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리가 개발 중인 최초의 경구용 비펩타이드 소분자 GLP-1 수용체 작용제(GLP-1RA) ‘오르포글리프론(Orforglipron)’이 글로벌 3상 임상시험에서 주사제형 수준의 혈당 및 체중 감소 효과를 입증하며 시장 판도에 변화를 예고했다.
릴리는 17일, 제2형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ACHIEVE-1’ 3상(NCT05971940) 시험에서 오르포글리프론이 당화혈색소(A1C) 감소와 체중 감소 측면 모두에서 위약 대비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결과를 얻었다고 발표했다.
특히 A1C는 평균 1.3%에서 1.6%까지 감소했으며, 체중은 최고 용량(36mg)에서 평균 7.3kg(7.9%)이 감소했다.
오르포글리프론은 1일 1회 복용하는 경구용 비펩타이드 소분자 약물로, 식사와 무관하게 복용할 수 있으며, 이는 주사제 대비 복약 편의성에서 강점을 갖는다. 또한 릴리는 향후 오르포글리프론이 승인을 받는다면 글로벌 공급부족 문제 여지가 없이 출시가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3상은 미국, 중국, 일본, 인도, 멕시코 등에서 총 559명을 대상으로 40주간 진행됐으며, A1C가 7.0% 이상 9.5% 이하인 인슐린 투여 경험이 없는 성인 제2형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했다. 모든 피험자는 오르포글리프론 1mg에서 시작해 점진적으로 3mg, 12mg, 36mg까지 증량했다.
1차 평가지표인 A1C 감소는 위약군의 0.1%에 비해 오르포글리프론은 용량별로 각각 1.3%, 1.6%, 1.5%를 기록했다. 체중은 용량에 따라 4.4kg에서 최대 7.3kg까지 줄었으며 나타났으며, 감소율은 4.7%~7.9%였으며 40주 시점에서도 감소세가 지속돼, 환자들은 아직 체중감소의 정점에 도달하지 않은 상태다.
안전성 측면에서도 기존 GLP-1 계열과 유사한 수준으로 평가됐다. 가장 흔한 이상반응은 위장관 관련 부작용으로, 설사, 메스꺼움, 소화불량, 변비, 구토 등의 발생률은 위약군보다 높았지만 대부분 경증에서 중등도 수준이었다. 이상반응으로 인한 중단률도 용량별로 4~8% 수준으로 보고됐다.
이번 연구는 릴리가 진행 중인 총 7건의 오르포글리프론 글로벌 3상 프로그램 중 첫 번째 주요 결과로, 향후 추가 데이터는 오는 6월 ADA(미국당뇨병학회) 연례 학술대회에서 발표될 예정이다.
릴리는 올해 안으로 비만 치료 적응증에 대해 규제당국에 허가신청을 제출하고, 당뇨병 치료제 허가는 2026년 제출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오르포글리프론은 일본 주가이제약(Chugai Pharmaceutical)이 발견한 물질로, 전임상 개발단계에서 릴리가 2018년 라이센스를 확보했다. 2형 당뇨와 비만, 폐쇄성 수면무호흡증, 고혈압 등 다양한 적응증을 대상으로 개발 중이다.
릴리는 이번 3상 결과에 대해 “편의성 높은 경구제임에도 불구하고 주사형 GLP-1 제제 수준의 혈당 조절 및 체중 감소 효과를 입증했다”며 “당뇨 및 비만 치료 시장의 접근성을 크게 확대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릴리는 트루리시티, 마운자로, 젭바운드 등 기존 주사형 GLP-1 계열 제품을 출시한 바 있으며 오르포글리프론이 첫 경구옵션은 처음이다.
노보노디스크의 경구 GLP-1 리벨서스와 차이점은 오젬픽(세마글루티드)와 동일한 펩타이드 기반 구조로 위장내 분해되지 않고 약물이 잘 흡수도록 흡수보조제 살카프로제이트 나트륨(SNAC)이 첨가됐으며 공복시 투약, 투약이후 30분 이후 식사 또는 음료를 마시거나 다른 2형 당뇨병 치료를 위한 경구용 병용요법제를 투약도록 하고 있다.
오르포글리프론은 이같은 제약으로 부터 좀 더 자유롭고 릴리가 공급부족없이 출시할 수 있다고 밝힌 것 처럼 제조측면에서 대량생산에 유리하다. 반대로 소분자제제의 특성상 부작용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높다.
동일하게 비펩타이드 기반 소분자제제로 개발중이된 화이자의 다누글리프론(danuglipron)의 경우 이상반응을 사유로 지난 14일 개발중단 발표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