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선하 서울대병원 신경외과, 권준수 정신건강의학과 교수팀(장문영 임상강사)이 난치성 강박증 환자 10명에게 감마나이프 방사선 수술을 시행, 효과적이고 안전한 치료법임을 입증한 연구 결과를 26일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감마나이프 방사선 수술에 반응이 좋은 환자들의 특징을 밝혀내어 향후 환자 선별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팀은 2017년 1월부터 2023년 12월까지 난치성 강박증으로 진단받은 환자 10명을 대상으로 감마나이프 수술을 시행했다. 연구팀은 환자들의 강박 증상의 변화를 ‘예일-브라운 강박증 척도’(Yale-Brown Obsessive Compulsive Scale, YBOCS)를 통해 평가했으며, 감마나이프 방사선 수술에 대한 반응이 좋은 환자와 그렇지 않은 환자 간의 특징을 비교했다. 환자의 임상적 특성은 성별, 나이, 발병 연령, 입원 횟수, 자살시도 이력 등 다양한 변수로 분석했다.YBOCS는 강박사고와 강박행동의 빈도와 심각도를 측정해 환자의 증상 정도를 매우 중증(32~40점), 중증(24~31점), 중등도(16~23점), 경도(8~15점), 정상 또는 경미(0~7점) 증상으로 평가한다. 그 결과, 연구에 참여한 10명의 난치성 강박증 환자 중 50%가 완전반응(치료 후 35% 이상의 YBOCS 점수 감소)을 보였으며, 20%는 부분반응(치료 후 20~35%의 YBOCS 점수 감소)을 보였다. 완전반응은 환자의 강박 증상이 상당히 호전되어 일상생활에 큰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왔음을 의미하고, 부분반응은 환자의 강박 증상이 어느 정도 호전되었지만 일부 증상이 남아 있음을 뜻한다. 이는 감마나이프 방사선 수술 후 10명 중 7명의 환자가 강박 증상이 호전된 것을 의미한다. 특히 완전반응을 보인 환자 중 한 명은 마지막 추적관찰에서 YBOCS 점수가 0으로 완전 관해를 달성했다.평균 YBOCS 점수는 치료 전 26.2에서 치료 후 16.9로 크게 낮아져 증상 개선이 확인됐다. 이는 감마나이프 방사선 수술이 기존 치료법에 반응하지 않는 환자들에게 효과적일 수 있음을 시사한다. 연구팀은 또 감마나이프 방사선 수술에 대한 반응이 좋은 환자들의 특징을 분석한 결과 △평균 발병 연령이 높음(20.2세) △병의 지속 기간이 짧음(10년 미만) △입원 횟수가 적음 △주요우울장애(MDD)를 동반한 경우가 많음을 발견했다. 이는 환자 선별 및 맞춤형치료 전략 개발에 유용하게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반면 감마나이프 방사선 수술에 반응이 좋지 않은 환자들은 △평균 발병 연령이 낮음(14세) △병의 지속 기간이 김(20년 이상) △입원 횟수가 많음 △자살 시도 이력이 있음 등의 특성을 보였다. 이런 환자들에겐 감마나이프 방사선 수술 외에도 추가적인 치료 접근이 필요할 것으로 추정됐다.감마나이프 방사선 수술을 받은 환자들은 피로 및 수면 증가 등 경미한 부작용을 겪었으나, 대체로 일시적 증상으로 지속적인 기능 장애를 유발하지 않았다.권준수 교수는 “이번 연구는 감마나이프 방사선 수술에 효과적인 난치성 강박증 환자의 특징을 찾아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환자의 특정 특성이 감마나이프 방사선 수술의 효과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밝혀내어, 향후 환자 선별 과정에서 중요한 정보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백선하 교수는 “약물에 반응하지 않는 강박증과 같은 난치성 정신질환에 대하여 감마나이프 방사선 수술이 증상의 큰 호전을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이번 연구 결과는 대한신경정신의학회 국제 학술지 ‘정신의학 연구’(Psychiatry Investigation) 최근호에 게재됐다. 강박장애(강박증)는 전 세계적으로 흔한 정신과적 질환으로, 평생 유병률은 최대 3%에 달한다. 이 질환은 일반적으로 어린 나이에 발병하며 만성적인 경과를 보이고 재발이 빈번하다. 강박장애 환자들의 1차 치료법으로 주로 약물치료와 인지행동치료를 진행하지만, 약 20%의 환자는 이런 치료법에 반응하지 않아 새로운 대체치료법이 필요하다.최근 신경외과적 기술 발전으로 기존 약물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정신질환 환자들을 위한 새로운 치료 가능성이 열리고 있으며, 그 중 하나로 ‘감마나이프 방사선 수술’이 주목받고 있다. 감마나이프 방사선 수술은 고강도 감마선을 사용해 뇌의 특정 부위를 최소침습적으로 치료하는 방법으로, 강박증 치료에서는 강박 증상을 유발하는 신경회로를 차단하게 된다. 이 수술은 주변 건강한 조직에 대한 손상을 최소화하면서 강박증 관련 신경회로를 조절할 수 있어 안전하고, 병변 부위를 영구적으로 파괴하여 증상을 완화시킨다.감마나이프 방사선 수술을 받은 강박증 환자의 임상 연구는 전 세계적으로 많지 않으며 특히 어떤 강박증 환자군이 감마나이프 방사선 수술에 잘 반응하는지에 대한 예측에 관해서는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다.
2024-07-26 12:28:07
김상대 고려대 안산병원 신경외과 교수가 제24대 대한소아청소년신경외과학회 신임회장에 취임했다. 임기는 2026년 5월까지 2년이다. 고려의대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박사 학위를 취득한 김상대 교수는 현재 수술실장과 신경외과 과장, 뇌종양센터 센터장을 맡고 있다. 뇌종양과 선천성 소아신경질환 등 뇌신경외과를 전문으로 진료 중인 김상대 교수는 일본 동경자혜회의과대학(The Jikei University of School of Medicine) 소아신경외과 연구원과 미국 LA 아동병원인 Children's Hospital Los Angeles에서 소아신경외과 연구교수를 지냈다. 또 대한수두증연구회 회장과 대한뇌종양학회 운영위원, 대한두개저학회 특별이사를 맡고 있다.김 교수는 “학회 발전을 위해 젊은 회원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소아 외과계열 학회와 긴밀한 협업을 통해 수가 현실화 및 소아 외과계 의사들의 공통적인 문제인 처우개선에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신동우 한림대 동탄성심병원 외과 교수가 제12대 한국정맥경장영양학회 이사장으로 취임했다. 임기는 국제학술대회 정기총회가 열리는 2024년 6월 22일부터 2년간이다.신동우 이사장은 상부위장관을 전문으로 진료하며 한림대 동탄성심병원 암센터장과 로봇수술센터장을 역임했고, 현재 외과 과장을 맡고 있다. 2015년에는 아시아 최초로 다빈치 Xi를 이용한 위전절제술에 성공했다. 또한 대한내시경로봇외과학회, 유럽임상영양학회, 국제위암학회, 대한외과대사영양학회, 대한위암학회, 대한외과학회 등에서 다양한 학술활동을 펼치고 있다.신동우 이사장은 “영양의학은 치료 후 환자들의 빠른 회복과 합병증 예방에 기여하기 때문에 최근 가장 주목받고 있는 의학 분야 중 하나다”며 “다양한 의료계 전문가들로 구성된 학회의 특징을 살려 활발한 교류와 연구를 통해 국민 건강증진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광동제약은 제13회 광동 암학술상 수상자로 국내 암 연구 발전에 기여한 연구자 3명을 선정해 시상했다고 24일 밝혔다.기초의학 부문에서 이병헌 경북대 의과대학 생화학교실 교수, 임상의학 부문에서 임채홍 고려대 의과대학 방사선종양학과 교수, 다수 논문 발표 부문에서 김정선 국립암센터 암역학연구과 교수가 각각 수상했다.광동 암학술상은 암 부문 기초·임상 연구 지원을 위해 광동제약과 대한암학회가 2012년 공동 제정했다. 국내외 SCI(과학기술 인용색인)급 학술지에 우수 논문을 발표해 암 연구 발전에 기여한 연구자에게 매년 시상한다.시상식은 지난 21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대한암학회 정기총회에서 진행됐다. 수상자들에게는 500만 원의 상금과 상장이 수여됐다.차재명 강동경희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가 국내 소화기내과 분야의 대표적인 학회인 대한소화기학회, 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 대한장연구학회의 연구과제에 연달아 선정됐다. 6개월 이내 3개 학회에서 주관하는 연구과제에 모두 선정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먼저 2023년 11월17일 대한소화기학회에서 ‘국내 염증성장질환 환자에서 발생하는 대장암에 대한 성향점수 매칭 분석’으로 연구과제에 선정됐다. 차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 염증성장질환에서 발생하는 대장암에 대한 국내 다기관 연구를 주도하고 있다.2023년 11월18일에는 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에서 ‘국내 소화기내시경의 폐기물 실태 및 인식에 대한 조사’ 연구로 ‘대한소화기내시경연구재단 재단 연구비’를 수상했다.지구 온난화 주범인 탄소 배출을 줄이고 내시경실에서 발생하는 의료폐기물을 줄이기 위한 연구로, 국내 내시경실에서 발생하는 의료폐기물이 미국의 36.3%에 해당한다는 것을 규명했다.연구 결과는 7월 4-6일 코엑스에서 열리는 소화기내기경 분야 국제학술대회(ENDO2024)에 우수포스터 발표(Outstanding Poster Presentation)로 선정돼 구연 발표할 예정이다오는 29일 열리는 대한장연구학회에서 ‘Common Data Model 자료로 변환된 심사평가원 청구 자료를 이용해 염증성장질환 환자에서 생물학적 제재 및 소분자 물질 치료제의 임상성적 및 위해 분석연구’로 ‘봉화연구비’ 수상을 받는다.차 교수는 “최근 의료계가 어려운 상황에 있지만, 대학 교수는 진료 외에도 연구를 지속적으로 병행해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진료와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며 “염증성장질환이나 대장암 치료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성과를 얻어 국민건강에 도움이 되도록 앞으로도 연구활동을 지속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김현지 분당서울대병원 산부인과 교수팀의 연구 '미세플라스틱이 임산부와 태아의 주산기에 미치는 영향'이 2024년도 ‘한국연구재단 우수신진연구 사업’에 최종 선정됐다.우수신진연구 사업은 만 39세 이하이거나 박사 학위 취득 후 7년 이내, 또는 임용 후 5년 이내인 이공분야 연구자들을 대상으로 연구의욕 고취 및 연구역량을 극대화해 연구자의 성장을 지원하는 국가기초연구사업이다.산모에게 유입된 미세플라스틱은 혈액을 거쳐 태반까지 도달해 태아 발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고 알려져 있다. 이와 관련한 연구가 있지만, 아직 초기 단계이며 주산기 합병증 및 태아 손상의 연관성을 알 수 있는 대규모 전향적 코호트 연구는 아직 없었다.이에 김 교수팀은 2024년부터 2029년까지 대규모 전향적 코호트 연구를 시행해 △임신 주수별 임산부 △신생아 △태아 검체를 확보하고 미세플라스틱 농도를 확인해 주산기 합병증과의 상관관계를 파악할 예정이다. 또 임신 중 발생할 수 있는 미세플라스틱 관련 합병증을 예방하고 관리하는 방안도 강구할 예정이다.이를 위해 연구는 생체시료 미세플라스틱 전문분석기관인 정재학 한국분석과학연구소장과 공동으로 진행해 표준화한 생체시료 분석방법을 개발할 계획이다.김 교수는 “미세플라스틱과 주산기 합병증 간 상관관계를 파악하기 위해 대규모 전향적 코호트 연구를 진행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미세플라스틱이 미치는 잠재적 영향을 과학적으로 규명하고 임신 합병증 예방 및 관리 전략을 개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손가현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6월 14일부터 15일까지 제주 메종글래드에서 열린 ‘2024 대한모체태아학회 Expert Meeting & 제30차 학술대회’에서 최신기술(shotgun metagenomic analysis)을 사용해 질내 마이크로바이옴이 조산 발생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연구로 우수성과 참신성을 인정받아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이번 연구는 임신 중기 산모의 질내 마이크로바이옴이 짧은 자궁경부와 연관이 있으며, 조산 발생을 예측하는 데 질내 마이크로바이옴과 산모의 고위험 임상인자를 통합 분석하는 것이 유용하다는 결과를 보여줬다. 기존 연구에서는 질내 마이크로바이옴이 조산 발생에 미치는 영향이나 조산 예측에 활용하는 것에 대한 서로 다른 결과들이 보고됐다.손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한국인에서 질내 마이크로바이옴이 임신 중기 자궁경부 변화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했기에 당뇨병이나 조산 병력 같은 위험인자와 함께 고려하면 조산 발생 위험을 예측하는 데 유용할 것”이라며 “산전 관리 시 임신 중 산모의 임상적 특징을 고려해 당뇨병, 비만 등의 건강 상태를 관리하는 것이 조산을 예방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이종훈 노원을지대병원 성형외과 교수가 제2회 세계 한인 과학기술인대회에서 제34회 과학기술 우수논문상을 수상했다.이 교수는 ‘창상 치유에서의 마그네슘 및 MAGT1의 억제에 의한 THP-1 유래 대식세포의 분극화’로 상처 치유의 다양한 기전으로 마그네슘과 대식세포와 관련된 영향에 관한 연구로 이 상을 받았다.이 교수는 “최근 고령화 및 감염 등에 의한 난치성 창상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연구를 통해 보다 효과적인 창상치유 방법을 도모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며 “지난 2013년에도 과학기술 우수논문상을 받았는데 10년 만에 다시한번 수상하게 돼 더 기쁘다”고 말했다.
2024-06-24 14:55:56
한국애브비의 인터루킨-23(IL-23) 억제제인 ‘스카이리치프리필드시린지주’(SKYRIZI, 성분명 리산키주맙, Risankizumab)가 지난 9일 국내서 생물학적제제 중 두 번째로 손발바닥 농포증(PalmoPlantar Pustular, PPP)에 대한 적응증을 획득했다. 기존의 메토트렉세이드(methotrexate)나 사이클로스포린(cyclosporine) 등 전신요법제에 비해 안전하면서도 뛰어난 약효에 더해 3개월의 투약 간격(유지요법 기준)으로 편의성까지 더했다는 평가다. 이에 한국애브비는 22일, 서울 안다즈호텔 강남에서 스카이리치의 PPP 허가를 기념해 그 우수성을 알리는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손발바닥 농포증은 손·발가락이나 손·발바닥에 발진이나 물집, 붉은 반점과 함께 무균성의 고름(농포)이 발생해 가려움과 통증을 동반하는 질환으로, 환부의 표면이 딱딱하고 두꺼워지거나 홍반 등의 변화를 동시에 겪을 수 있다. 수년에서 수십년에 걸쳐 호전과 재발을 반복하며, 대부분 시간이 흘러도 중증도는 완화되지 않는 특징을 보인다. 이로 인해 일상생활은 물론 경제활동에도 상당한 제약을 받고 삶의 질이 크게 저하된다. 실제로 일부 연구에서는 손발바닥 농포증 환자의 삶의 질이 건선환자보다 더 좋지 않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기자간담회에서 백유상 고려대 구로병원 피부과 교수는 “손발바닥 농포증은 2022년 추산 국내 환자 수가 약 1만여명 정도되는 희귀난치질환”이라며 “특히 50대~60대, 중장년층 여성의 비중이 더 크다(서울대 연구결과 기준)”고 말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로는 연령대별로 40~50대 환자들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건선은 크게 판상건선, 건선성관절염, 손발닥 농포증, 홍피성 건선 등으로 나뉜다. 이 중 손발바닥 농포증은 전체 건선의 12~16%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손발바닥 농포증 환자의 약 90%는 판상형 건선 또는 신체의 다른 부위에 나타나는 건선을 동반한다는 통계다. 백 교수는 “손발바닥 농포증은 환자의 삶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환자의 삶의 질은 건선보다 더 낮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며 “호주에서는 손발바닥 농포증 환자가 우울증이나 우울감을 호소할 확률이 4배 더 높다는 연구 결과도 발표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손발바닥 농포증은 호전과 악화를 끊임없이 반복하기 때문에 올바른 진단과 효과적인 치료로 꾸준하게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효과와 안전성을 갖춘 치료제를 선택해야 하며, 치료를 장기간 지속해야 하는 특성상 환자의 편의성도 중요한 요소”라고 강조했다. 한국인의 전체 인구 대비 유병률은 0.02%로 추산되나 일본에서는 0.12%로 국내서는 과소 진단된다고 백 교수는 지적했다. 그는 PPP를 일반 판상건선 또는 피부습진(피부염), 손발무좀 등으로 놓치는 경우가 상당수라며 대학병원조차 오진할 수 있기 때문에 재진 또는 삼진 시에 특징적인 증상을 모니터링해 진짜 PPP 환자를 골라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IL-23 억제제가 등장하기 전까지, 손발바닥 농포증은 국소 스테로이드제나 국소용 비타민A(레티노이드) 등 고전적 치료법이나 메토트렉세이트, 사이클로스포린 등 부작용 부담이 큰 전신 면역억제제를 사용해왔다. 하지만 부작용이 만만찮다. 일단 면역억제제는 골절이나 골다공증 위험을 높이고, 가임기 여성에서는 기형을 초래할 수 있고, 콜레스테롤 수치 상승과 피부 건조함이 나타날 수 있다. 메토트렉세이트는 간독성이 심하다. 사이클로스포린은 신독성이 나타나고 혈압이 상승할 우려가 있다. 이에 따라 1~2개월마다 환자의 건강 상태를 모니터링해야 하는 불편함을 수반한다. 이런 가운데 일본의 연구진이 손발바닥 농포증 환자를 대상으로 IL-23 억제제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평가한 3상 임상을 진행, 전기를 마련했다. 스카이리치는 일본에서 손발바닥 농포증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3상 ‘JumPPP’ 임상연구를 통해 뛰어난 안전성과 유효성을 확인했다. 이 질환의 환자가 서구인보다는 동아시아인에서 더 많다는 게 일본에서 임상을 주도한 동기가 됐다. IL-23 억제제는 그동안 건선에서 뛰어난 약효와 안전성을 인정받아왔으며, 특히 기존 치료제의 효과가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진 손발바닥 및 두피 건선에서도 강력한 효과를 보여왔다. 여기에 더해 손발바닥 농포증 역시 건선과 마찬가지로 IL-23이 발병 기전과 연관돼 IL-23 억제제가 기여할 것으로 기대를 모아왔다. 이에 따라 IL-23 억제제인 한국얀센 ‘트렘피어프리필드시린지주’(Tremfya, 성분명 구셀쿠맙 Guselkumab)가 지난해 4월에 손발바닥 농포증 적응증을 획득한데 이어 애브비의의 스카이리치가 올해 4월에 PPP 적응증을 허가받았다. 이 연구는 중증도~중증의 손발바닥 농포증 환자 119명을 대상으로 진행했으며, 치료시작 시점과 비교해 16주차에 PPPASI(Palmoplantar Pustulosis Area Severity Index, 손발바닥 농포증 영역 심각도 지수) 감소폭이 스카이리치군(-11.96)에서 위약군(-8.48)보다 유의미하게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p<0.05) 16주차에 PPPASI 50을 달성한 시험대상자의 비율은 스카이리치 치료군에서 41.4%(58명 중 24명). 위약군에서 24.1%(58명 중 14명)였다(p<0.05). 스카이리치 군에서의 이러한 증상 개선은 68주차까지 유지됐으며, 68주차까지 스카이리치의 안전성 프로파일은 이전에 건선 연구에서 관찰된 것과 일치했다. 이러한 연구 결과를 근거로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9일, 스카이리치를 보편적인 치료에 반응이 불충분하거나 또는 내약성이 없는 중등도에서 중증의 성인(18세 이상) 손발바닥 농포증 치료제로 허가했다. 생물학적제제로는 두 번째로 PPP 적응증을 획득한 스카이리치는 임상 연구에서 보고된 안전성과 유효성 데이터가 트렘피어와 대등한 만큼 상대적으로 투여 간격이 긴(연 4회) 스카이리치가 긴 투약간격이 트렘피어(연 6회)보다 경쟁 우위를 가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애브비 관계자는 “스카이리치는 안전성과 유효성에 더해 편의성까지 3박자를 두루 갖춘 치료제”라고 강조했다. 백유상 교수는 “건선성 질환 치료에서 유의미한 효과와 연 4회라는 편의성까지 갖춘 스카이리치가 손발바닥 농포증 환자들에게도 새로운 치료 옵션이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백 교수는 “기존 비 생물학적제제는 약물치료유지기간(drug survaival)이 40~60개월에 그치며 부작용이나 효과 부족으로 약물을 사용할 수 없는 데 비해 생물학적제제는 60~120개월로 길다”며 “이는 스카이리치 등이 안전성과 유효성면에서 더 우수하다는 것을 방증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백 교수는 PPP의 발생 기전에 관여하는 게 IL-17, IL-23, IL-36, IL-8 등인데 IL-17, IL-36. IL-8에 관한 연구는 부족하다고 말했다. 특히 PPP에 특화된 IL-36. IL-8에 대한 기전 연구가 미약하고, 이를 겨냥하는 레티노이드 제제가 두루뭉술하게 투여되고 있는 실정이다. 판상건선에서는 IL-17, IL-23이 대등하게 작용한다. 반면 건선성관절염에서는 IL-23가 더 깊이 관여한다. 따라서 다른 치료표적에 대한 연구가 심화돼야 하고, PPP에 더 특화된 치료제가 나와야 한다는 아쉬움이 있다고 백 교수는 설명했다. 더욱 중요한 것은 치료 접근성에 제약이 많다는 점이다. 현재 PPP 환자는 판상건선이나 건선성관절염을 동반해야 보험급여로 IL-23 억제제를 쓸 수 있다. 작년에 대한피부과학회가 나서 PPP를 희귀질환으로 지정하고, 산정특례도 받는 것을 추진했으나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등이 이를 수용하지 않았다. 이에 올해 이를 재추진한다는 게 학계의 방침이다.
2024-04-22 21:55:33
정미향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심뇌혈관병원 순환기내과 교수, 오주현 핵의학과 교수 연구팀은 심장초음파와 양전자단층촬영(18F-FDG PET/CT)의 다학제 영상 검사를 결핵성 심낭염 초기 진단뿐 아니라 치료 경과 확인에 이르기까지 활용해 효과적으로 치료했다.결핵성 심낭염은 심장을 보호하는 심낭에 결핵균이 감염돼 삼출액이 가득 차 심장을 압박하고 심부전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주로 흉통, 기침, 호흡곤란 등 증상과 함께 발열, 식은땀, 피로 및 체중 감소와 같은 비특이적 전신 증상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이번에 발표된 사례의 70대 환자 역시 호흡곤란을 호소하며 내원했다.지금까지 결핵성 심낭염의 감별 진단으로 심장초음파, CT, MRI, 양전자단층촬영을 비롯한 각종 영상 검사와 검체 검사를 병행하는 복합적인 전략이 제시됐다. 하지만 치료 후 경과 평가 방법은 구체적으로 정립되지 않았다. 연구팀 조사 결과, 심장초음파 검사에 양전자단층촬영을 보조적으로 활용하면 환자의 심낭 내 염증 개선 정도를 정량적으로 확인할 수 있어 치료 평가에 유용했다. 결핵성 심낭염은 일반적으로 6개월간 항결핵제를 복용 후 치료를 종료한다. 그러나 염증의 충분한 개선 여부를 심장초음파만으로 정확히 알기 어려운 한계가 있었다. 양전자단층촬영을 보조적으로 활용해 치료 종료 시점의 염증 수준을 파악할 수 있다면 결핵성 심낭염 재발이나 합병증으로 인한 유착성 심막염 위험을 최소화하면서 개별화된 맞춤형 치료 전략을 수립할 수 있다.양전자단층촬영은 종양 세포나 염증 부위에서는 정상 세포 대비 포도당 사용량이 현저히 높은 특성을 이용해, 동위원소가 함유된 포도당 유사체를 체내 주입 후 상대적으로 밝게 빛나는 부위의 형태를 확인하는 검사다. 기존에는 주로 암환자의 진단 및 추적 관찰용으로 활용됐으나, 최근에는 염증 유무 및 정도를 확인하기 위한 검사로도 사용되고 있다.정미향 교수는 "지금까지 양전자단층촬영은 심낭질환의 초기 감별 목적에 한해 유용함을 인정받았다. 하지만 이번 연구를 통해 치료 후 경과를 평가하는 데도 충분한 가치가 있음을 확인했다"며 "전체 결핵 환자 중 1~2% 내외가 결핵성 심낭염으로 이환되는 만큼,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고령 비율이 높은 결핵성 심낭염 환자에게 더 안전한 진료를 제공하고자 힘쓸 것"이라고 밝혔다.
2024-04-09 11:57:16
통풍은 혈액 내 요산이 축적되면서 이로 인해 요산염이 관절과 주위 연부조직에 발생하는 질병이다. 40~50대 남성에서 발생 빈도가 가장 높으며 대개 극심한 통증을 동반한다. 대부분 엄지발가락에서 발생하고, 발목과 무릎에서도 나타난다.통풍의 원인인 요산은 음식에 함유된 퓨린(피린미딘과 이미다졸이 융합된 형태의 화합물)이 분해되면서 생기는 찌꺼기다. 치료를 위해서는 요산의 축적을 억제하거나 소변으로 배출하는 게 가장 중요하며, ‘요산저하제’를 복용해 높아진 요산 수치를 낮추게 된다(요산저하치료).수술·시술 치료가 없어 평생 ‘약’으로 관리해야 하는 통풍. 손창남, 오윤정의정부을지대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에게 요산저하제 복용 시 주의사항, 식단 등에 대해 일문일답으로 들어본다.▣ 통풍 발병 시 초기 요산저하치료는 어떻게 이뤄지나요?1년에 2회 이상 통풍에 의한 발작이 일어날 경우 요산저하치료를 시작합니다. 다만, 만성질환이 있거나 요산수치가 9mg/dl 이상일 때, 요로결석이 있는 경우에는 연 발생 횟수와 관계 없이 통풍 발병 직후부터 요산저하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 꾸준한 약 복용으로 증상 완화 시 약을 중단해도 되나요?일부 연구 결과에 따르면 요산저하제를 1년 이상 복용한 통풍 결절이 없는 무증상 환자의 13%는 5년 동안 요산수치 7mg/dl 이하(정상)로 재발 없이 무증상을 유지하였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은 재발하는 경우가 많아 약 부작용이 없다면 계속 요산저하제를 복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대사증후군을 동반할 경우 주의해야 하는 약이 있나요?통풍 환자는 평생 약을 복용하며 관리해야 합니다. 복부비만·고혈압·고지혈증 같은 대사증후군을 동반하는 경우 이 약들도 함께 복용해야 하는데, 이때 주의가 필요합니다. 혈압약 중 이뇨제는 혈중 요산 농도를 높이기 때문에 고혈압이 있는 통풍 환자라면 이뇨 성분인 티아지드(thiazide), 푸로세미드(furosemide) 성분의 약은 중단하고 요산을 낮추는 로사르탄(losartan) 성분의 혈압약으로 대체합니다. 통풍 환자의 고지혈증엔 요산을 배출하는 스타틴(statin) 성분의 약, 중성지방에는 페노피브레이트(fenofibrate) 성분의 약을 사용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통풍 약, 오래 먹다 보면 간·신장이 나빠지지 않나요?요산저하제는 신장이나 간으로 대사되므로 환자의 기저질환을 고려해 약제를 선택하고 약물을 복용하면서 주기적으로 혈액검사를 통해 간·신장 수치를 모니터링합니다. 대부분 큰 부작용 없이 요산수치를 잘 낮추고 약을 복용하지 않았을 때의 위험보다는 약을 복용할 때의 효과가 더 크기 때문에 약을 잘 복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통풍 환자 두통엔 ‘아스피린’ 피하고 혈압약은 ‘로사르탄’ 성분 권장▣ 아스피린이 혈중 요산수치를 높인다는 말이 있는데, 통풍 환자도 두통이나 기타 통증이 있을 때 아스피린은 복용을 해도 되나요?예전에 저용량 아스피린이 혈중요산수치를 증가시킨다는 연구 결과가 보고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심장이나 다른 질환으로 아스피린을 복용 중이라면 굳이 중단할 필요는 없다고 제안되고 있습니다. 두통이나 통증으로 약을 복용해야 된다면 아스피린보다는 다른 진통제를 복용할 것을 권장합니다.▣ 퓨린이 들어간 음식을 먹지 말아야 하는데, 피해야 할 식단은 무엇인가요?퓨린은 요산으로 분해가 되기 때문에 퓨린이 적은 음식을 먹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육류와 내장 같은 장기부속물은 피하고, 해산물 중에서는 새우와 조개류는 줄이는 것이 좋습니다. 음식의 단맛을 내기 위해 사용되는 액상과당은 요산을 높이기 때문에 과당이 포함된 음료수나 음식은 피합니다. 맥주는 요산의 혈중농도를 높이기 때문에 통풍 환자에게는 독주보다 더 좋지 않다는 것을 명심해야 합니다.무엇보다 통풍 환자는 여러 대사질환이 동반되고, 음식과 복용하는 다른 약제들에 영향을 받으므로 전문가와 상담을 통해 환자에게 맞는 맞춤치료를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2024-04-03 11:40:25
한미약품그룹의 송영숙 회장이 고 임성기 창업자를 이을 후계자로 장녀 임주현 한미약품 사장을 공식 지명했다. 송 회장은 26일 입장문(소회)을 내 “철 없는 아들들이 결국 프리미엄 붙여 지분 매각 선택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임성기 이을 후계자로 장녀 임주현 사장을 공식적으로 지목했다. 한미그룹 송영숙 회장은 한미그룹의 ‘미래’가 결정될 오는 28일 한미사이언스 주주총회를 앞두고, 임성기 회장의 유산인 한미그룹을 걷잡을 수 없는 혼돈으로 몰아간 두 아들에 대해 “가슴이 찢어지는 듯한 심정”이라고 밝혔다. 송 회장은 “해외자본에 지분을 매각하는 것을 어떻게든 막아보려고 했지만, 결국 두 아들의 선택은 해외 자본에 아버지가 남겨준 소중한 지분을 일정 기간이 보장된 경영권과 맞바꾸는 것이 될 것”이라며 “두 아들의 심성과 성격, 그리고 둘의 말 못할 자금 사정은 그 누구보다도 내가 잘 안다"고도 했다. 이어 “두 아들의 선택(해외 펀드에 지분 매각)에는 아마 일부 대주주 지분도 약속돼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1조원 운운하는 투자처의 출처를 당장 밝히고, 아버지의 뜻인 '한미가 한국을 대표하는 토종 기업으로 영속할 수 있는 길'을 찾으라”고 말했다. 끝으로 "송영숙에게 모든 것을 맡기고 떠난다고 했던 임성기의 이름으로, 나는 오늘 임주현을 한미그룹의 적통이자 임성기의 뜻을 이을 승계자로 지목한다"고 선언했다. 이날 동시에 한미약품그룹과 OCI그룹 간 통합을 무산시키기 위해 한미약품 창업주 장·차남인 임종윤, 임종훈 형제가 제기한 제3자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소송이 기각됐다. 26일 수원지법 제31민사부(부장판사 조병구)는 한미사이언스가 OCI홀딩스에 2400억원 상당의 신주를 발행하기로 결정한 것에 대해 고(故) 임성기 창업주의 아들들인 임 형제가 제기한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원고들이 제기한 보전할 권리의 구체성과 필요성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는 게 재판부의 기각 사유다. 재판부는 “주식회사가 자본시장의 여건에 따라 필요자금을 용이하게 조달하고 이로써 경영 효율성 및 기업 경쟁력이 강화될 수 있다고 봐 제3자 배정 방식의 신주발행으로 자금을 조달하기로 했다면, 그 신주 발행이 단지 경영권 분쟁 상황에서 이루어졌다는 사정만으로 이를 곧바로 무효로 볼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상장법인은 주주 구성이 폐쇄적이지 않고 대규모 자금조달을 위한 신주발행의 규모가 상당히 클 수 있는 점, 신주발행가격에 대한 할인율 규제 등이 가해지고 이사의 지위와 책임이 더 엄격히 정해지는 점 등을 고려하고, 절차적으로 부합된 신주발행 방식이라면 경영 판단은 존중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열린 심문기일에서 양측은 한미그룹 재무상황에 대해 극명한 입장차를 보인 바 있다. 형제 측은 한미사이언스가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거두는 등 신주발행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이 시급한 상황이 아니라는 주장을 펼쳤다. 또 재무구조가 위태롭다는 주장과 한미사이언스가 지난해 10월 약 100억 원 규모의 자사주를 취득한 결정은 모순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 등 한미사이언스 측은 경쟁사보다 현저히 낮은 유동비율, 당좌비율 등의 재무지표를 인용해 자본 확충이 시급한 상태라고 반박했다. 재무구조가 견고하다는 형제 측의 주장에 대해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배당 등으로 재무상태를 판단하기 어렵다는 게 한미 현 경영진의 주장이다. 양측은 또 제3자 신주발행의 핵심인 경영상 목적에 대한 입장도 달랐다. OCI홀딩스와의 통합이 OCI그룹이 해외에 상당한 네트워크를 갖고 있어 한미그룹의 글로벌 진출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한미 측의 입장에 반해 임 형제 측은 “OCI와 사업영역이 완전히 다르다”며 “사업상 이익이나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는 게 없다”고 반박했다.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전략기획실장 겸 한미약품 사장은 25일 오빠인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사장과 남동생인 임종훈 한미약품 사장(이상 미등기임원)을 전격 해임했다. 형제가 회사의 명예를 훼손시키는 등 해사 행위를 했다는 명분이다. 다만 등기임원인 임종윤 한미약품 사장직과, 임종훈 한미정밀화학 사장직은 당분간 유지된다. 임주현 사장은 또 자신이 오빠를 상대로 무담보로 대여해 준 266억원을 반환하라는 소송을 이날 법원에 제기했다고 밝혔다. 임주현 한미약품 사장은 이날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자신과 모친 송영숙 한미그룹 회장은 상속세 문제를 해결하면서도 한미그룹의 전통을 지키기 위해 OCI와 통합을 택했던 것”이라며 “오빠와 동생은 상속세 잔여분 납부에 관한 구체적 대안과 자금 출처를 밝혀달라”고 재차 요구했다. 이날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이우현 OCI홀딩스 회장은 임주현 사장이 제안한 통합 후 한미사이언스 대주주 지분 3년간 보호예수 방안에 동의했다. 이 회장은 “지분을 팔려고 한미에 투자하려는 것이 아니다”며 “OCI홀딩스가 가질 한미사이언스 지분을 3년간 처분금지하는 방안에 동의한다”고 밝혔다. 이어 “한미사이언스의 미래 파트너 후보로서 이 자리에 나왔다”며 “한미를 도우려는 생각에서 투자를 결정했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부광약품을 인수한 후 이 회사 경영 실적이 크게 개선되지 않았다는 지적에는 “부광약품을 운영해보니, 한미가 얼마나 좋은지 알게 됐다”며 “부광이 연구개발(R&D)에 집중하다 보니 영업과 관리 등이 부실해진 면이 있었는데, 이를 개선하면서 벤치마킹해보니 R&D와 영업을 함께 제일 잘하는 곳이 한미였다”고 답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는 향후 그룹의 주주환원 계획과 청사진에 대해 설명했다. 박 대표는 5년 내 3조원, 10년 내 5조원의 매출을 목표로 설정했으며, 이를 통해 약 1조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현재 4대1 정도인 국내·해외 매출 비율을 3년 내 1대1, 5년 뒤 2대3 정도로 해외 쪽 비중을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룹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 이사회를 누가 장악할지 결정할 한미사이언스의 28일 주주총회에는 이날 임주현 사장·이우현 대표이사, 임종윤·종훈 사내이사 선임안 등을 놓고 치열한 표 대결을 벌인다. 현재 한미사이언스 지분은 임종윤 및 가족(14.22%), 임종훈 및 가족(13.79%), 임종윤이 지배하는 DX&VX(0.41%) 등이 28.42%를 보유하고 있다. 반면 이에 맞서는 현 경영진인 송영숙 회장은 11.66%, 임주현 10.2%, 가현문화재단 4.9%, 임성기재단 3.0%, 임성기 회장 친인척 0.1%, 기타 5.25%로 합쳐 35.11%를 갖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한미사이언스 지분 7.66%를 갖고 있는 국민연금은 26일 국민연금기금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 제6차 위원회를 개최하고 한미사이언스 정기 주총에서 임주현 사장과 이우현 OCI홀딩스 회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 등에 찬성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한미사이언스 이사회가 제안한 안이 장기적인 주주가치 제고에 더 부합한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이에 따라 표 대결 시 국민연금의 지지를 확보한 송영숙 회장 모녀 측이 42.77%의 통합 찬성표를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임성기 회장의 고교 후배인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으로 지분이 수개월 전 11.52%에서 최근 12.15%로 늘었다. 현재 신동국 회장이 종윤·종훈 편을 들고 있다. 이에 따라 OCI와의 통합 반대 측은 현재까지 40.57%의 반대표를 확보했다. 표 대결에서 2%p 안팎의 차이로 현 경영진(통합 찬성)이 우세한 상황이지만 안심할 수는 없다. 현 경영진은 신 회장 측에 섭섭한 마음을 표하는 동시에 계속해서 현 경영진의 방침에 협조해줄 것을 설득하고 있다. 한편 종윤·종훈 형제는 21일 기자간담회에서 ‘시가총액 200조원’ 비전을 제시했다. 이에 대해 현 경영진은 ‘현실성 없는’ 주장이라며 일축했다. 또 형제는 26일, 전날의 사장직 해임에 대해 ‘감정적인 행동’으로 밖에 안 보인다며 한미약품그룹 산하 한미사우회가 현 경영진의 부당한 영향력을 받고 한미 및 OCI 통합에 찬성하는 결정을 내렸다고 비판했다. 한미사우회는 회원이 약 3000여명으로 23만주(약 0.33%)를 보유하고 있다. 한미사우회는 총 9명의 대표자가 참석해 투표에 붙였고 이들 중 한명은 형제 측의 통합 반대에 찬성했고, 나머지 7명은 통합에 찬성했다. 1명은 기권했다. 투표 결과에 미칠 영향은 미미하지만 양측 간 공방이 그만큼 치열하다는 얘기다. 상기 기사는 3월 26일 21시에 업그레이드 됐습니다.
2024-03-26 10:41:12
박종웅 고려대 의과대학 교수, 손동희 성균관대 전자전기공학부 교수, 신미경 글로벌바이오메디컬공학과 교수 공동 연구팀은 실제 피부 구조를 모사해 강력한 조직 접착력을 보유한 패치형 신경 봉합용 신소재를 개발했다고 21일 밝혔다.개발된 신경봉합 패치는 신경 절단 시 기존의 수술 방법인 미세수술을 이용한 신경봉합 대신 밴드처럼 신경 파열 부위를 감싸는 방식이다. 미세수술 전문의가 아니라도 쉽고, 빠르게 신경봉합을 마침으로써 신경 손상 수술의 성공률을 크게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공동연구팀은 여러 층으로 이뤄진 피부 구조에서 영감을 얻어, 외부는 질기지만 내부로 갈수록 부드러운 조직으로 구성된 신경 봉합용 신소재 패치를 개발했다. 패치의 주요 소재로는 외력을 분산시킬 수 있는 자가 치유 고분자와 우수한 조직 접착력을 지닌 하이드로젤을 사용했다.또한, 자가 치유 고분자의 물성을 조절해 탄성 고분자와 점탄성 고분자, 접착 하이드로젤을 단계적으로 배치, 점탄성 고분자가 응력을 흡수하고 탄성 고분자가 복원력을 부여하는 방식으로 강한 접착력을 구현했다.개발된 신경봉합 패치는 파열된 신경 부위를 고도로 숙련된 미세수술 전문의가 미세수술 현미경 하에서 머리카락의 1/10가량의 미세 봉합사로 한땀 한땀 꿰매는 기존의 수술 방법을 대치할 수 있는 획기적인 수술 방법으로서, 파열된 신경의 양끝단을 모은 후 밴드처럼 간단히 감아주는 방법으로 신경봉합을 쉽고, 빠르게 완료한다.연구팀은 쥐 좌골신경 파열 실험 모델을 통해 미세수술 전문의가 봉합사를 이용한 신경 봉합 시 10분 이상의 시간이 걸리는 신경봉합 과정을 신경봉합 패치를 이용하면 의사가 아닌 비전문가도 1분이면 신경 봉합이 가능함을 입증해 냈다.특히 영장류 모델을 이용한 검증에서 손목의 정중 신경을 절단 후 패치를 이용해 성공적으로 신경을 봉합했고, 1년의 추적관찰을 통해 엄지손가락의 움직임이 정상에 가까운 수준으로 회복됐음을 확인했다. 더불어 해당 패치에 신경 재생을 촉진하는 단백질 분자를 추가하면 기존 바느질 봉합술보다 조직 재생을 빠르게 유도할 수 있음을 설치류 모델에서 검증했다.이번 연구 성과는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즈(Advanced Materials, IF=29.4)’에 2024년 1월 온라인으로 게재됐다.
2024-03-21 11:22:44
세계보건기구(WHO)는 비만이 건강에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비만과 연관성이 높은 암으로 위암·간암·담낭암·췌장암·난소암·갑상선암·수막종·다발성골수종·대장 및 직장암·식도암·신장암·폐경 후 유방암·자궁내막암 등 13개 암종을 꼽은 바 있다. 비정상적이거나 과도한 지방 축적 상태가 다만 외형 문제가 아니라 합병증과 암 발생을 촉진할 수 있다. 3월 21일은 ‘암 예방의 날’이다. 해마다 증가하는 암 발생률을 낮추고 암 예방, 조기 진단 등에 대한 정보 제공 및 실천을 촉구하기 위해 제정됐다. 비만 전문가인 박윤찬 365mc부산병원 대표병원장의 도움말로 비만과 암의 상관관계에 관해 알아봤다. 비만은 대사증후군을 유발해 암 발생과 진행을 촉진한다. 대사증후군은 비만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질환으로 고혈압, 고혈당, 고지질혈증 등의 대사이상을 포함한다. 그는 “대사증후군은 암 발생과 진행을 촉진할 수 있는데, 이는 염증의 증가, 호르몬 수준의 변화, 세포의 비정상적인 성장과 분열을 유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비만하면 몸 전체의 염증 수치가 높아지면서 인슐린저항성(인슐린이 상당량 분비돼도 그 기능이 떨어져 효과적으로 혈당이 떨어지지 않고 췌장에 무리를 주는 상태)이 상승한다. 이럴 경우 인슐린이 과도하게 분비된 나머지 지방세포의 분열 및 증식이 활발해지고, 돌연변이 암세포가 생성될 확률도 높아진다. 비만은 대표적인 여성암인 유방암에도 영향력을 발휘한다. 내장지방이 많으면 체내 인슐린 농도가 높아 에스트로겐이 과도하게 생성되는데, 이런 상황이 유방암 발병을 촉진하는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또 지방 섭취가 늘면 염증이 생기면서 위산이 과도하게 분비돼 위암세포가 발생할 수 있다. 과도한 음식 섭취는 포도당의 지방변환을 촉진해 비알코올성 지방간을 유발한다. 지방간은 만성간염으로 이어지고, 10~15%의 확률로 간경변·간암을 초래할 수 있다. 이러한 호르몬 의존성 암의 발병 위험은 남성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박 대표병원장은 “내방지방이 많다면 테스토스테론 수준이 감소하고 에스트로겐 수준이 상승해 전립선암 등에 노출될 우려가 커져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비만한 사람에게 위로가 될 만한 최신 연구도 있다. 같은 암환자라도 비만한 사람이 암 재발률이나 생존기간에서 그렇지 않은 사람이 유리하다는 연구결과가 상당히 많이 나와 있다. 또 모든 암이 비만과 연관되는 것은 아니며, 상관성이 떨어지는 암도 꽤 있다. 세계비만연맹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30년까지 전세계 비만 인구는 10억 명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도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며 2020년에 1년 사이 5% 이상 비만율이 급증했다. 비만인이 체중감량을 하면 고위험군에 속했던 만성질환 검진 수치가 정상 범위로 내려갈 수 있다. 살을 빼는 것만으로 전신 건강이 좋아진다는 얘기다. 2017~2021년 5년간 비만으로 인한 사회경제적 비용은 연평균 7%씩 늘었으며, 비만의 사회적 비용은 15조6382억원으로 흡연·음주보다 높아 건강보험 재정에 부담이 되고 있는 실정이다. 비만 치료를 위한 치료환경의 개선이 요구되는 이유다.
2024-03-19 10:45:37
전문경영진 체제를 유지해온 제약기업 유한양행에 회장·부회장 직제가 28년 만에 부활했다. 유한양행은 회사가 성장해온 만큼 규모에 맞는 직제가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창업주 고 유일한 박사의 손녀 유일링 유한학원 이사는 회장직 신설에 우려를 표하고 나섰다. 유한양행은 15일 오전 서울 동작구 대방동 본사에서 열린 ‘제101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 같은 내용의 ‘정관 일부 변경의 건’을 약 95% 찬성률로 통과시켰다. 회사 창립 시부터 유한양행 정관에 회장직을 선임할 수 있다는 내용이 있었는데, 이 내용이 2009년 주주총회에서 삭제됐다가 이번에 되살아났다.유한양행은 앞서 정관 변경 안건을 상정하며 “회사의 양적·질적 성장에 따라 향후 회사 규모에 맞는 직제 유연화가 필요하고, 외부 인재 영입 시 현재 직급보다 높은 직급을 요구하는 경우에 대비해 필요한 조치”라고 설명했다.조욱제 유한양행 대표는 의안 통과 전에 “제약산업에서 살아남으려면 혁신신약을 개발해야 하는데 그러려면 연구개발(R&D) 분야에서 많은 인재가 필요하다”며 “신설에 다른 사심이나 목적이 있지 않음을 명예를 걸고 말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주총에서는 이사가 아닌 인물도 사장·부사장으로 선임할 수 있으며 ‘대표이사 사장’은 ‘대표이사’로 변경하는 안건도 통과됐다.앞서 유한양행에서 회장에 올랐던 사람은 창업주 유 박사와 연만희 고문 두 명 뿐이며 1996년 이후 회장직에 오른 이는 없었다. 연만희 전 회장은 1988년 유한양행 사장에 취임, 5년간 임기를 마치고 1993년에 회장에 취임했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창업자의 유일한 직계 후손인 유일링씨가 미국에 체류 중인데다 당시 나이가 너무 어려 창업 정신을 이어갈 분이 필요해 유한양행의 최대 주주인 유한재단의 요청으로 회장직을 수락한 것으로 안다”고 해명했다. 연 전 회장은 66세이던 1996년에 은퇴했다. 하지만 지금까지도 막후에서 적잖은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문제는 2021년 3월 정관을 변경해 이례적으로 퇴임 후 이사회 의장에 취임한 이정희 유한양행 직전 대표(73)가 이번엔 임기 연장을 주총 안건으로 상정해 통과됐다는 점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장차 이정희 의장을 회장으로 추대하려는 물밑 작업이 정관 변경과 연관돼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회장 직제 부활을 앞두고 일부 유한양행 직원은 특정인이 회장직에 오르기 위한 조치가 아니냐며 반발했다. 이날 본사 앞에서는 정관 변경에 반대하는 트럭 시위가 벌어지기도 했다. 유 박사의 손녀이자 하나뿐인 직계 후손인 유 이사도 회장직 신설에 반대 의사를 전달하기 위해 미국에서 귀국해 주총에 참석했다. 그는 “할아버지의 정신은 그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그것이 유한양행을 특별하게 만드는 것”이라며 “회사와 할아버지의 정신을 관찰하고 지지하기 위해 여기 왔다”고 밝혔다.유 이사는 앞서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도 “할아버지께서는 회사 경영에서 견제와 균형을 중요시하셨다”며 “회장직이 만들어지면 의사결정 구조가 늘어나고 권력이 집중돼 유한양행의 창립 정신은 흔들릴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이에 직제가 마련되면 회장직에 오를 인물로 거론됐던 이 의장은 “저는 (회장) 안 하겠다는 말씀만 드리겠다”고 말했다. 이 의장은 2015년 유한양행 대표이사 사장으로 취임해 6년간 회사를 이끈 뒤 지금은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다.1926년 설럽된 유한양행은 1969년부터 전문경영인 체제로 운영되며 이사회를 중심으로 주요 의사결정을 내리고 있다. 유한양행은 전문경영인 체제를 유지하기 위해 1980년대 중반부터 독특한 CEO 승계 방식을 만들었다. 대표이사 사장은 3년 중임만 허용하는 제도다. 연만희 전 회장만 예외였다. 대표이사는 물론 임원의 3년 중임제가 정착됐다. 하지만 이번에 금기가 깨졌다.이날 주주총회에선 조욱제 대표가 사내이사로 재선임되며 연임에 성공했다. 김열홍 R&D 총괄 사장도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됐다. 이정희 이사회 의장은 기타비상무 이사로 재선임됐다. 사외이사(감사위원 겸임)로는 신영재 변호사, 김준철 회계사가 재선임됐다. 유한양행의 최대주주는 고 유일한 박사가 세상을 떠나며 전 재산을 기증한 유한재단과 유한학원이다. 지난해 말 기준 유한재단은 15.77%, 유한학원은 7.75%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유한양행은 이날 주총에서 지난해 매출액 별도 기준 1조8090억원(전년도 1조7263억원), 영업이익 572억원(411억원), 당기순이익 935억원(1302억원)을 보고했다. 또 보통주 1주당 배당금 450원, 우선주 460원의 현금배당(총 321억)을 실시하기로 의결했다.
2024-03-15 11:14:52
한미그룹 지주회사 한미사이언스는 11일 이사회를 열고 오는 28일 열리는 제51기 정기 주주총회 안건으로 ‘신규 이사 6명 선임안’ 등을 상정하기로 의결했다. 이와 함께 한미사이언스 이사회는 주총 안건과는 별도로 회사의 주주친화 정책 추진 사항 등을 보고 받고 승인했다.한미사이언스는 통합 이후 재무적, 비재무적 방안을 통한 주주가치 제고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 재무적 방안으로는 △중간배당 도입을 통한 주주 수익성 제고(단기) △당기순이익의 50%를 주주친화정책 재원으로 활용(중/장기) 등을 꼽았고, 비재무적 방안으로는 △주주와의 의사소통 강화(단기) △주요 경영진에 대한 성과평가 요소로 주가 반영(주식기준보상제도 도입 등 책임경영 강화∙중기) 등을 구체적 정책으로 선정했다. 한미사이언스는 “경영환경 및 시장상황 변화에 따라 변동될 수는 있지만, 주주친화정책을 이사회 승인을 통해 당사의 핵심 정책으로 선정함으로써 신뢰경영, 책임경영 강화에 더욱 매진하겠다는 의지를 공식화한 데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미사이언스는 OCI그룹과의 통합 가치를 실현할 최고 경영진과, 그룹의 혁신 R&D를 주도하고 B2C 헬스케어 등 신성장 동력을 발굴하는 한편 선진적 지배구조를 구축할 수 있는 후보자들로 구성된, 적격성·전문성·독립성을 갖춘 이사진 후보자 선임안을 주주총회 상정 안건으로 의결했다. 이와 함께 한미사이언스 이사회는 한미약품 임종윤 사장(고 임성기 창업자의 장남), 임종훈 사장(차남) 측이 제안한 5명(본인 2명 외, 권규찬 DX&VX(임종윤 소유회사)의 대표를 비상무이사로, 배보경 고려대 경영대 교수와 사봉관 변호사를 사외이사로 선임해달라는 요청, 총 5명)의 이사 선임 안건을 모두 배제했다.대신 현 경영진이 추천한 6인을 이번 정기 주주총회의 이사 선임 안건으로 상정한다고 11일 밝혔다. 현재 한미사이언스 이사는 고 임성기 창업주(2020년 8월 별세)의 부인인 송영숙 회장(대표이사), 신유철 변호사(사내이사 겸 이사회 의장), 김용덕 사외이사(김앤장 변호사), 곽태신 사외이사(미국 변호사) 등 4인이며 정관상 최대 10명까지 이사진에 세울 수 있다. 한미는 현재 모녀 지간인 송영숙 회장과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전략기획실장이 같은 이해관계를 보이고 있으며 장남인 임종윤 한미약품 사장(대표 및 사내이사에서 2022년 3월 물러나 실질 경영권은 없음)이 각을 세우고 있다. 차남 임종훈 사장도 형과 이해관계를 같이 하고 있다. 종윤, 종훈 형제는 오는 28일 정기주총에서 각각 한미약품 및 한미사이언스 대표로 복귀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있으나 표 대결에서 이길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현재 한미사이언스 지분은 임종윤 및 가족(14.22%). 임종훈 및 가족(13.79%), DX&VX(0.4%) 등이 28.4%를 보유하고 있다. 반면 이에 맞서는 현 경영진인 송영숙 회장은 11.66%, 임주현 10.2%, 가현문화재단 4.9%, 임성기재단 3.0%, 기타 5.25%로 합쳐 35.0%를 갖고 있다. 변수는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으로 11.52%를 갖고 있다. 이밖에 국민연금 6.76%, 기타 소액주주 및 자사주 등이 18.3%를 차지하고 있다. 종윤·종훈 측은 가현문화재단이나 임성기재단은 고 임성기 창업주의 지분을 물려받은 만큼 어느 한 쪽 편을 들어서는 안 된다고 반발하고 있다. 송 회장은 11일 ‘뉴시스’와의 인터뷰에서 표 대결과 관련, "확답은 못하겠으나 (키맨으로 거론되는) 신동국 회장이 우군이 돼 줄 거란 느낌이 든다. 한미약품을 끝까지 지켜낼 것이고, 소액주주와 3000명 넘는 임직원도 지켜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엄마의 마음으로 두 아들이 가족 화합의 방향으로 돌아오길 기다린다"고 말했다.다음은 한미사이언스 현 경영진이 내세운 신규 이사 후보자 추천 이유1. 임주현 사내이사 후보(창업주의 장녀)사내이사 임주현 후보자는 그룹 전략기획실장으로 미래전략과 계열사 사업운영 전반을 관장하며 역대 최대실적을 달성했고, 비만/대사 신약 프로젝트 및 디지털헬스케어 사업 추진 TF 등을 주도하는 등 BD(Business Development) 역량을 발휘하여 미래가치 향상에 기여했음. R&D중심 혁신제약기업이라는 한미의 정체성과 위상을 흔들림없이 키워나갈 수 있는 최적임자로 판단됨.2. 이우현 사내이사 후보사내이사 이우현 후보자는 OCI그룹의 주 사업인 화학 분야뿐만 아니라 제약·바이오 산업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가지고 있으며, OCI그룹을 경영해오면서 확보한 인적·물적 네트워크와 경험을 토대로 그룹의 혁신신약 R&D 투자, 신성장 동력 확보 및 글로벌 사업 강화를 통해 궁극적으로 ‘주주가치 제고’에 기여할 것으로 판단됨. 3. 최인영 기타비상무이사(비상근 이사) 후보최인영 후보자는 약 26년간의 한미약품 실무경험을 바탕으로 한미약품의 새로운 모달리티(치료접근법)인 인크레틴 기반의 바이오 물질과 mRNA 기반 항암백신, 표적단백질분해(TPD) 약물, 세포유전자치료제, 디지털치료제 등 분야에서 성과를 내고 그룹의 파이프라인 구축을 주도적으로 수행할 것이 기대됨.4. 김하일 사외이사 후보사외이사 김하일 후보자는 카이스트 의과학대학원 전임교수로 재직 중이며, 에너지 대사, 비만, 당뇨 등 질병의 원인 규명과 치료에 관한 연구를 수행한 의학 전문가로, 그룹의 비만/대사 혁신신약 프로젝트를 비롯한 MASH(대사이상 관련 지방간염) 치료 혁신신약 등 주요 파이프라인 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판단됨.5. 서정모 사외이사 후보사외이사 서정모 후보자는 스위스 글로벌 투자은행(Credit Suisse)에서 헬스케어 및 컨슈머 분야 기업 대상 투자 업무 진행, 신세계그룹 전략실 기획팀장으로서 B2C 분야 성장 견인 등의 경험을 토대로 당사의 컨슈머 헬스케어 제품군 사업영역 확장 등 그룹의 신성장동력 발굴 및 육성에 기여할 것으로 판단됨.6. 박경진 사외이사 후보사외이사 박경진 후보자는 명지대학교 경영대학 교수(회계학)로 재직 중으로, 내부감사/회계/재무관리 및 기업지배구조 등 분야에서 검증된 전문가이며, 임기 동안 당사의 선진적인 기업지배구조 구축과 지속가능한 경영 모델 확립에 기여할 것으로 판단됨.
2024-03-11 19:40:23
조기 위암 수술 시 위의 기능을 보존하기 위해 시행한 감시림프절 수술의 안전성이 확인됐다.허훈 아주대병원 위장관외과 교수팀(이영준 경상국립대병원 위장관외과 교수, 류근원 국립암센터 외과 교수)은 전국 7개 병원, 위암수술 전문의 14명이 2013년부터 2016년까지 무작위로 배정한 위암 환자 527명을 대상으로 표준 위절제술을 받은 환자군(269명)과 감시림프절 위절제술(258명) 시행 환자군 등 두 그룹으로 나눠 5년 간 추적 관찰했다. 이후 5년 생존기간 및 예후를 확인한 결과, 두 그룹 간 의미 있는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고 연구팀은 밝혔다.조기 위암의 경우 암의 크기가 2㎝ 미만이고 분화도 모양이 좋은 경우를 제외하면, 위절제술 및 광범위 림프절 절제술이 표준 치료다.이렇듯 광범위하게 위절제술을 하는 이유는 수술 전이나 수술 중 위 주변 림프절 전이 여부를 정확하게 알 수 없기 때문이다.하지만 광범위하게 위와 림프절을 절제할 경우, 위 용적의 감소와 기능에 많은 영향 줘 수술 후 체중 감소, 위장관 기능 저하 등 환자의 삶의 질을 떨어뜨린다.이에 반해 감시림프절 수술은 수술 중 내시경을 통해 종양 주변의 색소(색깔) 확인 및 방사선 동위원소 표지자를 주사한 후 복강경 수술을 하면서 이 표지자를 통해 해당 림프절만 박리해 신속 조직검사를 시행한다. 수술 중 시행한 조직검사 결과, 림프절 전이가 확인되지 않으면 광범위한 위 절제가 아닌 국소 절제를 시행해 위의 기능과 용적을 최대한 보존한다.이번 연구는 조기 위암의 경우 필수적으로 위암 주변 림프절을 광범위하게 절제하지 않고, 최대한 보존하더라도 현재 표준 치료법과 비슷한 치료 성과를 기대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병원 측은 설명했다.허훈 교수는 "국내 7개 병원이 참여한 다기관 연구를 통해 조기 위암에서 위 기능을 최대한 보존하는 복강경 감시림프절·위 국소절제술의 안전성을 확인했다"면서 "조기 위암 치료 시 환자의 남은 삶의 질을 고려해 위의 용적이나 기능을 적극 보존하는 새로운 치료 방향성을 제시했다"고 밝혔다.국립암센터 공익적 암연구사업 지원으로 진행된 이번 연구의 논문 제목은 'Clinical Efficacy of Laparoscopic Sentinel Node Navigation Surgery for Stomach Preservation in Patients With Early Gastric Cancer: 5-year Results of the SENORITA Trial(조기 위암 환자의 위 보존을 위한 복강경 Sentinel Node Navigation 수술의 임상적 유효성 : SENORITA 시험 5년 결과)'로, 외과분야 최고권위의 국제학술지 'Annals of Surgery (IF=10.1)' 최근호에 소개됐다.
2024-03-06 10:42:18
인간의 순환계는 하루 평균 20리터의 혈액을 모세관 여과를 통해 처리하며, 이를 통해 혈액 속의 혈장을 제거한다.우리 몸 구석구석에는 외부 세균 혹은 바이러스의 침입을 막아주는 ‘림프계’ 조직이 분포해 있다. 림프계의 면역세포는 세균이나 바이러스 등 해로운 병원체의 침투를 방어하며 그 과정에서 림프계의 마디인 림프절이 붓게 되며 퇴치가 끝나면 다시 가라앉는다. 이렇듯 림프절에서 만들어진 백혈구 등의 면역 세포는 림프계를 순환하면서 몸 전체를 보호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주로 림프절에서 발생하는 ‘림프종’은 혈액 암의 하나로, 림프조직 세포가 악성으로 전환되어 과다 증식해 퍼져나가는 종양을 의미한다.림프종의 종류는 매우 다양하지만 크게 비호지킨 림프종과 호지킨 림프종으로 나누며 비호지킨 림프종이 전체의 90%로 절대다수를 차지한다. 호지킨 림프종은 몸의 일부에서만 증상이 나타나고 종양의 전이 방향도 일정해 상대적으로 치료가 쉬운 반면, 비호지킨 림프종은 전신에 걸쳐 증상이 나타나고 장기에도 침범해 더 심각하고 위험하다.발병 초기에는 거의 증상이 없어 목이나 겨드랑이 부위에 혹이 만져져서 알게 되고 더 진행되면 전신증상으로 나타난다.발열이나 야간 발한, 체중 감소와 피로가 나타나게 되며 그 외에 어떤 부위에 침범되었느냐에 따라 보이는 증상이 달라진다.림프종의 발병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장기이식수술을 받고 면역억제제를 복용 중이거나 후천성면역결핍증후군 환자에게서 발병률이 증가하는 경향이 있어 면역기능 저하가 영향을 준다고 추정하고 있다.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림프절 혹은 침범 장기조직을 떼어내 병리학적 검사를 진행한다. 간·신장·골수 기능을 평가하기 위해 혈액검사도 시행되며, 중추신경계 침범이 우려되는 경우에는 뇌척수액 검사도 이뤄진다.림프종 치료는 조직 검사 소견에 따라 병기별로 조금씩 다르다. 저위험 림프종의 경우 진행이 느리고 수년간 생존해 경과 관찰만 이어가기도 하지만, 중위험 림프종의 경우는 항암치료가 이뤄지지 않으면 수개월 내에 사망할 수도 있어 항암화학요법이 필수적이다. 고위험 림프종은 급성 백혈병과 경과가 유사해 항암화학요법이 더욱 적극적으로 이루어진다. 부위가 국소적이거나 재발의 위험이 높을 경우 방사선치료가 병행되기도 한다.박진희 고려대 안산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는 “림프종은 일종의 혈액 암으로 환자분들이 두려움을 느끼는 질병이지만 항암화학, 방사선치료 요법이 계속 발전하고 있고 자가 조혈 모세포 이식, CAR-T 세포 치료법 등과 같은 새로운 기술이 등장하고 있어 높은 완치율을 보이고 있다”라며 “호지킨 림프종의 경우에는 4기까지 진행된 경우에도 75% 정도의 완치율을 보이고 있으며 비호지킨 림프종의 경우에도 30~60% 정도의 완치율이 보고되고 있으므로 적극적인 치료가 필수적이다”라고 강조했다.
2024-02-23 14:40:49
소아청소년암은 성장과 발달을 하는 중요한 시기에 발생해 고액의 치료비와 장기간의 시간이 소요되는 힘든 질병이며, 그중에서도 가장 많이 발생하는 암은 소아청소년 백혈병이다. 대부분 급성으로 나타나며 증상이 나타났을 때 신속한 대처와 치료가 필요하다. 통상적으로 18세 미만 청소년까지의 암을 소아암 혹은 소아청소년암이라고 부른다. 우리나라의 경우, 1년에 대략적으로 1,200~1,500명에서 소아암이 발생하는데, 소아암 중에서도 가장 많이 발생하는 질환이 소아청소년 백혈병이다. 2020년 기준 소아청소년 백혈병은 총 372명이 새롭게 진단됐으며 9세 이하에서 193명, 10~19세에서 179명으로 나타났다.이처럼 소아청소년암 중 가장 많이 발생하는 소아청소년 백혈병은 발생한 혈액세포의 기원에 따라 급성 림프모구 백혈병과 급성 골수성 백혈병으로 분류하는데, 보통 소아청소년 백혈병의 70~80%는 급성 림프모구 백혈병으로 나타난다.백혈병 세포는 대부분의 경우 혈액이 만들어지는 골수에서 기인하며, 세포 내 유전 물질인 DNA의 돌연변이나 염색체 구조 및 수 이상 등으로 혈액세포의 정상 분화 과정에 이상이 생기고 비정상적인 세포 증식이 이루어져, 정상 혈액세포가 암세포로 전환되는 것으로, 백혈병 세포는 조절되지 않고 끝없이 증식해 정상 혈액세포가 자라날 골수 공간을 차치한다.이로 인해 정상 혈액 기능이 감소해 빈혈로 인한 창백, 운동 능력 감소, 혈소판 감소로 출혈 경향, 쉽게 드는 멍, 면역 기능 저하, 감염 등이 나타날 수 있다.소아청소년 백혈병은 성인 백혈병과 마찬가지로 골수검사로 진단하고 그 정도에 따라 항암화학요법, 방사선치료, 조혈 모세포 이식, 면역세포치료 등으로 치료할 수 있다. 다만 15%의 환자들은 치료 중 또는 후에 재발할 수 있어 정기적인 진찰과 혈액검사를 통해 재발 여부를 감시하고, 치료로 인한 합병증 발생 여부를 주의 깊게 관찰해야 한다.건강한 식사 및 수분 섭취, 운동으로 관리가 필요하다. 특히 급성 림프모구 백혈병 환자의 경우, 스테로이드 사용으로 오히려 비만이 생길 수 있다. 집중치료기에는 식욕이 감소하고 구역감, 구내염 등이 있을 수 있으나 조금씩이라도 나눠서 자주 먹는 것이 영양 상태 유지에 도움이 된다. 홍경택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소아청소년 백혈병을 포함한 소아청소년암은 아이나 가족의 잘못이 아니기 때문에 사회가 함께 도와주고 치료해야 하는 병이다. 치료 과정이 쉽지는 않지만 암 치료 관련 약제들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아이들의 성장·발달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고 보다 더 건강하게 아이들을 완치시키기 위한 노력이 지속되고 있다."라며 "아이들, 청소년들의 놀라운 회복력을 신뢰하며 부모님들께서도 희망의 끈을 절대 놓지 마시고 아이들의 옆에서 항상 긍정의 에너지를 주시면서 저희 의료진과 함께 이 힘든 싸움을 이겨내셨으면 좋겠습니다”고 말했다.
2024-02-23 14:40:23
최근 3가지 계열 이상의 항생제에 내성을 보이는 ‘다제내성’ 세균이 증가하면서 페니실린 이전 시대로 회귀할 것이라는 경고음이 울리고 있다. 감염병 대란을 우려하는 지적이 나오는 상황에서 한국화이자의 신규 다제내성 항생제 ‘자비쎄프타주’(ZAVICEFTA 성분명 세프타지딤/아비박탐, ceftazidime/avibactam)가 최근 건강보헙 급여 목록에 등재됐다. 다제내성 세균은 항생제 치료를 어렵게 만들고 중증 감염 환자 치료 경과에 악영향을 미친다.특히 녹농균 등 그람음성균은 요로감염, 복강감염, 폐렴 등을 일으킬 수 있다. 다제내성균에 의한 감염은 환자의 사망 위험을 높이고, 질병의 경제적 부담을 증가시킨다. 자비쎄프타는 항녹농균 효과를 보이는 ‘세프타지딤’과 베타락탐 분해효소의 기능을 억제해 항균력을 유지하는 ‘아비박탐’의 복합제로, 2022년 12월 22일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를 받았다. 국내에서 카바페넴 내성 장내세균속균종(Carbapenem-Resistant Enterobacteriaceae, CRE) 감염에 활성이 있는 유일한 항생제다.자비쎄프타는 2015년 2월 25일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복잡성 복강내 감염(complicated intra-abdominal infection, cIAI) 및 신우신염을 포함한 복잡성 요로 감염(complicated urinary tract infection, cUTI) 치료제로 승인받았다. 미국 등 주요시장에서 브랜드명은 ‘아비카즈’(Avycaz)이며 그 외 지역 브랜드명은 ‘자비쎄프타’(Zavicefta)다.이전까지 CRE 감염 환자에게 사용 가능한 항생제가 마땅치 않았는데 국내서는 높은 보험약가와 실질적 유효성 문제로 도입이 지연돼왔다. 적잖은 세월의 논란을 겪은 후 지난 2월 1일부터 건강보험 급여 목록에 등재됐다. 책정된 보험약가는 2g/0.5g 함유 바이알 당 8만1667원이다.보건복지부는 지난 1월 △복잡성 복강 내 감염(Complicated intra-abdominal infections), △복잡성 요로감염(Complicated urinary tract infections), △원내 감염 폐렴(Hospital-acquired and ventilator-acquired pneumonia)에서 카바페넴계 항생제에 실패한 경우 △다제내성 녹농균이나 카바페넴 내성 장내세균에 감염된 것으로 입증된 경우에 급여를 인정하는 적용기준을 신설, 고시했다.인류는 1928년, 알렉산더 플레밍이 페니실린을 발견해 1942년 상용화에 성공함으로써 감염병의 사망 위험이 극적으로 감소하면서 평균수명을 연장할 수 있었다. 그러나 다제내성 세균이 진화하고 빠르게 확산하면서 내성으로 조만간 아무런 항생제도 듣지 않는 ‘항생제 무용(無用)’의 시대가 도래할 것이란 경고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약개발에 소요되는 시간과 자본에 비해 내성이 워낙 빠르게 발생하기 때문에, 제약사들이 새로운 항생제 개발을 기피하는 상황이다. 그 결과 최근 항생제 최후의 보루라 여겨지던 ‘카바페넴 내성’ 환자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질병관리청에 따르면 2급감염병인 CRE 감염 환자가 2018년 1만1954명에서 2022년 3만548명으로 5년 만에 3배 가까이 늘어났다. 이로 인해 CRE 감염으로 사망한 환자도 2018년 226명에서 2022년 581명으로 급증했다. 항생제 내성균으로 인해 사망하는 환자 중 상당수가 다른 질환으로 인해 사망하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는 만큼, 실제 CRE로 인한 사망자는 이보다 더 많을 것이란 분석이다.게다가 지난 3년여의 코로나19 대유행 기간, 감염병 전문가들이 코로나19 대응에 투입되면서 항생제 관리가 느슨해졌고, 더욱이 전국에서 살포된 소독약에도 항생제가 포함돼 항생제 내성 문제는 더욱 심각해지는 양상이다. 이에 한국화이자제약은 21일, 대한감염학회 이사장인 이동건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감염내과 교수와 윤영경 고려대 안암병원 감염내과 교수(학회 보험이사)를 초청, 서울 JW메리어트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국내 다제내성균 치료의 미충족 수요와 자비쎄프타의 임상적 가치를 조명했다.이 교수는 “코로나19 이후에 우리나라를 포함한 전세계에서 항생제 내성이 문제가 되고 있다”며 “다제내성이 생기면 단순히 치료가 어려운 정도가 아니라 그 자체로 사망률도 증가한다”고 지적했다. 윤 교수는 “의료현장에서 CRE 감염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어 두렵게 느껴질 정도”라고 밝혔다.CRE 감염과 관련, 국내서는 마땅한 치료제가 없었다. 1960년대에 개발된 콜리스틴이라는 약제로 대응해왔으나 콜리스틴은 심각한 신독성으로 인해 해외에서는 사용하지 않도록 권고하고 있다.이 교수는 “CRE가 확인되면 환자나 보호자에게 미리 콜리스틴이라는 약의 부작용과 어쩔 수 없이 사용해야 하는 상황을 설명하고 쓸 수밖에 없었다”고 토로했다. 윤 교수는 “콜리스틴을 1주일 정도 사용하면 신기능이 악화되며, 환자에 따라서는 인공호흡기 치료까지 필요하게 된다”면서 “남들이 쓰지 말라는 약은 쓰지 말아야 한다”고 역설했다.CRE 극복이 전세계적 과제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자비쎄프타는 RECLAIM, RECAPTURE, REPRISE, REPROVE 등의 3상 연구를 바탕으로 복잡성 복강내 감염, 복잡성 요로 감염, 인공호흡기 관련 폐렴을 포함한 원내 감염 폐렴에서 기존 표준치료제 대비 비열등성과 세프타지딤 단일제제와 유사한 안전성 프로파일을 입증했다.복잡성 복강내 감염 - RECLAIM 연구복잡성 복강내 감염으로 입원한 성인 환자 1066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 결과, 자비쎄프타 투여군의 임상 치유율은 82.5%(429/520명)로 기존 치료제인 메로페넴 투여군 84.9%(444/523명)과의 비열등성을 확인했다.복잡성 요로 감염 - RECAPTURE 연구그람음성균에 의한 신우신염을 포함한 복잡성 요로 감염으로 입원한 성인 환자 1033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3상 결과, 자비쎄프타 투여군의 임상 치유율은 90.3%(355/393)로 기존 치료제인 도리페넴 투여군 90.4%(377/417명)과 유사한 임상적 유효성을 확인했다.복잡성 복강내 감염 또는 복잡성 요로 감염 - REPRISE 연구그람음성균에 의한 복잡성 복강내 감염 또는 복잡성 요로 감염 성인 환자 333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3상 결과, 자비쎄프타 투여군의 임상 치유율은 91%로, 사용 가능한 최적의 치료요법 투여군 91%과 유사했다.원내 감염 폐렴 치료 - REPROVE 연구그람음성균에 의한 인공호흡기 관련 폐렴을 포함한 원내 폐렴이 있는 성인 환자 879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3상 연구 결과, 자비쎄프타 투여군의 임상 치유율은 68.8%(245/356)로, 메로페넴 투여군(73.0%, 270/370)과의 비열등성을 확인했다.자비쎄프타는 특히 CRE 감염 환자와 면역저하자가 포함된 다수의 리얼 월드(Real-World) 연구에서는 기존의 표준치료법보다 우월한 치료 효과를 보고했다. 이에 미국 감염내과학회(IDSA)는 2022년 가이드라인에서 자비쎄프타를 CRE 또는 치료가 어려운 카르바페넴 내성 녹농균(difficult-to-treat Pseudomonas aeruginosa, DTR-PAE)으로 인한 신우신염을 포함, 복잡성 요로 감염에 선호하는 치료 옵션으로 권고했다.유럽 임상미생물학·감염질환학회(ESCMID) 역시 2022년 가이드라인에서 시험관실험(In-vitro)에서 활성이 있는 경우 CRE로 인한 중증 감염 환자에 대한 치료법으로 자비쎄프타를 권고했다.이 교수는 “미국 정부는 항생제 내성을 극복하기 위해 학회와 함께 항생제 개발을 지원해왔으며, 덕분에 최근 10년 사이 다수의 항생제가 개발됐다”면서 “이 가운데 하나가 자비쎄프타”라고 소개했다. 이어 “우리나라에서도 새로운 항생제 하나에 급여가 적용돼 그나마 다행”이라며 “앞으로 이 약이 끝이 아니라 더 들어와야 하며, 우리나라에 꼭 필요한 약은 있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윤 교수는 “자비쎄프타는 카바페넴 내성균을 상당히 광범위하게 억제한다”며 “자비쎄프타 급여가 긍정적인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2022년 한국MSD의 ‘저박사주’(성분명 세프톨로잔/타조박탐)에 이어 자비쎄프타가 건강보험 급여목록에 등재되면서 임상 현장의 갈증이 다소 해소됐지만 국내 신규 항생제 도입은 여전히 부진하다.실제로 2014년 이후 미국에서는 15개, 유럽에서는 9개의 신규 항생제가 허가됐으나, 국내서는 4개에 그치고 있다. 게다가 어렵게 도입한 신규 항생제들도 머지않아 내성에 노출될 수 있는 만큼, 최대한 내성을 오래 억제할 수 있도록 전문가 중심의 관리체계가 구축돼야 한다는 지적이다.윤 교수는 “우리나라에서는 이제 막 자비쎄프타에 급여가 적용됐지만 해외에서는 이미 많이 썼던 약”이라며 “사용 후 약 10% 내외에서 내성이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됐다”고 밝혔다. 이어 “환자의 치료 시기를 놓치지 않으면서도 적절한 약제를 선택할 수 있도록 감수성 평가에 대한 급여를 인정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항생제 효과를 극대화하고 그 내성을 억제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항생제를 △적절한 환자에게 △적절한 시기에 △적정량을 사용해야 한다.
2024-02-21 18:52:07
임명철 국립암센터 자궁난소암센터 교수팀이 BRCA 변이가 있는 난소암에서 파프저해제인 ‘제줄라’와 ‘린파자’ 사용 시 그 치료 효과의 차이가 없다는 연구결과를 20일 밝혔다.현재 난소암 치료에는 표적치료제인 파프(PARP) 저해제 약제가 임상에 도입돼 사용되고 있다. BRCA 변이가 있는 일차성 난소암 환자에서 니라파립(제줄라)와 올라파립(린파자) 2개 약제가 모두 급여로 사용되는데, 이들은 각각 PRIMA 임상 연구와 SOLO-1 임상 연구를 통해 임상적으로 유의한 재발률 감소가 확인된 약제이다.두 임상연구는 각각 다른 임상 조건에서 시행돼 두 약제의 투약횟수, 독성의 범위에는 차이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임명철, 박상윤 국립암센터 자궁난소암센터 교수, 박은영 연구원, 김지현 전임의, 김세익 서울대 교수, 김은택 고신대 교수팀은 BRCA 변이가 있는 난소암에서 제줄라와 린파자, 두 약제 간의 생존율 차이가 없음을 후향적 연구로 확인했다.진행성 난소암은 수술을 통해 종양을 최대한 줄인 후 백금 기반의 복합 항암 화학 요법으로 일차치료를 한다. 그러나 3기 이상의 병기에 해당하는 진행성 난소암 환자는 보통 치료 후에도 저항성을 가진 암세포가 남아있어 80% 이상이 마지막 항암치료 시점을 기준으로 3년 이내 재발을 경험한다.특히, BRCA 유전자의 변이가 있을 경우 DNA 이중 가닥 손상 수리 능력이 저해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환자에서 파프(PARP) 억제제는 DNA 단일 가닥 손상을 복구하는데 중요한 PARP 효소의 활동을 차단함으로써 합성 치사를 유발하여 암세포의 사멸을 증가시킨다.연구팀은 국립암센터를 포함한 국내 세 개 의료기관에 등록된 진행성 고등급 장액성 난소암 환자에서 일차 백금 기반 항암제 치료 이후 재발억제를 위한 유지치료제로 제줄라 또는 린파자 두 가지 PARP 억제제를 사용한 279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후향적으로 연구를 수행했다. 이 중 BRCA 유전자 변이가 발견된 161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연구팀은 환자들의 인구학적 데이터, 임상병리학적 데이터, 수술 기록을 조사한 후, 성향 점수 매칭 분석법을 통해 제줄라와 린파자의 생존율을 비교 분석했다. PARP 저해제에 의한 독성 발생률을 조사했으며, 독성 파라미터로는 빈혈, 혈소판 감소증, 호중구 감소증, 구역, 구토, 피로, 복통, 두통 등 9가지를 포함했다. 이러한 독성 반응에 따라 PARP 억제제 용량을 조절하거나 필요시 중단하는 비율도 함께 분석했다.성향 점수 매칭을 통해 분석한 결과, 80명의 린파자 사용군과 31명의 제줄라 사용군의 무진행생존기간(PFS)(HR, 1.08; 95% CI, 0.47–2.52; P=0.854)과 재발해 후속치료까지의 기간(TFST)(HR, 1.20; 95% CI, 0.51–2.81; P=0.682), 그리고 전체생존기간(OS)(HR, 0.42; 95% CI, 0.01–17.61; P=0.649) 모두 차이가 없었다.특히, 추적관찰기간 동안 린파자 사용군의 경우 무진행생존기간은 중앙값에 도달하지 못했고, 제줄라 사용 군의 경우 31.5개월이라는 매우 향상된 무진행 생존기간 중앙값을 보임으로써 두 군 모두 매우 의미 있는 향상된 재발률 감소율을 보였으나, 두 군간 통계학적 유의한 차이는 없었다.한편, 독성 및 부작용 측면에서 두 군 모두 빈혈이 가장 많은 부작용이었으며 그 발생빈도는 린파자 사용 군과 제줄라 사용 군 간 차이가 없었다. 혈소판 감소 및 중성구 감소는 제줄라 군에서 린파자 군보다 더 흔하게 나타났다. 비혈액학적 독성은 두 군 간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이어 연구팀은 선행연구에서 PARP 저해제의 환자 복용순응도에 관한 연구도 수행했다. 연구 결과, 실업 또는 은퇴상태, 높은 삶의 질 및 제줄라을 사용하는 환자군에서 PARP 저해제에 대한 높은 순응도를 보였다.임명철 교수는 “BRCA 변이 난소암에서 PARP 저해제 사용은 재발률 감소와 생존율 측면에서 이득이 있다”며 “PARP 저해제 사용 시, 국내에서 사용가능한 제줄라와 린파자 두 약제 중 하나를 선택해서 사용해야 하고 부작용 시 다른 약제로 변경하여 투약할 수 없는 환경에서 약제 선택은 무엇보다 중요하므로, 환자의 선택에 대한 후속 연구를 지속해 최적의 치료를 통한 암 환자의 삶의 질 개선에 기여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2024-02-20 13:13: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