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지혈증 치료제인 ‘스타틴’ 계열 약물을 복용하면 천식 악화 위험이 감소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박해심·장재혁 아주대병원 알레르기내과 교수팀과 박래웅 의료정보학교실 교수·박철형 연구원 팀은 스타틴을 지속적으로 복용한 천식 환자 545명과 복용하지 않은 천식 환자 545명의 임상 데이터를 10년에 걸쳐 추적 관찰한 결과 이같이 확인됐다고 4일 밝혔다. 천식은 만성적 기도 염증이 특징적인 호흡기질환으로 발생과 경과에 다양한 기전들이 관여하는데, 최근에는 비만, 고지혈증과 같은 대사성증후군도 전신 염증반응에 의해 초래되므로 천식의 증상 조절과 예후에 영향을 준다고 알려져 있다.이와 관련, 스타틴이 천식 기도에 항염증 효과가 있다는 보고가 있지만, 장기적으로 천식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 알려져 있지 않다. 스타틴은 고지혈증 치료 및 예방을 위해 사용하는 약물로 간내 콜레스테롤 생성 억제, 혈액 속 콜레르테롤 농도 낮추기, 염증 감소 등의 효과가 있다.연구팀은 두 환자군을 대상으로 △ 천식 악화 △ 천식 관련 입원 △ 2형 당뇨병·고혈압 발병 위험도 △ 염증 지표의 변화 등을 비교분석했다.그 결과 고지혈증으로 스타틴을 지속 복용한 천식 환자군은 복용하지 않은 대조군에 비해 천식 악화의 위험은 29%, 중증 천식 악화의 위험은 43%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팀은 천식 악화는 천식 증상 악화로 인해 예정되지 않은 병원 방문을 한 경우를, 중증 천식 악화는 전신 스테로이드 투여가 필요한 경우로 정의했다.또 두 환자군에서 천식의 주요한 원인인 호산구의 변화는 뚜렷하지 않은 반면 대표적인 염증지표인 C반응단백질(CRP)과 면역글로블린E(IgE) 및 저밀도지단백 결합 콜레스테롤(LDL-C)은 유의한 차이가 있었다. 연구팀은 이러한 결과는 스타틴이 천식을 악화시키는 염증과 깊은 연관이 있는 호산구에 영향을 주지 않지만, 다른 염증조절 기전을 통해 천식의 악화를 억제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이밖에 스타틴이 2형 당뇨병을 유발한다고 알려져 있지만, 이번 연구에서 두 환자군 간 당뇨병 발생에 유의한 차이가 없어 천식치료에 대한 안전성을 확인했다고 연구팀은 밝혔다.장재혁 교수는 “서로 별개의 질환으로 여겨졌던 고지혈증과 천식 간의 연결고리를 입증했으며, 나아가 고지혈증 치료제인 스타틴이 성인 천식 환자의 악화를 예방하는 데 도움을 주는 치료법이 될 수 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이번 연구는 지난 10월 국제 학술지 ‘Journal of Allergy and Clinical Immunology-In Practice’(IF=9.4)에 ‘Real-world Effectiveness of Statin Therapy in Adult Asthma’(성인 천식 환자에서 스타틴 치료의 실제 효과)란 제목으로 게재됐다. 이번 연구는 보건복지부 연구중심병원 육성 R&D 연구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2023-12-04 14:11:33
위암의 주요 위험인자인 ‘장상피화생’이 위암으로 진행되는 현상에 관여하는 유전자 변이가 규명됐다. 장상피화생의 유전자 특성과 환자의 개별 임상 정보를 결합하면 위암 진행 고위험군을 정확히 예측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정현수 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Jimmy So, Khay Guan Yeoh 등 싱가포르국립대병원 교수, 패트릭 탄(Patrick Tan) 듀크-싱가포르국립대 의과 교수 공동 연구팀은 역대 최대 규모의 장상피화생 유전자 분석 연구결과를 국제학술지 ‘Cancer Cell’(IF=50.3) 최근호에 게재했다고 30일 밝혔다. 연구팀은 1256개의 위 조직 샘플을 유전적으로 분석해 위암으로 진행하는 장상피화생 세포의 특성을 파악하고, 이를 바탕으로 위암 진행 고위험군 선별 모델을 제시했다. 위암은 전 세계적으로 발생률 5위, 사망률 4위를 차지하는 암이다. 지속적인 염증반응으로 인해 위점막 조직이 파괴되고 장점막처럼 변형되는 장상피화생 환자는 위암 위험이 6배까지 높아진다. 그러나 이제껏 장상피화생의 발생 및 진행 기전은 알려진 바 없다. 따라서 장상피화생으로 진단받는 경우 언제, 얼마나 심각한 위암으로 진행될지 예측하기 어려워 환자와 의료진 모두 시한폭탄을 안은 불안감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공동연구팀은 장상피화생이 위암으로 진행되는 과정을 분자적으로 분석하기 위해 장상피화생 환자의 위 조직 샘플을 바탕으로 게놈 프로파일링을 실시했다. 그 결과 장상피화생 발달 및 진행과 관련된 암유발유전자(driver genes) 26개를 식별할 수 있었다. 특히 종양 관련 유전자 TP53 돌연변이는 상대적으로 흔치 않아 위암 형성 중에 발생한다는 것을 시사한 반면 줄기세포 행동조절 유전자 ‘SOX9 돌연변이’는 장상피화생 조직에서 풍부하게 관찰됐다. SOX9 돌연변이는 장내 줄기세포 클론(세포집단)의 확장을 촉진할 수 있는데, 실제로 장상피화생이 위암으로 진행됨에 따라 단계적으로 암유발유전자 돌연변이 개수가 증가하고 클론 크기는 확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단일 세포 시퀀싱 분석 결과 장상피화생 장조직 내 일부 줄기세포 계통 클론은 초기 위암 세포와 유사한 형태로 나타났다. 위암 세포의 기원을 보여주는 이 결과는 장상피화생 세포가 주변 미생물군 및 미세환경과의 상호작용에 의해 쉽게 변화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추가로 연구팀은 특이적인 장상피화생 아형을 발견했다. 이는 위 주요 부위에서 발견됐음에도 형태가 위전정부(장과 인접한 위 하부)와 유사했으며, 건강한 위에서 일반적으로 볼 수 없는 ‘구강 미생물’을 보유하고 있었다. 또 만성 염증 징후가 보였으며 종양 성장을 억제하는 ARIDIA 유전자 돌연변이가 관찰되는 등 다른 장상피화생과 구분되는 비정상적 특징이 나타났다. 나아가 연구팀은 장상피화생 환자 중 위암 진행 고위험군을 조기 식별하기 위해 게놈 프로파일링을 통해 확인한 유전적 특성(돌연변이 개수, 클론 크기 등)과 환자의 임상 변수(연령, 흡연력, 펩시노겐 지수 등)를 결합한 위암 진행 예측 모델을 개발했다. 유전자 특성 및 임상 변수 결합 모델은 임상 변수만 활용한 모델에 비해 위험군을 더욱 정확하게 식별할 수 있었다. 유전적 특성 및 임상 특성 결합 모델의 민감도 및 특이도는 각각 88.2%, 87.6%로, 임상 특성만 활용한 모델(각각 70.6%, 68.3%)보다 정확도가 유의하게 높았다. 이 같은 결과는 최고 위험군에 대한 감시나, 장상피화생이 암으로 진행하기 전 항염증제·항균제 치료로 클론을 조절할 수 있는 가능성 등 환자의 치료 결과를 개선할 수 있는 많은 기회를 제시했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정현수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유전자 프로파일링 기술이 장상피화생 환자군의 위험을 비교적 정확하게 계층화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며 “이 결과를 바탕으로 장상피화생 환자 중 위암 진행 가능성이 높은 고위험군과 저위험군을 구분하여 각각에 서로 다른 검사 및 치료 전략을 수립할 수 있을 것” 이라고 말했다.
2023-11-30 13:21:00
난치성 희귀피부질환인 천포창으로 특정 부위 만성 물집에 시달리는 환자들에게 국소 스테로이드 주사치료가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기존 전신 스테로이드 치료의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새로운 치료법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김종훈 연세대 강남세브란스병원 피부과 교수는 천포창에서 만성 물집 발생 메커니즘 및 국소치료법의 효용성을 입증해 ‘임상조사저널’(Journal of clinical investigation, IF=15.9) 최근호에 게재했다고 28일 밝혔다. 천포창은 피부와 점막에 수포를 형성하는 만성 자가면역질환이다. 정상적으로 외부 항원을 공격해야 할 항체들이 점막과 피부를 외부물질로 잘못 인식해 공격하면서 천포창의 수포를 유발한다. 전신에 나타나는 다수의 수포가 특징이며, 치료하지 않으면 사망률이 80%에 이른다. 스테로이드 또는 리툭시맙을 사용해 치료한다. 천포창 환자에게 리툭시맙, 스테로이드 등 전신 치료를 시행했음에도 불구하고, 일부 병변이 잔존하면서 만성적인 물집이 발생하는 경우가 있다. 이 경우 완전관해를 위해 전신 스테로이드 약물 치료를 장기간 지속하는데, 쿠싱증후군, 골다공증, 당뇨병, 고혈압 등의 부작용 발생 가능성이 높다. 연구팀은 만성 재발성 천포창 환자의 경우 피부 병변이 특정 부위에 고정돼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에 물집을 발생시키는 특정 구조가 피부 병변 내에 있을 것이라는 가설을 세우고, 구조에 작용하는 메커니즘을 규명하기 위한 연구를 시행했다. 더불어 국소 치료법으로도 이를 제거할 수 있는지를 확인했다. 천포창 환자에게서 치료가 되지 않는 만성 물집을 조사한 결과, 연구팀은 병변 근처에 3차 림프구 구조(TLS, Tertiary Lymphoid structure)가 존재함과 이들 구조 내에 자가 항원 특이 B세포와 CXCL13+ CD4+ T세포가 다수 존재함을 확인했다. CXCL13+ CD4+ T세포는 케모카인 중 하나인 CXCL13을 발현하는 CD4 양성 T세포를 말한다. 케모카인은 해당 케모카인 수용체를 가지고 있는 면역세포를 모으는 역할을 한다. 보조 T세포로도 불리는 CD4+ T세포는 면역세포들의 다양한 면역반응을 돕는 세포이다. TLS는 건강한 조직에서는 형성되지 않으며 만성 염증, 또는 암이 있는 곳에서만 형성돼 면역력을 발휘하는 이른바 ‘면역체 공장’이다. 자가면역질환에서의 TLS는 결과적으로 외부 항원이 아닌 정상 세포를 공격하는 셈이다. 아울러 연구팀은 18명의 환자들에게 국소 스테로이드 주사 치료를 시행한 결과, 만성 병변이 호전되는 것을 확인했다. 김 교수는 “오랫동안 낫지 않는 물집 병변으로 전신 스테로이드 치료를 받아야 했던 천포창 환자들에게 국소 스테로이드 주사 치료를 통해 질환을 완전관해시킬 수 있다는 새롭고도 간단한 치료 접근법을 제시한 연구”라며 “최근 암치료에서 면역항암제 예후에도 중요한 역할을 하는 3차 림프구 구조 형성에 관한 메커니즘을 이해함으로써, 향후 종양 내 미세환경 연구에 유용하게 활용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2023-11-28 14:31:30
아주대 의대 역노화 연구팀이 기존에 밝혀지지 않은 ‘중간노화세포’의 존재를 인체 노화과정에서 처음 확인하고, 이를 통한 노화 억제 전략을 세계 최초로 제시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결과를 11월 국제 학술지 ‘Nature Communications’(IF=16.6) 온라인판에 ‘Mid-old Cells are A Potential Target for Anti-aging Interventions in the Elderly’(중간노화세포 제어를 통한 노화 억제 전략)란 제목으로 발표했다.박태준 아주대 생화학교실 교수팀(이영경 연구교수·박순상 연구강사)과 김장희 병리학교실 교수팀(김영화 연구교수)은 노인 장기 조직에 ‘중간노화세포’란 새로운 개념의 세포가 존재한다는 것을 세계 최초로 발견했다고 27일 밝혔다.중간노화세포는 세포노화의 여러 진행 단계 중 젊은세포와 완전노화세포의 중간 단계에 있는 세포를 의미한다.연구팀은 이 중간노화세포의 축적이 노인 장기의 기능 장애에 영향을 주는 것을 처음으로 규명했고, 중간노화세포가 완전노화세포보다 노인 조직의 만성적인 염증과 장기 내 표피세포 기능 저하에 더 큰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확인했다.특히나 중간노화세포에 적절한 자극을 주면, 다시 젊은세포와 비슷한 기능으로 회복할 수 있음을 세포 및 노화된 마우스를 이용해 규명한 점이 눈에 띈다. 즉 노인들도 세포에 적절한 자극을 주었을 경우 다시 기능을 회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했다. 그동안 항노화 치료전략은 완전노화세포를 인위적으로 없애려는 시도였다. 하지만 노화 세포 제거 과정 중 오히려 염증이 유발되고, 약물 자체가 젊은세포에도 독성을 갖는 경우가 많아 실제 상용화에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반면 중간노화세포의 경우, 외부 성장인자 등에 대한 반응성이 남아 있어 젊은세포-유래인자 (Juvenile-associated secretory phenotypes, JASPs)에 지속적으로 노출 시 세포 기능이 회복 가능함을 밝혔다. 이에 연구팀은 완전노화세포를 약물 처리하여 인위적으로 제거하지 않더라도 세포의 기능을 회복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며, 건강한 세포에서 유래한 물질이 중간노화세포에 작용하기 때문에 노화세포 제거 약물에 비해 상대적으로 안전성을 갖췄다고 평가했다. 박태준 교수는 “인체노화 분야에서 이전에 밝혀지지 않았던 노인 장기의 기능 저하 원인과 그 치료 가능성에 대해 상당 부분 밝힐 수 있게 된 데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김장희 교수는 “항노화 치료전략에 있어서 ‘중간노화세포의 기능 회복’이란 새로운 항노화 치료 패러다임을 열었다”며 “항노화 분야에 또 한 번의 발전을 가져오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바이오의료기술개발사업 노화제어 원천기술개발 및 교육부 중점연구소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2023-11-27 11:45:55
김규현‧정민규‧신상준 연세암병원 종양내과 교수팀은 수술로 치료하지 못한 c-KIT 돌연변이 흑색종 환자에게 ‘스티바가정’(성분명 레고라페닙, regorafenib)을 투여했을 때 호전을 보인 환자 비율이 73.9%였다고 24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유럽암학회지’(European Journal of Cancer, IF=8.4) 최신호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2014년부터 약 8년간 연세암병원을 비롯한 국내 7개 대학병원에서 c-KIT 돌연변이 악성 흑색종 환자 중 항암 치료를 받고도 질병이 진행된 것으로 확인된 환자 23명을 대상으로 레고라페닙 투약 후 결과를 추적 관찰했다. 투약 8주차와 연구 마무리 시점(중앙값 15.2개월)으로 나눠 치료효과를 분석했다. 투약 8주차에 종양이 완전히 없어진 완전반응(CR)은 2명(8.7%), 종양의 크기가 30%이상 감소한 부분반응(PR)은 5명(21.7%)이었다. 이로써 객관적반응률(ORR)은 30.4%로 산출됐다. 약제 투여로 질환이 호전되는 비율인 질병조절률(DCR)은 73.9%로 나타났다. 연구 마무리 시점에서 질환 악화없이 생존한 무진행생존기간은 평균 7.1개월, 전체생존기간은 21.5개월로 확인됐다. c-KIT 돌연변이 악성 흑색종에 사용하는 기존 치료제인 이매티닙(노바티스 ‘글리벡필름코팅정’ ), 닐로티닙(노바티스 ‘타시그나캡슐’ )과 비교했을 때 무진행생존기간은 최대 2.5배 이상(각각 2.8~3.7개월, 3.3~6.0개월) 길었다. 전체생존기간도 이매티닙(10.7~14.0개월), 닐로티닙(11.9~18.0개월)보다 레고라페닙(21.5개월)이 더 우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악성 흑색종은 피부 표면에서 자외선을 차단하는 멜라닌을 만드는 세포에 발생하는 치명적인 암이다. 1차 치료는 종양과 그 근처를 도려내는 외과 수술이지만 수술이 불가능한 국소진행성 또는 전이성 흑색종에서는 면역관문억제제 등을 사용하게 된다. 악성 흑색종을 앓는 아시아인 5명 중 1명은 c-KIT 돌연변이에 양성 반응을 보이지만, 피부암 연구가 많이 진행된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매우 드문 돌연변이로 표준치료가 없었다. 정민규 교수는 “c-KIT 돌연변이 흑색종은 한국인을 비롯한 아시아인에게서 많이 발병하지만 신약 임상을 주도하는 서양에서는 드물어 표준 치료법이 없는 실정”이라며 “이 돌연변이를 가진 환자에게서 레고라페닙 효과를 확인한 이번 연구를 기반으로 흑색종 환자 치료 정복을 위해 더욱 연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레고라페닙은 혈관내피세포성장인자(VEGF) 저해제 표적항암제로 국내서는 전이성 직장결장암, 이전에 이매티닙과 수니티닙으로 치료 받은 적이 있는 전이성 또는 절제불가능한 국소진행성 위장관기질종양(GIST), 이전에 소라페닙(바이엘 ‘넥사바정’ )으로 치료 받은 적이 있는 간세포암의 치료제로 허가돼 있다.
2023-11-24 10:57:22
‘아가미-귀-콩팥증후군’(branchio-oto-renal syndrome, BOR증후군, Melnick-Fraser Syndrome)은 4만명 중 1명에서 발생하는 희귀질환이다. 주로 EYA1, SIX1, SIX5 등 전사인자 유전자의 상염색체 우성 돌연변이에 의해 생긴다. 전이개누공(preauricular pits), 새열누공(brachial fistula), 새열낭종(brachial cyst), 청력 소실, 콩팥 이상을 특징으로 한다. 대부분의 환자는 난청을 동반하고 있어 ‘증후군성 난청’의 대표적인 희귀질환이다. 이상연 서울대병원 임상유전체의학과·이비인후과 교수팀(제1저자 남동우 충북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윤예진 서울대병원 연구교수)은 중증 증후군성 난청 코호트를 이용하여 아가미-귀-콩팥증후군 환자의 유전형 및 임상 표현형을 제시하고 수술 결과의 유용한 예후 인자와 분자-유전학적 기전을 규명한 연구결과를 23일 발표했다.난청은 발생한 위치에 따라 전음성 난청(소리가 전달되는 경로의 문제), 감각신경성 난청(소리를 감지하는 부분의 문제), 혼합성 난청(전음성 난청과 감각신경성 난청 복합적으로 문제)으로 구분된다.난청이 있는 아가미-귀-콩팥증후군 환자의 절반 이상에서 혼합성 난청 소견을 보인다. 전음성 난청을 해결하기 위해 이비인후과에서 중이 수술을 진행하고 있지만 지금껏 아가미-귀-콩팥증후군 환자 중 중이 수술에 적절한 후보군과 이에 관련된 인자가 무엇인지 깊이 연구된 바 없었다.연구팀은 중증 증후군성 난청 코호트를 이용하여 아가미-귀-콩팥증후군 환자의 임상 표현형 및 유전형을 탐색하고, 중이 수술 결과를 정성적·정량적으로 분석하여 수술 결과의 유용한 예후 인자를 제안하고자 연구를 진행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이과학회지’(Otology&Neurotology, IF=2.1)에 게재됐다.중이 수술을 받은 한국인 아가미-귀-콩팥증후군 가계를 대상으로 전장유전체분석을 포함한 단계별 유전검사를 진행했다.분석 결과, 12명의 BOR 또는 BO 증후군 환자 중 8명(66.7%)에서 유전자가 확인됐다. 또 전장유전체분석 기반의 2종의 새로운 EYA1 구조 돌연변이가 확인되어 아가미-귀-콩팥증후군 관련 유전형 스펙트럼이 확장됐다.중이 수술을 받은 귀 중 60%(10개 중 6개)는 성공적으로 치료됐고, 40%에서는 치료되지 않았다. 성공적인 결과를 얻은 귀 모두 정상적인 전정수도관을 가지고 있었다. 반면 잘 치료가 되지 않은 귀 중 대부분에서 ‘확장된 전정수도관(EVA, enlarged vestibular aqueducts)’이 나타났다. EVA는 달팽이관 내 림프에서 뇌로 연결되는 뼈로 된 수도관인 전정수도관(vestibular aqueduct)이 일정 크기보다 비정상적으로 커지는 것으로 소리나 균형 정보가 제대로 입력되지 않아 청각장애나 균형장애가 발생할 수 있다.즉, EVA의 유무가 BOR증후군 환자의 중이 수술의 예후를 결정하는 유의한 인자로 확인됐다. EVA가 없는 환자군에서 중이 수술의 성적은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이상연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BOR증후군 환자에서 중이 수술이 항상 금기임을 제시했던 기존의 연구 결과에 반하는 것”라며 “확장된 전정수도관(EVA)을 동반하지 않는 BOR증후군 환자의 중이 기형에 입각한 맞춤형 수술을 시행하면 유의한 청력 회복 이끌 수 있음을 제시하는 연구 결과여서 의미가 크다”고 밝혔다.한편 서울대병원 임상유전체의학과·이비인후과 이상연 교수팀(제1저자 윤예진 연구교수·이소민 석사과정)은 한국인 BOR증후군 코호트를 대상으로 SIX1 유전자 돌연변이의 유전형 및 임상 표현형을 제시하고 분자-유전학적 기전을 밝히고자 추가 연구를 진행했다.그동안 BOR증후군을 유발하는 EYA1에 비해 SIX1 유전자 돌연변이의 유전형 및 임상 표현형 연구는 매우 부족했기 때문이다. 이번 연구에서는 전장유전체분석을 포함한 단계별 유전검사를 통해 3종의 새로운 돌연변이를 포함한 SIX1 돌연변이를 확인했다. SIX1 돌연변이를 가진 환자 모두에서 BOR증후군의 전형적인 진단 기준을 만족하지 못하는 ‘비증후군성 난청’ 또는 ‘비정형 BOR증후군’의 특징을 보였다.추가적으로 EYA1 유전자 돌연변이에 의한 BOR증후군 가계와 임상표현형을 비교 분석한 결과, SIX1 유전자 돌연변이에 의한 표현형은 EYA1 유전자 돌연변이에 비해 난청을 제외한 대부분의 표현형 항목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낮은 수치를 보였다.또 EYA1-SIX1-DNA 복합체 이론에 기반으로 한 구조모델링, 단백질 발현, 면역세포염색 검사, 면역침강법·DNA 결합능·전사활성도 분석 등 체계화된 기능분석을 통해 SIX1 돌연변이의 분자-유전학적 기전을 확인했다. EYA1-SIX1-DNA 복합체는 BOR증후군의 발달과 관련된 전사 및 표적 유전자를 조절한다.그 결과, 이번 연구에서 확인된 SIX1 돌연변이 모두에서 EYA1과의 복합체 형성은 정상적으로 이뤄졌으나 DNA 결합능이 유의하게 감소되거나 혹은 일부 돌연변이에서는 전사활성을 위한 핵 내로의 이동에 문제가 있음을 발견했다. 궁극적으로, 모든 돌연변이에서 전사활성도 능력은 유의하게 감소함을 확인했다.연구팀은 이번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SIX1 돌연변이의 병인 기전을 확인함으로써 SIX1 돌연변이에 의한 EYA1-SIX1-DNA 기능적 결함은 비증후군성 난청 또는 비정형 BOR증후군 질환을 유발할 수 있음을 제시했다. 이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유전형-표현형 상관성을 바탕으로 BOR증후군 환자의 유전 진단 및 원인 유전자에 입각한 환자 상담과 치료에 중요한 근거자료로 사용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EYA1-SIX1-DNA 복합체 이론에 따른 체계적인 기능분석 방법론을 제시함으로써 BOR증후군 관련 기능 연구와 희귀질환을 유발하는 전사인자 유전자 연구에 응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이번 2건의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 IF=4.6)에 게재됐다. 모두 이건희 소아암희귀질환사업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2023-11-23 18:00:29
세포로부터 분비되면서 세포의 특성을 가지는 세포외 소포(Extracellular vesicles, EV)가 치매 치료에도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나 치매 치료의 ‘게임체인저’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한평림 전 이화여대 의대 뇌인지과학부 교수팀과 엠디헬스케어(대표 김윤근) 연구팀에 따르면 최근 베타-아밀로이드에 의해 발생하는 알츠하이머병 치매 마우스모델을 대상으로 대표적인 유익균인 락토바실러스 파라카세이가 분비하는 EV를 경구로 투여하였을 때 치매 증상이 정상 수준으로 회복됨을 관찰했다고 20일 밝혔다. 이러한 효능은 EV가 신경생성(neurogenesis)을 증가시키고 아밀로이드 플라크 형성을 억제하는 동시에 신경염증을 조절해 치료효과를 나타내는 것으로, 연구팀의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 자매지인 ‘Experimental and Molecular Medicine’(impact factor: 12.2) 최신지에 소개됐다.인지기능 관련 신경세포가 조기에 사멸해 발생하는알츠하이머병은 환자의 뇌를 현미경으로 관찰했을 때, 인지기능을 담당하는 해마(hippocampus) 지역에서 아밀로이드 플라크가 다량 관찰되는 것이 특징이다. 아밀로이드 플라크는 신경세포에서 단백질 생성과정에서 아밀로이드 전구 단백질에서 잘못된 베타-아밀로이드가 과도하게 생성 및 분비돼 신경세포를 사멸시키는 원인으로서, 알츠하이머병의 핵심 병태생리다.잘못된 단백질인 베타-아밀로이드는 세포 소기관인 소포체(endoplasmic reticulum, ER)에서 단백질이 만들어질 때 산화 스트레스에 의해 단백질 접힘에 문제가 발생하여 만들어진다. 최근 연구결과에 따르면, 이러한 단백질 접힘 과정에서 세포는 방어기작(UPR: unfolded protein response)을 통해 ER 스트레스를 해소시켜 단백질 항상성을 유지한다. 이에 따라 알츠하이머병은 UPR 이상으로 발생하는 대표적인 질병으로 인식돼 왔다.알츠하이머치매의 병인과 관련해 또 다른 최근 연구로는 장내 미생물이 중요한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로, 이러한 ‘microbiota-gut-brain axis 이론’은 알츠하이머병을 포함한 퇴행성 신경질환의 병인으로 자리잡고 있다. 특히 유익한 미생물이 분비하는 EV가 인체에 흡수될 경우 기존 약물이 도달하지 못하는 ER, 미토콘드리아와 같은 세포 소기관에 작용해 세포의 증식과 생존을 증가시킨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유익한 미생물이 분비하는 EV가 난치성 질병의 새로운 치료기술(모달리티)로 부각되고 있다.이를 바탕으로 연구진은 락토바실러스 EV를 경구로 투여하였을 때, EV가 신경세포에서 sirtuin(노화억제 및 에너지대사 증진)과 MECP2(methyl CpG binding protein 2, 불필요한 유전자 억제 및 신경세포 활성화) 단백질을 통해 후성유전학적인 방법으로 신경 생성 및 베타-아밀로이드와 같은 잘못된 단백질 분해 관련 유전자 발현을 증가시켜 알츠하이머치매를 되돌리는 작용기전임을 밝혀냈다. 한평림 전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는 알츠하이머치매의 병인에 microbiota-gut-brain axis가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증명한다”며 “더불어 이들을 연결하는 메신저로서 EV의 중요성을 확인했다”고 말했다.이번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엠디헬스케어는 락토바실러스 파라카세이 EV 치료기술 (모달리티)의 상용화에 본격 착수할 계획이다.김윤근 엠디헬스케어 대표는 “이번 기술은 약리, 안전성, 생산 및 품질관리 (CMC), 환자의 편의성 등 모든 측면에서 경쟁 기술인 항체, 세포, 유전자, 생균, 엑소좀 등의 치료기술 대비 상용화 성공 가능성이 높다” 며 “특히 락토바실러스 파라카세이 EV 파이프라인은 유익한 세균이 분비하는 물질이라 매우 안전하고, 동물실험에서 알츠하이머치매에 대한 치료 효능이 매우 우수함도 이미 알려진 상태”라고 말했다.엠디헬스케어는 2022년 11월 미국화학학회가 발간하는 ‘ACS NANO’(impact factor: 18.0)가 선정한 EV(또는 엑소좀) 분야 특허 기반 전세계 기업 대상 기술력 평가에서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2020년에는 중소벤처기업부가 지원하는 혁신분야 창업패키지(BIG3)사업의 참여기업으로 선정된 바 있다.
2023-11-20 10:48:20
태어날 때부터 자궁이 없어 어머니의 자궁을 이식했지만 실패한 35세 여성에게 뇌사자의 자궁을 이식하는 수술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성공했다. 1차 실패 후 2차에서 성공한 자궁 재이식수술 성공으로는 세계에서 처음이다. 자궁이식 성공이 임신과 출산으로 이어지면 선천성 기형 등으로 자궁에 문제가 생겨 불임으로 고통받는 여성들에게는 희망이 될 전망이다. 삼성서울병원은 다학제 자궁이식팀이 대한이식학회에 제출한 논문을 통해 이같은 사실을 17일 공개했다. 이식팀은 지난 1월 마이어-로키탄스키-퀴스터-하우저(Mayer-Rokitansky-Küster-Hauser, MRKH)증후군을 가진 35세 여성 A씨)에게 44세 뇌사자의 자궁을 이식했다.MRKH증후군은 선천적으로 자궁과 질이 없거나 발달하지 않는 질환을 말한다. 여성 5000명당 1명꼴로 발병하는 것으로 학계는 추산한다. 대개 청소년기에 생리가 시작되지 않아 찾은 병원에서 우연히 발견하는 경우가 많다. 난소 기능은 정상적이어서 호르몬 등의 영향이 없고, 배란도 가능하다. 이론적으로 자궁을 이식 받으면 임신과 출산도 가능하다.A씨는 이식 후 29일 만에 ‘생애 최초’로 월경을 경험했다고 한다. 자궁이 환자 몸에 안착했다는 신호다. 첫 월경 이후 환자는 규칙적인 생리주기를 유지 중이다. 이식 후 2·4·6주, 4개월, 6개월째 조직검사에서 거부반응 징후도 나타나지 않아 이식한 자궁이 환자 몸에 완전히 자리잡은 것으로 평가됐다.A씨는 지난해 7월 국내에서 처음으로 삼성서울병원에서 자궁이식을 시도했다. 보건복지부의 승인을 받고 어머니의 자궁을 생체이식했다. 하지만 이식된 자궁에서 동맥과 정맥의 혈류가 원활하지 않아 2주 만에 자궁을 제거했다. 첫 이식에 실패한 지 6개월 여 만인 지난 1월 까다로운 조건을 충족하는 뇌사 기증자가 나타나 뇌사자 자궁이식에 성공했다.자궁이식은 기증자로부터 자궁을 적출할 때 자궁과 연결된 혈관의 손상을 최소화해야 하고 수혜자의 난소와 생식선 등에 연결하는 정교한 작업이 필요한 고난도 수술이다. 자궁이식팀을 이끈 박재범 삼성서울병원 이식외과 교수는 이날 대한이식학회 추계 국제학술대회(Asian Transplantation Week 2023)에서 자궁이식 성공 소식을 정리해 발표했다.A씨는 결혼 이후 임신을 결심하고 2021년 삼성서울병원의 문을 두드렸다. 2019년부터 자궁이식을 준비한 병원의 다학제 자궁이식팀이 이듬해 정식으로 팀을 꾸리고, 관련 임상연구를 시작한 지 1년 정도 될 때였다. 환자의 강한 의지로 자궁이식팀 역시 속도를 냈다.국내 첫 사례인 만큼 자궁이식팀은 법적 자문과 보건복지부 검토를 받았고, 기관생명윤리위원회(IRB) 심사까지 모두 마쳐 절차적 정당성을 갖춘 뒤 신중히 접근했다. 각자 전문 분야별로 해외에서 발표된 논문과 사례를 조사하며 이론적 배경은 물론 실제 이식수술, 이식장기의 생존 전략, 임신과 출산까지 모든 과정을 준비하고 계획했다.그러나 첫 걸음부터 어려운 길이었다. 우리나라 의료보험 체계에서 새로운 수술의 시도는 ‘임상연구’라는 형태를 취할 수밖에 없다. 막대한 재원을 마련하는 것부터 쉽지 않았다. 이때 자궁이식을 통해 새 생명을 품으려는 환자의 모성과 의료의 영역을 확장하고 발전시키고자 하는 의료진의 열정에 공감한 뜻있는 후원자들이 기부에 나섰다.이미 여러 차례 의료 연구에 기부를 했던 개인과 재단 기부자를 비롯해 tvN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슬의생) 제작진 등 여러 후원자들이 연구비 기부에 참여했다. 슬의생 제작진의 기부는 극중 채송화 교수의 롤모델이자 제작 자문을 맡았었던 자궁이식팀의 오수영 산부인과 교수와의 인연이 계기가 됐다고 한다.현재 A씨는 본인의 난자와 남편의 정자로 수정한 배아로 '시험관아기' 시술을 통한 임신을 시도 중이다.자궁이식팀의 이동윤·김성은 산부인과 교수는 이식수술에 앞서 미리 채취한 환자의 난자와 남편의 정자로 수정한 배아의 착상을 이식한 자궁에서 유도하고 있는 상황이다. 임신 이후 무사히 건강한 아이를 출산할 수 있도록 제반 사항을 점검하고 있다.삼성서울병원은 2020년 세계에서 세 번째, 국내에서 처음으로 면역관용 유도 신장이식을 받은 환자의 임신과 출산에 성공하는 등 장기이식 환자의 출산 경험이 풍부하다.박 교수는 “자궁이식은 국내 첫 사례이다 보니 모든 과정을 환자와 함께 ‘새로운 길’을 만들어간다는 심정으로 신중에 신중을 거듭했다”며 “첫 실패의 과정은 참담했지만, 환자와 함께 좌절하지 않고 극복해 무사히 자궁이 안착돼 환자가 그토록 바라는 아기를 맞이할 첫 걸음을 내딛을 수 있어 다행”이라고 말했다.이유영 산부인과 교수는 “환자와 의료진뿐 아니라 연구에 아낌없이 지원해준 후원자들까지 많은 분들이 도와주신 덕분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면서 “어려운 선택을 한 환자와 이를 응원한 많은 사람들의 노력이 헛되지 않도록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자궁이식은 2000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세계 최초로 시도됐다. 당시 환자는 이식 100일 만에 거부반응으로 이식한 자궁을 떼어 내 안착에는 실패한 것으로 보고됐다. 이후 2014년 스웨덴에서 자궁이식에 이어 출산까지 성공하면서 주목받았다.현재 의학적 근거가 쌓이면서 이식 성공 사례도 점차 늘고 있다. 미국 베일러 대학병원(Baylor University Medical Center)이 2021년 발표한 논문을 보면 2016년부터 2019년 사이 이 병원에서만 20명에게 자궁이식이 시도돼 14명이 이식에 성공했고, 이 중 11명(79%)이 출산까지 마친 것으로 보고됐다.자궁이식 사례는 지난 9월 미국에서 개최된 국제 자궁이식학회에서 삼성서울병원 성공 사례를 포함해 총 109건에 이르는 것으로 발표됐다. 세계적으로 자궁 재이식 시도는 삼성서울병원의 사례가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삼성서울병원은 이번 성공을 발판 삼아 또 다른 환자의 자궁이식을 준비 중이다. 국내에서 자궁이식 성공 경험이 계속 쌓이면 MRKH 환자 등 선천적 기형 등에 따른 자궁 문제로 불임을 겪는 환자들에게 희망을 안겨줄 것으로 보인다.
2023-11-17 15:28:25
초음파 내시경 검사만으로 유의미한 췌장암 조직 표본을 얻기 위해서는 미세 바늘의 굵기가 중요한 인자라는 것이 처음으로 밝혀졌다. 굵은 바늘을 사용해 표본을 채취할 때 더 많은 DNA를 얻을 수 있었으며, 이에 따라 차세대염기서열분석(NGS) 검사 성공률도 높았다. 박재근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소화기내과 교수·이광혁 성균관대 삼성서울병원 소화기내과 교수팀은 ‘췌장 선암의 성공적인 차세대염기서열분석을 위한 초음파 내시경 유도하 조직 획득 인자’(Factors of Endoscopic Ultrasound-Guided Tissue Acquisition for Successful Next-Generation Sequencing in Pancreatic Ductal Adenocarcinoma) 논문을 2020년 대한소화기학회의 SCIE급 국제학술지 ‘거트 앤 리버’(Gut and Liver)에 게재했다.이 연구는 한국뿐만 아니라 일본, 유럽 등의 췌장암 관련 연구논문에 인용되며 타당성을 입증 받아 지난 2일 열린 대한소화기학회의 ‘2023 거트 앤 리버 발전 세미나’에서 다빈도 피인용 논문 저자 공로장을 수상했다. 이 공로장은 2020년부터 2021년까지 2년간 발간된 논문 중 인용 횟수가 높은 논문 저자에게 수여되는데 국내외에서 인용한 건수는 23건(국내 3건, 국외 20건)에 달했다.췌장 선암은 췌장암 중 가장 흔한 암종으로, 5년 생존율이 15.2%에 불과하다. 암이 상당히 진행될 때까지 별 증상이 없어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대한췌담도학회에 따르면 국내 췌장암 환자의 약 80%가 수술이 불가능한 3~4기에 암을 진단받는다.이런 경우 표적항암제 등 화학요법이 필요하다. 효과적인 화학요법을 찾기 위해 초음파 내시경으로 암 조직을 떼어내고 차세대염기서열분석(NGS) 검사를 시행한다. 검사 결과에 따라 어떤 항암제로 환자의 암을 치료할 수 있는지 결정한다. 이때 NGS 검사에 성공할 수 있는 유의미한 암 조직을 떼어내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초음파 내시경으로 떼어낸 췌장암 조직 표본은 NGS 검사에 실패하는 경우가 많았다.이에 공동 연구팀은 초음파 내시경 시 NGS 검사에 적합한 암 조직 표본을 채취할 수 있도록 하는 인자를 밝히고자 연구를 진행했다.연구팀은 기존에 초음파내시경으로 채취한 췌장암 조직 표본 190개를 확보하고 △환자 연령 △성별 △종양의 위치 및 크기 △표본을 채취한 바늘 굵기 및 종류△통과 횟수 등 표본의 특성을 조사하고, 맞춤형 암 패널(CancerSCANTM)을 활용해 NGS 검사를 시행했다. 190개 중 109개(57.4%) 표본이 검사에 성공했다. 연구팀은 NGS 검사 성공 여부에 따라 표본을 성공군과 실패군으로 나누고, 특성에 따라 NGS 검사 성공 여부가 달라지는지 확인했다. 그 결과 NGS 검사 성공군의 DNA 양이 유의미하게 높았으며, 25게이지 바늘을 사용할 때보다 19 또는 22게이지 바늘로 표본을 채취할 때 더 많은 DNA를 얻을 수 있었다. 게이지(Gauge)는 주삿바늘의 굵기를 나타내며 수치가 낮을수록 두껍다.총 190개의 표본 중 19 혹은 22게이지 바늘을 사용해 채취된 표본은 133개이다. 그중 84개(63.2%)의 표본은 NGS 검사에 성공했다. 반면 25게이지 바늘을 사용해 채취된 표본 49개 중 NGS 검사에 성공한 건 19개(38.8%)다.이전까지 대부분의 췌장암 연구에서는 표적치료를 위해 NGS 검사를 시행할 때 수술 표본을 사용했다. 이에 수술이 어려운 환자가 많은 췌장암의 경우 적절한 조직 표본이 부족해 표적 치료법 발견이 늦어지곤 했다. 하지만 이번 연구에서 수술이 아닌 초음파내시경만으로 NGS검사에 적합한 췌장암 조직 표본을 얻는 조건을 밝혀내며, 수술을 할 수 없는 환자도 개개인에 맞는 표적 치료를 찾을 수 있게 됐다. 이번 연구 성과로 췌장암 분야에서 표적치료법 등 정밀의학 연구를 위한 발판이 마련됐다. 박재근 교수는 “이번 연구로 수술이 어려운 췌장암 환자도 NGS 검사를 통해 자신에게 맞는 표적치료법을 찾을 수 있게 되길 희망한다”며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효과적인 췌장암 치료에 관한 연구가 더욱 활성화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2023-11-17 14:51:22
인종·병기·간질환 유무와 관계없이 간암을 간편하고 효과적으로 진단할 수 있는 방법이 마련됐다. 유수종·조은주 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및 김영준 연세대 의대 생화학교실 교수팀(김시초·김다원 연구원)은 간암에서만 나타나는 DNA 메틸화 바이오마커 2ㅏ지를 발굴하고, 이를 바탕으로 정량 분석하는 검사법을 설계해 혈액 샘플 726개를 바탕으로 검사의 정확도를 확인했다고 17일 발표했다.이에 따라 혈액검사만으로 간암을 조기에 진단 또는 간암 진행상황을 간편하게 모니터링할 수 있는 방법이 마련됐다.전체 암종에서 국내 7번째로 많이 발생하는 간암은 환자 10명 중 6명이 5년 이내 사망할 만큼 예후가 나쁘다. 예방 및 모니터링을 위해 간경변, 간염바이러스 등 위험인자를 보유한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주기적인 감시검사(모니터링)가 이뤄지고 있다.그러나 기존 감시검사는 고위험군이 보유한 다양한 간질환과 실제 간암을 정확히 구별하기 어렵다. 게다가 간암은 발병 원인이 다양하고 인종마다 양상이 달라 기존 감시검사 방법으로는 간암 발생 여부를 빠르게 파악하기 어렵다는 문제도 있다.연구팀은 다양한 간암 환자를 비롯해 간암 고위험군에게도 적용할 수 있는 효과적인 감시검사 방법을 찾기 위해 간암에서 특이적으로 나타나는 ‘DNA 메틸화 마커’에 주목했다.DNA 메틸화는 유전자 발현을 조절하는 후성유전학 현상의 일종으로, 암세포의 영향으로 특정 염기서열에 DNA 메틸화가 일어나면 이를 바이오마커로 삼아 암을 진단하는 데 활용한다. 연구팀은 다양한 인종·병기로 구성된 간암 환자 코호트를 분석한 결과, 2가지 DNA(RNF135, LDHB)의 메틸화 수준이 특이적으로 높은 것을 확인했다. 이에 이들 DNA의 메틸화 수준을 점수화하는 검사 방법을 설계했다. 소량의 유전자만으로 신속하게 질환 여부를 진단할 수 있는 PCR 기법을 활용해 편의를 높였다.이 검사법을 활용해 일반인 202명, 간암 위험군 211명, 초기 간암환자 170명, 말기 간암환자 143명으로 구성된 총 726개의 혈액 샘플을 분석한 결과, 57%의 민감도로 간암 양성을 판별해냈다. 이는 혈중 알파태아단백(α-fetoprotein. AFP) 농도를 측정하는 기존 혈액검사의 민감도(45%)보다 높았다.나아가 혈액검사에서 메틸화 수준과 알파태아단백 농도를 함께 분석한 결과, 10명 중 7명꼴로 간암 양성을 정확히 진단할 수 있었다.연구팀은 DNA 메틸화 마커에 기반한 간암 진단 방법이 기존 감시검사의 임상 정확도를 보완할 뿐 아니라, 인종과 병기마다 다양한 양상을 보이는 간암 진단에 보편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유용한 기법이라고 강조했다.특히 연구팀의 검사 방법은 간암 진행에 따라 간암 관련 DNA의 양 변화를 정량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장점을 가졌다. 이로써 간암 성장 상태를 모니터링하고, 환자마다 효과적인 치료법을 선택하는 데 유리하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유수종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간암 고위험군에서 간암 발생 여부를 간편하게 모니터링 할 수 있는 기술적 기반을 마련할 수 있어 뜻깊다”고 밝혔다.김영준 교수는 “후속 연구를 통해 환자의 임상 데이터 및 혈액 내 메틸화 마커의 미세한 양 변화 등을 고려한 AI 기반 간암 발생 위험도 예측 모델을 도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았으며 국제학술지 ‘BMC 분자암’(BMC Molecular Cancer, IF=5.74) 최근호에 게재됐다.
2023-11-17 12:12:42
강다영 경희대병원 산부인과 전공의(2년차)가 11월 10일 개최된 제109차 대한산부인과학회 학술대회에서 ‘모체태아의학부분 최우수 구연상’을 수상했다. 강다영 전공의는 태반에서 태아, 신생아로의 마이크로바이옴 변화(Dynamics of microbiome composition from placenta to fetus and neonate)를 주제로 경희대병원 산부인과 이영주, 소아청소년과 최용성 교수팀의 연구내용을 구연 발표했다. 강다영 전공의는 “큰 상을 받을 수 있도록 많은 가르침과 훌륭한 연구를 진행해주신 이영주, 최용성 교수님께 감사의 뜻을 전하고 싶다”며 “학업과 연구에 매진해 태아의 장 마이크로바이옴이 생애주기의 건강까지 연관 있음을 밝히는데 기여하고 싶다”고 수상소감을 밝혔다. 정미향 가톨릭대 심뇌혈관병원 순환기내과 교수가 최근 서울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Hypertension Seoul 2023 및 대한고혈압학회(Korean Society of Hypertension) 추계학술대회’에서 대한고혈압학회 국제학술지 ‘Clinical Hypertension’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공로상을 수상했다.정 교수는 학술적 가치가 높은 우수한 연구 결과를 미국심장협회지(Journal of the American Heart Association, JAHA), 대한신장학회지(Kidney Research and Clinical Practice) 등을 비롯한 국제학술지에 발표함으로써 학회지 인용지수가 가장 높은 업적을 인정받아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정 교수는 대한고혈압학회 임상연구자상, 베스트 E-포스터상, 제4회 아시아태평양 심장대사증후군 국제학술대회 젊은 연구자상 등을 다수 수상했으며, 대한심초음파학회(학술위원, 교육위원, JCVI 편집위원), 대한심부전학회(기획위원, 홍보위원, 정책위원), 대한고혈압학회(학술위원, 홍보위원, 정책위원),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조사 이상지질혈증분과 자문위원 등으로 활발히 활동 중이다.정 교수는 “고혈압은 심뇌혈관 질환의 대표적인 원인 질환으로 꾸준한 연구 활동 및 교육 활동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구본혁 강동경희대한방병원 한방침구과 교수가 지난 11월 11일 개최된 대한침구의학회 50주년 기념 학술대상에서 신진 우수연구자 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했다.이번 학술대회는 1973년 설립된 대한침구의학회의 50주년을 기념하고, 국내 한의학 분야의 연구와 학술 활동을 제고하기 위해 ‘대한침구의학회 50주년 기념 학술대상’을 제정했다.신진 우수연구자 부문은 차세대 연구자를 대상으로 최근 5년간 연구 실적을 바탕으로 수상자를 선정했다. 구본혁 교수는 SCIE 국제학술지 논문 32편 및 KCI 국내 학술지 11편의 논문에 참여한 뛰어난 연구 실적을 바탕으로 최우수 연구자로 선정됐다.대표적 연구로 요추 추간판 탈출증의 매선침 치료에 대한 무작위 대조 임상 연구, 안면신경마비 후유증의 매선침 치료 효과에 대한 관찰연구, 통풍성 관절염 동물모델에 대한 봉약침의 항염증 효과에 대한 실험연구 등의 연구 결과를 논문으로 발표하여, 침구학 분야에서 폭넓은 연구 성과를 도출했다.구본혁 교수는 “봉약침, 매선침 등 다양한 침구 치료를 받는 환자들이 한의학적 치료에 대해서 더 신뢰하고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과학적인 근거를 쌓아나가고 있다”며 “젊은 연구자에게 수여되는 신진 우수연구자로 선정된 만큼 앞으로 더 많은 연구 성과를 내도록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이형래 의정부 을지대병원 정형외과 교수가 ‘2023 대한척추외과학회 경추연구학회 학술대회’에서 최고의 논문상(Best Cervical Paper Award) 금상을 수상했다.의정부 을지대병원은 최근 포항에서 개최된 학술대회에서 이형래 교수가 논문 ‘Predictable Factors for Aggravation of Cervical Alignment after Posterior Cervical Foraminotomy’로 금상을 수상했다고 16일 밝혔다.해당 논문은 목디스크 환자에서 감압술 후의 결과에 대한 내용으로, 약물과 같은 보존적 치료에 반응이 없는 환자들을 대상으로 시행한 후방 접근법에 관한 연구다.이 수술은 목 뒤쪽 작은 절개를 통해 목디스크 뒤쪽에 있는 관절의 뼈를 일부 제거해 신경근이 뒤로 피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감압술의 방법이다.이형래 교수는 “최근 목디스크 환자에서 내시경 기구를 이용하면 0.5cm가량만 절개를 하는 수술을 시행해 목의 후방 근육에 손상이 거의 없고, 수술 후 목 통증도 거의 없어 일상생활에 빠르게 복귀할 수 있게 됐다”며 “이는 신경근이 뒤쪽으로 피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주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또한 “이 수술법을 통해 일반적으로 3일 이내 퇴원할 수 있고 술기 이후 즉각적인 통증의 호전을 확인할 수 있다. 내시경을 통해 병변 부위를 확대해서 보기때문에 현미경 수술처럼 더 정교하다”고 설명했다.
2023-11-17 11:20:12
가톨릭대 전영우 여의도성모병원 림프종센터 혈액내과 교수와 조석구 서울성모병원 혈액내과 교수팀이 동종조혈모세포이식(골수이식) 후 발생하는 급성 및 만성 이식편대숙주질환의 새로운 치료방향을 제시했다. 동종조혈모세포이식은 백혈병이나 림프종과 같은 악성 혈액질환을 치료하는 대표적인 방법으로, 이식편대숙주질환(GVHD)은 동종조혈모세포 이식을 받은 환자에게 자주 발생하는 이식 후 주요 합병증이다. GVHD는 이식받은 면역세포가 환자의 몸을 공격하는 것으로, 급성이나 만성으로 나타난다. 숙주질환으로 이환됐을 때 삶의 질이 저하되거나, 심하면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연구팀은 BAFF(B-cell activating factor) 단백질이 이식편대숙주질환 발생과 진행에 관여한다는 것을 밝혔다. BAFF는 B세포라는 면역세포의 활성화와 생존에 도움을 주는 단백질이다. B세포는 감염과 질병으로부터 보호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연구팀은 급성 및 만성 이식편대숙주질환의 경우 BAFF가 과도하게 발현되면서 B세포가 과활성화되고, 이로 인해 이식받은 면역세포가 환자의 몸을 공격하는 기전을 확인했다.이에 BAFF 억제제를 사용한 결과, 이식편대숙주질환을 유발하는 T세포와 B세포의 균형이 회복되고 급성 및 만성 이식편대숙주질환 증상이 완화되는 것을 확인했다. 또 만성보다는 급성 이식편대숙주질환 환자들의 혈액에서 BAFF 수준이 높았으며, BAFF 억제제 투여 시 이식편대숙주질환이 해소된 것을 확인했다. 전영우 교수(제1저자)는 “이번 연구는 이식편대숙주질환의 예방과 치료에서 BAFF 차단이 키포인트(key point)임을 입증한 것으로, 향후 추가적인 치료 대한 기전을 제시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이번 연구는 혈액 및 면역학 분야 권위지인 ‘프론티어스인이뮤놀로지’(Frontiers in Immunology, IF=7.3) 2022년 12월호에 게재됐다.
2023-11-14 11:09:51
연세대 강남세브란스병원이 최근 침샘 내시경 시술 1200례를 달성하고 지난 7일 기념 행사를 가졌다.임재열·박영민 강남세브란스병원 이비인후과 교수팀은 2017년 3월 침샘 내시경 클리닉을 개소하고, 침샘 질환의 진단과 치료에 내시경 시술을 적극적으로 적용해왔다. 이후 매년 200례 이상의 침샘 내시경 시술이 시행되었고, 2023년 누적 1200례를 기록했다. 국내 단일의료기관 기준 최다 기록이다.침샘 내시경 시술은 지름이 1.3mm 정도인 미세 내시경을 침샘에 삽입해, 직접 내부를 보며 진단·치료하는 방법이다. 타석증과 침샘관 협착 등과 같은 다양한 침샘 질환 치료에 사용된다. 특히 침샘에 석회화 물질이 생기는 타석증의 경우, 침샘을 보존하면서 구강 내로 타석만 제거할 수 있어 회복 속도가 빠르고 기능 보존율이 높다. 침샘관 협착은 보존적 치료로 증상이 개선되지 않는 경우 침샘내시경을 이용한 침샘관 성형술이 유일한 치료법으로 알려져 있다.임재열 이비인후과 교수는 “침샘 제거 수술을 권유받고 수술을 꺼리던 환자들뿐만 아니라 치료가 잘 되지 않거나 여러 다른 시술 후에도 증상이 지속되어 침샘 내시경 시술을 위해 찾아오는 사례가 매년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이어 “과거에는 피부 절개를 통한 침샘 제거 수술이 불가피했지만, 현재는 생명의 중요한 요소인 침샘의 특성에 대한 고려와 침샘 내시경술의 발전으로 인해 침샘 기능 회복과 환자 만족도에서 좋은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조주영 차의과학대 강남차병원 소화기병센터 교수팀(김성환·이아영)은 식도무이완증을 내시경으로 치료하는 '포엠(POEM, Per-Oral Endoscopic Esophagomyotomy)' 시술을 12년간 420건 이상 시행하며 안정성을 확인했다고 9일 밝혔다. 이는 국내에서 최장 기간, 최다 시술에 해당한다.식도무이완증은 음식을 삼킬 때 정상적인 식도 운동이 일어나지 않아 음식물이 식도에 고이면서 가슴 답답함을 유발하는 질환으로, 10만명당 1명에서 발생한다. 약물치료, 보톡스주입법, 내시경 풍선확장술, 외과적인 시술 치료를 하고 있지만 약물치료는 효과가 떨어지고, 보톡스주입법은 치료효과가 일시적이다.내시경 풍선확장술도 재발이 잦고 완치를 기대하기는 힘들다. 외과적 시술이 유일하게 완치를 기대할 수 있는 치료법이지만 시술 합병증, 역류성식도염, 체외 흉터 등이 단점으로 지적돼 왔다.식도무이완증의 최신 치료법인 ‘포엠(POEM)’은 내시경을 이용해 1~2시간 시술로 식도의 근육을 선택적으로 절개하기 때문에 흉터 등 외과적 상처가 남지 않는다. 입원과 회복기간이 짧고 역류성식도염과 같은 부작용이 적으며 다른 외과적 치료와 달리 완치를 기대할 수 있다. 치료 성적도 탁월해 세계적인 학술지에 포엠 시술의 연구결과가 많이 소개되는 등 외국에서는 보편화된 시술이다.포엠시술은 시술자가 배우는 데 오랜 시간이 필요할 만큼 시술이 어렵다. 시술과 관련된 합병증의 우려도 있다. 이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여러 상황에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매우 숙련된 시술자가 진행해야 한다. 따라서 이를 시행할 수 있는 병원은 국내에 많지 않다.조주영 교수팀이 12년간 시행해온 420건 이상의 시술에서 다시 포엠시술을 시행해야 하는 재발 케이스와 포엠시술 후 보톡스나 풍선확장술과 같이 간단한 추가적인 시술이 필요했던 경우는 각각 1.9%에 불과했다. 이는 해외 연구의 9.8%보다 현저히 낮은 수치로, 시술에 대한 높은 완성도와 만족도를 의미한다.조 교수는 “식도무이완증이 장기화되거나 질병의 경과가 좋지 않아 치료가 매우 어려운 케이스도 포엠시술로 치료하며 안정성을 입증했고, 오랜 기간 많은 케이스를 경험하며 내시경적 치료의 효과도 증명했다”고 말했다.
2023-11-09 14:04:59
이승률 차의과학대 분당차병원 심장내과 교수는 급성관상동맥증후군으로 중재술을 받은 환자에서 저용량 콜히친 병합 단일 항혈소판제 치료법이 기존 치료보다 효과적인 것을 제안하는 연구 논문을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JACC Cardiovascular Interventions’(IF=11.2) 최근호에 게재됐다. 관상동맥중재술은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좁아지거나 막혔을 때 좁아진 혈관을 넓히는 치료법으로, 급성 관상동맥증후군 환자에서 많이 시행되고 있다. 그러나 관상동맥중재술 시 주로 사용되는 스텐트는 삽입 후 반드시 이중 항혈소판 치료를 필요로 하여 이와 관련된 부작용이 종종 발생된다.이승률 교수는 2021년 6월부터 2022년 9월까지 급성관상동맥증후군으로 중재술을 받은 환자 200명을 대상으로 중재술 다음날, 아스피린을 중단하고 저용량 콜히친을 투여하는 단일 항혈소판제 치료를 시작했다. 그 결과 염증 정도를 나타내는 hs-CRP(고민감도 C-반응성 단백질) 수치는 관상동맥중재술 후 24시간 경 6.1mg/L에서, 1개월 차에 0.6mg/L로 감소했다. 혈소판 반응성 수치인 PRU(Platelet Reactivity Unit, 혈소판 응집도)는 27±42 PRU로 고활동성 혈소판 반응의 빈도는 0.5%였다. 중재술 후 3 개월째 스텐트 혈전증은 2명 (1.0%)에서 발생해 콜히친 병합(추가) 단일 항혈소판 치료의 가능성을 제시했다.이 교수는 “이번 연구는 관상동맥중재술 후 기존의 이중 항혈소판 치료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선행 연구로 아스피린을 콜히진으로 대체하는 치료의 타당성을 입증한 것에 의의가 있다”며 “이번 치료의 임상적 효과와 안정성 평가를 위한 후속 연구들이 진행되고 있어, 급성관상동맥증후군 환자의 중재술 후 2차 예방에 새로운 장을 열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2023-11-09 14:03:34
유방암 수술 시 전이 위험을 줄이기 위해 암과 주변 림프절을 함께 절제하는 과정에서 수술 후유증으로 림프액 순환이 저해되면서 팔이 붓는 림프부종이 나타날 수 있다. 대다수 유방암 수술 환자들이 림프부종이 이미 진행된 상태에서 병원을 찾는데, 이를 조기 발견해 선제적인 치료에 나설 수 있도록 돕는 검사법이 개발됐다. 전재용 서울아산병원 재활의학과, 서현석 성형외과 교수, 천화영 의공학연구소 박사 공동 연구팀은 동물실험 연구를 통해 체내 림프관으로 주입한 형광조영제가 림프 수축과 함께 이동하는 흐름을 분석해 림프액의 정상적인 순환 여부를 쉽게 파악할 수 있는 ‘림프 동역학 검사법’을 개발했다고 9일 밝혔다.우리 몸 전체에 퍼져 면역세포와 노폐물 등 림프액을 운반하는 림프관은 작은 마디들로 이루어져 있는데, 마디가 일정한 주기로 수축하면서 림프액을 다음 마디로 이동시킨다.이번에 개발된 림프 동역학 검사법은 형광 림프 조영제를 체내로 주입해, 림프관으로 들어간 형광 조영제가 림프관 마디 수축 시 림프액과 함께 다음 마디로 이동하는 패턴을 광학적 측정 장비로 측정하고, 심전도 검사처럼 그래프로 신호화해 나타낸다. 림프액 흐름이 정상적이라면 림프 수축 및 형광 조영제 이동 패턴 역시 일정한 규칙성을 가지겠지만, 림프액 흐름이 막혀있다면 림프 수축 및 형광 조영제 이동 패턴도 불규칙해지는 원리를 이용한 것이다. 연구팀은 소동물의 오른쪽 겨드랑이 부위 림프절을 절제, 수술로 림프절까지 절제한 유방암 환자들과 비슷한 조건을 만들었다. 이후 형광 림프관 조영제를 소동물의 왼쪽, 오른쪽 상지에 각각 주입하고 조영제 흐름을 광학적 측정 장비로 측정해 의공학적 기술로 분석해 그래프로 신호화했다. 그 결과 모든 소동물의 정상 쪽인 왼쪽의 림프액 흐름 신호 그래프는 일정한 주기와 파형을 나타냈지만, 림프액 흐름이 막힌 오른쪽의 림프액 흐름 신호 그래프는 규칙성이 존재하지 않았다.또 실제 림프절을 절제한 겨드랑이 부위로부터 멀리 떨어진 손목 부위에서 측정해도 동일하게 규칙성이 없는 신호 그래프를 확인할 수 있어, 상대적으로 측정 지점에서 유연하게 높은 정확도를 보였다. 이번 연구의 교신저자인 전재용 교수는 “유방암 수술 후 림프부종 때문에 삶의 질이 크게 떨어지는 환자들이 많은데, ‘림프 동역학 검사법’이 임상시험을 거쳐 실제 환자들에게 적용되면 특별한 증상이 없는 림프액 순환 장애 초기 단계도 발견이 가능해 부종이 더 진행되는 것을 조기에 막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공동 교신저자인 서현석 교수는 “대표적인 림프액 순환 장애로 생기는 질환이 림프부종인데 최근 치매, 비만, 소화기관염증, 심근염, 녹내장과 같은 다양한 질환과도 관련이 있다는 연구 결과들이 발표되고 있다”면서, “아직 많은 연구가 필요하지만 이러한 질환들과 림프순환 장애의 연관성에 대한 연구에서 림프 동역학 검사법이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이번 연구결과는 세계 순환기 분야 가장 권위있는 학회 중 하나인 미국심장학회에서 발간하는 ‘동맥경화, 혈전 및 혈관생물학’(Arteriosclerosis, Thrombosis and Vascular Biology, IF=8.7)에 최근 게재됐다.
2023-11-09 13:18: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