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의 병’(disease of the king)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통풍(痛風, gout) 환자가 증가하고 있다. 알렉산더 대제, 헨리 8세 등과 칸트, 볼테르, 레오나르도 다빈치, 뉴튼 등 유명 인물이나 왕족이 앓았다던 통풍이 음식의 풍족함으로 인해 환자 수가 늘어난 것이다.
국내 남성 통풍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20~30대의 젊은 통풍 환자도 크게 늘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2007~2011년 조사 자료에 따르면 남성 통풍환자는 14만6050명에서 21만8875명으로 49.9%가 증가했고 이 중 40~50대 중년 남성이 절반 정도인 48.2% 였다. 또 남성 환자가 차지하는 비율은 90%로 대다수를 차지했다. 여성은 1만7117명에서 2만1763명으로 27.1% 늘었다. 남성 진료인원이 여성의 10배였다. 20대 통풍 환자는 7325명에서 1만709명으로 46.2% 증가했다. 30대 통풍 환자는 2만4470명에서 3만5161명으로 43.7% 늘었다.
술도 잘 선택해서 먹어야 한다. 알코올은 요산 생성을 증가시키는 동시에 배설은 감소시키는 역할을 한다. 맥주는 술 중에서 퓨린(purine) 함유량이 가장 많아 통풍을 일으키는 주범이다. 맥주는 막걸리나 와인에 비해 최고 6배나 많은 퓨린이 들어 있어 다른 식품보다 월등히 높다. 맥주에 함유된 퓨린은 알코올과 상승 작용을 일으켜 다량의 요산을 생성해 체내 요산 수치를 급격히 높인다. 2010년 일본의 고요산혈증 및 통풍의 치료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맥주효모의 퓨린 함량은 2995.7㎎/100g 인데 비해 소간은 219.8㎎, 미역 262.4㎎, 말린 멸치 746.1㎎, 다시마 684.8㎎ 등으로 상대적으로 적었다.
오래 방치하면 신장기능 저하 … 비만, 고지혈증, 고혈압, 동맥경화 등 전신성 대사질환도 초래
통풍은 보통 4단계의 증상을 거친다. 증상 없이 요산이 점점 쌓이는 ‘무증상 고요산혈증’으로 시작해 밤에 극심한 통증을 유발하는 ‘급성 통풍성 관절염’ 증세로 발전한다. 그 후 오랜 시간에 걸쳐 통증이 간간이 나타나는 ‘간헐기 통풍’을 거쳐 관절 주변에 요산 결정이 생기는 ‘만성 결정성 통풍’으로 악화된다. 통풍의 징후는 다리나 발가락 관절, 발목 관절에서 볼 수 있다. 요산결정이 인대와 관절 안쪽까지 침착돼 굳은살처럼 보이고, 하얀색의 요산덩어리를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게 된다.
통풍이 오래 지속되면 관절 이외에 다른 부위에까지 통풍결절이 생겨 젓가락질도 힘들게 만든다. 통풍으로 쌓인 요산이 신장으로 배설되면서 신장에 계속 상처가 생겨 신장 기능도 점차 떨어진다. 통풍이 악화될수록 신장을 비롯한 신체 장기의 기능이 저하되고 비만, 고지혈증, 고혈압, 동맥경화 등 전신성 대사질환도 생길 수 있다.
나이 어려 발병하면 평생 고생 … 증후 느끼면 정밀검진 필요
20대의 젊은 연령층에서 발병하는 통풍이 위험한 이유는 완치가 어려운 질병이기 때문이다. 젊은 연령에서 통풍이 발병하면 투약 기간이 길어지고 합병증이 생길 위험도 높아진다.고혈압이나 당뇨병처럼 약물을 이용해 계속 조절해야 한다.
통풍 발작에는 콜히친(colchicine)과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제(NSAIDs)이, 요산배출촉진제로는 벤즈브로마론(benzbromarone)·프로베네시드(probenecid), 요산생성억제제로는 알로푸리놀(allopurinol) 등이 처방된다.
통풍을 느꼈다면 우선 통풍의 확진을 받아야 한다. 확진되지 않은 상태에서 통풍을 평생 치료를 하는 것은 옳지 않다. 검진시설과 경험이 부족한 진료기관은 통풍을 확진하는 것이 어렵다. 부어 있는 관절에서 관절액을 뽑아내어 편광현미경을 통해 통풍결정이 있는지 등을 확인받아야 한다.
전재범 한양대 의대 교수는 “전형적인 통풍의 증상인 급성 단관절염, 엄지발가락 뿌리관절 침범, 발작적 급성관절염의 병력, 고요산혈증, 통풍결절 등을 전문의에게 확인해 정확한 임상진단을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