를 살폈다. 또 유방치밀도, 영상 소견, 분자 아형, 병기 등에 따라 전문의와 인공지능의 판독 결과에 차이가 있는지 확인했다. 연구 결과, 종괴와 미세석회가 혼재된 소견과 같이 영상의학과 전문의가 악성일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한 병변에서 인공지능 판독 보조프로그램도 높은 위험도를 나타냈다. 병리적으로는 침윤암, 높은 병기의 암에서도 높은 위험도를 보였다. 반면 크기가 1cm 미만으로 작거나 치밀유방으로 인해 유방촬영술상 위치가 구별되지 않는 약 19%의 암은 프로그램을 통해 검출되지 않았다. 이번 연구를 통해 인공지능 판독 보조프로그램에서 제시하는 위험도는 실제 영상의학과 전문의가 판독하는 유방암 위험도와 유사하게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며, 침윤도 및 병기 측면에서 위험도 점수가 높을수록 예후가 나쁠 가능성이 크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그러나 영상의학과 전문의와 인공지능 판독 보조프로그램 모두 치밀유방에서 가려질 수 있는 작은 유방암에 대해서는 진단율이 떨어지므로, 보조적인 초음파 검진이 도움될 수 있을 것이라고 연구팀은 제안했다. 이시은 교수는 “연구를 통해 유방암 판독 시 인공지능 프로그램을 보조적으로 활용하는 것의 효용성을 확인했고, 진단율이 떨어지는 일부 병변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초음파 검진이 유용할 수 있음을 알 수 있었다”며 “인공지능 판독 보조프로그램을 판독 및 진료에 더욱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계속 연구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유럽영상의학회지’(European Radiology, IF 7.034) 11월호에 게재됐다. 용인세브란스병원은 개원 시부터 인공지능 친화적인 의료영상정보시스템(PACS) 및 인공지능 판독 보조프로그램을 구축해 유방촬영과 자동유방초음파를 시행하는 모든 환자의 인공지능 분석 결과를 판독에 보조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2023-01-18 10:04:59
이경언 순천향대 서울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팀이 임신과 출산이 강직척추염을 악화시키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강직척추염은 천장관절과 척추의 염증을 특징적으로 하는 만성염증질환이며, 보통 10~20대에 증상이 시작되는 질환이다. 발병 원인은 완전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유전적 요인 외에도 물리적 스트레스와 같은 환경 요인이 주요한 원인으로 알려져 왔다. 고령보다는 20~30대의 젊은 나이에 많고 과거와 달리 여자 환자의 비율도 많이 증가했다.임신 중에는 골반과 허리에 지속적인 압력이 증가하는데 현재까지 임신과 출산이 강직척추염의 진행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는 없었다. 따라서 강직척추염을 앓고 있는 가임기 여자 환자들은 임신이나 출산 후 질병의 악화에 대한 두려움이 많았다. 연구팀은 ‘임신이 강직척추염의 방사선학적 진행에 주는 영향’이라는 연구를 통해 2009년부터 2020년까지 순천향대 서울병원, 강동경희대병원, 건국대병원에서 컴퓨터단층촬영(CT) 검사를 진행한 강직척추염 여성 환자 59명을 대상으로 후향적 연구를 진행했다.강직척추염을 진단받고 추적 중인 환자 중 임신과 출산을 한 여자 환자와 임신이나 출산력이 없는 여자 환자의 천장관절과 척추의 변화를 CT로 비교한 결과 천장관절과 척추의 방사선학적 변화의 차이가 없는 것을 확인했다.이경언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강직척추염에 대한 적극적인 치료와 꾸준한 관리로 증상을 안정시키고 주치의와 임신, 출산 계획을 잘 세운다면 강직척추염 진행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며 꾸준한 관리를 당부했다.이경언 교수팀의 연구는 SCI급 국제학술지 Frontiers in Medicine(2022년 12월)에 게재됐다.
2023-01-11 15:24:30
서울대병원 소아심장센터팀(소아청소년과 김기범·이상윤 교수)은 아시아 최초로 심장을 열지 않고 폐동맥판막 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경피적 폐동맥판막 치환술(PPVI·PPVR) 100례를 달성했다고 11일 밝혔다. 폐동맥 역류가 있는 환자에게 경피적 폐동맥 판막 치환술을 시행한 지 약 6년 10개월 만이다. 경피적 폐동맥판막 치환술은 가슴을 절개하지 않고 대퇴정맥을 통해 인공 판막을 넣어 좁아진 판막을 확장시킴으로써 폐동맥 협착 또는 역류를 개선하는 시술이다.서울대병원은 2016년 2월 태웅메디컬과 공동 개발한 ‘펄스타’(Pulsta) 판막 삽입을 시작으로, 2019년 5월부터 미국 메드트로닉의 비교적 작은 직경의 ‘멜로디’(Melody) 판막 삽입을 추가적으로 시행했다. 그 결과, 약 6년 10개월 만인 지난달 29일 아시아 최초로 100례를 달성했다. 플러스타 판막은 자가확장형으로 최대 직경 32mm까지 개발돼 첫 폐동맥판막 치환술부터 개흉수술 없이 시행할 수 있다. 멜로디 판막은 풍선확장형으로 최대 직경 22mm까지 개발돼 기존 개흉수술로 삽입된 인공폐동맥 조직판막에 한번 더 시행한다. 심장은 2개의 심방과 2개의 심실로 구성된다. 각 부분 사이에 혈액이 역류되지 않도록 돕는 4개의 판막(대동맥판막, 폐동맥판막, 삼천판막, 승모판막)이 있다. 이 중 우심실과 폐동맥 사이에 있는 폐동맥판막은 우심실이 폐로 혈액을 뿜어낸 이후 뿜어낸 혈액이 우심실로 역류하는 것을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 이 판막이 열리고 닫히는데 이상이 생기는 게 폐동맥판막 질환이다.선천성 심장병으로 출생 후 영아기부터 폐동맥판막 질환 수술을 받기 시작한 환자는 성인기에 이르기까지 상태에 따라 4~5차례 반복적인 재수술을 받아야 한다. 그 합병증으로 인해 여러 후유증을 앓게 되거나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특히 선천적 우심실 유출로 기형이 발생해 폐동맥판막 성형 수술을 받은 환자의 경우, 나이가 들수록 판막 기능 저하로 역류가 생겨 우심실이 늘어나거나 판막이 좁아져 심한 협착이 발생해 심부전까지 진행되면 위험해질 수 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지금까지 가슴을 열고 심장을 세운 뒤 폐동맥판막을 교체하는 개흉·개심수술을 해왔다.하지만 재수술의 경우 통증 및 후유증이 큰 데다 재수술의 횟수가 늘어날수록 합병증 위험이 커져 수술을 대체할 치료법 개발이 절실한 상황이다. 소아심장센터팀이 폐동맥 역류가 있는 환자에게 ‘경피적 폐동맥판막 치환술’을 시행하기 시작한 이유다.현재까지 소아심장센터에서 경피적 폐동맥판막 치환술을 받은 환자의 75%는 플러스타 판막을 삽입받았다. 초기 시술 환자 10명의 심장초음파 검사를 확인한 결과 시술 후 6년이 경과했지만 초기와 같은 판막 기능을 보여 장기적인 치료 성적이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현재 플러스타 판막은 10개국, 23개 센터에서 시술에 사용되고 있다. 유럽 의료기기 인증(CE)을 받기 위한 임상시험을 마쳐 판막 수출을 통한 국부 창출에도 기여하고 있다.김 교수는 “경피적 폐동맥판막 치환술은 심장을 열지 않고 폐동맥판막 질환을 치료할 수 있다는 점에서 반복적인 재수술과 합병증 등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환자와 보호자에게 오아시스와 같은 치료법”이라면서 “흉터가 거의 없고 합병증의 위험이 적으며 입원 기간이 짧아 삶의 질을 높이는 치료를 서울대병원에서 아시아 최초로 100례를 달성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2023-01-11 08:38:08
서울아산병원 장기이식센터는 신장이식팀이 국내서 가장 많은 신장이식 7000건을 달성했다고 10일 밝혔다. 신장이식은 신장 기능이 망가져 평생 투석을 받아야 하는 말기 신부전 환자들의 유일한 치료법이다. 이 병원 장기이식센터 신장이식팀(신·췌장이식외과 김영훈, 신성, 권현욱, 고영민 교수)이 만성신장병 5기로 투병 중인 김모 씨(45세, 여성)가 지난달 14일 남편의 신장을 이식받아 7000번째 이식 환자가 됐다고 이날 알렸다. 김 씨는 회복세를 보이며 무사히 퇴원해 가족과 함께 새해 아침을 맞았다. 서울아산병원은 1990년 뇌사자 신장이식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생체 신장이식 5460건, 뇌사자 신장이식 1540건을 했다. 2019년부터는 연간 신장이식 건수가 400건을 넘는 등 국내 신장이식 5건 중 1건을 맡고 있다.특히 거부반응 발생 가능성이 높은 고위험군 환자들에게도 안전한 신장이식을 해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2009년 혈액형 부적합 신장이식에 처음 성공한 후 국내 최다인 986건을 진행했고, 교차반응 양성인 신장이식은 2009년 이후로 353건을 실시했다. 이전에는 혈액형이 다르거나, 조직적합성을 파악하려 시행한 교차반응 검사에서 양성으로 나오면 이식된 장기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거부반응이 발생할 수 있어 이식 대상에서 제외됐다. 이 같은 고위험군 환자들을 포함했음에도 서울아산병원에서 이식된 신장(이식신)의 생존율은 1년 98.5%, 5년 90%, 10년 77.1%로 집계됐다. 미국 장기이식관리센터(UNOS)의 이식신 생존율 1년 99.9%, 5년 85.4%와 대등하다. 이식신 생존율은 이식 후 신장이 정상적으로 기능해 투석이나 재이식이 필요하지 않은 환자의 비율을 말한다.혈액형 부적합 이식신의 1년, 5년 생존율은 각각 97.4%, 92.3%로 혈액형 적합 이식신 생존율과 큰 차이가 없었다. 교차반응 양성인 신장이식 역시 기증자의 신장에서 문제가 되는 항체를 효과적으로 제거(탈감작)한 후 안전하게 진행하기 때문에 1년, 5년 이식신 생존율이 97.1%, 93.7%로 적합 신장이식과 비등했다. 탈감작이란 이식 수술 전 기증자에게 문제가 되는 항체를 혈장교환술과 면역억제제 주입 등을 통해 적절히 제거해 교차반응 양성을 음성으로 만드는 치료 과정이다. 신장이식을 받은 7000명 가운데 수술 후 합병증으로 신장 기능이 소실된 비율은 1% 미만이었다. 또 신장이식팀은 최근 국내 최초 로봇 신장이식 100건을 달성하기도 했다. 로봇 신장이식을 시행한 지 2년 3개월 만이다. 신장이식은 미세문합 기술이 필요한 고난도 수술로, 로봇을 이용하면 최대 10배의 시야를 확보할 수 있고 로봇 기구의 자유로운 관절 운동을 통해 정밀한 수술이 가능하다.개복 신장이식에서는 약 20cm의 절개창이 필요한데 로봇 신장이식에서는 신장이 들어갈 수 있는 6cm 가량의 절개창과 배꼽 주변 1cm 안팎의 구멍 3개만 있으면 된다. 절개창이 작아 수술 부위 감염이나 탈장 위험이 적고 회복도 빠른 편이다.신장이식팀은 로봇 신장이식 100건과 같은 기간 시행한 개복 신장이식 690건을 비교분석한 결과 신장 기능과 거부반응 발생 측면에서 두 수술이 비슷한 임상결과를 보여 로봇수술이 개복수술 못잖게 우수함을 확인했다고 밝혔다.김영훈 신·췌장이식외과 교수는 “국내에서 가장 많은 신장이식을 시행하고 높은 수술 성공률을 이룰 수 있던 배경에는 서울아산병원만의 체계적인 다학제 시스템이 작동하고 있다”며 “수술 전후로 예상되는 거부반응을 줄이기 위해 신·췌장이식외과, 신장내과, 감염내과, 진단검사의학과, 수술실, 중환자실, 병동, 장기이식센터 등 모든 의료진이 협진해서 환자를 치료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최근 당뇨병이나 고혈압 등이 원인이 돼 신장이식을 받는 환자가 꾸준히 늘고 있다”며 “이미 말기 신부전으로 진행돼 투석이 필요한 상황이라면 가능한 빨리 신장이식을 받는 게 좋다”고 덧붙였다.
2023-01-10 15:20:14
담도암은 수술을 포함한 치료를 하더라도 5년 생존율이 20~30%에 머무는 악성질환이다. 담도암의 치료경과가 이처럼 안 좋은 이유는 증상 발현이 늦고, 초기에 전이를 일으키기 때문이다. 이 같은 담도암의 진행과 전이를 억제해 치료경과를 향상시킬 수 있다는 연구성과가 나왔다.이진 한림대 동탄성심병원 소화기내과 교수팀은 간 또는 담석 질환에서 큰 부작용 없이 널리 사용되고 있는 우루소데옥시콜린산이 담도암세포의 표피성장인자 수용체(EGFR)를 억제하는 것을 확인했다. 이로 인해 우루소데옥시콜린산은 암의 진행과 전이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암세포의 ‘상피-간엽성 전환’ 과정을 강력하게 저지했다.암세포는 초기에 안정적인 상피성 세포형질을 가지고 있다가 유전자적 변이를 일으키며 간엽성 세포형질로 변화한다. 이때 공격성과 전이성이 증가하고, 인근 조직과 및 림프관으로 쉽게 침투한다. 우루소데옥시콜린산은 담도암세포의 상피-간엽성 전환을 일으키는 표피성장인자 수용체를 억제함으로써 암의 진행과 전이를 억제한다. 또 우루소데옥시콜린산은 직접적으로 담도암세포의 증식을 막았으며, 기존 표적치료제인 게피티니브(gefitinib, 아스트라제네카의 이레사정, Iressa)와 함께 사용할 경우 항암효과가 증대됐다.이진 교수는 “담도암 환자는 수술을 하더라도 조기에 재발하고 항암제에 반응이 좋지 않다”며 “이번 연구를 통해 우루소데옥시콜린산을 단독 또는 다른 항암제와 병합해 투여함으로써 담도암의 재발과 진행을 억제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음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담도암 발생의 위험이 큰 만성담도염 및 담도담석 환자에게 담도암 발생을 예방할 수 약제로서의 가능성도 충분하다”며 “현재 세포연구 단계로 추가적인 동물실험과 임상시험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이진 교수는 췌담도 분야 권위자로 제17대 대한췌장담도학회 이사장을 2022년부터 맡고 있으며, 담도암의 기전과 치료방법을 밝히는 지속적인 연구성과를 발표하고 있다. 2016년에는 고콜레스테롤혈증에 사용되는 스타틴이 담도암의 세포자멸사를 유발한다는 연구결과를, 2019년에는 제2형 당뇨병 치료제인 메트포르민이 담도암의 세포자멸사와 성장 억제에 영향을 끼친다는 연구결과를 각각 세계적으로 명망 높은 저널에 게재했다.이진 교수팀은 ‘우루소데옥시콜린산은 상피-간엽성 전환을 억제해 담도암세포의 공격성을 억제한다(Ursodeoxycholic acid inhibits epithelial‑mesenchymal transition, suppressing invasiveness of bile duct cancer cells: An in vitro study)’는 연구결과를 SCI(E)급 국제학술지인 ‘Oncology Letters’(IF=3.111) 2022년 12월호에 게재했다. 이진 교수는 2021년에도 국제학술지 ‘Molecular Biology Reports’에 우루소데옥시콜린산이 담도암 세포의 세포자멸사를 유도하고, 종양 억제 유전자를 활성화하며, 암 증식에 관여하는 여러 단백질을 억제해 항암효과가 있음을 발표한 바 있다.아주대병원이 국내에서 F-18 FACBC(F-18 플루시클로빈) PET/CT(양전자방출단층촬영/전산화단층촬영) 검사 첫 사례를 시행했다. 이 병원 김선일 비뇨의학과 교수와 박용진 핵의학과 교수는 2022년 11월 전립선암 재발 의심환자 A씨가 새로운 전립선암 진단 방사성의약품 ‘F-18 FACBC’ 첫 투여 후 PET/CT 검사를 받았으며, 검사결과 골반 림프절 전이를 발견했다고 밝혔다.과거 전립선암을 진단받은 바 있는 A씨는 최근 혈액검사에서 전립선특이항원(PSA) 수치가 상승해 재발이 의심되는 상황이었으나 기존 진단검사에서 전이 및 암병변을 발견하지 못했다. 의료진은 국내에서는 아직 시행하고 있지 않지만, 미국 및 유럽 등에서 보다 정확한 진단을 위해 시행하고 있는 F-18 FACBC PET/CT 검사를 시행하며 기존 진단검사에서 찾지 못한 골반 림프절 전이를 조기에 발견할 수 있었다.이번에 첫 도입한 F-18 플로시클로빈(Fluciclovine) 또는 악슈민(Axumin 상품명)으로 알려진 F-18 FACBC는 전립선암 재발 환자를 대상으로 한 진단용 방사성의약품이다. 2016년 미국 FDA, 2017년 유럽 EMA 등 전세계 35개국에서 승인된 방사성의약품으로 현재까지 약 19만6000명의 전립선암 재발 환자에게 사용됐다. A씨처럼 재발 소견이 보이나 기존 진단검사로 특이 소견을 발견하지 못한 환자군의 57%에서 새로운 전이 병변을 찾았다는 연구결과가 있다.국내에서는 전립선암의 재발이 의심되는 경우, 주로 PSA, 자기공명영상(MRI), 컴퓨터단층촬영(CT), 뼈스캔 등의 진단검사를 시행하고 있으나 전이 및 암병변을 정확하게 발견하는 데 한계가 있다.김선일 비뇨기암센터장은 “고령화 추세에 따라 국내 전립선암 환자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 F-18 FACBC PET/CT 첫 시행을 계기로 전립선암 재발 의심 환자들이 조기에 전이 및 암병변을 발견함으로써 치료율 및 생존율을 높이는 데 기여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2023-01-05 08:31:27
김영주 이대목동병원 산부인과 교수팀이 지난 12월 네이처의 자매지인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 IF=4.966)에 ‘한국 여성의 임신 중 질 내 유산균 종의 전이와 조산 예측’(Transition in vaginal Lactobacillus species during pregnancy and prediction of preterm birth in Korean women)연구 논문을 게재했다. 이 연구는 2019년 이화여대의료원과 바이오 빅데이터 플랫폼 전문기업 3BIGS가 체결한 ‘AI와 빅데이터 활용을 통한 진단과 관리를 위한 연구 개발’ 과제의 오믹스(Omics)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는 다양한 연구 결과 중 하나다. 연구팀은 한국 임신 여성 코호트를 통해 임신 37주 이후에 나타나는 분만을 위한 질내 내적인 변화를 마이크로바이옴 차원에서 관찰했다. 그 결과 조산 위험성이 있는 그룹에서 임신 2삼분기(14~28주)에 젖산균(Lactobacillus)의 풍부도가 90% 미만으로 감소하고, 유레아플라스마 파븀(Ureaplasma parvum. 공중화장실 사용과 성교를 통해 감염되기 쉬운 저병원성 세균)이 증가한다는 것을 밝혀냈다. 김영주 교수팀은 지난 3년간 한국의 임신 여성 코호트에서 질 내 특정 미생물 군집과 조산의 연관성을 분석했다. 최근 인체 내 마이크로바이옴과 질병과의 연관성에 대한 많은 연구 결과들이 밝혀지고 있고, 여성의 질 내 마이크로바이옴은 여성의 건강과 임신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김영주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를 임신부의 질 내 마이크로바이옴의 조성 변화는 조산을 예측하고 예방할 수 있는 지표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준형 3BIGS 대표는 “조산과 관련이 있는 미생물 군집을 분석한 이번 결과는 우리가 보유하고 있는 마이크로바이옴 분석 플랫폼의 우수성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2023-01-03 16:51:40
인공수정체를 이용해 눈과 신경계 등에 생긴 질병을 조기에 진단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지용우 연세대 의대 용인세브란스병원 안과 교수팀은 인공수정체에 진단 센싱 능력을 탑재해 안과 질환뿐 아니라 각종 신경질환을 조기 진단할 수 있는 ‘스마트 인공수정체’ 기술을 개발했다고 3일 밝혔다.이 연구에는 이형근 연세대 강남세브란스병원 안과 교수, 연세대 화공생명공학과 연구팀(고원건 교수, 김세민 연구원), 한국기계연구원 나노공정 연구실(이재종·김기홍 박사)이 함께 참여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바이오액티브 머티리얼스’ (Bioactive Materials, IF 16.874)에 최근호에 발표됐다.연구팀은 뇌와 직접 연결돼 있는 눈의 특성에 착안해 인공수정체를 고안했다.눈에서 나오는 눈물과 방수 등에 대한 분석을 통해 각종 질병 바이오마커(생체지표)를 검출하고 그에 걸맞은 바이오센싱 시스템을 안구에 장착해 실제로 구현했다.즉 항체가 결합된 하이드로겔 패턴이 타깃 바이오마커와 반응하면 수축하게 되는데, 스마트 인공수정체는 수축으로 좁아진 패턴을 기준 격자와 겹쳤을 때 생성되는 모아레 신호의 변화를 이용하는 원리로 바이오마커를 검출한다.모아레 신호를 이용하면 하이드로겔의 변화를 직접 관찰하는 방식과 비교해 나노 단위의 고감도 변화량 감지가 가능하다. 또 기존 바이오센서가 사용하던 전기화학적 혹은 형광발현 표지자를 사용하지 않고도 직관적인 감지가 가능하며, 외부 전력이나 광원이 필요 없어 생체 내 삽입하는 센서로서 적합하다는 장점이 있다. 일선 진료실에서 사용하는 세극등현미경을 통해 모아레 신호를 관찰할 수 있어 수술 후 모니터링 또한 쉽다. 스마트 인공수정체를 삽입하는 수술의 안전성 또한 입증됐다. 인공수정체 삽입은 백내장 수술의 일환으로 시행되는데, 백내장 수술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가장 안전하게 이루어지는 수술이다. 국내에서도 연평균 수술 건수 1위를 기록하고 있다.기술 개발에 사용한 모든 물질은 향후 의료 상용화를 염두에 두고 기존의 인공수정체 또는 다른 인체 삽입물에 사용해왔던 것들을 활용했다. 사람 안구 세포실험 및 돼지 안구 생체외실험, 살아 있는 토끼를 이용한 전임상 생체내실험까지 거치며 생체 적합성, 안정성, 바이오마커 검출 능력까지 확인했다.지용우 교수는 “초고령사회 진입으로 노인 인구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백내장 등 노인성 안질환과 알츠하이머 치매 등 퇴행성 뇌질환이 동시에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며 “앞으로 스마트 인공수정체가 퇴행성 뇌질환을 예방하고 조기 진단하는 데 큰 역할을 수행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연구팀은 스마트 인공수정체 관련 기술을 국내외에 특허 출원하고, 국내 유일의 인공수정체 제조회사인 고려아이텍과 협력해 상용화 연구를 진행 중이다. 산학연병 협력을 통해 3년간 약 30억 규모의 정부과제 ‘나노커넥트 사업’을 수주했으며 이를 통해 원천기술의 상용화를 가속화할 계획이다.
2023-01-03 13:15:33
신체 건강의 비밀을 갖고 있다고 알려지면서 중요성이 부각된 미토콘드리아. 생명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에너지를 생산하는 세포내 핵심 소기관으로 ‘에너지 발전소’로 알려져 있지만 최근엔 세포의 신진대사, 증식 및 세포사멸 등을 조절하는 포괄적인 역할로 주목받고 있다. 각종 퇴행성질환이나 만성 대사성질환이 미토콘드리아의 노화와 기능부전과 밀접한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규명되고 있다. 가톨릭대 의대 의생명과학교실 조미라 교수팀은 서강대 강태욱 화공생명공학과 교수팀과 공동 연구로 미토콘드리아 손상으로 발생하는 질환을 금 메타나노입자로 치료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국제학술지 ‘나노레터’(Nano Letters, IF:12.262)에 최근 게재했다고 3일 밝혔다. 연구팀은 미토콘드리아의 표면전하 및 막구조 특성에 착안해 물리적 특성이 제어된 금 메타나노입자(gold nanoparticle, GNP)와 복합체를 창출, 이것이 세포 수준에서 손상된 미토콘드리아의 기능 회복 효과를 발휘함을 입증했다. 미토콘드리아는 일련의 단백질 복합체 I-IV 산화환원 반응에서 NADH를 이용해 산소를 생성한다. 이 과정에서 전자를 전달하는 미토콘드리아 내막의 전자전달계(electron transport chain, ETC)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전자전달계의 단백질 복합체는 종종 미토콘드리아 DNA 돌연변이 또는 활성산소(reactive oxygen species, ROS)로 인해 기능 장애가 발생하게 된다. 그 결과 기능 장애가 있는 전자전달계 복합체를 통한 전자 흐름이 강하게 억제돼 양성자 구배, 산소 소비, ATP 생산과 같은 전자전달계의 활성이 감소하게 된다. 이런 미토콘드리아의 기능 장애는 염증, 신경변성, 심혈관질환을 포함한 다양한 미토콘드리아질환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정상적인 전자전달계라 하더라도 이동되는 전자의 약 2%가 주변 분자 산소와 반응해 전자전달계의 단백질 복합체에 산화적 손상을 일으키는 활성산소를 생성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손상된 전자전달계의 기능을 회복시기키 위해 이데베논(idebenone), 메틸렌블루(methylene blue)와 같은 물질들이 사용되고 있지만 세포 독성이 발생하는 등 기능이 제한되어 있다.이번 연구에 따르면 금 메타나노입자가 미토콘드리아 내부 막에 선택적으로 결합해 전자전달계를 대체한다. 미토콘드리아 전자전달계를 활성화시켜 효율적인 전자 전달 매개체로 활용될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광학현미경을 통해 금 메타나노입자가 미토콘드리아에 결합하여 복합체가 형성되는 것을 실시간으로 확인하였고, 전자전달계 가까이 위치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는 동물실험에서도 확인됐다. 건강한 마우스 비장세포에서 미토콘드리아-금 나노입자 복합체를 이식하자 미토콘드리아만 이식한 경우에 비해 미토콘드리아의 막전위가 증가했다. 산소 소비(oxygen consumption rate, OCR)도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미토콘드리아의 중요 기능 중 하나인 ATP 생산이 증가했다.손상된 마우스 비장세포에 미토콘드리아-금 나노입자 복합체를 이식하면 미토콘드리아 단독 이식과 비교해 손상된 미토콘드리아의 기능(막 전위)이 회복되는 게 확인됐다. 연구팀은 “미토콘드리아-금 메타나노입자 복합체의 이식이 미토콘드리아 단독 이식에 비해 건강한 세포의 미토콘드리아 기능을 강화시켜 주는 것은 물론, 손상된 세포에서 기능이 저하된 미토콘드리아의 기능을 회복시켜줄 수 있음이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2023-01-03 13:03:01
희귀 유방암으로 치명적인 ‘악성 엽상종’(惡性 葉狀腫, Malignant phyllodes tumour, MPT)의 유전체 특성을 분석한 결과를 바탕으로 표적치료제를 개발할 길이 열렸다. 수술만이 유일한 치료법이던 악성 엽상종 환자에게 새로운 치료법을 제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문형곤 서울대병원 유방센터장과 김종일 서울대 의대 유전체연구소장 공동연구팀은 악성 엽상종 조직을 분석해 유전자 특성 및 발병 기전을 확인하고, 잠재적 표적 치료제 개발 가능성에 대해 연구한 동물실험 결과를 3일 밝혔다.악성 엽상종은 전체 유방암 중 1% 미만인 희귀한 암이다. 성장이 빠르고 크기가 크며 재발과 전이가 쉽다. 지금까지 수술 외에는 효과적인 치료법이 없고, 연구를 위한 적절한 세포주(유전자를 변형한 무한증식세포)와 동물모델도 부족해 치료제 개발에 어려움을 겪어왔다.연구팀은 유전자적 특성을 확인하기 위해 악성 엽상종 조직 9개와 일반 유방암조직 18개를 대상으로 유전체·전사체 분석을 실시한 결과 악성 엽상종은 일반 암조직에 비해 세포외 기질과의 상호작용과 PI3K(phosphatidylinositol 3-kinase) 신호가 증가했고, 세포부착과 연관된 유전자 신호는 감소하는 특징이 두드러졌다.또 악성 엽상종은 생물학적 형태가 상피형 또는 섬유화형으로 구분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2가지 형태를 비교하기 위해 악성 엽상종 파라핀조직 28개를 분석하자 섬유화형 유형이 상대적으로 진행 속도가 빠르고 공격적인 것으로 나타났다.악성 엽상종은 과거 현미경으로 관찰한 세포모양에 따라 하나의 질환으로 분류됐는데, 분자생물학적 분석을 통해 진행이 더 빠른 것과 그렇지 않은 것으로 나눠 향후 신속한 수술이 필요한 환자를 식별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했다고 연구팀은 강조했다.추가적으로 섬유화형 유형에서 암세포 증식과 연관된 PDGFR(혈소판 유래 성장인자 수용체, Platelet Derived Growth Factor Receptor), PI3K/mTOR (mammalian target of rapamycin) 신호가 활성화된 것을 찾은 연구팀은 이 신호를 차단시켜 악성 엽상종을 치료할 수 있는지 확인하기 위한 동물실험을 진행했다. 악성 엽상종 이식 생쥐에게 PDGFR, PI3K/mTOR 신호를 차단하는 약물을 각각 투여한 결과, 암 성장속도가 억제된 모습이 뚜렷하게 관찰됐다.PDGFR 및 PI3K/mTOR 유전자 경로를 타깃으로 하면 뛰어난 치료효과를 가진 악성 엽상종 표적 치료제를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연구팀은 강조했다.문형곤 센터장(유방내분비외과 교수)은 “오랜 기간 수집된 조직 샘플과 환자의 암 조직을 이식한 동물모델을 활용해 그동안 난항을 겪던 악성 엽상종 표적치료제의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어 의미가 크다”며 “표적치료제가 실제 환자에게 미치는 효용을 확인하기 위한 임상시험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이번 연구 결과는 지난 12월 국제학술지 ‘브리티시 저널 오브 캔서(British Journal of Cancer 논문영향지수 IF=7.64)’에 실렸다.
2023-01-03 13:02: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