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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다공증 특효약 ‘고로쇠 수액’? … 일부에선 단순 천연음료 취급
  • 정종우 기자
  • 등록 2016-02-17 14:43:22
  • 수정 2016-02-23 15:0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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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그네슘 함유해 골밀도 증가에 도움 … 당분 들어있어 과도한 음용은 피해야

고로쇠 수액은 채취 후 1~2일간 두면 당분이 숙성되면서 단맛이 진해지지만 유통기한이 길지 않아 적당량을 사서 마시는 게 좋다.

새해 첫 절기인 입춘(立春)이 되면 각 가정에서는 한 해의 안녕과 농사의 번영을 기원하며 ‘봄이 시작되니 크게 길하고 경사스러운 일이 많이 생기기를 바란다’는 뜻의 ‘입춘대길 건양다경’(立春大吉 建陽多慶)을 적어 대문에 붙여 놓는다. 이 시기 중부지방에서는 차가운 바람이 매섭게 몰아치지만 남부지방에서는 겨울이 서서히 물러날 조짐을 보이면서 식물들은 새싹을 내기 위한 준비를 한다.

나무들도 입춘이 지나면 뿌리에서 줄기로 수액(樹液)을 올려 보내며 서서히 겨울잠에서 깨어난다. 입춘 무렵 밤 기온은 영하권이지만 낮에는 10도 언저리까지 오르며 큰 일교차를 보인다. 이때 나무 줄기와 가지 사이에 압력차가 생겨 수액이 활발하게 이동한다. 올해는 잦은 비와 비교적 따뜻한 날씨의 영향으로 지난해보다 1주일 가량 수액의 이동이 빨라졌다.

수액은 땅 속에서 나무의 줄기를 통해 잎으로 올라는 액체로 나무마다 성분이 다르다. 소나무의 수액은 송진, 옻나무는 옻진, 고무나무는 고무라고 부른다. 단풍나무과 나무들에서 나오는 수액은 대부분 사람이 마실 수 있다. 캐나다에서는 단풍나무 수액을 이용해 메이플시럽을 만든다. 국내에서는 지리산 자락과 전남 구례 송광사나 선암사 일대에서 ‘고로쇠 수액’을 채취해 건강식으로 이용한다. 고로쇠나무(painted maple)는 습한 계곡에 주로 분포한다. 고로실나무, 오각풍, 수색수 등으로도 불리며 약 20m까지 자란다.

지리산 주변에서는 고로쇠와 관련된 설화가 많이 내려져 온다. 대표적인 게 신라시대 풍수지리학의 대가로 꼽히는 도선국사 이야기다. 도선국사가 오랫동안 앉아 수련을 하는 바람에 다리가 제대로 펴지지 않았는데 앞에 있던 고로쇠나무에서 흐르는 수액을 마시고 곧바로 일어났다고 전해진다. 그는 사람들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며 고로쇠 수액의 효능을 전파했다. 이외에도 지리산 반야봉 반달곰이 포수의 화살에 맞았을 때 산신령의 계시에 따라 고로쇠 수액을 마시고 깨끗이 나았다는 전설도 있다.

최기철 하동군고로쇠협회 대표는 “고로쇠란 이름은 뼈에 이로운 나무라는 뜻의 ‘골리수(骨利樹)’에서 유래했다”며 “경남 하동군에서는 지리산 700~1000m 고산지대에서 고로쇠 수액을 채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고로쇠 수액은 기온에 굉장히 민감하며 한 방울씩 천천히 흘러 말통(18리터)을 채우는데 오랜 시간이 걸린다”고 밝혔다.

고로쇠 수액에는 나무가 생장하는 데 필요한 다량의 영양물질이 들어 있다. 물이 97%며 나머지는 포도당, 자당, 과당 등 당분과 미네랄이다. 아미노산, 비타민 등도 들어 있다. 고로쇠 수액 1ℓ에는 칼슘이 약 63.8㎎, 칼륨은 67.9㎎, 망간은 5.0㎎, 마그네슘은 4.5㎎ 등이 함유돼 있다.

수액에 함유된 마그네슘은 칼슘 흡수를 도와 골밀도대사에 관여한다. 특히 폐경기 여성이 고농도 마그네슘을 먹을 경우 골밀도 증가 효과를 볼 수 있다. 국립산업과학원이 쥐를 이용해 실험한 결과 고로쇠 수액을 마신 쥐에서 골다공증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방에서는 나무에 상처를 내어 흘러내린 즙을 ‘풍당’(楓糖)으로 부른다. 위장병, 폐병, 신경통, 관절염 등으로 고생하는 환자에게 풍당을 마시도록 처방한다.

일부에서는 고로쇠 수액이 큰 효과가 없다고 말한다. 대부분 나무들이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수단으로 수액에 각종 독 성분을 내뿜는데 이로 인해 고로쇠 수액에도 관련 성분이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는 논리다. 환자가 고로쇠 수액에서 자신이 원하는 영양분을 충분히 얻으려면 최소한 하루에 6ℓ 이상은 마셔야 된다. 따라서 고로쇠 수액은 약보다는 천연음료로 생각하는 게 좋다. 당분이 함유돼 있어 과도하게 마실 경우 살이 찔 가능성도 높아 주의해야 한다.

환경단체 측에서는 과도한 수액 채취는 고로쇠나무의 생명력을 앗아가 생태계 파괴의 원인이 된다고 주장한다. 나무에 대롱을 꽂아 수액을 뽑아내는 행위가 ‘피를 빨아 먹는 것’ 같다며 피하는 사람도 적잖다. 비위생적인 채취법과 수액을 뽑고 난 뒤 상처나 관을 방치하는 문제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산림청은 이같은 논란이 일자 ‘수액채취 관리 지침’을 만들어 고로쇠 수액 채취를 제한하고 있다. 사람 가슴 높이의 지름 10㎝ 이하 나무에는 구멍을 뚫을 수 없으며 지름 10~19㎝인 나무에는 1곳, 20~29㎝에는 2곳, 30㎝ 이상에는 3곳을 뚫을 수 있도록 규정했다. 채취 뒤에는 호스를 제거하고 상처가 아무는 약을 발라 나무썩음균 침입을 방지하도록 정했다. 필요할 때는 휴식년제를 실시할 수 있도록 하기도 했다. 강제로 정하진 않았지만 권장 채취량은 하루 한 나무에서 0.5~4ℓ정도다.

고로쇠 수액은 채취 후 1~2일 정도 두면 당분이 숙성되면서 단맛이 진해진다. 유통기한이 길지 않아 적당량을 사서 구입 즉시 마시는 게 좋다. 물 대신 각종 요리에 넣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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