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이상의 중년 여성들은 에스트로겐이 줄어들면서 지방이 분해되지 않고 축적돼 비만으로 이어지기 쉽다. 비만은 외적인 문제뿐만 아니라 척추, 관절 부위에 역학적으로 부담을 주고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등 다양한 대사성질환을 유발할 수 있어 비만으로부터의 악순환을 끊어내야 한다. 한의학에서 비만은 단순히 과식이나 활동량만의 문제가 아닌 생체 에너지와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본다. 생체 에너지에 문제가 생기면 다양한 질병이 발생하는데, 가장 대표적인 질병은 비만이다. 우리 몸의 에너지는 타고난 체질과 음식, 일상의 움직임과 운동, 수면 등 생체리듬에 따라 축적과 소모가 교차되는데 그 균형적 조절이 이뤄져야 건강한 생명활동을 이어갈 수 있다.이재동 경희대한방병원 비만센터 교수(경희대 한의대 학장)는 “식욕 억제제나 지방대사약을 복용하면 체중 감량은 가능하지만 한의학적 관점에서 내 몸의 에너지가 정상화되지 않기 때문에 40대 이후부터는 더 큰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다”며 “40대 이후부터의 다이어트는 몸의 에너지 기능을 바로 잡아 근육량은 늘리고 체지방을 줄여야 비만을 해소하고 건강하고 아름다운 몸을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그는 이런 관점에서 중년 여성에게 최적화된 노비노(NOBINO) 다이어트를 제시했다. 이 다이어트는 ‘NO 비만, NO 질병’을 추구한다. 개인의 에너지 상태를 진단해 개인맞춤형 생활습관 개선 교육과 한약 처방을 한다. 몸의 에너지를 정상화해 근육량 감소 없이 비만을 해소하고 질병을 예방·치료한다. 중년 이후 여성들은 여성호르몬 변화로 인한 에너지 불균형과 근육량 감소를 겪는다. 단순히 덜 먹는 다이어트는 체지방과 근육이 동시에 빠지는 ‘동조현상’으로 근육량이 더 감소할 뿐 아니라 질병 발생의 위험성이 증가할 수 있다.42세 여성 A씨는 마른 체형임에도 체성분 분석상 체지방은 6kg 과잉, 근육량은 3.5kg 부족 상태로 마른복부미만이었다. 여러 차례 비만치료를 받았지만, 체질에 맞지 않는 치료로 체중 증가와 만성피로, 수족냉증, 생리통이 뒤따랐다. 에너지 생성과 순환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확인해 2개월간 건강상태에 맞춘 생활습관 개선교육과 한약처방으로 체중 감량, 근육량 증가에 성공했다. 체지방은 3.0kg 감소, 근육량은 2.0kg 증가했다. 피로가 개선되면서 손발이 따뜻해지고 생리통도 완화됐다. 폐경 후 호르몬의 변화는 중년 여성 생체 에너지에 많은 문제를 유발한다. 여기에 잘못된 생활습관이 더해지면 △에너지 생성 기능에 문제가 생기는 마른 복부비만 △에너지 순환 기능에 문제가 생기면 전신 비만 △에너지 균형 조절에 문제가 있으면 상체 비만 등이 나타난다. 에너지 생성이 원활하지 않은 마른 복부비만에너지 생성이 원활하지 않으면 대사량이 떨어져 복부엔 지방이 쌓이고 팔다리는 가늘어지는 마른 복부비만 형태가 나타난다. 소화가 잘 안되고 손발이 차며 늘 피곤하다. 소화가 잘 안되기 때문에 밀가루와 찬 음식은 피하고 따뜻한 성질의 음식을 조금씩 천천히 자주 먹는 것이 좋다. 운동은 가볍게 할 수 있는 요가, 스트레칭, 걷기운동이 좋다.에너지 순환이 되지 않는 전신 비만에너지가 순환되지 않으면 전신 비만의 형태가 나타난다. 아침에 자고 일어나면 몸이 무겁고 얼굴이 잘 붓는다. 저탄수화물 고단백질 위주로 한 끼 식사량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밥과 반찬을 한 접시에 담아 먹는 것이 좋으며 2개월 정도 식단을 지속해야 한다. 빠르게 걷기, 등산, 수영, 에어로빅 등 유산소운동을 통해 순환 기능을 높여주는 것을 추천한다.에너지가 불균형한 상체비만에너지 균형에 문제가 있으면 에너지가 위로 상승하여 하체는 가늘고 상체는 비만해지는 형태가 나타난다. 늦게 자거나 수면장애가 있는 경우가 많다. 몸의 열에너지가 자꾸 위로 치우치기 때문에 맵거나 자극적인 음식은 피하고, 해산물 등 차가운 성질의 음식을 먹는 게 좋다. 특히 커피와 녹차 등 카페인이 들어간 음료는 숙면을 방해하므로 오전 10시 이후에 마시는 것은 주의해야 한다. 위로 치우친 에너지를 아래로 끌어내리도록 계단 오르기, 발끝치기, 스쿼트 등 하체강화 운동이나 안정을 위한 명상, 단전호흡이 도움이 된다.
2023-12-01 11:46:39
무려 80%가 넘는 인구가 평생에 한 번 이상 허리통증을 겪는다는 통계가 있듯 허리통증 유병률은 매우 높다. 세계보건기구(WHO) 또한 2020년 약 6억1900만 명이 허리통증을 겪었고 2050년에는 약 8억4300만 명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허리통증으로 발생하는 사회·경제적 비용도 막대하며 미국의 경우 인건비, 의료비 등의 손실이 연간 2000억 달러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허리통증의 원인은 다양하지만 그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질환은 ‘허리디스크(요추추간판탈출증)’다. 척추뼈 사이에 있는 디스크(추간판)의 섬유륜이 손상돼 발생하는 허리디스크는 국내에서만 연간 약 200만 명의 일상을 괴롭히고 있다. 디스크가 돌출되거나 내부 수핵이 흘러나온 경우 주변 척추신경을 자극하고 염증을 유발하는데, 이에 허리통증, 하지방사통, 하지저림 등의 증상이 발생한다.따라서 효율적인 허리디스크 치료법에 대한 임상연구가 꾸준히 진행되고 있으며 치료 효과를 측정하기 위해 다양한 평가 척도가 활용된다. 대부분의 연구에서는 VAS, NRS, ODI, SF-12 등 통증과 장애의 정도, 삶의 질을 측정하는 지표가 주요 척도로 사용되는 중이다. 하지만 막상 이러한 척도들이 실제 환자들의 증상과 관심을 대변하고 있는지에 대한 연구는 아직 진행된 바 없다.이에 김두리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 한의사 연구팀은 허리디스크 환자들이 치료에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요소를 설문하고 우선순위별로 분석해 결과를 도출했다고 23일 밝혔다. 향후 허리디스크 임상연구에 환자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하기 위한 기초 도구로서 평가받는 이번 연구는 SCI(E)급 국제학술지 ‘Healthcare (IF=2.8)’에 게재됐다.연구팀은 지난해 11월 허리디스크 증상을 겪고 있는 환자 중 20대부터 60대까지 연령대별로 각 100명씩 총 500명을 선정했다. 그리고 △허리디스크 발생 시기 및 경위 △보유 증상 및 정도 △호전 희망 증상 및 희망하는 개선 정도 △치료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 등 총 4개 부분을 설문했다.그 결과 허리디스크 치료 후 호전을 희망하는 통증부위로는 ‘허리통증’이 242명(48.4%)으로 가장 많았고 ‘하지저림(115명, 23.0%)’, ‘골반통증(64명, 12.8%)’이 뒤를 이었다. 복수 응답을 합친 결과도 허리통증이 60.4%로 1위를 차지했다.여러 허리디스크 연구에서 하지방사통에 대한 평가가 주로 사용돼 왔지만 실제로는 많은 환자가 허리통증이 개선되기를 희망하고 있었다. 이에 연구팀은 하지방사통뿐 아니라 허리통증 또한 임상적 중요도가 높은 허리디스크 증상으로 여겨져야 한다고 평가했다.또한 허리디스크로 인한 불편감에서는 다수의 환자가 ‘통증완화’보다 ‘기능개선(55.8%)’을 선택했고, 치료에 있어서도 ‘빠른 치료’보다 ‘재발없는 안정적인 치료(78.2%)’를 꼽았다. 치료 효과 측면에서도 효과의 정도보다 ‘부작용이 없는 안전한 치료(56.4%)’를 더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이러한 경향은 증상을 오래 겪는 환자일수록 더욱 두드러졌다. 연구팀은 이를 통해 짧은 치료 기간과 개선 정도에만 초점을 맞추는 허리디스크 임상연구가 아닌 환자들이 실제 원하는 치료 목표와 전략을 제공하는 새로운 측정지표와 연구방법론의 필요성을 제시했다.성별에 따라서도 호전을 희망하는 분야가 서로 달랐다. 외부 활동과 관련된 ‘기능적인 측면에서의 개선(남성:60.9%, 여성:50.6%)’은 남성이 높았던 반면 허리 통증 및 다리 저림 등 ‘증상 완화적인 측면에서의 개선(남성:39.1%, 여성:49.4%)’은 여성이 더욱 높게 나타났던 것이다.김두리 한의사는 “이번 연구는 허리디스크 환자들이 실제 호전을 희망하는 요소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증상 및 성별에 따른 중요도를 가늠해 봤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며 “분석된 데이터가 향후 허리디스크에 대한 다양한 임상연구에서 활발하게 활용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흔히 허리 디스크로 불리는 ‘요추 추간판 탈출증’은 허리 통증을 유발하는 대표적 원인 중 하나다. 디스크는 마비 증상이 있거나 통증이 일상생활을 방해할 정도로 심하면 수술적 치료를 요하지만, 대부분은 통증 완화를 위한 보존적 치료를 시행하게 된다. 이때 많은 환자가 한의학 치료를 받게 되는데, 최근에는 매선 침치료가 주목받고 있다.서병관 강동경희대병원 침구과 교수팀이 연구를 통해 매선 침치료가 요추 추간판 탈출증으로 발생한 통증에 대한 조절 효과를 확인했다. 본 연구는 국제 SCI 급 학술저널인 보완대체의학(Complementary Therapies in Clinical Practice) 2022년 01월호에 게재됐다.요추 추간판 탈출증, 허리 통증부터 장애까지 유발요추 추간판 탈출증은 허리 척추뼈 사이에 있는 추간판(디스크)가 여러 가지 이유로 급성적 혹은 만성적으로 밀려 나와서 신경을 압박해 통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통증은 다양한 양상으로 나타나는데 저리고 당기고 욱신거리거나 따가운 불편감 등이 나타난다.병변이 발생한 신경근이 지배하는 근육의 근력 약화가 동반되기도 하며, 감각 장애 및 이상감각, 심한 경우 대소변 장애를 호소하는 등 복합적인 증상으로 활동 장애를 일으키게 된다.대표적 보존치료 한의학 치료로 증상 개선요추 추간판 탈출증의 대표적인 보존적 치료로 한의학 치료를 시행할 수 있다. 침, 뜸, 한약, 약침, 추나, 매선, 부항 등의 치료다. 통증과 저림 등 증상을 줄이고, 신체 자생력을 키워 구조를 튼튼하게 하는 치료를 한다.각각의 치료 방법은 효과와 기전이 달라서 환자의 중증도, 원인 및 동반 증상에 따라 단독 또는 병행해 시행하게 된다. 이 중에서도 매선요법(埋線療法)이 최근 많이 시행되고 있다. 매선요법은 한의학의 경락학설과 침구요법을 통해 경혈을 자극하는 방법의 하나다.체내에 녹는 실 삽입하는 매선침치료를 통해 치료 효과 지속에 도움매선침이란 침 치료 기법을 통해 체내에서 녹는 실(매선)을 피부 아래에 매입하는 치료 방법이다. 매입된 매선이 약 1~2개월 동안 서서히 분해되면서 피부, 근육, 관절 등 치료 반응점을 장기간 자극한다.치료 15~30분 정도 잠깐 시행하는 일반적인 침 치료보다 오랫동안 자극을 유지하는 장점이 있다. 통증 개선은 물론 혈액 순환 개선, 섬유조직 재생 촉진 등의 체내 자생력 회복 효과를 일으키게 된다.요추 추간판 탈출증 환자에게 매선침 시행 시 통증 발생 부위에 따라 다르지만 주로 허리에 집중 시행하며, 증상에 따라 하지 경혈도 함께 시행하게 된다. 매선침의 길이는 다양하지만 일반적으로 4~6cm 길이의 매선침을 사용한다.매선침은 치료 자극이 강한 편이며 치료 효과의 지속이 긴 만큼 강한 자극에 따른 불편감이 생기지 않도록 시술 한의사와 적절한 소통이 중요하다. 피부에 자입하는 방식이니만큼 시술 시 철저한 소독과 시술 후 감염 예방에 주의해야 한다.서병관 교수팀, 요추 추간판 탈출증에서의 효과와 안전성 확인강동경희대학교한방병원 침구과 서병관 교수팀은 요추 추간판 탈출증 환자 70명을 대상으로 매선요법의 효과와 안전성을 검증하는 연구를 시행했다. 주 1회 총 8주간 치료를 시행하고, 치료 후 4주, 8주에서 건강 관련 지표를 평가했다.연구 결과, 매선 치료는 대조군에 비해 통증, 신체기능, 삶의 질 개선에 모두 효과가 있었다. 8주간의 치료를 마치고 8주 후 통증 정도가 대조군에 비해 유의하게 개선된 상태가 유지되는 등 특히 치료 종료 후에도 효과가 지속되는 양상을 보였다. 치료를 마친 환자 중 88.6%에서 치료 효과에 만족한다고 대답했다. 임상시험 중 치료기간 동안 시술 관련 특별한 부작용은 관찰되지 않았다.서병관 교수는 “이번 연구는 기존 허리 디스크의 보존적 치료에서 기대하는 효과를 얻지 못하는 환자의 경우 매선 침치료가 대안이 될 수 있음을 확인한 긍정적인 결과”라고 연구의 의미를 설명했다.요추 추간판 탈출증, 적극인인 치료와 생활습관 개선 필요요추 추간판 탈출증의 예후는 나이, 증상 지속 기간 및 증상의 중증도 등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기 때문에, 임상 증상과 함께 여러 검사 소견 등 전문적인 진료를 통하여 종합적으로 평가하여야 한다.초기, 급성기에는 침상 안정이 필요하지만, 좋은 자세에 대한 교육과 함께, 근력 강화 및 스트레칭 등 악화 인자의 관리를 포함한 운동 교육이 필요하다. 요추 추간판 탈출증은 활동의 어려움을 유발해 삶의 질이 저하되고 감정적인 어려움을 겪는 등 종합적 건강의 개선을 위한 노력이 필요한 만큼, 정확한 진료를 통한 적극적 치료를 받아야 한다.
2023-11-24 10:52:04
안면신경마비는 과로와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현대인들이 면역력 저하로 겪을 수 있는 대표적 질환 중 하나다. 실제 건강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국내 안면신경마비 환자 수는 10년 전 6만7159명에서 지난해 9만3053명까지 약 40%나 늘어나는 등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면역력 저하 및 스트레스로 안면신경에 염증이나 바이러스 감염이 발생하는 말초성 안면신경마비가 대부분을 차지하지만 뇌병변의 문제로 중추성 안면신경마비가 나타나기도 하는 등 원인이 매우 다양하다.최근에는 교통사고와 같은 외상 뿐만 아니라 미용∙성형수술 등의 증가로 인한 안면신경 손상의 위험성도 높아지고 있다. 특히 이렇게 외상으로 발생한 안면신경마비의 경우 특발성이나 바이러스성 안면신경마비에 비해 신경 손상률이 커 수술적 치료가 고려되는 등 예후가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가운데 외상성 안면신경마비 환자에 대한 한의통합치료 증례보고가 SCI(E)급 국제학술지에 소개돼 학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박현석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 한의사 연구팀은 하악골(아래턱뼈) 골절로 인한 외상성 안면신경마비 환자에게 추나요법, 침∙약침치료, 한약 처방 등 한의통합치료를 실시한 결과 2달 만에 정상에 가깝게 회복되는 모습을 보였다고 15일 밝혔다. 해당 증례보고 논문은 SCI(E)급 국제학술지 ‘Healthcare (IF=2.8)’ 9월호에 게재됐다. 박현석 한의사 연구팀은 지난해 11월 내원한 외상성 안면신경마비 환자를 대상으로 올해 1월까지 2개월 간 치료를 진행했다. 환자는 만 24세 남성으로 지난해 8월 추락사고를 당해 좌측 하악골 골절 후 외상성 안면신경마비가 나타났다. 한의통합치료를 시작하기 전 3개월 간 타 병원에서 통원치료를 진행했으나 호전이 없었다.환자의 증상 정도 측정에는 △HB-Grade와 △야나기하라 평가(Yanagihara grading score)가 사용됐다. 두 척도는 안면신경마비 증상 진단을 위해 가장 널리 쓰이는 지표로서, HB-Grade의 경우 총 1~5단계로 분류되며 1단계는 정상, 5단계는 완전마비 상태를 뜻한다. 이에 연구팀은 침, 약침, 뜸, 부항과 함께 안면부 추나요법(SJS 무저항요법) 및 와사해표탕 한약 처방을 실시했다. 특히 안면부 추나요법은 한의사가 틀어진 안면 근육을 교정하는 신경근육 재훈련(Neuromuscular re-education) 수기요법으로 신경과 근육 정상화에 효과적이다. 또한 연구팀은 외상성 안면신경마비에 대한 한의통합치료의 연구 동향을 파악하기 위해 관련 논문 총 25편에 대한 분석을 진행하기도 했다. 그 결과 하악골 골절로 발생한 안면신경마비에 관련된 한의치료 연구는 아직까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박현석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 한의사는 “이번 논문은 하악골 골절 외상성 안면신경마비에 대한 한의통합치료의 효과를 입증한 첫 번째 증례보고”라며 “수술적 처치 외에 외상성 안면신경마비 환자가 고려할 수 있는 대체 치료로서 한의통합치료의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고 말했다.척추관협착증은 대표적인 퇴행성 척추질환 중 하나로 좁아진 척추관이 신경을 압박해 요통, 하지방사통 등의 증상을 일으킨다. 퇴행한 척추에 뾰족한 골극이 자라나거나 주변 인대가 비정상적으로 두꺼워지면 척수와 신경이 지나가는 통로인 척추관이 좁아져 척추관협착증으로 이어진다.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척추관협착증으로 의료기관을 찾은 약 191만여명의 환자 중 약 96%가 50대 이상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환자들의 주요 연령대를 고려했을 때 수술을 통한 외과적 치료가 부담돼 ‘경막외 주사’ 등 비수술적 치료법도 많이 사용한다.뼈주사, 무통주사 등으로 불리는 경막외 주사는 척추관과 신경을 감싸고 있는 경막외 공간에 약물을 직접적으로 투여하는 치료법이다. 스테로이드 경막외 주사는 염증과 통증 등의 증상을 효과적으로 완화한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스테로이드 주사의 반복 사용에는 혈당 상승, 고혈압 등의 부작용이 보고된 만큼 우려를 표하는 환자들이 적지 않다.홍진영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 박사 연구팀은 실험연구로 한약재 천수근(학명: 하르파고피툼근)의 주성분인 하르파고사이드를 쥐의 경막외 공간에 투여한 결과 척추관협착증 치료에 탁월한 효과를 보였다고 8일 밝혔다.연구팀은 실험대상인 쥐의 척추에 실리콘을 삽입해 척추관협착증을 유도한 뒤 경막외 공간에 카테터(관)를 이식해 약물이 지속적으로 투여되도록 했다. 하르파고사이드 경막외 투여에는 ‘신바로3 약침’(천수근을 가수분해해 조제하는 약침으로 하르파고사이드로부터 분리된 하르파자이드와 시나믹산이 주성분)이 사용됐다.실험 대상은 △정상군(Sham) △척추관협착증군(LSS) △하르파고사이드 100μg/㎏ 농도 투여군(HAS-100) △하르파고사이드 200μg/㎏ 농도 투여군(HAS-200)으로 나눴고 하르파고사이드의 투여는 매주 5일씩 4주간 실시됐다.이후 염증, 통증, 신경축삭재생 및 성장 등 증상 변화, 파악을 위한 조직학적 분석을 시행했으며 BBB(Basso-Beattie-Bresnahan)검사, 사다리 발빠짐 검사, 보행 발자국 분석 등 행동학적 분석을 통해 효과를 살폈다.연구 결과, 하르파고사이드의 경막외 투여는 협착된 척수조직에서 염증을 일으키는 매개 인자 iNOS의 발현을 억제해 대식세포를 비활성화하는 등 항염 효과를 입증했다.또 몸의 말단에서 척수를 연결해 통증과 촉각을 전달하는 신경가지인 후근신경절 조직에서 TRPV1, IB4, CGRP와 같은 통증 유발 수용체도 감소시켜 척추관협착증으로 인한 통증도 완화시킨 것으로 확인됐다.이외에도 신경전달물질인 5HT의 생성을 활성화해 손상된 척수신경의 축삭성장을 도와주는 등 신경 기능의 정상화를 촉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연구팀은 다리의 움직임을 관찰하는 행동학적 평가인 BBB검사를 통해 하르파고사이드의 운동 기능 회복 효과도 확인했다.하르파고사이드 경막외 투여군은 치료 1주차부터 꾸준히 점수가 높아져 4주 차에는 평균 17점을 기록하는 등 정상군(21점)에 가까울 정도로 회복한 반면, 척추관협착증 유도군의 경우 줄곧 15점 이하의 점수를 유지했다. 이번 연구에서는 천연물 한약재를 통한 경막외 투여의 안전성도 동물실험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스테로이드 주사는 부작용 우려로 인해 1회 투여 후 수 주에서 수 개월간 경과를 지켜보는 등 용량과 횟수에 제한을 두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하르파고사이드의 경우 4주간 다회 투여 했음에도 부작용이 관찰되지 않았다. 연구진은 척추관협착증에 대한 하르파고사이드 경막외 투여가 기존 약물치료에 비해 안전하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밝혔다.홍진영 박사는 “이번 연구는 하르파고사이드 경막외 투여의 척추관협착증 치료 효능과 기전을 과학적으로 입증한 첫 번째 실험연구”라며 “신바로3약침을 경막외 치료법으로 활용하는 데 임상적 적용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2023-11-15 11:08:47
성인이 돼 운전면허증을 취득하고 처음 운전대를 잡는 이들에게 도로는 막연한 공포로 다가온다. 그러나 운전에 대한 ‘근자감(근거 없는 자신감)’이 과하게 앞선다면 잘못된 운전습관을 들이거나 사고 위험이 커질 수 있다. 도로교통공단의 휴가철 렌터카 사고 분석에 따르면 자차 보유율이 낮고 운전 경험이 적은 20대 운전자들의 교통사고율이 제일 높았다. 교통사고는 차량에 대한 이해와 올바른 운전습관만으로도 상당 부분 방지 가능하다. ‘세 살 적 버릇이 여든까지 간다’는 속담처럼 초보 시절부터 건강한 운전습관을 들인다면 사고 위험뿐만 아니라 운전 중 발생할 각종 질환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 건강하고 안전한 운전습관을 위한 4가지 팁을 박종훈 안산자생한방병원 병원장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조금 익숙해졌다고 비스듬한 자세로 한 손 운전 … ‘부정렬증후군’ 위험 높여 처음 운전을 배울 때 꼭 기억해야 하는 시간이 있다. 10시 10분과 9시 15분 방향에 맞춰 운전대를 양손으로 잡고 운전해야 한다. 하지만 운전에 익숙해지기 시작한 이후 어느 순간부터 콘솔 박스나 창문에 기댄 채 비스듬한 자세로 앉아 한 손 운전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운전에 여유가 생기는 만큼 편한 운전습관이 쌓이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급변하는 도로 상황에 기민하게 대처하기 어렵게 할 뿐 아니라 작은 흔들림에도 민감한 고속 주행 시 사고 위험이 커진다. 비스듬한 자세로 앉거나 몸을 한쪽으로 치우친 채 운전을 계속하면 신체의 좌우 균형을 흐트러뜨려 ‘부정렬증후군’의 발생 가능성을 높인다. 부정렬증후군은 근골격계 통증뿐만 아니라 소화불량과 같은 내과적 증상을 동반할 수 있으며 심한 경우에는 걸음걸이가 틀어지거나 허리디스크(요추간판탈출증), 척추측만증(척추옆굽음증), 골관절염, 만성요통 등의 원인이 된다. 운전자세는 팔을 앞으로 뻗었을 때 손목이 운전대 상단 정중앙에 닿을 정도로 엉덩이와 허리를 좌석에 최대한 밀착시키고 등받이를 100~110도 사이로 유지하는 게 좋다. 운전대를 잡은 팔은 완전히 펴는 게 아닌 약간 구부려지게끔 편안한 상태를 유지하는 게 안정적이다. 급가속, 급출발, 급감속의 ‘3급 운전’ … 목 통증 및 ‘편타성 손상’ 유발 급가속, 급출발, 급감속을 뜻하는 ‘3급 운전’이 있다. 운전면허시험에서도 감점의 원인이 되는 3급 운전은 면허 취득 후에도 초보운전자들이 많이 하는 바람직하지 않은 운전습관이다. 이런 운전은 자신과 주변 운전자들에게 큰 위험을 초래할 수 있어 긴급한 상황 외에는 지양해야 한다. 충분한 안전거리를 유지하는 습관과 액셀 및 브레이크 감을 익히는 게 우선이다. 신체의 중요한 부위 중 하나인 경추(목뼈) 건강을 위해서도 3급 운전은 피하는 게 좋다. 정지한 상태에서 갑자기 차량이 움직이거나 멈추면 목이 크게 흔들려 경추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자생한방병원에서 교통사고 환자 859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에 따르면 사고 후 통증을 호소하는 부위로 목(81%)이 가장 많았다. 특히 급정지 상황에서 목이 격하게 흔들리면 경추가 채찍처럼 앞뒤로 과신전 또는 과굴곡돼 ‘편타성 손상’이 발생할 수 있다. 편타성(鞭打性) 손상은 경추의 연골·골부조직에 미세한 손상을 입힐 수 있는데, X-레이, 자기공명영상(MRI) 등 영상검진장비를 통해 확인되지 않기도 해 치료 및 관리에 어려움이 생기기도 한다. 다른 부위로 손상이 퍼지거나 두통, 메스꺼움 등 다양한 질환으로도 악화할 수 있기에 특별한 외상이 없어도 병원에 서둘러 방문하는 게 좋다. 3급 운전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올바른 다리 위치도 중요하다. 무릎이 운전대와 닿지 않도록 좌석 위치를 조절한 뒤, 액셀과 브레이크 페달을 밟을 때 무릎이 살짝 구부려지는 정도의 거리를 유지하는 게 좋다. 방지턱 넘을 때 감속 안 하면 ’급성요통’ 올 수도 사고 발생률을 줄이는 가장 좋은 방법 중 하나는 시야를 넓히는 것이다. 운전 중에는 항상 멀리 있는 지형지물과 주변 교통상황을 파악해야 하지만 경험이 별로 없는 운전자는 방지턱과 도로의 굴곡 등 고르지 못한 노면의 상태에도 속도를 줄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경우 차체에도 무리가 갈뿐더러 엉덩이와 꼬리뼈에도 마치 엉덩방아를 찧는 듯한 충격이 전달된다. 나아가 척추와 요추 주변 근육 및 인대에 충격을 줘 요추염좌, 허리디스크 등과 같은 질환을 유발하기도 한다. 일시적인 충격으로 인한 요통은 대부분 휴식과 찜질 등 자가치료로 회복이 가능하다. 하지만 통증이 완화되지 않고 점차 심해진다면 손상 정도가 더욱 심할 수 있으니 서둘러 전문의 진료를 받는 게 현명하다. 특히 갑작스러운 충격으로 인해 척추 뼈와 뼈 사이에서 완충작용을 하는 디스크(추간판)가 손상되지 않았는지 확인이 필요하다. 강한 충격으로 일상생활이 어려워질 정도의 급성요통이 발생했다면 한방치료법 중 하나인 동작침법이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다. 환부 주요 혈자리에 자침한 상태로 한의사의 지도에 따라 신체를 능동·수동적으로 움직이는 동작침법은 통증을 즉각적으로 완화하고 척추의 기능을 빠르게 회복시켜 주는 강점이 있다. 실제로 동작침법은 통증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학술지 ‘PAIN’을 통해 진통제보다 5배 빠른 통증 완화 효과가 있다는 사실이 입증된 바 있다. 초보운전자의 첫 교통사고, 경미하다 방치하면 ‘어혈’ 및 ‘편타성 손상’ 키워 안전운전을 아무리 다짐해도 교통사고는 언제, 어디서든 누구에게나 발생할 수 있다. 만약 사고가 발생하면 부상자부터 구호하는 게 최우선이다. 이는 도로교통법(제54조)에도 규정돼 있다. 경미한 사고일지라도 피해자의 신원 및 부상 확인 등 필요한 조치를 해야 한다. 이후에는 경찰과 보험사에 사고 사실을 알리고 현장 사진과 동영상을 촬영한 뒤 안전 삼각대 설치, 차량 이동 등을 통해 2차 사고를 방지하는 게 필요하다. 하지만 이러한 절차에 익숙하지 않은 초보운전자는 정신없이 흘러가는 상황 속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겨야 할 자신의 건강 상태를 간과하는 경우가 있다. 큰 외상이 없어 치료를 제대로 받지 않는다면 부상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 특히 충격으로 인해 근골격계에 손상이 가게 되면 혈액이 정체되는 증상인 ‘어혈(瘀血)’을 비롯한 ‘편타성 손상’도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사고 즉시 의료기관을 찾아 꼼꼼한 검사와 치료를 받는 게 교통사고 후유증의 만성화를 예방하는 바람직하다. 교통사고 후유증 치료는 신체의 기능 회복과 통증 완화에 집중한다. 한의학에서는 추나요법을 중심으로 침·약침치료, 한약 처방 등 환자의 빠른 일상 복귀를 위한 통합적 치료를 진행한다. 침치료는 기혈 순환을 원활하게 해 통증을 덜어준다. 약침치료는 한약 성분을 경혈에 직접 주입해 염증과 통증을 빠르게 해소하고 신경 회복을 촉진한다. 한약은 어혈을 제거하는 데 탁월하며 사고로 발생한 심리적, 내과적 증상까지 치료한다. 박종훈 병원장은 “평소 도로교통법을 준수하며 안전운전 하는 게 사고의 위험을 줄이는 왕도”라며 “운전하다 보면 목, 허리 등 각종 근골격계 통증이 느껴지는 경우가 많은데, 항상 자세나 운전습관에 문제는 없는지 점검해보라”고 조언했다.
2023-09-07 15:26:04
허리통증에 약침치료가 물리치료보다 6배 빠르게 호전된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 박경선 원장 연구팀과 한국한의학연구원 한창현 박사팀은 약침치료와 일반적인 물리치료 간의 만성요통 치료 효과를 비교하는 실용적 무작위 대조연구를 공동으로 진행한 연구결과를 22일 소개했다. 연구 결과 약침치료가 물리치료보다 통증, 기능, 삶의 질, 만족도 측면에서 장·단기적 개선 효과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연구는 SCI(E)급 국제학술지 ‘Journal of Pain Research (IF=2.7)’에 게재됐다. 실용적 무작위 대조연구(Pragmatic Randomized Controlled Trial)는 실제 진료와 차이를 보이는 기존 임상연구의 제한점을 극복하기 위한 연구 방법으로, 각 치료군의 세부 치료 내용을 사전에 정하지 않고 환자의 상태에 따라 판단을 내린다. 이는 실제 진료 환경을 현실적으로 반영하고 치료법 간의 효과를 정확히 비교·평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연구는 2021년 4월부터 2021년 9월까지 강남, 대전, 부천, 해운대 자생한방병원에 내원한 중증 만성 요통 환자 1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이 가운데 50명은 약침치료군으로 나머지 50명은 물리치료군으로 각각 무작위 배정됐으며, 5주 동안 매주 2회씩 치료를 실시했다. 환자의 증상과 검사 소견, 호전도에 맞게 약침치료군의 경우 신바로, 황련해독, 천수근, 자하거 등의 약침이 사용됐고 물리치료군은 간섭파치료, 심층열치료, 표층열치료 등이 시행됐다. 이어 연구팀은 각 치료군의 장·단기적 효과를 평가하기 위해 치료 후 6주차, 13주차, 25주차에 걸쳐 추적관찰을 시행했고, 요통 통증숫자평가척도(NRS), 시각통증척도(VAS) 등이 평가 지표로 활용됐다. NRS(Numerical Rating Scale, 0~10)와 VAS(visual Analogue Scale, 0~100㎜) 모두 숫자가 클수록 통증이 심함을 나타낸다. 그 결과 첫 평가 시점인 6주 차에 약침치료군이 물리치료군에 비해 요통과 하지방사통의 각 지표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한 효과를 보였고 25주까지 호전세가 이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그중 1차 평가지표였던 6주차 요통 NRS에서 약침치료군은 중증에 해당하는 평균 6.42에서 경증인 2.80으로 3.6 이상 크게 개선됐지만 물리치료군은 6.30에서 4.34로 변화폭은 2 미만에 그쳤다. 요통의 VAS도 마찬가지로 약침치료군은 67.3점에서 28.0으로 감소폭이 39.3에 달했지만 물리치료군의 감소폭은 20.8로 약침보다 낮은 치료 효과를 보였다. 기타 지표인 허리 기능장애지수(ODI), 치료만족도 조사(PGIC) 등에서도 동일한 결과가 나타났다. 아울러 치료 후 삶의 질 개선 정도를 측정하는 SF-12의 신체 건강 부분(PCS) 장기적 변화량에서도 약침치료군은 치료 전 41.78이었지만 25주 차에 47.44를 기록했다. 반면 물리치료군은 치료 전 41.02에서 45.92를 기록하며 약침치료군보다 낮은 증가폭을 보였다. SF-12는 전 세계적으로 많이 쓰이는 일반적인 삶의 질 평가 척도로 8개 영역, 12개 문항으로 구성돼 점수가 높을수록 삶의 질이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또한 연구 종료 후 요통이 최소 50% 이상 감소한 환자들을 대상으로 25주간의 각 지표 누적값을 분석한 결과, 연구 기간 약침치료군이 물리치료군보다 더 빠르게 회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요통 NRS가 절반 이상 감소한 시점의 중앙값은 물리치료군의 경우 치료 후 171일 되는 시점이었지만 약침치료군은 28일 차로 관찰돼 치료 효과가 크게 앞섰다. 박경선 원장은 “이번 연구는 만성 요통에 대한 약침치료와 타 치료법 간 효과를 비교한 실용적 연구논문”이라며 “한의학 임상 현장에서 널리 쓰이고 있는 약침치료와 관련된 임상적, 정책적인 결정에 도움이 되는 뜻깊은 연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2023-08-22 20:31:21
자생한방병원과 글로벌 헬스케어 플랫폼 룰루메딕이 외국인 환자 유치 및 재외국민의 원활한 비대면 진료 환경 조성을 위해 손을 잡았다. 자생의료재단(이사장 박병모)은 지난 5일 룰루메딕(공동대표 김영웅‧우성한)과 한방 의료서비스 국제 접근성 향상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6일 밝혔다. 양 기관 대표는 서울시 강남구 소재 자생한방병원 대회의실에서 협약을 맺고 해외 환자의 적극적인 유치뿐만 아니라 국내 진료 이후 비대면 사후관리까지 지속되도록 관련 플랫폼 구축에 집중하는 내용에 협약서에 서명했다. 양 기관은 이를 위해 환자들의 개인정보를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는 의료데이터 기술 교류 및 협업에 나선다. 룰루메딕은 국내의 대표적인 글로벌 진료서비스 전문업체로서 해외환자를 비롯해 재외국민, 출장자를 대상으로 비대면 진료 및 국내 입국 시 병원 예약 연계 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있다. 자생한방병원은 세계에 한의학을 알리는 첨병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 2006년 설립된 국제진료센터는 코로나19 유행 직전인 2019년 해외 초진 환자가 2500여 명에 달하는 등 외국인 환자 유치 공로를 인정받아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지난해에는 코로나19 유행 상황 속에서도 해외 재진 환자의 비대면 사후관리에도 힘써 라이문트 로이어 국제진료센터장이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표창을 받았다. 박병모 이사장은 “양 기관의 적극적인 협력을 통해 미래 먹거리인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에서 해외환자 유치를 위한 기회가 열리길 기대한다”며 “자생한방병원은 누적된 노하우와 내부 인프라 등을 주요 동력으로 포스트 코로나 시대 한의학의 세계화를 위해 더욱 노력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자생한반병원은 지난 4일 근골격계 환자들의 수술 이후 빠른 일상 복귀를 위한 ‘척추‧관절 수술 후 재활 클리닉’을 전국 21개 자생한방병원‧자생한의원에 열고 진료에 들어갔다. 신설 재활 클리닉에서는 허리‧목디스크, 척추관협착증, 퇴행성관절염 등 질환으로 수술을 받은 후 통증이 남거나 근력이 약해져 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환자를 1대1로 전문 관리한다. “허리‧무릎 수술 후 가시지 않는 통증, 재활도 골든타임 지켜야”근골격계 수술 후 빠른 일상 도와 … 입‧통원 진료, 상태에 맞는 1대1 전문 관리 클리닉은 한의사‧의사의 협진을 기반으로 추나요법, 침‧약침, 한약, 동작침법 등 즉각적 통증 완화와 손상조직 회복에 탁월한 ‘한방통합치료’를 적극 활용할 방침이다. 한방통합치료는 척추수술 후 실패증후군 치료에 유효성을 보인다.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가 SCI(E)급 국제학술지 '임상의학저널'에 게재한 연구에 따르면, 척추수술 후 실패증후군 환자를 대상으로 한방통합치료를 실시한 결과 통증 정도를 0~10 사이 숫자로 나타낸 숫자평가척도(NRS)가 입원 당시 중등도 이상의 통증(5.77)에서 퇴원 시점에는 경증 수준(3.15)로 감소했다. 아울러 한방통합치료는 수술 부위뿐만 아니라 전신의 균형 및 근력을 개선시킴으로써 재활치료의 효과를 더욱 높이는데 도움을 준다. 구체적으로는 진단 결과를 바탕으로 절개 부위 회복을 돕는 한약을 처방해 약해진 근육과 인대를 원상태로 강화한다. 항염증 효과가 뛰어난 약침치료와 함께 통증 부위 주변 주요 혈자리에 침치료를 병행해 척추와 관절의 가동범위를 회복시킨다. 여기에 추나요법을 통해 신체 불균형을 교정함으로써 한쪽 부위에만 가해지는 압박을 분산시키고, 보행능력 향상을 위한 동작침법(MSAT)도 진행한다. 동작침법은 환자에게 침을 놓은 상태에서 한의사 주도하에 능동‧수동적으로 운동시키는 응급 침술로 진통제에 비해 약 5배 높은 통증 감소 효과가 입증된 바 있다. 도수‧운동치료, 신장분사, 재활 CPM(관절운동기구), 초음파, 레이저 등 한‧양방 협진도 이뤄진다. 척추‧관절 수술 후 재활 클리닉에서는 총 12주간 4단계 재활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수술 초기 염증‧통증을 완화하는 ‘통증 치료 단계’ △근력과 움직임을 개선하는 ‘근력 강화 및 가동범위 개선 단계’ △운동 능력을 향상시키는 ‘일상 적응 훈련 단계’ △질환 재발을 방지하는 ‘생활 관리 단계’ 등 환자 상태에 맞게 구성된 단계별 재활 프로그램은 빠른 일상으로의 복귀를 돕는다. 수술 직후 일상 복귀가 힘들거나 움직임에 제약이 있어 특별 관리가 필요한 경우 입원을 통한 집중 치료도 가능하다. 이진호 자생한방병원 병원장은 “근골격계 질환의 경우 수술이 잘 됐더라도 이후 재발이나 부작용의 위험이 있고 손실된 운동능력과 근육을 자연적으로 회복시키기 어려운 경우도 있다”며 “이번 척추‧관절 수술 후 재활 클리닉 개설을 통해 환자들이 더 빠르게 일상생활에 복귀할 수 있도록 치료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2021 주요수술 통계연보’에 따르면 한해 동안 국내에서 일반 척추수술과 슬관절치환술이 시행된 건수는 각각 20만1197건, 7만7614건에 이른다. 이는 최근 5년 사이 16.68%, 11.24%나 증가했다. 그러나 수술적 치료가 곧 일상으로의 성공적인 복귀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수술을 위해 병변 부위를 절개하는 등 몸에 큰 변화가 생긴 경우 바로 모든 신체기능이 정상화되기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후 특별한 관리 없이 안정만 취한다면 수술한 조직들이 유착돼 굳거나 근육량 감소가 동반되는 등 후유증이 나타나기도 한다. 특히 척추수술의 경우 수술 후에도 통증이 줄어들지 않는 ‘척추수술 후 실패증후군(Failed Back Surgery Syndrome)’의 비율이 적잖다. 전체 수술 환자 중 약 15%가 겪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척추수술 치료에 대해 ‘기대 이하’라고 답변한 환자의 비율이 절반에 달한다는 보고도 있다. 수술 후 적극적인 재활치료가 필요한 이유다.
2023-07-06 12:26:50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는 녹용의 엑소좀(Exosome)을 활용한 면역증강용 조성물을 국내 최초로 개발해 특허권을 취득했다고 20일 밝혔다. 엑소좀은 특정 세포가 다른 세포로 신호를 전달하기 위해 외부로 분비하는 나노 크기의 소낭성 입자를 말한다. 자생 연구소는 녹용의 생장점이 몰려 있는 분골에서 추출한 엑소좀을 이용해 조성물을 창제했다. 녹용의 최상단 부분인 분골은 녹용의 여러 부위 중에서도 세포 활동이 제일 활발한 곳으로 약재로 복용하면 혈액순환 개선 및 기력 회복에 뛰어난 효과를 보인다. 단면을 빛에 비춰봐도 틈이 거의 보이지 않을 정도로 혈액과 각종 영양성분의 밀도가 높아 녹용에서 가장 귀한 부위로 꼽힌다. 다양한 효과가 알려져 있는 것에 비해 분골에 대한 연구는 상대적으로 부족했다. 자생의 녹용 엑소좀 조성물은 면역세포의 활성화에 관여하는 인터페론 감마(IFN-γ)의 수치를 증가시켜 항암, 항바이러스 증진 효과를 내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 체내 염증 수치를 조절하는 면역 단백질인 인터루킨-10(IL-10)의 발현을 촉진해 면역 강화 효과도 입증됐다. 이 연구소 박두리 박사는 “이번 특허는 녹용 엑소좀의 면역증진 효과와 관련된 향후 연구의 신뢰도를 높인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며 “이번 특허를 중심으로 면역증강용 조성물에 대한 효능을 과학적으로 입증하는 데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연구소는 지난 3월 황정과 연자육 복합 추출 조성물을 국내 최초로 개발해 특허권을 취득했다. 황정은 백합과 식물의 뿌리줄기(근경)를 말린 것으로 자생한방병원에서 갱년기 치료를 위해 처방하는 ‘JS트로겐’에 함유된 주요 한약재 중 하나다. 수련과의 연꽃씨에 해당하는 연자육은 예부터 심신 안정을 위해 처방됐다. 황정·연자육 복합추출물은 연구결과 여성호르몬에 해당하는 에스트로겐과 유사한 효과를 발휘해 골다공증 및 질 건조증을 개선시키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 지난해 특허를 받은 황정 단독 추출물보다 에스트로겐 활성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나 부작용 없이 갱년기 증상을 치료하는 핵심 기술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소는 또 올해 3월, 국내 최초로 숙취 예방 및 치료에 도움을 주는 백리향 추출 조성물을 개발해 특허를 받았다. 꿀풀과에 속하는 관목인 백리향은 항산화 효과가 뛰어나 노화의 원인이 되는 산화 스트레스 환경을 개선하는 역할을 한다. 백리향의 주요 성분인 티몰은 항균 작용을 통해 폐 건강 강화에 도움을 준다. 백리향 추출 조성물은 알코올을 분해하는 효소인 알코올탈수소효소(Alcohol dehydrogenase, ADH)의 활성을 농도 의존적으로 증가시켰으며, 간 기능 개선 및 숙취 치료에도 효과를 발휘했다. 뿐만 아니라 급성 알코올중독을 유발한 동물 모델에 백리향 추출물을 투여한 결과 에탄올만 투여한 집단에 비해 혈중 아세트알데하이드(Acetaldehyde) 농도가 유의미하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세트알데하이드는 알코올이 분해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독성물질로 숙취의 원인이 된다.
2023-03-20 19:55:36
밭에서 나는 황금’이라고도 불리는 울금은 이름 그대로 몸에 좋은 여러 성분이 함유된 한약재다. 울금은 카레의 원료로 알려진 강황의 덩이뿌리 부분만을 골라 건조한 것으로 울금에 풍부한 커큐민 성분은 뛰어난 항산화 효과를 낸다.특히 울금은 간 보호 효능이 뛰어나 간 독성 억제 및 치료에도 활용되고 있다. 실제로 울금을 주요 성분으로 하는 한약 처방인 ‘생간환’의 간 기능 개선 효과는 과거 연구논문을 통해서도 과학적으로 입증된 바 있다. 하지만 울금이 손상된 간 세포를 어떻게 보호하고 회복시키는지에 대한 연구는 이뤄지지 않아 그동안 치료 기전의 명확한 설명이 어려웠다.이러한 상황에서 세포실험과 동물실험을 통해 울금의 간 세포 보호 효과 및 치료 기전을 규명한 연구가 새롭게 발표돼 화제를 모으고 있다.김현성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 책임연구원 연구팀은 울금이 ‘시르투인1(Sirtuin1)’과 ‘헴산화효소(Heme oxygenase-1)’의 항산화 효과를 촉진해 간 세포 보호와 간 독성 억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을 확인하고 관련 기전을 최초 규명했다고 20일 밝혔다.산화 반응은 세포와 조직에 손상을 야기하는데 시르투인1과 헴산화효소는 항산화 작용을 통해 이를 억제한다. 시르투인1은 노화를 억제하는 장수 유전자로 알려져 있으며, 헴산화효소는 간에 작용하는 주요 효소 중 하나다. 해당 논문은 SCI(E)급 국제학술지 ‘영양소(Nutrients, IF=6.706)’ 2월호에 게재됐다.먼저 연구팀은 쥐에서 분리한 간세포에 울금을 3가지 농도(100, 200, 400μg/mL)로 나눠 처리한 뒤 아세트아미노펜으로 간세포 손상을 유도했다. 아세트아미노펜은 해열진통제의 주성분으로 쓰이지만 농도가 높을 경우 간독성을 유발시키는 부작용이 있다. 이어 시르투인1과 헴산화효소가 각각 빨간색과 초록색으로 관찰되도록 형광 염색을 진행했다.그 결과 아세트아미노펜 처리 후 급격하게 발현이 감소했던 시르투인1이 울금의 농도에 비례해 증가했으며 헴산화효소의 발현도 활발해졌다. 울금이 항산화 유전자 및 효소의 발현을 활발히 유도해 손상된 간 세포의 회복력을 높인 것이다. 또한 간 수치의 변화를 확인하기 위한 동물실험도 진행됐다. 연구팀은 실험 쥐를 울금 투여군과 울금을 투여하지 않은 대조군으로 나눠 가장 대표적인 간 기능 검사 수치인 아스파테이트 아미노전이효소(Aspartate Aminotransferase, AST)와 알라닌 아미노전이효소(Alanine Aminotransferase, ALT)의 변화를 비교했다. 울금 투여군의 경우 2가지 농도(20, 100mg/kg)의 울금 추출물을 일주일간 구강 투여했다.AST와 ALT의 정상범위는 40U/L 이하로 간이 손상되면 수백 수천으로 늘어나게 되는데, 대조군에 아세트아미노펜을 처리한 결과 AST가 1633까지 증가했다. 반면 울금 투여군의 AST는 20, 100mg/kg 농도에서 각각 913, 603으로 울금의 농도가 높을수록 간 수치가 낮게 나타났다. ALT 또한 대조군은 4758까지 급증했으나 울금 투여군은 2088, 1015로 2~4배 이상 큰 차이를 보였다. 울금만 투여한 경우의 간 수치는 정상과 큰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이에 더해 간 조직 상태 변화에 대한 실험도 진행됐다. 실험 결과 아세트아미노펜을 처리한 간 조직은 간 손상과 함께 전체적인 부피가 감소하는 양상이 나타났다. 이와 달리 미리 울금을 복용한 쥐의 간 조직은 정상 간과 가깝게 간 손상이 억제됐다.김현성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이번 연구는 울금의 간 세포 보호 및 간 독성 억제 효과가 시르투인1과 헴산화효소의 발현을 통해 이뤄진다는 것을 최초로 규명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며 “나아가 한약에 대한 간 독성 오해를 해소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2023-02-20 09:36:22
임사비나 경희대 한의대 경혈학 교실 교수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 빅데이터를 이용해 침 치료가 당뇨병 환자의 심혈관 합병증에 갖는 예방효과를 규명했다고 15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한국 당뇨병 환자의 심혈관 합병증에 대한 침술의 효능: 전국적인 후향적 코호트’(Efficacy of acupuncture on cardiovascular complications in patients with diabetes mellitus in Korea: A nationwide retrospective cohort)라는 제목으로 최근 국제 학술지 ‘통합의학저널’(Journal of Integrative Medicine, IF=3.951)에 게재됐다. 당뇨병은 고혈당으로 인해 여러 혈관 합병증을 유발하는 만성질환이다. 전 세계적으로 4억2500만명이 앓고 있는 것으로 추산되며, 2045년에는 6억2900만 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더욱이 당뇨병은 망막병증, 신경병증, 심혈관 및 뇌혈관 합병증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연구팀은 ‘침 치료가 당뇨병 환자의 합병증 발생 위험을 줄인다’는 주장의 과학적 근거를 확보하기 위해 연구를 진행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국민 표본코호트(NHIS-NSC)를 활용해 2003~2006년 사이에 항당뇨병 약물을 복용하고 있는 당뇨병 환자 2만1232명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이들을 침 치료를 3번 이상 받은 그룹과 침 치료를 받지 않은 그룹으로 나눴다. 나뉜 그룹은 다시 1대1 성향 점수 매칭(Propensity Score Matching, PSM)을 진행해 그룹별로 3350명의 대상자를 도출했다. 이 중 심근경색이나 뇌졸중 또는 심혈관 원인으로 인한 사망으로 정의되는 주요 심혈관 사건(MACE)이 발생하면 관찰을 종료했다. 연구팀의 분석 결과 ‘침 치료를 받은 그룹’은 ‘침 치료를 받지 않은 그룹’에 비해 △주요 심혈관 사건 발생률 △모든 원인으로 인한 사망률이 낮았다. 2차 분석에서도 △뇌졸중 관련 사망률 △허혈성 심장질환 사망률 △순환계질환 사망률에서 모두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임사비나 교수는 “이번 연구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의 빅데이터를 이용해 다양한 질환을 원인으로 한의원 또는 한방병원에 내원해 침 치료를 받은 당뇨병 환자가 주요 심혈관 사건(MACE)을 비롯한 심혈관 합병증을 낮출 수 있음을 확인한 점에 의미가 있다”며 “그동안 국내외 우수 학술지에 무작위 배정 임상시험(Randomized Controlled Trials, RCT)이나 동물실험연구를 통해 침 치료의 당뇨병 합병증 치료 효과에 관한 연구성과가 다수 보고됐다. 하지만 그 연구 주체가 한의 전공자라는 이유로 제대로 인정받지 못했다”라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이어 “이번 연구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축적된 빅데이터를 이용했기에 연구데이터의 객관성을 부정할 수 없다”라고 강조했다. 임 교수는 “한의약(韓醫藥)은 예전부터 만성질환 관리에 강점이 있는 치료의학으로서, 이번 연구를 통해 한의학의 가장 주요한 치료법인 침 치료가 당뇨병 환자의 합병증 예방에 크게 이바지하고 있음을 확인했다”며 “추가 연구를 통해 다양한 질환에서 침 치료의 근거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2023-02-15 23:09:24
겨울철 날씨가 추워지면서 조금만 움직여도 숨이 차거나 힘들다고 느끼는 경우가 있다. 여러 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폐에 아무런 이상이 없다면 심장 문제 등을 의심할 수 있다. 심장 기능이 떨어지면 말초기관에 필요한 만큼의 혈액을 공급하지 못하게 되는데, 이를 심부전이라고 한다. 가장 주된 증상은 호흡곤란과 피로감이다. 급성 심부전의 경우 즉각적인 검사와 치료가 필요하지만, 만성화돼 증상이 계속된다면 한의학 치료를 병행해 증상 완화를 기대해볼 수 있다. 조승연 강동경희대한방병원 교수의 도움말로 심부전의 한방치료에 대해 알아본다.심부전의 주 증상은 호흡곤란과 피로감으로, 처음에는 힘든 활동을 할 때만 숨이 차지만 심해지면 가벼운 활동에도 숨이 차고, 다리가 붓는 증상도 나타날 수 있다. 식욕부진, 소화불량, 복부팽만감도 나타날 수 있다. 고혈압, 부정맥, 협심증, 판막질환 등 다양한 질환에 의해 발생한다.나이가 들면서 심부전의 원인이 되는 질환에 걸릴 가능성이 증가한다. 고령화와 성인병 증가로 심부전 환자가 급속히 늘어나고 있으며, 2025년 초고령사회에 접어들 것으로 전망되는 한국도 가파른 증가가 예상된다.이미 2010년에 초고령사회로 진입한 일본에서는 심부전 환자가 급속히 증가하고 있는 상황을 ‘심부전 팬데믹’으로 표현하고 있다. 이처럼 심부전 유병률과 사망률이 증가하고 있지만, 심부전에 대한 인지도는 아직 낮은 편이다.심부전이 급성으로 악화되고 있다면 입원해 즉각적인 검사 및 치료를 통해 사망률을 줄이는 게 필요하다. 이후 다시 악화되거나 재입원하지 않도록 지속적으로 관리해야 하는데, 한의학 치료를 병행하면 증상을 완화하고 운동 기능을 회복하는데 도움이 된다. 기존 약을 복용하면서도 숨찬 증상이 지속되거나 부종, 소변증상 등으로 불편할 경우 한의치료를 병행해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예컨대 통증치료에 사용되는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NSAIDs)의 경우 심부전을 악화시킬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이 때 침치료나 약침치료 등으로 통증 완화를 기대할 수 있다.한의치료는 심부전 환자의 증상을 완화하는 것을 1차적 목표로 한다. 침치료와 전침(電針)치료, 뜸치료, 한약치료를 중심으로 환자 상태에 따라 변증(辨證, 세분화된 진단)해 시행한다. 심장 기능과 관련된 내관혈(內關穴) 등의 경혈과 자율신경기능 불균형을 개선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족삼리(足三里) 등의 경혈을 포함, 심부전에 많이 활용되는 경혈과 각 환자 상태에 적합한 경혈을 선택해 침치료와 뜸치료를 시행한다.일부 경혈을 전침기로 저강도 전기자극해 침치료의 효과를 더 강화할 수 있다. 심부전 관련 약을 복용하고 있더라도 호흡곤란·기침 등이 지속되는 경우, 이뇨가 충분히 되지 못하거나 하지 부종이 없어지지 않는 경우, 팔다리가 냉하거나 어지러움·가슴두근거림 등의 증상이 있을 때 환자의 증상과 건강 상태에 맞는 한약처방을 추가로 복용하면 효과를 볼 수 있다. 부작용이 적다는 게 무엇보다도 장점이다.심부전 환자에 대한 한의치료의 효과는 이미 여러 임상연구를 통해 확인됐다. 2019년에 진행된 연구에서는 약물을 복용하고 있는 심부전 환자를 대상으로 침치료 또는 한약치료를 추가로 시행한 환자군과 기존 약물만 복용한 환자군을 비교한 여러 논문들을 체계적인 방법으로 모아 분석한 결과, 침치료나 한약치료를 추가로 시행한 심부전 환자에서 심박출량이 더욱 증가했고, 빨라진 심박수가 감소했으며, 보행 능력이 호전되고 심부전 관련 바이오마커(NT-proBNP, BNP)도 개선됐다.한의치료는 심부전 환자의 모든 불균형, 원인, 증후군을 고려하여 치료하는 게 장점이다. 심장 자체에만 초점을 두기보다는, 다른 장부의 기능까지 고려해 심장 기능을 개선하는 것을 지향한다. 한의치료는 ‘박출률 보존 심부전’을 관리하는데 효과적이다. 박출률은 심장이 박동할 때마다 좌심실에서 나오는 혈액의 비율로, 심장이 얼마나 혈액을 잘 공급하고 있는지를 나타낸다.박출률이 감소한 심부전의 경우 다양한 약물요법이 있어서 사망 위험을 낮출 수 있지만, 전체 심부전 환자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박출률 보존 심부전은 아직 확립된 치료제가 없는 상황으로, 최근 지침에서 이뇨제 등이 권고되고 있으며 동반 질환을 치료하는 방법으로 관리하고 있다.2018년 ‘박출률 보존 심부전’ 환자를 대상으로 한약치료를 추가로 시행한 환자군과 기존 약물치료만 유지한 환자군을 비교한 다수의 연구 논문들을 체계적인 방법으로 모아 분석한 결과, 한약치료를 추가로 시행한 박출률 보존 심부전 환자군에서 보행 능력이 더욱 호전되고 삶의 질도 개선되는 등 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령인 심부전 환자는 기력 저하로 피로, 무기력 등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이를 단순 피로로 인식하기보다는 동반 질환 및 심장 기능 저하의 특성을 고려해 적절하게 진단하고 치료해야 한다. 한의치료는 심부전 환자의 심장 기능을 개선하고 운동기능을 회복하는 데 도움이 되며, 심부전 악화 방지에 보완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조 교수는 “특히 기존 복용 약물만으로 한계가 있는 심부전 환자의 경우 개별화된 한의치료를 병행하면, 자각증상을 완화하고 심장 기능을 보존하며 삶의 질을 개선하는 데 효과를 얻을 수 있다”며 “심부전은 통합의학적으로 접근하고 관리하는 게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2023-01-06 18:11:55
토끼는 십이지 동물 중 성장과 번창, 풍요를 상징한다. 토끼는 영리하고 기민한 동물로 잘 알려져 있다. 그 특성을 빗댄 사자성어로 ‘교토삼굴(狡兎三窟)’이라는 말이 있다. ‘꾀 많은 토끼는 숨을 굴을 세 개 파놓는다’는 의미다. 이 성어는 오늘날 간신이나 교활한 사람을 일컫는 말로 변용되긴 했지만 지혜롭게 미래를 준비하면 어려운 상황을 면할 수 있다. 2023년 토끼띠 계묘년(癸卯年)에는 지혜로운 토끼처럼 미리미리 습관을 고쳐 건강한 삶을 이어나갈 수 있도록 하자. 신년을 맞아 이남우 자생한방병원 원장의 도움말로 토끼 하면 쉽게 연상되는 이미지로 건강과 습관,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관리법을 알아본다.깡충깡충 토끼처럼…’유산소 운동’으로 만성질환 극복신년에는 깡충깡충 뛰어다니는 토끼처럼 건강을 위해 걷기와 달리기, 자전거타기 등 유산소운동을 시작해보자. 특히 달리기와 걷기는 심폐 기능을 강화하고 혈액순환을 도와 만성질환을 예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미국 로렌스 버클리 국립연구소 연구팀이 규칙적으로 달리기하는 사람 3만3000여명과 걷기 운동을 하는 사람 1만5000여명을 대상으로 6년간 관찰 연구를 진행한 결과, 달리기는 고혈압 발생 위험률을 4.2%, 당뇨병은 12.1%, 심혈관질환은 4.5%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걷기운동의 경우 각각 7.2%, 12.3%, 9.3%를 낮추며 달리기보다 더욱 큰 효과를 보였다.운동의 강도와 실천시간도 중요하다.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한국인을 위한 신체활동 지침서’에 따르면 걷기 같은 중강도 운동은 일주일에 150분 이상(주 5회 30분), 달리기 등 고강도 운동은 75분 이상(주 3회, 25분)으로 각각 권고하고 있다. 이때 운동 시간을 계산해 달리기와 걷기를 병행하는 인터벌 운동을 실시하면 더 큰 효과가 더 커진다.하지만 바르지 못한 자세로 달리기·걷기 운동을 하게 되면 척추·관절에 체중이 불균형하게 쏠려 부담을 안기고 통증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따라서 운동 중 허리나 무릎 등에 지속적으로 통증이 발생한다면 즉각 운동을 중단하고 진료를 받아보도록 하자.이남우 원장은 “유산소운동은 혈액순환에 도움이 되고 체지방감소를 통한 체중관리에 효과적”이라며 “하지만 요즘처럼 쌀쌀한 날씨에 야외 운동은 근육을 수축시켜 통증을 야기할 우려가 있으므로 철저한 준비운동도 빼놓아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초식동물 토끼처럼 … ‘채식 위주 식단’으로 비만 탈출초식동물의 대표주자인 토끼는 당근을 비롯한 각종 야채들을 주식 삼아 섬유질 위주로 식사한다. 섬유질은 장 건강을 활성화시키고 체내 노폐물 배출을 촉진해 비만, 고혈압 등에 시달리는 현대인들에게 필수적이다. 신년 건강을 위해 토끼처럼 채소와 통곡물 등 섬유질 식단의 비중을 높이면 각종 만성질환 예방에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다.만병의 근원이라 불리는 비만은 고혈압과 당뇨병을 비롯해 암 등의 발생률을 높인다. 우리나라는 서구화된 식습관으로 인해 최근 비만 인구가 늘어가는 추세다. 실제로 국민건강통계에 따르면 국내 비만율은 2010년 30.9%에서 2020년 38.3%로 증가했다.비만 탈출을 위한 가장 빠른 지름길은 채식 위주의 식단을 구성하는 것이다. 채식은 체중감량에 효과적일 뿐만 아니라 혈당 수치를 낮추는 데도 좋다. 하지만 채식만 할 경우 고르지 못한 영양섭취로 인해 건강에 해로울 수 있으므로 단백질과 탄수화물 등 건강에 필수적인 영양소 섭취량도 두루 살피는 게 현명하다. 규칙적인 식사시간 준수, 과음·과식 절제 등의 습관도 건강한 한 해를 위한 좋은 건강법이다.정온동물 토끼처럼…’적정 체온관리’로 면역력 향상운동과 식단관리도 중요하지만 생활습관이 평생의 건강을 좌우한다는 점에서는 모두가 동의할 것이다. 정온동물로서의 토끼의 습성은 올바른 건강 생활습관을 돌아보는 데 도움을 준다. 바로 토끼의 길고 큰 귀를 통해서다. 토끼 귀는 뛰어난 청력보다는 체온을 일정하게 유지하기 위한 도구다. 온몸이 털로 뒤덮힌 토끼는 땀샘이 없고 열이 많아 추위를 잘 타지 않지만 더울 때는 혈액을 얇은 귀로 보내 열을 발산시켜 체온을 효과적으로 낮춘다.하지만 인체는 추위와 더위에 매우 민감한 만큼 항상 체온유지 및 관리가 필요하다. 체온이 1도 떨어질수록 면역력은 30% 가량 낮아지는 것으로 알려진 만큼 적정 체온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우리나라는 사계절이 뚜렷해 수시로 생활환경이 변하는 만큼 계절별 옷차림에 신경써야 한다. 한의학적으로 체내 한기가 머물게 될 경우 혈액이 정체되는 증상인 어혈을 야기해 원활한 신진대사를 방해한다. 이는 특히 생리불순, 자궁질환 등 여성질환의 주요 원인이 되기도 한다. 몸의 중심이 되는 복부를 항상 따뜻하게 유지하면 내부 장기의 기능과 척추건강 유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지혜로운 토끼처럼 … 빠른 두뇌회전을 위한 ‘태양혈·풍지혈 지압’ 효과적별주부전 설화에 등장하는 토끼는 용왕 앞에 끌려가도 살아남을 정도로 지혜롭고 임기응변이 탁월한 동물로 그려진다. 올해도 한층 더 똑똑해진 자신을 위해 신년 목표로 ‘공부’와 ‘자기개발’을 설정한 이들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바쁜 하루 일과만으로도 녹초가 되기 일쑤인 만큼 빠른 두뇌회전을 위한 지압법 숙지를 추천한다.먼저 태양혈(太陽穴) 지압법은 머리의 혈액순환을 촉진시키고 피로를 해소하는데 도움 된다. 태양혈은 눈과 귀 사이의 지점으로 음식을 씹을 때 따라 움직이는 부분이다. 5초간 10회 정도 지그시 눌러주자. 풍지혈(風池穴) 지압은 머리를 맑게 해 집중력을 높이는데 효과적이다. 풍지혈은 목 뒤 중앙에서 양쪽으로 1.5cm 정도 떨어져 있다. 하루 3번 10초씩 검지나 엄지로 자극해주면 좋다.
2023-01-02 20:59:02
유방암은 유방에 암세포로 이루어진 멍울 등이 발생하는 질환으로 여성에게 가장 많이 발생하는 암이다. 여성암 환자 5명 중 1명은 유방암 환자일 정도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통계에 따르면 2017년 17만4015명에 불과했던 유방암 발생자 수는 지난해 23만1231명으로 꾸준히 증가 추세다. 문제는 유방암으로 고통받는 환자들의 일상생활 복귀 부담이 크다는 점이다. 수술 및 항암치료, 내분비 치료에 수반되는 부작용으로 삶의 질이 낮아지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부작용으로는 림프부종, 관절통, 상열감, 구역, 구토 등이 있다. 한편 유방암 수술 후 통증이나 림프부종에 대한 관리법은 선택지가 많지 않은 실정이다.이에 보완대체의학(CAM)을 통해 증상을 관리하고자 하는 수요가 지속 발생하고 만족도도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미국통합암학회(Society for Integrative Oncology, SIO)에서는 최근 유방암 환자에게 CAM치료 활용이 가능하다고 진료지침을 수정한 바 있다. 지침에 따르면 침치료는 메스꺼움 및 구토, 상열감, 피로에 적용 가능한 것으로 소개된다.이러한 상황에서 최근 한방통합치료가 유방암 치료 후유증 및 삶의 질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연구가 발표됐다.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소장 하인혁) 이예슬 원장 연구팀은 침, 뜸, 한약치료 등 한방통합치료가 유방암 치료 후유증을 호전시키는 결과를 보였다고 28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보건복지부 국책사업인 한의약혁신기술개발사업의 일환으로써 진리서치 한가진 박사가 공동 1저자로 참가했고SCI(E)급 국제학술지 'Cancers(IF=6.575)'에 최근 게재됐다.연구팀은 2011년 1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의 유방암 치료 후유증에 대한 CAM 논문을 수집·분석했다. 이를 위해 국내외 논문검색 시스템을 활용해 한국 및 미국, 중국, 일본, 대만, 스위스, 이스라엘, 브라질 등의 연구논문 30편을 선별했으며 총 2005명의 유방암 환자를 대상으로 선정했다.환자들의 특성을 살펴본 결과 암치료 관련 증상으로 수술 후 통증, 관절통, 림프부종, 말초신경병증을 포함한 44가지 증상이 나타난 것으로 확인됐다. 환자들이 받은 한방치료 종류로는 침치료 및 전침치료가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이외에도 뜸, 전자뜸, 경피경혈자극요법 등이 빈번하게 활용됐다. 처방된 한약으로는 십전대보탕, 부자, 렌즈콩추출물, 익신근골환, 승마추출물, 익기양음해독탕 등이 확인됐다.이어 연구팀이 유방암 치료환자의 한방통합치료 임상연구 및 증례보고를 분석한 결과, 증상완화와 더불어 삶의 질 개선 효과가 확인됐다. 수술 후 통증환자에게 침치료를 실시한 연구 4편(100%) 모두에서 통증완화 결과를 보였다. 그중 3편(75%)에서는 삶의 질도 개선된 것으로 분석됐다. 동일한 치료를 받은 신경병증 후유증 환자 연구 5편 중 4편(80%)은 증상호전 결과를 보였다. 림프부종 후유증 환자에게 뜸·물리치료를 실시한 연구는 3편(100%) 모두 부종완화 결과를 나타냈다. 또한 한약치료의 경우에도 관절통 후유증 환자 연구 3편(100%)에서 증상이 호전된 것으로 확인됐다.뿐만 아니라 유방암 치료에 있어 한방통합치료의 부작용도 경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부작용으로는 침치료로 인한 통증이나 저림, 미세혈관통증, 멍 등 가벼운 증상이 보고됐으며, 한약도 마찬가지로 메스꺼움, 속쓰림, 약한 설사 등 경증에 그쳤다. 이외 중대 부작용은 한 건도 보고되지 않았다. 연구팀은 유방암 환자의 증상관리에 있어서 한방통합치료가 삶의 질을 개선하고 부작용도 경미한 만큼 종합적으로 안전하다고 분석했다.논문의 제 1저자인 이예슬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 원장은 “한방통합치료가 유방암 환자의 치료 후유증 개선 및 삶의 질 향상에 효과가 있고 안전하다는 것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며 “일상회복이 어려운 유방암 치료환자에게 한방통합치료가 또 다른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 말했다.
2022-11-28 09:40:04
‘한의계의 구급약’이라 불리는 우황청심원(牛黃淸心元)은 우황, 사향, 인삼 등을 비롯한 총 21종의 한약재로 구성된 처방이다. 예로부터 혈압을 조절하고 흥분성 신경물질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잘 알려졌다. 진정작용이 탁월해 긴장, 두통, 현기증을 비롯해 뇌졸중 또는 경련 등 뇌혈관 질환에 대중적으로 널리 이용된다. 주로 금박을 두른 환 형태와 액상형으로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있다. 우황청심’환’이라는 이름으로도 많이 쓰이고 있으나 한의학 정식 명칭은 우황청심원이며 중국의 우황청심환(牛黃淸心丸)과는 처방 구성과 악효가 달라 구분된다. 우황청심원의 경우 심혈관계, 중추신경계에 미치는 다양한 기초 연구들이 보고된 바 있지만, 뇌졸중 예방 효과가 과학적으로 입증된 연구는 없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황청심원의 뇌졸중 예방 효과를 실험연구를 통해 객관적으로 밝힌 논문이 발표돼 학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홍진영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소장 하인혁) 선임연구원 연구팀은 우황청심원이 신경세포 사멸을 억제하고 다양한 신경재생인자의 발현을 촉진시켜 뇌졸중 예방에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29일 밝혔다. 이는 우황청심원 관련 연구논문 가운데 최초다. 해당 연구결과는 SCI(E)급 국제학술지 ‘Antioxidants (IF=7.675)’ 7월호에 게재됐다.먼저 연구팀은 우황청심원의 뇌졸중 예방 효과를 평가하기 위해 배아일 17일차 쥐의 대뇌피질 신경세포에 우황청심원을 3가지 농도(2, 10, 50μg/mL)로 나눠 처리했다. 이어 각 세포들을 포도당이 없는 배양액과 저산소 환경에서 배양시켜 혈관이 막혀 발생하는 허혈성 뇌졸중 상태를 유도했다. 이후 신경세포를 염색해 차이를 분석한 결과 우황청심원의 농도가 높아질수록 신경세포 생존율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우황청심원의 효능에 대한 추가적인 검증을 위해 항산화효과 실험도 진행됐다. 뇌졸중으로 인한 신경의 손상은 세포사멸을 유도하는 산화스트레스와 염증을 일으킨다. 이에 연구팀은 산화질소 합성효소인 iNOS(inducible Nitric Oxide Synthase)의 발현 정도를 측정했다. 실험 결과, 우황청심원은 iNOS를 억제함으로써 산화 인자의 활성도를 낮추고 산화스트레스 환경을 개선하는 효과를 보였다.또한 연구팀은 우황청심원이 뇌졸중을 예방하는 신경재생인자들의 발현량을 증가시킨다는 점도 규명했다. 우황청심원을 처리한 대뇌피질 신경세포에 뇌졸중을 유도한 이후 세포재생 관련 유전자 중 하나인 NF200(Neurofilament200-kDa)과 신경재생에 주요한 역할을 하는 단백질 GAP-43(Growth Associated Protein-43)의 발현량이 유의하게 높아진 것으로 분석됐다.이외에도 신경세포 간 신호를 전달하는 축삭돌기의 재생량이 우황청심원의 농도에 비례해 높아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연구팀은 우황청심원이 혈관 생성과 신경세포 기능향상에 관여하는 혈관내피성장인자(Vascular Endothelial Growth Factor, VEGF)를 활성화시켜 축삭돌기의 성장을 촉진했다고 해석했다. 특히 우황청심원은 혈관보호인자인 IGF-1(Insulin-like growth factor-1)와 신경세포를 연결하는 시냅스의 핵심 구성 단백질 PSD-95의 생성도 증가시켰다. 이는 우황청심원의 신경세포 보호 및 뇌졸중 예방 효과가 종합적으로 입증됐음을 의미한다.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 홍진영 선임연구원은 “전통 한의학 처방으로 활용돼 온 우황청심원의 우수한 뇌졸중 예방 효과가 객관적으로 증명된 실험연구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뇌졸중 뿐만 아니라 각종 뇌∙심혈관계 질환 치료에도 우황청심원을 응용한 한의 치료법을 연구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2022-08-29 09:31:57
윤성우 강동경희대한방병원(병원장 정희재) 한방내과 교수·윤지현 전문수련의 팀은 메타분석연구를 통해 암 환자의 불면증에 한약 치료의 효과와 안전성을 밝혔다. 이는 국제학술지 Frontiers in Pharmacology(IF 5.81)에 게재되었다. 윤성우 교수팀은 암 환자에서 한약 치료의 불면증에 대한 효과와 안전성을 분석하기 위해 영어권 국가, 중국을 포함한 9개의 데이터베이스에서 2020년 11월까지 논문을 종합적으로 검색하여 체계적 문헌 고찰을 수행하였다. 총 952개의 논문이 검색되어 최종적으로 14개의 논문이 선정되었으며, 그중 10개의 논문 메타분석을 수행하였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한약 치료가 수면의 질, 잠복기, 수면 시간 등을 평가한 피츠버그 지수(PSQI, Pittsburgh Sleep Quality Index)에서 개선 효과가 있고(MD –2.25, 95% CI –3.46 to –1.05; p<0.001) 졸피뎀, 에스타졸람, 디아제팜 등의 수면제를 이용한 연구 8건과도 비교한 결과, 통계적으로 유의한 개선(RR 1.26, 95% CI 1.07~1.48, p = 0.005)이 있었다. 연구에서 사용된 한약 치료에는 산조인(酸棗仁)을 주약으로 한 처방이 가장 많았으며, 가미귀비탕(加味歸脾湯), 천왕보심단(天王補心丹), 고본안신탕(固本安神湯) 등이 주로 활용되었다. 이는 산조인의 유효성분이 억제성 신경전달물질인 가바 수용체(GABA receptor)에 작용하여 수면 및 진정 효과를 나타낸다고 보고된 선행 비임상 연구 결과와도 부합되는 결과이다. 불면증은 암 환자의 60%에서 나타나는 흔한 증상으로 피로, 정신건강 악화와 면역력 저하를 유발하여 삶의 질을 저하할 뿐만 아니라 암 환자의 표준 암 치료를 지연시켜 생존 기간까지 영향을 줄 수 있다. 불면증의 원인은 다양하여 임상적으로 약물치료와 비약물적 치료가 함께 이루어진다. 책임연구자인 윤 교수는 “이번 연구는 암 환자의 삶의 질을 저하할 수 있는 불면증에 대하여 한약의 효과를 평가한 첫 연구로 그 의의가 있으며, 암 환자의 불면증에 대해 한약 치료가 수면의 질 개선을 위한 안전한 치료법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실제 임상에 있어서 산조인을 주요 약재로 하는 한약인 가미귀비탕이나 천왕보심단 등을 암 환자의 불면증 치료를 위해 활용할 수 있다”라고 제언했다. 한편, 강동경희대한방병원은 한의암치료 관련 보건의료 데이터베이스 구축 협력병원으로 폐암, 유방암, 위암, 대장암 중 하나 이상의 암종을 진단받은 환자를 대상으로 한의암치료의 삶의 질과 암 증상 개선에 대한 효과 분석을 위한 관찰연구를 진행하고 있다(문의 강동경희대한방병원 한방내과 010-2302-7235, 02-440-7272).
2022-08-03 11:43:42
알레르기성 비염은 재채기, 코막힘, 맑은 콧물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 질환으로 5세 이후의 소아에서 가장 많이 발생한다. 그런데 비염으로 인해 자주 훌쩍이면 단순한 코감기로 혼동해 방치하거나, 오히려 틱장애는 아닐까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닌 경우도 있다. 하지만, 비염을 치료하면 자연스레 없어지거나 좋아지므로 정확하고 꾸준한 치료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알레르기성 비염인지 확인하려면 눈 가려움 증상 있는지 봐야비염은 일반적으로 반복되는 코감기와 혼동되는 경우가 많다. 소아는 성인보다 면역력이 약해 연평균 6~8회가량 감기에 걸리며, 2세 이하는 더 자주 감기에 걸릴 수 있다. 비염은 알레르기 비염과 비알레르기 비염으로 구분되는데, 감기로 인한 비염(감염성 비염)과 알레르기 비염을 임상적으로 구분하기는 쉽지 않다. 알레르기 비염은 항체 단백질의 하나인 IgE(Immunoglobulin E)로 인해 발생하고 눈 가려움, 눈의 충혈과 같은 추가적인 증상이 있기 때문에 눈에도 증상이 있으면 알레르기 비염을 의심해야 한다.방치하면 천식, 축농증, 수면 장애까지 발생 가능알레르기성 비염을 그냥 방치하면 아이들의 경우 천식이 동반될 수 있고 축농증이라고 불리는 부비동염이 생기거나 중이염, 인후염 등 다른 합병증이 생길 수 있다. 이로 인해 코가 막히면 자연스럽게 입으로 숨을 쉬거나 잘 때 코를 골면서 수면 장애, 두통, 집중력 저하뿐 만 아니라 성장에도 방해가 될 수 있다. 알레르기성 비염은 계절, 기상 등 이유로 반복해서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아 평소 꾸준한 관리가 중요하다. 한약 치료, 침 치료, 뜸 치료, 향기 요법과 같은 치료법 등은 큰 부작용이 없어 꾸준히 관리하기 좋다.한약·침 치료, 증상 완화 및 코 염증 감소 효과소아 비염의 한의학적 치료는 만성적이고 재발이 쉬운 질환의 특성상 대증 치료와 더불어 근본적으로 장부 기능을 강화하여 면역력을 증진하도록 한다. 소청룡탕, 형개연교탕, 보중익기탕, 통규탕, 신이산 등 한약 치료는 장기간 복용에도 부작용의 위험이 적으며 항알레르기, 항염증 효과가 있다. 실제로 해외의 메타분석 연구에 따르면, 한약이 재채기, 콧물, 코막힘 등 소아의 알레르기성 비염 증상을 개선하는 데에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다른 연구에서도 한약 치료는 기존 비염 치료제에 비해 비염 환자의 삶의 질을 높여주는 결과를 보였다.침 치료를 통해 코의 염증을 줄이고, 증상 악화를 막으며, 폐, 기관지, 코의 호흡기계를 강화하는 것도 좋은 치료 방법이다. 실제 침 치료 효과를 평가한 메타분석연구에서도 침 치료는 대조군보다 비염 증상 및 혈청 IgE 감소 효과를 보였다. 이러한 치료를 통해 온도 변화나 외부 자극에 호흡기계가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도록 비염 증상을 개선하고 빈도를 줄여나가는 치료를 진행한다.평소 관리가 중요한 질환, 적정 온도 유지하고 주기적 환기 필요소아 비염 환자의 증상 개선을 위해서는 가정에서의 관리도 중요하다. 비염이 있는 소아는 온도 변화에 민감한 경우가 많으므로, 두꺼운 옷 한 벌보다 얇은 옷을 여러 겹 입어 기온 변화에 따라 옷을 입거나 벗어 적정 온도를 유지하는 것이 좋다. 실내 온도는 약간 서늘하게 하며 자주 창을 열고 환기를 해주어 바이러스 농도를 낮추어야 한다. 이와 함께 침 치료에 자주 활용되는 합곡혈이나 영향혈을 손으로 지그시 눌러 지압을 해주는 것도 증상 개선에 도움이 된다. 소아가 외출 시 코가 자주 막히면 목 뒤 머리카락 경계 부위인 풍지혈과 목을 앞으로 숙일 때 튀어나오는 대추혈을 따뜻하게 하고 지압해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한편, 강동경희대 한방병원 한방소아청소년과는 신학기를 맞아 소아 비염 집중치료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병원을 방문하여 아이의 성장상태를 점검하며 4주간 주 1회 병원을 방문해 한약 치료와 함께 합곡혈, 영향혈 등 비염 증상을 완화시켜주는 혈자리에 침치료, 뜸 치료를 받으며 비염 증상을 개선하고 면역력 강화를 위한 치료를 진행한다. 증상이 심한 경우, 집중 치료 이후에도 1~2개월간 경과 관찰 및 지속적인 치료를 통해 비염 증상을 개선 할 수 있도록 한다.
2022-03-25 11:06: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