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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의 역설’의 역설 … BMI 맹신 버려야, 당뇨병엔 독약
  • 박정환 기자
  • 등록 2017-03-13 16:42:04
  • 수정 2020-09-13 16:3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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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낮은 비만 기준 탓에 따른 착시현상일수도, 근육량 중요 … 암 등 중증질환에선 높은 BMI 유리
비만의 역설은 ‘뚱뚱해도 괜찮다’는 게 아니라 체중이나 체질량지수(BMI) 외에도 근육량, 체지방량, 허리둘레 등을 종합적으로 관리해야 함을 의미한다.
적당히 살찐 사람이 마른 사람보다 건강하다는 ‘비만의 역설(obesity paradox)’은 아직 하나의 가설에 불과하지만 의학 및 식품업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다만 상당수 의사들은 비만 측정 기준인 체질량지수(BMI)가 근본적인 오류를 안고 있어서 이런 가설이 그럴싸하게 보일 뿐 여전히 비만의 역설은 의학적 근거가 적다고 반박하고 있다. BMI는 몸무게(㎏)를 키(m)의 제곱으로 나눈 값이다.

2015년 성기철 강북삼성병원 순환기내과 교수팀이 2002~2013년 건강검진을 받은 16만2194명을 대상으로 BMI에 따른 사망률을 분석한 결과 저체중인 사람의 전체 사망률은 정상체중인 사람보다 53% 높아졌고, 과체중이거나 비만한 사람의 사망률은 정상체중인 사람보다 23%가량 줄었다.  

체중이 덜 나갈수록 위암수술 후 사망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김범진 중앙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팀이 진행성 위암 2·3기로 수술받은 환자 211명을 고BMI군(23 이상) 111명과 저BMI군(23 미만) 100명으로 분류한 뒤 생존율과 사망률을 비교한 결과 암 사망률은 저BMI군이 27%, 고BMI군이 12.7%로 저체중일수록 위암수술 후 사망위험이 높았다. 이밖에 심장병, 뇌경색, 뇌졸중 환자가 적당히 비만하면 저체중인 경우보다 예후가 좋다는 연구결과도 꽤 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한국의 비만 기준이 낮아 실제로 정상인 사람이 과체중이나 비만으로 진단되면서 생긴 착시현상이라고 지적한다. 흔히 쓰이는 비만 기준은 BMI로 그 값에 따라 저체중(18.5 미만), 정상체중(18.5~22.9), 과체중(23~24.9), 비만(25~29.9), 고도비만(30 이상)으로 구분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27.5㎏/㎡, 미국은 30㎏/㎡ 이상을 비만으로 본다.

체질량지수 자체가 신뢰성이 낮다는 지적도 있다. BMI 지수는 근육과 지방을 구별하지 않고 키와 몸무게만을 토대로 비만 여부를 판단한다. 이 때문에 같은 비만이나 과체중이어도 지방량은 3배 이상 차이나는 경우도 있다. 흔히 ‘좋은 지방’으로 불리는 갈색지방과 ‘나쁜 지방’으로 불리는 백색지방을 따로 분류해서 보여주지도 않는다. 

실제로 미국 통계에 따르면 체질량지수로 분류한 정상체중 사람 중 건강한 비율은 26%에 불과했다. 반대로 과체중을 포함한 비만 환자 중 10%는 건강 상태가 좋은 것으로 조사됐다. 체중과 체질량지수는 정상인데 건강하지 않은 대표적인 예가 올챙이형·거미형 체형으로 불리는 마른비만이다. 체중에 비해 근육량이 적고 지방량은 많으며 복부에 지방이 몰리는 게 특징이다. 

결국 비만의 역설은 ‘뚱뚱해도 괜찮다’는 의미가 아니라 체중이나 BMI 외에도 근육량, 체지방량, 허리둘레 등을 종합적으로 관리해줘야 함을 의미한다. 비만은 평소 잘못된 생활습관이 원인이어서 시간이 갈수록 체지방량이 증가할 확률이 높지만 여러 건강지표로 표현되지 않은 경우가 허다해 주의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경곤 가천대 길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과거보다는 비만 자체를 직접적인 사망 원인으로 보는 시각이 약해진 게 사실이지만 비만할수록 건강 상태가 나빠진다는 점은 변함이 없다”며 허리둘레·혈압·혈당·고지혈증·대사증후군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 적정 체중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어 “암 같은 중증질환의 경우 적당히 살찌면 기초체력이 받쳐줘 수술 후 회복 측면에서 유리할 수 있지만 당뇨병의 경우 비만 전단계인 과체중만 돼도 예후가 나빠지므로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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