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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연’ 결심이 ‘작심삼일’인 건 니코틴 대사 관련 유전자 변이 탓
  • 정종호 기자
  • 등록 2025-03-13 11:4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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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재민 의정부을지대병원 교수팀, 한국인 남성 금연 성공과 유전적 요인 연관성 입증
  • 니코틴 대사 속도 빠른 유전형을 가진 사람이 금연 성공 확률 낮아

박재민 의정부을지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흡연자의 금연 결심은 작심삼일에 그치는 경우가 허다하다. 니코틴의 강한 중독성과 의지력 부족이 금연 실패 요인으로 꼽히지만 유전자적 요인도 한몫 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박재민 의정부을지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이지원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홍경원 테라젠헬스 본부장 공동 연구팀은 한국인 남성 4364명의 유전자 정보를 분석해 이 같은 결론을 얻었다고 13일 발표했다.

   

연구팀은 질병관리청 한국인유전체역학조사사업 데이터를 활용해 연구 대상자를 비흡연자 1326명, 과거 흡연자 1684명, 현재 흡연자 1354명으로 분류했다.

   

이어 니코틴 대사 관련 12개 유전자를 대상으로 총 1644개 단일염기다형성(Single Nucleotide polymorphism, SNP)을 분석해 유전자 변이와 금연 성공률 간 연관성을 세밀하게 살폈다. SNP란 유전자 염기 서열에서 한 개의 염기가 다른 염기로 바뀌며 발생하는 유전적 변이를 의미한다.

   

그 결과, 니코틴 대사를 빠르게 하는 6개 단일염기다형성(rs2431412, rs45625338, rs41297431, rs118063322, rs144769946, rs2715904)이 금연에 성공하기 어려운 인자로 분석됐다. 이들 6개 단일염기다형성을 기반으로 유전적 위험점수를 산출한 추가 분석에서는 점수가 높을수록 흡연자로 남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나 유전적 요인이 금연 성공 여부에 있어 중요하다는 사실을 뒷받침했다.

   

연구팀은 유전적 위험점수를 활용하면 금연 성공 가능성을 예측해 개인별 맞춤전략을 수립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예를 들어 니코틴 대사가 빠른 유전형을 가진 사람은 금단증상이 심할 수 있기 때문에 약물치료를 강화하거나 추가 상담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연구팀은 또 현재 흡연자의 1주일 당 평균 알코올 섭취량(219.8g)이 과거 흡연자(167.6g)나 비흡연자(116.9g)보다 훨씬 많고, 규칙적 운동을 하는 비율은 현재 흡연자(46.2%)가 과거 흡연자(62.2%)와 비흡연자(61.7%)보다 낮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이는 금연 성패에 생활습관과 유전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함을 시사한다.

   

흡연은 심혈관질환과 암을 비롯해 다양한 질환을 유발하는 주요 위험요인이다. 

2023년 기준 한국 남성 흡연율은 32.4%로 높은 수준이며, 2011~2015년에는 한국 남성 사망원인 중 19.5%가 흡연과 직접 관련 있다는 통계도 발표된 바 있다. 

   

박재민 교수는 “니코틴 대사 속도는 금연 성공에 큰 영향을 미치는데 이는 유전적 특성에 따라 달라진다”며 “이번 연구는 기존 서양인 중심 연구에서 벗어나 한국인 맞춤형 금연 전략 수립 필요성과 기초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인 특성을 반영한 유전체 연구 및 다양한 맞춤형 건강관리 프로그램을 개발해 국가적 차원의 의료비 절감과 국민건강 증진에 기여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는 SCIE급 국제학술지 ‘Lifestyle Genomics’(생활습관 유전체학, IF=1.743) 2025년 최신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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