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암은 백혈병을 제외하면 노인에서 잘 생기는 병으로 생각하기 쉽다. 대부분의 암은 흡연이나 음주 등 발암물질에 오랜 기간 노출된 중년 이상의 연령대에서 많이 발생한다. 그러나 혀에 생기는 설암은 비교적 젊은 층인 30세 이전의 연령대에서도 드물지 않게 발생한다. 특히 설암은 구강 내 궤양으로 착각하기 쉬워 진단과 치료가 늦어지는 경우가 많다. 국제암예방협회가 제정한 ‘세계 두경부암의 날’(7월 27일)을 맞아 설암에 대해 한승훈 한림대 동탄성심병원 이비인후과 교수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혀는 음식의 맛과 온도, 촉감을 감지하며 음식을 뭉쳐 삼킬 수 있게 하는 매우 유연한 근육질의 장기로, 입안에서 암이 생기는 흔한 부위 중 하나다. 설암은 두경부암 중 증가폭이 매우 큰 편이다. 국가암등록사업 연례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신규 두경부암 환자 수는 2017년 3만2147명에서 2021년 4만1460명으로 29% 증가했다. 그 중에서도 설암 환자 수는 2017년 748명에서 2021년 993명으로 33% 늘었다. 환자 수가 적은 구순암(입술암)을 제외하면 두경부암 발생 장기 중 가장 증가폭이 크다. 특이하게도 설암은 젊은 연령층에서도 신규 환자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2021년 신규 설암 환자 중 20~30대가 80명으로 8%를 차지했다. 20~50대 신규 설암 환자는 46%로 전체 환자의 절반에 육박하는 환자가 60대 이전이었다.설암의 초기 증상은 원형으로 하얗게 괴사가 일어나는 염증성 궤양, 두꺼운 백색 반점이 생기는 백색 백반증, 붉은 반점 등이다. 설암의 절반 이상은 종양이 혀의 측면에서 발생하며, 초기에는 통증이 없을 수 있다. 그러나 종양이 혀 신경 주변까지 침습하게 되면 심한 통증이 유발된다. 이런 초기 증상은 일반적인 구내염의 증상과 유사하여 구분이 쉽지 않다. 구내염은 과도한 스트레스나 피로로 면역력이 약해졌을 때, 물리적인 자극으로 상처가 나며 세균에 감염됐을 때, 자극적인 음식이나 알레르기 반응으로 생길 수 있다. 한승훈 교수는 “구내염은 대부분 1~2주 내에 자연적으로 치유되지만 증상이 3주 이상 없어지지 않거나 오히려 병변이 더 커진다면 설암을 의심해봐야 한다”며 “설암은 구내염과 비교해 병변의 범위가 크고 출혈이나 통증이 지속될 수 있으며, 목 주변 림프절로 전이되기 쉬워 턱밑이나 목 옆부분에 단단하게 만져지는 종괴가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설암으로 진단되면 영상검사 등을 통해 주변 조직의 침범 정도와 전이 여부를 평가하게 된다. 치료는 주로 종양 주변의 정상조직을 포함해 병변을 완전히 절제하는 수술을 시행한다. 설암은 목 주변 림프절로 잘 전이되는데, 이 경우 병변의 두께에 따라 목 주변 림프절들을 같이 절제하는 수술이 요구된다. 병변의 절제 범위에 따라 혀의 절반 이상을 절제해야 할 경우 손목이나 허벅지의 피부와 근육을 이용한 재건술을 받는다. 수술 후에는 개인의 상태에 따라 방사선치료나 항암화학요법이 추가될 수 있다. 설암은 치료가 까다로운 암이지만 초기에 발견하고 치료를 받으면 혀의 기능을 최대한 보존할 수 있다. 그러나 치료시기를 놓치게 되면 암이 빠르게 전이돼 완치율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초기 증상을 잘 살피고 의심증상이 있는 경우 즉시 전문의를 찾아야 한다. 한 교수는 “설암 예방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흡연과 음주를 줄이고 충치 및 치주질환 예방, 구강청소 등 철저한 구강위생 관리가 중요하다”며 “세계 두경부암의 날을 맞아 설암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고 조기 진단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인식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2024-07-22 13:33:52
김광일·최정연 분당서울대병원 노인병내과 교수, 류동열 강원대병원 심장내과 교수팀은 노인 고혈압 환자의 기립성 고혈압이 노쇠(Frailty) 속도를 높이고, 인지기능 및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데 깊은 연관이 있다는 연구 결과를 22일 발표했다. 대한고혈압학회에서 발간한 ‘2023년 고혈압 팩트시트(Factsheet)’에 따르면 국내 고혈압 유병률은 60대에서 50%, 70대 이상에서 60%를 넘어선다. 세계 주요국 중 고령인구 증가 속도가 가장 빠르다는 점을 고려할 때, 향후 국내 노인 고혈압 환자 수는 더욱 가파르게 증가할 전망이다. 노인 고혈압은 노화로 인한 여러 장기의 이상을 동반하기 때문에 젊은 연령의 고혈압과는 다른 평가와 포괄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이에 연구팀은 노인 고혈압에 대한 최적 관리모델을 찾는 국내 다의료기관 연구 ‘HOWOLD-BP’를 주도하며 기립성 혈압 변동과 노년 건강을 위협하는 노쇠, 인지기능 저하, 삶의 질 저하의 연관성을 규명하는 연구를 수행했다. 기립성 혈압 변동은 누운 자세에서 서있는 자세로 변경할 때 혈압이 변하는 증상으로, 혈압이 지나치게 낮아져서(기립성 저혈압) 어지럼증, 낙상을 유발하거나, 반대로 혈압이 높아지는 현상(기립성 고혈압)이 나타난다. 자율신경계 조절 이상이 원인으로 알려져 있으며, 유럽, 미국 등에서는 노인 고혈압 환자에게 자율신경계 검사를 시행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연구팀은 HOWOLD-BP 연구에 참여하고 있는 국내 12개 국립대병원에서 모집한 2065명의 노인 고혈압 환자를 대상으로 기립성 혈압 변동 검사를 시행한 후 결과를 분석했다. 연구 결과, 노인 고혈압 환자의 4.6%는 기립성 고혈압을, 4.1%의 기립성 저혈압 소견이 관찰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합산 시 기립성 혈압 변동 소견을 보이는 비율은 전체의 9% 수준으로, 500만명 이상으로 추정되는 국내 노인 고혈압 인구수를 고려하면 수십만 명이 그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연구팀은 이들 중 기립성 고혈압 소견을 보이는 고혈압 환자에서 노쇠 비율이 높다는 점을 확인했다. 기립성 혈압 변동이 정상인 노인 고혈압 환자에서 노쇠 전 단계는 23%, 노쇠는 4% 수준의 비율을 보인 반면 기립성 고혈압 환자의 경우는 노쇠 전 단계 38%, 노쇠는 8% 수준으로 대조군보다 크게 상승했다. 이밖에 기립성 고혈압 소견을 보인 환자는 인지기능 평가에서 낮은 점수를 기록하여 기립성 고혈압이 치매 등 인지기능 저하와도 관련이 깊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삶의 질 평가 설문조사에서도 △일상활동 유지 △운동능력 △통증 △불편 등의 항목에서 대조군에 비해 점수가 낮은 것으로 평가됐다. 김광일 교수는 “초고령사회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는 국내 현실을 고려할 때 향후 노인 고혈압 환자가 급격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연구를 통해 노인 고혈압 환자 중에서도 기립성 혈압 변화와 노쇠, 인지기능 저하 간의 연관성이 깊다는 사실을 밝힌 만큼, 이러한 요인들을 고려해 환자 개인의 특성에 맞는 최적의 혈압 관리 전략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국립보건연구원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미국심장학회 공식 학술지인 ‘Hypertension’(IF 8.3)에 게재됐다. 또 지난 5월 31일부터 6월 3일까지 베를린에서 개최된 ‘2024 유럽고혈압학회’에서도 구연 발표돼 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2024-07-22 13:32:19
연동건 경희의료원 디지털헬스센터 교수팀(김선영 경희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신재일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소아신장과 교수)은 코로나19 감염 후 신경정신병적 합병증 발생 위험이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를 세계적 학술지 ‘네이처 인간 행동학’(Nature Human Behaviour. IF=21.4) 온라인 6월호에 발표했다. 논문 제목은 ‘한국과 일본의 코로나19에 대한 단기 및 장기 신경정신병적 결과’(Short- and long-term neuropsychiatric outcomes in long COVID in South Korea and Japan)다.연구팀은 한국 1000만명, 일본 1200만명을 대상으로 대규모 의료 빅데이터를 구축해 코로나19 감염으로 인한 우울증, 불안, 불면증, 인지기능장애 등 신경정신병적 합병증을 분석했다. 그 결과 코로나19 감염 후 신경정신병적 후유증을 경험한 환자가 일반 인구 및 다른 호흡기 감염 환자보다 70%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특히 길랭바레증후군, 인지기능 저하, 불안장애, 뇌염, 허혈성 뇌졸중, 기분장애 등 다양한 질환에서 코로나19로 인한 장기적인 위험이 현저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하면 신경정신병적 부작용 위험을 감소시키는 것도 확인했다. 접종자는 비 접종자에 비해 1회 접종한 경우 부작용 위험이 30% 감소했고, 2회 접종한 경우 89% 감소했다.김선영 교수는 “코로나19 중에서도 4주 이상 증상이 지속되는 롱코로나를 겪는 환자는 불안, 우울, 불면증 등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러한 환자들에 대한 치료와 진단을 제시하기 위해, 앞으로도 롱코로나 환자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연동건 교수는 “이번 연구는 경희의료원이 다국적 연구팀(스페인, 영국, 프랑스, 스웨덴, 그리스, 캐나다)을 조직해, 주도적으로 진행한 연구로 세계보건기구(WHO)가 권장하는 코로나19 백신이 신경정신병적 롱코로나를 예방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세계 최초로 제시한 증거가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이번 논문의 연구팀은 생물학연구정보센터(BRIC)가 주관하는 ‘한국을 빛내는 사람들’에 등재되는 쾌거를 얻었다. 학술지 인용지수(Impact Factor) 10 이상의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생명과학 주제의 논문에 제1저자 또는 교신저자로 참여한 한국인 연구자가 이 리스트에 올라간다.
2024-07-19 13:13:14
다의료기관 공동연구를 통해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중 안면마비(벨마비)의 발병 위험이 높아졌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그 중 고령 당뇨병 환자에서 안면마비 발병률이 가장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안면마비는 신경기능 이상으로 얼굴을 마음대로 움직이지 못하고 근육이 마비되는 질환으로 벨마비‧람세이헌트증후군 등이 있다. 안면마비의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단순포진 바이러스 (HSV-1), 대상포진바이러스(VZV), 엡스타인바바이러스(EBV), 거대세포바이러스(CMV), 에이즈(HIV) 등 바이러스 감염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코로나19 감염 시 안면마비가 초기 증상으로 보고되면서 상호 연관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023년 10월 기준 전세계 인구 중 7억6700만명이 코로나19에 걸리고 690만명이 이로 인해 사망했다고 보고한 바 있다. 이에 이종대‧이세아 순천향대 부천병원, 곽민영‧김진 한림대 동탄성심병원, 이호윤 이대 목동병원, 정준희 가톨릭대 부천성모병원, 정재호 한양대병원, 전범조 가톨릭대 의정부성모병원, 여승근‧김상훈 경희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팀은 국내 5개 대학병원에서 안면마비로 진료받은 환자 943명(팬데믹 전 497명, 팬데믹 후 446명)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다기관 후향적 코호트 연구를 수행했다. 연구팀은 코로나19 팬데믹 이전(2017~2019년)과 이후(2020~2022년) 안면마비의 발병률과 회복률, 재발률을 비교‧분석했다. 그 결과, 전체 안면마비 환자 중 벨마비(Bell’s palsy) 환자 비중은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75.3%에서 이후 83.6%로 약 8.3% 포인트 증가했다. 완전 회복률은 88.2%에서 73.9%로 하락했으며, 재발률은 2.9%에서 7.5%로 증가했다. 벨마비 환자의 평균 연령은 47세에서 53세로 높아졌고 당뇨병을 동반한 환자 비율은 8.5%에서 24.2%로 높아져 당뇨병을 앓는 고령 환자의 벨마비 위험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람세이헌트증후군(Ramsay Hunt syndrome) 환자는 발병 연령대나 당뇨병 동반 비율에서 큰 변화가 없었다. 이종대 교수는 “이번 연구는 코로나19 바이러스나 예방접종이 안면마비 발병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주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며 “향후 코로나19와 안면마비 간 연관성과 병리기전을 규명하기 위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The Impact of the COVID-19 Pandemic on Bell’s Palsy and Ramsay-Hunt Syndrome: A Multicenter Retrospective Study’라는 제목으로 한국의학회 국제학술지 JKMS(Journal of Korean Medical Science, IF=3.0) 4월호에 게재됐다.
2024-07-17 23:51:16
지난달 24일 질병관리청이 마이코플라스마 폐렴균 감염증 유행주의보를 발령하는 등 최근 마이코플라스마 폐렴 환자가 다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마이코플라스마 폐렴은 잠복기가 1~3주 정도로 길기 때문에 유행 시기가 1년 정도 지속될 수 있어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마이코플라스마 폐렴은 마이코플라스마과 마이코플라스마속에 속하는 세균에 의해 감염되는 질환으로, 학동기 소아 및 청소년에 주로 발병한다, 지난 6월 질병관리청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마이코플라스마 폐렴으로 입원한 환자의 75%가 12세 이하의 소아로 보고됐다. 하지만 마이코플라스마 폐렴은 성인에게도 발병할 수 있는 질환으로 만성호흡기질환자, 노인, 면역기능 저하자 등은 결코 안심해서는 안 된다. 심정연 성균관대 강북삼성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마이코플라스마 폐렴은 초기에는 인후통, 발열 등 감기 증상과 유사하고, 하루나 이틀 후 기침이 시작된다”며 “시간이 지나도 열과 기침이 지속되고, 식이량도 줄어드는 양상을 보이는 게 단순 감기와 차별화되는 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열이 떨어져도 기침은 심한 경우 수주에서 수개월간 지속될 수 있으며, 만성 기침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또 마이코플라스마 폐렴은 두드러기 등 피부 발진, 복통, 구토, 설사, 빈혈, 간수치 증가, 뇌수막염, 뇌염 등 폐렴 외 증상이 동반될 수도 있다. 마이코플라스마 폐렴은 국내에서 그동안 3~4년 주기로 유행했다. 점점 항생제 내성균이 증가하고 있어 주의해야 한다. 심 교수는 “마이코플라스마 폐렴에는 1차 항생제로 마크로라이드 계열을 투여하고 48~72시간이 지나도 발열, 기침 등의 증상 호전이 없고, 흉부 방사선 검사에서 폐렴이 호전되지 않거나 점점 심해지면, 마크로라이드 항생제 내성으로 생각하고 2차 항생제(테트라사이클린, 퀴놀론계)로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대부분 마이코플라스마 폐렴은 임상적 경과가 좋지만, 마크로라이드 내성균의 경우 적절한 치료를 하지 않을 경우 폐렴이 심해지면서 흉수가 차거나 호흡곤란이 생길 수도 있다. 또 균에 대한 과도한 면역 응에 의해 열이 오랫동안 지속되는 경우, 스테로이드 같은 면역억제제 투여가 필요할 수도 있다. 심 교수는 “항생제를 사용한 근본적 치료와 함께 충분한 휴식과 수분 공급 등도 굉장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밀접 접촉을 하는 학교나 가족 내 환자가 발생하면 1~3주 간격으로 새로운 폐렴 환자가 생길 수 있어, 마스크를 쓰고 손 씻기를 생활화하는 등 개인위생을 철저히 해 질병을 예방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2024-07-17 11:46:24
안구건조증 진단 및 원인 파악을 위해 눈물막 지질층 두께를 측정하는 게 중요하다. 황호식 가톨릭대 여의도성모병원 안과 교수가 화장품을 바르면 눈물막 지질층 검사 결과를 왜곡시킬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내놨다. 연구팀은 눈물막 지질층 두께 측정 장비인 ‘LipiView’와 자체 개발한 LED 면광원, 세극등 현미경을 이용한 지질층 관찰방법을 사용해 173명 173안 눈물막 지질층을 분석했다. 연구팀은 173명 중 29명의 눈물막이 화장품으로 오염된 것을 확인했다. 오염자는 모두 여성이었다. 화장품에 오염된 눈물막 지질층은 다양한 패턴을 보였다. 마블링(24.1%), 색깔이 너무 많은 경우(31.0%), 검은 점(24.1%), 흰 점(17.2%), 건조 영역 (3.4%) 등으로 나뉘었다. LipiView로 측정한 결과, 화장품에 오염되지 않은 군의 눈물막 지질층 두께는 68.0nm인 반면 오염군은 100.0nm로 더 두껍게 측정됐다. 반면 눈물막 파괴시간에는 두 군 간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화장 전후 눈물막 지질층 두께를 측정한 17명의 결과, 화장 시 95.3nm였으나, 화장을 하지 않았을 때는 74.6nm로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 황 교수는 “화장품이 눈물막 지질층 검사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한 국내 첫 연구”라며 “정확한 검사를 위해 화장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측정할 것을 권장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안과학 분야 저명 국제 학술지 ‘오큘러서피스’(Ocular Surface, IF=5.9) 2024년 7월호에 게재됐다. 보건산업진흥원과 교육부 연구재단 중견연구 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았다.
2024-07-16 13:07:52
아주대병원 교수팀이 ‘비재택 근로자에 비해 재택근무 근로자가 수면장애를 겪을 가능성이 높다’라는 연구 결과를 밝혔다. 정인철·정재혁 아주대병원 직업환경의학과 교수팀은 우리나라 전체 근로자를 대상으로 한 표본조사인 근로환경조사 5차(2017년), 6차(2020년 ~2021년) 각 5만여 명의 자료를 통해 재택근무와 수면장애 간 연관성을 분석했다. 그 결과 재택근무 근로자의 경우, 그렇지 않은 근로자에 비해 수면장애가 있을 가능성이 코로나19 이전에는 4.26배(5차 2017년), 코로나19 유행 기간 중에는 1.52배(6차 2020년 ~2021년) 더 높았다. 재택근무 근로자가 수면장애 등 정신건강에 더 노출될 수 있음을 확인했다. 재택근무 시 일과 가정의 경계가 허물어져 업무와 집안 살림, 육아 등이 뒤섞이면 사무실에서 근무할 때보다 일의 능률이 떨어지고, 휴식 없는 생활로 인해 더 피로함을 느끼거나 이외 사회적 고립감 등으로 수면장애, 우울, 스트레스 등을 경험할 수 있다. 연구팀은 수면장애는 MISS(the Minimal Insomnia Symptom Scale) 척도(6점 이상 수면장애)를 이용했다. 일-가정 간 갈등은 설문조사 중 ‘지난 1년 동안 일로 인해 가족에게 당신이 원하는 만큼 시간을 할애하지 못한다’ ‘집안일 때문에 일에 시간을 충분히 할애하지 못한다’ 등의 문항을 활용했다. 특히 연구팀은 일-가정 갈등이 없는 경우, 재택근무-수면장애 간 연관성이 없거나 낮아지는 것을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일-가정 갈등이 있는 근로자에서 재택근무는 수면장애 확률이 약 6배 더 높았으나, 일-가정 갈등이 없는 근로자에서는 유의한 연관성이 나타나지 않았다. 즉, 재택근무 시 수면장애 경험에 일-가정 간 갈등이 큰 영향을 주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흥미로운 연구결과는 코로나19 기간 중에는 일-가정 갈등이 있더라도 그 연관성이 없었다”며 “코로나19 팬데믹 중 재택근무가 감염병을 피할 수 있는 안전한 방법으로 인식해 기존의 고립감, 일-가정 갈등 등과 같은 부정적인 영향을 완화시킨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정재혁 교수는 “재택근무-수면장애 간 연관성을 확인했으나, 이를 해소할 수 있는 일-가정 간 갈등 해소, 코로나19 위험 등의 사회적 변화 등과 같은 긍정적인 요인들을 확인했다”며 “향후 보다 건강하고 효과적인 재택근무 환경을 조성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지난 4월 국제 학술지 ‘Journal of Occupational Health (IF=3.0)’에 ’The changing dynamics of work from home and its association with sleep disturbance through work-family conflict during the 코로나19 pandemic(코로나19 유행 동안 일-가족 갈등이 재택근무와 수면장애 간 연관성에 미치는 영향)이란 제목으로 게재됐다.
2024-07-11 14:43:53
과거에는 정신질환을 앓아도 주변 시선을 신경 쓰거나 정신건강의학과 치료에 대한 편견이나 거부감 때문에 병원을 방문하는 것조차 꺼리는 경우가 많았는데, 최근에는 비교적 많은 사람이 정신질환을 치료하기 위해 병원을 방문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에 연예인들이 정신건강의학과 치료를 받고 있다고 대중에게 공개한 사건들이 큰 역할을 했다는 연구 결과가 최근 발표됐다. 신용욱 울산의대 서울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조민우 예방의학교실 교수팀은 2004년부터 17년간의 공황장애 진단율을 분석한 결과, 유명 연예인이 공황장애 투병 사실을 고백한 2010년 이후로 월평균 공황장애 신규 진단율이 약 9.4배 증가했다고 밝혔다. 연예인들이 정신건강의학과 치료를 받고 있다고 고백한 것이 정신질환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촉구하고 편견을 누그러뜨렸고, 이로 인해 비슷한 질환을 앓고 있던 환자들이 용기를 얻어 병원을 찾아 진단받을 수 있도록 도움을 준 것으로 해석된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 국제학술지 ‘자마 네트워크 오픈(JAMA Network Open, IF=13.353)’에 최근 게재됐다. 공황장애는 특별한 이유 없이 예상치 못하게 나타나는 극단적인 불안 증상인 공황발작이 주요한 특징으로 나타나는 질환이다. 갑작스러운 죽음에 대한 공포, 숨이 가빠지거나 막힐 듯한 느낌, 땀이 나거나 손발이 떨리는 등의 공황발작 증상이 짧은 시간 동안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특징을 보인다. 진단이나 치료가 늦어질 경우 우울증이나 광장공포증 등이 함께 발병해 상태가 악화될 수 있어, 증상이 있는 경우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를 찾아 진단 후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연구팀은 대한민국 전체 인구를 대상으로 한 국민건강보험공단 데이터를 기반으로 2004년 1월부터 2021년 12월까지 인구 10만 명당 공황장애를 새롭게 진단받은 환자의 비율인 신규 진단율을 분석했다. 연구팀은 연예인의 공황장애 투병 사실 고백의 영향력을 분석하기 위해, 여러 영화나 드라마의 주연으로 활동하며 많은 인기를 얻은 유명 배우가 공황장애를 앓았다는 사실을 인터뷰를 통해 공개한 2010년 12월을 기준으로 삼았다. 연이어 2011년 10월, 2012년 1월 유명 가수와 개그맨도 공황장애를 앓았다는 사실을 고백해 공황장애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증폭됐었다. 그 결과 유명 연예인이 공황장애 투병 사실을 고백하기 전(2004년 1월~2010년 11월) 월평균 공황장애 신규 진단율이 10만 명당 5.4명 수준이었던 반면, 고백 직후인 2010년 12월 10만 명당 6.5명 수준으로 증가한 것을 확인했다. 그 이후로도 인구 10만 명당 월평균 공황장애 신규 진단율이 2011년 1월~2월 8.4명, 3월 18.0명, 4월 26.0명으로 급격하게 증가했다. 연도별 차이도 두드러졌다. 2004년부터 2010년 사이 연평균 공황장애 신규 진단율이 10만 명당 65명 수준이었던 반면, 연예인의 공황장애 투병 사실이 발표된 이후 연평균 공황장애 신규 진단율이 꾸준히 증가해 2021년 10만 명당 610명을 기록했다. 17년 전과 비교해 약 9.4배 증가한 수치다. 신용욱 교수는 “용기 있는 연예인들이 정신질환에 대한 솔직하고 진솔한 투병기를 공개함으로써 그동안 불안과 공황증상으로 고생하고 있어도 이를 몰랐거나, 알아도 사회적 낙인이 두려워 병원을 찾지 않던 분들이 비로소 도움받을 용기를 내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이렇게 공황장애 환자만 급격하게 늘어난 데에는, 다양한 증상을 가진 분들이 비교적 잘 알려진 정신질환인 공황장애로만 치료받았을 가능성도 있다. 아직까지도 여전히 정신질환에 대한 사회적 편견이 있지만, 공황장애를 포함한 많은 정신질환이 제대로 진단받고 적절히 치료받으면 일상생활에 큰 영향을 받지 않기 때문에 비슷한 증상 때문에 고민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하루빨리 전문의를 찾아 치료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2024-07-11 13:40:42
비만 위험을 올리는 유전변이가 있더라도 생활습관 개선으로 충분히 극복 가능하다는 사실이 입증됐다. 특히 하루에 2시간 이상 앉거나 누워서 TV를 보거나 업무 시간 외 컴퓨터 사용을 멈추는 것만으로도 유전적 요인으로 발생하는 비만을 막는 데 효과가 있었다. 개인의 유전적 소인과 생활습관이 비만 및 관련 질환 발병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규명한 대규모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원홍희 삼성서울병원 유전체연구소 교수(교신저자), 김민서·심인정 성균관대 삼성융합의과학원 연구원(공동 제1저자) 연구팀은 하버드의대 애밋 케라(Amit V. Khera) 교수팀과 함께 “영국 바이오뱅크에 등록된 33만 8천여 명의 유전체 및 생활습관 정보를 분석해 이 같은 연구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체질량지수(BMI)와 관련된 유전 변이를 종합해 비만에 대한 유전적 위험도를 계산했다. 또 신체활동, 식이, 좌식생활, 음주, 수면 등 5가지 생활습관 요인을 점수화해 건강한 생활습관 점수를 산출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유전적 위험도가 높고 건강하지 않은 생활습관을 가진 사람들의 비만 위험이 가장 높았다. 유전적 위험도가 낮고, 건강한 생활습관을 가진 사람을 기준으로 비교했을 때 비만 위험도가 3.54배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유전적 위험도가 높더라도 건강한 생활습관을 실천하면 비만 위험을 크게 낮출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고위험군이라도 건강한 생활습관을 유지하는 경우 비만 위험이 2.16배로 떨어졌다. 중등도 위험을 가진 사람이 나쁜 생활습관을 가지고 있는 경우(2.63배)와 비교해서도 낮았다. 생활습관 개선에 따른 비만 예방 효과는 유전적 위험도가 높을수록 증가하는 것도 확인됐다. 유전적 위험도를 나타내는 점수를 기준으로 75세까지 비만이 될 확률(%)을 예측했을 때 하위 5%에서는 8.5% 차이 났으나, 상위 5%에서는 22%까지 벌어졌다. 특히 앉거나 누운 상태에서 TV 시청 및 컴퓨터 사용 시간이 2시간 이상인 경우 비만의 위험 증가와 가장 밀접한 관련이 있었고, 이어 낮은 신체활동과 부적절한 식단이 비만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민서, 심인정 연구원은 “비만 환자들이 생활습관의 모든 측면을 동시에 개선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좌식 행동 감소와 같은 특정 요인에 집중하는 것이 임상적으로 더 효과적일 수 있다”라며 “이번 연구를 통해 유전적 소인과 생활습관이 독립적으로, 또 상호작용을 통해 비만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확인했다. 유전적 위험이 높은 사람일수록 건강한 생활습관의 실천이 더욱 중요하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또한 건강한 생활습관이 심혈관계 질환 등 비만 관련 15개 질환의 발병 위험도 낮출 수 있음을 확인했다. 유전적 비만 위험이 높은 사람들도 건강한 생활습관을 통해 정상 체중을 유지하면 관련 질환 위험도 줄일 수 있다는 의미다. 원 교수는 "개인의 유전적 비만 위험도를 이해하고 건강한 생활습관을 실천하는 것이 비만 및 관련 질환 예방에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이번 연구 결과가 비만 예방 전략 수립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국제 공동 연구의 결실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기초연구사업의 중견연구 지원사업 및 바이오·의료기술개발사업의 지원으로 진행됐다. 해당 연구는 대사질환 분야 권위지인 '셀 메타볼리즘(Cell Metabolism, IF 27.7)' 최신호에 게재됐다.
2024-07-11 13:40:30
대사이상 관련 지방간(metabolic dysfunction-associated steatotic liver disease, MASLD)이 있는 경우, 간암 발생 위험이 4.7배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정석송 고려대 의대 의료정보학교실 교수팀(제1저자 정석송, 공동교신 저자 박상민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김원 보라매병원 소화기내과 교수)은 국민건강보험공단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해 지방간 지수 및 심혈관 대사 위험 요소를 기반으로 대사이상 지방간 질환에 따른 병리적 상태 변화를 분석했다. 연구팀은 2009년부터 2012년까지 연속 2년 주기(2009~2010년, 2011~2012년)로 건강검진을 받은 대상자 총 508만410명을 대상으로 간세포암 진단, 사망 여부와 2020년 12월 31일까지의 추적 관찰 결과를 분석했다. 대상자를 △지속적으로 대사이상 지방간 질환이 없는 경우 △대사이상 지방간 질환이 첫 번째 건강검진 당시 있었으나 두 번째 건강검진 시 없어진 경우 △대사이상 지방간 질환이 신규 발생한 경우 △지속적으로 대사이상 지방간 질환이 있는 경우)로 나눠 간세포암 발생 위험 간의 연관성을 분석했다. 연구 결과 대상자 중 4801명에서 간세포암이 신규 발생했으며, 지속적으로 대사이상 지방간 질환이 있는 대상자는 간세포암 발병 위험이 이 질환이 없는 대상자와 비교해 4.7배 높은 발병률을 나타냈다. 대사이상 지방간 질환이 신규 발생한 경우와 대사이상 지방간 질환이 두 번째 검진 시 없어진 경우도 유의미한 위험 증가가 나타났다. 각각 간세포암 발생률이 2.3배, 2.2배 높아졌다. 나아가 대사이상 지방간 질환이 회복된 환자도 해당 질환이 없는 경우보다 높은 발생률을 보였다. 이는 대사이상 지방간 질환 환자에서 간세포암 발생 위험을 보다 세분화해 평가할 필요가 있다는 단서를 제공한다.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Clinical and Molecular Hepatology’(IF=14) 온라인판에 최근 게재됐다. MASLD는 간 지방증(지방간)이 있고, 심혈관질환 고위험군인 대사증후군 진단기준 5가지 위험인자 중 최소 1가지 이상을 가진 상태를 말한다. 대사증후군은 혈액 중성지방의 증가(≥150mg/dL), HDL 콜레스테롤의 감소(남성<40mg/dL, 여성<50mg/dL), 혈압상승(≥130/85mmHg), 공복혈당 증가(≥100mg/dL), 허리둘레 증가(남성≥90cm, 여성≥85 cm) 등 5가지 위험인자 중 3가지 이상을 충족할 때 진단된다. 한편 비알코올지방간질환(Non-alcoholic Fatty Liver Disease, NAFLD)은 간질환에 특화된 질병명으로 알코올 남용력이 없으면서 알코올성 간염과 유사한 조직학적 변화를 보이는 질환으로 단순 지방증(steatosis), 비알코올성지방간염(Nonalcoholic steatohepatitis, NASH), 간섬유증 및 간경변증과 같은 광범위한 질환들이 포함된다. NASH(최근 MASH로 개칭)의 진단기준은 세 가지 조건을 모두 충족시켜야 한다. 첫째, 하루 20g 이상의 알코올을 섭취하지 않아야 하고, 둘째 간조직 검사에서 지방간염 소견을 보이며, 셋째 혈청학적 검사와 병력청취 결과 바이러스성 간염, 자가면역성 간염, 윌슨병, 헤모크로마토시스, 약물성 간염 등 다른 만성 간질환이 원인이 아니어야 한다. 지난해 11월 19일 질병관리청 보도자료에 따르면 국가건강검진을 받은 성인 35만명(47~86세)의 9년을 검진결과를 추적관찰한 결과 대사이상 지방간 환자(MASLD)에서 심혈관질환 발생위험이 이 질환이 없는 환자와 비교해 19% 증가했다. 이들이 중등도의 알코올(남성은 하루 30~60g, 여성은 20~40g)만 섭취해도 심혈관질환 위험이 28%까지 상승했다. 지방간이 있는 경우 알코올 섭취가 심혈관질환 위험을 높일 수 있어 금주가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2024-07-11 13:40:14
변윤환 서울시 보라매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박철기 서울대병원 신경외과 교수, 유헌 국립암센터 신경외과 교수, 정규원 국립암센터 암등록감시부 부장과 함께 인구고령화 등 사회인구학적 문제들과 원발성 중추신경계 종양 발생률 사이의 상관관계를 규명했다고 10일 밝혔다. 원발성 중추신경계 종양(PCNSTs)은 뇌 및 주변 조직에서 발생하는 악성 및 양성 종양들을 일컫는다. 원발성 중추신경계 종양의 발생은 비교적 드물지만, 전 세계 암 사망의 2.5%를 차지할 정도로 암 발병의 중요한 원인이다. 사망 외에도 높은 장애율과 관련돼 있으며 환자의 삶의 질 저하를 초래하는 주요 원인이다. 이에 의료체계에 상당한 부담을 주며, 효과적인 치료를 위해서는 매우 전문적이고 다학제적인 의료 관리가 필요하다. 최적의 치료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국가적 정책도 수립돼야 한다. 연구팀은 이에 필요한 시기적절하고 정확한 역학 데이터를 확보하기 위해 중앙암등록본부(KCCR)의 국가암발생자료(KNCI DB)에서 얻은 2020년 대한민국의 최신 원발성 중추신경계 종양 국가 데이터로 역학 연구를 했다. 분석 결과 원발성 중추신경계 종양은 2010년부터 꾸준히 증가해 2020년 국내에서 총 1만5568개가 진단됐다. 이는 실제로 암이 증가한 측면도 있으나 뇌 관련 자기공명영상(MRI) 촬영이 건수가 2010년도 기준 46만9000건, 2020년도 167만건으로 늘어나면서 우연하게 발견된 뇌종양 수가 증가함으로써 전체적인 진단 숫자도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연구팀은 2010년부터 2020까지 대한민국의 전체인구는 약 4.6% 증가한 가운데 60세 이상 고령 인구는 51.9% 증가한 반면 20세 미만의 젊은 인구는 22.7% 감소해 고령화로 인한 교모세포종과 원발성 중추신경계 림프종은 점차 증가하지만, 젊은 인구와 관련된 배아성 종양은 점차 감소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변 교수는 “전세계적으로 고령 암 환자의 수가 증가하고 있으며 이를 실버 쓰나미(silver tsunami)라고 표현한다”며 “국내도 예외가 아님을 이번 연구로 확인했고, 이에 대한 정확한 인식과 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인구 구조 변화가 원발성 중추신경계 종양 역학적 패턴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며 “이에 합당한 보건의료정책을 준비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2024-07-11 04:28:53
정부가 지난달 18일 전국에 말라리아 주의보를 발령했다. 말라리아 매개모기가 강화군·파주시·철원군 등 3개 시·군 이상에서 급증한 때문이다. 정부는 올해부터 말라리아 위험지역을 4개 시도(서울‧인천‧경기‧강원) 내 53개 시군구로 확대해 위험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예방수칙 및 인식도 제고를 위해 ‘말라리아 주의보-경보체계’를 도입함으로써 말라리아 유행을 조기에 차단할 방침이다.주목할 것은 기존 경기도, 강원도, 인천광역시 등 휴전선과 가까운 중부 북부 지역 외에 서울의 북부에 해당하는 13개구가 이번에 포함됐다는 점이다. 해당 자치구는 강동구, 강북구, 강서구, 광진구, 구로구, 노원구, 도봉구, 마포구, 성북구, 양천구, 은평구, 종로구, 중랑구 등이다. 서울 한강 이북에서는 중구와 용산구, 서대문구, 성동구가 빠져 있다. 서울의 한강 이남에서는 강서구, 양천구, 구로구 등 인천 경기지역과 가까운 곳이 포함됐다.다행인 것은 말라리아 유행 시기가 앞당겨지고 위험지역 범위도 넓어졌지만 올해 신고된 국내 말라리아 환자는 23주(1.1.~6.8.)까지 총 101명으로 전년 동기간(137명) 대비 26.3% 감소했다는 점이다. 올해를 포함해 2018년 연간 576명 발생을 정점으로 2019년 559명, 2020년 385명, 2021년 294명 등 해마다 소폭 감소하는 추세다. 다만 코로나19 거리두기 해제에 따른 야외활동 증가와 해외여행 급증으로 2022년에는 420명, 2023년에는 747명으로 다시 늘었다. 신상엽 KMI한국의학연구소 수석상임연구위원(감염내과 전문의)은 “말라리아는 말라리아 원충에 감염된 모기에 물려 발생하는 감염병으로, 과거에는 5월~10월에 휴전선 접경지역에서 주로 환자가 발생했지만 최근 들어 한강 남쪽에서도 많은 환자가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이어 “현재 수도권 및 강원도 북부 지역이 말라리아 위험지역이고 그 발생 범위가 점점 남쪽으로 확장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장마철에 말라리아에 대한 적절한 대응을 하지 못한다면 더 큰 규모의 유행 가능성도 있다”고 경고했다.말라리아를 매개하는 모기의 특징인체 감염이 가능한 말라리아 원충은 5종(삼일열·열대열·사일열·난형열·원숭이열)이 있으나,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삼일열원충에 의한 삼일열 말라리아가 주로 발생한다.국내에서 삼일열을 일으키는 주된 말라리아 매개 모기는 얼룩날개모기속의 암컷 모기이며 ‘학질모기’로 불린다.모기는 초식 곤충으로 평소 이슬, 꿀, 과일이나 나뭇잎의 진액을 먹고 산다. 예외적으로 암컷은 임신 전 난자 성숙과 임신기 알들을 먹여 살리기 위해 사람과 동물의 피를 흡혈한다.모기는 시각이 약하다. 가시거리는 1m 정도로 형체는 구분하지 못하고 사물의 존재 여부만 판단할 수 있다. 또 어둡고 습한 곳을 좋아한다.모기는 후각이 뛰어나다. 사람이 호흡할 때 배출하는 이산화탄소 및 땀의 주성분인 젖산, 아미노산 등의 체취를 촉수를 통해 20m 이상의 거리에서도 감지해낼 수 있다. 사람의 형태를 구분해서가 아니라 냄새를 맡아서 찾아내고 흡혈한다는 의미다. 모기는 날개가 약하다. 자력으로는 태어난 곳에서 1km 반경을 넘어 움직이기 어려우며 바람을 타도 2km 이상 이동하기 어렵다. 아파트 높은 층도 자력으로 날아오를 수 없다. 바람을 타는 경우에만 높은 층으로 이동할 수 있다. 이런 이유로 한 지역에 말라리아 환자가 발생했다면 환자 발생지 500m 이내에 말라리아 원충을 가진 모기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으면 그 지역에서 추가 환자가 계속 발생할 수밖에 없다. 장마철 선제 대응의 중요성암컷 모기 한 마리는 약 한 달 동안 살면서 500개 이상의 알을 낳는다. 그런데 모기가 알을 낳는 곳이 바로 고인 물이다. 빈 깡통이나 버려진 페트병, 폐타이어, 정화조, 개천이나 해안 바위틈, 항아리 등 어떤 곳이든 비가 온 뒤 물이 고여있다면 모기가 알을 낳는다. 모기가 알을 낳고 2일 정도면 부화해 유충인 장구벌레가 된다. 그 후 1~2주에 걸쳐 4번의 허물을 벗으며 번데기로 자라고 2~3일 후 성충이 돼 날아간다. 바로 이 지점에 모기 대응의 해법이 있다. 나를 흡혈하는 모기는 멀리서 온 모기가 아니라 내가 생활하는 인근에서 태어난 모기라는 의미다.이러한 모기에 물리지 않기 위해서는 내가 사는 지역에서 모기가 알을 낳지 못하도록 환경을 정비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비가 온 뒤 집주변 쓰레기와 물이 고일만한 물건들은 치우거나 물을 비워 모기가 산란하지 못하도록 막는 것이 중요하다.모기의 산란을 막지 못했다면 유충 상태로 물에 떠다닐 때 제거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유충 한 마리 방제 시 성충 500마리 이상을 박멸한 것과 동일한 효과를 낸다. 이를 위해 보건소나 주민센터 등에서 직접 유충박멸에 나서기도 하며, 유충구제제를 주민들에게 무료로 배부하기도 한다. 일단 성충이 된 모기는 제거하기 어렵다. 연무 소독은 전시효과는 있을지 몰라도 실효성은 별로 없다. 결국 성충 모기는 개인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모기가 주로 활동하는 야간 시간대에 외출을 자제하고 외출 시 긴 옷을 착용하고 필요시 모기기피제를 사용하고, 야외 취침 때 모기장 사용을 고려해야 한다. 또 후각이 발달하고 어두운 곳을 좋아하는 모기의 습성을 고려해 낮에는 밝은 색상의 옷을 입고 땀을 많이 흘린 경우에는 샤워를 하는 게 좋다. 신 연구위원은 ”현재 수도권과 강원지역에 삼일열 말라리아가 유행 중“이라며, ”하루는 열이 나고 다음 날은 열이 전혀 없고 그 다음 날 열이 나는 패턴을 보이는 증상이 생기면 반드시 말라리아를 의심하고 전문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이어 ”말라리아는 장마철이 지난 후 확진자가 급증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환경 정비를 통해 모기가 산란할 수 없도록 고인 물 등을 없애고 유충을 제거해 최대한 모기 개체수를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2024-07-09 15:05:13
뇌졸중으로 손상된 뇌세포는 회복되기 어려워 뇌졸중을 겪으면 기력이나 균형감각이 떨어져 골절 위험이 증가한다. 특히 급성 허혈성 뇌졸중 후 흡연을 하면 골절 위험이 크게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천대영 한림대 동탄성심병원 순환기내과 교수(공동 교신저자), 이진화 교수(공동 1저자), 이민우 한림대 성심병원 신경과 교수(공동 교신저자), 한경도 숭실대 정보통계보험수리학과 교수(공동 1저자) 연구팀은 ‘급성 허혈성 뇌졸중 후 흡연습관 변화와 골절사고의 연관성’(Association Between Changes in Smoking Habits and Incident Fracture After Acute Ischemic Stroke)’ 이란 제목의 연구에서 이를 확인했다고 8일 밝혔다.이번 연구 논문은 SCIE급 국제 학술지인 ‘미국심장협회저널’(Journal of the American Heart Association, 피인용지수(Impact Factor)=5.4) 6월호에 게재됐다.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 의료데이터를 이용해 2010년 1월부터 2016년 12월까지 급성 허혈성 뇌졸중으로 진단받은 40세 이상 17만7787명을 분석했다. 이들 중 비흡연자는 11만5380명, 과거 흡연자는 2만4798명, 뇌졸중 후 금연자는 1만2240명, 뇌졸중 후 신규 흡연자는 3710명, 뇌졸중 전후 지속 흡연자는 2만1659명이었다.전체 조사대상 중 1만4991명(8.4%)이 골절사고를 겪었으며, 이 가운데 고관절 골절은 2054명(1.2%), 척추 골절은 7543명(4.2%)이었다. 연령, 신체활동, 기저질환 등의 변수를 조정한 뒤 골절 위험을 분석한 결과, 흡연이 뇌졸중 후 골절위험을 유의하게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흡연자에 비해 신규 흡연자와 지속 흡연자는 골절 위험이 1.2배 높았다. 단 뇌졸중 후 금연한 경우에는 골절 위험이 비흡연자와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관절 골절의 위험도는 비흡연자와 비교해 지속 흡연자는 1.5배, 신규 흡연자는 1.8배 높은 것으로 나타나 신규 흡연자의 고관절 골절 위험이 지속 흡연자보다 더 높았다. 척추 골절의 위험도는 지속 흡연자가 비흡연자보다 1.3배 높았다.천대영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 뇌졸중 후에도 흡연을 지속하거나 새롭게 흡연을 하면 골절 위험이 상당히 증가하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특히 고관절과 척추 골절의 위험이 증가하는 것은 많은 무게를 견디고 더 큰 기계적 스트레스를 받는 골격 부위에서 흡연이 뼈의 강도와 완전성을 유지하는 데 해로운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이진화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를 통해 뇌졸중 후 금연 교육은 골절 위험을 크게 줄이고 잠재적으로 뇌졸중 경험자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됐다”고 말했다.허혈성 뇌졸중은 뇌혈관이 좁아지거나 막혀 뇌 조직이 망가지고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질환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뇌졸중(I60-I61, I63-I64) 환자 수는 65만7277명으로 최근 5년간 6% 증가했다.
2024-07-08 12:05:03
국내 소아청소년의 중증 아토피피부염 유병률이 8년 사이 2배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증 아토피피부염을 앓는 소아청소년은 심혈관질환, 자가면역질환, 염증성 장질환, 악성종양 등 만성 전신질환을 동반하는 비율이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신상희 중앙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주저자)와 안강모 성균관대 삼성서울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김선우 LSK Global PS 학술연구팀 박사, 이지영 한림대 춘천성심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팀은 ‘한국 소아청소년의 중증 아토피피부염 및 동반 만성 전신 질환 유병률 증가’(Prevalence of Severe Atopic Dermatitis and Comorbid Chronic Systemic Diseases Is Increasing in Korean Children and Adolescents)라는 연구논문을 통해 이를 확인했다고 8일 밝혔다. 연구팀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데이터를 기반으로 2011년부터 2019년 사이 6세 이상 20세 미만 국내 아토피피부염 및 만성 전신질환 어린이 환자의 유병률을 분석했다. 그 결과 전체 아토피피부염 유병률은 2011년 2.34%에서 2019년 3.33%로 증가했다. 중증 아토피피부염은 2011년 0.02%에서 2019년 0.04%로, 8년간 중증 아토피피부염 환자 수는 인구 10만명 당 18명에서 37명으로 2배가량 증가했다. 전체 아토피피부염 환자 대비 중증 환자의 비율도 2011년 0.76%에서 2019년 1.10%로 증가했다.전체 아토피피부염 환자 대비 중증 아토피피부염 환자의 비율도 2011년 0.76%에서 2019년 1.10%로 증가했다. 이는 전체 아토피피부염 환아의 증가 속도보다 중증 아토피피부염 환아의 증가 속도가 더욱 빠른 것을 의미한다.이러한 경향은 13세부터 18세 사이 청소년으로 범위를 좁혔을 때 더 도드라져 나타났다. 13~18세 연령대 전체 환자 대비 중증 환자 비율은 2011년 1.31%에서 2019년 1.87%로 증가했다.신상희 교수팀은 이번 연구에서 국내 20세 이하 소아청소년 전체 인구를 대상으로 아토피피부염 중증도(아토피 없는 그룹, 경증 아토피피부염 그룹, 중증 아토피피부염 그룹)에 따른 만성 전신 질환의 동반 유병률을 비교했다.그 결과, 중증 아토피피부염 그룹이 2011년부터 2019년까지 다른 두 그룹에 비해 만성 전신 질환이 동반되는 비율이 현저하게 높은 것을 확인했다.신 교수는 “중증 아토피피부염은 국소적인 피부질환이 아닌 전신 만성질환이 동반되는 경우가 높은 질환임을 이번 연구를 통해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어 “만성 전신질환의 선행 질환으로서 소아청소년의 중증 아토피피부염의 중요성이 대두되며, 경증 아토피피부염이 중증 아토피피부염으로 진행하기 전 초기 개입 및 생물학적치료제 등을 포함한 적절한 치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이번 연구는 이건희 소아암·희귀질환 연구사업 후원으로 진행됐으며, SCIE급 저널인 대한천식알레르기학회 국제 학술지(Allergy Asthma & Immunology Research) 최신호에 게재됐다.
2024-07-08 11:59:34
박성지·박민정 삼성서울병원 순환기내과 교수 연구팀은 “중증 대동맥판막협착증 환자라도 무증상이면 비심장 수술 위험이 일반 환자와 다르지 않다”고 미국심장협회지(Journal of the American Heart Association) 최근호에 발표했다.중증도 이상 대동맥판막협착증 환자는 다른 질환으로 수술이 필요한데도 심장 위험이 크다는 인식 탓에 일부 상급종합병원을 제외하면 수술 받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연구팀은 2011년부터 2019년까지 삼성서울병원에서 무증상인 중증 대동맥판막협착증 환자 218명을 대상으로 해당 질환이 다른 질환 관련 수술에도 실제 영향을 주는지 분석했다. 정확한 비교를 위해 중증 대동맥판막협착증 환자와 나이가 같고(평균 73세), 대동맥판막협착증만 없을 뿐 다른 조건이 엇비슷한 환자 436명을 대조군으로 하여 비교했다.연구팀에 따르면 수술 후 주요 심혈관계 이상반응은 무증상 중증 대동맥판막협착환자가 5.5%로 대조군 4.6%에 비해 0.9% 높았지만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는 아니었다. 이 뿐만 아니라 사망, 심장마비, 심근경색, 뇌졸중, 심부전 역시 대동맥판막협착증으로 수술 후 발생 가능한 여러 합병증 역시 뚜렷한 차이가 없었다.이번 연구에서는 증상보다는 심장초음파로 확인한 심장손상도(cardiac damage stage)가 주요 위험인자라는 게 처음으로 밝혀졌다. 심장손상도는 중증 대동맥판막협착증에 의한 심장손상 정도를 분류한 것으로 0단계부터 4단계까지로 나뉜다. 0단계는 아무런 심장손상 징후가 없는 경우, 1단계는 좌심실 손상, 2단계는 좌심방과 승모판 손상, 3단계는 폐맥관 또는 삼첨판 손상, 4단계는 우심실 손상이 있는 경우를 말한다. 단계가 올라갈수록 수술에 따른 위험이 높아지는 경향을 보였다고 연구팀은 전했다.박성지 교수는 “중증 대동맥판협착증 환자가 비심장 수술(고관절, 무릎, 암 수술 등)을 받아야 할 경우 중증 대동맥판협착증이 있다는 이유로 수술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무증상이거나 대동맥판협착증에 의한 심장손상도가 낮은 경우 수술 위험이 일반 환자와 다르지 않아서 충분히 수술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그러면서 “이번 연구로 무증상 중증 대동맥판협착증 환자들이 비심장 수술의 위험도를 정확히 예측하는데 도움이 되고, 안심하고 치료받을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길 바란다”고 말했다.류승호·장유수 성균관의대 강북삼성병원 헬스케어데이터센터 교수와 박보영·마이트랜 한양대 교수 공동 연구팀은 폐경 전 정상체중의 여성이 비만 여성보다 유방암 위험도가 더 높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를 발표하며 유방암 발생 원인에 대한 지평을 넓혔다. 폐경 후 여성에서 비만이 유방암 위험을 높인다고 알려진 것과 달리, 폐경 전 여성에서 비만이 유방암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아직 밝혀진 바가 없다. 연구팀은 2011년부터 2019년 사이 강북삼성병원 종합건진센터를 방문한 20세 이상 54세 이하의 폐경 전 여성 12만여 명을 평균 6.7년 간 추적 관찰해 체성분(체지방량, 체질량지수, 허리둘레, 근육량)과 유방암 발생의 연관성을 분석했다. 그 결과, 폐경 전 여성에서는 체질량지수(kg/m2), 허리둘레(cm), 체지방량(kg)이 1단위씩 증가할 때마다 유방암 위험도는 1~4% 감소했으며, 체중 대비 체지방량이 10%로 증가할수록 유방암 위험도는 12% 감소했다. 한편 근육량은 유방암 위험과 유의한 상관성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장유수 강북삼성병원 코호트연구소 교수는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은 난소뿐 아니라 지방세포에서도 생성된다. 폐경 후 여성에서는 난소에서의 에스트로겐 분비가 중단되지만, 지방조직에서 에스트로겐이 분비되기 때문에 비만할수록 유방암의 위험도 상승한다. 반면 폐경 전 비만 여성의 경우, 비만인 경우, 월경주기의 변화 등 난소에서의 에스트로겐 생산을 감소시켜 결과적으로 에스트로겐 노출량이 적어 유방암 위험도가 낮아지는 것으로 추측된다"고 말했다.이어 "폐경 전 비만한 여성에서 유방암 위험도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으나, 비만은 당뇨병, 고지혈증, 심혈관질환 등 다른 만성질환의 위험도를 높이는 것으로 알려진 만큼 건강을 위해 적정 체중을 유지하는 것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2024-07-04 12:23: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