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욱 인제대 일산백병원 순환기내과 교수팀은 심장성 쇼크(심장마비) 환자 치료에 사용되는 에크모(체외막산소공급장치, VA-ECMO)의 적용 시점에 따라 환자의 생존율이 달라질 수 있다고 7일 밝혔다.
에크모는 혈액을 몸 밖으로 빼내서 산소를 공급하고 이산화탄소를 제거한 후 다시 몸속으로 돌려보내는 장치다. 중증 심부전이나 호흡부전 환자의 심장과 폐 기능을 보조하기 위해 사용한다.
권 교수팀은 2014~2018년에 국내 12개 병원에서 심근경색 합병 심장성 쇼크로 치료받은 1247명 중 에크모를 사용한 207명을 분석했다.
연구팀은 심장마비 발생 후 에크모 치료를 먼저 적용한 후 관상동맥중재술(PCI)을 시행한 그룹(89명)과, PCI를 먼저 시행한 후 또는 시행 중 에크모를 사용한 그룹(118명)으로 나누어 30일 생존율을 비교했다.
연구 결과, 심장마비 발생 후 100분 이내에 에크모를 사용한 환자의 경우 PCI를 먼저 시행한 그룹의 생존율이 더 높았다. 반면 심장마비 발생 후 100분이 지난 후 에크모를 사용한 환자들은 에크모를 먼저 적용한 그룹에서 생존율이 더 높게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모든 환자에게 동일한 치료 방식이 적용될 수 없으며, 환자의 상태와 쇼크 지속시간을 고려해 에크모 사용 시점을 결정하는 것이 중요함을 시사한다.
이번 연구는 급성 심근경색으로 인한 심장성 쇼크(AMI-CS) 환자의 치료 전략을 수립하는 데 있어 에크모(ECMO)와 관상동맥중재술(PCI) 적용 순서가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조직이나 장기로 가는 혈류가 부족한 저관류 상태가 지속되는 경우 에크모를 우선 적용하는 게 생존율 개선에 효과적일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 확인됐다.
권성욱 인제대 일산백병원 순환기내과 교수
권 교수는 “쇼크 지속 시간이 길어질수록 에크모를 먼저 적용하는 것이 혈액순환을 안정시키고 장기 손상을 방지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며 “환자의 생존율을 높이고 에크모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쇼크 발생 시점과 환자 상태를 고려한 전략적 적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연구팀은 앞으로 더 많은 데이터를 분석해 환자맞춤형 치료법을 개발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더 신속하고 최적화된 에크모 적용 전략이 마련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심장학회 학술지 아시아판’(JACC: Asia. IF=4.0) 3월호에 ‘Optimal Mechanical Circulatory Support Timing in Patients With Acute Myocardial Infarction With Cardiogenic Shock’라는 논문으로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