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요산 수치가 너무 낮아 생기는 신성 저요산혈증의 원인 유전자로 확인된 GLUT9이 글루코스 수송체가 아닌 요산 수송체로 새롭게 밝혀졌다. 조성권 아주대 의대 약리학교실 교수팀(미국 NIH Raul Cachau 박사 공동연구)은 비교모형법(Homology Modeling) 기술을 이용해 GLUT9 구조를 가상으로 설계했다. 연구팀은 GLUT9은 포도당 수송체(Glucose Transporter) 중 하나로 글루코스(Glucose, 포도당)를 수송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글루코스가 아닌 요산을 수송하는 유전자임을 확인했다고 밝혔다.이를 증명하기 위해 신성 저요산혈증의 실제 유전 변이를 이용했고, GLUT9 구조의 변형 및 발현에 문제가 생기면 요산 수송이 감소하는 것을 확인했다. 요산은 핵산의 일종인 퓨린이란 물질이 분해되면서 생기는 최종 산물로, 생성이 증가하거나 원활하게 배출되지 않는 고요산혈증이 10년 이상 지속되면 통풍, 심혈관질환 및 만성 신부전의 위험이 증가한다. 반대로 신성 저요산혈증은 혈중 요산수치가 2㎎/㎗ 이하인 상태로, 신장은 혈액에서 요산을 소변으로 배출하고 배출된 요산의 90%는 근위 세뇨관에서 재흡수하는데 유전 변이에 의해 요산이 충분히 재흡수되지 않으면 혈액 속에 요산이 적어진다. 이러한 저요산혈증이 지속되면 신장결석, 요로결석, 급성신부전 등의 합병증이 나타날 수 있다. 연구팀은 기존 요산강하제는 요산 생성을 억제하는 기전을 이용해 왔으나 이로 인해 발생하는 노화와 성인병의 주된 원인인 산화 스트레스(Oxidative Stress)에 의한 여러 부작용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조성권 교수는 “신성 저요산혈증의 원인 유전자인 GLUT9이 요산 수송체임을 밝힘으로써 새로운 기전의 요산 강하제 개발에 중요한 기초 연구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현재 이와 관련 차세대 요산강하제 개발을 위한 연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한편 조성권 교수팀은 올해 초 미국 NIH, 일본 동경대와 체코 찰스 의과대학 연구팀과 함께 수행한 저요산혈증 가족 유전체 국제 공동연구에서 신성 저요산혈증의 원인 중 하나인 GLUT9 splicing 변이를 최초로 발견하고, 실험적으로 검증한 연구결과를 국제 학술지 Frontiers in Genetics에 보고한 바 있다.이번 연구는 지난 3월 국제 학술지 Chemico-Biological Interactions에 ‘The in-silico evaluation of important GLUT9 residue for uric acid transport based on renal hypouricemia type 2(제2형 신성 저요산혈증에서 요산 수송에 영향을 미치는 GLUT9 수송체의 인실리코 평가)란 제목으로 게재됐다.
2023-06-01 09:54:43
난소암 표적치료제인 PARP 억제제(아스트라제네카 ‘린파자정’(성분명 올라파립 olaparib)에 내성을 보이는 환자의 특징이 밝혀졌다. 연세암병원 부인암센터 이정윤 교수, 김유나 강사, 연세대 의대 진단검사의학과 이승태 교수, 심예은 연구원 연구팀은 BRCA 유전자 변이를 가진 난소암 환자 혈액에서 추출한 순환종양 DNA를 분석해 PARP 억제제에 내성을 보이는 환자 기전을 확인했다고 31일 밝혔다.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클리니컬 캔서 리서치’(Clinical Cancer Research, IF 13.801)에 게재됐다.난소암 원인 중 하나는 BRCA 유전자 돌연변이다. BRCA 유전자는 종양을 억제하는 역할을 하지만 돌연변이가 생기면 난소암을 유발한다. 올라파립은 BRCA 돌연변이 난소암을 조준하는 PARP 단백질 억제 표적치료제다. 치료 성적을 분석한 연구에 따르면 올라파립은 난소암 5년 생존율을 38.1%에서 73.1%까지 끌어올렸다. 올라파립이 ‘게임체인저’로 불리는 이유다.그러나 올라파립을 사용하더라도 일정 기간이 지나면 내성이 생긴다. 초기 치료로 올라파립을 사용한 환자의 절반 정도가 5년 내에 내성을 갖는다. 정상 DNA 정보를 기반으로 고장난 DNA를 회복하는 상동재조합, DNA의 새로운 이중나선구조를 시작하는 복제분기점, 암세포가 생존을 위해 보내는 신호전달 경로, PARP 억제제 대상인 단백질 등에 문제가 생기면 내성을 야기한다고 알려져 있다.연구팀은 올라파립 저항성을 갖는 환자 특징을 찾기 위해 혈액에서 얻을 수 있는 순환종양 DNA(Circulating Tumor DNA)를 분석했다. 순환종양 DNA는 암세포에서 떨어져 나와 혈액에 떠다니는 물질로 암 특징을 밝힐 수 있는 것은 물론 조기진단, 치료효과 확인, 약제내성 기전 발굴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어 최근 각광받고 있다. 연구팀은 올라파립을 사용 후 재발한 난소암 환자 29명의 치료 전, 재발 후 순환종양 DNA를 비교했다. 치료 전 혈액검사에서 기존에 알려진 내성기전이 이미 발생한 환자에서는 PARP 억제제에 반응이 없었다. 재발 환자들이 다양한 내성기전들을 동시에 보유하고 있다는 것도 발견할 수 있었다. 다음으로 PARP 억제제가 잘 듣다가 갑자기 듣지 않게 되는 원인을 조사했다. 재발 시점에 돌연변이 암세포의 숫자와 종류가 증가했고 재발 환자 89.7%가 치료 전에는 발견할 수 없었던 새로운 변이를 보였다. 이중에서 세포 주기에 관여하는 ATM, CHEK3, TP53 등 유전자 변이가 55.2%를 차지했다.상동재조합과 관련 있는 유전자 변이를 가진 환자와 그렇지 않은 환자를 비교했을 때 변이가 있는 경우 재발 후 치료 효과와 생존율에서 가장 좋지 않았다. 또 내성 기전을 하나 보유했을 때보다 여러 개 갖고 있을 때 치료 효과는 더 떨어졌다.이정윤 교수는 “치료 전, 후 난소암 종양을 획득하는 것은 종양 위치에 따라 불가한 경우가 많아 올라파립 내성 확인에 한계가 있었다”며 “혈액에서 비교적 쉽게 얻을 수 있는 순환종양 DNA로 올라파립 내성을 유발하는 유전자 변이를 확인한 만큼 재발 환자 대상 새로운 치료법 단서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2023-05-31 13:29:40
국내 연구진이 2009년부터 2018년까지 10년간 한국 성인의 수면 특성을 분석한 결과, 총 수면시간, 수면 효율, 수면의 질이 저하됐으며 총 수면시간이 우울증과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수면은 맥박과 호흡 등 생명 유지에 필요한 최소한의 활동을 제외한 모든 신체활동이 휴면에 들어간 상태를 의미한다. 부족한 수면은 신체⦁정신적 문제를 야기할 수 있고, 특히 만성적인 수면 부족은 심혈관 질환, 대사 질환, 뇌졸중, 치매, 우울증, 불안증 등 여러 질환의 발병위험을 높인다.좋은 수면 습관은 건강을 유지하는데 매우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이기에 일상생활에서 올바른 수면습관의 중요성은 항상 강조돼왔다. 하지만 과거보다 불면증 등 수면 질환이 증가했으며, 한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수면 특성 변화에 관한 연구는 아직 없는 실정이었다.이에 윤창호 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 교수, 윤지은 순천향대 부천병원 신경과 교수 공동연구팀은 한국 성인의 수면 특성의 변화를 확인하고 우울증과 수면시간의 연관성을 파악하고자 연구를 시작했다.연구 대상은 2009년(2,836명)과 2018년(2,658명)에 무작위로 추출된 19세 이상 성인이며, △기상 시간 △취침시간 △총수면 시간 △주관적인 잠 부족 경험 △수면의 질 △우울증을 조사했다.연구 결과, 2009년에 비해 2018년 우울증 유병률이 4.6%에서 8.4%로 2배 가까이 증가했고, 5시간 미만 수면할 경우 7~8시간 수면한 사람보다 우울증 발병 위험이 최대 3.74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수면에 도달하는 시간을 의미하는 수면잠복기는 평일 8분, 주말 7분 증가하는 등 평일, 주말 모두 수면 효율성이 떨어졌으며, 피츠버그 수면 질 지수(PSQI, 5점 초과 시 잠재적인 수면 부족을 의미함)도 3.6에서 3.8로 증가했다.이번 연구는 국내 최초로 한국인을 대상 수면 특성 변화 연구로, 수면지속시간과 우울증의 연관성을 밝혔다는 점에서 연구 의의가 있다. 특히, 2009년과 2018년 모두 7~8시간 수면을 취한 사람의 우울증 유병률이 가장 낮았으며, 5시간 미만으로 수면을 취한 사람은 적정 수면시간을 취한 사람보다 3.08~3.74배 높았다. 아울러 9시간 이상 수면을 취하면 우울증 유병률이 1.32~2.53배 높은 것으로 나타나 적정 수면시간을 취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윤창호 교수는 “부족한 수면시간과 낮은 수면의 질은 우울증 외에도 뇌졸중, 심혈관 질환 등 다양한 질환의 원인이 될 수 있다”며 “특히 5시간 미만, 또는 9시간 이상의 수면시간은 우울증 위험성을 높이므로 적정 수면시간을 지키는 것이 중요”라고 덧붙였다.윤지은 교수는 “평균 수면시간, 수면의 질 등 대부분 지표에서 10년 전보다 나빠졌다”며 “질환을 예방하고 건강한 삶을 유지하기 위해선 좋은 수면 행동의 중요성 관련 교육이 필요하다”라고 덧붙였다.
2023-05-31 10:33:15
동맥혈관 내벽에 지방이 들러붙어 동맥이 좁아지고 탄력이 떨어지는 죽상경화성 심혈관질환, 이른바 동맥경화는 전 세계 사망 원인 중 높은 순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생활방식의 서구화와 인구 고령화 등으로 인해 환자가 늘고 있다. 이를 예방하고 적절히 치료하기 위해서는 동맥경화 진행에 관여하는 주요 인자를 검출해 위험도를 조기에 파악하는 것이 중요한데, 최근 국내 연구진이 라만 분광법과 인공지능 기술을 이용해 혈액 한 방울로 동맥경화의 중증도를 진단하는 기술을 개발해냈다. 김준기 울산의대 서울아산병원 융합의학과 교수, 강수진 심장내과 교수팀은 동맥경화 동물모델을 통한 전임상 시험에서 비표지 표면 증강 라만 분광법(SERS)과 인공지능 통계처리 기술을 활용해 동맥경화의 중증도를 진단하고 분류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최근 밝혔다. 이번 연구는 동맥경화 위험도를 계층화하고 대응하는 기준법을 처음 제시한 데 의의가 크다. 연구결과는 공학 및 생명의학 분야 저명 학술지인 ‘바이오엔지니어링 및 중개연구(Bioengineering & Translational Medicine, 피인용지수 10.684)’ 최신호에 게재됐다.그 동안 혈청 바이오마커를 이용해 동맥경화 발생을 조기에 식별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고령이나 고혈압, 흡연, 비만, 당뇨병과 같은 전통적인 요인은 낮은 특이성을 나타내고, 저밀도 지단백(LDL) 콜레스테롤 수치나 C-반응성 단백질과 같은 바이오마커는 동맥경화 발생과 직접적인 인과관계가 없었기 때문이다. 또 심장 트로포닌과 크레아틴 키나아제-MB(CK-MB)는 급성 심근경색 진단의 핵심 바이오마커이지만, 사후 마커로써 조기 진단하기는 어려웠다. 연구팀은 단백질이나 싸이토카인, 엑소좀 등과 비슷한 크기인 나노미터 바이오마커를 진단 마커로 삼는다면, 혈액 한 방울만큼 적은 양의 샘플에서도 표적이 존재할 확률이 매우 높다는 점에 착안해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에 활용한 기술은 나노 바이오마커를 표적으로 하는 진단 센싱칩이다. 센싱칩은 내부에 나노다공성 공간이 있어 혈액 내 나노바이오마커를 필터링하고, 필터링 된 표적의 광신호를 금속 재질의 내부 표면을 통해 증폭시킨다.광신호 증폭은 금이나 은처럼 표면이 거친 금속의 플라즈몬 공명 현상에 의해 일어나는데, 이를 라만분광 신호에 적용해 바이오마커를 검출하는 것이 바로 비표지 표면 증강 라만 분광법(이하 ‘SERS’)이다. 연구팀은 지질분해 효소를 활성화하는 아포지단백 E를 결손시킨 유전자 조작 마우스를 대상으로 왼쪽 경동맥 일부를 외과적으로 결찰해 죽상동맥경화증을 유도했고, 이후 소동물 자기공명영상과 면역조직 염색화학법을 통해 동맥경화 여부를 검증했다. 이렇게 검증된 경증, 중증의 동맥경화 모델 쥐와 대조군 쥐에게서 혈액을 채취한 다음 나노 바이오마커 검출용 SERS 칩 위에 혈액 한 방울(5uL)을 올려놓아 라만신호를 획득했다. 이후 주성분 분석(PCA)과 기계학습 알고리즘 중 하나인 기능성분지도(PLS-DA) 메커니즘을 라만신호에 접목시켰다. 분석 결과, 라만 스펙트럼의 주성분 공간에서 대조군과 경증, 중증 질환군을 순차적으로 잇는 벡터를 도출할 수 있었다. 연구팀은 이러한 벡터를 따라 질환군의 데이터가 그룹화되는 것과 데이터 그룹화에 기여하는 라만 스펙트럼의 피크 값을 확인했다. 라만 스펙트럼의 피크 값은 분자의 화학적 결합 정보를 알려주는데, 이번 연구에서 진단 기준에 활용된 피크들은 콜레스테롤 에스테르와 죽상반 관련 지질, 티로신, 아미드II 등의 여러 바이오마커와 관련이 있었다. 인공지능 기술의 응용성도 검증됐다. 주성분 분석 기반 진단의 정확도는 94.5%였으며, 기계학습 알고리즘 활용의 정확도는 97.5%로 나타났다. 김준기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 나노 소재 특성을 활용한 SERS 진단칩을 통해 동맥경화를 모니터링 할 수 있는 라만 신호 패턴을 얻을 수 있었다. 혈액 한 방울 속 나노 바이오마커로 동맥경화의 중증도를 판별할 수 있음을 확인한 점에서 연구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강수진 교수는 “이번 라만 신호 분석에는 콜레스테롤 에스테르 결합 상태, 죽상반 유래 지질 신호 등 동맥경화 발생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여러 요소들이 참고됐다. 이는 SERS 진단이 다양한 요소를 복합적으로 분석했음을 의미하는 것뿐 아니라 진단의 근거가 유의미함을 방증한다. 추후 동맥경화 환자에게 유래한 혈액을 이용해 임상적으로도 SERS 진단을 시행할 수 있도록 연구를 지속해나가겠다”라고 밝혔다.
2023-05-30 10:51:05
삼킴곤란(연하장애)은 음식물이 구강에서 인두와 식도를 거쳐 위장으로 보내지는 과정에 문제가 발생하는 것으로, 일상생활에 많은 불편과 고통을 줄 뿐만 아니라 흡인성 폐렴 등 심각한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다. 삼킴곤란 진단에는 상부소화기내시경, 식도조영술, 고해상도 식도내압검사 등이 시행되는데, 검사 결과에는 이상이 없지만 지속적으로 증상을 호소하는 환자도 많아 더 정확한 진단을 위한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 정기욱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주세경 의공학연구소 교수팀은 삼킴곤란이 있지만 검사 결과는 정상인 환자들을 진단하기 위한 고해상도 식도내압검사 분석법(Volume of invertive impedance, VII법)을 최근 개발했다고 25일 밝혔다. 연구팀은 삼킴곤란으로 식도이완불능(Esophageal Achalasia)을 진단 받은 환자군, 삼킴곤란 증상만 있고 검사 결과는 정상인 환자군, 무증상군 각 12명을 대상으로 기존 식도내압검사 분석법과 VII법에 대한 비교 연구한 결과 VII법이 더 높은 진단 민감도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음을 확인했다. 고해상도 식도내압검사법은 센서가 달린 카테터를 식도까지 넣은 후 환자에게 생리식염수를 삼키게 하고, 그 때 발생하는 센서 사이의 저항값과 식도 내의 압력을 측정한다. 그동안은 고해상도 식도내압검사에서 측정된 저항값을 적분하는 분석 방법( esophageal impedance integral, EII법)으로 삼킴곤란을 진단해왔다. 하지만 검사 결과가 정상임에도 불구하고 삼킴곤란 증상을 보이는 환자들이 많았다. 이런 경우 환자들의 예민함으로 간주하거나 약물치료만 진행해 더욱 정확한 삼킴곤란 진단법이 요구돼왔다. 연구팀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해상도 식도내압검사에서 측정된 저항값의 역수를 적분하고 삼키기 전과 후의 비율을 분석하는 방법(VII법)을 개발했다. 식도이완불능 환자군과 검사 결과는 정상이지만 증상이 있는 환자군 및 무증상군을 비교한 결과, EII법 0.80, VII법 0.83으로 진단 민감도에 큰 차이가 없었다. 삼킴 곤란 환자군과 무증상군의 진단 민감도를 비교 결과에서는 EII법 0.68, VII법 0.81로 나타나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 연구해보니 삼킴곤란에 의한 식도이완불능 환자군은 검사 결과는 정상이지만 삼킴곤란이 증상이 있는 환자군 및 무증상 환자군(비 식도이완불능군)과 비교한 결과, EII법 0.80(AUC), VII법 0.83으로 진단 민감도에 큰 차이가 없었다. 이 수치는 수신자 조작 특성(Receiver Operating Characteristic, ROC) 커브 하단 영역의 넓이를 구한 값인 AUC(Area Under the Curve)로, 0~1의 값을 갖는다. 높을수록 더 좋은 분별력(민감도)이 있음을 의미한다. 삼킴곤란 유증상군과 무증상군의 진단 민감도를 비교 결과에서는 EII법 0.68, VII법 0.81로 나타나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 특히 검사 결과는 정상이지만 삼킴곤란 증상이 있는 유증상군과 무증상군을 비교한 결과 진단 민감도가 EII법 0.51, VII법 0.68로 더 큰 폭으로 차이를 보여 VII법의 진단율이 훨씬 높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정기욱 교수는 “삼킴곤란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기존 검사 결과에서 이상 소견이 관찰되지 않았던 환자를 진단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제시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며 “후속 연구를 통해 삼킴곤란이 있는 환자들에게 최적의 치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 및 유럽 소화기 운동학회가 발간하는 국제 학술지 ‘기능성 소화기 운동학회지’(Journal of Neurogastroenterology and Motility, IF=3.960) 최신호에 게재됐다. VII법은 국내 특허를 취득했으며, 현재 북미에도 특허를 출원해 심사 중이다. 생체 내 유전자치료를 위한 유전자가위 선별 모델이 개발됐다. 연세대 의대 약리학교실 김형범 교수와 서상연 연구원은 생체 내 전달에 유리한 소형 유전자가위를 선별할 수 있는 인공지능 기반의 모델을 개발했다고 25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메서드’(Nature Methods, IF 47.99)에 게재됐다. 유전자가위는 타깃 DNA를 손쉽게 바꿔줄 수 있는 특성이 있어 유전자치료 분야에서 널리 사용된다. 현재 유전자치료 분야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유전자가위는 박테리아의 한 종류인 화농연쇄상구균에서 발견된 SpCas9이다. 이러한 유전자가위를 각 신체 부위로 이동시키는 데는 아데노 연관 바이러스가 많이 사용된다. 아데노연관바이러스는 전달 효율이 높고 면역반응과 세포독성이 낮을 뿐만 아니라 특정 조직이나 세포에 유전자가위를 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SpCas9은 상대적으로 큰 단백질이기 때문에 아데노연관바이러스를 통한 전달이 불리하다. 소형 유전자가위의 경우 크기가 작아 아데노연관바이러스를 통한 전달이 유리하다. 이러한 이점으로 다양한 연구에서 소형 유전자가위들을 발굴해왔다. 하지만 실제 임상에서 최적화된 소형 유전자가위를 적용하는 데 적절한 가이드라인이 없었다.연구팀은 소형 유전자가위 사용에 유용한 가이드를 제시하고자 선별모델을 개발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했다. 먼저 유전자 연구에 응용 가능성이 높은 소형 유전자가위(Cas9)들을 선별하고 총 17개의 Cas9의 활성도와 특이도를 수만개의 표적·비표적 DNA에서 측정하고 이를 비교분석했다. 유전자가위의 활성도는 표적으로 하는 DNA를 얼마나 잘 절단하는지 보여주고, 특이도는 해당 유전자가위가 얼마나 부작용(원하지 않는 DNA의 절단)이 적은지를 보여주는 지표이다.분석 결과, 기존의 널리 사용되고 있던 유전자가위 SpCas9보다 크기는 작으면서 활성도와 특이도가 높은 2개의 소형 Cas9(sRGN3.1, SlugCas9)을 확인했다. SpCas9의 평균 활성도와 특이도는 각각 42%, 0.35인데 반해, sRGN3.1은 각각 58%, 0.63, SlugCas9은 각각 51%, 0.74로 더 높게 나타났다.이어서 분석 데이터를 바탕으로 인공지능을 이용해 소형 Cas9의 활성도와 특이도를 예측할 수 있는 인공지능 모델‘DeepSmallCas9’을 개발하고 유용성을 검증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DeepSmallCas9은 소형 유전자가위의 활성도와 특이도를 동시에 검증할 수 있다. 기존 유전자가위 활성 예측 모델들은 활성도와 특이도 중 하나만을 검증할 수 있어 각각을 다른 모델을 이용해 예측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 DeepSmallCas9은 실제 임상에서 적용할 수 있는 유전자가위 선별에 유용함을 보여줬다. 실제 미국 국립생물공학정보센터의 ClinVar 데이터베이스에 공개된 1만3145개의 우성 단일염기변이에 DeepSmallCas9을 적용해 본 결과, 82%(1만844개) 이상의 돌연변이 DNA를 효율적으로 제거할 수 있는 유전자가위를 선별할 수 있는 것을 확인했다. 김형범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소형 Cas9 대량 검증을 진행함으로써 기존 유전자가위보다 더 효과적인 소형 유전자가위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면서 “새롭게 개발한 인공지능 기반의 유전자가위 선별 모델 또한 통해 추후 기초연구, 유제 개발의 속도와 효율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2023-05-25 15:07:44
윤영섭 연세대 의과대학 의생명과학부 교수 연구팀은 심장의 재생과 기능적 회복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Cbx7 유전자를 발견하고, 마우스모델에서 Cbx7 유전자 활성 정도에 따른 심장 재생 효과를 규명했다고 23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서큘레이션’(Circulation, IF 39.92)에 게재됐다.2019년 세계보건기구(WHO) 조사 결과에 따르면, 심혈관질환은 전 세계 사망원인 1위다. 우리나라도 크게 다르지 않다. 심혈관질환은 암에 이어 국내 사망원인 2위를 기록했다.심부전은 심혈관질환으로 인해 전신에 혈액을 공급하는 심장의 기능이 악화된 상태로, 심부전 증상을 완화시키고자 이뇨제, 혈관 확장제 등을 처방하지만 이는 심장의 기능을 회복시키지는 못한다.심부전을 근본적으로 치료하기 위해서는 심장이식 등이 필요하지만 면역 거부 반응, 합병증 위험, 수혜자에 비해 적은 공여자 등으로 인해 어려움이 있다.심장질환은 심근세포가 잘 증식하지 않기 때문에 심장의 재생능력이 매우 제한돼 있어 치료가 어렵다. 심근세포는 태아에서는 활발히 증식하지만 출생 이후 증식능력이 감소하면서 성인에서는 증식을 거의 멈추게 된다.연구팀은 먼저 심근세포의 증식능력을 감소시키는 유전자를 규명했다. 태아, 신생, 어른 세 가지 마우스모델의 심장에서 세포 주기를 조절하는 폴리콤(polycomb) 그룹 단백질이 어떻게 발현되는지 실시간으로 반응을 분석했다.그 결과 유전자 Cbx7이 출생 직후 급격히 증가해 성인의 심장에서 높게 유지됐으며, 심근세포의 증식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연구팀은 이 메커니즘을 마우스모델에 적용해 심근세포의 증식능력을 증가시켜 심장의 재생을 유도할 수 있는지 분석했다.분석 결과 마우스모델에 Cbx7 유전자를 과발현시켰을 때 심근세포의 증식이 줄어들었다. 반면 Cbx7 유전자를 제거한 마우스모델에서는 심근세포의 증식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장마비를 유도한 마우스모델에서도 Cbx7 유전자를 제거했을 때 심장 재생이 일어났다.연구팀은 이 과정에서 Cbx7 유전자가 심근세포 증식에 영향을 주는 메커니즘을 발견했다. Cbx7 유전자가 단백질 TARDBP와 결합해 세포 주기를 조절하는 단백질 RBM38의 발현을 유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RBM38의 과발현은 심근세포의 증식을 억제했다.RNA결합단백질 TARDBP는 mRNA와 결합해 mRNA의 안정성, 이동, 변형 등에 영향을 준다. TARDBP에 의해 영향을 받는 유전자들 중 단백질 RBM38은 Cbx7에 의해 발현이 유도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RBM38은 세포주기를 멈춰 세포의 증식을 억제하는 단백질로 알려져 있다.윤영섭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Cbx7이라는 유전자가 심근세포의 증식능력과 심장의 재생능력을 조절하는데 중요한 인자임을 밝혔다”면서 “앞으로 Cbx7 저분자 억제제의 심장 재생 효과를 규명한다면 심부전 치료제 개발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2023-05-23 11:06:02
선천성 녹내장 어린이는 안압이 상승하면서 실명 위험에 놓이기 때문에 안압 조절이 매우 중요하다. 선천녹내장은 방수배출로의 이상으로 발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수술치료가 우선시된다. 전체 환자의 80~90%가 1세 이전에 발병한다.이런 가운데 김영국 서울대병원 소아안과 교수팀은 2022년 4월까지 발표된 선천녹내장 수술 관련 16개의 무작위배정 임상시험 논문의 수술 성공률 및 수술 후 안압 감소 효과를 네트워크 메타분석을 통해 비교한 결과를 15일 발표했다.국가관리대상 희귀질환 중 하나인 선천녹내장은 섬유주와 전방각의 유전적 이상으로 안압이 상승하고, 치료하지 않을 경우 대부분 실명으로 이어진다. 따라서 선천녹내장 환자에서는 안압 조절이 매우 중요하며, 섬유주절개술과 전방각절개술이 주된 수술법으로 선택된다. 다만 이런 수술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치료 실패를 경험하는 경우가 많아, 새로운 수술법들이 꾸준히 연구돼왔다. 하지만 선천녹내장을 치료하는 많은 수술법 중 어떤 수술방법이 가장 효과적인지 비교한 연구는 없었다. 이에 연구팀은 PubMed, Cochrane Library, EMBASE 등 학술데이터베이스에 등재된 선천녹내장 수술 효과를 검증한 16개의 무작위배정 임상시험 결과들을 통합해 표본 710안(485명)을 확보했다. 이후 네트워크 메타분석을 통해 총 13종류의 선천녹내장 수술의 6개월 후 수술 성공률과 안압 감소 효과를 비교 분석했다. 13종류의 선천녹내장 수술법에는 △방수 유출을 막는 조직을 제거해 방수가 쉴렘관(Schlemm's canal)으로 용이하게 배출되게 하는 전방각 수술(8개) △전방과 결막하 공간이 직접 통할 수 있도록 누공을 만들어 주는 여과 수술(3개) △전방각-여과 복합수술(1개) △임플란트 수술(1개)이 포함됐다. 분석 결과, 13종류의 선천녹내장 수술 방법 중 전방각 수술인 ‘광원 마이크로카테터 섬유주절개술’(Illuminated microcatheter-assisted circumferential trabeculotomy, IMCT)의 수술 성공률이 가장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고전적 수술법인 섬유주절개술(CPT)과 비교해 광원 마이크로카테터 섬유주절개술은 평균 안압을 약 3.10mmHg 더 낮출 수 있었다. 이번 연구결과로 선천녹내장 환아에서 IMCT를 선택할 수 있는 구체적인 치료 근거가 마련됐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김영국 소아안과 교수(한국과학기술한림원 차세대회원)는 “선천녹내장의 치료는 수술이 원칙이며, 유소아에서 안압 상승이 지속되면 영구적인 손상이 빠르게 진행될 수 있어 조기수술이 필요하다”며 “기존 수술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수술법의 지속적인 연구개발은 선천녹내장의 치료 미래를 더 밝게 만들어 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외과학술지 ‘International Journal of Surgery’(IF=13.400) 최근호에 게재됐다.
2023-05-15 10:39:45
최근 간 무게가 정상 간의 10배 이상(12.1kg) 나가던 다낭성 간질환 환자가 무사히 이식수술을 마치고 건강을 되찾았다. 이재근 세브란스병원 장기이식센터 간이식팀 이식외과교수는 다낭성 간질환 환자 김옥희씨(61세, 여)에게 생체 간이식수술을 무사히 마쳤다고 12일 밝혔다.10여 년 전 간에 물혹이 있다는 진단을 받은 김씨는 2020년 상태가 나빠져 세브란스병원을 찾았다. 튀어나온 배가 눈에 보일 정도로 간이 비정상적으로 커져 있었다. 혈색도 안 좋고 배를 빼고는 눈에 띄게 말라 있었다. 검사결과 다낭성 간질환 진단을 받았다.다낭성 간질환(polycystic liver disase)은 체내 노폐물이 배출되지 않고 뭉쳐져 물혹처럼 덩어리를 이루는데 이런 덩어리가 간 전체에 20개 이상 생기는 희귀병이다. 물혹은 계속 커져 간 기능을 떨어뜨린다.건강한 성인에서 간 무게는 1.2~1.8kg 정도지만 다낭성 간질환을 앓으면 물혹이 간에 붙어 간 무게가 10배 이상 늘어난다. 증상이 심해지면 복수가 차거나 복통, 구토 등을 유발한다.초기에는 약물로 물혹 크기를 줄이지만, 물혹을 직접 터트리거나 체액을 빼는 배액술을 시도할 수 있다. 하지만 물혹이 커져 다른 장기를 압박해 호흡곤란이나 소화 불량 등의 증상이 동반될 경우 간이식을 받아야 한다.김씨에게 의료진은 이식을 결정했지만 기증을 기다리기엔 김씨의 상태가 좋지 않았고, 김씨의 아들은 다낭성 간질환 유전자를 가지고 있어 기증할 수 없었다. 김씨의 딸은 생체 이식이 가능했지만, 혈액형이 달랐다.이재근 교수는 에크모(인공심폐기‧ECMO)를 이용해 하대정맥에서 올라오는 혈액을 직접 심장으로 돌렸다. 간이식에서 에크모를 사용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에크모 이용 시 도관을 삽입해야해 혈관 손상 위험이 있어 수술 난도가 올라간다. 다행히 수술은 무사히 끝나 김씨는 지난해 12월 퇴원했으며, 최근 검진을 통해 이식 간이 정상적으로 기능하는 것을 확인했다.다낭성 간질환에서 간이식 사례는 극히 드물다. 지난해 일본 게이오 의과대학에서 다낭성 간질환 환자의 간이식 수술에 성공한 바 있다. 당시 환자의 간 무게는 10kg으로, 수술에만 18시간이 걸렸다. 사용한 혈액의 양은 48,800cc였다.김씨의 경우 간 무게(12.1kg)가 체중의 25%에 달할 정도로 커져 있었지만, 이 교수의 수술은 11시간으로 짧았고 수혈도 200cc 정도에 불과했다. 일본 최고의 의과대학으로 평가받는 게이오 의대와 비교했을 때 수술 시간은 40%, 혈액의 양은 99.6% 감소시키며 환자의 부담은 낮추고 수술의 안정성은 높였다.이재근 교수는 “간이 비정상적으로 커지는 희귀 질환인 다낭성 간질환은 국내 수술 케이스가 적다”며 “성공적으로 마친 이번 수술의 경우 공여자와 혈액형이 다르고 에크모까지 사용하는 등 어려움이 있었지만 여러 의료진이 협진하고 환자와 보호자가 믿고 따라줘 얻은 결과”라고 말했다.김현건 소화기내과 교수가 지난 9일 미국 소화기내시경학회 (American Society of Gastrointestinal Endoscopy, ASGE) 초청으로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미국 소화기주관학회(Digestive Disease Week, DDW)에서 강연을 진행했다.김 교수는 미국소화기내시경학회와 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KSGE)가 공동주관한 “대장종양의 내시경적 진단과 치료의 최신 지견” 세션에서 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 측 연자로 참여해 “1~2cm 크기의 대장 폴립에 대한 최적의 내시경 치료법”을 주제로 강의했다. 김현건 교수는 2015년부터 2020년까지 순천향대 서울병원 소화기내과를 방문한 환자 419명의 폴립 1,028개를 제거해 분석한 임상 데이터와 기존 연구들의 분석을 통해 그동안 1cm 미만의 작은 대장 폴립에만 제한적으로 적용하던 저온 올가미 대장 폴립 절제술이 1~2cm 크기의 폴립에도 안전하고 완벽하게 적용 가능한 최적의 술기임을 설명했다. 김 교수는 대장 폴립의 크기가 1cm 이상일 경우 암 발전 가능성이 높아 일반적인 폴립 절제술보다 얕게 절제하는 저온 올가미 절제술은 치료 효과가 낮다고 인식돼왔으나, 영상증강 내시경을 이용한 암(癌)성 변화만 정확히 배제된다면 1~2cm 크기의 대장 폴립도 저온 올가미절제술을 시행해 출혈 및 장천공 등의 합병증을 최소화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 특히, 저온 올가미 점막절제술의 경우 병변의 경계를 정확히 확인하여 잔여 병변 없이 완벽하게 병변을 제거할 수 있어 1.5~2cm 크기의 비교적 큰 병변을 제거하는데 아주 유용한 시술임을 강조했다.
2023-05-12 13:35:17
한국원자력의학원은 성기문 박사 연구팀이 염증이나 암 발생에 관여하는 혈액 내 세포외소포체에서 유래한 나노입자를 바이오마커를 신규 발굴, 방사선 노출에 의한 죽상동맥경화증 발생 위험을 평가할 수 있는 신기술을 개발했다고 11일 밝혔다. 방사선은 선량이나 노출 상태에 따라 암을 비롯해 심혈관질환, 백내장, 신경계질환 발병률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다른 원인과 복잡하게 얽혀 오랜 시간 후에 나타나기 때문에 발생 예측이 어려웠다. 연구팀은 정상인의 혈액과 실험쥐에 20∼5000mGy(밀리그레이) 방사선을 쪼인 후 혈관내부 표면을 감싸고 있는 혈관내피세포와 염증을 일으키는 면역세포가 방사선에 서로 반응해 세포외소포체를 분비하는 것을 규명했다. 세포외소포체는 세포가 스트레스나 질환 발생 시 세포 간 정보교환과 신호전달을 위해 분비하는 것으로, 이 중 특정 성분은 면역기능, 상처조직 복구, 암 형성 과정 등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죽상동맥경화증은 혈액 내 나쁜 콜레스테롤인 저밀도지단백(LDL) 결합 콜레스테롤이나 중성지방 등 지질 성분이 증가해 혈관 벽에 쌓이고 염증을 일으켜 죽상경화반이 생기는 것으로 협심증이나 심근경색과 같은 심혈관질환을 일으킨다. 일반적으로 고혈압, 당뇨병, 고콜레스테롤혈증, 흡연, 비만, 연령 등 다양한 위험 인자가 복합적으로 관여하며, 방사선 노출에 의한 순환계 조직 염증도 한 요인이 된다.연구팀은 방사선으로 인한 죽상동맥경화증에 걸리도록 조작한 실험쥐를 대상으로 방사선을 쪼인 결과, 100mGy이상의 방사선 선량에 따라 비례해 세포외소포체 특정 성분(miR-126-5p)이 증가하여 죽상동맥경화증 발생 위험이 커지는 것을 확인했다. 이를 통해 연구팀은 방사선 선량에 비례해 분비된 세포외소포체의 특정 성분(miR-126-5p)이 혈관내피세포와 면역세포 사이에서 정보를 전달하여 염증이 일어나는 초기 과정을 밝혀 방사선 노출에 의한 죽상동맥경화증 발생 위험을 알 수 있는 새로운 지표로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했다.연구 결과는 국제세포외소포체학회가 발간하는 ‘세포외소포체저널’(Journal of Extracellular Vesicles, IF 17.337)’ 2023년 5월 4일자 온라인판에 ‘The miR-126-5p and miR-212-3p in the extracellular vesicles activate monocytes in the early stage of radiation-induced vascular inflammation implicated in atherosclerosis’ 논문으로 게재됐다. 제1저자는 최유연 한국원자력의학원 박사, 책임저자는 성기문 박사다.성 박사는 “이번 연구는 혈액의 나노입자체 성분을 이용해 방사선 피폭 흡수선량을 추정하고 방사선 노출 위험성을 예측할 수 있는 획기적인 바이오마커의 개발 가능성을 열었다”며 “방사선 치료전략 수립과 환자의 예후 개선 및 건강관리를 위한 후속 검증 연구를 계속하겠다”고 밝혔다.이번 연구는 원자력안전위원회 ‘방사선건강영향조사’ 사업과 한국연구재단 ‘과학기술분야기초연구 개인연구사업(중견연구)’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2023-05-11 11:19:55
곽승기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 문수진 여의도성모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 김기조 성빈센트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팀은 공동 연구 중인 ‘전신홍반루푸스 환자 및 동물모델을 통한 멀티오믹스 기반 면역조절 파마바이오틱스 및 후보소재의 발굴과 유효성·안전성 규명 연구’ 과제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주관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차세대치료원천기술개발사업에 최근 선정됐다고 10일 밝혔다. 2023년 4월부터 2027년 12월까지 4년 9개월간 연구를 수행하며 정부로부터 총 57억원을 지원받는다. 연구팀은 희귀난치성 자가면역질환인 루푸스 관련 멀티오믹스(메타유전체·전사체·대사체·단백질체 등) 기반 치료 소재를 발굴하고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프로토타입 치료제 개발 및 전임상시험을 통해 유효성 및 안전성을 규명하는 것이다. 루푸스는 면역체계 이상으로 피부뿐만 아니라 다양한 장기에 염증을 일으킨다. 다양한 증상을 유발해 ‘천의 얼굴을 가진 질환’으로 불린다. 국내 환자 수는 2만명 정도로 추정된다. 초기에는 미열, 두통, 근육통 등 비특이적인 증상과 발진, 탈모, 구강궤양 등이 발생하거나 관절부종, 흉통, 신경정신학적 증상 등이 전신에 걸쳐 나타날 수 있다. 그동안 항말라리아 약제를 기본으로, 질병 활성도와 침범 장기에 따라 필요시 스테로이드, 소염제, 면역억제제 등을 사용해 증상 완화를 유도하는 치료가 이뤄졌다. 장내 미생물과 면역체계의 상호작용을 이용하는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원천기술개발 연구를 통해 기존 치료법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곽승기 교수는 “기존 루푸스 치료제로는 류마티스관절염과 같은 다른 자가면역질환과 달리 루푸스의 질병 진행을 막거나, 자연 경과를 호전시킬 수 없다”며 “이번 연구를 통해 이런 한계를 넘는 새로운 개념의 치료법에 대한 원천 기술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2023-05-10 13:07:27
국립암센터는 국립암센터와 뉴캔서큐어바이오(주)가 개발한 지방산산화억제 표적항암제 KN510713가 5월 3일(수)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임상시험을 승인받았다고 밝혔다. 이 항암 후보제는 신약 후보로서 암의 특이적인 대사 연구부터 약물 스크리닝과 비임상시험, 임상자료 준비까지 모두 국립암센터에서 진행했다.김수열 국립암센터 박사(암분자생물학연구과 최고연구원) 연구팀(이호, 장현철 박사)이 2010년부터 연구를 수행해 12년 만에 개발한 소분자 화합물 지방산산화 억제제(KN510713)는 혁신 신약 항암제이다. 이는 정상 조직에는 영향을 주지 않고 종양세포만 에너지 공급을 끊어 성장을 유의미하게 감소시키는 효과를 보이는 획기적인 치료제이다.이 치료제는 국립암센터에서 원천기술을 확보하고 특허출원해 2023년 뉴캔서큐어바이오(주)로 기술이전 후, 임상시험 준비를 완료하고 식약처에서 임상시험 승인을 받았다. 2023년 국립암센터 임상팀(우상명, 최원영 박사)이 임상1상 시험에 착수할 예정이며, 난치암으로 치료법이 부재한 췌장암을 대상으로 임상2상을 추진할 계획이다.KN510713 약물의 기전은 세계 최초로 암세포가 전적으로 지방산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한다는 새로운 이론에 근거해 개발됐다. 기존에는 포도당이 에너지원이라는 와버그 효과가 널리 알려져 있었으나, 2020년 김수열 박사 연구팀이 기존 이론을 반박하는 새로운 이론을 증명했다.2022년 이는 미국 저명한 학술지 종설에서 ‘킴 효과(Kim effect)’로 인정받았다. 이를 바탕으로 지방산 사용을 억제하는 전략으로 항암제를 개발해 KN510713을 도출해냈으며, 억제제를 이용해 항암효능을 측정한 결과 인체유사 동물 모델에서도 아주 뛰어난 효능을 보여줘 2023년 4월 18일 AACR에서도 발표를 한 바 있다. 김수열 암분자생물학연구과 최고연구원은 “10년 이상의 연구 끝에 개발한 치료제가 임상시험 승인을 통과해 기존 항암 치료법을 넘어선 항암 치료제로서의 임상 효과를 검증할 수 있게 됐다”라며 “항암제의 임상1상 연구를 통해 향후 실제 암 환자에게 적용할 수 있도록 후속 연구에 매진하겠다”라고 말했다.이번 임상시험은 세계 최초의 암 지방산 산화대사를 억제하는 항암제 임상시험이며(First-in-class), 임상시험에 성공할 경우 이화대사(catabolism)를 억제하는 항암제로서 항암제 개발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쓰게 될 것이다.
2023-05-09 08:51:01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은 국내 최초로 ‘꿈의 암 치료’라 불리는 중입자(重粒子) 치료를 28일 시작했다. 첫 치료 환자는 60대 전립선암 2기 환자로 전립선 피막 안에만 1.2cm 크기의 종양이 존재했고 림프절과 주변 장기로 전이는 없는 상태였다. 이 병원은 28일 첫 조사 이후 3주간 12회에 거쳐 치료를 실시할 계획이다.첫 번째 치료를 마친 환자는 “치료를 시작한 지 몇 분 되지도 않았다고 생각했는데 중입자 치료가 끝났다고 해서 놀랐고 통증 등을 전혀 느낄 수 없었다”며 “피해야 할 음식이 없다고 해서 병원을 나가면 편하게 식사를 즐길 예정”이라고 말했다.이 환자는 2020년 건강검진에서 전립선 특이항원(Prostate Specific Antigen, PSA) 수치가 정상(4ng/ml 이하)보다 높은 사실을 발견했다. 2022년 12월 서울 소재 병원에서 전립선암 진단을 받고 수술을 고려하던 중 친구로부터 세브란스병원이 중입자 치료를 도입한다는 소식을 접했다. 수술 없이 치료 가능하다는 것과 후유증이 적다는 장점에 치료를 결심했고 국내에서 중입자 치료를 받은 1호 환자가 됐다.중입자 치료 경험이 가장 풍부한 일본에서는 중입자 치료 환자 중 25~30% 정도가 전립선암 환자다. 전립선암은 일본에서 국민건강보험 적용을 받은 두 번째 중입자 치료 암종으로, 치료 효과가 입증되고 있다.국소 전립선암의 유효성 지표 중 매우 중요한 것이 바로 생화학적 무재발률이다. 생화학적 재발은 PSA 수치가 치료 후 기록한 가장 낮은 수치보다 2ng/ml 이상 상승한 상태다. 암 세포 분화 정도가 양호한 저위험군 전립선암에서 생화학적 무재발률은 중입자, X-선 치료 모두 비슷한 성적을 보이지만 고위험군에서는 중입자 치료가 우수한 5년 생화학적 무재발률을 보이기 시작한다. 전립선암 세포가 다시 자라지 않는다는 뜻이다. 재발 위험이 가장 높은 고위험군에서는 중입자 치료의 5년 생화학적 무재발률이 90% 이상으로 보고됐다. 전립선암 치료로 발생할 수 있는 소화기계 부작용인 혈변 등은 물론 빈뇨·절박뇨·혈뇨 등 비뇨기계 부작용 발생률이 낮아서 치료 안전성이 여러 연구에서 밝혀졌다.치료 전 자세 교정과 실제 조사 등을 모두 합해도 실제 총 치료 시간은 30분이 채 안 된다. 평소 즐기던 운동, 여행 등 일상생활을 누릴 수 있는 높은 환자 편의도 장점이다. 전립선 뒤쪽이 항문과 가깝기 때문에 한 달 정도 탕목욕을 피해야 한다는 정도가 주의사항이다.모든 전립선암이 중입자 치료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다. 전립선암 병기 1~4기 중 4기와 전이가 있다면 치료가 어려운 경우가 많다. 또 수술로 전립선을 절제한 경우와 이전에 전립선 부위에 방사선치료를 받았어도 마찬가지다. 암 세포 덩어리를 대상으로 하는데 수술 또는 방사선 치료를 받으면 대상을 찾기 어렵다.최진섭 연세암병원장은 “이번에 시작한 고정형 치료기에 이어 회전형 치료기(갠트리)를 가동하면 중입자 치료 대상 암종이 확대될 것”이라며 “중입자 치료를 갖춘 연세암병원은 수술, 항암제 등 다양한 치료 옵션으로 암 정복에 앞장 설 것”이라고 말했다.이 병원은 당초 지난달에 중입자 치료를 시작하려 했으나 한 달 정도 지연됐다. 중입자 치료는 탄소 원자를 싱크로트론을 통해 광속의 70% 수준까지 가속화시켜 얻은 빔을 암세포에 쬐어 암을 치료한다. 중입자의 암세포 살상 효과는 X-선 및 양성자보다 2~3배 정도 우수하다. 중입자가 양성자보다 질량비가 12배 높기 때문에 질량이 무거운 만큼 암세포가 받는 충격 강도가 크기 때문이다. 중입자의 또다른 강점은 목표 지점인 암 부위에서 최대의 에너지를 방출하고 이후엔 에너지가 급감해 암 이외의 부위에는 타격을 입히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러한 중입자 특성을 이를 발견해 1915년 노벨물리학상을 수상한 윌리엄 헬리 브래그, 윌리엄 로런 브래그 부자의 이름을 따 브래그 피크(Bragg peak)라고 부른다. 세브란스병원은 장비값 1500억원, 건설비용 1500억원 등 3000억원에 달하는 대한민국 역사상 가장 많은 비용을 들여 중입자 치료기를 구축했다. 가속기 직경이 20m여서 무려 30m를 파고 지하에 치료기를 들여놨다. 지난해 10월부터 시범 가동에 들어갔다. 현재 일본은 환자 1인당 1억원, 독일은 1억5000만원을 받는데 세브란스는 약 8000만원 안팎을 책정할 것으로 보인다.
2023-04-28 22:38:07
한국GSK는 국내 의료진을 대상으로 하는 '아보다트x싱그릭스 LEAD 심포지엄'이 지난 3월에 대장정을 시작해 6월까지의 일정으로 현재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번 심포지엄은 한국GSK를 대표하는 피부질환 관련 치료제와 백신으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두 브랜드가 힘을 합친 것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특히 남성형 탈모 치료제 ‘아보다트’(성분명: 두타스테리드)와 대상포진 예방 백신 ‘싱그릭스’(대상포진바이러스 유전자 재조합 백신)가 함께 소개될 뿐만 아니라, 남성형 탈모 관련 실제임상근거(RWE, Real World Evidence)와 대상포진 백신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공유되어 참석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LEAD 심포지엄에 연자로 참여한 최지웅 아주대병원 피부과 교수와 김봉영 한양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각각 장기간 국내 진료현장에서 선호되고 있는 5-α 환원효소 억제제(Long-Term Favorite 5-αRI for Koreans in the Real World), 대상포진 백신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주제로 발표했다.최지웅 교수는 “모발 성장에 개선을 보인 환자의 비율을 살펴보았을 때 아보다트는 피나스테리드 대비 M자형 탈모에서 2.06배 높게(95% CI 1.08, 3.95, P<0.05) 나타나 한국인 환자 대상 아보다트의 장기 효과를 확인했다”며 “안전성 평가에서도 아보다트는 피나스테리드 복용군과 비교해 전체적인 이상반응 발생률이 비슷하게 나타났다”고 덧붙였다.한국인 남성형 탈모환자 600명을 대상으로 장기간 임상적 효과를 평가하기 위해 진행된 아보다트의 실제임상연구, multicentre, retrospective medical chart review study인 LEAD 연구에 따르면, BASP(basic and specific classification) 분류법을 기준으로 3년간 모발 성장의 개선 효과를 평가했을 때, 아보다트는 남성형 탈모 유형에서 피나스테리드 복용군보다 증상이 개선된 누적 환자 비율이 유의하게 높았다. 특히 M자형 탈모에서 아보다트의 3년간 증상 개선 환자 수의 비율은 피나스테리드와 41%의 차이를 보였다(86.0%(43/50) vs 45.5%(25/55), adjusted IRR 2.06(95% CI 1.08, 3.95), P=0.029). BASP는 대한모발학회에서 국내 13개 대학 의료진과 함께 개발한 한국형 탈모형태분류법으로, 한국인에게서 주로 나타나는 탈모의 특징을 모양과 진행 단계에 따라 나눈 분류법이다.아보다트에 이어 한국GSK에서 지난 해 12월 국내에 처음 선보인 대상포진 예방백신 싱그릭스가 소개됐으며, 싱그릭스는 한국GSK를 대표하는 피부질환 관련 의약품의 또 다른 한 축으로 참석자들의 많은 관심을 받았다.남성형 탈모의 경우 조기 발견, 초기 치료가 중요하다면 대상포진의 경우에는 조기 치료와 함께 미리 질환을 예방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김봉영 교수는 "고령에서 대상포진 발생 위험이 높다. 또한, 15%는 대상포진 합병증으로 만성 신경통이 발생할 수 있다, 드물게는 실명, 안면 마비, 청력 손실도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효과적인 백신으로 이를 미리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싱그릭스는 만 50세 이상 성인 1만 5,411명을 대상으로 위약 대비 싱그릭스의 효과와 안전성을 평가한 ZOE-50 임상 결과, 97.2%의 예방효과를 보였다(95% CI, 93.7-99.0; p<0.001). 또한 ZOE-50 임상연구의 70세 이상 참가자의 데이터와 70세 이상 성인 1만 3,9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ZOE-70 임상연구 데이터를 통합 분석한 결과에서 70세 이상 성인의 대상포진에 대한 싱그릭스의 예방효과는 91.3%로 나타났다(95% CI, 86.8-94.5; p<0.001).중대한 이상반응의 경우 싱그릭스 투여군과 위약 투여군에서 유사하게 나타났다. ZOE-50 및 ZOE-70의 연장 연구로 진행된 ZOSTER-049(ZOE-LTFU)의 중간분석을 통해서는 최초 접종 후 10년까지(평균: 접종 후 5.6[±0.3]년~ 9.6[±0.3]년)까지 싱그릭스의 대상포진 예방 효과가 지속되는 것을 확인했다.또한 싱그릭스는 만 18세 이상의 면역저하자를 대상으로 한 5건의 임상시험을 통해서도 안전성 프로파일을 확인했다. 이를 근거로 일반인 대비 대상포진 위험이 높은 자가조혈모세포이식자, 고형암, 혈액암, 고형장기 이식 환자 등 면역저하자에서도 싱그릭스 접종이 가능하다.이동훈 한국GSK CEP(Core Established Products for Patients) BU Head 전무는 “남성형 탈모시장과 대상포진 시장의 규모가 커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탈모와 대상포진에 대한 제도적 지원 등의 논의가 있을 정도로 두 질환이 주목받는 가운데, 한국GSK는 남성형 탈모부터 대상포진까지 다양한 피부 질환으로부터 고통받는 사람들을 보호하기 위해 폭넓은 치료제 및 백신 파이프라인으로 치료 및 예방에 앞장서고 있다”며 “아보다트와 싱그릭스는 GSK의 과학적 혁신을 기반으로 한 대표적인 치료제 및 백신으로 앞으로도 의료진과 환자들에게 신뢰할 수 있는 치료 옵션으로 다가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2023-04-26 09:45:18
김윤희 국립암센터 분자영상연구과 교수, 허균 국민대 교수, 최선일 허난대 교수는 약물이 결합된 암표적 압타머(Aptamer)와 지주항체를 융합한 신개념 융합 항암제 플랫폼 기술의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연구 결과는 약물 전달 분야의 세계적 권위지인 ‘Journal of Controlled Release(IF 11.467)’에 게재됐다.췌장암은 악성 종양 중에서 생존율이 가장 낮은 악성 종양 중 하나로서 보통 초기 증상이 없어 발견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아, 수술이 불가능한 환자가 70% 이상이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신뢰할 만한 진단 마커 및 치료 표적의 부재, 극심한 약물 저항성 등으로 5년 생존율은 13.9%에 불과하다.췌장암의 치료의 한계로는 종양조직의 과도한 섬유화 특성으로 인해 약물의 침투 및 전달이 용이하지 않은 점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 최근 표적치료제 후보로 주목받고 있는 압타머는 표적 단백질에 특이적으로 결합하는 단일가닥 핵산 물질이다. 압타머는 항체와 유사한 특성을 갖지만 크기가 작아 항체의약품보다 우수한 침투력을 가지며, 따라서 고형암 내부에서 매우 조밀한 구조를 형성하는 과섬유화된 조직에도 효과적으로 침투할 수 있다.또한 약물 결합이 쉽고 화학적 변이가 용이하며 면역원성이 낮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작은 크기 및 생분해 현상으로 인한 생체 내 안정성 저하로 전신 투여를 해야 하는 항암제 개발에는 한계점이 있었다.연구팀은 공동 연구를 통해 최신 압타머 발굴 기술인 ‘세포-셀렉스(Cell-SELEX)’ 기술을 활용하여 췌장암 세포 자체에 특이적인 DNA 압타머를 선별하고, 변형 핵산을 이용해 혈액 내 안정성이 우수한 압타머를 발굴했다.발굴한 압타머의 치료 효능과 생체 내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세포독성 물질 및 합텐(Hapten)에 대한 인간화 지주항체를 결합한 돌리고바디(DOligobody, Drug+Oligomer+Antibody) 형태로 개발했다.이어 돌리고바디를 췌장암 세포주 및 췌장암 환자유래 오가노이드, 이종이식 동물모델에 투여한 결과 우수한 항암 효능을 입증하고, 돌리고바디의 췌장암 신개념 표적 항암제 개발 가능성을 제시했다. 김윤희 교수는 “췌장암을 표적으로 하는 돌리고바디는 항합텐 항체와의 결합에 의해 압타머의 생체 내 반감기를 향상시킴으로써 췌장암에 도달하는 효율을 높이고 세포막에 결합한 뒤 세포 내로 항암제가 도입되도록 안전하게 설계됐다”며 “합텐에 대한 범용 지주항체의 개념을 도입한 돌리고바디는 합텐이 결합된 압타머를 제한 없이 바꿔 결합시키는 블록교환 시스템이 가능하므로 다양한 표적의 돌리고바디를 쉽게 제작해 동시 투여 가능한 췌장암의 새로운 치료기술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2023-04-25 10:00:15
임수 분당서울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팀(교신저자: 멜라니 데이비스(Melanie Davies) 영국 레스터대 당뇨병연구센터 교수)은 권위 있는 의학 학술지 ‘란셋’(Lancet)에 제2형 당뇨병의 역학과 병태생리, 선별 및 진단, 합병증, 예방, 관리방법을 비롯해 최근 20년간 당뇨병 치료의 발전 양상과 향후 나아가야 할 방향까지 포괄적으로 담은 ‘종설(綜說)’논문을 발표했다. 2형 당뇨병은 전세계 당뇨병 환자 약 5억3700만명 중 90%를 차지할 만큼 흔하게 발생하는 만성질환으로, 최근 청소년기부터 40세 이전까지 비교적 젊은 나이에 당뇨병이 발병하는 경우가 크게 늘고 있어 경각심이 필요하다. 당뇨병의 합병증과 이로 인한 사망을 막기 위해서는 병을 조기에 발견하고, 사전에 예방하는 게 중요하다. 고위험군의 경우 병이 생기기 전에 식이요법, 운동 등을 통한 체중감량으로 관리하면 당뇨병을 예방하거나, 지연시키는데 도움이 된다.최근 정밀의학의 발전과 함께 당뇨병에 대한 이해가 높아진 것은 물론 새로운 치료법들이 개발되고 있고, 완치를 향한 표적치료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치료의 패러다임도 단순 혈당 조절을 넘어 환자 개인이 중심이 되는 전인적 치료로 변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기존 설폰우레아제 계열이나 메트포르민 대신 새로운 당뇨병 치료 약제인 SGLT-2 억제제, GLP-1 유사체 등을 적극적으로 사용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하지만 당뇨병 치료에서 ‘임상적 타성’이 걸림돌로 남아 있다고 임수 교수는 지적했다.의료진이 새로운 치료법을 시행하기 꺼려하고 기존 방식에 고착하려는 경향이 짙다는 것이다. 1677명의 의료진을 대상으로 한 글로벌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67%가 새로운 혈당강하요법에 대해 발표된 데이터에 대해 알고 있었고, 81.6%가 조기에 해당 요법을 시행하면 임상적 이점이 있다는 데 동의했음에도 불구하고 46.1%는 이런 치료법을 적극적으로 사용하지 않고 있으며 매우 늦은 시기에야 적용하는 것으로 보고됐다. 이에 따라 출시된 지 오래된 약제들 중 저혈당증이나 체중 증가의 위험을 증가시키는 제품을 아직도 많은 나라에서 사용하고 있어 우려할 만하다고 꼬집었다. ‘임상적 타성’은 환자당 진료시간 감소, 사용가능한 약물의 제한, 높은 의료비용이 실타래처럼 엮여 있는 복합적 문제이므로 이를 타개하기 위해 연구팀은 환자 중심의 다학제적 치료법을 활용하도록 제안한다. 의사와 환자가 적절한 치료지침을 공유하고, 환자치료를 위해 의사뿐만 아니라 간호사, 약사, 영양사 등 관계자들이 서로 협력해 다학제팀으로 일할 때 가장 효과적으로 임상적 타성을 완화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최근에는 당뇨병 관리에 새로운 기술이 널리 사용되는 추세다. 연속혈당측정기, 인슐린자동주입기 등이 1형 당뇨병 환자뿐만 만 아니라, 2형 당뇨병 환자에게로 확장돼 사용되고 있다. 또 웨어러블 기술을 이용한 신체활동 모니터링, 식사열량 계산, 체성분 분석기 들이 당뇨병 환자 관리에 널리 사용되고 있다. 임수 교수는 “이번 논문은 최근 20년간 발표된 2형 당뇨병 관련 연구들을 집대성한 것으로 향후 당뇨병 치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기술해 의미가 크다”며 “환자 개인의 특성에 초점을 맞춘 다학제 진료로 치료의 패러다임이 변화하길 기대하며 앞으로도 당뇨병 환자의 합병증을 예방하고 삶의 질을 개선하기 위한 연구를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2023-04-24 13:21: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