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MI한국의학연구소는 지난 20일 중국 상하이 푸싱(FOSUN)그룹이 운영하는 의료기관인 ‘Universal Medical Imaging Center(上海全景医学影像诊断中心)’를 방문해 건강검진 관련 정보를 교류하고 검진 기술 분야의 협력을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번 일정은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진행하는 ‘2023 GHKOL 국제의료사업 심화컨설팅 사업’을 수행하는 차원에서 이뤄졌다. 앞서 지난 4월 푸싱그룹은 서울 중구 KMI 재단본부를 방문, 협력 분야를 논의했다. KMI는 중국인의 우리나라 단체관광이 재개된 것을 계기로 의료관광 수요를 선점하기 위해 무비자 입국이 가능한 KMI 제주검진센터와 중국인 대상 특화된 건강검진 상품을 소개했다. 선진화된 ‘K-건강검진’의 우수성을 알리며, 국제의료사업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고신대학교복음병원은 27일 오전 부산 서구청 대강당에서 중국 허베이성에 위치한 하북공정대학부속병원과 의학교류를 위한 MOU를 체결했다. 하북공정대학 부속병원은 베이징 인근에 위치한 허베이성 소속 성급의료기관으로 1970년에 개원했다. 1100 병상의 규모로 현재 2300 병상으로 확장공사를 진행 중이다. 77개 진료과와 1800여 직원을 갖춘 병원으로 다빈치 로봇수술, 토모나이프, 감마나이프 등 첨단의료장비도 보유한 병원이다. 이번 협약식은 평소 고신대병원과 친분이 있던 중한과학기술교육문화협회 천잉 회장의 소개로 성사됐다. 하북공정대학 부속병원은 국가급 중점 프로젝트인 중의학 피부과 병원을 준비하며 피부과, 성형외과 의료진과의 활발한 학술교류를 기대하고 있다. 이계영 하북공정대학부속병원 병원장은 “중국에서 부산지역 병원 중 가장 잘 알려진 병원이 고신대병원”이라며 “고신대병원 암센터의 오랜 역사 임상경험이 우리 하북공정병원 의료진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번 MOU가 부산 서구청에서 열린 이유는 서구 의료특구활성화를 도모하려는 데 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오랫동안 단절된 중국과의 의학교류에 물꼬를 튼다는 점에서 상징적인 협약이 될 것으로 보인다. 고신대학교복음병원은 2010년 이후 10여년 간 상하이, 시안, 선양, 단동을 중심으로 중국장안병원와 MOU를 체결하였으며 중국 광동성 남서부 지역 거점도시 잔장(湛江; Zhanjiang)시를 방문해 잔장중심병원에 선진 의료기술과 의료시스템을 수출하기도 했다. 서영우 고려대 안산병원 안과 교수, ‘일상 속 사시 발현 모니터링 시스템’ 특허 서영우 고려대 안산병원 안과 교수가 최근 ‘일상생활 속 사시 발현 모니터링 시스템 및 방법’을 주제로 최근 국내 특허를 등록했다. 이번 특허 기술은 아이 트래커(안구 추적장치)와 비디오 카메라가 장착된 안경을 통해 일상 속 사시 발현 빈도와 사시 발현 환경 데이터를 수집·분석하는 시스템이다. 사시를 실질적으로 치료하기 위해선, 일상생활 속에서 사시의 빈도가 얼마나 되는지 측정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현재는 보호자에게 환자의 사시 발현 빈도를 묻거나, 진료실에서 사시를 유도해 얼마나 빨리 극복할 수 있는 지를 보고 평소의 발현 빈도를 추정하는 데 그치고 있다. 그마저도 매우 부정확하고, 평소의 사시 발현 정도를 반영할 수 없다는 문제가 있다. 이번 특허 기술은 일상생활 속 사시 발현 빈도를 객관적으로 측정, 중증도를 평가하고 그에 따른 치료 계획을 세우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사시 발현 모니터링 시스템은 △아이 트래커와 외부 촬영용 비디오카메라가 탑재된 안경 △사시 발현 데이터를 기반으로 중증도를 판별하는 데이터 분석부 △분석한 데이터를 출력하는 피드백 출력부 △데이터 저장 장치 △분석용 소프트웨어 등으로 구성된다. 환자가 안경을 착용하면 1차적으로 안경에 부착된 아이 트래커가 우안과 좌안의 시선 위치 정보를 획득하고, 데이터 분석부에서 시선이 불일치되는 구간, 눈 벌림 각(시선 차이 각도), 사시 발현 시점(발생 시간), 빈도 등 사시 발현 데이터를 기초로 중증도를 분석한다. 영상 분석도 함께 이뤄져 실내·외 활동, 이동·정지 활동 등 환자의 사시 유발 환경이 판별된다. 끝으로 피드백 출력부는 환자가 사시 상태와 사시 유발 환경을 인지하고 대처할 수 있도록 안경에 증강현실(AR) 기술로 구현한다. 이번 특허 기술은 한국연구재단이 지원하는 기본연구과제로 선정돼 상용화 연구가 진행 중이다. 서 교수는 “아시아 권에서 흔한 간헐 외사시의 경우 중증도를 결정하고 수술 계획을 세우는 것이 특히 중요하다”며 “이번 특허 기술로 치료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수 있고, 사시 발현 환경 분석에 따른 환자의 맞춤형 치료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2023-09-27 17:33:48
독감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감염에 의해 발생하는 급성 호흡기 질환이다. 일반적인 감기와 달리 만성 기저질환의 악화, 폐렴, 심혈관질환 등 생명을 위협하는 합병증을 유발하며 고령이나 기저질환이 있는 사람들의 경우 사망까지 이를 수 있다.올해는 이례적으로 지난해 9월 이후 독감 유행주의보가 해제되지 않고 1년 내내 이어지고 있다. 1년 내내 주의보가 이어지는 건 2000년 이후 최초로, 독감 유행 양상은 지난 3년간 독감이 유행하지 않으면서 ‘면역 빚’이 쌓여 벌어졌다고 보고 있다.특히, 집단생활을 하는 소아·청소년의 경우 밀폐된 공간에서 접촉돼 전파 속도가 빠르고 지역사회 유행 확산의 주요 원인이 된다. 만성질환자 등 고위험군 전파를 막으려면 빠른 시기에 집단 면역 형성이 중요하다.독감은 발열, 두통, 근육통과 같은 전신증상으로 먼저 나타난다. 이후 콧물, 기침, 인후통 등의 호흡기 증상이 나타나는데 기침을 할 때마다 가슴이 타는듯한 통증을 느끼거나 안구통이 심해 눈물이 흐르는 경우도 있다.독감을 진단받으면 약물치료와 대증적 치료를 해야 한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를 없애는데 효과적인 약이 아직 없기 때문에 해열제 등을 통해 증상을 완화하고 충분한 휴식을 취하며 자연적으로 좋아지길 기다리는 것이 치료의 원칙이다.그러나 숨이 차고 가슴이 아픈 증상이나 3~4일 이상 고열이 지속될 경우 폐렴, 심근경색 등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어 전문의의 진찰을 받아야 한다.독감을 예방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예방백신을 접종하는 것이다. 독감백신의 항체가 형성되기까지는 약 2주가 소요되기 때문에 본격적인 독감 시즌이 오기 전인 가을에 접종하는 것이 가장 좋다.독감 예방접종은 유행주와 백신주가 일치하는 경우 당뇨병, 심장, 폐 질환 등 만성질환자의 독감 및 폐렴으로 인한 입원 또는 사망을 약 43-56% 예방한다. 뿐만 아니라 독감 예방접종은 심혈관질환 합병증 발생의 위험도 36% 감소시킨다고 보고된 바 있다.특히, 신체 면역 기능이 떨어져 있는 65세 이상 고령층, 생후 6개월~59개월 소아, 임신부, 만성폐질환자, 만성심장질환자, 당뇨환자 등은 독감에 걸렸을 때 합병증이 생길 수 있는 기저질환을 가진 사람들로 인플루엔자 유행 시기 이전에 예방접종을 받는 것이 권장된다.한병덕 고려대 안암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호흡기 비말을 통해 바이러스가 체내로 유입될 수 있는 만큼 사람이 붐비는 곳에 가지 않고, 외출 후 손발을 깨끗이 씻고 양치질을 하는 등 기본적인 생활수칙을 잘 키지는 것이 중요하다”며 “예방백신을 접종한 사람의 80%가 예방효과를 갖기 때문에 예방접종을 통해 위험을 낮추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한편, 질병관리청에서도 독감을 예방하기 위해 20일부터 인플루엔자 국가예방접종을 연령대별로 순차적으로 시작된다.질병관리청 2023-2024 절기 인플루엔자 국가예방접종 지원사업 안내문에 따르면 생후 6개월~만 13세 어린이 중 만 9세 미만 생애 최초 접종자(2회 접종 대상자)는 9월 20일부터, 1회 접종 대상자는 10월 5일부터 지정 의료기관 및 보건소에서 무료로 독감 예방접종을 받을 수 있다.추후 대상군별로 임신부는 10월 5일부터, 만 75세 이상 어르신은 10월 11일부터, 만 70~74세는 10월 16일부터, 만 65~69세는 10월 19일부터 지정 의료기관 및 보건소에서 무료로 독감 예방접종이 가능하다.올해 독감 국가필수예방접종 지원사업 백신에 포함된 사노피의 독감 백신 ‘박씨그리프테트라주’는 프랑스 내 생산시설에서 원액부터 포장까지 완료해 국내 공급하는 수입 완제품이다.소아∙임신부∙기저질환자∙고령자 등 독감 고위험군을 포함한 생후 6개월 이상 전 연령에서 1만 3천명 이상이 참여한 총 6건의 대규모 글로벌 임상(유럽, 아시아, 남미, 오세아니아 등 4개 대륙)을 통해 면역원성과 안전성 프로파일을 확인했다.박씨그리프테트라주는 4가 독감 백신 중 유일하게 영유아 대상 합병증 감소에 대한 임상시험 데이터가 있고, 임신부와 18세 이상 심혈관질환 환자만을 대상으로 한 예방접종 효능∙안전성 프로파일을 보유하고 있다.박씨그리프테트라주는 지난 9월 7일부터 전국에 공급돼, 보건소 및 위탁의료기관, 전국 주요 병∙의원에서 접종 가능하다.
2023-09-20 10:19:54
경북대학병원 제40대 병원장으로 양동헌 순환기내과 교수가 임명됐다. 양 교수는 지난 7월 19일 차기 병원장 후보에 오른 뒤 15일 교육부로부터 최종 승인을 받았다. 양 신임 병원장은 2013년 4월부터 경북대학교병원 권역심뇌혈관질환센터 심혈관센터장, 순환기내과분과장, 진료지원실장, 기획조정실장 등을 거친 심근경색 전문가다. 2023년 9월 18일부터 3년간의 임기를 수행한다. 38대 정호영 병원장(재임기간 2017.08.03 ~ 2020.08.02. 외과 교수)은 2022년 4월 윤석열 정부 초대 보건복지부 장관으로 내정됐다가 아들과 딸이 연달아 경북대 의대에 편입해 특혜 논란이 일어 낙마한 바 있다. 일명 아빠 찬스‘ 의혹은 2023년 1월 대구경찰청의 무혐의 불송치로 결론이 났다. 현 39대 김용림 병원장은 신장내과 교수로 정호영 병원장의 임기를 이어받아 임무 수행 중이다.
2023-09-15 13:00:11
슬픔과 기쁨, 우울함과 들뜸 등 감정의 변화가 비정상적이고 극단적으로 일어난다면, 기분장애가 아닌지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그 중 대표적인 조울증으로 불리는 양극성장애에 대해 안용민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양극성장애는 비정상적 흥분 상태인 조증 삽화와 우울 상태인 우울증 삽화가 번갈아 나타나는 질환이다. 기분이 들뜨는 조증과 가라앉는 우울증의 양극단에서 왔다 갔다 하기 때문에 의학적으로 양극성장애라고 한다. 삽화(揷話, episode)란 문학에서 짤막한 이야기이지만 정신의학에서는 증상이 존재하는 시기와 양상, 사례 등을 말한다. 증상이 없는 시기가 뚜렷하게 구분된다는 의미로 쓰인다. 삽화는 자연적으로도 증상이 사라질 수도 있으나 대체로 매일, 온종일 지속된다. 삽화는 정상과 병적인 상태를 구분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 양극성장애의 특징은 조증 혹은 경조증(輕躁症) 삽화가 동시에 존재한다는 점이다. 조증 혹은 경조증 삽화일 때, 환자는 비정상적으로 기분이 들뜨거나 에너지가 증가하고, 잠을 자지 않아도 피로감을 느끼지 않으며 말과 생각이 빨라지는 모습을 보인다. 양극성장애의 조증 삽화는 우울장애와 임상적으로 뚜렷하게 구분된다. 그러나 양극성장애의 우울증 삽화는 우울장애와 유사한 양상을 보이는데, 환자들은 보통 우울한 상태일 때 병원에 방문하기 때문에 양극성장애 환자들은 처음에 우울장애로 진단되기 쉽다. 같은 우울 상태라고 하더라도 양극성장애의 우울증과 우울장애의 우울증은 치료 방향이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와의 상담과 병력 청취, 평가 등을 통해 잘 감별하는 게 중요하다. 양극성장애의 원인은 아직까지 명확하게 밝혀져 있지 않다. 현재까지는 여러 생물학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이 맞물려 작용해 양극성장애가 발생한다고 추정된다. 모든 양극성장애 환자들이 가족력이 있지는 않지만, 유전이 되는 경향이 상당히 높다고 볼 수 있다. 기존 연구들에서는 생물학적 요인이 약 70~80%를 차지하며, 나머지 20~30%는 스트레스와 같은 환경적 요인이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양극성장애는 기분이 비정상적으로 고양되는 조증 삽화를 특징으로 하는 ‘양극성장애 Ⅰ형’과 조증 삽화보다 증상이 경하고 상대적으로 지속기간이 짧은 경조증 삽화를 보이는 대신 동반되는 우울증이 강한 ‘양극성장애 Ⅱ형’으로 구분된다. 양극성장애 Ⅰ형은 조증 삽화와 우울증 삽화가 함께 나타난다. 조증 삽화기에는 기분이 고양되며, 과장된 자신감 및 팽창된 자존심 등이 특징이다. 수면 욕구가 감소해 잠을 안 자려고 한다. 목표 지향성 활동이 증가하게 되고, 고통스러운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쾌락적 활동이나 무분별한 도박 등에 몰두하기도 한다. 조증 삽화에서는 보통 병식이 없기 때문에 본인 스스로 병원에 방문하지 않고 보호자에 의해 내원하는 경우가 많다. 조증 증상이 심할 때는 빠른 입원 치료가 필요하다. 양극성장애 Ⅱ형에서는 경조증 삽화와 우울증 삽화가 함께 나타난다. Ⅰ형이 조증과 우울증이 번갈아 혼재된 상태로 나타난다면 Ⅱ형은 경조증 삽화 후에 독립적인 양상의 우울증이 강하게 나타난다. 경조증 삽화기에는 기분이 들뜨지만 조증 삽화기만큼 심하지는 않으며, 오히려 창의적인 생각들이 많이 떠오르고 예술적 혹은 생산적인 활동을 보이는 경우가 있다. 양극성장애 Ⅱ형에서 경조증이 문제가 되는 경우는 드물지만, 경조증 이후에 나타나는 우울증 증상이 문제가 된다. 경조증 이후의 우울증은 일반적인 우울증보다 기간도 더 길고 치료가 더 어려우며, 자살의 위험성도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양극성장애 Ⅱ형에서 우울증 삽화의 재발을 막기 위해서는 경조증부터 치료해야 한다. 양극성장애 환자에서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치료는 약물치료다. 이를 중심으로 상담치료 등 포괄적인 치료 계획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진료 현장에서는 리튬을 포함한 기분조절제(신경안정제), 항정신병약(정신분열증 치료제), 항우울제 등 다양한 약물이 활용되고 있다. 양극성장애 환자는 대부분 우울한 상태로 병원에 내원하는데, 양극성장애의 우울 삽화에서 항우울제를 사용하면 우울 증상이 호전되지 않거나 오히려 악화되는 경우도 있다. 충동성이나 감정 기복이 심해지고 때에 따라서는 자살 위험성을 더 높일 수도 있기 때문에 항우울제 사용은 조심해야 하며, 기분조절제 혹은 항정신병약제를 위주로 치료를 진행하게 된다. 특히 양극성장애 환자는 규칙적인 생활습관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양극성장애 환자는 수면시간이 변하면 기분에 더 큰 영향을 받기 때문에 규칙적으로 수면과 적절한 운동을 통해 건강한 생활 리듬을 유지해야 한다. 음주는 기분을 더 불안정하게 만들기 때문에 기분 증상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술을 반드시 피해야 한다. 환자가 매일같이 약을 챙겨 먹는 것은 상당히 어렵다. 따라서 같이 살고 있는 동거인·가족·보호자는 환자가 약을 잘 복용하는지 꼭 살펴보고 격려해주는 게 필요하다. 안용민 교수는 “양극성장애 환자 중 다수가 꾸준하게 치료를 받으면 증상이 전혀 없거나 증상이 있더라고 비교적 잘 지낸다”며 “본인의 적극적인 치료 의지와 가족들의 따뜻한 관심이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누리는 밑바탕”이라고 말했다.
2023-09-08 12:28:54
스마트폰과 컴퓨터에 혹사 당하는 눈, 뻑뻑하고 침침해진 눈에는 휴식이 필요하다. 젊은 세대에게 치명적인 눈 질환이 발생하는 경우는 드물지만, 작은 증상을 방치하면 나도 모르는 사이에 건강하던 눈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 아직은 눈 관리에 무관심한 2030 세대가 주의해야 할 증상은 무엇인지 김태기 강동경희대병원 안과 교수와 알아보자. Q. 스마트폰이나 PC 등 디지털 기기 사용이 많은 2030 세대의 대표적인 안과 질환에는 어떤 것이 있나?A. 젊은 세대에게 가장 흔한 안과 질환이라면 안구건조증을 꼽을 수 있다. 책, 컴퓨터, 휴대전화기 등을 오래 보고 있으면 눈의 깜빡임이 줄어 눈이 건조해지기 때문이다. 젊은 여성층의 경우, 콘택트렌즈 관련 합병증으로 병원을 찾는 경우도 많다. 렌즈로 인해 각막에 상처가 나거나 감염이 생기거나 건조증이 발생한 경우가 대부분이다.휴대전화기, 태블릿, 컴퓨터 모니터 등을 가까이 오래 쳐다보게 되면 눈 속 근육이 쉽게 피로해 젊은 노안 증상이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 책이나 모니터를 볼 때 나도 모르게 눈을 가늘게 뜨고 고개가 뒤로 빠지면서 글자를 읽고 있다면 젊은 노안 증상이 시작된다는 신호일 수 있다.Q. 고령에서 나타나는 노안과 젊은 세대에게 나타나는 노안과 차이가 있을까?A. 나이 드신 분들의 경우, 주로 수정체 탄력이 떨어져서 생기는 노안이기 때문에 시간이 지날수록 점검 심해지고, 좋아지지 않는다. 반면, 젊은 층에 생기는 노안은 대개 가까운 것을 오래 봐서 수정체를 조절하는 근육이 수축하며 피로해져서 생기는 증상으로 눈을 충분히 쉬어 주면 증상이 개선된다.Q. 젊은 2030 세대지만, 안과를 반드시 방문해야 하는 증상은 무엇인가?A. 눈을 충분히 쉬어 줬는데도 시력이 떨어지는 경우, 눈에 통증이 있거나 눈에 뭔가 떠다니는 것이 보이는 비문증 증상이 있다면 병원을 찾아야 한다. 비문증은 보통 노화로 발생하는데, 간혹 망막에 피가 나거나 찢어져서 생기는 경우가 있다. 방치하게 되면 망막박리와 같은 심각한 질환이 될 수 있기에 반드시 전문의의 진료가 필요하다.비문증을 방치하다 망막박리가 되어 병원을 방문하는 사례가 있다. 비문증은 20~30대에 흔히 생기는 질환은 아니다. 하지만 고도 근시와 같이 기저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주의가 필요하다. 고도 근시는 안구가 길어서 망막 위에 맺혀야 하는 초점이 망막 앞에 맺힌다.먼 곳이 잘 안 보이고 가까운 곳이 잘 보이는데 상대적으로 안구가 크다. 그래서 눈을 둘러싼 망막 신경이 얇다. 그만큼 찢어지기 쉽기에 더욱 주의해야 한다. 비문증 증상이 있으면 바로 병원 검사를 받아야 한다.Q. 젊은 세대를 위한, 젊은 세대들의 눈 건강 관리법이 있다면?A. 일상에서 디지털 기기를 사용하지 않을 수 없기에 틈틈이 눈을 쉬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20분 정도 모니터나 휴대전화기를 봤다면 20초 정도는 먼 산을 바라보며 눈 속의 조절근을 쉬게 해줘야 한다.아무것도 없는 하늘을 보는 것 보다는 멀리 있는 산, 건물의 지붕 등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좋다. 사무실과 같은 좁은 공간이라면 최소 6m 정도 떨어져 있는 다른 사람 책상을 바라보는 식으로 눈에 충분한 휴식을 취해야 한다.눈의 피로를 풀어주는 스트레칭이 있다면?1. 눈동자 굴리기눈동자를 동서남북 방향으로 움직이며 각각 10초씩 바라본다. 이 동작을 2~3회 반복하며 눈 근육을 풀어준다. 먼 지점을 바라보며 눈으로 천천히 숫자 8을 그려주는 것도 좋다.2. 원근 조절 운동손가락 하나를 눈으로부터 30cm 앞에 두고 10초간 바라본 뒤 5m 이상 떨어진 먼 곳으로 시선을 옮겨 다시 10초간 바라본다. 동작을 1분간 반복한다.3. 눈 마사지눈을 감은 상태에서 따뜻한 손으로 동공 주변을 부드럽게 마사지한다. 손가락으로 눈 위를 5초 간 지그시 눌러주는 동작을 10회 반복한다.4. 눈 찜질양손을 따뜻해질 때까지 비벼 문지른 후, 눈을 감고 손바닥으로 가볍게 눈을 감싼다. 눈동자에 가볍게 손바닥을 3분 정도 대고 있는다.
2023-09-07 09:55:09
서양인에게는 상대적으로 발병률이 낮지만 위암은 여전히 한국 일본 등 아시아인에게는 위협적이다. 2020년 국내 암 통계에 따르면 위암은 갑상선암, 폐암, 대장암, 위암에 이어 신규 발생률 4위를 차지했다. 전체 24만7952명의 신규 암 환자 중 10.8%인 2만6662명이 위암이었다. 갑상선암을 제외하면 불과 10년전 만해도 위암이 1등이었지만 지금은 건강검진과 적극적 예방으로 크게 비중이 낮아졌다. 하지만 위암의 유병률은 갑상선암에 2위다. 2020년 277만6792명의 전체 암 환자 중 14.5%인 33만217명이 위암으로 진단돼 생존하고 있다. 폐암, 대장암보다는 장기 생존율이 월등히 낫다는 얘기다. 위암의 5년 생존율은 1993~1995년 43.9%에서 2015~2019년 77.5%로 33.6%p 향상됐다. 국한암(Localized, 번지지 않음)은 97.6%, 국소암(Regional, 인접 조직이나 장기 및 림프절로 침투)은 62.1%, 원격전이암(Distant)은 6.4%로 큰 차이를 보였다. 이 중 원격전이암의 5년 생존율은 암 신규 발생 5대암 가운데 가장 낮았다. 폐암의 경우 1980년대만 해도 6개월도 살지 못하는 경우가 태반이었다가 지금은 1년을 넘기는 경우가 늘어난 반면 위암은 전이될 경우 폐암보다도 짧은 삶을 영위하다가 죽음에 이르게 되는 것이다. 70%가 표적있는 폐암과 달리 위암은 표적이 10~15%에 그쳐 … 개인별 이질성도 커 약물치료 어려워 이는 전이될 경우 폐암이나 대장암보다도 오래 살지 못한다는 것인데 마땅한 항암제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위암은 폐암과 달리 표적이 많지 않고, 개인별로 위암의 이질성이 강해 치료제가 잘 듣지 않는 특징을 보인다. 또 위암은 표적이 존재하는 암이 70%에 달하는 폐암과 달리 표적이 HER2 15% 이하, EBV/MSI-H(엡스타인-바 바이러스 감염 또는 고도 미세부수체 불안정) 10% 정도의 비율에 그친다. 그나마 HER2 돌연변이 양성 환자에서는 ‘허셉틴주’(트라스트주맙)과 같은 HER2 표적치료제들이 등장해 생존기간을 연장했지만, HER2 음성 환자의 1차 치료 단계에서는 항암화학요법 외 이렇다 할 대안이 없었다.또 미국에서 위암 환자가 적다보니 관련 연구가 부진하며, 아시아에서 조기진단과 조기수술로 높은 초기치료율을 올리다보니 전이 위암에 대한 대처가 미흡한 것도 전이 위암 치료가 미충족 의료수요가 큰 영역으로 남은 이유다. 위암을 인간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HER2) 양성과 음성으로 나누면 그 비율이 각각 15~20%, 80~85% 안팎이 된다. 라선영 연세암병원 종양내과 교수는 6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가진 ‘옵디보 HER2 음성 위암 급여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진행성 또는 전이성 위암의 약 80%는 HER2 발현이 낮은 HER2 음성 환자에 해당할 만큼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며 “옵디보 등장 전까지 HER2 음성 위암의 유일한 1차 치료 옵션은 화학요법으로, 치료 후에도 전체생존기간 중앙값이 1년 미만에 불과했다”고 말했다. 이어 “다른 암종과 마찬가지로 위암에서도 새로운 표적치료제 개발이 여러 차례 시도됐지만 대부분의 임상이 실패했다”며 “옵디보가 CheckMate-649 임상에서 기존 화학요법보다 유의한 생존 개선 혜택을 입증하면서 새로운 HER2 음성 위암 1차 표준치료로 자리잡게 됐다”고 설명했다.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 및 일본 오노약품공업의 PD-1 억제제인 ‘옵디보주’(Opdivo, 성분명 니볼루맙 nivolumab)는 2021년 4월 16일 PD-L1 발현 여부와 상관없이 진행성 또는 전이성 위암, 위식도접합부암, 식도암 선암 등의 치료제로 화학요법과 병행하는 용법이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얻었다. 같은 해 5월 21일에는 화학요법 및 방사선요법(신보조요법)을 먼저 받은 후 이들 암을 완전절제한 환자의 보조요법(수술후 항암치료)으로 승인받았다.국내서는 2021년 6월 면역항암제 최초로 진행성 또는 전이성 위선암, 위식도 접합부 선암 또는 식도선암의 1차 치료로서 플루오로피리미딘계 및 백금 기반 화학요법과의 병용요법으로 국내 허가를 받았다.적응증에는 HER2 음성 위암이란 규정이 없지만 옵디보는 이 영역에서 약 20년 만에 승인을 받은 1차 치료 옵션이 됐다. 옵디보는 국내 허가 후 약 2년 만인 2023년 9월 1일부터 진행성 또는 전이성 위선암, 위식도 접합부 선암 또는 식도선암의 1차 치료에서 HER2 음성이며 PD-L1 발현율 CPS 5 이상인 환자를 대상으로 급여가 적용되고 있다. CPS(Combined Positive Score)는 특정 암조직 범위 내에 존재하는 암세포 및 면역세포에 발현된 PD-L1의 수가 전체 세포 대비 어느 비율로 존재하는 지 나타내는 척도로 % 단위를 숫자로 표시한다. CPS가 높을수록 표적단백질의 발현 정도가 많다고 할 수 있다.이번 급여로 옵디보+CapeOX(capecitabine, oxaliplatin) 병용요법으로 한달 간 치료받을 경우 본인 부담금이 570만1000원(비급여)에서 28만5000원(급여, 전체 약제비의 5%)으로 크게 줄었다. 옵디보, HER2 음성 위암 1차 치료에서 병용요법시 단독 화학요법보다 생존 연장 면역항암제 최초로 입증 옵디보는 CheckMate-649 3상 임상 결과를 바탕으로 위암 1차 치료제로 등극했다. 옵디보+화학요법 병용요법은 이 임상의 3년 장기 추적관찰 결과 PD-L1 발현율에 관계없이 화학요법 단독요법 대비 지속적이고 장기적인 생존 이점을 확인했다. 이 때 쓰인 화학요법은 FOLFOX6(fluorouracil, leucovorin, oxaliplatin) 또는 CapeOX 중 택일이었다. 옵디보+화학요법 병용은 전체 환자군에서 전체생존기간 중앙값(mOS) 13.7개월과 3년 전체 생존율 17%를 기록하며, 화학요법 단독군(11.6개월, 10%) 대비 유의한 생존 개선 혜택을 확인했다(HR 0.79, 95% CI: 0.71-0.88). 이와 관련 한국, 일본, 대만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ATTRACTION4 임상에서 한국인의 mOS는 19.7개월로 나와 위약의 14.9개월 대비 사망위험을 23% 감소시키는 결과를 냈다. 이 때 각각 병용한 항암제는 CapeOX 또는 SOX(gimeracil, oteracil, tegafur복합제(S-1 또는 TS-1)+옥사플라틴)였다. SOX 병용요법 중 S-1은 서양인에게 견딜 수 없는 독성을 보여 주로 아시아인게만 쓰는 세포독성항암제다. PD-L1 CPS 5 이상 환자군에서도 옵디보+화학요법 병용은 14.4개월의 전체생존기간 중앙값으로 화학요법 단독군(11.1개월)보다 높은 장기 생존 혜택을 입증했다(HR 0.70, 95% CI: 0.61-0.81).12, 24, 36개월 시점의 전체생존율은 옵디보+항암화학요법군이 57%와 31%, 21%, 항암화학요법군은 46%, 19%, 10%로 집계됐다.옵디보+화학요법 병용의 무진행생존기간 중앙값(mPFS)은 전체 환자군에서 7.7개월로 화학요법 단독요법의 6.9개월보다 높게 나타났다(HR 0.79, 95% CI: 0.71-0.89). PD-L1 CPS 5 이상 환자군에서도 옵디보+화학요법 병용은 화학요법 단독군의 6.1개월보다 유의하게 높은 8.3개월의 무진행생존기간 중앙값(mPFS)을 달성하며 질병 진행 사망 위험을 30%까지 낮췄다 (HR 0.70, 95% CI: 0.60-0.81).삶의 질 측면에서도 옵디보+화학요법 병용은 화학요법 단독군보다 낮은 삶의 질 저하 위험(time to health-related quality of life (HRQoL) score definitive deterioration, TuDD)을 보이며 유효한 치료 혜택을 보였다. TUDD는 주로 항암제 임상시험에서 피험자를 시험군과 대조군으로 임의 배정한 뒤 건강관련 삶의 질 점수(HRQoL score)가 치료시작 시점 대비 5점 이상 감소하거나 이후 개선되지 않는 상태를 보이는 데 걸리는 기간을 말한다. 새로운 안전성 관련 이상 징후는 나타나지 않았다. 면역관련 이상반응은 대부분 1 또는 2등급이었으며 3 또는 4등급은 두 군 모두 5% 이하로 나타났다.라 교수는 “CheckMate-649 임상 결과 옵디보는 PD-L1 발현율에 관계없이 1년 이상의 전체생존기간 중앙값과 높은 반응률을 달성했을 뿐만 아니라 지속적인 치료 반응을 보여, 모든 환자(all-comer)의 1차 치료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국내 허가됐다”며 “이 중 PD-L1 CPS 5 이상 환자를 대상으로 이번에 급여가 적용되면서 국내 위암 환자들의 치료 접근성이 향상돼, 1차 치료 단계에서부터 장기 생존을 목표로 한 효과적인 치료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고빈도 현미부수체 불안정성(MSI-H) 환자 역시 옵디보+항암화학요법의 전체생존기간 중앙값이 38.7개월, 항암화학요법은 12.3개월로 옵디보+항암화학요법의 사망위험이 66% 더 낮았다(HR=0.34, 95% CI 0.16-0.74).현미부수체 안정(MSS) 환자 또한 옵디보+항암화학요법의 전체생존기간 중앙값이 13.8개월, 항암화학요법은 11.5개월로 옵디보+항암화학요법의 사망위험이 21% 더 낮았다(HR=0.79, 95% CI 0.71-0.89).PD-L1 발현율 5% 이상인 환자에서 2차 무진행생존기간(PFS2, 암의 재발로 인해 다른 치료제를 투여받은 뒤 다시 원래 치료를 받을 때 산출하는 무진행생존기간) 중앙값은 옵디보+항암화학요법이 13.7개월, 항암화학요법은 9.8개월로 옵디보+항암화학요법 후 2차 치료에서 질병 진행 또는 사망의 위험이 33% 더 낮았다(HR=0.67, 95% CI 0.58-0.77).전체 환자에서 2차 무진행생존기간 중앙값은 12.1개월과 10.4개월로 역시 옵디보+항암화학요법 후 2차 치료에서 질병 진행 또는 사망의 위험이 24% 더 낮았다(HR=0.76, 95% CI 0.68-0.85).PD-L1 발현율 5% 이상인 환자에서 객관적반응률(Objective Response Rate, ORR)은 옵디보+항암화학요법군이 60%, 항암화학요법군은 45%로 집계됐다. 전체 환자군에서는 각각 58%와 46%로 모두 병용요법군이 더 높았다.PD-L1 발현율 5% 이상인 환자에서 반응 지속기간(Duration of Response DoR) 중앙값은 병용요법군이 9.6개월, 항암화학요법군은 7.0개월로 나타났다. 전체 환자군에서는 8.5개월과 6.9개월로 집계돼 역시 병용요법군의 반응이 더 오래 지속되는 것으로 확인됐다.PD-L1 발현율 5% 이상인 환자에서 12, 24, 36개월 시점의 반응 유지율은 옵디보+항암화학요법이 44%, 25%, 19%, 항암화학요법은 30%, 14%, 12%로 집계됐다.전체 환자에서는 옵디보+항암화학요법의 12, 24, 36개월 시점 반응 유지율이 41%, 21%, 16%, 항암화학요법군은 28%, 11%, 9%로 보고됐다.HER2 음성 외에 MSI-H에도 효과 있는데 급여 안돼 ‘사각지대’ 존재 그러나 라 교수는 이번 급여가 PD-L1 발현율 5% 이상인 HER2 음성 위암 환자로 국한됨으로써 치료의 사각지대가 남았다고 지적했다. 예컨대 고빈도-현미부수체 불안정성(MSI-H) 환자의 경우 면역항암제가 굉장히 좋은 효과를 보이는데, MSI-H와 PD-L1 발현율 간에는 연관성이 없어 자칫 PD-L1 CPS가 음성이거나 5 미만인 MSI-H 환자들이 급여 혜택을 받지 못하는 불상사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꼬집었다. 예컨대 CPS 5 이상인 환자에서 MSI-H인 경우는 34명 중 4명이고, CPS 5 이하인 환자에서는 MSI-H인 경우가 73명 중 6명으로 별 차이가 없다. 또 국내서 CPS가 음성이거나 5 미만으로 옵디보+화학요법제 병용치료를 받은 비율은 40.2%, 전세계 기준으로 38.9%로 이들은 치료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것이다. 또 현행 급여 체계는 환자가 자비(비급여)로 옵디보 치료를 진행할 경우 기존에 보험급여가 적용되고 있는 화학요법마저 비급여로 전환되고 있는데 이는 환자의 치료비 부담을 가중시켜 최선의 치료를 선택할 기회를 박탈할 수 있다고 말했다.무엇보다 기존의 항암화학요법에 면역항암제를 추가했을 때 최소한 손해가 되지는 않는 만큼, 기존의 항암화학요법까지 비급여로 전환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라 교수는 지적했다. 그는 “다양한 연구에서 면역항암제(미국 머크(MSD)의 PD-1 억제제인 ‘키트루다주’(Keytruda, 성분명 펨브롤리주맙 Pembrolizumab 포함)와 항암화학병용요법이 HER2 음성 전이성 위암 1차 치료에서 PD-L1 발현율과 상관없이 이득을 제공한다는 결과가 지속적으로 도출되고 있다”고 강조했다.이어 “면역항암제 단독이 아니라 기존에 사용하고 있던 항암화학요법에 면역항암제를 추가하는 만큼(최소한의 효능은 보장된 만큼), 부작용의 위험이 크게 증가하지 않는다면 더 많은 환자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역설했다.여기에 더해 “옵디보+항암화학요법이 2차 무진행생존율(증상이 악화돼 화학요법제 단독요법을 하다가 다시 병용요법으로 돌아선 경우)을 개선한다는 것은, 첫 치료에서 종양세포를 확실하게 잡아 더 나빠지지 않게 한다는 것으로 그만큼 순차치료가 중요하다는 의미”라면서 “이러한 환자들이 쓸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덧붙였다.라 교수는 “유관 학회에서도 이러한 현행 급여 체계를 개선해, 기존 치료요법에 병용요법으로 신약이 추가되는 경우 기존 치료요법은 급여를 유지하고 신약에만 100/100(환자가 100% 부담)을 적용하는 방향으로 정부를 설득 중“이라고 덧붙였다.현재 유방암에서 수술 후 보조요법으로 퍼투주맙을 추가 투여해도 퍼투주맙만 본인 부담(100%)이 허용되고 있다. 난소암에서는 젬시타빈+카보플라틴 병용요법에 베바시주맙을 추가할 경우 베바시주맙만 비급여 자기부담이 허용되고 있다. 또 두경부암에서는 플루오로우라실+시스플라틴 병용요법에 세툭시맙을 추가할 경우 세툭시맙만 비급여 자기부담을 용인하고 있다. 약물치료반응 평가하는 바이오마커 동반보조진단에도 고수가 적용해야 이 자리에서 이혜승 서울대병원 병리과 교수는 위암 치료 영역에서 병리검사 역할의 강화와 진단 플랫폼 간 호환 필요성에 대해 설명했다. 이 교수는 “바이오마커는 약제의 치료 반응 및 효과를 사전에 예측함으로써 맞춤형 항암 치료를 가능케 하는 중요한 지표”라며 “최근 항암 신약의 급여 적용 과정에서 병리검사 결과가 기준으로 설정되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병리검사가 치료 옵션 선택 및 치료 전략 수립 과정 전반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운을 뗐다.그는 “이번 옵디보 위암 1차 치료 급여 개시와 동시에 PD-L1 IHC 28-8 PharmDx 진단 플랫폼이 기존에 허가 받은 ‘동반보조진단’에서 옵디보+화학요법 병용요법 급여 대상 환자 선별을 위해 ‘동반진단 검사에 준하는 경우’로 사용목적과 수가가 변경돼 약제와 병리검사 급여 개정이 동시에 이루어지면서 환자들이 비교적 빠른 시일 내에 급여 치료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동반진단의 개정이 약제 급여보다 더 이른 시기에 이뤄져야 급여 공백이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이 교수는 이어 “최근 여러 암종에서 다양한 신약들이 연이어 등장하고 있는데, 현재 국내 시스템상 동일 암종에서 같은 바이오마커를 검사하더라도 각 약제별로 다른 진단 플랫폼과 진단 시약을 세팅해야 해 효율적으로 검사를 진행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앞서 폐암에서 PD-L1 발현율을 기준으로 급여 대상 환자를 선별할 때 서로 다른 진단 플랫폼 간 호환을 인정한 사례처럼 위암을 포함한 다른 암종에서도 진단 플랫폼 간 호환 인정에 대한 적극적인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예컨대 이번 옵디보 위암 동반보조진단(이번에만 동반진단에 준함)에는 PD-L1의 여러 아형 중 국내에서는 28-8만 급여기준으로 인정하고 있는데 외국처럼 SP263, 22C3 등에 대해서도 인증을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3가지 아형 간 PD-L1 발현율 평가에는 큰 오차가 없는 것으로 학술적으로 입증됐다.이 교수는 “현재 국내에서는 약제별 임상연구 설계에 따라 허가 및 급여 기준을 설정하기 때문에 동일 암종과 동일 바이오마커에 대한 병리검사를 진행하더라도 각 약제마다 다른 진단 플랫폼과 진단 시약을 사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계속해서 새로운 신약이 등장함에 따라 진단 플랫폼과 진단 시약이 다양해지면서 임상 현장에서는 항체마다 개별적인 진단기기를 세팅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라며 “병리 및 임상 현장의 효율성 제고와 사회적 비용 경감을 위해서는 진단 플랫폼 간 호환 인정에 대한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그는 이어 “위암은 이질성이 높은 암으로, 한 부위의 샘플만으로는 CPS를 판독할 수 없어 위암 조직의 여기저기에서 샘플을 채취해 평균 값을 내야 한다”며 “이는 곧 병리과의 업무부하로 이어져 이에 대한 적정수가가 반영돼야 한다”고도 호소했다.또 “"환자들의 치료 결정을 위해 시행하고 있는 여러 바이오마커 검사 중 PD-L1 및 ALK 정도에만 동반진단(레벨 2, 고수가, 질병 판정) 수가가 산정돼 있어, HER2 검사조차 여전히 동반보조진단(레벨 1, 상대적으로 저수가, 치료반응예측)으로 수가가 매겨져 있다”며 “동반진단의 개념으로 허가가 이뤄지기 전에 사실상 동반진단 목적으로 시행되고 있는 다수의 바이오마커 검사들에 대해서도 수가 인상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2023-09-06 14:41:37
흔히 유전학과 생물학이 인류의 건강과 질병에 대해 25%를 설명해주고, 나머지 75%는 사회경제적, 육체적(발육 및 교육) 요인에 좌우된다는 게 의과학자들의 견해다. 유전학 관련 지식과 개념이 급격히 확장하고 휴먼게놈프로젝트가 한창 진행되던 1990년대 후반과 2000년대 초반에는 유전학이 모든 것을 해결해줄 것으로 기대하기도 했다. 그 결과 오늘날 희귀질환의 80%이상이 유전자 이상에 의한 것임을 알게 됐고, 수많은 유전자치료제(안티센스올리고펩타이드(ASO)와 유전자 표적치료제, 후성유전 억제제 포함)가 등장했다.그러나 여전히 유전학이 설명하지 못하는 부분이 있다. 질병 유발 유전자가 없어도, 질병 예방 유전자가 존재해도 병이 생기는 경우다. 이런 간극을 해결하기 위해 등장한 게 바로 후성유전학이다. 타고난 DNA 유전서열 기반 ‘유전학’ vs 생활습관·환경에 따른 DNA 발현 변화 ‘후성유전학’ 생명체 내에서 중요한 유전정보 및 생물학적 정보를 암호화하고 DNA 유전자서열과 그 기능을 규명하는 게 바로 유전학(Genetics)이다. DNA는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유전물질로 유전자 서열은 결코 변하지 않는다는 철칙을 바탕에 깔고 있다.반면 후성유전학(Epigenetics, 後生遺傳學)이란 DNA의 유전자 서열이 변화하지 않은 상태에서 유전자 발현이 생활습관이나 환경 등에 의해 좌우되는 것을 연구하는 유전학의 한 영역이다. 어원을 따져도 접두사 ‘epi’는 그리스어로 주변, 표피, 부수적인 것을 말한다. 한자로는 선천성이 아닌 ‘나중에 변화(발현)하는’ 의미로 후성이라 부른다.일란성 쌍둥이의 각기 다른 건강 상태는 후성유전학을 설명하기 쉬운 보기가 될 수 있다. 동일한 유전정보를 가진 쌍둥이 중 한 명은 비만이고, 다른 한 명은 정상체중을 유지했다면 전자의 경우 불균형한 식습관, 운동을 하지 않은 습관을 가졌을 확률이 높다. 이런 환경적 요인의 차이는 후성유전학적 변화를 유발할 수 있다.후성유전학은 타고난 DNA 서열의 발현 여부를 조절하는 DNA의 화학적, 물리적 변화에 대해 집중 연구한다. 화학적 변화로는 크게 DNA 메틸화(DNA methylation), 히스톤 구조변화(histone modification), 비암호화 RNA 활성( noncoding RNA action) 등이 있다. 히스톤 구조변화로는 효소촉매(enzyme-catalyzed) 아세틸화(acetylation), 메틸화(methylation), 인산화(phosphorylation), 유비퀴틴화(ubiquitylation) 등이 있는데 뉴클레오솜(nucleosome, 염색체의 기본단위) 내 DNA와 히스톤 간 상호작용에 영향을 미친다. 염색체 중 DNA가 나선형으로 감긴 실이라면, 히스톤은 DNA 가닥이 감기는 실패이자 저장 매질 역할을 한다. 이 중 가장 많이 연구되는 기전이 DNA 메틸화다. DNA의 시토신(C) 염기에 메틸기(-CH₃)가 결합하는 과정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메틸화가 되면 유전자 발현이 꺼지고(OFF), 메틸기를 제거하면(탈메틸화) 유전자가 발현된다(ON). 만약 암 유발을 억제하는 유전자가 메틸화되면, 이 유전자는 OFF 상태가 되어 암이 유발될 수 있다. DNA 메틸화 수준이 유전자 발현 정도(단백질 양)에 영향을 미치고 질병의 발생 또는 무병으로 이어진다. DNA 메틸화, 후성유전학에서 왜 중요한가? … 암 조기발견의 핵심 열쇠 많은 연구에서 DNA 메틸화에 의한 유전자 조절 변화가 암, 심혈관질환, 자가면역질환, 대사질환을 비롯한 많은 생명을 위협하는 질병의 발병과 관련돼 있는 것으로 보고됐다. 예를 들면 BRCA1 유전자는 유방암 및 난소암 발생과 연관된 유전자로, 종양을 억제한다. 유전자 변이로 이 유전자의 발현이 감소하면 종양 억제 기능이 약화돼 암 발생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 이 때 BRCA1 유전자에 DNA 메틸화라는 후성유전학적 변화가 오면 유방암에 발생하고, 그렇지 않으면 문제없이 보낼 가능성이 높아진다. 또 다른 예로 MLH1 유전자와 대장암의 연관성을 들 수 있다. DNA 손상을 수정하는 MLH1 유전자가 DNA 메틸화로 인해 발현이 억제되면, DNA 불일치 수리 기능이 감소하여 DNA 손상이 누적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로 인해 종양을 형성하는 데 필요한 변이들이 쉽게 발생할 수 있다. 정상조직과 대장암 조직에서 MLH1 유전자의 후성유전적 변화(DNA 메틸화)를 분석함으로써 대장암 등 기타 종양 발생에 미치는 영향을 가늠할 수 있다.후성유전학적 변화 중 다수는 종양 형성 및 질병 발생 초기에 발생한다. 따라서 이런 변화를 개인맞춤형 정밀의학, 선제적 예방의학 관점에서 조기에 평가한다면 질병의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어떤 유형의 암에 걸릴 위험이 높은지, 현재 어떤 상태인지를 파악해 암의 조기발견에 도움이 될 수 있다.신약개발 및 정밀의학진단의 단서가 되는 후성유전학수년 전부터 후성유전학 메커니즘을 표적으로 삼아 메틸화를 억제하거나 조절하는 신약들이 속속 등장했다. 예컨대 DNA methyltransferase(DNMT) 억제제는 일명 ‘저알킬화제’(hypomethylating agent, HMA)로서 아자시티딘(Azacitidine) 및 데시타빈(Decitabine) 등이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얻었다. Histone Deacetylase(HDAC) 억제제로는 Vorinostat, Romidepsin, Panobinostat, Belinostat 등이 FDA 허가를 받았다. 히스톤 및 비히스톤 단백질의 라이신 잔기에서 아세틸기를 촉매작용을 통해 제거하는 HDAC를 억제함으로써 아세틸화 수준을 증가시키는 기전을 갖는다. 혈액암에서 기존 치료제에 듣지 않고, 중증 부작용을 피하고 싶을 때 투여하는 약물들이다. enhancer of zeste homolog 2(EZH2) 억제제로는 미국 에피자임(Epizyme)의 ‘타즈베릭’(Tazverik, 성분명 타제메토스타트, Tazemetostat)이 FDA로부터 유일하게 승인받았다. 메틸트랜스퍼라제 억제제(methyltransferase inhibitor)를 겸하는데 2020년 1월 완전 절제 대상이 아닌 전이성 또는 국소진행성 상피양육종(epithelioid sarcoma, ES, 희귀연조직종양)이 있는 16세 이상의 성인 및 소아 환자의 세계 첫 치료제로 허가받았다. 이어 같은 해 6월 EZH2 변이 양성을 가진 재발성 또는 불응성 여포성 림프종(FL) 치료제로 추가 승인을 얻었다. EZH2는 EZH2 유전자에 의해 발현되는 히스톤-라이신 잔기의 질소 말단 메틸전이효소(histone-lysine N-methyltransferase enzyme: EC 2.1. 1.43)의 일종으로서 여기에 변이가 일어나면 후성적인 희귀종양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후성유전학적 신약들이 처방되려면 대부분 동반진단 검사나 바이오마커 검사를 거쳐야 한다. 후성 신약들이 점차 많이 등장하면 관련 정밀의학 진단검사도 함께 늘어날 전망이다. DNA 메틸화는 평생 건강관리의 바이오마커 … 질병예측, 조기진단, 예후관리에 도움 현재 DNA 메틸화는 체외진단에서 바이오마커로 활용될 만큼 충분히 안정적이다. 따라서 이를 활용한 예방의학 분야의 발전 가능성도 무궁무진하다.우선 흡연, 납·카드뮴·수은 등 중금속 노출, 미세먼지 등 환경적으로 유발된 메틸화 변화를 기준으로 질병 발생 위험도를 발병 전에 평가하는 게 가능하다.둘째, 다양한 유형의 암이나 중증 만성질환의 발병 초기에 메틸화가 일어난다는 점을 감안하면 비침습적 방법인 액체생검(혈액과 타액 등 체액을 통한 유전자 및 바이오마커 검출 검사)에서 DNA 메틸화 변화를 감지하여 질병을 조기진단할 수 있다. 이는 치료 가능성을 크게 높일 수 있는 지름길이다.셋째, 사망 위험도, 질병 진행 상태, 새로운 질병 발생 가능성을 예측하는 바이오마커로서 약물치료, 식이요법, 운동요법 등을 실천하는 세부사항을 결정할 때 도움을 얻을 수 있다. 아울러 이런 치료 노력으로 예후가 호전 또는 악화되는지 등을 모니터링하는 데 유용하다. 개개인의 DNA 메틸화 등 후성적 변화는 생활습관, 주거환경, 노출된 독성물질 등에 따라 다양하게 변할 수 있다. 수많은 연구에서 얻은 증거를 통해 질병 특이적 메틸화 변화가 질병을 예측하고, 치료성과를 평가하는 예후 바이오마커로 사용될 수 있으며 개인맞춤의학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란 점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예방의학 수단으로서 DNA 메틸화 지표는 쓸모가 많다. 생활습관, 식습관, 주거환경 개선을 통해 건강관리를 할 때 후성유전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는 잣대가 된다. 예컨대 엽산, 콜린, 베타인 및 비타민B군들은 DNA 메틸화를 조장하는 영양소로 작용할 수 있다. 하지만 이들 영양소가 결핍 또는 불균형을 이루면 체내 호모시스테인을 증가시켜 암, 치매, 심혈관질환을 일으키는 요인이 된다. 넘쳐도 안 되고, 모자라도 안 되는 영양소 밸런스를 후성유전학적 관점에서 맞춰줄 수 있다. 필수영양소 적당량을 꾸준히 섭취하도록 가이드하는 데 후성유전학적 지표가 도움이 된다. 식물에서 발견되는 물질 중 폴리페놀은 후성유전체 조절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과일, 씨앗, 야채 등에서 폴리페놀이 발견이 되는데, 이는 강력한 항암제이자 항산화제, 항염증제로 작용한다. 폴리페놀 종류인 갈산(Gallic acid, 곡물 과일의 외피, 베리류, 견과류, 차잎 등에 풍부), 시금치(Kaempferol), 강황(Curcumin) 양파(Quercetin), 레스베라톨(Resveratol) 등은 후성유전학 기전에 선한 영향을 주어 암 진행을 예방하고 억제하는 것으로 보고돼 있다. 또 후성유전학 조사로 생체나이 예측이 가능하다. 금연, 금주, 규칙적 운동 등의 생활습관은 DNA 메틸화를 억제함으로써, 노화 가속도를 늦춰 생물학적 나이보다 어린 생체나이를 갖게 해 노화를 늦출 수 있다.후성유전학 진단 선두주자 시선바이오 ‘메틸케어’ 서비스 이에 국내 유전진단 전문업체들도 후성유전학적 진단검사 제품을 속속 내놓고 있다. 이 분야의 선두주자인 시선바이오머티리얼스(대표 박희경)는 올해 초 암 발생 위험도를 예측하는 개인맞춤형 메틸화 검사 서비스 ‘메틸케어’를 내놓고 마케팅을 활발하게 전개하고 있다.메틸케어는 여러 암종 중 가장 유전성이 높은 유방암 난소암 대장암을 비롯해 간암 폐암 위암 전립선암 방광암 췌장암 자궁내막암 등 10종을 시작으로 차츰 암종 수를 늘려나갈 계획이다. 바이오마커는 국내서 가장 많은 20개 바이오마커를 확보하고 있다. 이들 중 몇 가지를 포함해 시선바이오는 한국인에 적합한 바이오마커 10여종을 자체 발굴했다. 메틸케어의 장점은 무엇보다 정확도에 있다. 시선바이오의 DNA 메틸화 검사에 쓰이는 독자적인 Epi-sPNA는 메틸화된 C(사이토신)와 선택적인 소수성 결합을 하는 특수 작용기를 화학적 및 구조적 안정성이 높은 PNA(인조 DNA)에 붙인 것으로, 가장 흔하게 메틸레이션이 일어나는 C-G(시토신-구아닌)간 서열에서 얼마나 많은 메틸화가 이뤄졌는지를 확연하게 보여준다. Epi-sPNA는 기존 진단업체들이 DNA 메틸화를 확인하는 데 쓰는 바이설파이트(Bisulfite)를 채택하지 않는다. 바이설파이트는 처리 과정에서 DNA 손실이 크고, 정확도 및 재현성이 떨어지고 위양성률이 높게 나오는 문제가 컸다. 또 3회가량 확인하는 과정에서 검사에 3일 이상이 소요됐고 민감도를 나타내는 최소검출한계가 10%에 달했다. 따라서 메틸케어는 높은 정확도, 재현성과 하루 만에 끝나는 단축된 검사시간을 자랑한다. 더욱이 메틸케어는 DNA 메틸화 수준을 정성이 아닌 정량적 수준으로 분석해준다. 의사들로서는 정량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좀 더 정교한 평가와 처방이 가능하다. 의료소비자에게는 건강지표별로 ‘안심’ ‘관심’ ‘주의’ 등 명료한 분석결과를 제시한다. 병원 경영 측면에서 메틸케어 서비스는 실손보험 적용을 받을 수 있어 유리하다. 임상적으로 검증된 바이오마커를 바탕으로 건강상태의 호전이나 악화를 지속성 있게 정량적으로 보여줄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병원별로 희망할 경우 더 많은 암종과 바이오마커를 검사 항목에 유연하게 추가할 수 있다. 박희경 시선바이오 대표는 “가장 임상적으로 의미 있고 검증된 바이오마커를 엄선해 메틸케어 서비스에 담았다”며 “지속적인 임상시험을 통해 유용한 바이오마커를 확충하고, 혈액 한 방울로 후성적 변화에 의한 건강상태를 파악할 수 있도록 기술을 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
2023-09-05 17:29:59
국내서 건선은 PASI 10, BSA10 이상 기준을 충족해야 생물학적제제에 대한 보험급여를 받아 약제비 혜택을 볼 수 있다. 보험급여는 환자가 본인부담금으로 총 약제비 중 본인부담금으로 상급종합병원(대학병원) 60%, 종합병원 50%, 의원 30%를 내게 돼 있다. 생물학적제제는 중증 건선에 해당하면 본인부담금이 10%로 줄어드는 산정특례를 볼 수 있다. 보험급여나 산정특레를 받는 조건은 까다롭다. 보험급여를 받으려면 메토르렉세이트(MTX), 사이클로스포린(CS), 광선치료(PUVA 또는 UVB) 중 하나를 연속 3개월 이상 받았어도 치료효과가 없거나 부작용으로 치료를 중단한 경우여야 한다. 산정특례를 받으려면 이들 3가지 치료에 아시트레틴, 디메틸퓨마레이트 등을 더한 5가지 치료 중 2가지를 6개월 이상 치료받았어도 효과가 없거나 부작용으로 치료를 중단한 경우여야 한다. 이같은 현실에서 29일 대한건선학회와 한국얀센이 손발바닥 농포증과 환부 면적이 좁지만 환자의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는 노출부위 건선에 대한 생물학적제제 사용에 산정특례가 폭넓게 적용돼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여기서 의미하는 노출부위 건선이란 손발바닥, 얼굴, 두피, 손발톱, 생식기 주위를 말한다. 생식기는 타인에게 보여주는 부위는 아니지만 ‘성병’의 이미지를 잘못 심어주게 돼 환자로서는 심각한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건선은 크게 5가지 △판상 건선 △농포성 건선 △간찰부위(겨드랑이 등 살이 중첩되는 부분) 건선 △물방울 모양 건선 △홍피성 건선 등으로 구분된다. 건선 발생 부위에 따라 손발바닥 농포증과 노출부위 건선 등으로 따로 명명하기도 한다. 건선은 이름처럼 피부가 건조한 것만도 아니고 홍반, 농포, 피부각화증 등 다양한 증상을 보인다. 자가면역반응에 의해 만성적인 습진(피부염)이 건선이며, 비전염성으로서 성병과는 무관하다. 건선의 보험급여 및 산정특례 기준은 PASI와 BSA로 정해진다. BSA(Body surface area)는 피부병변면적으로서 체표면적 대비 병변면적을 %로 표시한다. 1%는 손바닥 넓이로 환산한다. BSA 10은 손바닥 10개 면적의 건선이 피부에 퍼진 것을 말한다. BSA 10 미만은 경증, 10 이상은 중등도, 30 이상은 중증으로 평가한다.PASI(Psoriasis Area and Severity Index)는 건선 환부 면적 및 증상 심각도 지수로서 병변의 붉어짐, 각질(인설), 두께, 분포 범위를 계산해 건선의 심각성 정도를 측정하고 치료제의 효능을 평가하는 지표다. 0~72점으로 점수가 산출되며 높을수록 증상이 심각함을 의미한다. 국내 건강보험에서는 PASI 10 이상을 중등도로 보며 보험급여를 준다. PASI 점수를 바탕으로 PASI 50, PASI 75, PASI 90, PASI 100 등 개선된 정도를 나타내는 용어가 쓰인다. PASI 50은 치료전보다 증상이 50% 개선된 것으로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치료반응’으로 정의한다. PASI 75는 75% 개선으로서 ‘상당한’(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치료반응, PASI 90는 90% 개선으로 ‘완전반응에 가까운’, PASI 100는 완전반응(완치)을 뜻한다.하지만 건선학회의 김병수 부산대병원 피부과 교수(총무이사), 김동현 분당차병원 피부과 교수(기획이사), 정기헌 경희대병원 피부과 교수(보험이사) 등은 이날 한국얀센이 주최한 ‘얀센 마스터클래스’(M-Class) 기자간담회에서 환부의 면적과 중증도만을 반영한 현재의 보험급여 및 산정특례 기준으로는 손발바닥 농포증과 노출부위 건선 환자들의 고통을 해결해줄 급여혜택이 요원하다며 개선을 촉구했다. 손발바닥 농포증은 학회 추산 2022년 기준 국내 환자수가 1만여명에 불과한 희귀질환이다. 이 중 2400명이 대학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다. 여타 건선이 홍반과 각질, 인설의 두께로 증상 여부를 평가한다면 농포증은 인설의 두께 대신 농포증의 정도로 진단 여부를 가린다. 가려움증과 통증, 피로도가 다른 유형의 건선보다 다소 심하다. 손에 생긴 농포증은 악수를 할 때 노출돼 당사자의 스트레스의 극심하다. 발바닥 통증은 보행시 통증을 초래한다. 서울대병원 및 분당서울대병원의 통계에 따르면 손발바닥 모두 생기는 비율은 약 27%, 손바닥에만 생기는 비율이 43%, 발바닥에만 생기는 비율이 약 30%였다. 여성의 비율이 58%였고 호발 연령대는 40대 후반~50대 초반이었다. 담배를 피우는 중년 이후 여성에서 더 많이 발생하는 경향도 관찰됐다.김병수 교수는 △BSA 10, PASI 12에 해당하는 판상건선 환자 △PPPASII(손발바닥농포증 환부 면적 및 중증도 지수, PalmoPlantar Pustular Area and Severity Index) 12(보험급여 기준)에 해당하는 손발바닥 농포증 환자 △BSA 6, PASI 8에 해당하는 노출부위 건선 환자를 예시했다. 판상건선 환자는 산정특례를 적용받아 본인부담금으로 생물학적제제의 보험약가의 10%인 100만원(대학병원 기준)을 지불하면 된다. 손발바닥 농포증 환자는 보험급여만을 적용받아 보험약가의 60%인 600만원을 본인부담금으로 내야 한다. 이에 반해 노출부위 건선 환자는 환부 면적이 좁고 중증도가 기준에 충족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1000만원을 전액 본인 부담해야 생물학적제제를 사용해 볼 수 있다. 그는 “손발바닥은 농포증은 환부 면적이 좁아 산정특례 대상이 될 수 없다보니 ‘전신에 건선이 퍼져야 보험혜택을 받을 수 있냐’고 원망하는 환자들이 많다”며 “효과가 좋은 생물학적제제가 있음에도 치료를 위해 더 자주 병원에 가야 하고 번거로운 기존 약제나 광선요법을 받는 환자들이 많은 실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호주, 캐나다, 미국, 영국 등에서는 일상적 삶의 질 지수(DLQI)나 노출 부위 평가 등을 따져 건선 생물학제제 급여 기준을 탄력적으로 운영하고 있다”며 “올해 3월 학회가 손발바닥 농포증을 희귀질환으로 지정해줄 것을 보건복지부 및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요청했고, 생물학적제제 급여 기준을 완화해달라고 주문했다”고 밝혔다. 이어 노출부위 건선이나, DLQI가 10점 이상으로 삶의 질이 악화된 건선 환자, 건선성관절염이 동반돼 예후가 나쁜 환자에 대한 보험급여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김동현 교수는 “산정특례 제도가 2017년 시행된 이후 건선 환자에 대한 기준이 한 차례 완화된 적이 있지만, 환자의 중증도를 판단하는 수치인 BSA 기준을 맞추기 어렵고, 신장이나 간이 좋지 않은 사람은 경구용 제제를 먹을 수 없는데 이런 경우에도 산정특례 적용이 힘들다”며 “특히 손발바닥 농포증과 노출부위 건선 등 특수한 경우에 대한 배려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현재 건선의 생물학적제제로는 TNF-α를 차단하는 한국애브비 ‘휴미라주’(성분명 아달리무맙, adalimumab), 한국화이자제약 ‘엔브렐프리필드주’(에타너셉트, etanercept), 한국얀센 ‘레미케이드주사’(인플릭시맙, infliximab) 외에 △IL-17/IL-23 억제제인 한국얀센의 ‘스텔라라프리필드주’(STELARA, 성분명 우스테키누맙, Ustekinumab) △IL-17 억제제인 한국노바티스 ‘코센틱스센소레디펜’(COSENTYX 성분명 세쿠키누맙, secukinumab), 릴리 ‘탈츠프리필드시린지주’(Taltz 성분명 익세키주맙, Iksekizumab) △IL-23 억제제인 한국얀센 ‘트렘피어프리필드시린지주’(Tremfya, 성분명 구셀쿠맙 Guselkumab), 한국애브비의 ‘스카이리치프리필드시린지주’(Skyrizi 성분명 리산키주맙, Risankizumab-rzaa) 등이 있다. 이 중에서 손발바닥 농포증을 적응증으로 갖고 있는 약은 트렘피어가 유일하다. 트렘피어는 처음과 제4주에 100mg, 이후에는 8주(2개월)마다 100mg씩 피하투여한다. 기존 비(非) 생물학적제제 치료는 1주에 2~3회 치료가 필요한 반면 트렘피어는 2개월에 한번 주사를 맞으면 되므로 편리하고, 52주차 PPPASI 75(증상 75% 개선) 달성률이 55.6%에 달한다. 일반 건선에서 트렘피어의 PASI 75 달성률은 89.88%에 달하지만 손발바닥농포증은 그만큼 치료가 어렵다. 김병수 교수는 “트렘피어의 경우 손발바닥농포증에서 기존 치료제가 달성하지 못한 치료효과를 보이고 있고, 안전성 측면에서도 과거 경구용 제제에서 발생하던 부작용들을 개선했음에도 경제적 부담으로 사용되지 못하는 경우가 있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는 “의사의 시각에서 환자의 건선 상태가 심각하다고 판단돼도 보험급여 준을 넘지 못하면 약을 쓸 수 없는 상황”이라며 “환자들이 생물학적제제를 쓰기 위해 환자들에게 부담을 줄 수 있는 온갖 치료를 거쳐 효과가 없음을 입증해야 하고, 피부에 넓게 퍼져있어야만 한다는 까다로운 조건을 통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급여 기준준을 노출부위 건선 또는 손발바닥 농포증 등에 대해 완화해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트렘피어의 부작용으로는 입마름(구갈). 현기증, 저혈압성 어지럼증, 얼굴·이마 입술·혀·인후 부위의 부종 등이 꼽히지만 대체로 경미하고 관리될 수 있다. 김동현 교수는 “트렘피어를 4회 정도 투여하고 높은 약값 때문에 포기하는 농포증 환자가 속출하고 있다”며 “향후 산정특례기준이 완화돼 비용 부담이 줄면 맞겠다는 사람이 대기 상태에 있다”고 임상 현장의 상황을 전했다. 그는 4회 정도만 맞아도 증상이 상당히 잡히고 2년 정도 지나면 농포증이 거의 깨끗해진다고 자신의 치료경험을 덧붙였다. 정기헌 교수는 “요식업 종사자나 피아니스트 등을 비롯한 많은 농포증 및 노출부위 건선 환자들이 증상이 겉으로 드러나는 스트레스 때문에 우울증을 보이거나 자신감을 잃어 삶의 질이 크게 저하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이들에게도 혜택이 미칠 수 있도록 사회가 관심을 가져야 하며, 과거에 비해 치료에 드는 시간과 노력, 비용이 줄어든 훌륭한 치료옵션이 늘어났으므로 더 많은 사람이 쓸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학회의 노력으로 손발바닥 농포증 환자의 급여 기준이 확대돼 지난 6월부터 아시트레틴뿐만 아니라 메토트렉세이트와 사이클로스포린까지도 생물학적제제를 사용할 수 있는 사전투여 약제로 추가할 수 있었다”며 “올해 초 국내 건선 전문가 61명이 의견을 수렴해 심각한 기능 저하 및 높은 수준의 고통과 관련된 국소 건선 병변에도 산정특례가 적용돼야 한다는 합의내용을 발간한 바 있다”고 소개했다. 이밖에 학회는 건선과 유사한 한포진에 대한 오진을 줄여나가도록 노력할 계획이다.
2023-08-30 09:56:24
종근당, 로베글리타존+시타글립틴 … 대웅, 이나보글리플로진+메트포르민 … 현대, 시타글립틴+피오글리타존 등 복합제 출시 국내 당뇨병약 시장이 주요 오리지널 제품의 특허 만료와 건강보험의 병용요법 급여 기준 확대에 힘입어 들썩이고 있다. 규모도 크지만 품목 수도 많아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신규 조합의 복합제가 줄줄이 등장하며 새로운 경쟁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보령은 29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트루버디정’에 대한 품목허가를 획득했다. 이 제품은 SGLT-2 억제제 계열의 다파글리플로진 성분과 티아졸리딘디온(TZD) 계열의 피오글리타존을 결합한 복합제다. 이들 성분 조합 복합제가 허가받은 것은 이번이 세계 처음이다. 다파글리플로진과 피오글리타존은 각 계열을 대표하는 당뇨치료제 성분이다. TZD 계열 성분은 당뇨약 중 유일하게 인슐린 저항성을 개선하는 것이 장점으로 꼽힌다. 다만 체중 증가 등의 부작용이 있는데, 체중감소 효과가 있는 SGLT-2 억제제 계열 성분이 이를 보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오는 11월 출시될 예정이다. 대원제약은 지난 5월 22일 식약처 허가를 받은 당뇨병 3제 복합제인 ‘다파시타엠서방정’을 최근 출시했다. ‘다파시타엠서방정’은 SGLT-2 억제제 계열 다파글리플로진과 DPP-4 억제제 계열 시타글립틴, 메트포르민이 더해진 약물이다. 이 성분 조합으로 당뇨병 3제 복합제를 허가받은 것은 국내 처음이다. 더욱이 기존 당뇨병 2제 복합제와 유사한 크기로 출시됐다. 10/100/1000mg, 5/50/500mg, 5/50/750mg, 5/50/1000mg 등 4가지 용량 중 최저 용량인 5/50/500mg은 2제 복합제보다도 크기가 작아서 크기가 큰 알약 복용에 어려움이 있는 노인 환자들의 복약순응도를 높여 줄 것으로 보인다. 대웅제약은 자사가 개발한 최초의 국산 SGLT-2 억제제 계열 당뇨병 치료 신약 ‘엔블로정’(이나보글리플로진)에 메트포르민 성분을 더한 복합제 ‘엔블로멧서방정’을 9월 중 출시할 예정이다. 메트포르민은 대표적인 당뇨병 1치 치료제 성분이다. 대웅제약은 동일 계열 치료제의 30분의 1에 불과한 0.3㎎ 수준 용량으로도 혈당 강하를 보인 ‘엔블로정’과 메트포르민 조합이 병용 투여가 필요한 당뇨병 환자들의 복용 편의성을 크게 높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밖에 현대약품은 시타글립틴(DPP-4 억제제)과 피오글리타존(TZD) 성분 조합으로는 첫 제품인 ‘시타피오정’을 지난 7월 31일 허가받았다. 종근당은 자사가 개발한 TZD 계열 국산신약 20호인 ‘듀비에정’(로베글리타존)과 DPP-4 억제제 계열 성분인 시타글립틴을 합친 복합제 ‘듀비에에스정’을 지난 6월 9일 허가받는 등 당뇨병 치료제 시장에서는 신규 조합 복합제가 계속해서 등장하고 있다.한미약품은 다파글리플로진에 시타글립틴을 결합한 ‘실다파정’ 1개 용량(10/100mg)과 다파글리플로진+시타글립틴+메트포르민을 결합한 3제 복합제 ‘실다파엠서방정’ 3개 용량(5/50/500mg, 5/50/750mg, 5/50/1000mg을 9월 중 출시할 예정이다. 제약사들이 당뇨 복합제 시장에 앞다퉈 뛰어드는 이유는 그동안 꽁꽁 묶여 있던 SGLT-2 억제제(경구제 기준)의 병용요법 급여기준이 확대된 데다 당뇨병 치료제 시장을 장악하고 있던 SGLT-2 억제제인 한국아스트라제네카의 ‘포시가정’(다파글리플로진)과 한국MSD의 DPP-4 억제제 ‘자누비아정’(시타글립틴)의 특허 줄줄이 만료되고 있어서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4월 SGLT-2 억제제(경구제 기준)의 병용요법 급여기준을 메트포르민, SGLT-2 억제제, DPP4 억제제 조합의 병용요법과 메트포르민, SGLT-2 억제제, TZD 조합의 병용요법으로 확대했다. SGLT-2 억제제는 그동안 메트포르민과 병용요법만 급여가 인정됐었는데, 이번 급여 확대로 당뇨병 치료제의 주요 계열인 DPP-4 억제제와 TZD로 크게 넓어졌다. 때마침 SGLT-2 억제제 계열 시장 1위 제품인 포시가의 국내 특허가 만료됐다. 포시가의 물질특허 2개 중 제1물질특허(10-0728085)는 2023년 4월 7일 만료됐으며, 제2물질특허(10-1021752)도 2024년 1월 8일 끝난다. 9월 1일에는 DPP-4 억제제 시장 1위 약물인 자누비아의 특허 만료될 예정이다. 이밖에도 8월 29일에서 9월 1일 사이에 엠파글리플로진+메트포르민 조합인 △엠플로진듀오정(팜젠사이언스) △자디엠듀오정(JW신약) △이디양듀오(일양약품) △엠파디앙듀오정(테라젠이텍스) △엠포리듀오정(삼익제약) △에이디앙듀오정(안국약품) △신풍엠파글리프롤진플러스정(신풍제약) △엠파글엠정(메디카코리아) △자디엠파듀오정(대웅바이오) △자디플로엠정(대우제약) 등이 허가됐다. 다파글리플로진+메트포르민 조합으로는 △다플진메트서방전(국제약품) △포시다파엠서방정(대웅바이오) 등이 승인받았다. 빌다글립틴+메트포르민 조합으로는 △빌다브스엠정(대웅바이오)이 허가받았다.(이상 기사작성일 후 추가 편집) 한미약품 관계자는 “당뇨병은 고혈압, 고지혈증과 함께 대표적인 만성질환으로, 국내 치료제 시장 규모는 1조원을 넘는다”며 “비만 인구 증가와 고령화로 환자 수가 급증하고 있어, 치료제 시장도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이라고 말했다.
2023-08-29 17:59:30
SK바이오사이언스가 코로나19 백신 생산에 집중하느라 중단했던 4가 독감백신 ‘스카이셀플루’의 국내 공급을 23일부터 재개한다. 2021년 2월 스카이셀플루의 생산 일시 중단을 결정한 지 3년여 만이다. 당시 회사 측은 코로나19 백신 '스카이코비원'의 생산에 집중하기 위해 기존 스카이셀플루 생산라인을 전환하면서 국내 공급을 일시 중단해왔다. 이에 따라 내달부터 국내 병·의원에서 스카이셀플루의 접종이 가능해진다. 이날 출하를 시작으로 SK바이오사이언스가 내년 초까지 국내에 공급하는 독감백신 물량은 약 500만도스에 달한다. 2015년 국내 첫선을 보인 스카이셀플루는 출시 4년여 만에 국내 시장 점유율 1위 자리에 올랐다. 2023~2024년 국가필수예방접종(NIP)을 위한 질병관리청의 입찰에서도 가장 많은 물량인 242만도스를 배정받으면서 독감 백신 시장의 강자임을 재차 입증했다. 스카이셀플루는 세계 최초로 세계보건기구(WHO)의 사전적격성평가(Pre-qualification, PQ)를 받은 세포배양 방식의 4가 독감백신이다. 세포배양 방식은 동물세포를 활용해 바이러스를 배양, 백신을 생산한다. 현재 국내에서 유통되는 독감 백신은 대부분 유정란에서 바이러스를 배양하는 유정란 방식이다. 현재 글로벌 시장에서 세포배양 방식의 4가 독감백신 상업화에 성공한 곳은 SK바이오사이언스와 다국적제약사 시퀴러스가 유이하다. 세포배양 방식이 유정란 방식보다 생산 기간이 짧아 신속한 생산이 가능해 대유행에도 빠른 대응이 가능하다는 게 SK바이오사이언스의 설명이다. 생산에 유정란이 활용되지 않아 계란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도 접종할 수 있고, 무균 배양기를 활용해 항생제나 보존제 투여도 불필요하다. 백신의 변이 가능성이 작다는 점도 장점이다. 유정란 방식의 경우 바이러스가 배양 및 증식하면서 유정란에 적응해 변이가 발생할 수 있는데, 세포배양 방식인 스카이셀플루에서는 발생 가능성이 작다. 인플루엔자 백신은 매년 타깃으로 삼는 균주가 달라진다. 인플루엔자가 매년 조금씩 변이를 거치기 때문이다. WHO에서 매년 북반구 지역에 유행할 것으로 예상되는 독감 균주를 발표하고, 백신을 생산하는 기업들은 해당 균주를 기반으로 백신을 개발 및 생산한다. 이 과정에서 변이 가능성이 작을수록 백신의 효과는 안정적이다. 이 같은 장점들을 근거로 해외 보건당국은 세포배양 방식의 독감백신을 우선 접종할 것을 권고하기도 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2017~2018 시즌 독감백신의 상대적 효과를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세포배양 4가 독감백신이 유정란 4가 독감 백신보다 예방 효과가 11% 높았다. 뿐만 아니라 유정란에서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를 배양하는 과정 중 독감 바이러스의 일종인 H3N2 바이러스 변이가 쉽게 발생하는데, H3N2에서 변이가 발생해 백신주와 유행주 사이의 항원성이 일치하지 않을 때 백신 효과가 23%로 떨어진다는 연구 결과가 세계적으로 저명한 학술지인 ‘란셋(Lancet Infect Dis)’에 실리기도 했다. 2018년 2월 WHO가 실제 유행하는 A형 H3N2 독감 바이러스와 실제 독감 바이러스를 비교 조사한 결과 세포배양 바이러스는 91%, 유정란 배양 바이러스는 44%의 일치율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SK바이오사이언가 자체 연구에서 스카이셀플루 생산용 세포(세포배양 방식)와 유정란을 활용해 각각 15회의 계대배양(세포 증식을 위해 새로운 배양 접시에 옮겨 세포의 대를 계속 이어 배양하는 방법)을 실시했다. 그 결과 유정란 방식에서는 바이러스 내의 3개 단백질에서 변이가 발견된 반면 스카이셀플루 생산용 세포에서는 변이 발생이 발견되지 않았다. 이 연구 결과는 2019년 국내 인플루엔자 심포지엄인 ‘2019 KIWI(Korea Interscience Working Group on Influenza Symposium)’에서 공식 발표됐다. 영국 백신접종과면역 공동위원회(JCVI)는 최근 '2023-24절기 독감 백신 연령별 가이드'를 통해 2세에서 64세까지의 접종 대상자에게 세포배양 방식의 4가 독감백신을 우선 권고한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아직 업계에서는 유정란 방식이 전통적인 백신 제조법인 만큼 안전성이 더 낫다는 의견을 고수하고 있다. 마스크 착용의무 전면 해제 등의 영향으로 이례적인 올해엔 '여름 독감'이 유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5일까지 독감 증세를 보이는 의심 환자의 수는 1000명당 14.1명에 달했다. 이는 질병청이 분류하는 유행기준인 4.9명보다도 2.9배 많고, 같은 기간 최고치를 기록했던 2016년의 3배에 달하는 수치다. 독감백신의 무료접종 대상자 수도 늘어날 전망이다. 질병청은 지난해 말부터 만성질환자 등을 대상으로 국가 예방접종 도입 우선순위를 정하기 위한 연구용역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현재 생후 6개월~만 13세 어린이와 임신부, 만 65세 이상 어르신으로 한정한 무료 예방접종 대상을 고혈압, 당뇨병 같은 만성질환자 등 중증 인플루엔자 감염 위험이 높은 사람들로 확대할 것을 정부가 검토 중이어서 국내 백신 시장이 점차 커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스카이셀플루는 현재 말레이시아, 태국, 싱가포르, 몽골 등 10개국에서 허가를 받았으며, 추가로 10여개국에서 허가를 진행하며 글로벌 경쟁력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미국 시장조사 기관 ‘Allied market Research(2021)’에 따르면 전 세계 인플루엔자 백신 시장 규모는 2020년 6000만달러에서 연평균 7.2% 성장률을 기록하며 2030년 1억127만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안동 L하우스 부지 확장 예정…송도 R&PD 센터도 순항 중 SK바이오사이언스의 백신 생산기지인 안동 L하우스의 이름은 빛(light)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경북바이오산업단지에 2만평 규모로 조성된 L하우스는 연간 최대 5억도스의 백신을 생산할 수 있는 설비를 갖추고 있다. 2021년에는 영국 아스트라제네카(AZ)의 코로나19 백신 위탁생산을 맡아 국내 생산 1호 백신이 이곳에서 출하되기도 했다. L하우스는 확장과 추가 시설 개선을 앞두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L하우스 인근에 3만평 규모 부지를 추가로 매입해 공장 확장을 위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L하우스의 설비 역시 EU-GMP(우수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와 미국 cGMP 수준으로 갖출 계획이다. 이외에도 인천 송도에 조성될 예정인 글로벌 R&PD 센터도 2025년 완공을 목표로 건설이 진행되고 있다. 본사 역할을 겸할 예정인 송도 R&PD 센터는 백신 개발을 위한 연구부터 상업 생산까지 전 과정을 담당할 예정이다.
2023-08-23 12:00:42
GC녹십자가 JW중외제약의 A형 혈우병 치료제 ‘헴리브라피하주사’(HEMLIBRA, 성분명 에미시주맙 emicizumab)를 저격하는 보도자료를 내 치열한 시장 경쟁의 서막을 올렸다. 녹십자는 헴리브라의 혈전이상사례 보고율이 기존 8인자제제보다 2.83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21일 발표했다. 이 회사는 지난 17~19일 미국 메릴랜드주 내셔널하버(National Harbor)에서 열린 미국출혈장애학회(Bleeding Disorders Conference, BDC 2023)에 참가해 미국 식품의약국(FDA) 의약품 이상사례보고시스템(Adverse Event Reporting System, FAERS)에 보고된 헴리브라와 8인자제제의 혈전이상 사례를 분석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고 21일 밝혔다.미국출혈장애학회(BDC)는 출혈 장애에 대한 전문가들이 모여 관련 지식과 최신 연구를 공유하는 국제 학회로 미국혈우병재단(NHF)에서 올해 75번째로 주최했다. 이번 연구는 최봉규 GC녹십자 데이터사이언스팀장과 신주영 성균관대 약대 교수, 한국혈우재단 부설의원 유기영 원장 등이 공동 발표했다.연구진이 지난 5년간(2018년~2022년) FAERS 데이타베이스를 분석한 결과 헴리브라 투여 후 발생한 이상사례 총 2383건 중 혈전이상 사례는 97건으로 전체 이상사례(2383건)의 4.07%를 차지한 반면, 8인자 제제는 1.44%(9324건 중 134건)에 그쳤다. 즉 헴리브라의 전체 이상사례 대비 혈전이상 사례 보고율이 8인자제제보다 2.83배 높게 나왔다.앞서 지난 3월 유럽에서도 이와 비슷한 연구결과가 출판됐다. 유럽의약품안전관리시스템 데이타베이스(Eudravigilance database)를 이용한 연구에서 헴리브라 투여 후 발생한 혈전이상 사례 보고율이 반감기연장(Extended Half-Life, EHL) 8인자제제(반감기연장제제)보다 약 2.77배 높게 확인됐다.이번 연구에서 주목할 만한 점은 우회제제(bypassing agent, BPA)와 병용을 제외한 헴리브라 단독 투여군에서도 8인자제제 대비 혈전이상 사례가 약 1.84배 높았다는 점이다.혈우병의 우회제제란 고역가의 8인자를 썼음에도 불구하고 인자에 대한 항체가 생겨 합병증으로 출혈이 계속되는 경우에 8인자 보충제 대신에 이를 우회해 지혈효과를 낼 수 있는 약물이나 치료법을 말한다. 대표적인 게 7인자 활성화제와 활성형 프로트롬빈 복합체(aPPC), 혈장분리교환술 등이다. 헴리브라는 약리기전 상 우회제제에 속하지는 않는다. 최근 연구에서 헴리브라와 aPPC 등 우회제제(BPA)와 병용했을 경우 심각한 혈전 질환이 발현됐다는 임상 결과는 알려진 바 있다. 하지만 이번 조사를 통해 헴리브라 관련 혈전이상사례 총 97건 중 우회제제(BPAs) 병용이 없는 단독요법에서의 혈전이상사례가 총 62건으로 우회제제(BPA) 병용이 있는 혈전이상사례 35건보다 더 많았다는 점이 확인됐다.한국혈우재단 유기영 원장은 “미국 FAERS에 보고된 리얼월드데이터(RWD)를 이용해 헴리브라와 8인자제제의 부작용 사례를 분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다양한 혈우병 신약 출시를 반기지만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혈전이상 사례를 포함한 실제 의료현장에서 혈우병 신약의 안전성을 확립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처럼 녹십자가 경쟁제품인 헴리브라를 공격하는 것은 업계에서는 이례적이다. 이는 헴리브라가 지난 5월부터 항체를 가진 중증 A형 혈우병 환자는 물론 항체가 없는 비항체 중증 A형 혈우병 환자에게도 급여가 적용되면서 그동안 이 시장을 주름잡은 GC녹십자가 영업에 차질을 빚고 있기 때문이란 관측이다.2019년 혈우병 백서에 따르면, 국내 A형 혈우병 환자 1746명 중 비항체 환자가 1589명으로 90% 이상이다. 지난 5월 헴리브라 급여 확대 이전에는 중증 항체 환자에게만 헴리브라 급여가 적용돼 극소수에게만 혜택이 적용돼왔다. 하지만 5월 이후 급여 확대가 이뤄지면서 시장을 잃게 된 녹십자가 적극 대응에 나섰다. 녹십자의 경우 국내 시장 1위로 평가받는 다케다 ‘애드베이트주’(유전자재조합 8인자)를 공동 판매 하는 동시에 자사 제품인 ‘그린진에프주’(beroctocog alfa)와 ‘그린모노주’(인간 혈액응고인자 8인자)를 판매하며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 한국혈우재단이 운영하는 일명 ‘서울의원’에서는 국내 혈우병A 환자의 절반가량을 커버하고 있으며 주로 녹십자 관련 제제를 처방 중이다.의약품 조사기관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2022년 애드베이트는 195억원, 그린모노 66억원, 그린진에프 27억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다케다의 반감기 연장 장시간형 제제인 ‘애디노베이트주’(성분명 유전자재조합 8인자 결합 rurioctocog alfa pegol) 68억원까지 더한다면 해당 시장 매출의 상당수를 GC녹십자가 독식하고 있는 셈이다.헴리브라는 지난해 76억원의 처방 매출을 기록했는데 5월 급여 확대를 계기로 혈우병 시장을 둘러싼 녹십자 대 중외 간 맞대결이 가열되고 있다.중외제약 관계자는 “혈우병의 경우 항체 환자가 10%, 나머지 90%는 비항체 환자라고 보고 있다”며 “헴리브라가 최근 비항체 환자에까지 급여가 확대 적용됨에 따라 기존 시장을 잠식하다보니 녹십자가 견제에 나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녹십자가 발표한 데이터의 출처인 FDA 의약품 이상사례보고시스템(FARES)은 자발적 이상사례 보고 시스템으로, 전체 약제의 이상사례가 모두 수집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이상사례의 중복과 보고 누락 등이 가미된 불안정한 자료”라고 전제하면서 “헴리브라와 8인자제제의 전체 이상사례 수는 각각 2383건, 9324건으로 8인자 제제의 이상사례가 3배 이상 많고, 혈전 이상반응 사례 역시 헴리브라 97건, 8인자제제 134건으로 8인자제제의 이상사례 보고가 많은 데도 불구하고 전체 이상사례 대비 혈전이상 비율을 갖고 혈전이상 부작용을 부각시킨 것은 논리적 비약”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미국시장 점유율이 비슷한 상황(헴리브라 51%, 8인자제제 49%, IQVIA 22년 4분기 기준)에서 8인자제제의 전체 이상사례 수는 FARES 자료만으로 봐도 월등히 높은 것이라고 역공했다. 특히 같은 데이터에서 조사된 중대한 이상반응(SAE)은 헴리브라 2383건 중 1545건(64.8%), 8인자제제 9324건 중 7675건(82.3%)로 8인자제제의 SAE 발생 건수와 비중 모두 헴리브라보다 높게 나타난 것을 확인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혈우병 환자들은 지혈제 투여 시 혈전이상반응 외에도 출혈성 뇌혈관질환과 같은 중대한 이상반응이 다양하게 발생될 수 있다. 이에 대해 GC녹십자는 전체 부작용이 아닌 혈전이상 부작용에만 초점을 맞춘 것이라고 시인했다. 아울러 지난 3월 유럽에서 발표된 혈우병 A 치료제 안전성 연구에 대한 확인 및 검증 차원에서 이번 연구가 추진됐다고 덧붙였다. 중외 측은 헴리브라는 A형 혈우병 치료제 중 유일하게 기존 치료제(8인자 제제)에 대한 내성을 가진 항체 환자와 비항체 환자에 모두 사용할 수 있으며, 1회 피하주사로 최대 4주 간 예방 효과가 지속되는 특징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헴리브라는 혈액응고 제8인자(9인자에서 10인자로 캐스케이드되는 과정을 매개)의 혈액응고 작용기전을 모방해 혈액응고 제9인자와 제10인자에 동시에 결합하는 이중항체 기술을 적용한 혁신신약으로, 비(非) 응고인자 치료제에 속하기 때문에 기존 응고인자 제제와 기전 상 차별화된다고 재차 강조했다.
2023-08-21 14:26:15
코로나19 대유행을 계기로 한시적으로 허용됐던 비대면 진료가 지난 5월 30일 종료됐고 이어 6월 1일부터 시범사업이 시작됐다. 보건복지부와 대한의사협회, 대한약사회, 한국디지털헬스산업협회, 원격의료산업협의회 등 관련 의약단체는 21일 서울 중구 서울시티타워에서 ‘비대면진료 시범사업 자문단’ 실무회의를 개최하고 시스템 개선 방안과 비대면진료 시범사업 지침 위반사례 관리방안을 논의했다.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지난 18일 전체회의를 시작으로 오는 22일 예산결산심사소위, 23일 제2법안심사소위원회, 24일 제1법안심사소위원회, 25일 전체회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 중 24일 제1이 법안소위에서 비대면진료와 관련한 정부안을 놓고 집중 논의한다. 보건복지부는 우선 이달 31일 종료되는 3개월의 시범사업 계도기간에 즈음해 오는 9월 1일부터 불법 비대면진료에 대한 근절 대책 강화, 처방 제한 의약품 확대 등을 적극 시행한다고 밝혔다.복지부는 지난 계도기간 중 △초진이 아닌 환자 진료 △재택수령 대상자가 아닌 환자에게 약 배송 △불법 대리처방 등 시범사업 지침 및 의료법 위반 의심 사례들이 확인됐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시범사업 지침을 위반해 비대면진료를 실시하면 의료법, 약사법 위반에 해당한다”며 “계도기간 종료 후에는 지침 위반에 대해 보험급여 삭감, 행정지도·처분 등으로 적극 관리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의료기관이 초진 대상 환자를 확인하기 어렵다는 지적에 따라 의료기관이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수진자 자격 조회’와 연계해서 초진 대상자를 확인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개선하고 있다고 복지부는 설명했다.아울러 다음 달 1일부터 복지부 콜센터에 ‘불법 비대면진료 신고센터’를 설치해 운영한다. 환자, 의료인, 약사 등이 비대면진료 지침을 위반하는 사례를 인지한 경우 복지부 콜센터(129)에 신고하면 된다. 마약류 및 오남용 우려로 처방을 제한하는 의약품은 추가할 예정이다.시범사업 계도기간 종료와 법제화를 앞두고 비대면진료를 둘러싼 각계 논란도 다시 불붙고 있다.대한의사협회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의료 플랫폼의 과대광고와 초진 환자 유도 등의 불법행위, 의약품 오남용 사례 등 수많은 부작용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며 “소아청소년과 야간(휴일) 비대면 진료 초진은 허용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중개 플랫폼 불법행위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하고 비대면진료로 인해 비급여 의약품이 오남용되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보건의료단체연합, 참여연대, 민주노총, 한국노총 등이 참여하는 무상의료운동본부와 한국암환자권익협의회 등 4개 환자단체는 “영리 플랫폼을 허용해 기업 돈벌이를 돕고 의료를 상업화시킨다는 게 비대면진료의 핵심 문제”라며 “비대면진료를 허용하더라도 정부가 공공플랫폼을 운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비대면 진료 의료법 개정안에 대한 정부 의견도 일부 공개됐다. 이에 따르면 비대면 진료 대상 환자로는 ‘재진 환자’, 실시기관은 ‘의원급 의료기관’으로 국한했다. 다만 △수술 후 관리 △ 희귀질환 △재외국민, 교정시설 재소자 중 의원급 시설로는 비대면이 곤란한 진료 등에 대해서는 병원급 의료기관에서 수행할 수 있도록 했다. 아울러 비대면 진료 환자에게 주기적 대면진료 실시 의무를 부여하고 비대면만 전담하는 형태로 운영을 금지키로 했다. 또 마약류 등 처방금지 등을 강제키로 했다. 비대면 진료 중개업/중개매체(앱)에 대한 정의도 정리했다. 중개매체는 의료인 등이 진료 요청 확인, 진료실시, 처방전 전달을 위해 사용되는 인터넷 매체로 규정했다. 중개업자는 중개매체를 제공·운영하려는 자로 정의했다. 비대면 진료 중개매체를 운영하는 중개업자는 보건복지부 장관에서 신고를 통해 운영하도록 하되, 복지부는 형식적 요건에 맞으면 수리하도록 했다. 중개업자는 보건복지부 장관이 정한 중개매체 제공·운영기준을 따르도록 했다. 업무과정에서 알게 된 의료인, 의료기관 환자의 정보 누설 또는 부당 목적 수집·이용을 금지하도록 했다. 환자 유인·알선 및 의료기관과 약국 간 담합 유도를 금지하도록 했다. 중개업자가 이를 위반할 시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는 규정도 뒀다.또 의료인의 진료에 개입하거나 의료 오·남용을 조장하는 등 의료인의 전문성과 환자의 의사를 저해할 수 있는 행위를 금지하도록 하고 이를 어길 시 영업정지 처분을 내리도록 했다. 이번 정부안에서도 약 배송 허용이 빠졌다. 이에 대해 지난 7월 조병욱 바른의료연구소 연구위원은 한 토론회에서 “진료는 비대면으로 받고 약은 약국 가서 받으라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비판했다. 당시 토론회에서 장지호 원격의료산업협의회 공동 회장(닥터나우 대표)는 “비대면진료가 일부 걸음을 뗀 상황에서 약은 대면으로 받으라는 게 국민 상식에 부합하는 것인지 묻고 싶다”며 “복약지도가 필요하다고 하는데, 복약지도 또한 영상 등을 통해 비대면으로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했다.비대면 진료는 2020년 3월 코로나19 유행이 ‘심각’ 단계로 격상되면서 한시적으로 허용돼왔다. 하지만 지난 5월 정부가 이를 세계보건기구(WHO)의 권고대로 ‘경계’로 낮춤에 따라 한시적 허용이 금지됐다. 3년 남짓한 허용 기간에 1300만명(연인원)이 비대면 진료를 이용했다. 퇴근 후인 20시부터 0시까지 비용한 비율이 16%를 넘었고, 심야시간인 0~7시에도 10% 이상을 차지했다. 미국은 1997년부터 비대면 진료를 허용하고 있다. 조지아주, 텍사스주 등 일부 주는 초진의 비대면 진료를 제한하고 있지만 대다수 주는 특별한 제한 없이 비대면 진료를 허용하고 있다. OECD 국가 중 제도적으로 비대면 진료를 도입하지 않는 나라는 한국밖에 없다는 게 원격의료산업협의회의 주장이다.의료계는 처음에는 비대면 진료를 전면 반대했다가 올 들어서는 차츰 의원급 의료기관을 중심으로 허용 필요성을 표출하고 있다. 다만 소아청소년과 진료나 초진 환자 진료는 비대면이 허용되서는 안 된다는 것을 고수하고 있다. 소아청소년과는 비대면 진료시 오진이 날 가능성이 높다는 입장이다. 또 초진의 비대면 진료는 국민건강 안전성 훼손, 비필수 의약품(탈모증 여드름 등의 치료제)의 오남용이 초래된다는 이유로 반대하고 있다. 이에 대해 원격의료산업협의회는 비대면 진료앱 이용자의 96%가 경증 초진환자라고 주장하는 반면 보건복지부는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진료를 제외하면 재진이 80%, 초진이 20%라는 데이터를 내놓고 공박 중이다. 산업계와 이에 동조하는 보수언론들은 비대면 진료 활성화를 적극 부추기고 있다. 정보통신 기술이 강한 우리나라에서 미래 먹거리 사업으로 비대면진료를 포함한 원격의료산업, 디지털의료를 키워야 한다는 논거다. 반대로 보건의료계와 의료 오남용을 우려하는 시민단체는 아주 제한적으로 비대면 진료의 문호를 열어야 한다는 입장이다.향후 국회 논의 과정에서 정부안이 통과될지, 논의도 못하고 좌절될지, 대폭 수정될지 알 수 없다. 다만 영리의료를 부정하는 야당이 다수당인 상황에서 이번 국회에서 비대면 진료는 매우 제한적으로 허용되는 방안으로 입법이 되거나, 논란을 피하기 위해 다음 국회로 넘어갈 공산이 커 보인다.
2023-08-21 11:25:50
셀트리온그룹이 지난 17일 그룹내 상장 3사 합병을 공식화하는 공시를 내면서 하면서 2030년까지 매출 12조원을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그룹은 첫 단계로 바이오의약품 연구개발 및 생산회사인 셀트리온과 바이오의약품 판매법인인 셀트리온헬스케어를 합병한다. 이후 합성약 생산 및 판매법인인 셀트리온제약의 사업 강화를 거쳐 통합 셀트리온과 셀트리온제약의 두번째 합병을 추진해 바이오·케미컬 시너지를 강화하고 글로벌 종합생명공학 기업으로 위상을 굳힌다는 전략이다. 셀트리온은 올해 매출 전망치를 2조3000억원 수준으로, 내년 매출 목표는 3조5000억원으로 잡은 바 있다. 올해 전망치의 5배에 이르는 매출 12조를 2030년까지 달성하기 위해 셀트리온은 합병 후 바이오시밀러를 넘어 신약까지 넘본다는 구상이다. 2030년까지 전체 매출의 40%인 약 5조원을 신약에서 창출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램시마SC’(성분명 인플릭시맙, Infliximab : 미국 제품명 짐펜트라·Zymfentra)를 육성하고 자체 개발 및 라이선싱을 통해 확보한 신약을 신속하게 개발할 계획이다. 램시마SC는 얀센의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레미케이드의 바이오시밀러 ‘램시마’의 피하주사(SC) 제형으로, 미국에서 짐펜트라라는 이름으로 신약 허가절차를 밟고 있다. 미국에서 신약으로의 허가 여부가 결정되는 시점은 오는 10월 28일이다. 램시마SC가 예정대로 허가를 받게 되면 내년 그룹 내 첫 신약(엄밀히 말하면 제형 개선 개량신약) 매출이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셀트리온은 램시마SC의 미국 내 성공을 자신하고 있다. 실제로 증권가 예상치보다도 공격적인 목표치를 설정했다. 환자의 투여 편의성과 높은 만족도, 자체 직접 판매망 구축, 처방약 급여를 좌우하는 보험약가관리업체(처방약급여관리회사, Pharmacy Benefit Manager, PBM)에 대한 효과적인 공략을 통해 목표를 달성한다는 전략이다. 셀트리온은 내년 램시마SC의 매출로 7000억원을 제시했다. 3년 뒤부터는 3조원 규모까지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정유경 신영증권 연구원은 “미국에서 의약품 보험급여의 열쇠를 쥐고 있는 PBM 공략에 일정 시일이 소요되는 점을 감안하면 7000억원의 매출 목표는 매우 공격적인 수준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셀트리온은 램시마SC가 미국 내 인플릭시맙 성분 제품 중 유일한 피하주사제 제형인데다가 기존 정맥주사(IV) 제형보다 투약 편의성이 높다는 점에서 성공을 확신하고 있다. 정맥주사의 경우 투약 시간이 2~3시간 소요되지만 램시마SC는 약 5분이면 투여가 가능하다. 더욱이 바이오시밀러가 아닌 신약으로 허가를 받음으로써 바이오시밀러 대비 상대적으로 높은 약가를 받을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도 지난 17일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램시마SC는 일반적인 바이오시밀러 대비 최소 4배 이상의 약가로 판매될 것”이라면서 “15년간 특허로 보호돼 가격 인하 우려도 없다”고 강조했다. 셀트리온은 램시마SC의 미국 시장의 빠른 점유율 확대를 위해 염증성 장질환(IBD) 시장 공략에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IBD 시장은 자가면역질환 치료제인 애브비의 ‘휴미라’ 고농도 제품이 편의성을 앞세워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실정이다. 램시마SC가 투여 편의성이라는 강점을 내세워 IBD 시장에서 얼마나 휴미라의 점유율을 잠식하느냐가 성패를 가를 전망이다. 박병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IBD 적응증은 레미케이드가 가장 선호되는 의약품이었으나, 편의성을 앞세운 휴미라 고농도에 의해 시장을 빼앗긴 상황”이라면서 “미국 램시마SC 가속 성장을 위해서는 특허가 만료된 휴미라 IBD 시장을 효과적으로 가져와야 한다”고 설명했다. 셀트리온은 램시마SC의 성공을 통해 신약 부문에서 매출 3조를 달성하고, 나머지 2조원은 신약개발을 바탕으로 메우겠다는 목표다. 이미 자체 임상도 준비 중이다. 면역항암제와 유방암‧위암 신약후보물질이 현재 전임상을 진행 중이다. 내년 중 임상 1상 진입이 목표다. 여기에 더해 적극적인 기업 및 신약 파이프라인 인수도 추진할 예정이다. 서 회장은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가 가지고 있는 단기 동원 가능한 현금성자산과 저 개인의 자금 결합을 결합해 M&A를 추진할 예정”이라며 “합병 이후 기술 도입이나 인수에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통합 셀트리온은 2024년 상업 가동을 목표로 건설 중인 3공장 등 설비 확충을 통해 안정적 제품 공급을 공고히 할 계획이다. 지금 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디지털 헬스 분야에도 장기적으로 투자할 계획이다. 방대한 임상 및 유전체 데이터를 바탕으로 유전체 분석, 질병 진단, 원격의료 분야에서의 기회를 주시하고 있다. 셀트리온그룹은 합병 후 매출 및 이익 확대에 따른 주주가치 제고에도 힘쓸 계획이다. 특히 합병에 따른 비용 절감, 원가경쟁력 확보에 따른 매출 증가, 파이프라인 확대와 신약 출시에 따른 매출 및 이익 확대가 기대되는 만큼 주주에게 환원될 수 있는 재원도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 회장은 “합병은 현명하고 잘한 결정”이라며 “이익의 30%는 현금배당에 쓸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셀트리온이 셀트리온헬스케어를 흡수합병하면 서 회장이 지분 98.13%를 보유하고 있는 셀트리온홀딩스가 통합 셀트리온 지분 21.5%를 소유하고, 통합 셀트리온은 셀트리온제약 지분 54.8%를 보유하게 된다. 궁극적으로 최대 주주인 서 회장 아래 지주사-핵심사업 회사 순으로 지배구조가 수직계열화된다. 참고로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 간의 합병은 셀트리온헬스케어 주주들에게 셀트리온 신주를 발행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주당 합병 가액은 셀트리온이 14만8853원, 셀트리온헬스케어가 6만6874원으로, 헬스케어 1주당 통합 셀트리온 보통주식 0.4492주가 배정된다. 합병 승인 주주총회는 오는 10월 23일이며,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기간은 이날부터 11월 13일까지, 합병 기일은 12월 28일로 잡혀 있다. 지난 17일 열린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는 통합 셀트리온의 이사회 명단도 공개됐다. 사외이사 8명과 사내이사 4명으로 사내이사로는 서정진 회장과 기우성 셀트리온 대표이사 부회장, 김형기 셀트리온헬스케어 대표이사 부회장, 서진석 셀트리온 이사회 의장 등이 포함됐다. 서 회장의 장남인 서진석 셀트리온·셀트리온제약 이사회 의장은 명단에 오른 반면 차남인 서준석 셀트리온헬스케어 이사회 의장은 빠져 2세 승계 과정에서 차남이 배제됐거나, 자식 둘을 모두 이사회에 합류시키는 게 부담스러운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나중에라도 서준석 의장이 통합 셀트리온 이사회에 진입할 가능성도 있지만 그동안 경영은 전문경영인에 맡기겠다고 공언한 서 회장의 발언이 무색해지게 돼 비판이 예상된다.
2023-08-18 11:18:50
‘SGLT-2 억제제’ 계열의 서로 다른 당뇨병 치료약을 사용한 환자는 예후가 달라질 수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심혈관질환 감소 효과로 주목받고 있는 SGLT-2 억제제의 효능을 대규모 임상 데이터를 바탕으로 분석한 연구 결과가 나왔다. 김형관·이희선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교수, 최유정 고려대구로병원 교수, 임재현 서울의대 박사과정은 국내에서 가장 많이 처방되는 SGLT2 억제제 2종류(다파글리플로진, 엠파글리플로진)를 사용한 당뇨 환자 14만 5504명을 추적해 사용한 약제에 따른 심혈관질환 위험 감소 효과를 비교한 결과를 16일 발표했다.당뇨병 치료약인 SGLT-2 억제제는 콩팥에서 포도당 재흡수를 유도하는 ‘나트륨·포도당 공동수송체2(SGLT-2)’을 억제해 포도당이 소변을 통해 배출되게 만들어 혈당을 낮춘다. 당뇨병 치료약 중 심혈관질환 위험을 낮추는 효과가 있다고 최초로 보고돼 국내외에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그러나 SGLT-2 억제제의 심혈관질환 감소 효과 연구는 그동안 주로 심근경색·뇌졸중 등 중증 합병증을 동반 환자나 서양인을 대상으로 하여 경증 동양인 환자도 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는지는 아직 연구된 바 없었다. 카나글리플로진, 다파글리플로진, 엠파글리플로진 등 SGLT-2 억제제 계열 약제 간 효능 비교도 부족했다.연구팀은 이를 분석하기 위해 2016년부터 2018년까지 SGLT-2 억제제를 처음 처방받은 국내 경증 당뇨 환자 14만여명을 사용한 약제에 따라 다파글리플로진 및 엠파글리플로진 그룹으로 구분하고, 다른 요인이 심혈관질환 예후에 미치는 영향을 교정하기 위해 1:1 성향점수 매칭을 시행했다.이후 약 2.1년간 추적 관찰해 △심부전 △뇌졸중 △심근경색 △심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 이상 4가지 질환의 종합적·개별적 발생 위험도를 두 그룹 간 비교분석했다.그 결과, 다파글리플로진 그룹은 엠파글리플로진 그룹에 비해 심부전 발생 위험이 16%, 심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 발생 위험 24% 낮았다.이 차이는 두 약제가 각각 유도하는 신경호르몬 반응이 서로 다르고, 특히 다파글리플로진의 SGLT-2 친화도가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일 수 있다는 것이 연구팀의 가설이다. SGLT-2 친화도가 높을수록 이 단백질과 잘 결합하여 약물의 효과가 증대될 수 있다.다만 다파글리플로진과 엠파글리플로진의 기전적 차이를 증명하려면 두 약제를 비교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연구팀은 덧붙였다.한편, 뇌졸중 및 심근경색 발생 위험은 두 그룹에서 차이가 없었다. 4가지 질환의 종합적 위험도는 다파글리플로진 그룹이 엠파글리플로진 그룹보다 약간 낮았지만,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는 아니었다. 부작용 발생 여부로 평가한 약물 안전성도 동일했다.즉 심혈관질환 발생에 종합적으로 미치는 영향은 두 약제가 동일하므로, 연구 결과를 주의해서 해석해야 한다고 연구팀은 강조했다.김형관 교수는 “심혈관질환을 줄이는 두 종류의 SGLT-2 억제제는 국내뿐 아니라 세계적인 당뇨병 치료 가이드라인에서도 우선적으로 권고되는 우수한 약제”라며 “이번 연구의 가장 큰 의미는 그동안의 SGLT-2 억제제 연구에서 비교적 적게 다뤄졌던 동양인이나 심혈관질환 위험이 낮은 경증 환자의 임상 데이터를 대규모로 분석했다는 데 있다”고 연구의 의미를 밝혔다.이희선 교수는 “실제 임상 현장에서 매우 흔하게 처방되는 2가지 약제의 예후가 다를 수 있다는 사실은 향후 구체적인 치료 가이드라인을 수립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최유정 교수와 임재현 전문의는 “당뇨는 국내 30세 이상 성인 7명 중 1명꼴로 발생하는 흔한 질환”이라며 “대규모 국내 데이터를 기반으로 도출된 이번 연구 결과가 환자 및 의료진들의 약제 선택에 도움이 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2023-08-16 16:47:27
우세준 분당서울대병원 안과 교수ㆍ윤상웅ㆍ최종원ㆍ김보리 피부과 교수 연구팀(공동저자 안과 최승우 임상강사, 피부과 김민재 전공의)이 대규모 코호트 연구를 통해 한국인 건선 환자에서 포도막염 발생 위험을 분석, 건선 중증도가 높을수록 포도막염 발병률도 높아진다는 사실을 발표했다.건선은 피부에 두꺼운 각질과 함께 붉은 발진이 나타나는 만성ㆍ염증성 면역 매개 피부 질환으로, 한 해 병원을 찾은 환자 수만 16만 명에 이른다. 면역 체계의 과도한 반응이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이러한 건선은 실명의 원인이 되는 ‘포도막염’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은데, 포도막염 역시 바이러스에 감염된 일부 환자를 제외하면 대부분 자가면역질환 등 면역 체계의 이상과 관련이 깊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고령에서 주로 발생하는 백내장, 녹내장과 달리 포도막염은 연령, 성별에 상관없이 나타나고, 증상을 방치할 시 실명으로 진행될 위험이 높아 주의가 필요하다.최근 덴마크, 대만 등에서 건선과 포도막염의 연관성을 확인하기 위한 대규모 코호트 연구가 이뤄졌으나, 전체적인 연관성을 확인했을 뿐 건선 중증도에 따른 포도막염의 발병 패턴과 유형을 정밀하게 규명하지 못했다는 한계가 있었다.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는 관련한 대규모 연구 자체가 없어 한국인에 최적화된 치료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기에도 어려움이 있었다.이에 연구팀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를 기반으로 2011년부터 2021년까지 건선으로 진단된 20세 이상 환자 32만여 명과 건선 없이 두드러기만 앓는 대조군 64만여 명의 포도막염 데이터를 비교 분석하는 대규모 코호트 연구를 수행했다.그 결과, 건선 환자에서 포도막염의 발병 위험도는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유의미하게 증가했으며, 그 중에서도 건선 중증도가 높을수록 포도막염, 앞포도막염, 재발성 포도막염 등의 위험성이 전반적으로 증가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가장 실명 위험이 높은 포도막염 유형인 ‘전체 포도막염(Panuveitis)’의 경우 이번 연구에서 건선 유무에 따른 발병률 차이는 매우 적었으나, 건선관절염을 동반한 건선에서는 위험도가 급격히 증가해 1000인년 당 0.44명의 발병률을 기록했다. 이는 1000명을 1년간 관찰했을 때 0.44명꼴로 환자가 발생한다는 의미로, 비건선 환자(대조군)에 비해 두 배 이상 높은 수치다.또한 연구팀은 건선 첫 진단 후 3년 내 포도막염 재발할 확률이 가장 높다는 사실을 규명했는데, 포도막염의 진단과 치료시기를 결정하기 위한 협진의 ‘골든타임’으로 볼 수 있어 치료 지침 마련에 큰 기여를 할 전망이다.우세준 교수는 “대규모 코호트 연구를 통해 한국인 건선 환자에서 포도막염의 위험성을 자세하게 분석한 연구”라며 “건선 환자들은 시각적인 문제가 발생하는 지 주기적인 검진을 통해 확인할 것을 권하며, 특히 건선 중증도가 높거나 관절염을 동반할 경우 각별히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윤상웅 교수는 “한국에서는 평균적으로 약 35세를 전후로 건선이 초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면역학적 이상에 의한 질환인 만큼, 포도막염을 비롯한 합병증 위험이 높아 가볍게 넘기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2023-08-16 09:47: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