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욱 순천향대 부천병원 비뇨의학과 교수가 최근 10cm, 7.5cm에 달하는 양측 거대 악성 부신종양을 로봇수술로 수혈 없이 완벽하게 제거하는 데 성공했다고 23일 밝혔다. A씨(34, 여)는 어느날 이유 없이 심장이 빨리 뛰고 혈압이 평소보다 높게 측정되었으며 갑자기 허리 통증이 생겼다. 검사 결과, 양측 부신에 각각 10cm, 7.5cm에 달하는 종양이 발견됐다. 특히 오른쪽 부신의 종양이 대정맥과 맞닿아 있어 고난도 수술이 예상됐다. 악성 부신종양은 호르몬 과다분비로 비정상적인 고혈압을 유발한다. 대부분 양성이지만, 약 10%에서 악성으로 진단된다. 평소 당뇨병을 앓았던 환자는 혈압까지 올라 상태가 불안정했고, 종양 크기와 위치로 인해 출혈 위험이 컸다. 대형 병원 여러 곳에서 수혈이 불가피하다는 소견을 들었다. 평소 수혈 합병증을 우려한 A씨는 수소문하다가 지인의 추천으로 무수혈 로봇수술 경험이 많은 이상욱 교수를 알게 됐다. 이 교수는 로봇수술기 다빈치 Xi로 수혈 없이 A씨의 양측 거대 악성 부신종양을 성공적으로 제거했다. 최덕현 내분비대사내과 교수 및 정양훈 마취통증의학과 교수와의 협진을 통해 수술 전 혈압조절 등 여러 돌발 상황에 대비해 큰 위험 없이 무수혈 로봇수술을 진행할 수 있었다. 로봇수술은 360도 회전하는 로봇 손의 관절과 최대 15배까지 확대되는 3D 영상을 제공해 정교한 수술이 가능하다. 수술 부위 신경 손상을 최소화하고 암을 정확하게 절제하므로 수술 효과는 높이면서 후유증과 합병증은 최소화해 회복이 빠르다. 통증 감소 효과도 커 진통제 사용량을 대폭 줄일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최소 절개가 가능해 미용적 만족도 크다. A씨는 “대형 병원 여러 곳에서 모두 꺼려해 포기하고 싶었던 순간, 어려운 상황에도 불구하고 무수혈 수술로 성공적으로 치료한 이 교수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상욱 교수는 “이번 수술 환자는 고혈압 고혈당이 있고 거대종양이 대정맥과 맞닿아 과다 출혈 가능성이 큰 환자임에도 불구하고, 철저한 준비를 했기 때문에 무수혈 로봇수술을 성공적으로 진행할 수 있었다”며 “로봇수술은 수혈과 합병증에 대한 두려움으로 수술을 망설이는 환자들에게 최적의 치료법”이라고 설명했다.
2024-07-23 11:21:40
혈액암 환자의 치료 과정에서 발생하는 심각한 합병증인 만성 이식편대숙주질환(Chronic Graft-versus-Host Disease, cGVHD)을 골수 유래 중간엽 줄기세포(Mesenchymal Stem Cells, MSCs)를 반복 투여하는 방법으로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조석구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혈액내과 교수팀(교신저자ㆍ가톨릭대 의생명산업연구원장: 공동저자 민기준·이종욱 혈액내과 교수, 정낙균 소아청소년과 교수, 오은지 진단검사의학과 교수, 제1저자 김나연 가톨릭대 중개의학분자영상연구소 박사)은 오랜 기간 난제로 여겨져 온 조혈모세포 이식 후 생체 면역반응 조절(면역거부반응 억제)에 새로운 접근법을 제시한 연구결과를 23일 발표했다. cGVHD는 동종 조혈모세포 이식받은 환자의 정상세포를 공여자의 면역세포(T세포)가 비자기(non-self)로 인식하고 공격해 발생하는 심각한 자가면역질환이다. 이 질환은 이식 후 30~70%가량의 환자에서 발생하며, 여러 장기에 걸쳐 다양한 합병증을 발생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식된 면역체계가 신체를 공격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면역조절제인 스테로이드를 사용하는 것이 1차 표준치료이다. 하지만 절반가량의 환자는 효과가 충분하지 않거나 약제 내성으로 인해 지속적인 치료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 최근 2차 치료요법으로 룩소리티닙(ruxolitinib), 이브루티닙(ibrutinib) 등 면역을 조절하는 일부 표적치료제들이 등장했지만 이런 2차 치료제에도 효과를 보이지 않는 환자들에게는 마땅한 대안이 없어 의학계는 새로운 치료방안을 모색해왔다. 연구팀은 이런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 면역을 조절하는 특성으로 잘 알려진 골수 유래 중간엽 줄기세포를 활용하는 전향적인 1/2상 임상연구를 설계했다. 심각한 스테로이드 불응성 만성 이식편대숙주질환을 경험하고 있는 환자 10명을 연구 대상자로 선정해 정맥주사로 줄기세포를 2주 간격으로 4회 반복 투여했다. 이는 제한된 효능을 가지는 줄기세포치료제의 한계를 극복하고 치료 효과를 극대화하는 독창적이고 새로운 전략으로 알려졌다. 연구 결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모든 환자들에서 심각한 부작용이나 이상 반응은 보고되지 않았으며, 치료 후 8주가 지난 시점에서 모든 환자들은 증상이 개선되고 삶의 질이 향상되는 반응을 보였다. 더욱이 절반이 넘는 6명(60%)의 환자가 치료 후 1년간 진행된 추적관찰 기간까지 지속적인 반응을 보였을 뿐 아니라, 그 중 2명(20%)은 증상이 완전히 개선돼 스테로이드를 포함한 모든 면역억제제를 중단하는 우수한 결과를 보였다.특히 분자생물학적으로 치료에 반응하는 환자에서는 염증지표가 감소했다. 줄기세포 주입 시점으로부터 최대 54주까지 측정한 결과 총 9가지의 염증 마커 가운데 C-X-C 모티프 케모카인 리간드 9, 10(CXCL, C-X-C motif Chemokine Ligand), 종양 억제 인자 2(ST2, Suppression of Tumorigenicity 2), 분비 인산화 단백질 1(SPP1, (Secreted phosphoprotein 1), 인터루킨-1 수용체 길항제(IL-1Ra, Interleukin 1 Receptor Antagonist)가 치료 후 감소 경향을 보였다. 이번 연구는 스테로이드 치료에 효과를 보이지 않는 만성 이식편대숙주질환 환자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줄 뿐만 아니라, 반복적인 줄기세포 투여가 치료효과를 유지하고 결과를 개선하는 데 중요함을 입증했다. 기존 연구들이 단순히 투여 후 효능 평가 위주였던 반면, 이번 연구는 병태 기전에 입각한 면역분자생물학적 연구까지 포괄함으로써 향후 중간엽 줄기세포를 활용한 다양한 치료의 이론적 근거도 마련했다. 이번 연구의 피험자에게는 ‘가톨릭마스터세포’로 명명된 골수 유래 중간엽 성체 줄기세포치료제가 투여됐다. 이 치료제는 가톨릭대 의생명산업연구원 세포치료사업단에서 연구개발해 우수제조관리기준(GMP, Good Manufacturing Practice)을 인증받은 원내 시설에서 자체 제조한다. 생명윤리 관점에서 성체 줄기세포 분야에만 꾸준히 투자해 온 가톨릭대 의대의 결실 중 하나다. 연구를 주도한 조석구 교수는 “세계적인 수준의 임상 성과를 입증하고 있는 서울성모병원 혈액병원과 국내 최고 수준의 대학 자체 연구 제조시설인 가톨릭세포치료사업단이 협력해 cGVHD 치료를 위한 새로운 해법을 제시해 기쁘다”며 “가톨릭 생명윤리를 기반으로 환자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다양한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2016년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학술용 연구자 주도 임상연구로 승인받았으며, 같은 해 보건복지부 첨단 의료기술 개발사업에 선정돼 정부 연구비를 지원받아 수행됐다. 해당 논문은 ‘국제분자과학저널’(International Journal of Molecular Sciences, IF Score 5.6) 6월호에 게재됐다.
2024-07-23 11:16:55
환자 A(19, 남)는 9살부터 운동기능이 퇴행하면서 보행장애, 실조증과 같은 신경학적 증상을 앓았다. 자기공명영상(MRI)에서 백질뇌병증과 소뇌 위축 소견이 나타났지만, 유전자 진단이 어려워 병명은 알 수 없었다. 그러다 A와 같은 증상을 앓던 누나가 16세 나이로 사망하면서 A와 그 가족에게는 정확한 진단명과 그에 따른 치료 계획 수립이 절실해졌다. 이들은 국가 바이오 빅데이터 구축 시범사업으로 생성된 한국바이오뱅크 코호트에 유전체 정보를 등록했다. 이후 연구진과 함께 병명을 찾기 위해 노력한 끝에, 10년 만에 희귀질환 ‘신경세포핵내봉입체병’으로 진단됐다. 최신 차세대염기서열분석(NGS)을 통해 NOTCH2NLC 유전자 단연쇄반복 변이를 발견한 것이다. 이는 세계적으로 가장 어린 나이에 신경세포핵내봉입체병이 발병한 사례다. A는 현재 연구진과 함께 적절한 치료 계획을 수립해나가고 있다.채종희·문장섭·이승복 서울대병원 임상유전체의학과 교수와 최정민 고려대 의과학과 교수팀이 희귀 신경퇴행성 질환의 유전자변이를 식별하는 최신 분석 기법을 구축하고, 이를 토대로 대규모 한국인 희귀질환 데이터를 분석해 10여 년간 미(未) 진단 상태로 살아온 청소년 환자의 병명을 성공적으로 찾아냈다.연구팀은 2019~2023년 서울대병원에 내원한 환자들과 한국바이오뱅크 코호트에 등재된 대규모 유전체 정보를 분석해 이 같은 결과를 확인했다고 23일 발표했다.신경세포핵내봉입체병은 신경세포 핵 안에 비정상적인 단백질(봉입체)이 축적되는 신경퇴행성장애다. 발병 원인은 NOTCH2NLC 유전자에서 GGC 염기서열이 비정상적으로 반복되는 ‘단연쇄반복 변이’ 때문이다. 주로 성인기에 발병하며 백질뇌병증, 진행성 인지기능 장애, 실조증과 같은 다양한 신경학적 증상을 동반한다.그러나 유전체를 짧은 단위로 나눠 분석하는 쇼트리드(short read)를 이용한 기존의 차세대염기서열분석은 단연쇄반복 패턴을 식별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따라서 신경세포핵내봉입체병 의심 소견이 나타나더라도 정확한 유전자진단이 이뤄지기 어려운 상황이었다.연구팀은 단연쇄반복 변이를 식별하기 위해 유전체를 긴 단위로 분석하는 롱리드(long read) 방법을 도입한 최신 시퀀싱 기법을 구축했다. 이를 활용해 서울대병원에 내원한 원인불명 백질뇌병증 환자 90명 중 신경세포핵내봉입체병 영상 소견이 있는 환자의 전장유전체 데이터 분석이 이뤄졌다.그 결과, 16명(17.8%)에서 단연쇄반복 변이가 확인됐다. 즉 국내 원인불명 백질뇌병증 환자 10명 중 1~2명은 희귀질환 신경세포핵내봉입체병을 앓고 있다. 이는 동아시아인에서 이 질환이 빈번하다는 기존 연구결과를 뒷받침한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나아가 연구팀은 국내 희귀질환 환자와 가족 3887명의 유전체 정보(한국바이오뱅크 코호트)를 분석해 NOTCH2NLC 유전자의 GGC 염기서열 반복 횟수 분포를 확인하고, 이 염기서열이 ‘65회 이상’ 반복될 때부터 신경세포핵내봉입체병으로 추정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이 기준을 적용한 결과, 한국바이오뱅크에 등재된 미진단 신경퇴행 환자 6명을 신경세포핵내봉입체병으로 새롭게 추정할 수 있었다. 채종희 서울대병원 임상유전체의학과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희귀질환 진단 연구에 있어 대규모 데이터에 입각한 유전체 분석의 중요성을 보여준다”며 “국가 차원에서 구축한 바이오 빅데이터를 초석 삼아 향후 희귀질환의 새로운 진단법 및 치료제 개발로 이어지는 확장 연구를 진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이번 연구는 보건복지부·과학기술정보통신부·산업통상자원부가 주관하는 ‘국가 바이오 빅데이터 구축 시범사업’으로 구축된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진행됐으며, 국제학술지 ‘신경유전학’(Neurology Genetics, IF=4.1) 최신호에 게재됐다.
2024-07-23 11:07:00
김동욱 의정부을지대병원 혈액내과 교수는 백혈병 표적항암제 ‘다사티닙’(BMS제약의 ‘스프라이셀정’에 대한 임상 데이터를 비교한 연구 결과, 초기 효과를 얻은 만성골수성백혈병 환자의 경우 이 약물의 선제적 용량 감소가 치료에 도움이 될 수 있음을 증명했다. 이번 연구는 처음 진단받은 만성기 백혈병 환자가 매일 100㎎의 다사티닙을 복용했을 때의 임상시험 결과를 전향적으로 분석해 내놓은 결과다. 이 연구는 지난달 27일 혈액종양내과 분야 국제학술지인 ‘루케미아리서치’(Leukemia Research, IF=3.156)에 게재됐다. 2001년 만성골수성백혈병 1세대 표적항암제인 이매티닙(노바티스 ‘글리벡필름코팅정’)이 등장한 이후 이후 환자들의 생존율이 크게 높아졌지만, 일부 환자에서 돌연변이로 인한 약물 내성이 문제가 돼 왔다. 백혈병의 세계 권위자인 김 교수는 이런 문제를 극복하고자 닐로티닙·라도티닙·다사티닙(2세대), 포나티닙(3세대), 애시니밉(4세대) 등 차세대 표적항암제의 임상연구개발을 주도해 왔다. 그 중 처음 진단된 환자를 대상으로 한 다사티닙 3상 연구에서 이 약물의 복용군이 이매티닙 복용군에 비해 효과는 월등한 반면 부작용으로 인한 치료 중단이 많았고, 추가 분석에서 부작용으로 인해 투약량을 줄였음에도 유전자 반응 획득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결과가 나왔다. 이에 따라 다사티닙 복용량의 적절한 감소가 필요할 것으로 추정돼왔다. 김동욱 교수(교신저자) 연구팀(이원식 부산백병원 교수, 신동엽 서울대병원 교수)은 다사티닙 100㎎을 지속적으로 복용하는 표준용량군(PCR-DEPTH) 환자 102명, 조기 유전자 반응을 획득한 환자에서 부작용이 있는 경우 1일 용량을 80㎎으로 줄인 용량감소군(DAS-CHANGE) 90명을 대상으로 복용량과 유전자 반응 비율을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다사티닙의 복용량을 선제적으로 줄일 경우 부작용이 감소하면서 장기적으로는 치료 효과를 더욱 높일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복용량은 당연히 용량감소군(80.1%)보다 표준용량군(99.6%)이 유의하게 높았다. 반면에 주요 유전자 반응에서는 오히려 표준용량군(65.2%)보다 용량감소군(77.1%)이 더 치료 효과가 좋은 것으로 나왔다. 김 교수는 “초기에 좋은 효과를 얻은 환자의 경우 표적항암제의 선제적인 용량 감량은 장기적인 치료 효과를 더 좋게 만들 수 있는 중요한 치료전략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향후 임상현장에서 실제적인 환자 치료에 중요한 표준지침을 제공하는 연구 결과”라고 말했다.
2024-07-22 13:28:08
좁아진 허벅지동맥(대퇴슬와동맥)을 넓히는 시술의 치료 결과를 개선할 방법이 나왔다. 고영국, 최동훈, 안철민, 이승준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교수팀은 대퇴슬와동맥 협착증 치료에서 약물코팅풍선확장술에 ‘혈관내 초음파’를 병행했을 때 재협착률을 최대 13.7% 낮출 수 있다고 22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심장혈관 분야 국제 학술지인 ‘유럽심장학회지’(European Heart Journal, IF=39.3) 최신호에 게재됐다.대퇴슬와동맥은 심장의 피를 다리로 전달하는 혈관이다. 성인병이나 잘못된 식습관 등으로 이 동맥에 협착이 발생하면, 보행 시 종아리에 통증이 생기며 심한 경우 발이 괴사할 수 있다.치료에는 풍선을 혈관에 삽입해 부풀리는 풍선확장술이나 스텐트(금속철망)를 삽입하는 시술법을 사용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혈관이 좁아지는 재협착 발생이 잦았다. 이에 재협착 발생률을 낮추고자 풍선에 특수 약물을 덧바른 약물코팅풍선확장술이 개발됐다. 풍선이 부풀면 풍선에 묻어있던 약물이 혈관에 전달돼 다시 좁아지는 것을 방지하는 시술법이다.일반적으로 혈관 확장 시술을 할 때는 조영제를 주사해 혈관을 촬영하는 혈관조영술로 목표한 혈관 구조 등을 확인한다. 하지만 혈관조영술로는 혈관의 정확한 크기와 형태를 파악하는 데 한계가 있다.연구팀은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고 약물코딩풍선확장술의 치료 효과를 극대화하고자 ‘혈관내 초음파’를 적용한 뒤 그 효과에 대한 임상 결과를 분석했다. 연구는 기존처럼 혈관조영술을 사용한 A군(118명)과 혈관내 초음파를 사용한 B군(119명)으로 나눠 12개월간 추적 관찰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연구 결과, B군의 혈관 확장 정도가 A군보다 최대 1.51mm 더 넓은 것으로 확인돼 치료목표 혈관이 더 효과적으로 확장됐다.아울러 치료한 혈관이 다시 좁아지지 않고 유지되는 1차적 개존율은 B군에서 83.8%로 A군(70.1%)보다 높았다. 같은 기간 재시술 없이 생존한 비율도 B군이 92.4%, A군이 83%로 혈관내 초음파를 사용한 군에서 더 성적이 좋았다.고영국 교수는 “허벅지를 지나는 대퇴슬와동맥이 좁아져 약물코팅풍선시술을 진행하는 경우 혈관내 초음파를 사용해 혈관 구조를 명확히 파악하는 것이 치료 결과를 개선하는 데 효과적이었다”며 “이번 연구는 대퇴슬와동맥 확장 시술과 같은 말초동맥 중재시술에서 혈관내 초음파가 약물코팅풍선시술 성적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을 밝힌 최초의 연구”라고 말했다.
2024-07-22 12:34:05
핵의학영상인 SPECT/CT(스펙트시티)를 이용해 당뇨병성 족부감염 환자의 하지 절단을 예측할 수 있는 객관적인 지표가 발표됐다. 당뇨병 환자는 발에 상처가 잘 생겨 발에 감염이 발병하면 항생제 치료나 배농과 염증조직 제거 등 수술적 치료, 또는 막힌 혈관 뚫기 등의 방법으로 다학제 치료를 하게 된다. 일부 감염이 심한 환자는 발을 절단하는 치료까지 받게 되는데, 이때 절단 여부를 예측할 수 있는 임상 지표가 있다면 효율적인 치료 계획을 세우는 데 도움이 된다. 현재까지 연구된 지표들은 주관적이고 임상 적용이 복잡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에 박수빈 순천향대 서울병원 핵의학과 교수는 백혈구 SPECT/CT를 이용해 당뇨병성 족부감염 환자에서 하지 절단의 위험을 예측할 수 있는지를 연구했다. 핵의학영상인 백혈구 SPECT/CT를 촬영하기 위해서는 환자의 혈액을 채취하여 백혈구를 분리한 후, 분리된 백혈구에 미량의 방사성의약품을 표지하여 다시 환자의 몸에 투여한다. 이후 백혈구가 체내의 감염 병변에 집적되는 것을 SPECT/CT로 촬영하는데, 체내 백혈구 분포를 영상화할 수 있는 유일한 검사다. 대상은 당뇨병성 족부감염이 의심돼 순천향대 서울병원의 당뇨족클리닉을 내원한 환자로, 백혈구 SPECT/CT를 촬영한 83명 환자의 93개의 발을 후향적으로 분석했다. 그 결과, 감염 부위의 백혈구 집적 정도가 높을수록, 영상에서 확인된 병변의 수가 많을수록 하지 절단의 위험이 높았다. 이전에 하지 절단을 했던 과거력이 있는 경우에도 절단 위험이 높았다. 백혈구 SPECT/CT 정보와 하지 절단의 과거력을 종합하면 당뇨발의 87.3%에서 정확하게 하지 절단을 예측했다. 박수빈 교수는 “백혈구 SPECT/CT 영상을 이용해 당뇨발 감염 환자의 하지 절단을 예측할 수 있는 객관적인 예후 지표를 개발한 연구”라며 “당뇨병성 족부감염 환자에서 백혈구 SPECT/CT로 판독해 감염이 심한 환자에서는 더 적극적인 다학제 치료로 치료 효과를 높여 하지 절단을 피하고 삶의 질을 유지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연구는 ‘당뇨병성 족부 감염에서 백혈구 SPECT/CT를 이용한 하지 절단의 예측’(The usefulness of quantitative 99mTc-HMPAO WBC SPECT/CT for predicting lower extremity amputation in diabetic foot infection)이란 제목의 논문으로 ‘Scientific Reports’(IF=3.8)에 2024년 4월 22일자로 게재됐다.
2024-07-22 12:27:36
결혼 7년 차 홍 모 씨(여·38)는 여러 차례 체외수정 끝에 쌍둥이를 임신했다. 하지만 임신 20주차 때 복통이 찾아와 검사를 받았고 ‘쌍태아 수혈증후군’ 진단을 받았다. 담당 의사의 의뢰에 따라 서울아산병원 태아치료센터를 방문해 응급 태아내시경 수술을 받았다. 1시간의 치료가 성공적으로 끝나자 태아 상태는 급격히 호전됐고 홍 씨는 임신 35주차에 건강한 여자 일란성 쌍둥이를 품에 안을 수 있었다. 최근 출산 연령 상승과 보조생식술의 발달로 쌍둥이 임신이 늘면서 관련 합병증인 쌍태아 수혈증후군 발생이 늘어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태아치료 기술이 나날이 발전해 생명이 위급한 쌍태아도 엄마 뱃속에서 조기 치료하면 완치까지 가능해졌다.서울아산병원 태아치료센터는 쌍태아 임신의 치명적인 합병증인 쌍태아 수혈증후군을 치료하고자 태아내시경 수술을 적극 시행해왔으며, 최근 국내 최다인 300례 기록을 달성했다고 밝혔다.쌍태아 수혈증후군은 일란성 쌍태아의 약 10~15%에서 나타난다. 태반 내 비정상적으로 연결된 혈관을 통해 한 쪽 태아에서 다른 태아로 혈액이 공급되며 발생한다. 한 쪽 태아는 혈액이 부족해 성장저하와 양수부족을 겪고 다른 태아는 혈액 과다로 심장기능이 떨어진다. 치료하지 않으면 쌍둥이 모두 사망할 수 있는 위험한 합병증이다.태아내시경이 도입되기 이전에는 양수과다 증상을 보이는 태아 쪽의 양수를 반복적으로 제거해 산모의 증상과 태아 상태를 일시적으로 호전시키고 조기 진통을 예방하는 정도에 그쳤다.태아내시경 수술은 태아 간의 혈류 연결을 차단함으로써 두 태아 모두를 살리는 가장 효과적이고 근본적인 치료 방법이다.우선 양쪽 태아를 연결하고 있는 혈관을 없애기 위해 엄마의 배꼽을 통해 자궁 안에 태아내시경을 삽입한다. 그 다음 혈관 상태를 관찰하면서 레이저로 혈관 사이에 흐르는 혈액을 응고시켜 태아간의 혈류 연결을 차단한다. 이 과정은 약 30분 이내로 진행된다. 레이저 치료가 끝나면 늘어나 있는 양수를 빼내 압력을 낮춰주는 치료가 15분 정도 이뤄진다. 보통 1시간 이내면 모든 치료가 끝난다.서울아산병원 태아치료센터의 최근 태아내시경 치료 후 태아 생존율은 89% 이상으로 세계적 수준의 치료 성적을 보이고 있다. 수술 이후 14일 이내에 양수가 터지거나 조기진통이 발생하는 경우는 2% 이내로 매우 낮았다.원혜성 태아치료센터 소장(산부인과 교수)은 “태아내시경을 통한 쌍태아 수혈증후군 치료는 국내에 도입된 후 높은 성공률을 보이며 안전한 수술로 자리잡았다”고 말했다.아울러 “서울아산병원은 단 한 명의 생명이라도 살리기 위해 노력한 결과 태아내시경 300례라는 기록을 달성할 수 있었고, 그 과정에서 신의료기술 선정과 급여화를 이끌어낼 수 있었다”며 “태아치료의 중요성과 가치를 인정받아 급여 확대도 이뤄질 예정이라 앞으로 더 많은 생명이 건강하게 태어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이 센터는 2004년 국내 최초로 문을 열어 올해로 20주년을 맞이했다. 연간 4500여 건의 정밀 초음파를 시행하며, 태아 기형을 진단하고 출생 전 치료와 출생 후 치료 및 예후 관리를 진행하고 있다. 현재까지 △태아내시경 수술 300건 △태아 션트 수술(fetal shunt operation, 태아단락수술, 태아 체내에 고인 물을 초음파 하에서 양수로 배출) 657건 △고주파융해술(radiofrequency ablation, RFA) 248건 △태아 수혈 219건 등 풍부한 태아치료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태아가 출생 후 받아야 하는 치료와 경과에 대해서는 소아청소년과, 소아청소년심장과, 소아외과, 소아심장외과, 성형외과, 소아비뇨의학과, 소아정형외과, 소아신경외과 의료진과 다학제 협진이 이뤄지고 있다. 산전 상담을 조기에 시행해 출생 후 신생아 진료가 더욱 원활히 이뤄지도록 돕고 있다.
2024-07-22 12:20:07
신체 절단을 경험한 환자들이 심장 관련 질환을 갖게 될 위험성이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신동욱 성균관대 삼성서울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한경도 숭실대 정보통계보험수리학과 교수, 최혜림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최혜림 교수, 유정은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가정의학과 교수팀은 ‘미국심장협회지’(Journal of American Heart Association, IF=6.106) 최근호에 절단 경험 환자들의 심장질환 발병 위험성을 알리고, 적절한 예방조치가 필요하다고 18일 발표했다. 연구팀은 국립건강보험공단 자료를 이용해 2010~2018년에 절단을 경험한 환자 2만2950명과 나이와 성별에 맞춰 선별한 대조군(非절단군) 7만6645명을 비교했다. 2022년 대한재활의학회에 보고된 바에 따르면, 우리나라 인구 10만명 당 38.3명꼴로 절단사고를 경험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2020년 기준 17만5315명이 절단으로 장애 진단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팀은 절단과 심장질환 발병 사이의 인과관계를 분석한 결과 절단 환자들은 심장질환 발병의 위험성이 더 높았다. 절단 경험 환자는 대조군에 비해 심근경색 발병 위험이 30%, 심부전은 27%, 심방세동 부정맥은 17%씩 각각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위험은 절단으로 장애 정도가 심할 때 더욱 도드라졌다. 장애 정도가 심각한 경우 대조군에 비해 발병 위험이 심근경색 81%, 심부전 134%, 심방세동 부정맥 52% 더 높았다. 장애 정도가 이 보다 낮은 경증~중등도 환자는 발생 위험이 각각 35%, 20%, 26%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에 대해 연구팀은 절단 경험자의 신체활동 감소, 비만 증가, 음주 등 바람직하지 않은 생활습관의 형성과 절단에 따른 혈역학적 변화가 발생한 탓으로 풀이했다. 또 스트레스 등 심리적 요인도 심장질환 발생을 부추겼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동욱 교수는 “환자들이 처음 마주한 절망이 워낙 큰 탓에 심장질환까지 다루기 어려운 게 현실”이라면서도 “심장질환이 환자에게 더욱 치명적이면서 예방 가능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절단 이후 환자들을 면밀하게 관찰하여 재활 과정에서 이를 포함할 수 있도록 조치해야 한다”고 말했다.
2024-07-18 12:08:56
류지원·김혜원 분당서울대병원 입원전담진료센터 교수, 김세중 신장내과 교수팀은 인공지능 분석을 통해 음식 사진만으로 소금 섭취량을 계산하는 기술의 유용성을 입증한 연구결과를 18일 발표했다. 과도한 소금 섭취는 고혈압, 심근경색 등 심혈관계질환의 위험을 높이고, 신부전, 위암, 골다공증 등 전신에 걸쳐 만성질환을 유발하는 주된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이러한 나트륨 섭취를 하루 2000mg(소금으로는 5g)으로 권고하고 있으나, 아직도 우리나라 하루 평균 섭취량은 적정 기준의 1.6배에 이를 정도로 높은 수준이다. 소금 섭취량을 제대로 관리하려면 개인의 하루 섭취량을 정확히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 그러나 일상생활에서 끼니마다 음식의 목록과 각각의 섭취량을 정확히 기록해 평가하기엔 현실적인 제약이 많다. 현재까지 신장질환 등 나트륨 섭취를 제한해야 하는 경우에는 병원에 입원해 ‘24시간 소변 나트륨 검사’를 하는 게 가장 정확하다고 평가된다. 그러나 이조차도 하루에 수차례 소변을 볼 때마다 보관하고 검사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어, 더 간편하고 일상생활에서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연구팀은 최근 급격한 발전을 이루고 있는 인공지능에 주목, 음식 사진만으로 나트륨 섭취량을 추정하는 기술의 유용성을 검증하는 연구를 수행했다. 연구에 사용된 인공지능은 음식 영역을 감지하는 ‘YOLO(You Only Look Once) v4’ 아키텍처와 음식 종류를 분류하는 MST++, ResNet-101 인공신경망 모델, 음식량을 측정하는 초분광 이미징 기술 등이다. 음식 섭취 전후 사진을 촬영하면 두 사진의 소금 함량 차이만큼을 섭취했다고 판단하는 방식이다. 연구팀은 분당서울대병원에 입원한 환자들이 섭취한 식사 전후 음식 사진을 촬영해 AI가 나트륨 섭취량을 계산하게 했으며, 이를 24시간 소변 나트륨 결과와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AI 분석 결과에서 성별, 연령, 신장 기능, 이뇨제 복용 등의 변수를 고려하면 24시간 소변 나트륨 검사 결과와 가까운 값을 얻을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나아가 AI가 측정한 나트륨 섭취량과 신장 기능을 평가하는 추정사구체여과율(eGFR)만으로 실제 24시간 소변 나트륨 검사 결과를 예측하는 공식을 도출하는 데도 성공했다. 예를 들어, 이뇨제를 사용하지 않은 환자는 AI가 측정한 나트륨 섭취량의 53.5%에 추정사구체여과율의 22.102배를 더하면 24시간 소변 나트륨 검사 결과를 간접적으로 계산할 수 있는 식이다. 이번 연구결과는 병원 입원 환자를 대상으로 보다 간편한 AI 나트륨 섭취량 측정 기술의 가능성을 확인한 것으로, 향후 고도화를 통해 임상현장은 물론 일상생활에서도 폭넓게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류지원 교수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으로 식사 전후 음식 사진만 촬영하면 되기 때문에 자가평가기록이나 설문검사보다 훨씬 용이한 방식”이라며 “추정사구체여과율을 활용하면 24시간 소변 나트륨 수치까지 예측할 수 있어 입원환자를 대상으로 활용될 가능성도 높다”고 밝혔다. 김세중 교수는 “소금 섭취량이 높으면 전신의 혈압이 상승하고 이로 인해 신장의 사구체와 주변 혈관들이 손상될 수 있다”며 “만성화 시 고혈압이 더욱 악화되는 악순환에 빠질 수 있어 일상생활에서 관리가 중요한데, AI 나트륨 측정 기술이 좋은 수단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헬스케어 분야의 국제학술지인 ‘JMIR Formative Research’(IF=2.0)에 게재됐다.
2024-07-18 11:50:15
신현진 건국대병원 안과 교수와 강현규 건국대 글로컬캠퍼스 기계전자공학과 교수 연구팀이 보다 정밀한 사시 수술을 위한 ‘외안근 근력 측정 장치’를 개발했다. 이번 연구는 환자맞춤형 사시 치료 수술 방법을 결정하고, 회복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면서 정밀한 사시 치료를 시행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외안근은 눈에서 안구를 움직이는 6개의 근육으로 제3,4,6번 뇌신경이 외안근을 지배한다. 이 신경이 마비돼 ‘마비성 사시’가 되면 눈이 특정 방향으로 움직여지지 않으면서 두 눈의 초점이 서로 맞지 않고, 사물이 두 개로 보이는 복시가 나타나 일상생활에 심각한 어려움을 초래한다. 마비성 사시 환자를 치료하는 데 외안근의 근력 평가는 중요 요소다. 외안근의 근력이 남아 있는 정도를 파악해 수술 방법을 결정하고, 마비가 호전되면서 외안근 근력이 다시 정상으로 돌아오기 때문에 중요한 지표가 된다. 마비된 외안근 근력이 어느 정도 남아 있다면 마비된 근육의 일부를 절제해 근육의 힘을 강화시키는 근절제술로 교정이 가능하고, 근력 저하가 심한 경우에는 다른 부위에 있는 근육 위치를 마비된 쪽으로 이동시키는 근전위수술을 시행한다. 이번에 연구팀이 개발한 외안근 근력 측정 장치를 통해 확인한 결과 정상에서 눈을 좌우로 움직이는 수평 근육의 평균은 95g, 위 아래로 움직이는 수직근육의 평균은 91g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를 기준으로 마비 사시환자의 마비 정도와 회복 상태를 정량적으로 가늠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었다. 특히 마취 안약을 눈에 점안하면 측정 가능해, 외래와 수술실에서 모두 활용할 수 있다. 신현진 교수는 “현재 임상에서 외안근의 근력을 손쉽고 정략적으로 측정할만한 장치가 없는 실정”이라며 “예술(Art)라 불리우는 사시 수술을 과학(Science)로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수술자의 경험에 의존해 평가하던 요소들을 객관적으로 측정하는 기구 개발이 필요하다”며 개발 동기를 설명했다. 연구팀은 외안근에 대한 생체역학적 연구를 통해, 사시 교정의 재현성과 정확성을 높이기 위한 연구를 지속하고 있다. 현재 3가지 종류의 외안근 장력 및 근력 측정장치를 개발해 2건은 특허 등록했고, 1건은 출원을 마쳤다. SCI급 저널에 5편의 논문을 게재하고, 북미신경안과학회 ‘New Knowledge & Reserch’ 세션에도 소개돼 해외에서도 많은 주목을 받았다. 신현진 교수는 “지금까지의 사실 수술은 사시 각도만을 측정, 외안근의 장력이나 근력은 고려하지 않았다”며 “외안근 장력 및 근력 측정을 통해 사시 수술의 새로운 접근법을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2024-07-18 11:49:32
지중해식단이 지방간질환 위험을 낮추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유전자변이를 밝힌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지원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권유진 용인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교수팀은 테라젠헬스와 함께 지중해식단을 실천하는 사람이 ‘혈당 효소 조절 단백질’ 유전자변이를 가지면 대사이상 연관 지방간질환(Metabolic dysfunction-associated steatotic liver disease, MASLD) 발생 위험이 16% 낮아진다고 18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중개의학저널’(Journal of Translational Medicine, IF=6.1)에 게재됐다. 지방간은 지방이 간 무게 5% 이상을 차지하는 질환으로, 인구 약 30%에서 발견된다. 대사이상 연관 지방간질환은 건강하지 않은 서구화 식단의 증가와 관련 있다. 대사이상 연관 지방간질환은 심뇌혈관질환 위험을 높일 뿐만 아니라 중증 간섬유화, 간경변증과 간암으로 발전할 수 있다. 지중해식단은 채소, 과일, 견과류, 곡물, 올리브유, 생선류의 높은 섭취와 낮은 포화지방 섭취가 특징이다. 심장병, 당뇨병 등 만성질환 예방과 사망률을 낮추는 데 효과적인 식습관이다. 이런 장점은 인종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다. 연구팀은 한국인을 대상으로 지중해식단이 대사이상 연관 지방간질환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조사했다. 연구에서는 연구팀이 직접 개발한 지중해식단을 얼마만큼 실천하는지 묻는 설문지(K-MEDAS)를 활용했다. 설문은 올리브오일, 채소, 과일 섭취 횟수와 생선, 해산물 섭취 정도 등을 확인했다. 한국인유전체역학조사사업(KoGES) 자료를 활용해 40세 이상 한국인 3만3133명 데이터를 분석했다. 이들 중 1만18명이 MASLD로 분류됐다. K-MEDAS 점수가 5점 미만이면 지중해식단 준수율(순응도)가 낮은 사람(8631명), 6점 초과면 지중해식단 준수율이 높은 사람(1만4484명)으로 분류했다. 이들은 각각 4523명, 5495명이 MASLD로 판명돼 지중해식단 준수율이 높은 그룹이 MASLD에 덜 걸렸다. 통계 분석 결과에서는 혈당조절효소 글루코키나제 활성에 관여하는 단백질 (glucokinase regulatory protein, GCKR)의 유전자변이(rs780094) 중요성이 드러났다. 부모로부터 rs780094를 물려받은 유전자형 사람은 대사이상 연관 지방간질환 유병률이 약 12% 낮아졌다. 이들이 지중해식단 섭취를 준수하면 유병률이 약 16%까지 낮아졌다. 지중해식단 준수율이 낮은 그룹에서는 rs780094와 대사이상 연관 지방간질환 발생 간 연관성을 보이지 않았다. 헥소키나제(hexokinase, HK) IV로도 알려진 글루코키나제(GCK)는 포도당(혈당) 항상성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헥소키나제 패밀리의 하나인 HK1-3은 포도당에 대한 친화력이 높으며 대부분의 포도당을 처리한다. 반면 HK 패밀리의 하나인 GCK는 포도당에 대한 친화력이 낮지만, 과도한 양의 혈당이 세포로 들어가면 GKRP로부터 유리되고 췌장 베타세포에서 혈당 센서로 역할을 해서 혈당 자극에 의한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는 역할을 한다. 간내 GCK는 단백질 번역(transcription) 및 번역 이후 단계에서 모두 조절자로 역할을 한다. 번역 단계에서는 인슐린과 글루카곤에 의한 GCK 유전자 발현이 조절(촉진)되는 반면 번역 후 단계에서는 GCK 활성에 대한 GCKR의 억제 작용이 나타난다. GCKR 유전자는 인간 염색체 2에 위치하며, GCK의 핵심 조절자 역할을 하는 GCKR을 인코딩한다. 기능성 GCKR 유전자 변이는 GKRP의 발현, 자리잡는 위치, 분리 정도에 영향을 받으며, 이는 GKRP에서 GCK의 해리, 그리고 새로운 지방생성(de novo lipogenesis)을 위한 지속적인 자극에 관여한다. 이지원 교수는 “한국인 rs780094 유전자는 지중해식단과 상호작용을 하며 대사이상 연관 지방간질환의 위험을 조절할 수 있다”며 “특정 유전자가 식습관의 질병 예방 효과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소라는 것을 밝혔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농림식품기술기획평가원의 ‘식이관리 수요 기반 대상별 맞춤형 식사관리 솔루션 및 재가식 연구 개발’과 한국연구재단의 ‘대사이상 연관 지방간질환에 최적화된 식이 개발/중재 후 다중오믹스(multi-omics) 탐색을 통한 치료 후보물질 발굴 사업’의 지원을 받아 실시됐다. 또 이지원권유진 교수 연구팀은 여러 대형국책과제를 통해 메디컬푸드 개발에 힘쓰고 있으며 빅데이터를 이용해 데이터 근거 기반 개인맞춤형 식이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2024-07-18 11:34:29
노성현 아주대병원 신경외과 교수가 2020~2021년 2년 동안 등록된 환자 1017명의 측면 전척추 엑스레이(X-ray) 영상을 분석해 전체 척추 영상을 정확하게 진단 가능한 딥러닝 시스템을 개발했다. 분석 대상자는 여성 857명·남성 850명, 평균 연령 약 42.2세, 연령 범위는 20~85세다. X-ray 영상 819개 사진은 랜드마크 감지 모델의 딥러닝 훈련에 198개는 성능 테스트에 이용했다. 척추는 33개의 척추뼈로 구성되고 가장 윗부분부터 경추(7개), 흉추(12개), 요추(5개), 천추(5개), 미추(4개)로 구성돼 있다. 이번에 개발한 시스템은 척추의 전체 영상을 획득하고 이 영상에 지정된 랜드마크를 찾아 랜드마크간 각도(굴곡) 관계를 확인하는 원리다. 랜드마크란 손으로 쉽게 만져지는 볼록 튀어나온 뼈로, 이를 기준점으로 각도, 위치 등을 파악해 허리 통증, 협착증, 측만증 등의 척추질환을 정확하게 확인할 수 있다. 이 시스템을 사용하면 10초 이내 분석이 가능하다. 평소 사람이 한 장의 척추 엑스레이 영상을 분석하는 데 10분 내외가 걸렸다. 특히 성능 검증을 위해 기존의 198개 영상을 테스트한 결과, 사람(전문의)이 찍은 점과 딥러닝 시스템이 찍은 점의 위치 정확도가 90% 이상이었다. 객관적인 성능 평가를 위해 타 의료기관 4곳의 690개의 전척추 엑스레이 영상을 대상으로 외부 검증을 시행해 우수한 성능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는 지난 5월 국제 학술지인 바이오엔지니어링(Bioengineering, IF=8.3)에 게재됐다. 하윤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교수와 공동으로 해당 시스템을 2023년 3월 30일 특허 출원했으며 의료 AI 스타트업 프로메디우스에 기술 이전됐다. 노 교수는 "이번에 개발한 시스템은 진단하는 사람에 따른 오차를 최대한 줄이고 많은 엑스레이 영상을 짧은 시간에 정확하게 진단이 가능하다"며 "진료실에서 척추질환의 진단·평가에 유용하게 사용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구본욱·박인선 분당서울대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교수팀이 환자의 얼굴 표정만으로 수술 후 통증의 발생을 예측하는 인공지능 모델을 개발하고, 유용성을 확인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통증을 표현하는 것은 환자의 건강 상태를 반영하는 중요한 정보 중 하나로, 환자의 안전과 빠른 회복을 위해서는 의료진의 적절한 평가와 신속한 대처가 필요하다. 특히, 수술 환자의 최대 71%가 수술 후 통증을 겪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통증의 정도는 매우 주관적이고, 소아나 정신질환자 등 스스로의 통증을 표현하기 어려운 경우 통증의 유무, 강도 등을 정확하게 예측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었다. 이에, 구본욱·박인선 교수 연구팀은 통증에 대해 반사적으로 나타나는 얼굴 표정, 생리적 신호 등을 이용, 수술 후 환자의 통증을 평가해 빠르고 객관적으로 예측하는 인공지능 모델을 개발하고자 연구를 수행했다. 연구팀은 전신마취 하에 위 절제 수술을 진행한 환자를 대상으로 △수술 전 통증이 없는 상태 △수술 후 마취회복실 입실 직후 △환자가 진통제가 필요한 정도의 통증을 표현했을 때 △진통제 투여 후 통증이 경감된 상태에서의 얼굴 표정을 촬영했다. 이와 함께, 통상적으로 통증 모니터링을 위해 사용되는 진통통각지수(ANI)와 활력 징후와 같은 생리적 신호와, 환자의 주관적인 통증 강도를 표현하는 숫자통증척도(NRS)를 측정했다. 이후 수집한 데이터를 다양하게 조합해 인공지능 모델을 구축하고, 수술 후 통증 강도를 예측할 수 있는지 검증했다. 그 결과, 얼굴 표정 데이터만을 학습시킨 인공지능 모델이 수술 후 발생한 중증 통증을 매우 높은 정확도로 예측했으며, 이는 생리적 신호(진통통각지수, 활력 징후)를 기반으로 한 모델보다 성능이 뛰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얼굴 표정만 학습시킨 인공지능 모델의 예측 정확도가 AUROC 0.93으로 가장 높았으며, 얼굴 표정과 활력 징후 데이터를 함께 학습한 모델(AUROC 0.84)이 뒤따랐다. AUROC는 인공지능 모델의 예측 정확도를 나타내는 성능지표로, 1에 가까울수록 성능이 우수함을 의미한다. 구본욱 교수(교신저자)는 "마취회복실에서 빠르고 정확하게 환자의 통증을 평가하는 인공지능을 이용한다면, 적절한 통증 관리 치료를 통해 수술 환자의 회복의 질을 향상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이번에 개발한 모델은 수술 후 통증 환자뿐 아니라, 특히 의사소통이 어려운 환자들의 통증 평가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인선 교수(제1저자)는 "이번 연구를 기반으로 의료진이 일일이 환자의 얼굴 표정과 생체 신호를 평가하지 않아도 인공지능을 이용해 많은 환자들의 표정 데이터를 대량으로 처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통증의 유무뿐만 아니라 통증의 강도를 섬세하게 평가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SCIE급 국제 학술지인 대한마취통증의학회지(Korean Journal of Anesthesiology, IF=5.167)에 게재됐다.
2024-07-17 23:46:26
위암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가 매년 16만 명 이상인 만큼 위암 치료법도 효과 좋고 불편감이 적은 방향으로 지속 발전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다양해진 수술법에 혼란을 겪고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배를 째는 개복수술, 복강경수술, 로봇수술 중에 무엇이 나을까요?”라고 질문하는 환자가 많다. 대한위암학회가 전국 데이터를 활용해 위암의 수술 방법별 결과를 조사해 분석했더니 “개복수술보다 복강경·로봇수술을 할 때 수술 효과는 더 좋고 합병증과 통증은 적었다”는 결과가 나왔다. ◇ “림프절 효과적으로 제거… 입원기간 짧고 후유증 적어”대한위암학회가 2019년 전국 68개 병원에서 위암수술을 받은 환자 1만4,076명을 대상으로 조사했다. 이중 연령, 성별, 질병의 정도 등의 요인을 제외한 후 조사에 적합한 최소침습수술(복강경·로봇) 받은 환자 1,689명과 개복수술을 받은 1,689명을 1대1로 매칭해 비교했다. 그 결과, 위 주변에 넓게 분포하고 있어 암을 전이시킬 수 있는 림프절을 더 효과적으로 많이 뗀 방법은 최소침습수술법이었다. 개복수술로는 평균 38개 정도를 절제했다면 최소침습수술로는 41개를 뗐다. 그러면서도 개복수술을 받은 환자보다 혈액 손실이 적고 입원 기간이 짧았다. 수술 후 한 달간 합병증이 생긴 비율도 개복수술에 비해 최소침습수술을 받은 쪽이 낮았다. 상처로 인한 문제는 67.6%p, 복강 내 농양은 40.4%p, 심장 문제는 71%p 낮았다. 이 조사는 대한위암학회지 4월호에 실렸다. ◇ “임상에서도 복강경·로봇수술 환자 치료 효과 체감”‘수술’하면 무조건 해당 부위를 크게 째는 개복수술이 떠오르지만, 적게 째고 합병증을 줄이는 방법이 지속 발전하고 있다. 기존에는 배를 10cm 이상 넓게 째고 의사가 눈으로 위와 주변 림프절을 직접 보며 절제하는 개복수술을 주로 시행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배꼽을 포함해 0.8cm~3cm에 이르는 작은 구멍 1~5개 정도만 뚫고 시행하는 복강경·로봇수술이 주로 쓰이는 추세다. 민관홍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외과 교수는 “최소침습수술은 절개 범위가 적으면서도 효과적으로 암 조직을 떼어낼 수 있어 유용하다”며 “실제 임상에서도 개복수술보다 복강경·로봇수술을 받은 환자가 후유증과 통증도 덜 하고 입원기간도 짧은 것을 체감한다”고 말했다. ◇ 카메라로 확대해보며 기구로 세밀히 수술한 효과복강경이나 로봇수술은 작은 구멍에 수술기구와 카메라를 집어넣고 배 안에서 절제를 시행한다. 특히 로봇수술의 경우 뱃속으로 집어넣는 기구가 마치 사람 팔처럼 관절을 기준으로 구부러진다. 뱃속에서 움직일 수 있는 범위가 더 넓고 세밀한 움직임이 가능하다. 의사는 환부를 직접 보지 않고 3차원의 5~15배 확대되는 고화질 카메라를 통해 밖에서 좁은 부분을 자세히 살피며 수술한다. 민 교수는 “장기가 밀집돼 있는 부분을 크게 보며 필요한 부분만 절제할 수 있어 주변 신경이나 불필요한 조직을 제거할 확률이 줄어든다”며 “후유증이 적고 일상으로의 좀 더 빠른 복귀가 가능한 이유”라고 말했다. 이어 “간혹 로봇수술이라 하면 의사 대신 사람 모양을 한 인공지능 로봇체가 수술하는 것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있다”며 “의사가 컴퓨터 제어기(콘솔)에 앉아 환자 주변에 설치된 수술기구를 원격으로 조종하며 직접 집도하는 시스템이므로 안전성이 높으니 안심해도 된다”고 당부했다. 피부암은 피부를 구성하고 있는 모든 조직과 세포에서 발생하는 악성 종양을 뜻한다. 가장 큰 원인은 자외선으로, 이 때문에 자외선 차단의 중요성은 강한 햇살이 내리쬐는 요즘 같은 때 특히 더 강조된다. 피부암은 크게 기저세포암, 편평상피암, 악성흑색종으로 구분된다. 가장 흔히 발생하는 기저세포암의 경우 대개 작고 단단한 결절로 시작해 점과 착각하는 경우가 많다. 가장 흔하지만 다행히 성장이 느려 좀처럼 다른 부위로 전이가 일어나지 않는다. 주로 눈과 코를 비롯해 안면부 중앙에 생기는 경향이 있다. 편평상피암의 경우도 입술과 얼굴 등 주로 안면부에 생길 수 있는데, 가끔 내부 장기로 전이할 때가 있어 조기 발견이 중요하다. 가장 치명적인 악성흑색종은 내장이나 중추신경계통에 전이를 일으켜 치료 시기를 놓칠 경우 사망에 이를 수 있어 특히 주의해야 한다. 피부암은 조기에 발견하면 대부분 치료를 통해 완치가 가능하다. 근본 치료법은 종양을 제거하는 수술적 완전 절제로, 이때 미용·기능적으로 환자가 만족할 만한 재건 수술이 뒤따라야 한다. 얼굴에 생긴 피부암의 경우 재건에 대한 고려 없이 종양 제거에만 집중한다면, 환자의 삶의 질이 크게 떨어질 수 있다. 피부암의 위치와 심각성에 따라 얼굴 형태의 영구적인 변화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인데, 이러한 이유로 성형외과의 재건수술은 피부암 치료에서 종양 절제만큼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성형외과의 재건술은 작은 흉터를 제거하는 것부터, 결손 부위 양쪽의 피부를 끌어당겨 꿰매는 일차 봉합술, 다른 신체 부위에서 피부를 이식하는 피부 이식술, 유리피판술 등 환자 상태에 따라 다양한 수술 방법이 고려된다. 일차 봉합술의 경우 대부분 결손 부위가 작을 경우에 시행하고, 일반적인 크기의 병변일 때는 국소피판술로 재건이 가능하다. 국소피판술은 인접한 주변 조직을 이용해 결손 부위를 메꾸기 때문에 조직간 피부색 차이가 거의 없어 미용 측면에서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 반면에 멀리 떨어진 부위의 조직을 결손 부위에 덮는 유리피판술은 실패할 경우 채취한 조직이 괴사할 수 있는 만큼 미세혈관 문합에 대한 전문성이 필요한 고난도 수술로 꼽힌다. 이태열 고려대 안산병원 성형외과 교수는 "피부암 치료에 있어 재건 수술은 암세포의 완벽한 제거만큼 중요하다"며 "성형외과 재건수술의 목적은 손상된 조직을 치료하고, 신체 부위를 재건해 환자가 만족할 만한 외모와 기능으로 회복시키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암세포의 완벽한 제거와 미용·기능적으로의 완벽한 재건을 위해선 성형외과와 피부과 등 관련 진료과들의 협진이 필수적이다"며 "고대안산병원은 성형외과와 피부과, 병리과 의사들로 구성된 피부암센터를 통해 정확한 진단부터 암의 제거, 재건 수술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정을 원스톱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2024-07-17 11:48:10
콜레스테롤 저하제인 에제티미브(ezetimibe)가 폐섬유증 진행을 억제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김송이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호흡기내과 교수·이찬호 강사, 곽세현 용인세브란스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 배수한 연세대 의대 의생명과학부 교수팀은 특발성 폐섬유증 환자가 에제티미브를 복용하면 사망 위험이 최대 62% 떨어진다고 17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유럽호흡기저널’(European Respiratory Journal, IF=24.9)에 게재됐다. 폐섬유증은 폐에 염증이 생기고 아무는 과정이 반복되면서 폐가 굳어지는 질환이다. 감염, 자가면역질환, 방사선치료 등 원인이 명확한 경우가 많지만 일부는 원인을 알 수 없어 ‘특발성’ 폐섬유증이라고 부른다. 특발성 폐섬유증은 진단 후 기대 생존기간이 2~4년 정도로 짧은 난치성 질환으로, 진행을 늦추는 항섬유화 약물 피르페니돈, 닌테다닙을 사용한다. 현재까지 치료방법은 이식이 유일하다. 연구팀은 항콜레스테롤 약제인 에제티미브의 특발성 폐섬유증에 나타나는 치료 효과를 확인했다. 에제티미브는 음식으로 섭취한 콜레스테롤이 소장에서 체내로 다시 흡수되는 것을 막아주는 기전을 갖고 있다. 구체적으로 소장 융모의 콜레스테롤 흡수에 관여하는 niemann-pick c1 like 1 protein (npc1l1)의 활성을 억제해 음식물이나 담즙 콜레스테롤이 소장을 통해 흡수되는 것을 억제한다. 이 약은 저밀도지단백(LDL) 결합 콜레스테롤을 낮추기 위해 고지혈증, 심근경색 환자에게 주로 사용하지만 자가포식을 활성화한다는 효과도 밝혀졌다. 자가포식이란 세포가 세포 내 특정 물질이나 세포소기관을 분해하는 과정을 통칭하는 것으로 주로 세포소기관이나 단백질이 과도하거나 망가졌을 때 세포가 이를 분해해 영양소와 에너지를 보충하는 현상이다. 연구팀은 이런 에제티미브의 자가포식 기능에 착안해 특발성 폐섬유증에서도 효과가 있는지 알아보기 위한 실험에 들어갔다. 먼저 폐섬유모세포를 전사체 분석해 에제티미브가 섬유화를 억제하는 과정을 확인했다. 에제티미브가 세포 콜레스테롤을 조절(감소)하면 세포 생리현상에 관여하는 mTORC1(Mammalian Target of Rapamycin Complex1) 효소가 분비되면 자가포식이 활성화되면서 섬유화를 일으키는 SRF 단백질이 제거되는 것을 마우스 동물실험을 통해 관찰했다. 연구팀은 에제티미브가 실제 환자를 대상으로 효과가 있는지 조사를 이어갔다. 에제티미브를 복용한 특발성 폐섬유증 환자 529명의 예후를 통계 분석하는 후향적 연구를 진행했다. 환자를 피르페니돈만 복용한 그룹, 에제티미브만 복용한 그룹, 피르페니돈과 에제티미브를 함께 복용한 그룹으로 나눠 치료 결과를 살폈다. 에제티미브 단독군, 피르페니돈·에제티미브 병용군은 피르페니돈 단독군과 비교했을 때 사망 위험이 각각 62%, 45% 낮았다. 또 피르페니돈 복용 환자 중 에제티미브 복용에 따라 폐활량 및 기체 확산 능력을 비교했을 때 에제티미브를 복용하면 폐 기능 감소를 최대 60% 억제할 수 있었다. 이찬호 강사는 “폐섬유모세포에서 자가포식을 활성화시켜 SRF 단백질을 제거하는 게 폐섬유증을 억제할 수 있는 방법임을 밝혔다”며 “국민건강보험공단의 빅데이터 분석 등 후속 연구를 통해 에제티미브의 효과 확인에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2024-07-17 11:45:58
이동원 건국대병원 반월연골판이식 클리닉 원장(정형외과 교수)은 내반 변형(O자 다리 변형)이 3도 이상인 환자들에게 내측 반월연골판 이식술을 시행할 때, 근위 경골 절골술을 동시에 시행하면 이식된 반월 연골판의 기능을 향상시킬 수 있다고 16일 발표했다. 무릎은 내측으로 체중의 60%, 외측으로 40%가 실린다. 내반 변형이 발생하면 무릎의 내측으로 체중의 70% 이상이 실리게 되는데, 관절 간격까지 좁으면 관절 내 연골 및 연골판이 받는 물리적 스트레스가 증가한다. 이 교수는 단독으로 내측 반월연골판이식술을 시행한 환자 22명(내반 변형 평균 1.8도)과 내측 반월연골판이식술과 근위 경골 절골술을 동시에 시행한 환자 20명(내반 변형 평균 4.2도)을 비교했다. 그 결과, 근위 경골 절골술을 동시에 시행한 그룹에서 이식된 반월연골판 탈출 정도가 통계학적으로 유의미하게 적었다. 반월연골판 탈출은 관절 내 반월연골판이 체중 부하로 관절 밖으로 밀려나는 현상으로 3mm 이상 탈출되었을 때, 반월연골판 기능이 저하됐다고 판단한다. 이 교수는 “한국인은 선천적으로 내반 변형이 많은 데, 관절 간격이 좁아지거나 연골 손상이 동반돼 있다면 3도 이상의 내반 변형을 교정해주는 게 관절 내 생역학적 환경 개선을 위해 필요하다는 것이 이번 연구의 성과”라고 밝혔다. 그동안 내측반월연골판 이식술 시, 동반된 내반 변형은 예후가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하지만 어느 정도 내반 변형이 있을 때 근위 경골 절골술을 시행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명확히 밝혀진바가 없어 이번 연구가 주목을 받았다. 이번 연구는 정형외과 분야 인용지수 최상위 국제 저널인 ‘The American Journal of Sports Medicine’(AJSM, IF=4.2)에 'Clinical and Radiological Outcomes ofMedial Meniscal Allograft TransplantationCombined With Realignment Surgery’란 제목으로 개재됐다(교신저자 김진구 한양대 명지병원 정형외과 교수).
2024-07-16 14:17: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