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당뇨병 약물치료에서 고식적인 설포닐우레아제 계열 제제는 2002년 전체 환자의 85.8%에서 처방되다가 점차 감소해 2019년에는 41.7%로 급감했다. 상대적으로 2008년에 처음 등장한 DPP-4억제제는 2009년 6%선에서 2019년 63.9%로 증가했다. 최근 당뇨병은 물론 만성신장병, 심혈관질환에도 치료 적응증을 획득해나가고 있는 SGLT-2 억제제는 2014년 국내에 도입돼 0.6%의 처방률을 보인 이래 2019년에는 8.4%로 상승했다. 이같은 대한당뇨병학회 ‘당뇨병 팩트시트 2022 수정본’에 따르면 최근 부상하고 있는 SGLT-2 억제제의 처방비율은 미국에서 2016년 4월~2017년 3월의 7.0%에서 2019/2020년 같은 기간의 20.1%로 증가한 것(CMAJ Open 저널 2023년 5~6월호)에 비해 여전히 낮은 수치다.이에 대해 임수 분당서울대병원은 지난 4월 ‘란셋’(Lancet)에 게재한 당뇨병 치료 종설 논문에서 “단순히 혈당 강하 차원이 아닌 전신적 치료 차원에서 부작용이 많은 기존 설폰우레아제 계열이나 메트포르민 대신 새로운 당뇨병 치료 약제인 SGLT-2 억제제, GLP-1 유사체 등을 적극적으로 사용하도록 권고하고 있지만 아직도 일부 의사들의 ‘임상적 타성’으로 인해 새로운 당뇨병 치료 약제인 SGLT-2 억제제, GLP-1 유사체 등의 처방률이 저조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임상적 타성이란 새로운 의약품의 조기 투여가 임상적 유의성이 있음을 의사들이 알고 있음에도 적극적으로 사용하지 않거나, 늦게 적용하는 것을 말한다. 여기엔 환자당 진료시간 감소나 사용 가능한 약물의 제한, 높은 의료비용의 문제가 얽혀져 있기도 하다.SGLT-2 억제제가 미국 식품의약국(FDA) 등에서 만성신장병 및 심혈관질환 치료에 적응증을 획득해나가고 있는 것은 증상의 개선을 입증한 단순한 통계적 유의성 확보에 따른 결과일까. 아니면 약리학적 기전에 따른 증거가 있을까.이에 대해 대한당뇨병학회 관계자는 “당뇨병 환자에서 SGLT2 억제제는 혈당을 낮추는 것 이외에 심부전 및 만성신질환 등의 병태생리학적 기전에 직간접적으로 작용해 환자들의 예후를 유의하게 개선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구체적인 기전을 기전을 밝히기 위해 많은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현재 신장병 개선 효과에 대해 밝혀진 가장 기본적인 설명은 SGLT2 억제제가 신장 사구체에서 원위 세뇨관의 나트륨 전달(distal sodium delivery, 나트륨 배출)을 증가시키고 세뇨관 사구체 피드백을 억제하여 구심성 혈관 수축(afferent vasoconstriction)과 사구체내압 감소를 유도하는 신장 보호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나아가 SGLT2 억제제가 근위 세뇨관에서 SGLT2 단백을 차단해 혈액으로 재흡수되는 포도당과 나트륨의 양을 줄임으로써 혈당 강하, 혈압 강하, 나트륨 배출, 심장 에너지 대사 개선, 염증 예방, 체중 감소 효과를 유도해 심장 보호 효과를 창출한다는 설명이다. 노보노디스크의 GLP-1 작용제 ‘위고비프리필드펜’(Wegovy 성분명 세마글루타이드, semaglutide)피하주사제), 릴리의 GIP 및 GLP-1 이중 작용제 ‘젭바운드’(Zepbound 성분명 티어제파타이드, tirzepatide) 등은 원래 당뇨약으로 개발됐다가 최근 비만약으로 세계 시장을 흔들고 있다. 심지어 비알코올성지방간염(NASH)에도 효과가 있을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이에 대해 학회는 “GLP-1 수용체 작용제는 기본적으로 당뇨병에 대한 치료제로 개발된 약제”라며 “다면 발현 효과로 인해 현재 치료 영역을 확대해나가고 있지만, 위고비만 지난 5월 비만 치료제로 국내 허가를 받았을 뿐 아직 진료현장에서는 2형 당뇨병 치료제로만 쓰이고 있다”고 말했다. 캐나다 밴쿠버의 브리티시컬럼비아대의 모히 소디 교수(Mohit Sodhi) 교수는 GLP-1 작용제들의 부작용 관련 연구 결과 “체중 감량을 위해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GLP-1 작용제들의 부작용을 고려해야 한다”면서 “비만 환자의 위험 대비 혜택 여부는 당뇨병 환자의 위험 대비 혜택 계산법과 다를 수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당뇨병 치료를 위해 어쩔 수 없이 이들 약물을 복용하는 것은 감수해야 할 위험이지만, 살을 빼기 위해 이런 위험에 노출되는 것은 재고해봐야 한다는 의미다. 젭바운드 임상시험에 참여한 조영민 서울대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체중 감량 효과가 20%를 넘는 젭바운드가 허가를 받으면서 진정한 비만약 시대가 열렸다”며 “비만이 심각한 질환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게임 체인저가 아니라 라이프 체인저가 등장한 것”이라고 말했다.GLP-1 작용제는 체내의 GLP-1처럼 작용해 포도당 의존성 인슐린 분비를 자극하고, 췌장에서 글루카곤 분비를 억제하며, 위 배출 속도를 늦춰, 포만감을 느끼는 시간을 늘리고 식욕을 저하시키는 작용을 한다. 현재 당뇨병약의 주류인 DPP-4(Dipeptidyl peptidase-4) 억제제보다 당화혈색소 강하 및 체중 감소 효과가 나은 것으로 입증돼 있다.현재 오젬픽과 위고비는 메스꺼움, 구토, 설사, 변비, 복통, 위염, 소화불량과 같은 위장관장애와 다소간의 위 배출 지연 위험이 부작용으로 적시돼 있다. 하지만 최근 위무력증, 수술을 위한 마취 후 수술 도중 구토 위험, 자살 충동 및 자해 위험, 심장질환 안전성 등도 새롭게 안전성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젭바운드 제품 겉면에는 ‘갑상선C세포종양’(thyroid C-cell tumors)에 관한 박스 경고문이 기재된다. 젭바운드는 갑상선수질암(medullary thyroid carcinoma) 병력이 있거나 가족력이 있는 환자, 다발성 내분비신생물 증후군 2형(Multiple Endocrine Neoplasia syndrome type 2) 환자, 티어제파타이드 또는 젭바운드의 부형제에 심각한 과민증이 있는 환자에게는 사용이 금지된다.위고비는 설치류 동물실험에서 비치명적 갑상선C세포종양을 유발할 수 있다는 내용이 의약품 설명서에 적시돼 있다. 또 탈수와 급성 췌장염 등을 초래할 위험이 있다.
2023-11-21 13:35:07
키트루다, 모든 유형의 자궁내막암 2차 치료제 … OS 40% 이상 개선 입증 오랫동안 새로운 치료법이 없던 진행성 또는 재발성 자궁내막암에 면역관문억제제인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의 항 PD-1 면역항암제 ‘젬퍼리주’(Jemperli 성분명 도스탈리맙 dostarlimab-gxly)와 미국 머크(MSD)의 PD-1 억제제 ‘키트루다주’(Keytruda, 성분명 펨브롤리주맙 Pembrolizumab)가 맞붙고 있다. 글락소스미스클라인은 젬퍼리주의 3상 ‘RUBY/ENGOT-EN6/GOG-3031/NSGO’ (흔히 RUBY) 임상시험의 파트 1 부분에서 사전에 예정된 분석작업을 진행한 결과 긍정적인 표제(headline) 연구결과가 도출됐다고 30일(현지시각) 발표했다. ENGOT는 유럽여성생식기암임상연구그룹연대(The European Network for Gynaecological Oncological Trial groups), GOG재단(Gynecologic Oncology Group Foundation)은 미국 국립암연구소가 후원하는 부인종양학연구회라는 비영리단체, NSGO는 The Nordic Society of Gynaecological Oncology & The Nordic Society of Gynaecologic Oncology-Clinical Trial Unit(NSGO-CTU)의 약자로 북유럽부인암연구협회 및 임상연구단체를 말한다. 이 임상은 성인 원발성 진행성 또는 재발성 자궁내막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젬퍼리+표준 항암화학요법제(카보플라틴 및 파클리탁셀) 병용요법을 진행한 후 젬퍼리 단독요법을 진행한 환자를 위약+항암화학요법제 병용요법을 거쳐 위약 단독요법을 진행한 대조군과 비교분석하는 임상시험이다.임상 결과 전체생존기간(OS) 관련 1차 평가지표를 충족되면서 통계적, 임상적으로 유의미한 유익성이 입증됐다. 주목되는 것은 2개 세부 하위군에서 모두 이를 달성했다는 점이다.복제오류 복구 결함(mismatch repair deficient, dMMR) 또는 미소부수체(微小附隨體) 고도 불안정성(microsatellite instability–high, MSI-H)을 보인 환자군과 복제오류 복구 능숙(mismatch repair proficient, MMRp) 또는 미소부수체 안정성(microsatellite stable, MSS)을 나타내는 환자군 모두에서 OS를 충족했다. 지난 7월 31일, 젬퍼리는 dMMR 또는 MSI-H를 나타내는 성인 원발성 진행성 또는 재발성 자궁내막암 환자들을 치료하기 위해 카보플라틴 및 파클리탁셀 병용요법을 진행한 후 젬퍼리 단독요법(유지요법)을 진행하는 요법(1차 치료제)이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정식 승인됐다. 이번 새 연구결과는 MMRp 또는 MSS를 보인 환자군이 포함된데다, 지난 7월말 정식 승인의 근거가 된 무진행생존기간(PFS) 연장에 그치지 않고 더 중요한 전체생존기간(OS) 연장을 입증한 데 의미가 크다. 따라서 지난 7월에 획득한 적응증보다 더 넓은 환자를 아우르는 적응증을 얻을 가능성이 높아졌다.이번 RUBY 임상시험의 파트 1 부분에서 PFS와 OS가 1차 평가지표로 설정됐다. 이 임상에서 PFS는 모든 환자군에서 36% 개선됐다. 즉 종양이 진행되었거나 환자가 사망에 이른 비율이 36% 감소했다. dMMR 또는 MSI-H 환자군만 떼어놓고 보면 이 비율이 72%(지난 7월말 적응증 승인 시에는 71% 감소했다. 자세한 연구결과는 조만간 열릴 학술대회에서 공유될 예정이다. GSK의 헤샴 압둘라(Hesham Abdullah) 종양학 연구개발 담당대표 겸 수석 부회장은 “3상 RUBY 임상 파트 1 부분에서 표제 연구결과가 공개됨에 따라 젬퍼리+항암화학요법제 병용요법이 3상에서 폭넓은 환자군을 대상으로 유의할 만한 생존기간 개선 유익성을 입증한 유일한 면역치료제 병용요법으로 자리잡게 됐다”고 말했다.이번 임상에서 피험자의 25% 이상에서 가장 흔하게 나타난 약물치료 관련 부작용은 구역, 탈모, 피로, 말초신경병증, 빈혈, 관절통, 변비, 설사, 근육통 등이었다. dMMR 또는 MSI-H 없는 자궁내막암에 승인된 유일한 면역억제제 ‘키트루다’ 키트루다는 이전의 전신요법 이후 진행이 확인되고 수술적 치료 또는 방사선 치료가 부적합한, MSI-H 또는 dMMR이 없는 진행성 자궁내막암 치료로서 일본 에자이의 다중 티로신키나제억제제(TKI)인 ‘렌비마캡슐’(Lenvima 성분명 렌바티닙 Lenvatinib)과의 병용요법이 2021년 7월 22일, FDA 정식 승인을 받았다. 이에 대한 FDA 가속승인은 2019년 9월 17일에 이뤄졌다. 국내 승인은 2021년 12월에 이뤄졌다. 이런 세부유형의 자궁내막암에 쓸 수 있는 면역관문억제제는 현재 키트루다가 유일하다. 키트루다는 ‘KEYNOTE-775’ 3상 임상시험에서 대조군인 독소루비신 또는 파클리탁셀 대비 사망위험(OS)을 32%(18.0개월 대 12.2개월), 질병진행 또는 사망위험(PFS)을 40%(6.7개월 대 3.8개월) 개선했다. 이런 성과는 MSI-H 또는 dMMR이 없는 진행성 자궁내막암에서 근 50년 만에 이룬 신약으로서의 효과 입증에 해당한다. NCCN/ESMO(미국종합암네트워크/유럽임상종양학회) 가이드라인은 키트루다+렌비마 병용요법을 이 유형의 진행성 자궁내막암에서 최고 우선순위로 권고하고 있다(NCCN 카테고리1, ESMO 1A).앞서 키트루다는 2017년 5월 23일, dMMR이거나 MSI-H인 고형암을 가진 환자에 대한 최초의 암종 불문 고형암 면역항암제로 가속승인을 받았으며, 2023년 2월 29일에는 가속승인이 정식승인으로 격상됐다. 이 고형암의 범위는 미국의 경우 모든 고형암이지만 국내서는 진행성 또는 전이성의 직결장암(대장암), 자궁내막암, 위암, 소장암, 난소암, 췌장암, 담도암으로 국한돼 있다. 키트루다는 2022년 3월 21일, 미국에서 dMMR/MSI-H 진행성 자궁내막암의 단독치료제로 승인받아 모든 유형의 자궁내막암에 쓰일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전신요법제를 사용해 치료한 뒤에 종양이 더 악화되고, 근치수술 또는 방사선요법이 적합하지 않은 경우로 조건이 달려 1차 치료제가 아닌 2차 치료제에 머물고 있다. KEYNOTE-158 임상시험의 코호트 D 및 K의 연구결과 dMMR/MSI-H 진행성 자궁내막암에서 키트루다는 객관적반응률(ORR)은 46%, 완전반응 12%, 부분반응 16.0개월이었다. 추적관찰기간 중앙값은 16개월로 치료반응을 보인 41명의 환자 중 68%는 반응이 12개월 이상, 44%는 24개월 이상 지속됐다. 반응지속기간(DOR) 중앙값은 산출되지 않았다(2.9~55.7개월 이상).반면 젬퍼리는 MSI-H 또는 dMMR에 국한되지만 현재 1차 치료제(화학요법제와의 병용요법 후 효과 유지를 위한 단독요법)이고, 이번 새로운 RUBY 임상시험의 파트 1의 최종 결과에 따라 모든 유형의 자궁내막암에서 1차 치료제가 될 가능성이 있다. 결론적으로 대조군의 화학요법제 성분이 다르긴 하지만 젬퍼리+화학요법 병용군은 MSI-H 또는 dMMR 자궁내막암에서 PFS를 위약 대비 72% 개선한 반면 키트루다+렌비마는 이 환경에서 계속 연구 중이다. MSI-H 또는 dMMR이 아닌 상황에서는 키트루다+렌비마 병용요법이 PFS 40% 개선을 보여줬고, 젬퍼리+화학요법은 수치가 산출됐으나 아직 공개하지 않은 상태다. 다만 젬퍼리 병용군과 위약 병용군의 24개월차 추정 PFS가 각각 28.4%, 18.8%로 산출된 바 있어 젬퍼리가 위약 대비 51%가량 개선됐다고 짐작할 수 있다. NEJM 2023년 3월 27일자에 나온 젬퍼리 및 키트루다 연구결과는 ‘둘 다 홈런’올해 3월 25~28일 미국 플로리다 템파에서 열린 미국여성암종양학회(SGO 2023) 연례학술대회에서는 젬퍼리와 키트루다의 자궁내막암 연구결과가 동시에 발표됐고, NEJM 3월 27일자 온라인판에도 각각 게재됐다. 젬퍼리의 RUBY 연구 결과는 덴마크 코펜하겐대 의대 만수르 미르자(Mansoor R. Mirza) 교수가 발표했다. 자궁내막암 3기 또는 4기 494명을 대상으로 25.38개월(중앙값, 최대 3년) 동안 추적관찰했다. 이 임상은 젬퍼리+카보플라틴+파클리탁셀 병용요법(젬퍼리군)을 위약+카보플라틴+파클리탁셀 병용요법(대조군 또는 위약군)과 단순비교한 것이다. 3주마다 총 6주기로 임상 평가했다. 젬퍼리 단독요법(유지요법)은 하지 않았다. 전체적으로 피험자의 33%만이 자료가 성숙한(사망 또는 진행) 가운데 12개월차 PFS 실제 달성률은 젬퍼리군 48.2%, 위약군이 29.0%였다. 24개월차 PFS 달성률은 각각 36.1%, 18.2%였다(hazard ratio 0.64).dMMR/MSI-H 하위군(118명, 젬퍼리군 53명, 위약군 65명)의 12개월차 추정 PFS 달성률은 63.5% 대 24.4%로 산출됐다. 24개월차 추정 PFS는 61.4% 대 15.7%로 산출됐다. MMRp/MSS 하위군(376명, 젬퍼리군 192명, 위약군 184명)에서 12개월차 젬퍼리군의 추정 PFS 달성률은 43.5%, 대조군은 30.6%로 조사됐다. 24개월차 추정 PFS는 각각 28.4%, 18.8%였다.전체 환자의 12개월차 추정 OS 달성률은 젬퍼리군 84.6%, 위약군 81.3%였다. 24개월차 추정 OS 달성률은 각각 71.3%, 56.0%였다. 이 중 MMRp/MSS 하위군의 12개월차의 추정 OS는 젬퍼리군 83.1%, 위약군 81.8%였다. 24개월차 추정 OS는 67.7%, 55.1%로 분석됐다. 전체 환자의 객관적반응률(ORR)은 젬퍼리군 77.6%, 대조군 69.0%였고, pMMR/MSS는 각각 68.1%, 63.4%로 나타났다. 전체 환자의 반응유지기간 중앙값은 젬퍼리군 미산출, 위약군 5.4개월이었다. MMRp/MSS 하위군에서는 젬퍼리군이 9.6개월인 반면 위약군은 6.3개월에 그쳤다. 키트루다도 1차 표준치료인 카보플라틴+파클리탁셀에 키트루다를 추가했을 때 PFS가 통계적으로 의미 있게 증가함을 보여줬다.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 샌디에이코캠퍼스의 라메즈 에스칸더(Ramez N. Eskander) 산부인과 교수는 ‘NRG-GYO18’(KEYNOTE-868)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연구팀은 816명 환자를 대상으로 표준 항암화학요법에 키트루다를 추가한 군과 대조군(화학요법군)을 1대1로, 무작위 배정하고 이중맹검하는 비교방식의 임상시험을 진행했다. 피험자들은 3기 또는 4기A, 4기B, 재발된 자궁내막암 환자였다.환자들은 3주마다 총 6사이클로 키트루다를 투여받았고, 이후 6주마다 최대 14회 유지요법(maintenance cycles)을 받았다. 연구팀은 총 816명의 환자를 dMMR(225명), pMMR(591명) 상태에 따라 두 개 코호트로 세분했다. 선행 보조 항암화학요법을 받은 환자는 무치료기간(treatment-free interval, TFI)이 12개월 이상일 때만 임상 참여를 허용했다. 1차 평가지표는 두 코호트의 PFS였다. 중간 분석은 dMMR 코호트에서 사망 또는 질병 진행이 최소 84건, pMMR 코호트에서 최소 196건 발생했을 때 시작하는 것으로 정했다.연구팀은 12개월차에서 카플란마이어 분석법을 사용해 PFS를 산출했다. 그 결과, dMMR 코호트에서 PFS는 키트루다 투여군은 중앙값에 아직 도달하지 않은 반면 대조군은 7.6개월이었다(HR, 0.30; P <0.001). 연구팀은 12개월차 PFS 달성률을 각각 74%, 38%로 추정했다. pMMR 코호트에서 PFS 중앙값은 키트루다 투여군 13.1개월, 대조군 8.7개월(HR 0.54; 95% CI, 0.41 to 0.71; P<0.001)로 도출됐다. 연구팀은 “다른 고형암과 달리 전이성 자궁내막암의 생존율은 지난 40년 동안 개선되지 않았다”며 “이번 키트루다 연구결과가 그동안의 제한된 치료옵션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평가했다. 토론 세션에 참여한 미국 버밍엄알라바마대 의대 레베카 아렌드(Rebecca C. Arend) 교수는 자궁내막암은 사망률이 증가하는 여성암이기 때문에 이번 두 가지 연구 결과의 의미는 각별하다고 평가했다. 아렌드 교수는 “두 가지 연구 (젬퍼리 및 키트루다) 모두 홈런을 쳤다”며 “자궁내막암 치료를 변화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뉴욕대 랑곤의대 펄뮤터암센터의 바바나 포츄리(Bhavana Pothuri ) 산부인과 교수도 “이에 동의한다”며 “두 가지 연구 결과가 자궁내막암 패러다임을 바꿀 것”이라고 말했다.키트루다 PD-L1 발현 양성에서 mOS 28.6개월, mPFS 10.5개월 … 대조군보다 1년 더 생존지난 6월말 미국 시카고에서 개최된 ‘ASCO 2023’에서는 이정윤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암병원 산부인과 교수가 ‘KEYNOTE-826’의 최종 결과를 발표했다.최종 분석 결과, PD-L1 발현 양성(CPS≥1) 환자 기준 키트루다+항암화학요법(시스플라틴+파클리탁셀 기본, 베바시주맙 추가 여부는 선택) 병용요법군의 전체생존기간 중앙값은 28.6개월로 대조군(화학요법 병용군)의 16.5개월 대비 1년 이상 연장했다. 24개월 시점 OS 분석에서는 대조군 대비 사망 위험을 40% 감소시킨 것으로 나타났다(HR=0.60). 특히 △나이 △PD-L1 발현 유무 △베바시주맙 병용 여부 등에 관계없이 생존율 개선에 효과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이 경향은 무진행 생존기간도 마찬가지였다. 키트루다 병용요법군 PFS 중앙값 은 10.5개월, 대조군은 8.2개월로 질병 진행 및 사망 위험을 42% 감소시켰다(HR=0.58). 따라서 키트루다 병용요법(키트루다+렌비마 또는 키트루다+화학요법)은 MSI-H 또는 dMMR이거나 또는 그렇지 않거나에 상관없이 40% 이상의 전체생존기간 개선(연장)을 보이는 것으로 분석된다.
2023-10-30 13:39:28
항암제 바이오시밀러들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는 항암 치료 비용 부담을 덜어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미국의사협회지 ‘JAMA Network Open’에는 12일, 중국 연구진이 항암제 바이오시밀러 연구들을 메타분석한 결과가 게재됐다. 연구진은 항암 바이오시밀러와 오리지널 제품을 비교한 무작위 대조 임상(RCT)과 코호트 연구 등 총 49개 연구를 대상으로 메타분석을 수행하고, 중국 내 가격과 시장점유율을 비교했다. 49개 연구 중 무작위 대조 임상이 39건으로 총 1만8791명, 코호트 연구는 10건으로 총 1998명의 환자가 포함됐다. 이 가운데 베바시주맙(오리지널 제품명 로슈 ‘아바스틴주’ ) 관련 16개 무작위 대조 임상에서는 오리지널 대비 바이오시밀러의 객관적반응률(Objective Response Rate, ORR) 상대위험비(Relative Risk, RR)가 0.97(95% CI 0.93~1.01, P=0.17)로 동등성을 충족했다. 또한 리툭시맙(오리지널 제품명 로슈 ‘맙테라주’ ) 관련 9개 무작위 대조 임상에서도 상대위험비가 1.03(95% CI 0.98~1.08, P=0.70), 트라스투주맙(오리지널 제품명 로슈 ‘허셉틴주’ ) 관련 9개 무작위 대조 임상은 1.04(95% CI 0.97~1.12, P=0.29)로 역시 동등성을 충족했다. 코호트 연구 요약 결과 역시 무작위 대조 임상 결과와 일치했다는 것이 연구진의 설명이다. 이처럼 바이오시밀러가 오리지널 제품과 임상적으로 동등한 이점을 제공한 가운데, 항암제 바이오시밀러의 가격은 2022년 기준 오리지널 제품의 69~90% 수준으로 책정됐고, 시장점유율은 54~83%에 달했다. 이는 보다 많은 암환자들에게 혜택을 주기 위해 오리지널에서 바이오시밀러로의 전환을 가속할 수 있다는 평가다. 전세계 모든 바이오시밀러는 공급과 수요 측면에서 확장에 유리한 상황에 놓여 있다. 우선 공급면에서 정책적으로 현재 많은 국가에서 바이오시밀러나 제네릭의 가격을 오리지널보다 20~40% 낮게 책정하는 약가연동제를 시행하고 있다. 자유가격 적용 국가들도 입찰이나 약가사후관리 제도를 통해 바이오시밀러의 약가를 관리하고 있다. 수요 측면에서 의사단체와 정부는 처방권고지침 변경, 처방할당제, 처방예산제, 처방모니터링, 바이오시밀러에 대한 처방 인센티브 제공, 약사를 대상으로 한 대체조제 인센티브, 환자를 대상으로 한 본인부담금 차등지급 및 의약품 정보제공 및 교육 등을 바이오시밀러 사용을 장려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대다수 국가에서 약사의 대체조제는 허용되지 않고 있다. 유럽 5개국(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 영국)에서 에타너셉트(Etarnercept)와 인플릭시맙(Infliximab)의 바이오시밀러 출시 전과 출시 후인 2016년을 비교할 때 전체 종양괴사인자(Tumor Necrosis Factor, TNF) 억제제 사용에 대한 치료일당 약제비용은 13% 감소, 치료일당 사용량은 19% 증가했다. 영국 NHS(건강보험공단)에서 바이오시밀러에 대한 처방지침 제작 및 배포, 입찰, 처방모니터링, 이익공유계약 등 다양한 정책을 동원한 결과 2017년 Infliximab, Etanercept, Rituximab에 대해 각각 9940만 파운드, 6030만 파운드, 5040만 파운드의 비용이 절감될 것으로 추산됐다. 2012년 대비 2021년의 전세계 Infliximab, Trastuzumab, Etanercept, Insulin glargine, Rituximab, Adalimumab, Darbepoetin alfa, Teriparatide, Follitropin alfa, Bevacizumab 성분군 바이오의약품 약품비는 바이오시밀러의 가세로 약 2배 증가하였으며, 청구량은 약 2.5배 증가했다. 그 중 바이오시밀러의 점유율은 꾸준히 증가해 2021년에는 바이오시밀러 사용량이 전체 바이오의약품의 20%이상을 점유했다. 바이오시밀러의 청구량 증가에 따라 대부분의 성분에서 오리지널의약품의 청구량은 감소하는 양상을 보였으나, 일부 성분에서는 오리지널 청구량도 증가했다. 건강보험공단 산하 건강보험연구원이 최근 국내 바이오시밀러 사용 결정요인을 분석한 결과 모든 약효군에서 공통적으로 증세가 안정적인 환자에서, 상급종합병원보다는 종합병원·병원·의원에서, 최근에 이루어진 처방일수록 바이오시밀러를 선택하거나 오리지널로부터 바이오시밀러로 전환하는 경향이 높았다. 약효군별로 항체치료제처럼 물질 구조가 복잡한 경우 오리지널과의 동등성 여부가 바이오시밀러를 신뢰(선택)하는 주요 요인이었고, 상대적으로 단순하며 저렴한 단백질치료제는 환자의 인구사회학적(경제적) 변수가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
2023-10-12 15:15:05
서양인에게는 상대적으로 발병률이 낮지만 위암은 여전히 한국 일본 등 아시아인에게는 위협적이다. 2020년 국내 암 통계에 따르면 위암은 갑상선암, 폐암, 대장암, 위암에 이어 신규 발생률 4위를 차지했다. 전체 24만7952명의 신규 암 환자 중 10.8%인 2만6662명이 위암이었다. 갑상선암을 제외하면 불과 10년전 만해도 위암이 1등이었지만 지금은 건강검진과 적극적 예방으로 크게 비중이 낮아졌다. 하지만 위암의 유병률은 갑상선암에 2위다. 2020년 277만6792명의 전체 암 환자 중 14.5%인 33만217명이 위암으로 진단돼 생존하고 있다. 폐암, 대장암보다는 장기 생존율이 월등히 낫다는 얘기다. 위암의 5년 생존율은 1993~1995년 43.9%에서 2015~2019년 77.5%로 33.6%p 향상됐다. 국한암(Localized, 번지지 않음)은 97.6%, 국소암(Regional, 인접 조직이나 장기 및 림프절로 침투)은 62.1%, 원격전이암(Distant)은 6.4%로 큰 차이를 보였다. 이 중 원격전이암의 5년 생존율은 암 신규 발생 5대암 가운데 가장 낮았다. 폐암의 경우 1980년대만 해도 6개월도 살지 못하는 경우가 태반이었다가 지금은 1년을 넘기는 경우가 늘어난 반면 위암은 전이될 경우 폐암보다도 짧은 삶을 영위하다가 죽음에 이르게 되는 것이다. 70%가 표적있는 폐암과 달리 위암은 표적이 10~15%에 그쳐 … 개인별 이질성도 커 약물치료 어려워 이는 전이될 경우 폐암이나 대장암보다도 오래 살지 못한다는 것인데 마땅한 항암제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위암은 폐암과 달리 표적이 많지 않고, 개인별로 위암의 이질성이 강해 치료제가 잘 듣지 않는 특징을 보인다. 또 위암은 표적이 존재하는 암이 70%에 달하는 폐암과 달리 표적이 HER2 15% 이하, EBV/MSI-H(엡스타인-바 바이러스 감염 또는 고도 미세부수체 불안정) 10% 정도의 비율에 그친다. 그나마 HER2 돌연변이 양성 환자에서는 ‘허셉틴주’(트라스트주맙)과 같은 HER2 표적치료제들이 등장해 생존기간을 연장했지만, HER2 음성 환자의 1차 치료 단계에서는 항암화학요법 외 이렇다 할 대안이 없었다.또 미국에서 위암 환자가 적다보니 관련 연구가 부진하며, 아시아에서 조기진단과 조기수술로 높은 초기치료율을 올리다보니 전이 위암에 대한 대처가 미흡한 것도 전이 위암 치료가 미충족 의료수요가 큰 영역으로 남은 이유다. 위암을 인간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HER2) 양성과 음성으로 나누면 그 비율이 각각 15~20%, 80~85% 안팎이 된다. 라선영 연세암병원 종양내과 교수는 6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가진 ‘옵디보 HER2 음성 위암 급여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진행성 또는 전이성 위암의 약 80%는 HER2 발현이 낮은 HER2 음성 환자에 해당할 만큼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며 “옵디보 등장 전까지 HER2 음성 위암의 유일한 1차 치료 옵션은 화학요법으로, 치료 후에도 전체생존기간 중앙값이 1년 미만에 불과했다”고 말했다. 이어 “다른 암종과 마찬가지로 위암에서도 새로운 표적치료제 개발이 여러 차례 시도됐지만 대부분의 임상이 실패했다”며 “옵디보가 CheckMate-649 임상에서 기존 화학요법보다 유의한 생존 개선 혜택을 입증하면서 새로운 HER2 음성 위암 1차 표준치료로 자리잡게 됐다”고 설명했다.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 및 일본 오노약품공업의 PD-1 억제제인 ‘옵디보주’(Opdivo, 성분명 니볼루맙 nivolumab)는 2021년 4월 16일 PD-L1 발현 여부와 상관없이 진행성 또는 전이성 위암, 위식도접합부암, 식도암 선암 등의 치료제로 화학요법과 병행하는 용법이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얻었다. 같은 해 5월 21일에는 화학요법 및 방사선요법(신보조요법)을 먼저 받은 후 이들 암을 완전절제한 환자의 보조요법(수술후 항암치료)으로 승인받았다.국내서는 2021년 6월 면역항암제 최초로 진행성 또는 전이성 위선암, 위식도 접합부 선암 또는 식도선암의 1차 치료로서 플루오로피리미딘계 및 백금 기반 화학요법과의 병용요법으로 국내 허가를 받았다.적응증에는 HER2 음성 위암이란 규정이 없지만 옵디보는 이 영역에서 약 20년 만에 승인을 받은 1차 치료 옵션이 됐다. 옵디보는 국내 허가 후 약 2년 만인 2023년 9월 1일부터 진행성 또는 전이성 위선암, 위식도 접합부 선암 또는 식도선암의 1차 치료에서 HER2 음성이며 PD-L1 발현율 CPS 5 이상인 환자를 대상으로 급여가 적용되고 있다. CPS(Combined Positive Score)는 특정 암조직 범위 내에 존재하는 암세포 및 면역세포에 발현된 PD-L1의 수가 전체 세포 대비 어느 비율로 존재하는 지 나타내는 척도로 % 단위를 숫자로 표시한다. CPS가 높을수록 표적단백질의 발현 정도가 많다고 할 수 있다.이번 급여로 옵디보+CapeOX(capecitabine, oxaliplatin) 병용요법으로 한달 간 치료받을 경우 본인 부담금이 570만1000원(비급여)에서 28만5000원(급여, 전체 약제비의 5%)으로 크게 줄었다. 옵디보, HER2 음성 위암 1차 치료에서 병용요법시 단독 화학요법보다 생존 연장 면역항암제 최초로 입증 옵디보는 CheckMate-649 3상 임상 결과를 바탕으로 위암 1차 치료제로 등극했다. 옵디보+화학요법 병용요법은 이 임상의 3년 장기 추적관찰 결과 PD-L1 발현율에 관계없이 화학요법 단독요법 대비 지속적이고 장기적인 생존 이점을 확인했다. 이 때 쓰인 화학요법은 FOLFOX6(fluorouracil, leucovorin, oxaliplatin) 또는 CapeOX 중 택일이었다. 옵디보+화학요법 병용은 전체 환자군에서 전체생존기간 중앙값(mOS) 13.7개월과 3년 전체 생존율 17%를 기록하며, 화학요법 단독군(11.6개월, 10%) 대비 유의한 생존 개선 혜택을 확인했다(HR 0.79, 95% CI: 0.71-0.88). 이와 관련 한국, 일본, 대만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ATTRACTION4 임상에서 한국인의 mOS는 19.7개월로 나와 위약의 14.9개월 대비 사망위험을 23% 감소시키는 결과를 냈다. 이 때 각각 병용한 항암제는 CapeOX 또는 SOX(gimeracil, oteracil, tegafur복합제(S-1 또는 TS-1)+옥사플라틴)였다. SOX 병용요법 중 S-1은 서양인에게 견딜 수 없는 독성을 보여 주로 아시아인게만 쓰는 세포독성항암제다. PD-L1 CPS 5 이상 환자군에서도 옵디보+화학요법 병용은 14.4개월의 전체생존기간 중앙값으로 화학요법 단독군(11.1개월)보다 높은 장기 생존 혜택을 입증했다(HR 0.70, 95% CI: 0.61-0.81).12, 24, 36개월 시점의 전체생존율은 옵디보+항암화학요법군이 57%와 31%, 21%, 항암화학요법군은 46%, 19%, 10%로 집계됐다.옵디보+화학요법 병용의 무진행생존기간 중앙값(mPFS)은 전체 환자군에서 7.7개월로 화학요법 단독요법의 6.9개월보다 높게 나타났다(HR 0.79, 95% CI: 0.71-0.89). PD-L1 CPS 5 이상 환자군에서도 옵디보+화학요법 병용은 화학요법 단독군의 6.1개월보다 유의하게 높은 8.3개월의 무진행생존기간 중앙값(mPFS)을 달성하며 질병 진행 사망 위험을 30%까지 낮췄다 (HR 0.70, 95% CI: 0.60-0.81).삶의 질 측면에서도 옵디보+화학요법 병용은 화학요법 단독군보다 낮은 삶의 질 저하 위험(time to health-related quality of life (HRQoL) score definitive deterioration, TuDD)을 보이며 유효한 치료 혜택을 보였다. TUDD는 주로 항암제 임상시험에서 피험자를 시험군과 대조군으로 임의 배정한 뒤 건강관련 삶의 질 점수(HRQoL score)가 치료시작 시점 대비 5점 이상 감소하거나 이후 개선되지 않는 상태를 보이는 데 걸리는 기간을 말한다. 새로운 안전성 관련 이상 징후는 나타나지 않았다. 면역관련 이상반응은 대부분 1 또는 2등급이었으며 3 또는 4등급은 두 군 모두 5% 이하로 나타났다.라 교수는 “CheckMate-649 임상 결과 옵디보는 PD-L1 발현율에 관계없이 1년 이상의 전체생존기간 중앙값과 높은 반응률을 달성했을 뿐만 아니라 지속적인 치료 반응을 보여, 모든 환자(all-comer)의 1차 치료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국내 허가됐다”며 “이 중 PD-L1 CPS 5 이상 환자를 대상으로 이번에 급여가 적용되면서 국내 위암 환자들의 치료 접근성이 향상돼, 1차 치료 단계에서부터 장기 생존을 목표로 한 효과적인 치료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고빈도 현미부수체 불안정성(MSI-H) 환자 역시 옵디보+항암화학요법의 전체생존기간 중앙값이 38.7개월, 항암화학요법은 12.3개월로 옵디보+항암화학요법의 사망위험이 66% 더 낮았다(HR=0.34, 95% CI 0.16-0.74).현미부수체 안정(MSS) 환자 또한 옵디보+항암화학요법의 전체생존기간 중앙값이 13.8개월, 항암화학요법은 11.5개월로 옵디보+항암화학요법의 사망위험이 21% 더 낮았다(HR=0.79, 95% CI 0.71-0.89).PD-L1 발현율 5% 이상인 환자에서 2차 무진행생존기간(PFS2, 암의 재발로 인해 다른 치료제를 투여받은 뒤 다시 원래 치료를 받을 때 산출하는 무진행생존기간) 중앙값은 옵디보+항암화학요법이 13.7개월, 항암화학요법은 9.8개월로 옵디보+항암화학요법 후 2차 치료에서 질병 진행 또는 사망의 위험이 33% 더 낮았다(HR=0.67, 95% CI 0.58-0.77).전체 환자에서 2차 무진행생존기간 중앙값은 12.1개월과 10.4개월로 역시 옵디보+항암화학요법 후 2차 치료에서 질병 진행 또는 사망의 위험이 24% 더 낮았다(HR=0.76, 95% CI 0.68-0.85).PD-L1 발현율 5% 이상인 환자에서 객관적반응률(Objective Response Rate, ORR)은 옵디보+항암화학요법군이 60%, 항암화학요법군은 45%로 집계됐다. 전체 환자군에서는 각각 58%와 46%로 모두 병용요법군이 더 높았다.PD-L1 발현율 5% 이상인 환자에서 반응 지속기간(Duration of Response DoR) 중앙값은 병용요법군이 9.6개월, 항암화학요법군은 7.0개월로 나타났다. 전체 환자군에서는 8.5개월과 6.9개월로 집계돼 역시 병용요법군의 반응이 더 오래 지속되는 것으로 확인됐다.PD-L1 발현율 5% 이상인 환자에서 12, 24, 36개월 시점의 반응 유지율은 옵디보+항암화학요법이 44%, 25%, 19%, 항암화학요법은 30%, 14%, 12%로 집계됐다.전체 환자에서는 옵디보+항암화학요법의 12, 24, 36개월 시점 반응 유지율이 41%, 21%, 16%, 항암화학요법군은 28%, 11%, 9%로 보고됐다.HER2 음성 외에 MSI-H에도 효과 있는데 급여 안돼 ‘사각지대’ 존재 그러나 라 교수는 이번 급여가 PD-L1 발현율 5% 이상인 HER2 음성 위암 환자로 국한됨으로써 치료의 사각지대가 남았다고 지적했다. 예컨대 고빈도-현미부수체 불안정성(MSI-H) 환자의 경우 면역항암제가 굉장히 좋은 효과를 보이는데, MSI-H와 PD-L1 발현율 간에는 연관성이 없어 자칫 PD-L1 CPS가 음성이거나 5 미만인 MSI-H 환자들이 급여 혜택을 받지 못하는 불상사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꼬집었다. 예컨대 CPS 5 이상인 환자에서 MSI-H인 경우는 34명 중 4명이고, CPS 5 이하인 환자에서는 MSI-H인 경우가 73명 중 6명으로 별 차이가 없다. 또 국내서 CPS가 음성이거나 5 미만으로 옵디보+화학요법제 병용치료를 받은 비율은 40.2%, 전세계 기준으로 38.9%로 이들은 치료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것이다. 또 현행 급여 체계는 환자가 자비(비급여)로 옵디보 치료를 진행할 경우 기존에 보험급여가 적용되고 있는 화학요법마저 비급여로 전환되고 있는데 이는 환자의 치료비 부담을 가중시켜 최선의 치료를 선택할 기회를 박탈할 수 있다고 말했다.무엇보다 기존의 항암화학요법에 면역항암제를 추가했을 때 최소한 손해가 되지는 않는 만큼, 기존의 항암화학요법까지 비급여로 전환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라 교수는 지적했다. 그는 “다양한 연구에서 면역항암제(미국 머크(MSD)의 PD-1 억제제인 ‘키트루다주’(Keytruda, 성분명 펨브롤리주맙 Pembrolizumab 포함)와 항암화학병용요법이 HER2 음성 전이성 위암 1차 치료에서 PD-L1 발현율과 상관없이 이득을 제공한다는 결과가 지속적으로 도출되고 있다”고 강조했다.이어 “면역항암제 단독이 아니라 기존에 사용하고 있던 항암화학요법에 면역항암제를 추가하는 만큼(최소한의 효능은 보장된 만큼), 부작용의 위험이 크게 증가하지 않는다면 더 많은 환자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역설했다.여기에 더해 “옵디보+항암화학요법이 2차 무진행생존율(증상이 악화돼 화학요법제 단독요법을 하다가 다시 병용요법으로 돌아선 경우)을 개선한다는 것은, 첫 치료에서 종양세포를 확실하게 잡아 더 나빠지지 않게 한다는 것으로 그만큼 순차치료가 중요하다는 의미”라면서 “이러한 환자들이 쓸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덧붙였다.라 교수는 “유관 학회에서도 이러한 현행 급여 체계를 개선해, 기존 치료요법에 병용요법으로 신약이 추가되는 경우 기존 치료요법은 급여를 유지하고 신약에만 100/100(환자가 100% 부담)을 적용하는 방향으로 정부를 설득 중“이라고 덧붙였다.현재 유방암에서 수술 후 보조요법으로 퍼투주맙을 추가 투여해도 퍼투주맙만 본인 부담(100%)이 허용되고 있다. 난소암에서는 젬시타빈+카보플라틴 병용요법에 베바시주맙을 추가할 경우 베바시주맙만 비급여 자기부담이 허용되고 있다. 또 두경부암에서는 플루오로우라실+시스플라틴 병용요법에 세툭시맙을 추가할 경우 세툭시맙만 비급여 자기부담을 용인하고 있다. 약물치료반응 평가하는 바이오마커 동반보조진단에도 고수가 적용해야 이 자리에서 이혜승 서울대병원 병리과 교수는 위암 치료 영역에서 병리검사 역할의 강화와 진단 플랫폼 간 호환 필요성에 대해 설명했다. 이 교수는 “바이오마커는 약제의 치료 반응 및 효과를 사전에 예측함으로써 맞춤형 항암 치료를 가능케 하는 중요한 지표”라며 “최근 항암 신약의 급여 적용 과정에서 병리검사 결과가 기준으로 설정되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병리검사가 치료 옵션 선택 및 치료 전략 수립 과정 전반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운을 뗐다.그는 “이번 옵디보 위암 1차 치료 급여 개시와 동시에 PD-L1 IHC 28-8 PharmDx 진단 플랫폼이 기존에 허가 받은 ‘동반보조진단’에서 옵디보+화학요법 병용요법 급여 대상 환자 선별을 위해 ‘동반진단 검사에 준하는 경우’로 사용목적과 수가가 변경돼 약제와 병리검사 급여 개정이 동시에 이루어지면서 환자들이 비교적 빠른 시일 내에 급여 치료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동반진단의 개정이 약제 급여보다 더 이른 시기에 이뤄져야 급여 공백이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이 교수는 이어 “최근 여러 암종에서 다양한 신약들이 연이어 등장하고 있는데, 현재 국내 시스템상 동일 암종에서 같은 바이오마커를 검사하더라도 각 약제별로 다른 진단 플랫폼과 진단 시약을 세팅해야 해 효율적으로 검사를 진행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앞서 폐암에서 PD-L1 발현율을 기준으로 급여 대상 환자를 선별할 때 서로 다른 진단 플랫폼 간 호환을 인정한 사례처럼 위암을 포함한 다른 암종에서도 진단 플랫폼 간 호환 인정에 대한 적극적인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예컨대 이번 옵디보 위암 동반보조진단(이번에만 동반진단에 준함)에는 PD-L1의 여러 아형 중 국내에서는 28-8만 급여기준으로 인정하고 있는데 외국처럼 SP263, 22C3 등에 대해서도 인증을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3가지 아형 간 PD-L1 발현율 평가에는 큰 오차가 없는 것으로 학술적으로 입증됐다.이 교수는 “현재 국내에서는 약제별 임상연구 설계에 따라 허가 및 급여 기준을 설정하기 때문에 동일 암종과 동일 바이오마커에 대한 병리검사를 진행하더라도 각 약제마다 다른 진단 플랫폼과 진단 시약을 사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계속해서 새로운 신약이 등장함에 따라 진단 플랫폼과 진단 시약이 다양해지면서 임상 현장에서는 항체마다 개별적인 진단기기를 세팅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라며 “병리 및 임상 현장의 효율성 제고와 사회적 비용 경감을 위해서는 진단 플랫폼 간 호환 인정에 대한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그는 이어 “위암은 이질성이 높은 암으로, 한 부위의 샘플만으로는 CPS를 판독할 수 없어 위암 조직의 여기저기에서 샘플을 채취해 평균 값을 내야 한다”며 “이는 곧 병리과의 업무부하로 이어져 이에 대한 적정수가가 반영돼야 한다”고도 호소했다.또 “"환자들의 치료 결정을 위해 시행하고 있는 여러 바이오마커 검사 중 PD-L1 및 ALK 정도에만 동반진단(레벨 2, 고수가, 질병 판정) 수가가 산정돼 있어, HER2 검사조차 여전히 동반보조진단(레벨 1, 상대적으로 저수가, 치료반응예측)으로 수가가 매겨져 있다”며 “동반진단의 개념으로 허가가 이뤄지기 전에 사실상 동반진단 목적으로 시행되고 있는 다수의 바이오마커 검사들에 대해서도 수가 인상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2023-09-06 14:41:37
국내서 건선은 PASI 10, BSA10 이상 기준을 충족해야 생물학적제제에 대한 보험급여를 받아 약제비 혜택을 볼 수 있다. 보험급여는 환자가 본인부담금으로 총 약제비 중 본인부담금으로 상급종합병원(대학병원) 60%, 종합병원 50%, 의원 30%를 내게 돼 있다. 생물학적제제는 중증 건선에 해당하면 본인부담금이 10%로 줄어드는 산정특례를 볼 수 있다. 보험급여나 산정특레를 받는 조건은 까다롭다. 보험급여를 받으려면 메토르렉세이트(MTX), 사이클로스포린(CS), 광선치료(PUVA 또는 UVB) 중 하나를 연속 3개월 이상 받았어도 치료효과가 없거나 부작용으로 치료를 중단한 경우여야 한다. 산정특례를 받으려면 이들 3가지 치료에 아시트레틴, 디메틸퓨마레이트 등을 더한 5가지 치료 중 2가지를 6개월 이상 치료받았어도 효과가 없거나 부작용으로 치료를 중단한 경우여야 한다. 이같은 현실에서 29일 대한건선학회와 한국얀센이 손발바닥 농포증과 환부 면적이 좁지만 환자의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는 노출부위 건선에 대한 생물학적제제 사용에 산정특례가 폭넓게 적용돼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여기서 의미하는 노출부위 건선이란 손발바닥, 얼굴, 두피, 손발톱, 생식기 주위를 말한다. 생식기는 타인에게 보여주는 부위는 아니지만 ‘성병’의 이미지를 잘못 심어주게 돼 환자로서는 심각한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건선은 크게 5가지 △판상 건선 △농포성 건선 △간찰부위(겨드랑이 등 살이 중첩되는 부분) 건선 △물방울 모양 건선 △홍피성 건선 등으로 구분된다. 건선 발생 부위에 따라 손발바닥 농포증과 노출부위 건선 등으로 따로 명명하기도 한다. 건선은 이름처럼 피부가 건조한 것만도 아니고 홍반, 농포, 피부각화증 등 다양한 증상을 보인다. 자가면역반응에 의해 만성적인 습진(피부염)이 건선이며, 비전염성으로서 성병과는 무관하다. 건선의 보험급여 및 산정특례 기준은 PASI와 BSA로 정해진다. BSA(Body surface area)는 피부병변면적으로서 체표면적 대비 병변면적을 %로 표시한다. 1%는 손바닥 넓이로 환산한다. BSA 10은 손바닥 10개 면적의 건선이 피부에 퍼진 것을 말한다. BSA 10 미만은 경증, 10 이상은 중등도, 30 이상은 중증으로 평가한다.PASI(Psoriasis Area and Severity Index)는 건선 환부 면적 및 증상 심각도 지수로서 병변의 붉어짐, 각질(인설), 두께, 분포 범위를 계산해 건선의 심각성 정도를 측정하고 치료제의 효능을 평가하는 지표다. 0~72점으로 점수가 산출되며 높을수록 증상이 심각함을 의미한다. 국내 건강보험에서는 PASI 10 이상을 중등도로 보며 보험급여를 준다. PASI 점수를 바탕으로 PASI 50, PASI 75, PASI 90, PASI 100 등 개선된 정도를 나타내는 용어가 쓰인다. PASI 50은 치료전보다 증상이 50% 개선된 것으로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치료반응’으로 정의한다. PASI 75는 75% 개선으로서 ‘상당한’(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치료반응, PASI 90는 90% 개선으로 ‘완전반응에 가까운’, PASI 100는 완전반응(완치)을 뜻한다.하지만 건선학회의 김병수 부산대병원 피부과 교수(총무이사), 김동현 분당차병원 피부과 교수(기획이사), 정기헌 경희대병원 피부과 교수(보험이사) 등은 이날 한국얀센이 주최한 ‘얀센 마스터클래스’(M-Class) 기자간담회에서 환부의 면적과 중증도만을 반영한 현재의 보험급여 및 산정특례 기준으로는 손발바닥 농포증과 노출부위 건선 환자들의 고통을 해결해줄 급여혜택이 요원하다며 개선을 촉구했다. 손발바닥 농포증은 학회 추산 2022년 기준 국내 환자수가 1만여명에 불과한 희귀질환이다. 이 중 2400명이 대학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다. 여타 건선이 홍반과 각질, 인설의 두께로 증상 여부를 평가한다면 농포증은 인설의 두께 대신 농포증의 정도로 진단 여부를 가린다. 가려움증과 통증, 피로도가 다른 유형의 건선보다 다소 심하다. 손에 생긴 농포증은 악수를 할 때 노출돼 당사자의 스트레스의 극심하다. 발바닥 통증은 보행시 통증을 초래한다. 서울대병원 및 분당서울대병원의 통계에 따르면 손발바닥 모두 생기는 비율은 약 27%, 손바닥에만 생기는 비율이 43%, 발바닥에만 생기는 비율이 약 30%였다. 여성의 비율이 58%였고 호발 연령대는 40대 후반~50대 초반이었다. 담배를 피우는 중년 이후 여성에서 더 많이 발생하는 경향도 관찰됐다.김병수 교수는 △BSA 10, PASI 12에 해당하는 판상건선 환자 △PPPASII(손발바닥농포증 환부 면적 및 중증도 지수, PalmoPlantar Pustular Area and Severity Index) 12(보험급여 기준)에 해당하는 손발바닥 농포증 환자 △BSA 6, PASI 8에 해당하는 노출부위 건선 환자를 예시했다. 판상건선 환자는 산정특례를 적용받아 본인부담금으로 생물학적제제의 보험약가의 10%인 100만원(대학병원 기준)을 지불하면 된다. 손발바닥 농포증 환자는 보험급여만을 적용받아 보험약가의 60%인 600만원을 본인부담금으로 내야 한다. 이에 반해 노출부위 건선 환자는 환부 면적이 좁고 중증도가 기준에 충족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1000만원을 전액 본인 부담해야 생물학적제제를 사용해 볼 수 있다. 그는 “손발바닥은 농포증은 환부 면적이 좁아 산정특례 대상이 될 수 없다보니 ‘전신에 건선이 퍼져야 보험혜택을 받을 수 있냐’고 원망하는 환자들이 많다”며 “효과가 좋은 생물학적제제가 있음에도 치료를 위해 더 자주 병원에 가야 하고 번거로운 기존 약제나 광선요법을 받는 환자들이 많은 실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호주, 캐나다, 미국, 영국 등에서는 일상적 삶의 질 지수(DLQI)나 노출 부위 평가 등을 따져 건선 생물학제제 급여 기준을 탄력적으로 운영하고 있다”며 “올해 3월 학회가 손발바닥 농포증을 희귀질환으로 지정해줄 것을 보건복지부 및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요청했고, 생물학적제제 급여 기준을 완화해달라고 주문했다”고 밝혔다. 이어 노출부위 건선이나, DLQI가 10점 이상으로 삶의 질이 악화된 건선 환자, 건선성관절염이 동반돼 예후가 나쁜 환자에 대한 보험급여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김동현 교수는 “산정특례 제도가 2017년 시행된 이후 건선 환자에 대한 기준이 한 차례 완화된 적이 있지만, 환자의 중증도를 판단하는 수치인 BSA 기준을 맞추기 어렵고, 신장이나 간이 좋지 않은 사람은 경구용 제제를 먹을 수 없는데 이런 경우에도 산정특례 적용이 힘들다”며 “특히 손발바닥 농포증과 노출부위 건선 등 특수한 경우에 대한 배려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현재 건선의 생물학적제제로는 TNF-α를 차단하는 한국애브비 ‘휴미라주’(성분명 아달리무맙, adalimumab), 한국화이자제약 ‘엔브렐프리필드주’(에타너셉트, etanercept), 한국얀센 ‘레미케이드주사’(인플릭시맙, infliximab) 외에 △IL-17/IL-23 억제제인 한국얀센의 ‘스텔라라프리필드주’(STELARA, 성분명 우스테키누맙, Ustekinumab) △IL-17 억제제인 한국노바티스 ‘코센틱스센소레디펜’(COSENTYX 성분명 세쿠키누맙, secukinumab), 릴리 ‘탈츠프리필드시린지주’(Taltz 성분명 익세키주맙, Iksekizumab) △IL-23 억제제인 한국얀센 ‘트렘피어프리필드시린지주’(Tremfya, 성분명 구셀쿠맙 Guselkumab), 한국애브비의 ‘스카이리치프리필드시린지주’(Skyrizi 성분명 리산키주맙, Risankizumab-rzaa) 등이 있다. 이 중에서 손발바닥 농포증을 적응증으로 갖고 있는 약은 트렘피어가 유일하다. 트렘피어는 처음과 제4주에 100mg, 이후에는 8주(2개월)마다 100mg씩 피하투여한다. 기존 비(非) 생물학적제제 치료는 1주에 2~3회 치료가 필요한 반면 트렘피어는 2개월에 한번 주사를 맞으면 되므로 편리하고, 52주차 PPPASI 75(증상 75% 개선) 달성률이 55.6%에 달한다. 일반 건선에서 트렘피어의 PASI 75 달성률은 89.88%에 달하지만 손발바닥농포증은 그만큼 치료가 어렵다. 김병수 교수는 “트렘피어의 경우 손발바닥농포증에서 기존 치료제가 달성하지 못한 치료효과를 보이고 있고, 안전성 측면에서도 과거 경구용 제제에서 발생하던 부작용들을 개선했음에도 경제적 부담으로 사용되지 못하는 경우가 있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는 “의사의 시각에서 환자의 건선 상태가 심각하다고 판단돼도 보험급여 준을 넘지 못하면 약을 쓸 수 없는 상황”이라며 “환자들이 생물학적제제를 쓰기 위해 환자들에게 부담을 줄 수 있는 온갖 치료를 거쳐 효과가 없음을 입증해야 하고, 피부에 넓게 퍼져있어야만 한다는 까다로운 조건을 통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급여 기준준을 노출부위 건선 또는 손발바닥 농포증 등에 대해 완화해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트렘피어의 부작용으로는 입마름(구갈). 현기증, 저혈압성 어지럼증, 얼굴·이마 입술·혀·인후 부위의 부종 등이 꼽히지만 대체로 경미하고 관리될 수 있다. 김동현 교수는 “트렘피어를 4회 정도 투여하고 높은 약값 때문에 포기하는 농포증 환자가 속출하고 있다”며 “향후 산정특례기준이 완화돼 비용 부담이 줄면 맞겠다는 사람이 대기 상태에 있다”고 임상 현장의 상황을 전했다. 그는 4회 정도만 맞아도 증상이 상당히 잡히고 2년 정도 지나면 농포증이 거의 깨끗해진다고 자신의 치료경험을 덧붙였다. 정기헌 교수는 “요식업 종사자나 피아니스트 등을 비롯한 많은 농포증 및 노출부위 건선 환자들이 증상이 겉으로 드러나는 스트레스 때문에 우울증을 보이거나 자신감을 잃어 삶의 질이 크게 저하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이들에게도 혜택이 미칠 수 있도록 사회가 관심을 가져야 하며, 과거에 비해 치료에 드는 시간과 노력, 비용이 줄어든 훌륭한 치료옵션이 늘어났으므로 더 많은 사람이 쓸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학회의 노력으로 손발바닥 농포증 환자의 급여 기준이 확대돼 지난 6월부터 아시트레틴뿐만 아니라 메토트렉세이트와 사이클로스포린까지도 생물학적제제를 사용할 수 있는 사전투여 약제로 추가할 수 있었다”며 “올해 초 국내 건선 전문가 61명이 의견을 수렴해 심각한 기능 저하 및 높은 수준의 고통과 관련된 국소 건선 병변에도 산정특례가 적용돼야 한다는 합의내용을 발간한 바 있다”고 소개했다. 이밖에 학회는 건선과 유사한 한포진에 대한 오진을 줄여나가도록 노력할 계획이다.
2023-08-30 09:56:24
종근당, 로베글리타존+시타글립틴 … 대웅, 이나보글리플로진+메트포르민 … 현대, 시타글립틴+피오글리타존 등 복합제 출시 국내 당뇨병약 시장이 주요 오리지널 제품의 특허 만료와 건강보험의 병용요법 급여 기준 확대에 힘입어 들썩이고 있다. 규모도 크지만 품목 수도 많아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신규 조합의 복합제가 줄줄이 등장하며 새로운 경쟁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보령은 29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트루버디정’에 대한 품목허가를 획득했다. 이 제품은 SGLT-2 억제제 계열의 다파글리플로진 성분과 티아졸리딘디온(TZD) 계열의 피오글리타존을 결합한 복합제다. 이들 성분 조합 복합제가 허가받은 것은 이번이 세계 처음이다. 다파글리플로진과 피오글리타존은 각 계열을 대표하는 당뇨치료제 성분이다. TZD 계열 성분은 당뇨약 중 유일하게 인슐린 저항성을 개선하는 것이 장점으로 꼽힌다. 다만 체중 증가 등의 부작용이 있는데, 체중감소 효과가 있는 SGLT-2 억제제 계열 성분이 이를 보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오는 11월 출시될 예정이다. 대원제약은 지난 5월 22일 식약처 허가를 받은 당뇨병 3제 복합제인 ‘다파시타엠서방정’을 최근 출시했다. ‘다파시타엠서방정’은 SGLT-2 억제제 계열 다파글리플로진과 DPP-4 억제제 계열 시타글립틴, 메트포르민이 더해진 약물이다. 이 성분 조합으로 당뇨병 3제 복합제를 허가받은 것은 국내 처음이다. 더욱이 기존 당뇨병 2제 복합제와 유사한 크기로 출시됐다. 10/100/1000mg, 5/50/500mg, 5/50/750mg, 5/50/1000mg 등 4가지 용량 중 최저 용량인 5/50/500mg은 2제 복합제보다도 크기가 작아서 크기가 큰 알약 복용에 어려움이 있는 노인 환자들의 복약순응도를 높여 줄 것으로 보인다. 대웅제약은 자사가 개발한 최초의 국산 SGLT-2 억제제 계열 당뇨병 치료 신약 ‘엔블로정’(이나보글리플로진)에 메트포르민 성분을 더한 복합제 ‘엔블로멧서방정’을 9월 중 출시할 예정이다. 메트포르민은 대표적인 당뇨병 1치 치료제 성분이다. 대웅제약은 동일 계열 치료제의 30분의 1에 불과한 0.3㎎ 수준 용량으로도 혈당 강하를 보인 ‘엔블로정’과 메트포르민 조합이 병용 투여가 필요한 당뇨병 환자들의 복용 편의성을 크게 높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밖에 현대약품은 시타글립틴(DPP-4 억제제)과 피오글리타존(TZD) 성분 조합으로는 첫 제품인 ‘시타피오정’을 지난 7월 31일 허가받았다. 종근당은 자사가 개발한 TZD 계열 국산신약 20호인 ‘듀비에정’(로베글리타존)과 DPP-4 억제제 계열 성분인 시타글립틴을 합친 복합제 ‘듀비에에스정’을 지난 6월 9일 허가받는 등 당뇨병 치료제 시장에서는 신규 조합 복합제가 계속해서 등장하고 있다.한미약품은 다파글리플로진에 시타글립틴을 결합한 ‘실다파정’ 1개 용량(10/100mg)과 다파글리플로진+시타글립틴+메트포르민을 결합한 3제 복합제 ‘실다파엠서방정’ 3개 용량(5/50/500mg, 5/50/750mg, 5/50/1000mg을 9월 중 출시할 예정이다. 제약사들이 당뇨 복합제 시장에 앞다퉈 뛰어드는 이유는 그동안 꽁꽁 묶여 있던 SGLT-2 억제제(경구제 기준)의 병용요법 급여기준이 확대된 데다 당뇨병 치료제 시장을 장악하고 있던 SGLT-2 억제제인 한국아스트라제네카의 ‘포시가정’(다파글리플로진)과 한국MSD의 DPP-4 억제제 ‘자누비아정’(시타글립틴)의 특허 줄줄이 만료되고 있어서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4월 SGLT-2 억제제(경구제 기준)의 병용요법 급여기준을 메트포르민, SGLT-2 억제제, DPP4 억제제 조합의 병용요법과 메트포르민, SGLT-2 억제제, TZD 조합의 병용요법으로 확대했다. SGLT-2 억제제는 그동안 메트포르민과 병용요법만 급여가 인정됐었는데, 이번 급여 확대로 당뇨병 치료제의 주요 계열인 DPP-4 억제제와 TZD로 크게 넓어졌다. 때마침 SGLT-2 억제제 계열 시장 1위 제품인 포시가의 국내 특허가 만료됐다. 포시가의 물질특허 2개 중 제1물질특허(10-0728085)는 2023년 4월 7일 만료됐으며, 제2물질특허(10-1021752)도 2024년 1월 8일 끝난다. 9월 1일에는 DPP-4 억제제 시장 1위 약물인 자누비아의 특허 만료될 예정이다. 이밖에도 8월 29일에서 9월 1일 사이에 엠파글리플로진+메트포르민 조합인 △엠플로진듀오정(팜젠사이언스) △자디엠듀오정(JW신약) △이디양듀오(일양약품) △엠파디앙듀오정(테라젠이텍스) △엠포리듀오정(삼익제약) △에이디앙듀오정(안국약품) △신풍엠파글리프롤진플러스정(신풍제약) △엠파글엠정(메디카코리아) △자디엠파듀오정(대웅바이오) △자디플로엠정(대우제약) 등이 허가됐다. 다파글리플로진+메트포르민 조합으로는 △다플진메트서방전(국제약품) △포시다파엠서방정(대웅바이오) 등이 승인받았다. 빌다글립틴+메트포르민 조합으로는 △빌다브스엠정(대웅바이오)이 허가받았다.(이상 기사작성일 후 추가 편집) 한미약품 관계자는 “당뇨병은 고혈압, 고지혈증과 함께 대표적인 만성질환으로, 국내 치료제 시장 규모는 1조원을 넘는다”며 “비만 인구 증가와 고령화로 환자 수가 급증하고 있어, 치료제 시장도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이라고 말했다.
2023-08-29 17:59:30
SK바이오사이언스가 코로나19 백신 생산에 집중하느라 중단했던 4가 독감백신 ‘스카이셀플루’의 국내 공급을 23일부터 재개한다. 2021년 2월 스카이셀플루의 생산 일시 중단을 결정한 지 3년여 만이다. 당시 회사 측은 코로나19 백신 '스카이코비원'의 생산에 집중하기 위해 기존 스카이셀플루 생산라인을 전환하면서 국내 공급을 일시 중단해왔다. 이에 따라 내달부터 국내 병·의원에서 스카이셀플루의 접종이 가능해진다. 이날 출하를 시작으로 SK바이오사이언스가 내년 초까지 국내에 공급하는 독감백신 물량은 약 500만도스에 달한다. 2015년 국내 첫선을 보인 스카이셀플루는 출시 4년여 만에 국내 시장 점유율 1위 자리에 올랐다. 2023~2024년 국가필수예방접종(NIP)을 위한 질병관리청의 입찰에서도 가장 많은 물량인 242만도스를 배정받으면서 독감 백신 시장의 강자임을 재차 입증했다. 스카이셀플루는 세계 최초로 세계보건기구(WHO)의 사전적격성평가(Pre-qualification, PQ)를 받은 세포배양 방식의 4가 독감백신이다. 세포배양 방식은 동물세포를 활용해 바이러스를 배양, 백신을 생산한다. 현재 국내에서 유통되는 독감 백신은 대부분 유정란에서 바이러스를 배양하는 유정란 방식이다. 현재 글로벌 시장에서 세포배양 방식의 4가 독감백신 상업화에 성공한 곳은 SK바이오사이언스와 다국적제약사 시퀴러스가 유이하다. 세포배양 방식이 유정란 방식보다 생산 기간이 짧아 신속한 생산이 가능해 대유행에도 빠른 대응이 가능하다는 게 SK바이오사이언스의 설명이다. 생산에 유정란이 활용되지 않아 계란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도 접종할 수 있고, 무균 배양기를 활용해 항생제나 보존제 투여도 불필요하다. 백신의 변이 가능성이 작다는 점도 장점이다. 유정란 방식의 경우 바이러스가 배양 및 증식하면서 유정란에 적응해 변이가 발생할 수 있는데, 세포배양 방식인 스카이셀플루에서는 발생 가능성이 작다. 인플루엔자 백신은 매년 타깃으로 삼는 균주가 달라진다. 인플루엔자가 매년 조금씩 변이를 거치기 때문이다. WHO에서 매년 북반구 지역에 유행할 것으로 예상되는 독감 균주를 발표하고, 백신을 생산하는 기업들은 해당 균주를 기반으로 백신을 개발 및 생산한다. 이 과정에서 변이 가능성이 작을수록 백신의 효과는 안정적이다. 이 같은 장점들을 근거로 해외 보건당국은 세포배양 방식의 독감백신을 우선 접종할 것을 권고하기도 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2017~2018 시즌 독감백신의 상대적 효과를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세포배양 4가 독감백신이 유정란 4가 독감 백신보다 예방 효과가 11% 높았다. 뿐만 아니라 유정란에서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를 배양하는 과정 중 독감 바이러스의 일종인 H3N2 바이러스 변이가 쉽게 발생하는데, H3N2에서 변이가 발생해 백신주와 유행주 사이의 항원성이 일치하지 않을 때 백신 효과가 23%로 떨어진다는 연구 결과가 세계적으로 저명한 학술지인 ‘란셋(Lancet Infect Dis)’에 실리기도 했다. 2018년 2월 WHO가 실제 유행하는 A형 H3N2 독감 바이러스와 실제 독감 바이러스를 비교 조사한 결과 세포배양 바이러스는 91%, 유정란 배양 바이러스는 44%의 일치율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SK바이오사이언가 자체 연구에서 스카이셀플루 생산용 세포(세포배양 방식)와 유정란을 활용해 각각 15회의 계대배양(세포 증식을 위해 새로운 배양 접시에 옮겨 세포의 대를 계속 이어 배양하는 방법)을 실시했다. 그 결과 유정란 방식에서는 바이러스 내의 3개 단백질에서 변이가 발견된 반면 스카이셀플루 생산용 세포에서는 변이 발생이 발견되지 않았다. 이 연구 결과는 2019년 국내 인플루엔자 심포지엄인 ‘2019 KIWI(Korea Interscience Working Group on Influenza Symposium)’에서 공식 발표됐다. 영국 백신접종과면역 공동위원회(JCVI)는 최근 '2023-24절기 독감 백신 연령별 가이드'를 통해 2세에서 64세까지의 접종 대상자에게 세포배양 방식의 4가 독감백신을 우선 권고한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아직 업계에서는 유정란 방식이 전통적인 백신 제조법인 만큼 안전성이 더 낫다는 의견을 고수하고 있다. 마스크 착용의무 전면 해제 등의 영향으로 이례적인 올해엔 '여름 독감'이 유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5일까지 독감 증세를 보이는 의심 환자의 수는 1000명당 14.1명에 달했다. 이는 질병청이 분류하는 유행기준인 4.9명보다도 2.9배 많고, 같은 기간 최고치를 기록했던 2016년의 3배에 달하는 수치다. 독감백신의 무료접종 대상자 수도 늘어날 전망이다. 질병청은 지난해 말부터 만성질환자 등을 대상으로 국가 예방접종 도입 우선순위를 정하기 위한 연구용역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현재 생후 6개월~만 13세 어린이와 임신부, 만 65세 이상 어르신으로 한정한 무료 예방접종 대상을 고혈압, 당뇨병 같은 만성질환자 등 중증 인플루엔자 감염 위험이 높은 사람들로 확대할 것을 정부가 검토 중이어서 국내 백신 시장이 점차 커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스카이셀플루는 현재 말레이시아, 태국, 싱가포르, 몽골 등 10개국에서 허가를 받았으며, 추가로 10여개국에서 허가를 진행하며 글로벌 경쟁력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미국 시장조사 기관 ‘Allied market Research(2021)’에 따르면 전 세계 인플루엔자 백신 시장 규모는 2020년 6000만달러에서 연평균 7.2% 성장률을 기록하며 2030년 1억127만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안동 L하우스 부지 확장 예정…송도 R&PD 센터도 순항 중 SK바이오사이언스의 백신 생산기지인 안동 L하우스의 이름은 빛(light)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경북바이오산업단지에 2만평 규모로 조성된 L하우스는 연간 최대 5억도스의 백신을 생산할 수 있는 설비를 갖추고 있다. 2021년에는 영국 아스트라제네카(AZ)의 코로나19 백신 위탁생산을 맡아 국내 생산 1호 백신이 이곳에서 출하되기도 했다. L하우스는 확장과 추가 시설 개선을 앞두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L하우스 인근에 3만평 규모 부지를 추가로 매입해 공장 확장을 위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L하우스의 설비 역시 EU-GMP(우수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와 미국 cGMP 수준으로 갖출 계획이다. 이외에도 인천 송도에 조성될 예정인 글로벌 R&PD 센터도 2025년 완공을 목표로 건설이 진행되고 있다. 본사 역할을 겸할 예정인 송도 R&PD 센터는 백신 개발을 위한 연구부터 상업 생산까지 전 과정을 담당할 예정이다.
2023-08-23 12:00:42
GC녹십자가 JW중외제약의 A형 혈우병 치료제 ‘헴리브라피하주사’(HEMLIBRA, 성분명 에미시주맙 emicizumab)를 저격하는 보도자료를 내 치열한 시장 경쟁의 서막을 올렸다. 녹십자는 헴리브라의 혈전이상사례 보고율이 기존 8인자제제보다 2.83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21일 발표했다. 이 회사는 지난 17~19일 미국 메릴랜드주 내셔널하버(National Harbor)에서 열린 미국출혈장애학회(Bleeding Disorders Conference, BDC 2023)에 참가해 미국 식품의약국(FDA) 의약품 이상사례보고시스템(Adverse Event Reporting System, FAERS)에 보고된 헴리브라와 8인자제제의 혈전이상 사례를 분석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고 21일 밝혔다.미국출혈장애학회(BDC)는 출혈 장애에 대한 전문가들이 모여 관련 지식과 최신 연구를 공유하는 국제 학회로 미국혈우병재단(NHF)에서 올해 75번째로 주최했다. 이번 연구는 최봉규 GC녹십자 데이터사이언스팀장과 신주영 성균관대 약대 교수, 한국혈우재단 부설의원 유기영 원장 등이 공동 발표했다.연구진이 지난 5년간(2018년~2022년) FAERS 데이타베이스를 분석한 결과 헴리브라 투여 후 발생한 이상사례 총 2383건 중 혈전이상 사례는 97건으로 전체 이상사례(2383건)의 4.07%를 차지한 반면, 8인자 제제는 1.44%(9324건 중 134건)에 그쳤다. 즉 헴리브라의 전체 이상사례 대비 혈전이상 사례 보고율이 8인자제제보다 2.83배 높게 나왔다.앞서 지난 3월 유럽에서도 이와 비슷한 연구결과가 출판됐다. 유럽의약품안전관리시스템 데이타베이스(Eudravigilance database)를 이용한 연구에서 헴리브라 투여 후 발생한 혈전이상 사례 보고율이 반감기연장(Extended Half-Life, EHL) 8인자제제(반감기연장제제)보다 약 2.77배 높게 확인됐다.이번 연구에서 주목할 만한 점은 우회제제(bypassing agent, BPA)와 병용을 제외한 헴리브라 단독 투여군에서도 8인자제제 대비 혈전이상 사례가 약 1.84배 높았다는 점이다.혈우병의 우회제제란 고역가의 8인자를 썼음에도 불구하고 인자에 대한 항체가 생겨 합병증으로 출혈이 계속되는 경우에 8인자 보충제 대신에 이를 우회해 지혈효과를 낼 수 있는 약물이나 치료법을 말한다. 대표적인 게 7인자 활성화제와 활성형 프로트롬빈 복합체(aPPC), 혈장분리교환술 등이다. 헴리브라는 약리기전 상 우회제제에 속하지는 않는다. 최근 연구에서 헴리브라와 aPPC 등 우회제제(BPA)와 병용했을 경우 심각한 혈전 질환이 발현됐다는 임상 결과는 알려진 바 있다. 하지만 이번 조사를 통해 헴리브라 관련 혈전이상사례 총 97건 중 우회제제(BPAs) 병용이 없는 단독요법에서의 혈전이상사례가 총 62건으로 우회제제(BPA) 병용이 있는 혈전이상사례 35건보다 더 많았다는 점이 확인됐다.한국혈우재단 유기영 원장은 “미국 FAERS에 보고된 리얼월드데이터(RWD)를 이용해 헴리브라와 8인자제제의 부작용 사례를 분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다양한 혈우병 신약 출시를 반기지만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혈전이상 사례를 포함한 실제 의료현장에서 혈우병 신약의 안전성을 확립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처럼 녹십자가 경쟁제품인 헴리브라를 공격하는 것은 업계에서는 이례적이다. 이는 헴리브라가 지난 5월부터 항체를 가진 중증 A형 혈우병 환자는 물론 항체가 없는 비항체 중증 A형 혈우병 환자에게도 급여가 적용되면서 그동안 이 시장을 주름잡은 GC녹십자가 영업에 차질을 빚고 있기 때문이란 관측이다.2019년 혈우병 백서에 따르면, 국내 A형 혈우병 환자 1746명 중 비항체 환자가 1589명으로 90% 이상이다. 지난 5월 헴리브라 급여 확대 이전에는 중증 항체 환자에게만 헴리브라 급여가 적용돼 극소수에게만 혜택이 적용돼왔다. 하지만 5월 이후 급여 확대가 이뤄지면서 시장을 잃게 된 녹십자가 적극 대응에 나섰다. 녹십자의 경우 국내 시장 1위로 평가받는 다케다 ‘애드베이트주’(유전자재조합 8인자)를 공동 판매 하는 동시에 자사 제품인 ‘그린진에프주’(beroctocog alfa)와 ‘그린모노주’(인간 혈액응고인자 8인자)를 판매하며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 한국혈우재단이 운영하는 일명 ‘서울의원’에서는 국내 혈우병A 환자의 절반가량을 커버하고 있으며 주로 녹십자 관련 제제를 처방 중이다.의약품 조사기관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2022년 애드베이트는 195억원, 그린모노 66억원, 그린진에프 27억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다케다의 반감기 연장 장시간형 제제인 ‘애디노베이트주’(성분명 유전자재조합 8인자 결합 rurioctocog alfa pegol) 68억원까지 더한다면 해당 시장 매출의 상당수를 GC녹십자가 독식하고 있는 셈이다.헴리브라는 지난해 76억원의 처방 매출을 기록했는데 5월 급여 확대를 계기로 혈우병 시장을 둘러싼 녹십자 대 중외 간 맞대결이 가열되고 있다.중외제약 관계자는 “혈우병의 경우 항체 환자가 10%, 나머지 90%는 비항체 환자라고 보고 있다”며 “헴리브라가 최근 비항체 환자에까지 급여가 확대 적용됨에 따라 기존 시장을 잠식하다보니 녹십자가 견제에 나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녹십자가 발표한 데이터의 출처인 FDA 의약품 이상사례보고시스템(FARES)은 자발적 이상사례 보고 시스템으로, 전체 약제의 이상사례가 모두 수집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이상사례의 중복과 보고 누락 등이 가미된 불안정한 자료”라고 전제하면서 “헴리브라와 8인자제제의 전체 이상사례 수는 각각 2383건, 9324건으로 8인자 제제의 이상사례가 3배 이상 많고, 혈전 이상반응 사례 역시 헴리브라 97건, 8인자제제 134건으로 8인자제제의 이상사례 보고가 많은 데도 불구하고 전체 이상사례 대비 혈전이상 비율을 갖고 혈전이상 부작용을 부각시킨 것은 논리적 비약”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미국시장 점유율이 비슷한 상황(헴리브라 51%, 8인자제제 49%, IQVIA 22년 4분기 기준)에서 8인자제제의 전체 이상사례 수는 FARES 자료만으로 봐도 월등히 높은 것이라고 역공했다. 특히 같은 데이터에서 조사된 중대한 이상반응(SAE)은 헴리브라 2383건 중 1545건(64.8%), 8인자제제 9324건 중 7675건(82.3%)로 8인자제제의 SAE 발생 건수와 비중 모두 헴리브라보다 높게 나타난 것을 확인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혈우병 환자들은 지혈제 투여 시 혈전이상반응 외에도 출혈성 뇌혈관질환과 같은 중대한 이상반응이 다양하게 발생될 수 있다. 이에 대해 GC녹십자는 전체 부작용이 아닌 혈전이상 부작용에만 초점을 맞춘 것이라고 시인했다. 아울러 지난 3월 유럽에서 발표된 혈우병 A 치료제 안전성 연구에 대한 확인 및 검증 차원에서 이번 연구가 추진됐다고 덧붙였다. 중외 측은 헴리브라는 A형 혈우병 치료제 중 유일하게 기존 치료제(8인자 제제)에 대한 내성을 가진 항체 환자와 비항체 환자에 모두 사용할 수 있으며, 1회 피하주사로 최대 4주 간 예방 효과가 지속되는 특징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헴리브라는 혈액응고 제8인자(9인자에서 10인자로 캐스케이드되는 과정을 매개)의 혈액응고 작용기전을 모방해 혈액응고 제9인자와 제10인자에 동시에 결합하는 이중항체 기술을 적용한 혁신신약으로, 비(非) 응고인자 치료제에 속하기 때문에 기존 응고인자 제제와 기전 상 차별화된다고 재차 강조했다.
2023-08-21 14:26:15
셀트리온그룹이 지난 17일 그룹내 상장 3사 합병을 공식화하는 공시를 내면서 하면서 2030년까지 매출 12조원을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그룹은 첫 단계로 바이오의약품 연구개발 및 생산회사인 셀트리온과 바이오의약품 판매법인인 셀트리온헬스케어를 합병한다. 이후 합성약 생산 및 판매법인인 셀트리온제약의 사업 강화를 거쳐 통합 셀트리온과 셀트리온제약의 두번째 합병을 추진해 바이오·케미컬 시너지를 강화하고 글로벌 종합생명공학 기업으로 위상을 굳힌다는 전략이다. 셀트리온은 올해 매출 전망치를 2조3000억원 수준으로, 내년 매출 목표는 3조5000억원으로 잡은 바 있다. 올해 전망치의 5배에 이르는 매출 12조를 2030년까지 달성하기 위해 셀트리온은 합병 후 바이오시밀러를 넘어 신약까지 넘본다는 구상이다. 2030년까지 전체 매출의 40%인 약 5조원을 신약에서 창출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램시마SC’(성분명 인플릭시맙, Infliximab : 미국 제품명 짐펜트라·Zymfentra)를 육성하고 자체 개발 및 라이선싱을 통해 확보한 신약을 신속하게 개발할 계획이다. 램시마SC는 얀센의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레미케이드의 바이오시밀러 ‘램시마’의 피하주사(SC) 제형으로, 미국에서 짐펜트라라는 이름으로 신약 허가절차를 밟고 있다. 미국에서 신약으로의 허가 여부가 결정되는 시점은 오는 10월 28일이다. 램시마SC가 예정대로 허가를 받게 되면 내년 그룹 내 첫 신약(엄밀히 말하면 제형 개선 개량신약) 매출이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셀트리온은 램시마SC의 미국 내 성공을 자신하고 있다. 실제로 증권가 예상치보다도 공격적인 목표치를 설정했다. 환자의 투여 편의성과 높은 만족도, 자체 직접 판매망 구축, 처방약 급여를 좌우하는 보험약가관리업체(처방약급여관리회사, Pharmacy Benefit Manager, PBM)에 대한 효과적인 공략을 통해 목표를 달성한다는 전략이다. 셀트리온은 내년 램시마SC의 매출로 7000억원을 제시했다. 3년 뒤부터는 3조원 규모까지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정유경 신영증권 연구원은 “미국에서 의약품 보험급여의 열쇠를 쥐고 있는 PBM 공략에 일정 시일이 소요되는 점을 감안하면 7000억원의 매출 목표는 매우 공격적인 수준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셀트리온은 램시마SC가 미국 내 인플릭시맙 성분 제품 중 유일한 피하주사제 제형인데다가 기존 정맥주사(IV) 제형보다 투약 편의성이 높다는 점에서 성공을 확신하고 있다. 정맥주사의 경우 투약 시간이 2~3시간 소요되지만 램시마SC는 약 5분이면 투여가 가능하다. 더욱이 바이오시밀러가 아닌 신약으로 허가를 받음으로써 바이오시밀러 대비 상대적으로 높은 약가를 받을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도 지난 17일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램시마SC는 일반적인 바이오시밀러 대비 최소 4배 이상의 약가로 판매될 것”이라면서 “15년간 특허로 보호돼 가격 인하 우려도 없다”고 강조했다. 셀트리온은 램시마SC의 미국 시장의 빠른 점유율 확대를 위해 염증성 장질환(IBD) 시장 공략에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IBD 시장은 자가면역질환 치료제인 애브비의 ‘휴미라’ 고농도 제품이 편의성을 앞세워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실정이다. 램시마SC가 투여 편의성이라는 강점을 내세워 IBD 시장에서 얼마나 휴미라의 점유율을 잠식하느냐가 성패를 가를 전망이다. 박병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IBD 적응증은 레미케이드가 가장 선호되는 의약품이었으나, 편의성을 앞세운 휴미라 고농도에 의해 시장을 빼앗긴 상황”이라면서 “미국 램시마SC 가속 성장을 위해서는 특허가 만료된 휴미라 IBD 시장을 효과적으로 가져와야 한다”고 설명했다. 셀트리온은 램시마SC의 성공을 통해 신약 부문에서 매출 3조를 달성하고, 나머지 2조원은 신약개발을 바탕으로 메우겠다는 목표다. 이미 자체 임상도 준비 중이다. 면역항암제와 유방암‧위암 신약후보물질이 현재 전임상을 진행 중이다. 내년 중 임상 1상 진입이 목표다. 여기에 더해 적극적인 기업 및 신약 파이프라인 인수도 추진할 예정이다. 서 회장은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가 가지고 있는 단기 동원 가능한 현금성자산과 저 개인의 자금 결합을 결합해 M&A를 추진할 예정”이라며 “합병 이후 기술 도입이나 인수에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통합 셀트리온은 2024년 상업 가동을 목표로 건설 중인 3공장 등 설비 확충을 통해 안정적 제품 공급을 공고히 할 계획이다. 지금 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디지털 헬스 분야에도 장기적으로 투자할 계획이다. 방대한 임상 및 유전체 데이터를 바탕으로 유전체 분석, 질병 진단, 원격의료 분야에서의 기회를 주시하고 있다. 셀트리온그룹은 합병 후 매출 및 이익 확대에 따른 주주가치 제고에도 힘쓸 계획이다. 특히 합병에 따른 비용 절감, 원가경쟁력 확보에 따른 매출 증가, 파이프라인 확대와 신약 출시에 따른 매출 및 이익 확대가 기대되는 만큼 주주에게 환원될 수 있는 재원도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 회장은 “합병은 현명하고 잘한 결정”이라며 “이익의 30%는 현금배당에 쓸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셀트리온이 셀트리온헬스케어를 흡수합병하면 서 회장이 지분 98.13%를 보유하고 있는 셀트리온홀딩스가 통합 셀트리온 지분 21.5%를 소유하고, 통합 셀트리온은 셀트리온제약 지분 54.8%를 보유하게 된다. 궁극적으로 최대 주주인 서 회장 아래 지주사-핵심사업 회사 순으로 지배구조가 수직계열화된다. 참고로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 간의 합병은 셀트리온헬스케어 주주들에게 셀트리온 신주를 발행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주당 합병 가액은 셀트리온이 14만8853원, 셀트리온헬스케어가 6만6874원으로, 헬스케어 1주당 통합 셀트리온 보통주식 0.4492주가 배정된다. 합병 승인 주주총회는 오는 10월 23일이며,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기간은 이날부터 11월 13일까지, 합병 기일은 12월 28일로 잡혀 있다. 지난 17일 열린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는 통합 셀트리온의 이사회 명단도 공개됐다. 사외이사 8명과 사내이사 4명으로 사내이사로는 서정진 회장과 기우성 셀트리온 대표이사 부회장, 김형기 셀트리온헬스케어 대표이사 부회장, 서진석 셀트리온 이사회 의장 등이 포함됐다. 서 회장의 장남인 서진석 셀트리온·셀트리온제약 이사회 의장은 명단에 오른 반면 차남인 서준석 셀트리온헬스케어 이사회 의장은 빠져 2세 승계 과정에서 차남이 배제됐거나, 자식 둘을 모두 이사회에 합류시키는 게 부담스러운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나중에라도 서준석 의장이 통합 셀트리온 이사회에 진입할 가능성도 있지만 그동안 경영은 전문경영인에 맡기겠다고 공언한 서 회장의 발언이 무색해지게 돼 비판이 예상된다.
2023-08-18 11:18:50
어린이 해열진통제인 동아제약의 ‘챔프시럽’과 대원제약의 ‘콜대원키즈펜시럽’이 지난 10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제조 및 판매 중지 해제 조치를 받았다. 챔프시럽(아세트아미노펜)은 지난 4월 5일 빨간색이 갈색으로 변하는 문제 때문에 판매 중지 조치를 받았다. 콜대원키즈펜시럽(아세트아미노펜)은 지난 5월 16일 가루 성분이 액체에 잘 녹아들지 않아 투명층과 불투명층이 상분리되는 현상으로 판매 중지 조치를 받았다. 챔프시럽의 갈변현상은 제품에 함유된 감미제가 갈변반응(카라멜화 반응, 마이야르 반응)을 일으켜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기준을 초과한 미생물이 검출된 것은 감미제로 사용한 인도산 D-소르비톨액에서 기인한 진균(피키아속)이 제품 자체의 낮은 보존력으로 인해 증식해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피키아속에 속하는 미생물로는 Pichia sorbitophila, Pichia anomala 등이 있는데 콩, 된장, 맥주, 누룩, 와인 등 다양한 발효음식에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생물안전등급 중 위해성이 가장 낮은 1등급 균주에 해당한다. 이러한 조사결과에 따라 동아제약은 갈변반응과 진균 초과 검출의 원인이 된 감미제의 사용을 중단하고, 제품에 보존제(방부제)를 추가했으며, 제조 공정 중 미생물 사멸을 위한 열처리 공정도 추가했다. 콜대원키즈펜시럽은 낮은 점도와 밀도로 인해 주성분이 아래로 침강하면서 맑은 투명 액상과 흰색의 불투명 액상으로 분리되는 현상이 발생한 것으로 분석됐다. 대원제약은 이를 개선하고자 첨가제(점도조절제, 즉 계면활성제) 분량 등을 변경하고, 이에 따라 상이 분리되지 않고 안정적으로 유지됨을 입증했다. 결국 문제점 해결을 위해 방부제와 계면활성제가 더 들어가게 됐다. 그만큼 몸에 이로울 리 없는 성분이 제품 개선을 위해 증량 또는 새로 추가된 셈이다. 대원제약은 10일 식약처의 '콜대원키즈펜시럽‘ 제조판매 중지 해제 발표 직후 곧바로 제품 생산을 재개했으며 품질이 개선된 제품 초도물량 21만 팩 공급을 시작으로 지속적으로 생산량을 늘릴 예정이다. 회사 측은 충북 진천에 국내 최대 규모의 내용액제 생산 시설을 갖추고 있는 만큼 생산에 총력을 기울여 약 부족 사태를 해결한다는 계획이다. 대원제약은 지난 5월 콜대원키즈펜시럽에서 나타나는 상분리 현상으로 인해 사전 예방 차원에서 선제적으로 해당 제품에 대한 자발적 회수를 진행했으며 6월 말 식약처에 회수종료를 보고, 이후 식약처는 이에 대해 적정성 평가를 진행했다. 대원은 이어 철저한 실험과 검사 끝에 상이 분리되지 않고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최적의 배합비율 및 방법을 밝혀냈다. 전문가 자문 결과 등에 따르면 현탁성 시럽의 특성상 일부 성분이 가라앉아 상분리 현상이 발생할 수 있지만 분리된 제품을 복용할 경우에도 위험성은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처럼 복용할 경우 투약되는 주성분량이 균일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보완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다. 콜대원키즈(콜대원키즈펜시럽, 콜대원키즈이부펜시럽, 콜대원코프시럽, 콜대원키즈노즈시럽 등)는 2017년에 첫 선을 보여 2022년 92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전년 대비 253%의 성장을 기록하며 승승장구했다. 짜먹는 감기약이란 콘셉이 시장에서 먹혔다. 그러나 이번 사태로 제동이 걸려 다시 원상회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코로나19가 유행한 이후 해열진통제 등 일반약 감기약은 원료(주성분, 부형제, 포장재 등) 수급 악화 및 원료가격 상승, 공장 가동난(직원들의 감염 및 인건비 상승) 등으로 문제를 겪었다. 특히 약국과 편의점의 일반약 2중 유통채널은 오히려 편의점의 약가 인상을 부추겼다. 제약사들도 2부제 또는 3부제를 운영하면서 일반약 감기약 생산에 총력을 기울였지만 고부가가치의 다른 의약품 생산을 줄여야 해 경영상 손해보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한편 동아제약의 챔프시럽의 공급을 재개하면서 약국 당 20갑으로 물량을 제한했으며 선착순으로 끊었다. 게다가 도매가를 3520원으로 올리는 등 약국가의 원성을 사고 있다. 아울러 챔프와 콜대원키즈가 빠진 3~4개월 동안 이부프로펜(부광약품 ‘코리투살에프시럽’ 등) 또는 덱시부프로펜(한미약품 ‘맥시부펜시럽’ 등) 성분의 의약품이나 아세트아미노펜 제품 중 문제가 없었던 삼아제약 ‘세토펜현탁액’, ‘세토펜건조시럽’과 한국존슨앤드존슨 ‘어린이타이레놀현탁액’ 등이 반사이익을 얻었을 것으로 예상된다.
2023-08-11 19:43:21
생존 예후가 매우 좋지 않고 공격적인 국소진행성 또는 전이성 요로상피암(방광암)에 새로운 대안이 될 치료제가 국내에 출시됐다. 일본계 다국적제약사인 한국아스텔라스제약은 19일, 항체-약물결합제(ADC) ‘파드셉주’(Padcev 성분명 엔포투맙 베도틴-ejfv, enfortumab vedotin-ejfv)의 국내 출시를 기념한 기자간담회를 인터컨티넨탈 서울코엑스에서 열고 요로상피암의 현황 및 파드셉의 임상적 가치를 조명했다.전체 요로상피암의 90% 이상이 방광암 … … 방광근육 침범하면 5년 생존율 5%요로상피암은 신배, 신우, 방광, 요관, 요도에 이르기까지 요로상피세포에 생긴 암으로 이 중 방광암이 약 90% 이상을 차지한다. 신세포암(신장암)은 신장의 실질 조직에 암이 생긴 것으로 소변이 모여 요관으로 가는 깔때기 모양의 신우에 생긴 암(요로상피암)과는 병리학적으로, 치료방법 측면에서 차이가 있다. 요로상피암은 대부분 고령에서 발생하며, 재발과 전이가 잦고, 전이 단계에서는 5년 생존율이 5%에 불과할 정도로 치명적이다. 다양한 배뇨증상을 동반하기 때문에 삶의 질도 매우 낮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김미소 서울대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는 “요로상피암은 요로상피 어디에서나 발생할 수 있지만 가장 흔하게 방광에서 생겨난다, 전체 요로상피암 95%가 방광에서 시작하고 그중에서 20% 전후가 발견 당시 침습적 형태다”고 말했다. 이어 “전체 요로상피암의 5~10%는 상부 요로(신우, 요로)에서 발생하며 이 경우 좀 더 늦게 진단돼 발견 당시 60% 환자에서 침습적으로 나타난다”고 설명했다.방광 근육을 침범하지 않은 비근침윤성 방광암은 5년 상대생존율이 80%에 달하지만 종양이 방광 근육을 침범한 경우 예후가 나빠지면서 전체 생존율은 50%에 불과하다. 김 교수는 “방광근육 침범 환자의 절반이 전이성으로 진행하는데 이럴 경우 5년 상대생존율은 5% 내외로 떨어진다”고 말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다 할 표적치료제가 없어 1차 치료제로는 백금 기반 항암화학요법이 진행성/전이성 요로상피암의 표준요법으로 자리잡고 있다. 이는 고식적 요법으로서 완치나 중증도 개선보다는 생존 연장에 급급한 치료다. 치료 반응률이 50~70%로 높긴 하지만 무진행생존 중앙값은 7~9개월, 생존기간 중앙값은 14~15개월에 불과하며 부작용이 상당하다. 대부분 1년 안에 병이 진행한다.PD-1 또는 PD-L1 억제제가 보여준 임상적 한계 … 13~28%에서만 치료반응 이런 환경에서 1차 치료제 투여 뒤에는 PD-1 억제제 또는 PD-L1 억제제(면역관문억제제)가 1차 치료 후 유지요법 또는 2차 치료제로 허가받았다.대표적인 게 미국 머크(MSD)의 PD-1 억제제 ‘키트루다주’(Keytruda, 성분명 펨브롤리주맙 Pembrolizumab), 독일 머크 및 화이자의 PD-L1 면역항암제 '바벤시오주'(BAVENCIO, 성분명 아벨루맙 avelumab), 일본 오노약품공업 및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의 ‘옵디보주’(opdivo 성분명 니볼루맙, Nivolumab) 등이다. 다만 키트루다는 백금 기반 항암화학요법이 불가능한 환자를 포함한 적응증(사실상 1차 치료제, 현재 비급여)을 갖고 있다.현재 바벤시오는 1차 항암요법에 실패해 재발하는 경우에만 2, 3차 치료에서만 급여가 가능하다. 1차 단독요법제로서의 유지요법은 적응증은 2021년 8월 국내 승인을 받고, 2022년 4월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암질환심의위원회로부터 급여 설정이 타당하다는 결정(급여기준 설정)을 받았으나 아직 급여가 이뤄지지 않았고 조만간 급여기준이 설정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업계와 심평원에 따르면 바벤시오는 심평원 약제급여평가위원회를 거쳐 국민건강보험공단과 약가협상도 마치고, 현재 공고 예고를 앞두고 있다.키트루다는 백금기반 화학요법 치료 중 또는 이후에 질병이 진행됐거나, 백금기반 수술 전 보조요법 또는 수술 후 보조요법 치료 12개월 이내에 질병이 진행된 국소진행성 또는 전이성 방광암 환자에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되고 있다(2차 치료제). 지금까지는 바벤시오가 비급여인 탓에 대부분의 전이성 요로상피암 환자들은 1차 치료에 백금기반 화학요법만을 사용해 왔다. 또 백금기반 화학요법에 치료 실패한 환자들은 2차 치료에 키트루다 단독요법을 급여로 사용할 수 있었다. 따라서 파드셉은 키트루다 치료에 실패한 환자에서 3차 치료옵션으로 급여 상태에서 사용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옵디보는 키트루다와의 병용요법이 방광암의 2차 치료제로 승인됐으나 급여 설정은 지지부진하다. 참고로 로슈의 PD-L1 억제제인 ‘티쎈트릭주’(Tecentriq 성분명 아테졸리주맙, atezolizumab)는 2018년부터 PD-L1 발현 양성이면서 백금 기반 화학요법제 치료에 실패한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요로상피암 환자에게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됐으나 미국에서 티쎈트릭 방광암 적응증이 자진 철회(유효성 입증 실패)되면서 국내서는 2022년 9월부터 급여가 삭제됐다. 아스텔라스에 따르면 2차 치료제로서 이들 면역관문억제제들은 바이오마커인 PD-L1 상태와 관계없이 환자의 13~28%에서만 치료반응을 보였으며, 치료 3개월 이내에 질병이 진행되는 한계를 보여줬다. 티쎈트릭의 경우 미국에서 가속승인을 통해 입증한 효과가 확증시험에서 재입증되지 못해 적응증을 철회해야 했다.3차 이상 치료에서는 현재 사용하는 파클리탁셀, 페메트렉시드를 단독 투여하거나 기존에 사용한 백금요법을 재시도하는 등 환자들은 표준치료가 아닌 대체치료(임시방편적 치료)를 받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 이들 환자에서 치료반응률은 10% 선에 불과하다.‘파드셉’ 백금착제 면역항암제 투여한 환자서 유일하게 생존기간 50%(4개월) 연장한 ‘구원투수’ 이처럼 요로상피암에 미충족 수요가 큰 상황에서 최근 항체약물결합제들이 요로상피암의 구원투수로 주목받고 있다.이 가운데 방광암의 ADC 선두주자인 파드셉은 EV-301 임상을 통해 백금기반 항암화학요법과 면역관문억제제까지 모두 사용해도 한계를 보인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요로상피암 환자의 생존율을 개선했다.지난해 미국임상종양학회 연례학술회의(ASCO 2022)에서 발표된 EV-301 연구의 2년차 분석 결과에 따르면, 중앙값 추적관찰기간 23.75개월 시점에 파드셉의 전체생존기간(Overall Survival, OS) 중앙값은 12.91개월로 대조군인 연구자가 선택한 항암화학 단독요법군(도세탁셀, 파클리탁셀, 빈플루닌(Vinflunine) 등)의 8.94개월보다 3.97개월을 연장, 사망의 위험은 30%를 낮춘 것으로 집계됐다(HR=0.704, 95% CI 0.581-0.852, P=0.00015)백금기반 항암화학 요법과 면역관문억제제를 모두 소진한 환자만을 대상으로 3상 임상에서 생존율 개선효과를 입증한 것은 파드셉이 유일하다는 게 아스테랄스의 설명이다.무진행 생존기간(Progression-Free Survival, PFS) 중앙값 역시 파드셉이 5.55개월로 대조군의 3.71개월보다 개선됐으며, 질병 진행 또는 사망의 위험은 37%를 낮췄다(HR=0.632, 95% CI 0.525-0.762, P<0.00001).3등급 이상 치료 이상 반응은 파드셉 51.4%, 대조군 49.8%로 유사했다. 대부분 이상반응은 투약 중단 또는 용량 감소로 관리할 수 있었다. 이 임상시험의 1차 평가지표는 전체생존기간(OS), 2차 평가지표는 무진행생존기간(PFS)과 전체반응률(ORR)이었다. 평균 연령은 68세로 남성(77%)이 여성 보다 많았다. 예후가 좋지 않은 간 전이가 실험군과 대조군에 각각 30%씩 배정됐고, 이전에 PD-1 또는 PD-L1 억제제에 반응하지 않는 환자도 동일하게 70%씩 참여했다.임상 연구는 19개국 191개 기관에서 진행됐고 한국은 11개 기관에서 90명이 등록하면서 단일 국가로는 가장 많은 환자가 참여했다. 파드셉 투여군(301명)과 항암화학요법군(307명)에 1대 1로 무작위 배정됐다. 파드셉 투여군은 kg당 1.25mg을 정맥으로 투여받았다. 1사이클(28일)의 매달 1일, 8일, 15일차에 세 차례에 걸쳐 투여했다. 대조군은 무작위 배정 이전에 연구자가 선택한 도세탁셀, 파클리탁셀, 빈플루닌 중 하나를 택해 1사이클(21일)로 해서 매 1일에 투여받았다.파드셉은 기존에 긴 투약 시간이 필요한 항암제에 비해 30분이라는 짧은 시간이 장점이다. 여기에 개별 환자 체중에 맞춘 용량 증감이 가능하도록 20mg 30mg 두 제형이 허가됐다. EV-301 연구결과를 근거로 파드셉은 지난 3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허가를 받았으며, 미국종합암네트워크(NCCN)과 유럽종양학회(ESMO) 모두 파드셉을 우선 권고(카테고리 1)하고 있다.한편 FGFR 표적치료제인 얀센의 ‘발베사정’(BALVERSA, 성분명 얼다피티닙, erdafitinib)도 면역관문억제제를 포함해 1~2차례 치료 실패 이력이 있는 요로상피암 환자를 대상으로 3상 THOR 임상시험에서 생존율 개선 효과를 입증했지만, 이 연구에는 백금항암화학요법 치료 이력이 없는 환자들도 포함됐다.넥틴-4표적 항암제로는 유일하게 ‘요로상피암’ 적응증 획득 … 암세포에서 베도틴 방출 파드셉은 넥틴-4(Nectin-4)를 발현하는 세포에 특이적으로 작용하는 항체, 암세포의 괴멸을 유도하는 세포독성약물 MMAE(Monomethyl auristatin E, 또는 vedotin, 미세소관 중합억제제), 항체와 MMAE를 연결하는 링커로 결합돼 있다. 세포독성약물에 표적한 암세포에 도달하면 단백질 분해효소(프로테아제)에 의해 링커가 잘리면서 임무를 마치게 된다.파드셉의 항체(enfortumab)는 요로상피암 표면에 있는 넥틴-4와 결합해 종양 세포 안으로 침투한다. 세포 안으로 침투한 파드셉 항체는 단백분해효소에 의해 링커에서 절단되며 MMAE를 방출한다. MMAE는 세포분열에 관여하는 미세소관 중합을 억제한다. 미세소관 중합 억제로 암세포는 분열을 중지하게 되고 궁극적으로 사멸에 이를 수 있다.파드셉이 표적하는 넥틴-4(Nectin-4)는 요로상피암에서 대량 발현되는 세포막 단백질로, 하위분석 결과에서도 파드셉은 넥틴-4 발현 정도에 상관없이 일관된 효과를 보여, 치료 전 별도의 스크리닝이 필요하지 않다.넥틴-4는 정상 요로상피세포에도 일부 존재한다. 피부나 땀샘, 요로상피, 침샘, 식도, 유방 등이다. 이 때문에 넥틴-4는 요로상피암을 비롯해 폐암, 난소암, 유방암, 두경부암, 식도암 등에서 확인된다. 그러나 요로상피암세포에서 훨씬 많이 발현한다. 실제 파드셉 1상, 2상, 3상 연구에 포함된 요로상피암 환자에서 넥틴-4 발현량을 확인한 결과 대부분 높은 수준임을 확인했다.김미소 교수 “항암화학요법 쓰고 면역관문억제제로 안 되면 다시 항암화학요법 쓰는 현실 안타까워” 김미소 교수는 현재의 요로상피암 약물치료와 관련, “요로상피암은 진행이 빠른 편으로 끊임없이 치료가 이어져야 하는 질환이지만, 기존에는 항암화학요법(1차 치료제) 시행 후 2차 또는 3차 표준치료법이 없어 면역관문억제제를 1차 유지요법 또는 2차 치료제로 사용한 이후에는 어쩔 수 없이 다시 항암화학요법 약제를 사용해 왔다”면서 “파드셉은 항암화학요법과 면역관문억제제 투여 후에도 암이 진행되거나 재발한 환자들에게 사용할 수 있는 치료제로,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치료 성적 향상에도 큰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김 교수는 ‘현재 요로상피암에서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고 있는 치료제들이 많아 파드셉 역시 건강보험이 적용되기까지 적잖은 시간이 걸릴 것 같아 걱정스럽다“고 덧붙였다. 이에 한국아스텔라스제약의 박경아 의학부 이사는 “파드셉에 건강보험이 적용되기까지 접근성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환자지원프로그램을 가동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비급여 약가에서 일부 또는 전액을 환자에게 상환하는 프로그램을 시행해 당장에 필요한 요로상피암 환자에게 파드셉을 공급하겠다는 취지다. Trop-2 억제제, FGF 억제제 등 다각화되는 요로상피암 치료 도전 요로상피암은 여전히 치료 옵션이 제한적인 암종으로 꼽히고 있지만, 최근 파드셉 등 다양한 항체약물접합체와 표적치료제들이 하나 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이 가운데 길리어드사이언스의 Trop-2 표적 항체약물접합체 ‘트로델비’(Trodelvy, 성분명 사시투주맙 Sacituzumab Govitecan-hziy)와 HER2를 표적하는 다이이찌산쿄의 항체약물접합체 ‘엔허투주’(Enhertu 성분명 트라스투주맙 데룩스테칸, fam-trastuzumab-deruxtecan-nxki)가 기존 항암제를 소진한 환자에서 긍정적인 데이터를 제시했다. 트로델비는 2021년 4월 13일, 과거에 백금착제를 포함한 항암화학요법제 또는 PD-1 억제제나 PD-L1 억제제로 치료받은 경험이 있는 성인 성인 국소진행성 또는 전이성 요로상피암 2차 치료제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얻었다. 반면 엔허투는 임상 결과는 있지만 미국에서 유방암, 위선암 및 식도접합부암, 비소세포폐암(한국에는 비소세포폐암 미승인) 등에서만 적응증을 갖고 있다. 표적치료제(Tyrosine Kinase Inhibitor, TKI)인 발베사는 FGFR2 또는 FGFR3 변이가 있는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요로상피암 성인 환자로서, 백금 기반 화학요법제를 포함하여 최소 한 가지 이상 화학요법제 치료 중 또는 이후에 질병이 진행되었거나, 백금 기반 화학요법제를 포함한 수술 전 보조요법(neoadjuvant) 또는 수술 후 보조요법(adjuvant) 치료 12개월 이내에 질병이 진행된 환자의 치료제로 2022년 11월 24일 국내 승인을 받았다.파드셉도 국내에서 허가된 국소진행성 또는 전이성 요로상피암 성인 환자의 3차 치료제 외에 추가적인 적응증을 갖고 있다. 파드셉은 2023년 4월 3일, 1b/2상 ‘EV-103/KEYNOTE-869’ 임상시험(NCT03288545)의 종양반응률과 반응지속기간의 긍정적인 자료를 근거로 키트루다와의 병용요법이 국소진행성 또는 전이성 요로상세포암 1차 치료제로 FDA의 가속승인을 받았다.아스텔라스는 EV-301 연구를 토대로 국소진행성 또는 전이성 요로상피암 3기의 1차 치료제로서 임상을 진행 중이다. 이밖에 비근침윤성 또는 근침윤성 요로상피암, 유방암, 비소세포성폐암, 두경부암, 위암, 식도암 등 여러 암종에서 파드셉의 적응증을 확대하기 위한 연구를 하고 있다.
2023-07-19 20:05:29
유한양행이 지난 10일 3세대 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Epidermal Growth Factor Receptor, EGFR) 돌연변이 티로신 키나제 억제제(tyrosine kinase inhibitor, TKI)인 ‘렉라자정’(LECLAZA, 레이저티닙 메실산염일수화물, lazertinib)의 1차 치료제로서 건강보험 급여 개시 전 희망하는 환자를 대상으로 무제한 EAP(Expanded Access Program, 동정적사용프로그램) 시행을 선언하자 3세대 TKI의 선두주자인 ‘타그리소정’(Tagrisso 성분명 오시머티닙 Osimertinib)을 보유한 한국아스트라제네카가 불편한 심경을 드러내는 기자간담회를 서울 아셈타워 내 본사에서 가졌다. "유일하게 OS 개선 효과 입증 … 하위 분석은 허가·급여 기준 아냐“아스트라제네카(AZ)는 먼저 타그리소가 1차 치료제로서 아시아인을 대상으로 한 전체생존기간(OS) 연장 효과를 입증하지 못했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 주장에 대해 “3상 FLAURA 연구를 통해 EGFR 변이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1차 치료에서 대조군인 기존 EGFR-TKI 대비 OS 개선을 확인했다”고 반박했다.타그리소군의 전체 생존기간 중앙값(mOS)은 38.6개월로 기존 표준치료군(게피티닙 또는 엘로티닙)의 31.8개월에 비해 6.8개월 개선 효과를 보였다. 같은 연구에서 무진행생존기간 중앙값(mPFS)은 18.9개월로 표준치료군 10.2개월 대비 8.7개월 연장된 결과를 보였다. 이러한 타그리소의 임상적 효과는 모든 하위군에서 일관되게 나타났다. 그러나 FLAURA 연구의 아시아인 하위군 OS 분석에서 생존기간 지표 위험비(HR)가 0.995로 나타나 대조군과 통계적 차이를 입증하지 못했다는 점이 부각되면서 OS 개선을 입증하지 못했다는 주장이 나왔다.이 회사 의학부 임재윤 전무는 “다른 약제들은 OS 데이터 자체가 없거나 개선 효과를 입증한 데이터가 없다. 타그리소는 OS 개선 효과를 과학적으로 입증했다”며 “ 단지 아시아인 하위군을 빌미로 OS 연장 효과를 인정하지 않는 것은 지나치다”고 지적했다.인허가 및 급여적용을 총괄하는 총괄 방혜련 전무도 “의약품 허가 및 보험 여부 결정은 전체 참가자 데이터를 갖고 한다”며 “하위군 분석은 통계적 유의성을 담보로 시행하는 게 아니라 임상 활용이나 다음 연구를 준비할 때 어떤 것을 규명할 지에 대해 제시하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그는 “현재 1차 치료제 급여가 적용된 중국, 일본 등 많은 아시아 국가에서는 타그리소가 실제 진료 현장에서 사용되면서 데이터가 나오고 있다”며 “그 데이터가 전체 참가자 데이터와 다르지 않다는 것은 이미 입증됐다”고 덧붙였다.이날 아스트라제네카는 중국 허가 당시 근거가 된 FLAURA China 임상결과도 제시했다. 이 임상은 FLAURA 전체 피험자에 포함된 중국인 환자 19명 오에 별도로 117명의 중국인을 더해 총 136명을 분석한 것이다. 그 결과 전체 생존기간 중앙값은 타그리소가 33.1개월, 게피티닙이 25.7개월로 차이를 보였다. 무진행 생존기간 중앙값늠 각각 17.8개월, 9.8개월로 8개월 연장됐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FLAURA 임상의 한국인 피험자수가 적어 1차 치료제의 유효성을 입증하기 힘들어 급여를 허가해주지 않는다는 보도가 나온 바 있다. FLAURA 임상의 총 피험자 수는 556명이며 이 중 아시아인 수는 62.4%인 347명이다. 또 아시아인 중 약 3분의 1은 일본인이며, 나머지는 여러 아시아 국가에 두루 분포돼 있으며 한국인도 10여명이 피험자로 등록돼 있다고 한국아스트라제네카는 설명했다.심평원은 올해 3월 22일 EGFR 엑손 19 결손 또는 엑손 21 치환변이(L858R)에 해당하는 국소진행성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의 1차 치료제로서 타그리소에 대한 급여기준을 설정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1차 치료제로 승인받은 지 5년만의 성과였다. 하지만 급여기준 설정은 타당성만 인정받았을 뿐 급여에서는 표적항암제 다음에 쓸 수 있는 사실상 2차 치료제에 머물러 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타그리소가 전 세계 66개국에서 비소세포폐암의 1차 표준치료제로 보험 급여를 적용받고 있고, OECD 국가 중 대부분 국가에서 급여가 적용됐지만 한국과 슬로바키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튀르키예, 뉴질랜드 등에서만 예외라고 하소연했다. 그러면서 일본의 FLAURA 임상 리얼월드 데이터에서 보여준 유효성과 안전성, 한국인이 대거 참여한 AURA 임상시험에서의 우수한 유효성 및 안전성을 예로 들며 한국에서 1차 치료제로 급여가 되지 않는 것에 대한 답답함을 호소했다.AURA3 3상 임상은 변이가 잘 생기고 잘 치료되지 않는 EGFR T790M 변이 양성 비소세포폐암을 대상으로 표준치료법인 백금기반 화학요법(platinum-based doublet chemotherapy: 백금착제+페메트렉시드 병용요법)을 비교해 PFS 중앙값을 약 6개월 연장시킨 연구다(10.1개월 vs 4.4개월).물론 EGFR 엑손 19 결손 또는 엑손 21 치환변이에 대한 1차 치료제를 직접 입증하는 임상은 아니지만 한국인이 1상에서 101명, 2상에서 66명, 3상에 72명 참여했음을 AZ는 강조했다. 아울러 국내에서도 급여가 적용된 2차 치료제로서 한국인 환자 1000명 이상을 대상으로 리얼월드 연구를 진행해 우수한 데이터를 확인했다는 설명도 더했다. 국내 비소세포폐암 2차 치료제 시장은 1100~1200억원 수준이며, 타그리소는 2차 치료제로서 지난해 약 1065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1차 치료제 시장은 2차 치료제의 3배 이상으로 3000억원을 웃돈다. 유한양행의 무제한 EAP 시행 ‘선전포고’는 3000억원의 시장을 날름 확보하겠다는 공격적인 행보로 읽혀진다. 렉라자는 하루 3회, 총 3정을 복용하는데 1년 약값은 7500만원(비급여) 수준이다. 이를 감수하고서라도 환자를 확보하겠다는 각오다. 타그리소정은 80mg을 하루 한 번 복용하는데 1년 약값은 7700만원 수준이다. 일각에서 제기된 유한양행의 렉라자 무상공급(EAP 시행)이 환자 유인행위로 볼 수 있다는 시각에 대해 아스트라제네카는 이의를 제기하지 않겠다고 언급했다.양미선 아스트라제네카 항암제 사업부 전문은 “궁극적으로 환자들에게 이익이 돌아가기 때문에 이의를 제기할 생각이 없다”며 “다만 무상공급은 지속가능한 옵션은 아니고 한시적 옵션이라 우선해야하는 일은 급여 등재다. 경쟁사와 함께 환자들이 보험을 빨리 적용 받도록 하고 싶은 마음”이라고 말했다.방 전무는 “타그리소는 허가 후 4~5년간 진행해 온 환자 프로그램이 있다. 무료는 아니었지만 규모가 컸다”며 “무상지원은 후발주자가 선택할 수 있었던 마지막 옵션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건보 재정 부담이 그동안 급여가 막힌 가장 주된 요인이었을 것”이라며 “최선을 다해 약물경제성평가에 협조하고 있고, 곧 좋은 소식이 들리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지난 5월말 개최된 미국임상종양학회(ASCO) 연례학술대회 및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신’(NEJM) 게재를 통해 타그리소는 ADAURA 3상에서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1B~3A 환자의 수술 후 보조요법 사용 시에도 위약 대비 사망 위험을 51% 감소시키며 OS 개선 효과를 확인했다. 글로벌 암치료 지침이 되는 미국종합암네트워크(NCCN) 가이드라인은 타그리소를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에 가장 높은 권고 등급인 Category 1, 선호요법(preferred)로 권고하고 있다.아스트라제네카는 이미 다양한 임상에서 인종을 초월해 전체생존기간 및 무진행생존기간 연장을 입증한 3세대 TKI 계열 비소세포폐암 치료제는 타그리소가 유일 무이하다며 아마도 렉라자가 전체생존기간 연장 효과를 입증하기는 힘들 것이고, 한국이 아닌 글로벌 무대에서는 더욱 그러하다고 평가했다. 렉라자는 얀센이 미국 판권을 확보하고 있으며 단독이 아닌 얀센의 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EGFR) 겸 MET 이중 특이적 항체인 ‘리브리반트주’(Rybrevant, 성분명 아미반타맙, amivantamab-vmjw) 병용요법으로서 1차 치료제가 될 수 있는지 3상 MARIPOSA 임상을 진행 중이다. 올 연말 경에 1차 분석자료가 나올 예정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2023-07-14 15:01:30
올해 초부터 미국에서는 세마글루타이드 성분의 당뇨병 치료 피하주사제 ‘오젬픽프리필드펜’(Ozempic)과 ‘위고비프리필드펜’(Wegovy)의 가짜가 미국시장에서 출현해 경고등이 켜졌다. 지난 3월 20일 미국 NBC는 위고비 비의 높은 약가가 체중감량을 원하는 사람들을 규제되지 않는 모조약(copycat/knockoff drug)을 사용하도록 내몰고 있다고 보도했다. 모조약은 처방전에 따라 기성품목이 없는 경우 자체조제가 가능한 컴파운딩약국(compounding pharmacies)을 통해 공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컴파운딩약국이란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관리감독을 받지 않고 약사가 자체 조제하는 약국으로 성분의 적합성이나 조제방식은 약사가 스스로 판단한다. 미국에는 약 5만6000개의 지역 약국 중 7500개 약국이 컴파운딩(임의 조제)를 하고 있으며 주로 약물조달이 어려운 약이나 항암제 등 조제가 까다로운 특수제형의 약을 조제한다. Athenex Pharma Solutions (Athenex Inc.), B Braun Melsungen AG, Clinigen Group PLC, Dougherty's Pharmacy, Inc., Fagron, Fresenius Kabi, ImprimisRx(Harrow Health, Inc.), Institutional Pharmacy Solutions, ITC Compounding Pharmacy 등의 브랜드가 있다. 컴파운딩약국은 고객맞춤형으로, 투여량을 유연하게 조정할 수 있으며 완전 멸균 여부는 약국 재량에 달려 있다. 그러니까 생약처럼 완전 멸균이 안 된 의약품도 취급할 수 있다. 국내서는 컴파운딩 약국이 없으며, 제약사에서 만든 약만을 조제, 판매한다. 미국에서는 우리나라의 약국처럼 FDA의 감독을 받는 개인약국을 리테일약국(retail pharmacy)이라고 한다. NBC 보도에 따르면 애리조나주 투싼에 사는 랑고이스씨의 경우 체중 감량을 위해 위고비를 처방받았으나 보험적용이 되지 않아 고가의 약가를 감당할 수 없자, 틱톡 등을 통해 세마글루타이드 성분의 저렴한 약을 구매할 수 있는 컴파운딩약국을 찾아 원격의료와 온라인 배송을 통해 복용 중이다. 다만 현재 투약 중인 약물이 실제 세마글루타이드 성분과 동일한지 확인할 수 없고, 체중감소 효과는 보고 있다는 게 랑고이스씨의 설명이다. 세마글루타이드 성분의 오젬픽과 위고비를 공급하는 노보노디스크는 약국에 원료성분을 제공하지 않고 있어 실제 어떤 경로로 약국에 원료성분이 공급되는지 또는 세마글루타이드와 다른 성분인지조차 파악하지 못했다고 밝히고 있다. 이와 관련 NBC와 인터뷰한 파운딩약국 약사들은 연구용 세마글루타이드를 대랑 구매, 희석 과정을 거쳐 환자들에게 공급하고 있으나 FDA 승인을 받지 않아 불법의 가능성 있다고 밝혔다. 취재에 응한 의료진은 환자들에게 조제된 의약품에서 세마글루타이드 성분을 확인했다며 성분 자체는 FDA 승인을 받았으나 해당 조제약이 규제 프로세스를 통해 공급되지 않고 있어 안전성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위고비의 미국 약가는 한 달 분(4개들이 4주 투약분)이 1349.02달러로 민간보험에서 대부분 보험급여가 되지 않는다. 더욱이 오젬픽과 위고비 모두 2022년 내내 공급부족 문제가 지속되면서 세마글루타이드의 모조품 시장 형성을 촉발한 측면이 있다. 노보노디스크는 지난 3월 17일에야 오젬픽의 공급부족 현상이 다소 완화됐다는 내용을 공지한 바 있다. 노보노디스크 미국법인은 오젬픽의 위조품들이 미국시장에서 발견됐다고 지난 6월 16일 경고했다. 다만 위고비는 아직까지 미국시장에서 위조품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위조품은 인슐린 글라진을 비롯한 다른 유형의 당뇨병 치료제 성분들이 포함돼 ‘오젬픽’과 다른 작용기전을 갖고 있으며, 이 때문에 중증 부작용에 노출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노보노디스크는 온라인에서 구매하거나, 해외에서 대면 구입하거나, 무면허(unlicensed) 출처에서 구입할 경우 부정표시되었거나, 불순물이 포함되었거나, 오염된 제품일 수 있다고 꼬집었다. 또 부적절하게 보관‧운송이 이루어졌거나, 효과적이지 않거나, 안전하지 않은 제품을 구입할 가능성 또한 배제할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보노디스크 미국법인에 따르면 정품과 달리 위조품들은 용량을 정할 때 펜 부분이 늘어날 수 있는 데다 상표 부분의 품질이 취약하고, 펜 부분에 상표가 충분히 밀착되어 있지 않은 사례들이 눈에 띄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스펠링 착오가 발견되거나, 겉포장 부분에 변조‧구멍뚫림 방지 기능이 장착되지 않은 사례들이 나타나고 있다. 이밖에 겉포장에 인쇄된 식별번호가 동일한 경우도 발견되고 있다. 위고비는 미국에서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다. 위고비는 68주간 진행된 임상 시험에서 평균 15% 체중 감량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결과를 바탕으로 2021년 6월 FDA로부터 비만 치료제로 허가받았다. 국내서는 예상보다 빠르게 올해 4월 27일 승인받았다. 원료가 부족하기 때문에 우리나라에서는 연말에나 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노보노디스크가 2017년 7월에 국내 허가를 받은 기존 비만치료제인 ‘삭센다펜주’(성분명 리라클루라이드)는 매일 1회 주사를 놔야 했다. 위고비는 이보다 나은 효과를 보이는데다가 주 1회만 주사를 맞으면 된다. 위고비의 성분인 ‘세마글루타이드’는 원래 인슐린의 기능이 떨어져 발병하는 제2형 당뇨병을 치료하는 물질이다. 이 물질은 인체 내 GLP-1(Glucagon-like peptide-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이라는 호르몬에 작용해 인슐린 분비를 자극하고 포만감을 높인다. 배고픔을 줄여 체중 감량을 유도하는 원리다. 68주간 진행된 임상 시험에서 평균 15% 체중 감량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결과를 바탕으로 2021년 6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비만 치료제로 허가받았다. 위고비보다 더 강력하다는 릴리의 ‘마운자로’(Mounjaro 성분명 티어제파타이드 tirzepatide)는 당뇨병약으로 이미 승인받았으며 이르면 미국에서 올해 연말에 승인받을 예정이다. 3상 임상시험에서 72주차 체중 감소율이 평균 15.7%(최대 22.5%)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신약은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ucagon-like peptide-1, GLP-1) 작용제인 위고비와 달리 GLP-1뿐만 아니라 다른 호르몬 GIP(포도당 의존성 인슐린 분비 폴리펩타이드·Gastric inhibitory polypeptide)에도 동시해 작용해 체중 감량 효과를 극대화한다. 미국 암젠도 지난해 12월 3일, 1상 임상 결과 마운자로와 같은 기전의 AMG133가 12주 만에 체중을 최대 14.5% 감량했다는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화이자는 지난 5월 22일 미국의사협회 저널인 ‘JAMA Network Open’에 다누글리프론(danuglipron)의 임상 2상 결과를 발표했다. 이 신약후보는 16주 동안 2형 당뇨병 환자에서 당화혈색소 수치를 용량의존적으로, 최대 1.16%p 감소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공복혈당 수치를 33.24mg/dL 낮췄고, 체중은 4.17kg 감량됐다. 다누글리프론은 하루 두 번 복용하긴 하지만 알약이라 주사제보다 투여하기 편하다. 체중감량 효과가 나타나기까지 걸리는 시간도 더 짧았다. 현재 비 당뇨병성 비만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 중인 다누글리프론의 2b상 임상은 올해 연말경 종료될 예정이다. 다누글리프론은 경구용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수용체 작용제(glucagon-like peptide-1 receptor agonist, GLP-1-RA)이지만 세부 기전이 다르다. Trp33ECD(N-terminal ECD of Trp33, : ECD는 extracellular domains를 의미) 부위가 존재하는 GLP-1 수용체에서만 작용한다. 다누글리프론이 Trp33ECD와 결합하면 G단백결합수용체(G Protein Coupled Receptor, GPCR)가 활성화돼 캐스케이드(cascade) 신호전달이 일어나면서 GLP-1R이 활성화된다. 비만 치료제는 2030년경 전체 항암제 시장에 근접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2020년 38% 정도였던 전세계 과체중 또는 비만 인구가 2035년에는 51%(약 40억명)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들 비만 치료제는 장기간 투약해야 효과를 볼 수 있는 데다 약을 끊는 순간 원래 체중으로 돌아올 수 있는 한계를 갖고 있다. 실제로 위고비 주사를 중단한 이후 1년 안에 빠진 체중의 3분의 2가량이 다시 불어났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이미 보고된 설사·구토·복부통증 등의 부작용도 적잖지만 장기적으로 미지의 부작용을 초래할 가능성도 있다. 약값도 만만치 않다. 위고비는 월 1350달러(약 176만원) 수준이고, 현재 당뇨병 치료제로 쓰이는 마운자로는 월 1540달러(약 201만원)에 달한다. 이 때문에 ‘부자들을 위한 약’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최신 비만치료제는 과거의 식욕을 억제하는 중추신경계 약물이나 지방분해차단제보다 부작용은 적고 효과는 크다. 하지만 비만을 일으키는 수많은 원인과 경로 중 한두가지를 건드리는 수준이기 때문에 식이조절과 적절한 운동만큼 비만 개선 효과를 보긴 어렵다는 한계도 안고 있다.
2023-06-30 18:23:58
“올해 발표된 국내 연구에 따르면 50세 초과 환자에서 폐렴구균 혈청형 3의 증가가 관찰됐으나, 영유아에서는 거의 관찰되지 않았습니다. 2014년 13가 단백결합 백신이 영유아 대상 국가필수예방접종(NIP) 사업에 포함된 이래 10년가량이 흐르며 얻은 성과입니다.” 김동현 인하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대한소아감염학회 정보이사)는 26일 한국화이자가 사내에서 주최한 세계예방접종주간 기념 백신클래스에서 “일본뇌염백신을 열심히 맞은 결과 한국에서 치명적인 일본뇌염 환자가 나오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로 폐렴구균에 의한 후유장애(뇌 인지기능 저하)를 효과적으로 예방한 것은 13가 폐렴구균 백신의 보급 성과”라고 강조했다. 그는 “폐렴구균 13가 단백결합 백신은 전세계적으로 예방효과와 임상적 및 사회적 실익을 입증한 대표적인 성공사례”라며 “이젠 고령자에서도 폐렴구균 백신 접종을 맞힐 것을 고려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프리베나13을 비롯해 단백접합백신이 영유아 필수 예방접종 사업에 추가된 후로 임상현장에서 폐렴구균으로 인해 응급상황에 처하는 영유아가 크게 줄어들었다는 것이 김동현 교수의 전언이다.김 교수는 “2000년대 초반만 하더라도 폐렴 시즌이 되면 어린 환자들에게 흉관을 꼽고 농을 빼는 일이 다반사였다”면서 “하지만 최근에는 백신접종의 효과가 워낙 좋아서 전공의들이 흉관을 꼽을 위치를 모를 정도로 유병률 자체가 현저히 줄어든 다른 세상이 됐다”고 소개했다. 또 “매년 전국에서 폐렴구균 데이터를 모으는데, 최근에는 1년에 10여 개, 많으면 30여 개 정도만 모인다”고 소개해다. 백신 접종으로 이제는 큰 병원에서도 폐렴구균 감염 영유아가 거의 나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반면 성인에선 큰 공백이 있다. 국내 연구진이 2019~2021년 국내 성인을 대상으로 침습성 폐렴구균 질환 감시 연구를 한 결과 혈청형 중 3(13.8%)과 19A(9.5%)는 여전히 성인 침습성 폐렴구균 질환에서 가장 흔한 혈청형으로 남았기 때문에 이에 초점을 맞춰 적극적인 접종이 이뤄져야 한다고 김 교수는 강조했다.특히 혈청형 3은 독특한 캡슐형 구조로 독성이 강하고 백신유도 항체에 저항하는 고유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알려졌다. 또 2014~2016년 국내 44개 병원에서 수집된 폐렴구균 1855주 중 46.2%가 항생제 다제내성 균주였으며, 그 중 혈청형 19A가 높은 비율(82.8%)로 항생제 다제내성을 보였다.침습성 폐렴구균에 걸리면 생명이 위태로울 수 있고 살아남아도 수막염의 경우 인지장애가 남아 유소아나 청소년기에는 평생 고통을 받아야 한다. 정상적인 일상생활이나 직업을 영위하기 힘들 수 있다. 특히 5세미만 영유아나 80세 이상 고령자는 이런 위험에 노출돼 있다.현재 보건당국은 65세 이상 노인에 한해 23가 폐렴구균 백신을 NIP 사업 아래 무료 접종하고 있다. 하지만 23가 백신은 커버하는 항원수의 종류는 13가보다 많아도 항원 기억능력이 떨어져서 ‘적당히 손대다 떨어지는’ 수준이라고 김 교수는 지적했다. 따라서 다당질백신은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50세 이상부터 접종할 수 있으며 2세 미만은 접종 대상이 아니다. 반면 프리베나13은 생후 6주후부터 맞을 수 있다. 반면 프리베나13은 디프테리아 유래 디프테리아CRM197단백질접합체를 혈청형(항원)에 붙인 새롭게 창조된 백신으로, 23가와 차별화된다고 그는 강조했다. 그는 “혈청형이 많은 23가 백신이 커버리지가 넓을 것으로 생각하지만 다당질 백신은 면역원성(항원인식 및 항체 생성 능력)도 떨어지고 효과도 오래가지 않는다”며 “정부에서는 저렴하기 때문에, 국민들은 무료 백신이라 좋게 생각하지만 가수가 적더라도 위험한 혈청형을 확실히 잡아주는 게, 가수가 많고 대충 잡아주는 것보다 낫다”고 강조했다.김 교수는 “폐렴구균은 어린 아이에게 예방접종을 하면 성인에서도 간접적인 예방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며 “하지만 성인에서 3, 19A 혈청형이 늘고 있다는 것은 간접 예방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는 의미로, 이는 성인도 백신을 접종해 직접 예방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역설했다.특히 “3, 19A 혈청형은 침습감염을 유발하는 것으로 잘 알려진 혈청형으로 건강에 위해한 상황을 유발한다”며 “심장질환이 있거나 코로나19에 감염된 환자, 면역억제제를 복용하는 환자는 물론 건강한 사람들도 백신을 통해 중증 감염에 이르는 것을 차단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병력과 무관하게 건강한 성인이라도 65세 이상이라면 백신 접종을 권장한다”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미국과 유럽에서 허가되고, 국내서는 허가절차를 밟고 있는 20가 신종 ‘프리베나20’ 백신의 등장과 관련, “백신에 불응하고 저항하는 혈청형이 계속 생겨나기 때문에 가수가 많을수록 좋은 건 맞다”며 “과거에 7가 백신에서 13가 백신으로 업그레이드될 때에는 면역효과가 확연하게 드러났지만 13가에서 20가로 늘어남에 따라 얻게 되는 면역효과는 과거만큼은 못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 교수는 “폐렴구균은 몸속에 잠복해 있다가 면역력이 취약해지면 기승을 보이는 집락균(集落菌)으로서 존재하는 즉시 난동을 보이는 홍역바이러스나 인플루엔자와는 다르기 때문에 세균 생태계를 안정화한다는 차원에서 프리베나13과 같은 효과적인 백신의 접종이 유효하다”며 “집락균이 안정화되면 더 악랄한 혈청형이 기를 펴지 못하는 효과가 생긴다”고 비유했다. 다만 23가 백신이 완전 무용한 것만은 아니다. 미국에서 13가 단독으로 73%, 23가 단독으로 17% 폐렴을 예방하는 차이를 보였지만, 국내 65~74세 성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폐렴구균성 지역사회획득 폐렴 예방법으로 13가와 23가를 순차적으로 접종하면 80.3% 예방이란 가장 효과적인 결과가 도출된 바 있다.정기석 한림대 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지난해 5월 유뷰트에서 “13가를 먼저 맞고 1년 후에 23가를 맞으면 폐렴구균에 대해서는 할 수 있는 예방은 다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며 “순차적으로 백신을 접종하는 것을 당부한다”고 말했다.
2023-04-26 17:36:28
한국얀센의 전이성 호르몬 반응성 전립선암(metastatic hormone-sensitive prostate cancer, mHSPC) 치료제 ‘얼리다정’(ERLEADA, 성분명 아팔루타미드 apalutamide)가 지난 4월 1일부로 mHSPC에 대한 1차 치료제로 완전 급여를 획득했다. 안드로겐 수용체 저해제(androgen receptor antagonist, androgen receptor inhibitor, ARA, ARi 또는 항안드로겐(anti androgen) 제제로는 처음으로 동일 계열 선발 약물인 한국아스텔라스제약의 ‘엑스탄디연질캡슐’(Xtandi 성분명 엔잘루타미드 Enzalutamide)과 바이엘의 ‘뉴베카정’(Nubeqa 성분명 다롤루타마이드, darolutamide)을 제치고 국내서 완전급여를 획득함으로써 경쟁자를 제칠 수 있는 커다란 기반을 닦았다.이에 한국얀센은 25일 서울 소공동 플라자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정재영 국립암센터 비뇨의학과 교수를 통해 얼리다정의 특장점을 소개하는 기회를 가졌다.얼리다정은 2020년 12월 30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mHSPC 치료에서 안드로겐 차단요법(ADT) 병용요법으로 허가받았다. 올해 4월에는 고위험 비전이성 거세저항성 전립선암(nmCRPC) 치료에 추가 적응증을 받았으나 아직은 비급여다. 얼리다는 국내외에서 3상 TITAN 임상연구를 통해 mHSPC에 관한 유효성과 안전성을 입증받았다. 전체생존기간(OS) 기준 사망위험 35% 감소 얼리다는 TITAN 연구의 최종 분석 결과, 48개월 차에 1차 평가지표인 전체생존기간(OS)은 얼리다+ADT 병용군(얼리다군)에서 미도출, 위약+ADT 병용군(위약군)에서 52.3개월로 나타났다. 피험자의 40%가 임상 도중 위약군에서 얼리다군으로 약을 바꾼 것을 감안해 보정하면 얼리다군은 위약군 대비 사망위험(OS 기준)을 35% 유의하게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만약에 처음부터 끝까지 얼리다군, 위약군을 변경 없이 쭉 투여받았다고 가정하면 사망위험을 48% 낮출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고위험 및 저위험 호르몬 반응성 전이성 전립선암 환자에서 ADT 단독요법 대비 유의하게 전체 생존율(survival rate)을 개선한 것으로 나타났다. 48개월(4년차) 차에 전체생존율(OS)은 얼리다+ADT 병용군에서 65.1%, 위약+ADT 병용군에서 51.8%로 나타났다. 참고로 2021년 9월에 발표된 아스텔라스 자료에 따르면 치료 4년차의 엑스탄디+ADT 병용군과 위약+ADT 병용군의 전체생존율은 각각 70.6%, 57%였다. 종합적으로 엑스탄디 병용군은 위약 병용군 대비 사망위험을 34% 줄였다.전립선암의 볼륨이 큰 경우 얼리다군의 사망위험은 위약군 대비 30% 감소했고, 작은 경우에는 47% 줄었다. 전체적으로 치료의향군(ITT)에서는 사망위험이 35% 감소했다. 영상진단학적 무진행생존기간(rPFS) 기준으로도 사망위험은 위약군 대비 각각 48%(고볼륨), 64%(저볼륨), 52%(ITT) 감소했다.추적관찰 기간 중앙값 44.0개월을 기준으로 전체생존율의 향상은 이전에 국소질환 치료 및 첫 진단 시점의 전이 여부 등과 관계없이 확인됐다. PFS2 진행 위험, 38% 감소 또한 호르몬 반응성 전이성 전립선암 환자에서 얼리다와 ADT로 1차 치료를 시작한 경우 ADT 단독요법 대비 PFS2 기준 사망위험을 38% 유의하게 감소시켰다(피험자의 40%차 교차투여한 것을 보정). 즉 PFS2에 도달하는 기간을 그만큼 지연시켰다. PFS2 사건(event)은 얼리다군에서 173명(33%). 위약군에서 246명(46.7%)에서 발생했다. PFS2란 특정 약물이 1차 치료제로서 가지는 이점을 반영한 지표로, 임상 기간 처음에 무작위 배정으로 다른 약제로 치료받은 시점부터 첫 번째 후속치료(얼리다를 투여하다가 바꾼 약으로 치료한 경우)에서 질병의 진행 또는 사망 중 먼저 발생한 것까지의 시간을 평가한다.TITAN 임상 최종 분석에서 얼리다는 4년 장기 추적 결과 대조군 대비 환자의 전체 생존상의 이점을 지속적으로 유지했다. PSA 진행위험 73% 감소얼리다군은 위약군 대비 전립선특이항원(Prostate-Specific Antigen, PSA) 진행(progression) 위험을 73% 유의하게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PSA는 전립선암 상피세포에서 생성되는 단백질 분해효소로서, 전립선암의 중요한 종양표지자이다. 전립선암이 있으면 PSA 수치가 올라간다. PSA 진행이란 PSA 수치가 직전보다 25% 이상 증가하면서 최저점보다 2ng/ml 이상 높은 수치를 유지한 것을 말한다. 3주 이상 떨어진 시점에서 체크했을 때 2번 이상 이런 모습이 나타나면 PSA 진행으로 정의한다.세포독성항암제 투여 시작 시점 늦춰얼리다군은 위약군 대비 세포독성항암제 요법을 시작할 위험을 53% 유의하게 감소시켰다. TITAN 연구 최종분석에서 얼리다군은 치료군의 69명(13.1%)가 세포독성 치료제를 시작한 반면 위약군은 126명(23.9%)가 해당됐다. 세포독성 치료제를 투여한다는 것은 사실상 거세저항성(안드로겐 억제요법이 듣지 않는)에 진입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거세저항성 전립선암으로 진입한 비율은 얼리다군이 191명(36.4%), 위약군이 375명(71.2%)였다. 얼리다정의 부작용얼리다정은 3~4급 부작용으로서 피부발진이 치료 1개월후부터 약 3개월 사이의 기간에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투여 후 6개월이 지나야 안정화된다. 모든 등급의 피부발진은 27.9%, 3~4급 부작용은 6.3%에서 나타나지만 실제로는 15~20%에서 나타난다는 게 정 교수의 설명이다.이밖에 환자의 5% 이상에서 나타나는 흔한 부작용으로는 관절염, 피로, 고혈압, 안면홍조 등이 있다.얼리다의 급여 특성얼리다는 새롭게 진단된 mHSPC 환자의 치료에 급여 적용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정 교수는 1차로 얼리다를 쓴 경우에 동일 계열인 엑스탄디나 뉴베카(비급여)를 먼저 쓴 것에 비해 교차내성이 덜 생기는 미미한 차이가 임상에서 관찰됐다고 말했다. 동일 계열 항암제로서 교차내성이 생겨 약효가 떨어지기 십상이다. 이에 따라 현재 건강보험 급여 기준을 감안한다면 mHSPC에서 얼리다 선 투여 후 암이 진행된 경우에는 엑스탄디 또는 자이티가+ADT 교차 투여는 급여가 인정되지 않는다. 다만 얼리다+ADT 1차 치료 후 세포독성항암제(도세탁셀 등)+ADT로 이어지고 그 다음으로 엑스탄디 또는 뉴베카 + ADT 병용요법으로 가면 급여가 적용될 수 있다. 전이성 거세저항성 전립선암의 경우에는 1차 치료로 도세탁셀 투여 후 엑스탄디 또는 자이티가+ADT 투여할 경우 급여가 인정된다.정재영 교수는 “여성암(주로 유방암)은 환자가 많아서, 희귀암은 환자가 소수여서 급여가 상대적으로 남성암(전립선암)보다 잘 적용된다”며 “학회 차원의 컨센서스가 있었고 치료 효과가 빨리 나타난다는 점(1~3개월 후 발현), 미국 종합암네트워크(NCCN) 2023년 가이드라인이 얼리다를 우선치료옵션(카테고리1)으로 지정한 점, 조기에 얼리다를 투여할수록 PSA 진행을 늦추는 데 유리하다는 점, OS 및 PFS2 개선 효과, TITAN 임상에서 한국 피험자가 상당수 참여한 점, 부작용이 적다는 점 등이 감안됐다”고 말했다.이같은 전격적인 얼리다의 완전급여(환자부담금 5%) 성공에 아스텔라스 측도 엑스탄디의 완전급여화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엑스탄디는 2022년 8월부터 mHSPC에서 ADT 병용요법으로 선별급여(환자부담금 70%)가 적용되고 있다. 전립선암 치료제의 종류들 안드로겐차단요법(androgen deprivation therapy, ADT, 안드로겐박탈요법)은 황체형성호르몬방출호르몬(luteinizing hormone-releasing hormone, LHRH)과 관련한 LHRH 작용제(효능제), LHRH 길항제를 말한다. 흔히 말하는 ADT는 대부분 LHRH 작용제(LHRH Agonist)에 해당한다. 음성 되먹임 작용(feed-back mechanism)에 의해 최종적으로 고환에서 테스토스테론 생성이 억제된다. LHRH 작용제는 생식선자극호르몬분비호르몬작용제(GnRH-agonist)와 같은 의미다. LHRH 길항제(LHRH Antagonists)는 직접 LHRH 수용체에서 길항작용을 해 남성호르몬 생성을 억제한다. 항안드로겐 제제(ARA)는 안드로겐 수용체으 리간드 부위에 결합해 수용체의 핵 전위, DNA 결합, 수용체 매개 전사를 억제해 전립암 성장을 억제한다. 스테로이드성과 비스테로이드성으로 나뉜다. 전자로는 바이엘코리아 ‘안드로쿨정’(성분명 시프로테론), 한국얀센 ‘자이티가정’(아비라테론) 등이 대표적이다. 후자로는 플루타마이드(flutamide, 유통·생산중단), 비칼루타마이드(bicalutamide), 엔잘루타마이드 (Enzalutamide), 다롤루타마이드(Darolutamide), 아팔루타마이드(apalutamide) 등이 있다. 이 중 엔잘루타마이드, 다롤루타마이드, 아팔루타마이드가 2세대로 분류된다. 국내 남성 3위암 … 조기발견해서 수술 못하면 ‘순한 암’ 아냐 전립선암은 2020년 기준 국내 남성에서 폐암(15%), 위암(13.7%)에 이어 3위(12.9%)를 차지하는 신규 다발 암종이다. 4위는 직장결장암(12.6%), 5위는 간암(8.5%)이다.전립선암은 ‘순한 암’으로 알려져 있는데 조기에 국소진단암 단계에서 진단돼 수술을 받으면 상대적 5년 생존율이 오히려 전체 남성 평균(100%)보다 높은 102%에 달한다. 국소암에서 진행 초기이거나 미소하게 전이된 2~3기 상태에서는 97.4%로 떨어진다. 그러나 전이된 4기암에서는 44.2%로 급격하게 떨어진다. 전립선암에서만큼은 수술 대상에 꼽히지 않았다는 것은 그만큼 발견이 늦어져서 치료가 어렵고, 항암제를 투여받아야 생명을 연장할 수 있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전립선암이 뼈로 전이될 경우 정상에서는 하얗던 뼈 부분이 검게 나온다. 이를 ADT요법 등으로 치료하면 드라마틱하게 검게 변한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며 약제에 내성이 생기고 10~20%는 약효가 나지 않는 불응성에 빠지게 된다. 통상 1~1.5년에 불과한 ADT의 반응지속기간을 5년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게 ARA의 역할로 손꼽힌다.
2023-04-25 19:58: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