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12-20 12:23:26
대한피부과학회에 따르면 국내 안면홍조 환자는 2014년 이후 최근 3년간 20% 가까이 증가했지만 실제 병원을 찾는 비율은 45%에 불과하다.
얼마 전 대입 수학능력시험을 마치고 면접을 준비 중인 김모 양(19)은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빨개지는 안면홍조 탓에 고민이 이만저만한 게 아니다. 처음엔 날씨가 추워서 그런 것이라며 대수롭지 않게 여겼지만 따뜻한 실내에서도 볼 주변이 빨갛게 변했다. 면접 때 자신감이 없어 보이는 인상을 줄까봐 화장품도 바꿔봤지만 오히려 증상만 악화됐다.
면접을 준비 중인 수험생과 취업준비생, 소개팅을 앞둔 청춘남녀 중 얼굴이 수시로 빨개지는 안면홍조로 스트레스를 받는 사람이 적잖다. 안면홍조증은 얼굴이나 목 주변 피부가 갑자기 붉게 달아올라 가라앉지 않는 증상이다. 수줍음이 많거나 과음한 것으로 오해를 살 수 있고 심하면 대인기피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안면홍조는 주로 피부 속 혈관이 확장됐다가 수축되지 못해 발생한다. 임이석 테마피부과 원장은 “면홍조는 온도, 감정의 변화, 약물, 술, 폐경 등 원인이 다양하고 시간이 지날수록 증상이 심해지는 게 특징”이라며 “겨울철 안면홍조가 심해지는 것은 추운 날씨에 자율신경계반응으로 혈관이 수축돼 체온을 유지하다가 따뜻한 실내로 이동하면 피부 온도가 올라가면서 혈관이 확장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피부가 희고 얇은 사람일수록 잘 나타나고 심한 여드름이 났거나, 자외선에 많이 노출되는 것도 한 원인이다. 사춘기 청소년이 안면홍조를 자주 겪는 것은 사소한 자극에도 감정이 변하면서 자율신경계가 자극받아 혈관이 늘어나서다.
이밖에 갱년기 여성은 폐경에 의해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이 감소해 안면홍조가 발생할 수 있다. 맵거나 신 음식, 감미료가 많이 들어간 음식, 치즈, 초콜릿 등은 신경계를 자극해 증상을 유발 및 악화시킬 가능성이 높다.
안면부종과 가려움증이 동반되고 얼굴 붉어짐이 악화되면 ‘주사(딸기코, Rosacea)’로 이어지기도 한다. 햇빛 등 외부자극까지 더해지면 모세혈관확장증으로 진행될 수 있다.
문제는 안면홍조를 대수롭지 않게 여겨 방치하다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는 사실이다. 대한피부과학회 조사결과 국내 안면홍조 환자는 2014년 이후 최근 3년간 20% 가까이 증가했지만 실제 병원을 찾는 비율은 45%에 불과했다. 대부분 민간요법이나 기능성화장품에 의존하다가 증상이 악화된 뒤 병원을 찾았다.
심한 안면홍조는 단순 관리만으로 호전되지 않으므로 피부과에서 전문치료를 받는 게 좋다. 먼저 염증을 가라앉히는 약과 바르는 외용제를 처방하고 증상이 해결되지 않으면 원인이 되는 혈관을 선택적으로 파괴하는 레이저치료를 고려해볼 수 있다. 주로 퍼펙타, 아이콘맥스G, 엑셀V 등을 사용한다.
레이저치료는 다른 피부조직에 자극을 주지 않고 늘어진 혈관에만 선택적으로 반응하기 때문에 시술 후 별다른 불편한 없이 안면홍조증을 개선할 수 있다. 치료 후 즉시 세안이나 화장할 수 있고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어 바쁜 직장인에게도 적합하다. 환자의 체질이나 상태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3~4주 간격으로 3~5회 반복적으로 시술받으면 효과를 볼 수 있다.
임이석 원장은 “안면홍조 같은 혈관병변 치료는 의료진이 얼마나 세심하게 최적의 치료계획을 세우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며 “임상경험이 풍부한 전문의와 충분히 상담한 뒤 자신의 상태에 가장 적합한 맞춤치료를 받아야 제대로 된 치료효과를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홍조를 제대로 관리하려면 치료 후 나쁜 습관을 제거하는 게 중요하다. 과도한 자외선 노출, 온도가 급격하게 변하는 사우나, 술과 담배, 초콜릿 등을 피해야 한다. 피부 기초케어를 할 땐 순한 제품을 사용해 피부 자극을 최소화하고 클렌징도 기본에 충실한 순한 타입의 액체형 제품을 고르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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