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형민, 이용석, 남기웅 서울특별시보라매병원 신경과 교수진이 뇌경색의 일종인 단일 피질하 경색(single subcortical infarction, SSI) 환자의 경색 성장 속도를 계산해 ‘초기 신경학적 악화’(Early Neurological Deterioration, END) 여부를 조기에 파악해 예후 예측에 도움을 주는 연구결과를 최근 저명 학술지인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 IF=4.997) 최근호에 게재했다.
SSI는 천공동맥(perforating artery) 영역에서 발견되는 단일 병변의 허혈성 뇌졸중으로, 다른 기전으로 발생하는 뇌졸중과는 달리 이 환자들은 대개 경미한 신경학적 증상을 겪는다. 초기 예후는 비교적 양호하지만, 많게는 43% 환자들이 처음보다 증상이 악화하는 END를 경험한다. 따라서 END의 발생 기전을 규명하고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경색성장속도 빠르면 예후 나빠 … 원위부 경색 환자는 더 밀접한 상관관계 보여
연구진은 지난 10년간 보라매병원을 방문한 허혈성 뇌졸중 환자 중 증상 발현 24시간 이내에 자기공명영상(MRI) 검사를 진행한 SSI 환자 604명을 분석했다.
MRI 상으로 보이는 병변의 크기를 증상 발현 시점부터 영상 획득까지의 시간으로 나누어 대략적인 경색의 성장 속도를 측정할 수 있다는 가설을 세웠다. 즉 확산강조영상(diffusion weighted image, DWI)의 경색 부피(mL)를 MRI 영상촬영까지 걸리는 시간(h)으로 나눠 이를(IGV=mL/h) 토대로 초기 신경학적 악화와의 연관성을 평가하였다. 그 결과 IGV가 0.038 mL/h 이상이면 경색의 성장 속도가 증가하는 밀접한 통계적 연관성이 관찰됐다.
아울러 경색의 성장 속도와 초기 신경학적 악화의 연관성은 단일 피질하 경색의 병변 위치에 따라 다르게 해석됐다. IGV 값은 모동맥과 접촉하지 않는 원위부 SSI보다 모동맥과 인접한 근위부 SSI에서 더 높았다(P < 0.001). 그러나 END 여부에 따른 IGV값의 유의한 차이는 상대적으로 원위부에서만 도드라졌다.
남기웅 교수는 “SSI에서 초기 진행 여부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인자는 초기 경색 병변의 성장과 최종 경색의 크기”라며 “병변의 부피가 작은 원위부에서는 IGV값이 약간만 높아져도 신경학적 악화가 진행될 가능성이 커진다”고 밝혔다. 또 “경색 성장 속도가 빠른 환자가 동일한 허혈 손상으로도 더 빠르게 병변이 생길 수 있고, END는 퇴원 결과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것을 감안할 때, 경색의 성장 속도를 주시하는 것은 특히 원위부 단일 피질하 경색 환자에게서 임상적 의미를 가질 수 있다”며 “향후 전향적 연구를 통해 검증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정훈 분당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팀(공동 교신저자 에이슬립 김대우 박사)은 스마트폰을 활용해 가정에서도 실시간으로 수면 무호흡증을 감지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11일 밝혔다.
수면무호흡증은 수면 중 호흡이 계속해서 끊기며 렘(REM) 수면과 여러 단계의 비렘(NREM) 수면을 오가는 정상적인 수면 사이클이 흐트러지면서 수면의 질이 크게 떨어지는 질환이다. 수면무호흡 환자는 충분한 시간 동안 수면을 취해도 피로감이 해소되지 않고 두통, 집중력 저하 등으로 삶의 질 저하를 겪으며, 장기간 방치될 시 심뇌혈관질환, 인지장애(치매) 등의 위험이 크게 높아져 주의가 필요하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2015년부터 2020년 상반기까지 수면무호흡증으로 진료 받은 환자는 총 285만 명에 이른다. 스스로 인지하기 어렵고 위험성도 잘 알려져 있지 않아 진단율이 낮은 점을 감안한다면 실제 환자 수는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러한 수면무호흡의 진단율을 높이기 위해 연구팀은 병원에서 각종 장비를 부착하고 실시하는 수면다원검사를 보완 및 대체할 수 있는 스마트폰 활용 진단 기술을 개발해 지난해 발표했다. 이번에는 ‘실시간’으로 수면무호흡 진단이 가능한 수준으로 발전시켜 주목받고 있다.
기존의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수면무호흡 진단기기들은 하루 밤을 모두 자고나서 진단이 가능하다. 반면 이번에 개발된 기술은 수면무호흡이 발생할 시 바로 이를 확인할 수 있어, 향후 실시간으로 수면 중 자세를 교정해 무호흡을 줄여주는 침구류 등을 개발하는 데 원천기술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팀은 수면다원검사에서 얻은 1000여 개의 숨소리 데이터에 더해, 에어컨 등 가전 소음이나, 외부에서 들리는 차량 소음 등 2만개 이상의 소음 데이터를 인공지능에 학습시켰다. 그 결과, 각종 생활 소음이 있는 수면 환경에서도 정확도가 86% 수준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정훈 교수는 “이번 연구에 활용된 가정환경 소음 2만2500개는 집에서 발생할 수 있는 거의 모든 소음"이라며 “병원 환경과 달리 다양한 소음이 발생하는 가정에서도 수면무호흡증을 실시간으로 감지할 수 있어 향후 슬립테크(Sleep-tech) 분야의 중요한 원천 기술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첨단 헬스케어 분야의 최고 국제학술지 ‘Journal of Medical Internet Research’에 최근 게재됐다. 연구팀은 해당 기술을 무료 애플리케이션 ‘슬립루틴(Sleep Routine)’에 적용 및 배포해 일반인의 수면무호흡증 자가진단과 생활습관 교정에 도움을 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