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나이가 들면 잠이 줄어든다고 하소연한다. 사실일까? 결론은 그렇지 않다. 한 조사결과를 보면 노인들의 하루 평균 수면시간은 9시간 정도다. 보통 성인이 하루 평균 7~7.5시간 잠을 자는 것과 비교하면 오히려 긴 편이다. 다만 노인의 경우 하루 평균 1시간 20분 정도 낮잠을 잔다는 연구결과를 감안하면 일반 성인의 밤 수면시간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러나 노인의 수면장애는 흔하게 발생한다. 국내 65~84세 인구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57.7%가 불면 증세를 호소했다는 결과도 있다. 최윤호 가톨릭대인천성모병원 뇌병원 신경과 교수는 “사람은 인생의 3분의 1이나 되는 긴 시간을 잠을 자면서 지내는데, 이를 통해 몸과 정신의 피로와 스트레스를 회복시키고 생체리듬을 유지하게 된다”며 “제대로 잠을 취하지 못하게 되면 몸의 활력이 떨어질 뿐 아니라 면역기능 저하와 만성질환 위험 상승이 초래된다”고 지적했다. 수면장애란 건강한 수면을 취하지 못하거나, 충분한 수면을 취해도 낮 동안 잘 깨어 있지 못하고 졸림을 호소하는 상태, 수면 리듬이 흐트러져 어려움을 겪는 상태 등을 포함하는 넓은 개념이다. 잠자는 시간보다 중요한 것은 수면의 질이다. 잠을 3~4시간만 자더라도 숙면을 취해 일상생활에 문제가 없다면 병이 아니다. 반대로 8~9시간을 자는데도 몸이 개운하지 않고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만큼 피곤하며 낮 시간에 졸리고 집중력이 떨어진다면 수면장애일 수 있다. 노년기 수면장애 중 가장 흔한 것은 불면증과 ‘일주기(日週期) 리듬 수면장애’다. 불면증은 잠들기 힘들거나 잠이 들어도 자주 깨고, 새벽에 너무 일찍 일어나 수면 부족 상태가 나타나는 것을 말한다. 낮 동안에 피로감과 졸음, 의욕상실 등을 겪게 된다. 일주기 리듬 수면장애는 생체리듬과 관련이 있다. 노인이 되면 생체시계, 즉 생체리듬을 관장하는 뇌신경 기능이 감소하며 일주기 리듬이 일반 성인보다 조금 앞당겨진다. 이에 따라 수면 양상에도 변화가 생기는데, 대부분 오후 7~9시 사이에 일찍 잠이 들어 오전 3~5시 사이에 깨게 된다. 최윤호 교수는 “숙면을 취하도록 돕는 수면유도 물질 멜라토닌은 해가 진 후부터 생성되기 시작해 새벽 2~4시 사이에 가장 많이 분비되는데, 노인의 경우 일주기 리듬이 달라지는 데다 멜라토닌 분비까지 원활하지 못해 시간이 갈수록 수면의 질이 떨어지게 된다”고 말했다. 이밖에 과다수면증과 기면증, 코골이와 수면무호흡증, 하지불안증후군, 렘수면행동장애 등이 수면장애에 해당한다. 과다수면증은 밤에 최소 7시간 이상 수면을 취했는데도 낮에 과도한 졸음을 호소하는 경우다. 기면증은 이겨낼 수 없는 졸음으로 갑작스럽게 잠에 빠져드는 것으로 먹고 말하거나 걷는 등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서도 나타날 수 있다. 코골이는 매우 흔한 생리적인 현상이지만, 코골이가 있는 사람의 75%는 수면 중 호흡이 멈추는 수면무호흡증을 동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수면 중 호흡 이상이 시간당 5회 이상 나타나면 수면무호흡증으로 진단된다. 수면무호흡증이 심할수록 자주 깨고 체내 산소 공급이 어려워진다. 이에 따라 낮 동안 심한 피로감과 자도 잔 것 같지 않은 느낌, 아침 두통, 무기력감, 집중력과 기억력 저하, 우울감 등을 유발하게 된다. 치료하지 않은 채 수면무호흡증이 장기간 지속되면 치매 등 인지장애, 뇌혈관질환, 심장질환이나 당뇨병 등 심각한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하지불안증후군은 잠들 무렵 사지, 특히 다리의 특정 부위에서 지속적으로 여러 불편감이 느껴져 잠들기 힘든 상태를 말한다. 전기가 흐르는 느낌, 벌레가 기어가는 느낌 등 환자마다 불편감은 다르게 나타나고, 이는 움직임을 통해 나아진다. 심한 경우 통증으로 표현하기도 한다. 렘수면행동장애는 꿈을 꾸게 되는 렘수면이라는 수면 단계에서 비정상적으로 근육의 긴장도가 증가되고, 꿈과 관련된 과도한 움직임과 이상행동을 보이는 질환이다. 예컨대 자면서 폭력적인 내용의 꿈을 꾸고, 그에 반응하다가 침대에서 떨어지거나 발길질을 한다. 나이가 많을수록, 남성일수록 흔하게 발생하고 파킨슨병과 같은 다양한 신경계 퇴행성 질환과 연관성이 높다. 최 교수는 “노년기에 수면장애를 경계해야 하는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치매와의 연관성 때문”이라며 “수면장애 환자는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대표적인 치매 원인 질환인 알츠하이머병에 걸릴 위험이 49%나 높다는 조사결과도 있다”고 했다. 불면증은 건강문제와 직결… 수명 단축시킬 수도 불면증의 원인은 다양하다. 노인은 젊은 사람보다 낮 동안 활동이 적기 때문에 결국 밤 동안 수면장애가 초래된다. 우울과 불안 등 심리적인 요인에 의해서도 불면증이 올 수 있고 만성 호흡기질환, 역류성식도염이나 위궤양, 만성 통증, 빈뇨나 요실금, 고혈압 또는 심혈관계질환 등 다양한 신체질환도 수면장애를 일으키는 원인이 된다. 노인들은 젊은 사람들에 비해 약물을 많이 복용하게 되는데 약물의 부작용으로 불면증이 나타나는 경우도 많다. 노인시설이나 병원에 입원할 경우 환경 변화로 수면장애가 발생할 수 있다. 최 교수는 “노인에게 불면증은 그 자체로 힘들 뿐 아니라 전반적인 건강에도 해로운 영향을 미친다”며 “하루 7시간미만으로 잠을 자는 노인은 8시간 이상 충분한 수면을 취하는 노인보다 건강에 취약할 수밖에 없고, 그 결과 면역력이 약화되고 수명을 단축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수면 방해하는 생활습관 개선으로 불면증 예방 불면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수면을 방해하는 생활습관을 개선해야 한다. 먼저 커피, 홍차 등에 많이 함유된 카페인 섭취를 줄이고, 특히 늦은 오후 이후로는 카페인을 섭취하지 않는 게 좋다. 자기 전 흡연이나 음주도 피해야 한다. 술은 처음에는 수면을 유도하는 것처럼 느껴지지만 잠을 자주 깨게 하고 수면무호흡증을 악화시킨다. 또 현재 복용 중인 약이 수면과 연관돼 있는지 확인하고 바꿀 수 있다면 다른 성분으로 대체한다. 잠이 안 온다고 수면제를 구입해 먹는 것은 결국 깊은 잠을 방해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낮 시간 동안 햇볕을 쬐면 생체시계가 정상적으로 작동하며 숙면을 취할 수 있다. 규칙적인 운동도 숙면에 도움을 준다. 낮잠은 최소한으로 줄여야 한다. 최 교수는 “건강 장수를 위해 규칙적인 식사 및 운동과 더불어 충분하고 올바르게 자는 것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고 강조했다.
2024-07-26 11:49:40
매년 7월 27일은 ‘세계 두경부암의 날’이다. 주로 머리와 목 부위에서 발생하는 두경부암은 먹고, 숨 쉬고, 말하는 것은 물론 심미적 기능과도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어 적극적인 기능 보존과 재건이 중요하다. 완치를 넘어 환자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세심한 치료가 필요한 두경부암. 정은재 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남인철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이비인후과 교수의 도움말로 각 두경부암의 원인, 증상, 치료법을 알아본다. 두경부는 머리와 목 부위를 중심으로 가슴, 폐 위쪽으로 눈과 뇌를 제외한 부분을 이르는 말이다. 인간의 생존에 필수인 먹고 말하고 숨 쉬는데 필요한 기관인 입, 코, 목, 혀 등이 모두 두경부에 속한다. 두경부암은 두경부에 발생한 모든 종류의 악성종양을 총칭하는 것으로 코, 부비동, 구강, 안면, 후두, 인두, 침샘, 갑상선 등에 발생한다. 두경부암은 암이 생기는 위치에 따라 인두암, 구강암, 후두암, 침샘암, 비강암 및 부비동암(코) 등으로 나뉜다. 갑상선암도 포괄적인 의미에서 두경부암에 속한다.최근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갑상선암을 제외한 두경부암은 전체 암 발생의 2.2%를, 갑상선암을 포함하면 약 15%를 차지한다.두경부암의 5년 생존율은 평균 60%로 높은 편이다. 하지만 초기에는 증상이 거의 나타나지 않아 조기 발견이 어렵고 암이 진행된 상태에서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남인철 교수는 “두경부암은 조기(1~2기)에 발견해 치료하면 완치율이 80~90%로 높은 것은 물론 두경부 기능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치료가 가능하다”며 “두경부암이 주로 발견되는 3~4기에 치료를 받게 되면 주변 기관까지 많이 도려내야 하는데, 이렇게 되면 치료 후 먹지 못하거나 말하지 못하는 등 큰 장애를 남길 수도 있다”고 말했다.두경부암의 가장 중요한 위험인자(원인)는 흡연이다. 흡연은 두경부암 발생 위험을 약 15배 정도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흡연자는 특히 후두암의 발생 위험이 비흡연자보다 1.7배~2배 높다.흡연에 음주까지 병행하면 점막세포 돌연변이를 유발해 두경부암 위험이 더욱 커진다고 알려졌다. 음주는 하인두나 후두부에 발생하는 암에 주로 관여한다. 이밖에 인유두종 바이러스(HPV)는 구인두암에 관련 깊다. 구인두 편평상피세포암의 약 15~50%에서 HPV가 발견된다. 엡스타인-바 바이러스(EBV)는 비인두암과 관련돼 있다. 이밖에 위식도역류, 식도질환, 두경부의 물리적 자극 등이 위험인자로 꼽힌다.증상은 암의 발생 부위와 진행 정도에 따라 다양하다. 구강암은 구내염과 비슷하지만 회복되지 않는 입속 궤양이 생긴다. 또는 구강점막의 변색(백색 또는 적색), 통증, 귀 밑 또는 목 윗부분의 혹이 생긴다.후두암은 초기에 목소리가 쉬고, 이물감을 느끼게 되며. 종양이 진행되면 호흡곤란을 겪을 수 있다. 인두암(하인두암)은 초기에 지속적으로 목 안쪽 통증과 이물감이 생긴다. 진행 후 삼키기 어려운 증상(연하장애, 삼킴곤란)이 생기거나 목에서 멍울이 잡힌다. 비인두암은 목의 혹이 가장 흔한 증상이며 한쪽 귀의 충만감이나 중이염을 유발할 수 있다.비강암, 부비동암은 코 막힘이 흔히 발생하며, 한쪽 코에서만 지속적인 코피가 나기도 한다.침샘암은 침샘 부위(귀밑, 턱밑, 혀밑)가 붓고, 이들 부위에서 구슬 같은 혹이 만져진다. 종양이 진행되면 얼굴신경을 침범해 얼굴통증과 안면마비를 동반할 수 있다.갑상선암은 특별한 증상이 없다. 일부에서 통증, 쉰 목소리, 삼킴곤란과 같은 문제가 생길 수 있다.진단은 신체검사(이비인후과적 내시경 검사, 경부 촉진검사) 및 영상검사를 기본으로 실시한다. 경부 컴퓨터단층촬영(CT)이나 자기공명영상(MRI) 등 영상검사로 진행된다. 최근에는 치료에 들어가기 전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CT) 검사를 추가로 실시해 림프절이나 간·폐·뼈 등으로 원격전이 여부를 정밀하게 판단한다. 초음파검사도 상세한 진단과 전이 여부 파악에 도움이 된다.병변이 발견된 경우 외래에서 바로 조직검사를 진행하기도 한다. 다만 목 안쪽 깊숙이 위치한 후두암이나 하인두암처럼 조직을 즉시 떼어내기 어려운 부위는 전신마취가 필요할 수 있다.치료는 수술적, 비수술적 치료로 나뉜다. 비수술적 치료로는 방사선치료, 항암제치료가 있다. 초기 두경부암은 수술 또는 방사선치료와 같은 단독 치료로 완치가 가능하지만, 암이 진행된 경우 어느 한 가지 치료만으로는 어렵다. 말하거나 삼키는 기능을 보존하기 위해 방사선치료와 항암치료를 동시에 시행하는 경우도 많다. 즉 수술, 항암, 방사선 치료를 적절히 병합하는 치료가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초기에는 수술 또는 방사선 단독치료, 진행된 병기에서는 수술과 항암방사선 병합치료가 시행된다. 정은재 교수는 “두경부암은 먹고 말하고 숨 쉬는 기능과 관련된 부위에 발생하므로 삶의 질에 매우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며 “ 원발 부위 위치, 병기, 수술 시 예상되는 기능소실, 환자의 나이나 직업, 비수술적 치료(항암방사선치료 등)에 예상되는 반응성 등을 고려해 다양한 진료과의 다학제 논의를 거쳐 맞춤형 치료 계획을 결정한다”고 말했다. 두경부암의 암종별 치료법은 다음과 같다.(1) 비강암, 부비동암: 수술적 치료가 기본이며, 최근 코 기능을 보존할 수 있는 내시경수술이 선호되는 추세다. 입천장, 얼굴뼈를 제거해야 할 경우 팔·다리·어깨 등에서 자가 조직을 이식해 본래의 기능과 모양을 복원하는 재건술을 병행한다.(2) 구강암: 초기에는 수술 부위가 적다. 종양이 진행될수록 제거 부위가 넓어져 재건술이 필요하고, 먹는 기능을 회복하는 시간이 많이 걸린다.(3-1) 비인두암: 항암방사선치료 반응성이 좋다. 해부학적으로 뇌와 눈에 가깝고 깊어서 비수술적 치료를 우선 고려한다.(3-2) 구인두암: HPV 바이러스로 인한 구인두암은 항암방사선치료에 매우 잘 반응한다. 항암방사선치료에 실패하면 구제수술을 실시하는데, 합병증을 줄이고 기능을 보존하기 위해 가능한 턱뼈를 가르지 않고 목을 통해 수술한다.(4) 후두암: 초기 수술 혹은 방사선 단독치료를 진행한다. 진행된 경우 후두 보존을 위해 항암방사선치료를 선택할 수 있다. 재발한 경우 수술을 시행한다. 수술 시 후두를 보존할 수 있지만 대다수는 후두전적출술(후두 모두 제거)을 시행하며, 이 경우 발성이 가능하도록 인공성대를 삽입한다.(5) 침샘암: 우선적으로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 종양이 안면신경을 광범위하게 침범하면 수술 후 심각한 안면마비가 발생할 수 있다. 최근 이를 최소화하고 안면 기능을 복원하는 수술이 발달해 합병증을 최소화하고 있다.(6) 갑상선암: 온순한 암으로 알려졌지만 기도 및 식도, 성대를 움직이는 신경이나 근육을 침범할 경우 공격적인 암으로 분류된다. 이 경우 수술로 종양과 함께 침범된 기관지나 식도를 제거하고 적절한 재건술을 실시한다.두경부암 예방을 위해서는 금연과 금주는 필수다. 흡연의 기간과 양이 많아질수록 암 발병률은 증가한다. 또 HPV의 감염을 막기 위해 건전한 성생활도 필요하다. 자궁경부암 백신으로 잘 알려진 HPV 백신을 사용하면 두경부암을 예방할 수 있다.남 교수는 “두경부암은 진단부터 치료, 재건, 재활에 이르기까지 치료 과정이 긴 편이라 치료가 쉬운 암은 아니지만, 조기에 발견하면 충분히 완치가 가능한 암인 만큼 관심을 가지고 정기검진을 받는 게 좋다”고 강조했다. 정 교수는 “모든 암이 그렇듯 두경부암도 예방이 최선이고, 조기진단될 경우 완치율이 매우 높다”며 “단기간에 호전되지 않는 목의 혹이나 통증, 목소리 변화, 입안 궤양·출혈, 한쪽 코막힘·출혈 등 두경부암 의심 증상이 지속된다면 병원을 찾아 검진받기를 권장한다”고 말했다.
2024-07-25 18:40:52
임신에도 때가 있다. 건강한 임신과 출산에는 자궁 내 환경에 직접 영향을 주는 여성의 ‘나이’가 가장 중요하다는 게 재확인됐다. 30대 초반이 첫 아이를 낳는 가장 적정 시기라는 보고가 ‘대한산부인과학회지’ 최근호에 게재됐다. 이보다 나이가 많으면 임신성 고혈압(임신중독증)이나 당뇨병, 전치태반 등 각종 위험이 뒤따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오수영·성지희 삼성서울병원 산부인과 교수, 조주희·강단비 임상역학연구센터 교수팀은 2005년 1월부터 2019년 12월까지 15년간 국민건강보험공단 데이터를 토대로 첫 아이를 낳아 엄마가 된 368만 5817명을 추적 관찰했다. 연구팀은 이들 산모를 나이에 따라 25세 미만 그룹(15만3818명), 25~29세(84만5355명), 30~34세(173만8299명), 35~39세(78만7530명), 40~44세(15만 1519명), 44세 초과(9296명)으로 나눴다. 연구에 따르면 첫 아이를 출산하는 산모의 나이는 갈수록 증가했다. 고위험 임신의 기준이 되는 35세 이상 초산모는 2005년 18.15%였으나, 2019년에는 38.42%로 두 배 더 많아졌다. 통계청이 2005년 첫 아이 출생 당시 산모의 평균 나이가 29.09세에서 2022년에는 32.84세로 늘어났다고 보고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이러한 경향은 40대 이상에서 두드러졌다. 40~44세 초산모는 2005년 기준 15.96%에서 2019년 30.44%로 2배가량 늘었다. 44세 이상 초산모도 2005년 2.06%에서 2019년 7.47%로 3배 이상 증가했다. 첫 아이를 낳아 엄마가 되는 시기가 늦춰지면서 그에 따른 임신합병증 위험도 덩달아 높아졌다. 초산모 연령의 증가에 따라 임신성 고혈압 발생률과 제왕절개 수술률도 비례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임신성 고혈압 발생률은 25세 이하에는 2.5%였으나, 44세 이상에는 10.2%로 4배가량 높았다. 제왕절개 수술률도 25세 이하에서는 29.5%였으나 44세 이상에서는 74%로 큰 차이를 보였다. 조산 원인 중 하나이면서 분만 시 대량 출혈을 일으키는 전치태반 발생 역시 25~29세를 기준으로 비교했을 때 35세 이상에서는 2배, 40세 이상에서는 3배가량 위험도가 증가했다. 실제 조산 위험도 높았다. 25~29세 기준으로 조산의 상대 위험도가 30~34세에서 7% 증가했으나 35~39세는 26%, 40~44세는 55%, 44세 이상은 85%로 가파르게 상승했다. 이는 조산의 주요 원인인 다태임신을 보정한 결과다. 이번 연구에서는 초산모 연령에 따라 출생아에게 미치는 장기적인 예후도 확인됐다. 출생아의 질환별 발생 위험을 추적관찰기간(중앙값 10.4년) 동안 살펴본 결과 자폐와 뇌성마비가 산모 나이에 따라 증가했다. 25~29세를 기준으로 비교 시 자폐는 40~44세 출산에서 29%, 44세 초과 출산에서 50% 이상 증가했다. 뇌성마비 역시 40~44세 출산에서 29%, 44세 초과인 경우 54%로 위험도가 상승했다. 이를 종합해 연구팀은 첫 번째 임신의 최적 출산 연령을 30대 초반으로 꼽고, 이 시기를 넘어서면서 연령이 증가함에 따라 산모 및 출생아의 위험도가 증가한다고 설명했다. 오수영 교수는 “출생아의 장기 예후에 관여하는 요소에는 산모의 나이뿐만 아니라 남편의 나이도 중요하다는 것은 이미 해외 연구들에서 잘 알려진 부분”이라며 “국가 빅데이터 연구임에도 불구하고 남편의 나이를 같이 분석할 수 없었던 것이 이 연구에서 아쉬운 점”이라고 소개했다. 성지희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초산모에 해당되는 연구임을 고려하여 판단해야 한다”면서 “고령 산모라도 두 번째 이상의 임신(경산부)은 저위험 임신이 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오 교수는 “산모 연령 증가에 따른 조산 및 장기 예후에 대한 영향은 최근 여성들이 선택하는 난자 동결과 같은 방법만으로는 대처가 어렵다는 것을 확인한 연구”라며 “건강한 임신을 위해서는 ‘자궁 내 환경’이 중요하고 이는 토양과 같다”고 강조했다. 이어 “임신 합병증뿐만 아니라 출생아의 장기 예후도 산모 나이와 직접적으로 관련 있는 만큼 적정 시기에 맞춰 출산할 수 있도록 부부가 함께 계획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번 연구는 보건복지부 환자중심 의료기술 최적화 연구사업단(PACEN),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2024-07-22 14:37:22
스마트폰과 컴퓨터 사용이 늘면서 손목통증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손목은 평소 움직임이 많은 부위인데다 힘줄과 근육, 근막 등 다양한 부분이 존재해 잘못 사용하게 되면 통증이나 염증이 생기기 쉽다. 손목건초염이 발생하면 통증 등으로 일상생활에 여러 가지 불편함을 겪는 것은 물론, 손을 사용하는 것에 두려움을 느끼게 될 수 있다. 손목건초염은 손이나 손목의 과다 사용 등으로 손목에서 엄지손가락으로 이어지는 힘줄(신전근건)에 손상이 발생하면서 염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건초(sheath of tendon)는 힘줄(건, 腱)을 칼집처럼 감싸고 있는 얇은 막(초, 鞘)이다. 근육을 움직일 때마다 건이 건초 안을 왔다 갔다 하는데 이때 건초는 건이 부드럽게 움직일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2층 구조로 외면은 섬유조직(섬유초), 내면은 액체(활액초)로 구성돼 있다. ‘드퀘르벵병’(De Quervain Disease, 또는 드퀘르벵증후군)이라고도 하는데, 1895년 이를 처음 보고한 스위스 외과의사 프리츠 드 퀘르벵의 이름에서 따온 병명이다. 간혹 손목터널증후군과 혼동하기도 하는데, 두 질환은 과도한 손목 사용으로 통증이 발생한다는 공통점은 있지만, 증상에서 차이를 보인다. 손목터널증후군은 신경이 눌려서 생기는 질환으로 손가락이 저리거나 아픈 반면 손목건초염은 손저림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다. 이상욱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손목건초염이 발생하면 가벼운 움직임에도 통증이 느껴지고 손목의 찌릿찌릿한 증상으로 가벼운 물건을 잡는 것조차 힘들 수 있다”면서 “손목을 굽혔다 펴거나 손가락을 움직일 때 손목 부위에 뭔가 걸리는 느낌과 통증이 심해지며 글쓰기나 젓가락질이 어려워진다면 손목건초염을 의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과도한 손목 사용이 원인 … 양치질 힘들다면 의심해야 손목건초염은 보통 손목 근육이나 관절을 과도하게 사용해서 생긴다. 피아니스트, 수공예가, 요리사, 게이머 등 손목을 많이 쓰는 직업군에서 흔하다. 또 손목을 많이 안 쓰던 사람이 갑자기 무리해서 사용했을 때도 발병률이 높아진다. 골프, 자전거, 테니스 등 평소 안 하던 운동을 과도하게 하면 생길 수 있다. 스마트폰이나 컴퓨터를 자주 사용하는 것도 영향을 미친다. 여성에서는 임신과 출산이 원인이 되기도 한다. 젊은층보다는 중노년층에서 발병률이 높다. 젊은층은 대사가 활발해 염증이 생겨도 금세 가라앉지만, 나이가 들면 염증이 축적되며 증상이 더 심해진다. 또 여성 환자가 남성보다 3배 이상 발병률이 높다. 여성호르몬 탓에 염증이나 부종에 취약하기 때문이다. 또 여성은 기본적으로 뼈가 가늘고 손목 근력이 약해 같은 일을 하더라도 손목에 좀 더 무리가 갈 수 있다. 대표적인 증상은 통증과 부종이다. 이밖에 누르면 아픈 압통, 관절운동의 장애, 근력 약화 등이 나타난다. 증상이 심해지면 휴식을 취해도 통증이 나타날 수 있다. 손목건초염을 스스로 진단할 수 있는 방법은 엄지손가락을 나머지 손가락으로 감싼 후 주먹을 쥔 상태에서 손목을 아래로 꺾는 핀켈스타인 검사(Finkelstein test)가 있다. 이 검사를 진행했을 때 통증이 심하거나 방사통이 있으면 손목건초염을 의심해야 한다. 하지만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통증 발생 시 병원을 찾는 게 좋다. 치료 시기가 늦어질 경우 만성 통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상욱 교수는 “손목건초염에 의한 통증은 심하다가도 휴식을 취하면 사라지는데 일상에서 병마개를 돌리거나 양치질 등의 동작이 힘들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상의 치료법은 ‘휴식’ … 반복된 무리한 동작 피해야 손목건초염의 가장 좋은 치료법은 휴식이다. 특히 엄지손가락과 손목 사용을 자제하는 게 좋다. 안 하던 운동을 하다 발생했다면 운동을 그만둬야 한다. 될 수 있는 한 손목건초염이 발생한 손은 쉬도록 하고 소염제로 부기를 가라앉힌다. 그래도 증상이 지속하면 심한 부위에 국소 스테로이드 주사를 맞는다. 강력한 소염진통 효과로 부기를 가라앉힌다. 일련의 치료에도 증상 호전이 없다면 수술을 고려한다. 수술은 힘줄을 덮고 있는 활차(인대)의 일부를 잘라 힘줄에 대한 압박을 풀어주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 교수는 “손목건초염은 손목의 무리한 사용 때문에 발생하는 질환이기 때문에 손목의 운동을 제한하는 보조기나 깁스 착용만으로도 호전될 수 있다”며 “손목을 이완시켜줄 수 있는 운동치료, 물리치료 등과 함께 약물이나 주사치료를 병행하면 통증과 염증을 완화시킬 수 있다”고 했다. 그러나 손목건초염은 증상이 나타나도 방치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심하게 아파 일상생활이 힘들면 그때 서야 병원을 찾는다. 초기에는 휴식과 간단한 보존 치료로 완치할 수 있지만, 방치하는 기간이 길수록 치료의 강도와 재발 확률은 높아진다. 전문가의 정확한 진단 없이 자가진단만으로 스스로 처치하는 것도 문제다. 찜질도 증상과 시기에 따라 냉온을 적절히 선택해야 한다. 만성인 상태에서 냉찜질을 하면 오히려 증상만 악화할 수 있다. 이 교수는 “지나치게 반복적이고 무리한 손목 동작은 피하는 게 좋다”며 “충분한 휴식과 더불어 틈틈이 손목 스트레칭을 해주면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2024-07-08 12:43:25
유방암 수술을 받은 직후 운동을 꾸준히 하면 어깨를 포함한 팔의 기능 회복 속도를 높이는데 도움이 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김승일·김지예 연세암병원 유방암센터 유방외과 교수 연구팀은 전용관 연세대 스포츠응용산업학과 교수, 국립암센터 민지희 연구원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유방암 수술을 받은 환자가 수술 직후 조기 운동을 시행했을 경우 어깨 가동범위와 근력 회복 속도가 운동하지 않은 환자에 비해 유의하게 높게 나타났다고 1일 밝혔다. 유방암 수술을 받은 환자의 약 60%는 어깨 관절 움직임 둔화, 팔 근육 손실 등을 경험한다. 이같은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수술 후 재활 운동이 환자의 신체 기능 회복에 도움을 준다고 알려져 있지만 적합한 운동 시기와 동작 등에 관한 가이드라인은 없었다. 연구팀은 지난 2017년부터 5년간 유방암 수술 환자 맞춤형 운동프로그램을 개발해 연세암병원에서 유방암 수술 환자를 받은 환자들을 대상으로 그 효과를 검증했다. 운동군은 수술을 받은 바로 다음 날부터 유방외과 교수와 운동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어깨 가동범위, 근력을 측정한 뒤 맞춤 운동을 시작했다. 운동은 팔, 어깨 등 기능 회복에 초점을 두고 스트레칭과 근력 향상 위주로 설정했다. 대조군은 개별 운동 지도를 받지 않았다. 연구팀은 운동군과 대조군의 팔 기능 회복 정도를 1개월과 6개월로 나눠 비교 평가했다. 그 결과, 1개월 차에서 운동군의 67.9%가 수술 전 95% 수준으로 어깨 근력을 회복한 것을 확인한 반면 운동 지도를 받지 않은 대조군에서는 3.6%에 그쳤다. 6개월 차에서도 결과는 같았다. 수술 전 95% 정상 수준으로 어깨 근력을 회복한 경우가 운동군에서는 85.7%였지만, 대조군에서는 17.9%였다. 김지예 교수는 “유방암 수술 후 운동이 권고됐지만 명확한 운동 시기와 방법 등은 알려진 바가 없었다”라며 “부작용 없이 유방암 환자의 상지 기능을 체계적으로 회복시킬 수 있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이번 연구를 통해 유방암 환자들의 일상 복귀가 더욱 빨라질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2024-07-01 11:10:33
임신 20주 안에 태아가 사망하는 유산은 명확하게 원인을 밝힐 수 없는 경우가 많지만 태아의 유전적 결함이나 산모의 기저질환, 생활습관, 스트레스 등이 영향을 끼친다고 알려져 있다. 임신테스트기가 보편화도기 이전에는 실제 유산으로 진단되지 않고 조금 늦은 생리라고 생각하고 대응이 지체됐던 상황들이, 최근 임신에 관한 관심 증가와 임신테스트기 사용의 확산으로 초기 임신 및 유산의 진단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미 유산을 경험했다면, 적절한 치료와 관리를 받는 게 중요하다. 임산부의 건강은 물론 다음번의 임신과 출산에도 영향을 미치는 일도 있어서다.유산은 수정란이 자궁 안에 착상됐으나 태아 체중 기준 500g 미만, 임신기간 기준 20주 미만으로 태아가 생존 능력이 없는 상태로 자궁 밖으로 빠져나온 것을 의미한다. 유산은 80% 이상이 임신 3개월 이내에 발생하고 그 후에는 발생 빈도가 급격히 감소한다.2018년 기준 유산 건수는 8만7339건, 출생아 수는 33만4115명으로 전체 임신 42만1454건 중 20%를 유산이 차지하고 있다. 2019년은 20%, 2020년 21%, 2021년 21%, 2022년은 20%를 차지해 임산부 5명 중 1명이 유산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유산의 원인은 아직 명확하게 밝힐 수 없는 경우가 더 많다. 태아에게 유전적 결함이 있는 경우, 산모의 급성 감염성 질환이나 고혈압, 당뇨병, 갑상선질환 등 기저질환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흡연, 습관성 음주, 영양실조 등 잘못된 생활습관이나 자궁의 선천적 기형이나 골반염 등도 유산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이전에 시행한 인공유산에 따른 후유증으로 생긴 자궁 내 유착이나 자궁경부의 이상도 유산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이밖에 정신적인 충격이나 심한 스트레스로도 유산은 발생할 수 있다.질출혈 동반한 절박유산, 적절한 치료로 임신 유지 가능유산의 가장 흔한 증상은 복통을 동반하는 질출혈이다. 요통이 생길 수도 있다. 유산이 진행되면 임신 초기의 메스꺼움이나 피로감, 유방 동통 등의 입덧 증상이 줄어들거나 사라질 수 있으며 증상이 없는 예도 있다.절박유산은 임신이 확인된 산모에서 임신 초기(1/3분기)에 질출혈이 있는 경우를 말한다. 질출혈이 있다고 해서 모두 유산으로 진행되는 것은 아니며, 이 중 50% 미만이 실제 유산으로 진행된다. 질출혈과 가벼운 복통이 있고, 초음파검사 시에 아기집을 둘러싼 혈종이 확인될 수 있다. 절박유산의 경우에는 산모가 안정을 취하고 프로게스테론 보충요법 등 적절한 치료를 받는다면 임신을 지속하고 유산을 방지할 수 있다.증상이 없는 계류유산, 유산 이후 적절한 치료 중요완전유산은 태아가 사망하고 난 후 태아와 태반 등이 모두 자궁 밖으로 나온 상태를 말한다. 반대로 태아 또는 그 조직의 일부가 자궁 내에 남아 있는 상태는 불완전 유산이라고 한다. 대부분 특별한 증상이 없어 수 주가 지나도 유산임을 인지 못 하는 예도 있다. 이를 ‘계류유산’이라 하는데, 초음파검사를 했을 때 자궁 내 아기집은 보이지만 아기집 안에 난황낭 및 태아가 확인되지 않거나, 태아의 심장박동이 확인되지 않을 때 진단이 가능하다.계류유산이나 불완전 유산의 경우에는 출혈과 감염의 위험이 있으므로 치료가 필요하다. 출혈이 심하면 자궁소파술을 통해 남아 있는 조직을 안전하게 제거해야 한다. 자궁소파술 후에는 소량의 질출혈과 하복부 통증이 일정 기간 발생할 수 있다. 하지만 통증이 지속적이고 점점 심해지거나 처방받은 진통제가 듣지 않는 경우, 1시간 동안 대형 패드를 가득 적시는 출혈이 2시간 이상 지속되거나, 38도 이상의 고열이 있는 경우에는 병원에 내원해야 한다.항인지질항체증후군·유전적 혈전성향증 등 습관성 유산 원인될 수도습관성 유산은 3회 이상 유산이 연속적으로 발생할 때 진단한다. 자궁 내, 임신낭이 보이지 않는 상태에서 혈액 내 임신 수치만 상승했다가 혈액 내 임신 수치가 떨어지는 화학적 유산도 포함된다. 자궁 내 아기집을 확인한 상태에서 연속적으로 두 차례 유산될 때도 습관성 유산에 대해 검사하는 게 필요하다. 다양한 습관성 유산의 원인 가운데 가장 신경 써서 치료해야 하는 것은 두 가지다. 첫 번째 원인은 산모의 면역학적으로 문제가 있는 항인지질항체증후군이다. 이 증후군은 자가면역질환의 하나로, 세포막 내 인지질 성분에 대한 자가항체를 형성한다. 그 결과 혈전이 쉽게 발생하고 습관성 유산이 일어나며 혈소판감소증 등이 초래된다. 두 번째 원인은 산모가 유전적으로 혈전을 잘 만드는 상태인 유전적 혈전성향증이다. 이밖에도 부모로부터 기인한 유전적 요인, 해부학적 요인, 내분비 요인, 감염 요인 등을 파악해야 한다.습관성 유산의 원인을 파악하려면 △해부학적 요인을 확인하는 질 초음파 검사 △내분비 요인을 파악하는 갑상선기능검사를 시행한다. 난소기능을 평가하기 위해 월경 3일째 난포자극호르몬(FSH), 에스트리올(estriol) 수치 검사, 프로락틴 수치 검사를 시행할 수 있다. 면역학적 요인 확인을 위해 항인지질항체인 항카디오리핀 항체(anticardiolipin antibody), 루푸스 항응고(abticoagulant lupus) 등을 6~8주 간격으로 2회 검사한다. 유전적 혈전성향증을 확인하려면 활성단백질 C 저항성에 대한 선별검사, 부모 및 유산 태아에 대한 염색체 검사가 이뤄져야 한다.원인에 따라 자궁경수술·약물치료·유전자검사 필요유산의 원인이 해부학적 구조 이상으로 초음파검사 상 자궁내막 내 유착이 보이거나 점막하 근종이 보일 때에는 자궁경을 통해 교정을 시도해 볼 수 있다. 내분비 요인인 갑상선저하증이나 고프로락틴혈증 등이 유산의 원인으로 보일 때에는 약물을 통해 교정할 수 있다. 조절되지 않은 당뇨병도 습관성 유산을 초래할 수 있으므로 임신 전 당뇨 조절이 중요하다. 항인지질항체증후군이 원인이면 다음 임신 초기부터 아스피린이나 헤파린을 쓰는 게 유산을 방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혈전성향증이 원인이라면 항혈전제를 사용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되지만 필요한 정확한 용량에 대한 근거는 아직 불충분하다. 유전적 문제라면 착상 전 유전검사가 도움이 될 수 있다.유산 후 안정기 가져야, 정서 적지지 필요유산 당시 임신 수치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보통은 유산 후 7~60일에 임신 수치는 정상으로 돌아가게 된다. 편승연 강동경희대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유산 후 빠르면 2주 후부터도 다음 임신이 가능하지만 유산 후 바로 임신은 권유하지 않는다”며 “2분기 유산의 경우 유산 후 바로 임신할 때 유산이 다시 생기거나 조산의 가능성도 있으므로 일정 기간 피임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그는 “임신 초기 유산의 경우에는 특별한 안정기가 필요하지 않다”며 “다만 유산 후에 감정 기복이나 우울증 등이 생길 수 있으므로 이에 대한 정서적 지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다음 임신 위해 기저질환·생활습관 관리 중요, 불법 약물 멀리해야유산의 명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기에 유산을 방지할 방법 역시 명확하지 않다. 그러나 유산 후 관리와 다음번 임신을 위한 산전 관리는 건강한 임신과 출산을 위해 매우 중요하다.충분한 수면과 규칙적인 생활이 중요하며 금연, 금주, 과도한 카페인 복용도 삼가야 한다. 만약 당뇨약이나 혈압약 등을 복용하고 있다면 전문의와 상의해 호르몬 치료를 하고 혈당, 혈압을 조절해야 한다.편 교수는 “정체불명의 유산약 또는 임신중절 약을 불법 유통 경로를 통해 구매해서 복용하면 안 된다”며 “가짜 약이 유통되는 일도 있고 잘못 복용할 때는 복통과 다량의 질출혈이 발생할 수도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2024-06-27 13:47:32
요즘 A씨는 10살 자녀 때문에 걱정이 많다. 작년부터 아이가 가슴이 빨리 뛴다고 말해왔는데, 별일 아닌 것 같아 대수롭지 않게 넘겨왔다. 그러던 어느 날 어지럼증과 가슴 두근거림 증상을 호소해 응급실에 방문했고, 상심실성 빈맥을 진단받았다. 부정맥은 심장이 불규칙하게 빨리(빈맥) 혹은 느리게(서맥) 뛰거나, 혼합된 양상을 보이는 등 맥박에 문제가 있는 경우다. 불규칙한 맥박을 나타내는 심방세동과 예기치 않게 빠른 심장박동이 느껴졌다가 멈추는 발작성 상심실성 빈맥, 심장이 갑자기 주저앉는 것 같은 심실조기수축 등이 대표적다. 흔히 어른들의 질병이라고 생각하지만, 소아청소년은 물론 뱃속 아기와 신생아에게서도 발병한다. 성인의 경우 휴식을 취할 때 분당 심장 박동수가 60회 미만이면 서맥이고, 100회보다 빠르면 빈맥이다. 소아청소년은 일반적으로 성인보다 빠른 심장 박동수를 보이나, 연령에 따라 세분화된 정상 범위가 있기 때문에 나이에 따라 다르게 평가해야 한다. 소아부정맥의 발병 원인은 다양하고 명확하게 확인하기 어려운 경우도 있다. 선천적으로 심장에 문제가 있어 심장수술을 받은 이후 생길 수 있고 심근병증, 심근염 같은 질환을 앓고 나서 생길 수도 있다. 구조적으로 정상 심장인 경우에도 어느 시기든 부정맥이 발생할 수 있다. 소아부정맥은 방치할 경우 심장 기능을 악화시킬 수 있을 뿐 아니라 종류에 따라서는 갑작스럽게 사망에 이를 수 있어 빠른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 특히 영유아의 경우 일반적인 소아 감염성 질환과 증상이 유사하기 때문에 구분이 어려울 수 있다. 만약 자녀가 잘 먹지 못하거나 토하는 증상, 처지거나 활동량이 감소하는 증상, 이유 없이 보채는 등의 증상을 보인다면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영유아는 증상을 직접 표현할 수 없어 보호자가 모르고 지나칠 수 있어 부정맥이 수일 이상 지속하고 나서 비특이적 양상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소아청소년의 경우 증상이 나타나더라도 부모가 자녀의 성장 과정에서 발생하는 증상 중 하나로 오인하는 경우가 있는데 흉통을 포함한 불편함, 운동 시 힘이 빠지거나 심장이 빠르게 뛰는 느낌, 가슴이 두근거리는 증상, 실신 등을 보인다면 병원을 방문해야 한다. 소아부정맥을 진단받았다면 적극적으로 치료에 임해야 한다. 신생아나 영유아 시기에 발생한 부정맥은 약물치료가 우선시 되며, 체중이 15kg 이상인 학령기에는 부정맥의 종류와 안전성, 위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냉각절제술이나 전극도자절제술을 시행할 수 있다. 전극도자절제술은 사타구니에 있는 혈관을 통해 특수한 전깃줄을 심장 안에 위치시켜 부정맥 발생 부위를 찾고 고주파로 없애는 시술 방법이다. 안전하고 효과적인 시술이나 빈맥의 위치에 따라 심장의 주요 전도체계에 손상을 줄 수 있어 이런 위험성이 높은 경우엔 냉각절제술을 시행한다. 냉각절제술은 상심실성 빈맥에서 주로 적용 가능한 시술이다. 비정상적 전기신호의 통로를 찾아 영하 30도로 냉각하여 주변 주요 조직에 손상을 주지 않는지 안전성을 확인한다. 이후 영하 80도까지 낮춰 전기신호의 길을 국소적으로 차단하는 치료법이다. 특히 소아청소년에서 연령이 어릴수록 심장의 크기가 작아서 전극도자절제술로 치료할 때 시술 중 합병증의 위험이 성인에 비해 높을 수 있는데, 냉각절제술은 시술의 안전성이 높다는 장점이 있어서 소아청소년에게 적합성이 높아 국제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시술법이다. 이주성 고려대 안암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냉각절제술은 소아의 상심실성 빈맥을 안전하게 시술할 수 있는 효과적 방법”이라며 “부정맥을 앓고 있지만 위험해서 시술할 수 없던 소아청소년도 냉각절제술을 통해 성공적으로 시술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부정맥 시술법마다 장단점이 다르기 때문에 소아부정맥의 원인이 되는 질환 및 시술 방법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의료진에게 치료받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이주성 교수는 국내 10명 미만인 소아부정맥 시술이 가능한 부정맥 전문의로서, 소아심장질환에 대한 다수의 연구를 시행하고, 대한부정맥학회 전문위원으로 활동하는 등 소아심장 분야에서 왕성한 활약을 펼치고 있다.
2024-06-24 14:46:00
이따금씩 응급실에는 극심한 복통에 데굴데굴 구르는 환자들이 찾아온다. 출산의 고통과 비교된다는 요로결석 환자들이다. 문제는 극심한 통증 때문에 불안한 나머지 잘못 알려진 정보가 떠돌곤 한다. 요로결석과 관련된 잘못 알려진 정보들에 대해 최정혁 강동경희대병원 비뇨의학과 교수와 함께 자세히 알아봤다.△대사 이상·수분 부족으로 생기는 요로결석요로결석은 소변이 배출되는 요로계에 결석이 생겨 배뇨에 문제가 생기고 극심한 통증을 유발하는 질환이다. 우리 몸의 칼슘, 요산, 수산 대사 등의 이상으로 발생한다. 대사 이상에 더하여 몸에 수분이 부족해지면 소변이 과농축 되고 그로 인해 결석이 잘 생기게 된다.가장 흔한 증상으로는 극심한 옆구리 통증이 있다. 이외에도 오심이나 구토를 동반하거나 혈뇨가 나타날 수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22년 요로결석 환자 수는 남성 환자가 여성 환자보다 약 2배가량 많고 40~60대의 중장년층이 전체 환자수의 66%를 차지한다.△소변을 자주 참으면 요로결석에 걸리기 쉽다?요로결석에 대한 오해 중 하나는 소변을 자주 참으면 더 잘 걸린다는 것이다. 하지만 결석의 종류에 따라 맞거나 틀린 말이 될 수 있다. 신장결석과 요관결석은 소변을 자주 참는 것과 직접적인 연관이 없다.최정혁 교수는 “전립선비대증 등으로 배뇨에 문제가 있어 소변보는 게 수월하지 않은 중장년 남성의 경우는 방광결석 발생 가능성이 다른 사람보다 높아서 주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통풍 있으면 요로결석 잘 걸린다?연구에 따르면 통풍 환자의 약 20%에서 신장 결석이 발견되고, 그중 80%가 요산결석이라고 한다. 통풍 환자의 혈중 요산 농도가 높게 나타나는 것이 연관이 있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결석이 자주 발생하는 통풍 환자는 통풍 약을 꾸준히 잘 복용하면서 소변의 산성도를 낮추는 약제도 복용할 필요가 있다.△소변으로 결석을 자연 배출하면 끝이다?고통스럽지만 결석을 배출했으니 현재 상황은 해결된 것이다. 하지만 기왕력이 있는 환자는 5년 내 요로결석 재발율이 약 50%에 이루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평소 소변 농도를 묽게 유지하게끔 충분히 수분을 섭취해야 하고, 비슷한 증상이 발생했을 때 결석 발생을 염두에 두고 내원하여 전문의와 상의하는 것이 좋다.△진통제를 미리 복용하면 덜 아플 수 있다?요로결석 진단 이후 자연 배출까지 기다리는 동안 진통제를 꾸준히 복용하면 통증을 경감시킬 수는 있다. 하지만 진통제로 호전되지 않는 정도의 극심한 통증이 발생할 수 있다. 이럴 때는 응급실 등 병원에서 통증 조절이 필요하다.△요로결석 환자는 임신이 어렵다?요로결석 환자의 임신 성공률이 낮다는 증거는 없다. 그러나 여성 요로결석 환자가 임신 중에 요로결석으로 인한 통증이 발생했다면 신장에서 생성되는 소변을 잘 배출하기 위한 응급시술이 필요하다. 출산 후에는 방사선검사를 통한 정밀 검사를 진행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비타민C를 과다 복용하면 요로결석 걸리기 쉽다?비타민C를 섭취하면 대사산물로 옥살산이 생성된다. 옥살산은 결석 성분 중 가장 흔하게 보이는 옥살산칼슘을 이루는 성분이다. 따라서 과잉 섭취하게 되면 요로결석 발생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비타민C는 섭취했을 때 이점이 많기 때문에 복용이 권장된다. 몸에 좋다고 너무 많이 복용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소변을 보고도 시원하지 않으면 요로결석이다?소변이 시원하게 나오지 않는 등의 배뇨 증상은 결석이 신장에서 방광 가까이로 자연 이동이 많이 진행된 상태에서 발생할 수 있는 증상이다. 대표적인 요로결석의 증상은 한쪽 옆구리 통증, 육안적 혈뇨가 대표적이다.최정혁 교수는 “배뇨 증상만으로 요로결석을 의심하긴 어려우나 옆구리 통증과 혈뇨까지 보인다면 요로결석을 배제할 순 없을 것이다”며 “하지만 요로결석은 무증상인 경우도 가끔 발생하므로 자세한 사항은 의사와 상의하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요로결석은 극심한 통증으로 악명이 높다 보니 사람들을 불안하게 하지만, 예방이 쉬운 질환이다. 충분한 수분섭취만으로 쉽게 예방이 가능하다. 소변량이 많아지면 소변 결정이 희석되는 효과가 있고, 결정이 뭉쳐 결석으로 발전하기 전 배출되기 때문이다. 또한 요로결석은 정기적인 건강검진의 복부초음파로 통증 발생 전 선별검사가 가능하므로 정기적인 검진 역시 중요하다.낮 최고기온이 30도를 웃돌면서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됐다. 여름은 당뇨병 환자에게는 유독 힘든 계절이다. 무더위로 인한 온열 질환에 취약할 뿐만 아니라 혈압 및 혈당 관리 등 평소보다 조심해야 할 것들이 많아지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에는 혈당 다이어트, 일명 ‘글루어트’가 각광받고 있다.결론부터 말하자면 혈당 다이어트는 체중감소와 당뇨 예방 및 완화에 매우 효과적이다. 식사 후 혈당이 급격히 상승하는 현상인 혈당 스파이크를 예방하고, 인슐린 저항성을 개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김진택 노원을지대병원 내분비내과 교수가 전하는 당뇨병 환자의 여름철 주의사항을 Q&A를 통해 살펴보자.김진택 교수는 “수박, 참외, 복숭아, 포도 등 여름철 제철 과일은 무기질과 비타민 보충에 있어서 중요한 식품이다. 하지만 너무 많은 양을 섭취하면 혈당이 높아질 우려가 있다. 특히 여름철 제출 과일 중 수박은 가장 당지수가 높다. 당지수가 높은 과일을 먹게 되면 혈당 스파이크를 일으킬 수 있으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상대적으로 당지수가 낮은 사과, 배, 자두 등으로 대체하고 섭취할 양을 미리 정해놓고 1~2쪽씩 다양한 과일을 먹는 것이 좋다. 당지수가 낮은 과일은 혈당은 천천히 오르고 포만감도 오래간다”고 조언했다.△운동은 많이 할수록 좋다? (X)당뇨병 환자의 경우 적정한 체중 조절을 위해 운동은 필수다. 하지만 여름철에는 가장 무더운 시간대는 피해야 한다. 특히 혈당이 높을 때 운동을 하면 오히려 해가 될 수 있다. 온열 질환 위험성이 높고, 땀이 나면서 탈수가 생길 수 있어서다.규칙적인 운동이 필요하다면 냉방시설을 갖춘 곳에서 하자. 코로나 시국으로 헬스장, 수영장 등을 가기 어렵다면 대형마트, 백화점, 서점 등 공공장소를 걷는 것을 추천한다. 다만 30~60분 정도가 적당하고, 운동 중에는 발에 상처를 입히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당뇨병 환자들은 음료수를 조심해라? (△)더위로 인해 생기는 갈증을 탄산이나 주스 등 단 음료로 해결해서는 안 된다. 음료수 섭취로 인해 혈당이 올라가는 것도 문제지만, 혈당이 높아질수록 소변량도 함께 증가해 갈증이 더 심해지는 악순환이 반복된다.갈증이 날 땐 시원한 물이나 차를 마시는 것이 좋다. 하지만 장시간 운동을 할 땐 탈수나 저혈당을 빠르게 회복할 수 있는 5~10% 미만의 당분이 함유된 스포츠음료를 준비해 두는 것이 좋다. 당뇨병 환자에서 탈수가 발생하면 신장이나 심기능에도 문제가 될 수 있다.△입맛 없으면 식사 걸러도 된다? (X)날씨가 더워지면 우리 몸은 체온이 너무 올라가지 않게 열을 발산하면서 땀을 흘리게 되고 입맛도 떨어진다. 늘 먹고 싶은 만큼 다 먹지 못하고 참아야 하는 당뇨병 환자에서 식욕 감소는 어느 정도 혈당조절에 도움이 될 순 있다.그러나 정도가 너무 심해 식사를 거를 정도라면 저혈당을 조심해야 한다. 특히 약물치료를 받는 당뇨병 환자는 정해진 시간에 먹는 규칙적인 식사가 중요하다. 입맛이 없을 땐 냉콩국수, 냉채 등 계절 음식으로 색다른 식사를 하는 것을 추천한다.△여름철 발 관리가 더 힘들다? (○)당뇨 환자에게 발은 언제나 특별 관리 대상이다. 당뇨 합병증의 가장 흔한 질환이 발에서 먼저 나타나고,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면 발을 절단해야 하는 상황도 발생하기 때문이다. 특히 당뇨 환자는 신경 감각과 혈액 순환 등의 기능이 정상인보다 떨어져 온도 변화와 통증에 둔감하다.특히 여름철엔 샌들을 신으면서 발이 노출되는데, 이때 발에 작은 상처가 생겨도 잘 감지하지 못해 심각한 염증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여름철엔 매일 발을 자가 검진하자. 잘 보이지 않는 부분은 거울을 사용해서 발바닥, 발가락 사이, 발뒤꿈치까지 잘 살피고 피부가 붉게 편하거나 붓고 열감이 느껴지는지 관찰이 필요하다. 땀이 많이 난다면 파우더를 발라 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2024-06-19 18:51:01
신장(콩팥)은 심장에서 보내진 혈액 속의 수분과 노폐물을 거르고 불필요한 수분(소변)을 배출하는 역할을 한다. 나트륨, 칼륨, 칼슘, 인 등의 성분이 몸속에 일정하게 유지되도록 항상성을 지키는 기능도 있다. 또 혈액의 산도를 조절해 신체를 약알칼리성(약 7.4pH)으로 유지한다. 이밖에 혈액 생성을 촉진하는 호르몬인 에리스로포이에틴을 생성하고 분비하며 비타민D를 활성화시켜 칼슘이 흡수되도록 돕는다. 따라서 신장이 나쁘면 비타민D가 만들어지지 않아 뼈가 약해지고 빈혈이 생길 수 있다. 신장은 우리 몸 양쪽 옆구리에 각각 하나씩 존재한다. 크기는 약 12㎝ 강낭콩 모양, 무게는 성인 기준 200~250g이다. 신장암은 신장에 생긴 악성종양이다. 전체 신장종양의 약 85%를 차지한다. 신장암은 초기에 아무런 증상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다만 일부에서는 통증을 동반한 빈뇨, 혈뇨, 등 또는 옆구리 통증, 복부 혹(종괴), 체중감소 등이 나타나기도 한다. 위험인자는 흡연, 비만, 고혈압, 당뇨병, 장기간 투석, 유전적 요인 등이 꼽힌다.김정준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비뇨의학과 교수는 “신장암은 초기 증상이 거의 없는 편으로 증상이 나타난 후 병원을 찾으면 2기 이상으로 진행된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다행히 예방에 관심이 높아지고 초음파검사 등 건강검진이 일반화되면서 최근에는 증상보다는 조기검진을 통해 외래를 찾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중앙암등록본부 자료에 따르면 2021년 국내 신규 신장암 환자는 6883명으로 전체 암 중 10번째로 많았다. 남녀 비율은 각각 4775명과 2108명으로 남성이 여성보다 2.3배 많다. 연령대별로는 △60대(2034명, 29.6%)가 가장 많고 △50대(1570명, 22.8%) △70대(1296명, 18.8%) △40대(1001명, 14.5%) 순이다. 신장암 치료는 암의 진행 정도(병기)와 환자 나이, 전신 상태, 동반된 다른 질환의 유무 등에 따라 결정된다. 단 신장암은 방사선치료나 항암치료에 잘 반응하지 않아 수술로 제거하는 게 최선이다. 초기에 수술하면 90% 이상 완치될 정도로 예후가 좋은 편이다. 실제 신장암의 5년 상대생존율(2017~2021년)은 86.4%로, 10대암 중 갑상선암, 유방암, 전립선암 다음으로 높다.신장암의 수술적 치료는 크게 전절제술과 부분절제술 두 가지로 나뉜다. 전절제술은 암덩어리를 포함한 한쪽 신장을 완전히 들어내는 수술이다. 수술 후 일시적으로 반대편 신장의 기능이 향상되며 제거된 신장의 기능을 보완한다. 1990년대까지는 전절제술만이 유일한 신장암 치료법이었다. 다만 시간이 지나면 남은 반대쪽 신장의 기능이 과부하로 점차 감소하게 된다. 더 큰 문제는 신기능이 감소하면서 기대수명이 줄어든다는 점이다. 실제 신기능이 감소된 환자에서 2차암이나 대사증후군, 혈관질환 등 잔여 수명과 연관이 깊은 중증질환의 발생률이 올라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김정준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비뇨의학과 교수는 “통상 전절제를 시행한 환자의 20% 정도가 추후 투석 등의 신대체요법을 받게 되는데, 만약 운이 좋아 투석을 피한다 해도 신기능이 떨어진 환자에서 암이 재발하거나, 혹은 다른 중증질환이 발생하게 될 경우 감소된 신기능으로 인해 여러 검사나 치료 기회가 줄어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잔여 신기능이 감소된 만성신부전 자체가 환자의 예상 수명을 줄이게 되는데, 대략 70~80%의 신장암 환자에서 부분절제를 통해 예상 수명을 늘릴 수 있다고 기대하고 있다”며 “암 치료를 결정할 때 예상 수명이 가장 길 것으로 기대되는 치료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원칙이며, 암 치료에서 신기능을 보존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라고 설명했다.부분절제술은 전절제술을 보완하기 위해 고안된 수술법이다. 현재 국내 신장암 수술의 약 70%가 부분절제술로 이뤄진다. 부분절제술의 경우 암 자체의 완치율은 전절제술과 유사하지만, 잔존 신기능 측면에서 전절제술보다 우위에 있어 예상 생존 기간을 증가시킬 수 있는 게 장점이다. 통상 부분절제술이 성공할 경우 대부분의 환자에서 신기능이 대략 5~20% 정도만 감소하기 때문에 이후 신부전으로 진행할 가능성 역시 크게 낮아진다. 김 교수는 “최대한 광범위한 부분을 제거하는 것이 과거 종양학의 암 수술 원칙이었다면, 현대 종양학은 신체 기능을 보존하는 범위 내에서 수술을 시행해 삶의 양과 질을 모두 생각하는 흐름으로 가고 있다”며 “이러한 흐름은 비교적 위험도가 낮은 암에서 시작돼 점차 악성도가 높은 암종으로 확대되고 있는데, 신장암은 전절제 후 단시간에 신부전으로 진행하지 않기 때문에 부분절제술이 소극적으로 적용돼 온 측면이 있지만 최근 수술 기술이 발달하면서 부분절제술의 영역이 점차 확대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이어 “암을 완전하게 제거하는 것이 기술적으로 가능하다면 부분절제술을 시행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로봇수술, 허혈시간 줄여 신기능 저하 최소화, 무허혈도 가능해져 … 정기적 복부 초음파 검사받아야신장은 인체에서 단위 면적당 혈액이 가장 많이 공급되는 장기다. 따라서 혈관에 문제가 생겨 혈액 공급이 안 되면 심장보다 빨리 손상을 입는다. 또 신장은 조금만 건드려도 피가 많이 난다.따라서 수술을 위해서는 신장으로 가는 혈관을 박리해 혈액흐름을 차단한 뒤 허혈 상태를 만든 후 종양을 절제하고 남은 신장을 재건하는 방식이 일반적이다. 김 교수는 “허혈 시간은 신장 부분절제를 하면서 신장의 혈액을 차단하는 물리적 시간으로, 허혈 시간이 길어지면 신기능이 잘 보존될 수 없고, 자칫 신기능을 영원히 잃을 수도 있기 때문에 허혈 시간을 얼마나 줄이느냐가 수술 성공의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고전적인 신장 부분절제술은 신장의 동맥, 혹은 정맥 전체를 막아 신장의 기능을 일시적으로 멈춘 뒤 시행했다. 하지만 최근 로봇수술기가 보급되면서 총 수술시간뿐만 아니라 허혈 시간이 크게 감소했다. 일부 환자를 대상으로 시행되는 무허혈 부분절제술은 이러한 허혈이라는 과정 없이 신장 본연의 기능을 중단시키지 않은 상태에서 종양을 제거하는 방법으로 신장 부분절제술 중에서도 가장 높은 난이도의 수술법으로 알려진다.김 교수는 “무허혈 부분절제술은 그동안 실혈 등의 위험성과 기술적 한계로 임상에 적용되지 못했지만, 최근 기술의 발달로 미국과 이탈리아 등 로봇수술 기술이 발달한 일부 의료선진국을 중심으로 경험이 풍부한 의료진에 한해 선택적으로 시행되고 있다”며 “로봇수술을 이용한 무허혈 부분절제술은 빠른 시간에 보다 완벽하게 종양을 제거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신기능 보존을 최대화함으로써 환자의 예상수명을 최대한 늘리고, 수술 이후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등 많은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신장암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금연, 당뇨병 등 만성질환 관리, 식단관리와 체중 조절 등이 권장된다. 진단이 늦어질 경우 위험성이 증가하기 때문에 주기적으로 복부 초음파검사를 받는 것도 중요하다.
2024-06-18 11:48:56
아이에게 특별한 이유 없이 주기적인 발열이 반복된다면, 감기로 오인하기 쉬운 소아 주기성 발열증후군, ‘파파증후군(PFAPA Syndrome)’일 수 있다. 파파증후군은 소아에서 나타나는 자가면역성 염증질환 중 가장 흔한 질환이다. 주기적 발열, 아프타 구내염, 인두염, 림프절 비대 등의 증상을 특징으로 한다. 파파증후군(PFAPA Syndrome, Periodic fever, Aphthous Stomatitis, Pharyngitis, and Adenitis)은 대부분 10세 미만 소아에게 발생하며, 주로 1~4세 사이에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드물게 성인에서도 보고되고 있다. 주요 증상은 3~5일 동안 지속되는 38.5~41도에 이르는 고열이며, 2~8주 간격으로 반복되는 게 특징이다. 발열 기간 경부 림프절 비대, 아프타 구내염, 인두염이 동반된다. 드물게 복통, 관절통, 두통 등이 동반되기도 한다. 발열기 사이에는 무증상기를 보이며, 정상적인 발달과 성장을 경험한다. 박환희 순천향대 부천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몇 번의 발열 에피소드를 겪은 보호자는 열이 나는 시기를 예측해 미리 병원을 찾기도 한다”며 “그러나 아직 원인이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아 근본적인 치료보다는 증상에 대해 보존적인 치료가 주로 이뤄진다”고 말했다. 파파증후군의 원인은 선천 면역계를 구성하는 단백질 결함으로 인한 사이토카인 과분비 발생으로 추측되고 있다. 일부에서는 단일 유전자의 병적 변이로 인해 발생하지만, 대부분은 복합 유전 요인에 의한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파파증후군 진단은 병력 청취와 신체 진찰 소견을 바탕으로 이루어진다. 흔히 ‘감기’로 불리는 상기도감염 등 파파증후군과 증상이 유사한 다른 질환과 감별하는게 중요하다. 따라서 필요시 적절한 호흡기 바이러스나 세균 검사 등을 통해 감별을 진행한다. 박 교수는 “감기는 발열과 편도염이 동반되고, 어린이집 등에서 다른 소아에게 반복적으로 옮아 발열이 주기적으로 발생했다고 생각하기 쉽다”며 “파파증후군과 감기를 혼동하기 쉬운 이유”라고 말했다. 그밖에 감별이 필요한 질환으로는 3주 주기로 호중구 수 감소가 나타나는 것이 특징인 선천성 면역결핍 질환인 ‘주기적 호중구 감소증’과, 2일 정도로 짧게 지속되는 주기적 발열과 관절염·복막염·가슴막염·발진 등이 동반되는 유전질환인 ‘가족성 지중해열’ 등이 있다. 파파증후군은 특별한 치료 없이도 6개월 이내 자연 호전되기도 하며, 수년간 지속되더라도 대부분 후유증 없이 회복된다. 증상 조절을 위해 소량의 스테로이드를 사용하기도 하나, 재발을 막지는 못한다. 편도절제술이 재발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으나 증상 호전 효과가 없고 수술의 위험성이 있으므로 이를 고려해 선택적으로 시행해 볼 수 있다. 박 교수는 “파파증후군은 감기로 오인되면 불필요한 항생제 치료를 받게 되므로 조기에 전문의와 상담을 통해 적절한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며 “반복적인 발열이 의심되면, 발열 날짜를 꼼꼼히 기록해 주기성 발열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조기 진단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2024-06-18 11:29:48
소아에서 상당히 드물게 나타나는 질환으로 선천성 진주종이 있다. 진주종은 외부로 자연 배출돼야 하는 상피조직(피부조직)이 고막 안쪽으로 침입해 각질(keratin)을 형성하면서 주위의 뼈나 조직을 파괴하며 진행하는 질환이다. 대부분 코의 뒤쪽에서 귀의 안쪽으로 연결되는 이관이라는 구조에 기능장애를 초래한다. 선천성 중이진주종은 전체 진주종 중 2~5%를 차지하고, 소아의 진주종 중 4~24%를 차지하는 그리 드물지 않은 질환이다. 일반적으로 초기에는 악취가 나고 귓속에서 진물이 나오며 정상 고막의 안쪽에 백색 종물을 형성한다. 점차 진주종의 범위가 상고실과 유양동으로 진행하면서 전음성난청을 비롯해 심한 합병증을 나타내기도 한다.대부분 소아에서 나타나는데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선천성 진주종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질병코드 H710)를 보면 2022년 전체 1498명 중 0~9세 소아가 828명으로 절반을 넘게 차지했다.문제는 초기 증상이 전혀 없어 병이 어느 정도 진행된 후에야 난청과 어지럼증 등 여러 합병증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소아 환자는 난청 증상을 스스로 자각하고 표현하기 힘들어 진주종이 상당히 많이 진행된 후에야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최근 이비인후과 내시경 검사가 보편화돼 증상이 없을 때 진주종을 조기 발견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감기나 중이염으로 병원에 가서 내시경으로 귓속을 관찰하다 발견된다. 진주종은 반드시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 홍석민 강동경희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최근에는 귀 뒤쪽을 절개하지 않고, 내시경을 외이도를 통해 귀 안쪽까지 진입시킨 후 중이의 깊은 곳에 위치한 진주종을 제거하는 수술이 시행돼 치료성공률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2024-06-17 11:07:30
언제부턴가 시간과 장소를 불문하고 스마트폰과 한 몸이 된 사람이 많아졌다. 그 중에서도 화장실은 스마트폰을 필수로 챙겨가는 곳이다. 무료함을 달래는 차원을 넘어서 이제 스마트폰 없는 볼일(?)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사람이 늘었다. 최근 숏폼(Short-form, 짧은 형태의 콘텐츠)의 인기와 함께 ‘스마트폰과 화장실의 동거’ 시간은 점점 더 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습관은 자칫 항문 건강에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김문진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대장항문외과 교수는 “화장실을 사용할 때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느라 변기에 장시간 앉아 있는 경우가 많지만, 이는 혈액이 항문으로 심하게 쏠리게 해 ‘치핵’을 만드는 원인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치핵(痔核)은 항문 점막 주위의 돌출된 혈관 덩어리를 말한다. 한자로 항문의 질병을 뜻하는 ‘치(痔)’와 덩어리라는 의미의 ‘핵(核)’의 합성어다. 치핵은 항문에 생기는 모든 질환을 포함하는 치질(痔疾)의 70~80%를 차지한다. 항문의 점막이 찢어진 ‘치열’(痔裂)이나 항문의 염증으로 구멍(누공)이 발생한 ‘치루’(痔漏)와는 다르다. 치핵은 항문 안에 생기는 ‘내치핵’과 밖에 생기는 ‘외치핵’으로 나뉜다. 내치핵은 통증 없이 피가 나거나 배변 시 돌출되는 게 일반적이다. 돌출된 덩어리가 부으면 심한 통증을 유발하기도 한다. 배변 후에도 시원하지 않을 때가 많다. 외치핵은 항문 가까이에서 발생하고 급성으로 혈류가 고여 혈전이 생기면 내치핵보다 극심한 통증이 나타난다. 항문 주위에서 단단한 덩어리를 만질 수 있고 터지면 피가 난다. 물론 두 유형의 치핵이 함께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김 교수는 “치핵의 약 40%는 증상이 없지만 혈변이 있거나 혈전이 동반된 경우 통증이 있을 수 있고 항문 주변이 가렵거나 변이 속옷에 묻는 경우도 있다”며 “출혈은 대부분 통증이 없고 주로 배변 활동과 동반돼 나타나는데 대변 끝에 붉은 피가 같이 묻어나오는 형태가 흔하다”고 말했다. 치핵 수술은 국내에서 백내장 수술과 일반척추 수술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이 시행되는 수술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주요 수술 통계에 따르면 2022년 국내 치핵 수술 환자는 15만6432명으로 나타났다. 백내장과 일반척추는 각각 73만5693명과 20만3902명이다. 특히 40대에서는 3만3310명이 수술을 받아 2위인 자궁절제술(1만7110명)과 3위인 담낭절제술(1만674명)보다 약 2~3배 많은 압도적 1위다. 치핵의 원인은 아직 명확하지 않다. 다만 유전적 소인과 잘못된 배변 습관 등이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진다. 이외에 배변 시 과도한 힘주기, 장시간 변기에 앉아 있는 습관, 변비, 음주, 설사 등도 치핵을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꼽힌다. 여성의 경우 임신과 출산으로 골반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않게 되면서 치핵이 생기거나 악화하는 경우가 많다. 진단은 직장수지검사를 통해 대부분 가능하다. 직장수지검사로 확인되지 않는 환자는 항문경 검사를 시행한다. 빈혈이 심하거나 40대 이상에서는 종양 또는 다른 장질환과의 감별을 위해 내시경을 진행하기도 한다. 치핵은 증상이 심하지 않다면 약물이나 좌욕을 이용한 보존적 치료로 대부분 치료가 가능하다. 수술은 △보존적 요법으로 증상이 개선되지 않는 경우 △출혈이 반복되거나 심한 경우 △가려움증이 해결되지 않는 경우 △통증이 호전되지 않는 경우 △피부 늘어짐으로 인해 불편하거나 제거를 원하는 경우 시행된다. 수술법에는 △돌출된 치핵 조직을 수술적으로 절제하는 방법 △원형 자동문합기로 상부 항문관의 점막이나 점막하층의 절제 또는 고정을 통해 돌출된 치핵 조직을 항문관 안으로 되돌아가도록 하는 방법 △치핵 동맥의 결찰을 통해 치핵을 치료하는 방법 등이 있다. 치핵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하루 20~30g의 섬유질과 1.5~2ℓ의 물을 섭취하는 것이 권장된다. 변기에 장시간 앉아 있는 것은 좋지 않다. 변기에서의 스마트폰 사용이나 독서 등은 피한다. 변비나 설사를 유발하는 약물의 복용은 피하고, 증상이 발생하면 따뜻한 물을 이용한 좌욕을 시행한다. 간혹 치핵을 포함한 치질이 오래되면 대장암 등 항문암으로 발전한다고 하는데 이는 사실이 아니다. 다만 치루의 경우 항문암 발생 가능성을 증가시키는 만큼 주의한다. 김 교수는 “치질과 항문암이 공통으로 보이는 가장 흔한 증상은 항문 출혈인데, 이러한 증상이 나타나면 병원을 찾아 대장내시경이나 검진을 통해 치질의 악화를 예방하고 조기에 암을 발견해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2024-06-07 13:31:06
매년 6월 첫째 주는 ‘세계 부정맥 주간’이다. 부정맥(不整脈·arrhythmia)은 분당 60~100회 정도 뛰는 심장박동이 너무 빠르거나(빈맥) 너무 느리거나(서맥) 또는 간헐적으로 불규칙하게 뛰는 등 정상에서 벗어나는 질환이다. 가슴 두근거림이 가장 흔한 증상이다. 가슴이 방망이질하듯이 계속 빠르게 뛰는 경우와 간헐적으로 심장박동이 하나씩 건너뛰거나 강하게 느껴지는 경우가 해당된다. 가슴 답답함, 호흡곤란, 부종, 체중 증가, 현기증, 실신 등이 나타나기도 한다.부정맥은 종류에 따라 증상과 치료법이 다양하다. 경미하게 발생하기도 하지만 정도가 심하면 심정지까지 올 수 있는 무서운 질환이다. 부정맥 가운데 심실세동(心室細動·ventricular fibrillation)과 심실빈맥(心室頻脈·ventricular tachycardia)이 발생하면 돌연사할 위험이 매우 높다. 이 때문에 부정맥을 비롯한 심혈관질환이 한국인 사망 원인 2위에 올랐다. 다양한 형태로 발생하는 부정맥을 최의근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교수에게 알아봤다.부정맥은 심장박동의 전기신호 형성과 전달의 이상으로 비롯되는 모든 질환을 통칭한다. 심장에서 전기 신호 생성 및 전달에 이상이 생기거나 비정상적인 전기 신호가 발생하면 정상적이고 규칙적으로 수축이 되지 못해 심장박동이 비정상적으로 빨라지거나 늦어지는 등 불규칙해진다. 발생 원인으로는 선천성 및 후천성 심장병, 담배·술·카페인 등 생활습관, 고혈압·당뇨병·갑상선 질환 등 동반질환, 비만, 고령, 유전성 부정맥 등 다양하다.부정맥은 크게 △빈맥성(頻脈性) 부정맥 △서맥성(徐脈性) 부정맥으로 나뉜다. 빈맥성 부정맥에는 불규칙한 맥박을 나타내는 ‘심방세동’(心房細動, atrial fibrillation, AF)과 심장이 갑자기 덜컥 내려앉는다고 느끼는 ‘조기수축’(premature beats)’이 있다. 심방세동은 심방이 제대로 수축하지 못하고 빠르고 불규칙하게 떠는 상태를 말한다. 빈맥성 부정맥 중 빠른 속도의 심장 박동이 느껴지는 ‘발작성 상심실성 빈맥’은 증상이 예기치 않게 갑자기 발생하고 갑자기 멈추는 특징이 있다. 심장박동이 무려 분당 150~200회에 달한다. 하지만 규칙적으로 뛴다.반면 서맥은 맥박이 60회 미만으로 매우 느리게 뛰는 것을 의미한다. 대표적인 서맥성 부정맥에는 전기 자극을 만들어내는 동방(洞房) 기능이 약해져 나타나는 ‘동(洞, sinus)서맥’이 있다.또 맥박이 심장 전체에 퍼져서 고르게 수축하는 것을 돕는 전도길이 차단돼 서맥이 발생하기도 하는데, 이를 ‘전도장애’라고 한다. 이런 환자는 어지럽거나 힘이 없고, 조금만 움직여도 숨이 차는 증상이 나타난다.진단과 검사부정맥을 진단하려면 심장의 전기적 이상을 파악해야 한다. 이를 위해 ‘심전도 검사’를 시행한다. 심전도 검사는 몸에 여러 개의 전극을 붙인 후 10초가량 진행된다. 다만 10초라는 짧은 시간에 정확한 진단을 내리지 못하면 기기를 24시간 휴대하며 측정할 수 있는 ‘활동 중 심전도’(홀터 모니터·holter monitoring) 검사법을 시행할 수 있다. 이 기기를 부착하면 평소처럼 일상생활이 가능하다. 최근에는 24시간 이상 장기간(3~14일) 검사가 가능한 단일 유도 활동 중 심전도도 사용되고 있다.일부 부정맥 환자 가운데 어지럼증으로 쓰러져 머리를 다치는 등 그 정도가 심해 큰 사고를 동반하는 경우가 있다. 이럴 때에는 ‘이식형 사건 기록기’라는 작은 크기의 기기를 심장 주변 피부 안쪽에 삽입 후, 부정맥이 나타나는 순간을 빠짐없이 기록해 부정맥의 빠른 진단을 돕는다.치료법부정맥을 진단하는 사항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생활습관이다. 특히 심방세동 같은 빈맥성 부정맥 환자는 과로·과음·과식·스트레스 등 생활 습관에 문제가 없는지 확인해야 한다. 생활 속 위험인자를 교정하지 않고 다른 치료를 진행하는 것은 치료 효과가 낮아지므로 생활습관 교정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생활습관 중 뚜렷이 교정할 만한 것이 없다면 약물치료를 진행한다. 대표적인 약물로는 심장이 빠르게 뛰고 있는 빈맥성 부정맥에 사용하는 ‘항부정맥약’(Na채널 억제제, β차단제, 활동 전위 지속 시간 연장제, Ca길항제 등)이 있다. 항부정맥 약을 사용할 때 가슴이 뛰다가 일정 순간이 지나면 어지럽거나 기운이 빠지는 증상이 생길 수 있다. 이는 빈맥성 부정맥이 서맥성 부정맥으로 바뀐 것이다. 이럴 땐 전문의에게 진단을 받아보는 게 좋다.심방세동 환자는 심장 수축력이 떨어지고 떨림 현상이 나타나면서 피가 고여 혈전이 생길 수 있다. 혈전이 몸속에서 돌아다니게 되면 뇌졸중이나 색전증 등 심각한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피 응고를 억제하는 ‘항응고제’(와파린, NOAC 등)를 사용한다.약으로 치료하지 않을 때에는 시술이나 수술을 시행한다. 심장박동이 느려져 어지럽거나 쓰러지는 서맥성 부정맥이라면 ‘인공 심장박동기’라는 보조 장치를 몸 안에 삽입해 심장을 보조할 수 있는 시술을 받는다. 인공 심장박동기는 심장과 연결돼 맥박을 감지하고 있다가 맥박이 늦게 뛰면 기계가 알아서 전기를 흘려주어 정상적인 맥박이 되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환자가 갑자기 심장마비가 된 뒤 심폐소생술(CRP)을 받고 회생했다면 재발 예방을 위해 체내에 ‘이식형 제세동기’(AED)를 삽입하는 시술을 하기도 한다.빈맥성 부정맥은 원인을 찾아 치료하는 것이 목표이므로 발생 부위를 국소적으로 치료해 없애는 ‘고주파 전극 도자 절제술’(radiofrequency catheter ablation)을 시행한다. 이를 통해 어느 부위에서 부정맥이 생기는지 찾을 수 있으며, 그 부위에 국소 에너지를 주면 부정맥이 발생하는 부위가 차단된다.약물치료가 미미하고 혈압이 계속 떨어져 환자 의식이 혼미해진다면 심장에 전기적 충격을 전달해 정상 동율동으로 전환하는 ‘전기적 동율동 전환술’(DC cardioversion)을 시행하기도 한다.서맥성 부정맥 환자가 인공 심장박동기를 삽입하면 수술 부위에 5㎝ 정도의 공간이 생기는데, 환부가 물에 닿지 않도록 1~2주 정도 조심해야 한다. 또 인공 심장박동기가 심장에 연결돼 있어 팔을 많이 움직이거나, 무거운 물건을 들거나, 매달리는 등 무리한 움직임을 삼가야 한다.맥박이 120회 이상 뛰고 있는 빈맥성 부정맥 환자는 운동하는 게 위험하지만 부정맥이 안정화 또는 치료 후 완치 상태라면 적절한 운동이 권장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1주일에 걷기를 150분 정도, 달리기는 70분 이상 시행하기를 권장하고 있다. 대한부정맥학회는 하루 30분 이상 규칙적 운동을 예방법으로 추천한다. 평소 유산소운동을 꾸준히 한다면 부정맥을 예방할 수 있다.빈맥성 부정맥 환자는 카페인을 섭취하면 빨라진 맥박이 더 빨라질 수 있다. 하지만 부정맥이 비교적 안정적으로 잘 조절되고 있다면 하루 1~2잔의 커피는 무방하다. 다만 최근 유행하는 에너지 드링크 가운데 카페인이 많이 들어 있는 것은 삼가야 한다.
2024-06-04 11:00:59
척추질환의 전조 증상으로 잘 알려진 것은 허리나 골반의 찌릿한 통증이다. 그러나 전혀 상관없는 손가락 저림, 근력 저하 등의 증상으로 천천히 시작되다가 심각하게 악화되는 희귀 척추 질환도 있다. 조용히 찾아와 몸을 마비시키는 ‘척수공동증’이 바로 그것이다. 척수공동증은 척수 내부에 뇌척수액, 세포외액 등의 액체가 고이는 공간(공동)이 생겨나고 점점 확장되며 척수신경을 망가뜨리는 병이다. 척수신경이 손상되면 통증을 비롯해 이상감각, 감각소실 등이 발생한다. 질환이 더 악화되면 연하곤란, 근육위축, 사지마비까지 이어지고 심지어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올해 3월에는 중국의 유명 작가 ‘시아 슈’가 29세의 나이에 척수공동증으로 투병 중 사망했다는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다.척수공동증은 희귀 질환으로 환자 수도 적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척수공동증 환자는 총 1893명 수준이다. 인구 2만7340명 당 1명꼴로 발병한 셈이다. 그만큼 질환 자체에 대한 인지도가 낮고 정보가 부족해 자칫 치료 적기를 놓칠 위험도 크다. 윤강준 강남베드로병원 원장(신경외과 전문의)은 “척수공동증은 보통 수년에서 수십 년에 걸쳐 알아채기 어려울 정도로 서서히 진행되는 편”이라며 “초기 증상은 대개 손저림 증상이나 어깨결림 등으로 가볍게 나타나는 만큼, 일반 환자가 처음부터 척수공동증을 알아차리고 전문 병원에 조기 내원하기는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뇌척수액 순환장애로 생긴 ‘공동’이 척수신경 훼손 … 손과 팔의 통증, 감각 이상부터 시작척수공동증은 기본적으로 뇌척수액의 순환장애로 인해 발생한다. 보통 뇌척수액은 뇌와 척수를 감싸 보호하며 지속적으로 순환하며 이동한다. 이런 순환이 지주막하 공간에서 막히게 되면 척수 내 물주머니와 같은 공동이 형성되고, 이 공동이 척수 신경을 훼손하면서 척수공동증이 발병하게 된다.척수공동증의 원인은 다양하다. 우선 소뇌 일부가 척주관 내로 돌출되는 선천적 기형인 ‘아놀드키아리 기형’(Arnold-Chiari malformation)은 척수공동증을 일으키는 대표적인 원인 중 하나다. 척수지주막염, 척추측만증, 종양, 척추이분증 등에 의해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교통사고나 낙상 등으로 외상성 척수 손상을 입을 경우에도 척수공동증의 위험이 커진다. 다친 척수 부위에 손상된 신경이 흡수되고 흉터 조직이 생기면 낭성 변화가 일어나고 이에 따라 척수 안에 공동이 생겨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심각한 척추 골절을 겪을 경우 수년 후 척수공동증으로 진행될 가능성도 있다.다만 이상을 감지하더라도 척수공동증 초기 단계에 이를 정확하게 진단받는 경우는 드물다. 척수 손상 부위와 범위에 따라 증상과 통증, 감각 이상 부위와 정도가 천차만별로 다르게 나타나는 만큼 전문병원에 내원하는 환자들도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이다.윤 원장은 “초기에는 두통과 함께 감각이 무뎌지는 등 미약한 증상이 대부분”이라며 “통증, 이상 감각, 감각 소실 등이 일어나는 경우도 많다”고 설명했다. 손의 통각과 온도 감각이 무뎌지는 감각장애도 많이 발생하는 현상이다. 다만 이 경우 촉각과 위치 감각은 그대로 살아있는 게 특징이다. 어깨부터 손목까지 상지의 근위축이 일어나거나, 힘줄을 자극하면 근육이 수축하는 ‘힘줄반사’ 반응이 변하기도 한다. 등과 어깨 부위가 뻣뻣해지는 증상 등도 나타난다. 질환이 꾸준히 진행되어 자율신경계가 침범될 경우 체온 이상, 땀 흘림 이상, 배변 및 배뇨 장애, 성기능 장애 등도 발생할 수 있다.주 발병 부위는 경수부(경추 척수)와 흉수부(흉부 척수)지만, 간혹 공동 발생 부위가 넓어져 연수까지 침범하는 경우도 있다. 이 경우에는 혀의 마비와 위축, 연하곤란, 구음장애, 얼굴감각마비, 안면마비까지도 겪게 된다.종사절단술 등 수술로 신경 추가 손상 막아야… 조기 진단 시 심각한 진행 예방 가능한번 발생한 척수공동증을 그대로 방치할 경우, 시간이 지남에 따라 척수 내 공동은 점차 커지게 된다. 이는 척수신경의 심각한 손상으로 이어지게 된다. 윤 원장은 “척수공동증은 희귀질환인 만큼 증상에 따라 최대한 꼼꼼하게 질환의 유무와 병변 부위를 파악하는 것을 최우선 목표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선 자기공명영상(MRI) 촬영, 컴퓨터단층촬영(CT) 등을 통해 척수 내 공동을 확인한다. 이에 더해 환자의 증상과 MRI에 나타나는 이상 현상의 관계를 살펴봐야 한다. 근전도검사, 신경전도검사, 신경계 이상 유무를 판별하는 유발전위검사 등을 함께 시행하기도 한다. 필요할 경우 뇌척수액검사도 이뤄진다.척수공동증은 아직까지 질환 발병 전으로 되돌릴 수 있는 특별한 치료법이 없는 것이 현실이다. 다만 공동의 확대를 막아 안정된 상태로 유지하면 신경의 추가 손상을 막을 수 있다. 척수공동증 초기에는 보존적 치료를 우선으로 하지만 통증이 심하거나 신경학적 이상과 같이 중증도에 따라서는 수술적 치료법인 종사절단술을 고려할 수 있다. 종사는 척수의 하단에 있는 1mm 지름 정도의 가는 구조물로, 척수신경을 지탱하는 역할을 한다. 이 종사가 신경 전체를 당기는 상태가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이 종사를 절단하는 수술을 받으면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다.척수공동증은 가능한 조기에 발견해야 심각한 진행을 막을 수 있다. 윤 원장은 “척수공동증은 흔하지 않은 질환이기는 하나, 별다른 전조 없이 후천성으로도 나타나 상하지 마비까지 불러올 수 있다”며 “신체의 이상 증상이 느껴질 경우 이를 가볍게 생각하지 말고 전문의를 찾아 조기에 진단을 받아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척수공동증의 위험을 예방하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2024-05-24 10:53:59
흔히 눈에 보이는 체형을 보고 비만 여부를 판단한다. 실제로 비만한 사람의 상당수는 건강에 악영향을 주는 건강지표도 일반인보다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말랐다고 해서 무조건 안심하는 것은 금물이다. 겉으로 보기엔 뚱뚱하지 않더라도 체지방검사 결과 비만이거나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을 수 있다. 이를 ‘마른 비만’이라고 한다. 최근 젊은 여성에서 급증하는 마른 비만의 원인과 대처 방안에 대해 지방흡입 특화 의료기관 365mc의 손보드리 영등포점 대표원장의 도움말로 알아본다.마른 비만은 체지방 비율이 높고 근육량은 적은 상태다. 체질량지수(BMI)는 정상 범위라도 인슐린저항성, 높은 콜레스테롤, 고혈압 등 여러 문제가 동반될 수 있다.외관상 체형이 말랐는데 남성은 체지방률이 25% 이상, 여성은 30% 이상이면 마른 비만으로 진단한다. 지방에 비해 근육량이 현저히 적다 보니 주로 복부에 지방이 몰린 양상을 띤다. 옷으로 커버하면 겉보기엔 매우 말라 보인다.문제는 한국 젊은 여성의 ‘마른 비만’ 비율이 전 세계에서 가장 높다는 것. 인바디가 최근 공개한 ‘2024 인바디 리포트’(2018~2022)에 따르면 한국 20대 여성의 마른 비만 비율은 15.8%로, 조사 대상국 가운데 가장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전 세계 20대 여성 체성분 데이터 218만7224개를 분석한 결과다.손 원장은 “마른 비만은 반복적인 초절식 다이어트에 의해 발생할 수 있다”며 “마른 체형을 지향하는 한국의 사회적 분위기가 마른 비만을 유발한다”고 지적했다.대부분 마른 체형을 만들려는 사람은 자신에게 필요한 열량보다 섭취량을 대폭 줄이는 경향을 보인다. 손 원장은 “기초대사량보다 낮은 저칼로리 식사를 이용한 다이어트는 체중이 감소하는 과정에서 체지방보다 근육을 먼저 분해해 에너지로 사용한다”며 “저칼로리 다어어트가 반복되면 근육량은 줄고, 신체 기초대사량은 낮아져 살이 잘 찌는 체질로 변하게 된다. 이로 인해 다이어트 후 평소 섭취하던 칼로리를 먹더라도 에너지 소비 비율이 낮아 체지방이 증가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불규칙한 식사, 운동 부족, 지나친 채소 위주 식단, 노화, 폐경 등이 마른 비만을 유발하는 요인으로 꼽힌다.마른 비만이 최근 건강 악화의 주범으로 떠오른 것은 ‘내장지방’의 위험성이 알려지면서다. 마른 비만의 경우 허벅지, 팔뚝, 얼굴 등은 야위어도 복부에만 지방이 몰리는 양상을 띤다. 내장지방은 염증물질을 분비하므로 복부비만이 심한 마른 비만일수록 일반 비만 못잖게 건강 문제를 겪을 우려가 높다.미국 존스홉킨스대 의과대학원 에바 첸 교수팀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마른 비만인 사람도 비만인 사람과 같은 질병을 앓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손 원장은 “마른 비만인 사람 대부분은 내장에 지방이 과다하게 축적된 내장지방형이므로 혈중 콜레스테롤, 중성지방, 인슐린저항성이 증가해 당뇨병, 고혈압, 고지혈증 등 각종 대사질환에 걸릴 확률이 높다”고 지적했다. 이어 “외관상으로는 말랐기 때문에 스스로 건강을 맹신하다가 화를 키울 수 있어 유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마른 비만을 극복하려면 식단부터 개선해야 한다. 한국인이 사랑하는 탄수화물 위주 식단은 혈당과 중성지방 섭취를 늘려 심혈관질환과 대사질환 위험을 높일 수 있다.우선 흰쌀밥, 빵, 밀가루 등 정제 탄수화물을 줄이고 식이섬유소가 풍부한 전곡류, 채소, 해조류 섭취를 늘리면 내장에 지방이 축적되는 것을 예방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단백질이 풍부한 콩, 닭가슴살 등을 자주 섭취하는 것도 중요하다. 과일과 채소류는 인슐린 분비를 억제해 복부에 피하지방이 쌓이는 것을 막는 효과를 나타낸다.손 원장은 “단기간에 개선 효과를 보고 싶다면 지방흡입 등 비만치료의 도움을 고려해 볼 수 있지만 내장지방이 심한 마른 비만이라면 지방흡입만으로 해결이 어려워 운동과 식단 조절이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마른 비만은 식단 개선과 함께 유산소운동을 매일 30분 정도 가볍게 시행하는 게 정답”이라며 “내장지방을 제거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으로서, 처음에는 야식을 먹지 않고, 이후 저녁을 가볍게 먹는 식으로 시작해보고, 어느 정도 익숙해졌다면 근력운동을 병행하며 대사를 높여나가라”고 주문했다.그는 “혼자 관리하기 힘들다면 누군가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라”며 “비만클리닉 등 의료기관을 찾아 의료진 및 전문 영양사의 도움을 통해 식단과 운동 관리에 나선다면 더 효과적으로 건강관리에 나설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2024-05-20 13:24: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