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어린이를 중심으로 유행 중인 마이코플라스마 폐렴의 확산세가 심상치 않다. 질병관리청의 감염병 표본감시에 따르면 마이코플라즈마 감염증으로 입원 치료를 받은 환자 수가 10월 셋째 주 102명에서 11월 둘째 주 226명으로 두 배 이상 늘어았다. 특히 1~12세 아동 환자가 전체의 약 80%를 차지하며 부모들의 걱정이 쌓이고 있다. 마이코플라즈마 폐렴은 마이코플라즈마 폐렴균(Mycoplasma pneumoniae)에 의한 급성호흡기감염증으로 비말을 통해 감염된 후 2~3주 정도의 잠복기를 거쳐 고열, 흉통, 기침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폐렴은 2~6주까지 기침과 전신 쇠약이 지속될 수 있으며, 드물게 피부의 다형 홍반이나 관절염, 수막염, 뇌염 등 호흡기 외 증상이 동반되는 경우도 있다.마이코플라즈마 감염증은 지난 8월 하향 조정된 코로나19와 같은 제4급 법정 감염병이지만 코로나19와 달리 항생제 치료에 반응이 좋아, 적절한 항생제 투여시 임상 경과를 단축시킬 수 있다. 또 마이코플라즈마 폐렴균 감염 시 몸에서 항체가 만들어지기 때문에 면역이 생기지만 오래 지속되지는 않아 재감염이 흔히 일어날 수 있다.박영아 이대서울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호흡기감염)는 "마이코플라즈마 폐렴이 진단되면 마크로라이드 계열 항생제를 우선 투약하는데 이 때 대부분 호전되기 때문에 마이코플라즈마를 쉽게 생각할 수 있다“며 ”그런데 최근 입원 치료했던 소아들은 마크로라이드에 내성을 보이는 마이코플라즈마 폐렴균의 비율이 높고 항생제를 투여해도 증상 호전이 되지 않는 경우가 늘어 과거보다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특히나 이번 겨울은 코로나19, 독감, 호흡기융합바이러스(RSV), 라이노바이러스 등 여러 가지 호흡기 바이러스가 복합적으로 유행하고 있다. 때문에 약을 먹어도 발열과 기침이 호전되지 않는다면, 소아청소년과 전문의의 권고에 따라 검사를 시행하여 질환을 감별하고 적합한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박영아 교수는 “마이코플라즈마 폐렴균은 잠복기가 2~3주로 길기 때문에 가족 및 어린이집 내에서 유행이 몇 주 간 지속될 수 있다“며 ”마이코플라즈마 감염자와 밀접접촉 후 발열, 기침 등의 증상이 있을 경우에는 어린이집과 유치원 등원을 삼가고 소아청소년과에 내원해 진료를 받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가장 보편적인 폐렴은 폐렴구균(肺炎球菌, Streptococcus pneumoniae) 감염으로 일어난다. 그람 양성이며 용혈성을 보이는 연쇄상구균의 일종으로 정형성 세균이다. 반면 마이코플라즈마 폐렴균을 비롯한 레지오넬라(Legionella pneumophila), 클라미디아폐렴(Chlamydia pneumoniae), 클라미디아 시타치(Chlamydia psittaci), 콕시엘라(Coxiella burnetii) 등은 비정형세균으로서 세균과 바이러스의 경계선상에 있다. 폐렴은 지역사회획득폐렴과 병원획득폐렴으로 나뉜다. 전자는 대기 등을 통해 지역사회에 거주하는 사람에서 무작위적으로 발병한다. 후자는 병원(특히 중환자실)·요양원·투석센터 등을 통해 감염되는데 동일한 병원체로 인해 발병할 확률히 훨씬 높으며 난치 성향도 더 높다.지역사회폐렴의 원인균으로 연쇄상폐렴구균(Streptococcus pneumoniae, 흔히 폐렴구균 또는 쌍구균) 가장 중요한 원인균이다. 기저 폐질환이 있는 환자에서는 b형 헤모필루스 인플루엔자균(Haemophilus influenzae type b, Hib), Moraxella catarrhalis(기관지염, 폐렴, 뇌수막염,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등 유발)이 원인일 수 있다. 마이코플라즈마폐렴, 레지오넬라, 클라미디아, 황색포도상구균(Staphylococcus aureus) 등도 원인균이 될 수 있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독감) 유행 뒤에는 위생불량, 면역력저하 등으로 황색포도상구균에 의한 폐렴이 확산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병원획득폐렴의 원인균으로는 녹농균(Pseudomonas aeruginosa), 연쇄상폐렴구균, 황색포도상구균(특히 메타실린 내성 황색포도상구균(MRSA)) 등이 주된 병원체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마이코플라즈마 폐렴은 3~4년 간격으로 국내서도 유행해 아주 낯선 세균은 아니다”며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 국경 폐쇄나 국제간 왕래 제한 등으로 각종 바이러스나 세균이 유행을 안 하다 최근 이런 제한이 풀리면서 감염병 유행 양상이 심각해져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중국도 한국처럼 비슷한 패턴으로 폐렴이 유행했는데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 즉 마이코플라즈마가 유행하지 않은 3~4년 사이에 태어난 영유아들이 많다 보니까 최근 환자가 아주 대규모로 발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이 교수는 “폐렴, 독감, 코로나19 등이 대부분 비말로 전파되는데 아이들이 유치원 또는 어린이집을 다니다보니 접촉 빈도가 높아져서서 빠르게 전파된다”며 “다행스럽게도 마이코플라즈마 폐렴은 치명률이 아이들의 면역 상태에 따라 다르고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사망에 이르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고 설명했다. 다만 최근 항생제 내성 균주들이 유행을 하면서 중환자실에 입원하는 아이들의 숫자는 늘어나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이 교수는 “지금 인플루엔자(독감)가 특히 소아 중심으로 많이 늘어나고 있는데 마이코플라즈마 폐렴과 비교해 초기 증상이 비슷해 거의 차이가 없다”며 "전신에 통증이 있고 열나고 그 다음에 기침하고 이런 식으로 나타나서 초기 증상으로는 전혀 구분을 못하기 때문에 일단 호흡기 증상이 있고 고열이 나는 경우는 빨리 병원에 가서 독감검사 먼저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그는 “독감이 아닌 경우 증상이 심하다 싶으면 X-레이를 찍어 봐서 폐렴 동반됐는지 여부를 확인해봐야 한다”며 “독감검사가 음성이면 X-레이를 찍게 되는데 이미 폐렴이 발생한 경우라면 바로 입원하게 된다”고 말했다.끝으로 호흡기 증상이 있는 어린이나 관계자들은 학교 출입을 자제하고, 고령층이나 고위험군, 고위험군을 보살피는 사람들은 마스크를 꼭 착용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2023-12-06 17:29:00
최근 6개월 이내에 병의원에서 대면 진료를 받은 환자는 모든 질환에 대해 같은 병원의 비대면진료를 받을 수 있게 된다. 야간이나 휴일에는 초진 환자라도 나이에 관계없이 비대면진료를 받을 수 있다. 보건복지부는 1일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비대면진료 시범사업 보완 방안을 15일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비대면진료는 의사가 전화나 화상 통화를 활용해 환자와 직접 접촉하지 않고 진료하는 방식이다. 2020년 3월 코로나19 유행이 ‘심각’ 단계로 격상되면서 한시적으로 허용돼왔다가, 올해 5월 정부가 이를 세계보건기구(WHO)의 권고대로 ‘경계’로 낮춤에 따라 한시적 허용이 금지됐다. 이어 올해 6월부터 시범사업 형태로 이어지고 있다. 상당수 의료소비자가 비대면진료를 희망하고, 이를 산업화하려는 원격의료산업계의 줄기찬 요구에 따른 것이다.보건복지부는 이날 비대면진료 기준을 대폭 완화해 허용 대상자를 넓혔다. 기존 비대면진료 시범사업은 재진 환자 중심으로 '동일 질환'으로 의료기관을 다시 방문했을 때를 재진으로 보고 비대면진료를 허용해왔는데, 이날 발표한 보완방안에는 동일 질환 조건을 삭제하고 모든 질환으로 넓혔다. 구체적으로 그동안에는 같은 병·의원에서 30일 이내(고혈압·당뇨병 등 만성질환자는 1년 이내) 같은 질환에 대해 진료받은 경우에만 비대면진료를 제한적으로 허용했다. 하지만 앞으로는 6개월 이내 대면 진료를 받은 환자는 질환에 관계없이 같은 의료기관의 비대면진료를 받을 수 있다. 또 오후 6시 이후 야간이나 휴일에는 연령 제한 없이 비대면진료를 받을 수 있다. 지금까지는 18세 미만 소아나 청소년의 경우 처방이 아닌 상담에 한해 초진 환자의 비대면진료를 허용했다. 또 그동안에는 대면진료 유경험자에게만 허용됐는데 앞으로는 진료이력 없이도 비대면진료가 가능하다. 즉 초진도 가능하므로 제약이 확 풀렸다. 게다가 앞으로는 약 처방도 받을 수 있다. 다만 처방한 의약품은 약국에서 직접 받아야 한다.여기에 초진부터 비대면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의료취약지 범위에 ‘응급의료 취약지역(시·군·구 98곳)을 추가해 범위를 넓히기로 했다. 현재는 섬이나 벽지에 살거나 거동이 불편한 사람, 감염병 확진자만 비대면진료를 통한 초진을 허용하고 있다. 의료 취약지는 지역 응급의료센터와 권역 응급의료센터에 각각 30분, 1시간 이내 도착하는 것이 불가능한 인구가 30%를 넘는 곳이다.사후 피임약에 대해서는 비대면진료 후 처방을 제한하기로 했다. 고용량 호르몬을 포함해 부작용이 크고, 정확한 용법에 따라 복용해야 한다는 점을 고려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탈모나 여드름, 다이어트 의약품은 지금처럼 비대면으로 처방받을 수 있지만, 사례 관리 등을 통해 제한 여부를 지속적으로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접근성 높였지만 안전성 우려 커져 … 의협 ‘환자 편의만 고려한 졸속, 즉각 철회해야’ … 약 배달은 막혀 그나마 ‘브레이크’ 역할 이에 대해 의사들은 비대면진료가 대면진료와 비교해 동등한 효과와 안전성을 담보할 수 없으며, 대면진료의 보조적 수단으로 사용돼야 하는데 이번에 너무 비대면진료 대상을 확대해 환자의 안전이 우려된다고 비판했다.대한의사협회는 1일 반박 보도자료를 내고 “보건복지부는 그동안 비대면진료 시범사업 자문단과의 협의를 통해, 향후 비대면진료 시범사업의 현황과 개선 방안을 논의할 것을 공언한 바 있음에도, 아무런 합리적 근거가 없는 현재와 같은 방안을 졸속으로 마련하여 의료현장의 혼란을 초래하고 있다”며 “이번 방안은 실질적으로 비대면진료에 있어서 초진을 전면적으로 허용하는 방안과 다름이 없다. 이번 대책이 의료의 질적 향상과 환자의 건강권 보호가 아닌 단순히 편의성만을 유일한 근거로 삼았음을 여실히 보여준다”고 지적했다.의협은 특히 휴일·야간 초진 대상으로 확대한 응급의료 환자의 경우, 오히려 대면 진료를 통한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필요하며, 비대면진료의 예외적 허용 대상인 의료취약지역 확대(응급의료 취약지 98개 시군구 추가)는 전혀 납득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아울러 휴일·야간에 긴급한 진료를 받아야 하는 환자들에게 즉각적으로 약을 수령할 수 없음에도 비대면진료만 무제한적으로 가능하다는 내용과 다름없으므로, 이는 편의적으로 병원에 내원하여 진료받지 않고 단순 약처방만 받고자하는 부적절한 의료 이용의 행태를 낳을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지적했다.의협의 김이연 대변인은 “비대면진료의 편의성을 부정하는 게 아니라 의료행위라는 특수성을 고려하라는 것”이라며 “어떤 경우에도 편의성이 진료의 최우선 가치가 될 수는 없다”고 말했다.의료계는 특히 재진 판단 기준에 '동일 질환'을 삭제한 것에 대해 비판이 거세다. 김 대변인은 “한 달 전에 감기로 왔던 환자가 이번에 외상으로 온다고 해서 그걸 비대면진료가 가능한 상황으로 볼 수 있느냐”며 “재진은 진료의 연속성이 있을 때 허용돼야 한다”고 반박했다.의협은 “이번 방안은 실질적으로 비대면진료에 있어서 초진을 전면적으로 허용하는 방안과 다름없다”며 “비대면진료 확대 방안을 즉시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환자단체 “사실상 전면허용…완화 바람직하지 않아” … 원격의료플랫폼 업계 … “확대 공감” 환자단체는 정부의 의료 접근성 제고 시도를 높이 평가하면서도 '검증을 위한' 시범사업에서부터 기준이 대폭 풀리고 있는 상황을 우려했다.환자단체연합회는 “정부의 보완방안은 사실상 비대면진료를 전면적으로 허용하겠다는 조치로 평가된다”며 “정부는 비대면진료 시범사업을 시작할 때 재진과 예외적 초진 허용이라는 원칙을 강조했으나 이번 발표에서 이러한 원칙이 대폭 완화되고 있다”고 밝혔다.이어 “비대면진료는 의약계에서 효과와 안전성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고 있고, 상업화로 인한 불필요한 의료와 의약품 오남용 등의 논란도 남아있다”며 “이를 검증하는 단계의 시범사업에서 처음의 사회적 합의를 통해 정한 원칙을 정부가 계속 완화하는 행태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원격의료산업협의회 관계자는 “비대면진료의 효용성, 비대면진료가 더욱 확대돼야 한다는 데 공감하고 있다는 데 의미를 두고 있다”며 “다만 이 효용성이 실제로 확장되려면 약 배송에 대한 규제 문제가 같이 논의돼야 한다”고 말했다.비대면진료에 따른 약 배송은 현재 막혀 있다. 약사법에 약은 약국에서 환자가 직접 수령해야 한다고 돼 있고, 현 국회에는 약사 출신 의원들이 많은 점, 약물 오남용 우려가 크다는 사회적 인식이 강하고, 비대면진료를 활성화하려는 현 정부 및 여당에 맞서 야당이 대립각을 세우고 있기 때문에 쉽게 풀릴 문제가 아니다. 하지만 비록 시범사업이되 비대면진료의 야간 휴일 초진 및 재진 전면 허용, 동일 의료기관에서의 6개월 이내 모든 질환에 대한 비대면진료의 재진 허용 같은 큰 물꼬가 터져 의사 및 약사 단체로는 업권 유지에 비상등이 켜졌다. 물론 이른 바 ‘배달약국’(의약품 택배)이 허용되지 않아 비대면진료 활성화에 제동을 거는 역할을 하겠지만 갈수록 편의성을 중시하는 세태, 특히 젊은층의 비대면진료 선호 등으로 인해 언젠가는 비대면진료가 전면 허용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특히 총선 후 현 여당이 승리한다면 이런 물결이 거세실 것으로 예상된다. 원격의료산업계의 비대면진료 개척을 위한 창과 이를 방어하려는 의사협회, 약사회, 일부 보수적 시민·환자단체의 방패 싸움에서 과연 방패가 창을 막아낼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
2023-12-01 11:47:17
보건복지부는 2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전국 40개 의과대학의 2025학년도 입학 정원을 현재보다 70% 이상 늘릴 필요가 있다는 의대 정원 확대 수요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현 정원인 3058명에 추가로 2151~2847명(최소~최대)을 늘려야 한다는 것이다. 나아가 점차 늘려 2030년에는 2738~3953명이 지금보다 증원돼야 한다고 전망했다. 최소 수요는 현재의 교육 인프라에서 증원 가능한 인원이고, 최대 수요는 교육 인프라가 확장된다는 가정 아래 잡은 수요다. 당초 복지부는 지난 13일 수요조사 결과를 발표한다고 예고했으나 각 의대들의 수정 제출 요구가 이어지면서 두 차례나 발표를 미뤘다. 상당수 의대는 이번 수요조사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현상 유지나 소수 증원을 결정했다가 막판에 대폭 늘린 의사 수요를 기입한 것으로 알려졌다.이런 발표가 나오자 의사단체들은 “정부의 여론몰이용 졸속 의대 정원 수요조사를 즉각 중단하라”고 규탄했다. 과학적 근거가 없는 의대 정원 증원은 2018년 폐교당한 서남대 의대처럼 전국에 우후죽순 같은 의대 난립과 의학 교육 부실화를 초래하고, 의대 입시 광풍을 부추기며, 필수·지역 의료를 살리기란 당면과제 해결을 꼬이게 하는 길이라고 비판했다.의협의 대정부 협상단장인 양동호 광주광역시의사회 대의원회 의장은 21일 “지난 15일 복지부가 의대 증원 논의는 의료현안협의체를 통해 하겠다고 약속했는데, 1주일 만에 기습적으로 협의 사항을 뒤엎었다”며 반발했다. 의사 인력이 부족하다는 것은 사실 의사단체만 빼고 다들 동의하는 바다.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는 국민의 67.8~82.7%가 찬성하고 있다. 지역의료 확충을 위한 공공의대 설립 안에 국민의 77%가 찬성한다는 조사결과도 있다.지금의 의사 고소득은 사실상 적은 수의 의사를 유지하고 있는 데 따른 ‘약탈적’ 행태에 기반하고 있다. 지난달 29일 국세청 종합소득세 신고자료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의사·한의사·치과의사 등의 평균소득은 2억6900만원으로 변호사의 1억1500만원보다 2.4배 높았다. 2014년 대비 증가율은 의료인 55.5%(9600만원) 증가한 반면 변호사는 12.7%(1300만원) 늘어난 데 그쳤다.OECD 27개국의 병의원 페이닥터(봉직의)의 임금을 조사한 결과 한국은 비교 시점이 다르긴 하지만 최소 5위권에 드는 것으로 추정된다. 페이닥터의 연간 소득은 2010년 13만6104달러에서 2020년 19만2749달러로 42% 증가했다.이에 대해 의사협회는 “우리나라의 개원의는 의료기관을 경영해야 하는 개인 사업자로 건물임대, 의료장비, 의료인력 인건비 등을 모두 직접 감당하기 위해 자기 자본을 투자하고 있으며 대부분의 의사들은 주 6일 이상의 고강도 근로를 이어가고 있다”고 반박했다. 반면 “영국의 경우 의사 양성 비용을 국가에서 부담하고, 의사들이 대부분 공무원이라 65세 정년 이후 자신의 연봉의 90%에 가까운 연금을 받고 있다”고 반박했다. 젊어서 의학을 연마하기 위해 더 많은 시간과 비용을 투자하고 있으며, 의사가 돼서는 노후 대비를 위해 일반 근로자보다 더 많은 노동력과 노동시간, (병원경영) 비용 등을 투입한다는 게 의협의 입장이다.우리나라 의사의 노동시간은 2021년 의협 설문조사 결과 1주일에 48.1 시간이었다. 직역별로는 전공의(인턴) 69.5시간, 전임의 55.6시간, 교수 49.9시간, 개원의 45.6시간, 공보의 43.9시간, 봉직의 41.7시간, 군의관 41.7시간 등이었다. 전문과목별로는 외과계 46.0시간, 내과계 44.5시간, 일반의 44.4시간, 지원계 43.9시간 등이었다. 근무기관별로는 상급종합병원 58.4시간, 종합병원 50.1시간, 의과대학 50.0시간, 요양병원 46.9시간, 보건기관 44.0시간, 병원 43.3시간, 의원 42.9시간, 군대/군병원 42.1시간 등으로 나타났다.하지만 주 6일 이상 근무하는 비율은 61%, 주 7일 근무 비율은 14.4%였으며, 개원의 휴무일수 연간 66.7일로 '바닥'을 쳤다. 미국 의사들은 주당 50~59시간 일한다는 통계가 있다. 우리나라의 주당 근로시간이 적은 것은 ‘5분 진료’가 성행하고 상대적으로 많은 환자를 보는 반면 미국은 의사수입이 진료시간에 비례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적은 환자를 본다. 또 국내에는 군의관, 공보의, 공공의료기관에 근무하는 의사의 비중이 미국보다 높은데 이들의 짧은 근로시간이 전체 평균을 깎아먹기 때문이다. 2010년의 한국고용정보원 자료에 따르면 당시 의사들은 주당 61시간 근무했는데 그동안 노동강도가 다소 약해지긴 했으나 열성적으로 일하는 개원의나 수술이 많은 외과계 의대 교수들의 노동강도를 감안하면 국내 다수의 의사들은 미국처럼 대략 50~59시간을 근무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결론적으로 의사들은 소수의 면허자를 유지하는 동시에 고강도, 저품질 진료를 통해 부를 축적하고 있다. 하루에 100명 안팎의 환자를 보는 내과나 소아과·이비인후과 의사(물론 잘 나가는 병원에 국한됨), 휴가철이나 방학철·명절연휴를 앞두고 철야 수술도 불사하는 성형외과·피부과 의사 등이 단적인 예다.2020년 7월 23일 문재인 정부 당시 보건복지부는 2022년부터 10년간 매년 400명씩, 총 4000명을 증원한다고 발표했다. 인구 고령화, 필수의료 인력 부족, 의대 진학 희망자의 증원 욕구 등을 간파한 현 정부는 대대적인 증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이에 현 이필수 의사협회 집행부는 500명 증원으로 절충하려 했으나 의협 매파는 증원 절대 반대를 외치다가, 지난 10월에는 1000명 정원 증원(청와대발 루머성 뉴스)으로 발전했고 이번에는 2030년에 지금보다 최대 3953명을 늘린다는 복지부 의대 정원 수요조사 결과 발표에 직면했다. 이는 의사들의 시각에서 이기적 집단의식이 자초한 잘못된 결과라 아니할 수 없다. 기자가 만나는 개원의나 중소병원장, 의대 교수들은 의사를 고용하기 힘들어 의사 수가 늘었으면 하는 생각을 가진 이가 꽤 많다. 우선 정원 50명 미만의 미니 의대인 울산대, 을지대, 아주대, 동국대 등은 80~100명선으로 증원되길 바라고 있다. 의대 정원이 적다보니 자체 인력만으로는 사세를 키울 수 없기 때문이다.올 초 경남도 산청군 보건의료원은 3억6000만원에 내과 의사를 초빙한다고 공고를 내 화제를 모았다. 젊은층 인구 감소와 현역군인의 복무기간 단축으로 지역 보건소에 근무하는 공보의 인력은 2008년 1962명에서 2022년 1048명으로 46.6% 줄었다. 전국 35개 지방의료원 중 23곳이 의사가 없어 일부 진료과를 운영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서울대(경기 시흥), 아주대병원(경기 평택), 서울아산병원(인천 청라), 연세의료원(인천 송도) 등 수도권에 9개 의대가 6600병상 규모의 설립을 추진 중이다. 이 정도 규모의 병상을 늘리려면 적어도 의사 3000명, 간호사 8000명이 필요한데 결국엔 그나마 부족한 지방 의료인력을 쪽 빨아들이게 생겼다. 서울은 인구 1000명당 의사 수가 3.47명에 달하지만 경북 1.39명, 충남 1.53명 등 2명이 채 되지 않는다. 이에 부산대(81%), 조선대(64%), 경북대(61%)처럼 지역 의사수요의 절반 이상을 지역 인재에서 뽑아야 한다는 견해가 지지를 받고 있다. 변변한 대형 의료기관이 없는 지역의 공공의대 설립도 이런 연장선에 놓여 있다. 지방에 정착할 전공의, 전문의를 늘려야 한다는 것이다.사실 우리나라처럼 의사들에게 호의적인 보건정책이 구사되는 곳도 별로 없다. 연도별 직장가입자 건강보험률은 2009년 5.08%, 2014년 5.99%, 2019년 6.46%, 2023년 7.09%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반면 문재인케어와 인구 고령화의 영향으로 건강보험 재정은 2020년 15조 흑자에서 올해 1조4000억원 적자(예상)로 전환되고, 2030년에는 31조7000억원 적자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게다가 공보험인 국민건강보험 외에 실손보험이란 민간의료보험이 존재해 많은 환자들이 높은 보험료를 감수하고 병의원에 적잖은 의료비를 뜯긴다. 의사와 병상 수가 많으면 불필요한 의료비 지출이 늘어나기 마련이다. 한국의 2021년 인구 1000명당 의사 수는 2.6명으로 OECD 평균 3.7명에 못 미치고 있다. 그나마 한국의 의사 수에는 한의사, 치과의사도 포함된다. 반면 병상 수는 한국이 인구 1000명당 12.8개로 OECD 평균 4.3개보다 2.9배 이상을 기록했다. 의사는 적은데 탐욕으로 병상을 가득 확보하다보니 교통사고 후유증 요양환자 같은 ‘나이롱 환자’가 양산되고, 병상 운영 적자를 메우기 위해 과잉진료가 이뤄지고 있다. 불필요한 입원과 수술이 남발되고 있는 것이다.의사들에게 아주 적합한 보건의료 환경인데도 의사들은 ‘아직도 배가 고프다’며 의대 정원을 늘리면 안 되고 필수·지방의료가 붕괴돼가는 모습을 ‘안타깝게 여기는 척’ 즐기고 있다. 물론 이번 의대 정원 수요조사 결과가 그대로 정책 시행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의학·교육 전문가와 복지부·교육부 관계자 등 15명으로 꾸려진 의학교육 점검반이 각 의대가 제출한 의사 수요 근거 서류를 검토하고 있으며 이후 권역별 토론회나 간담회, 대학 관계자 면담 등 현장조사를 통해 계수를 조정할 예정이다.어찌 보면 의사와의 타협과 절충을 예상해서 정부가 충격적으로 많은 예상 수요조사 결과를 발표했는지도 모르겠다. 돌이켜 보면 문재인 정부가 해마다 꾸준히 400명씩 늘리는 증원 안이 의사단체나 정책 시행자에게 무난한 절충안이 됐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의사 친화적’이지 않은 더불어민주당이 왜 집권했던 시절에 이를 추진하지 않고 뭉갰는지 의문이다. 게다가 더불어민주당은 국회를 통과했지만 지난 5월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간호사법’이 22일 재발의했다. 국민의 의료복지 증진보다는 오로지 표 계산만 하는 정치공학의 산물로 여겨진다. 의대 정원이 동결되거나 의사단체들이 내심 바라는 총 500명 증원에 그친다면 응급실 뺑뺑이, 소아 진료대란, 지방 의사 부족 등을 해결할 수 없다. 김윤 서울대 의대 의료관리학 교수는 “2025년도에 의대 정원을 당장 1000명 늘리고, 단계적으로 2000~3000명까지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가 의협으로부터 제명 조치하겠다는 협박을 받았다. 내년에 의대 정원이 대폭 늘어도 의사가 수련을 통해 버젓이 준수한 의사의 몫을 해내려면 10년은 소요된다. 인구 고령화 추세를 감안할 때 의대 정원의 현상 유지나 소폭 증가는 2035년 전후로 대대적인 ‘의료대란’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도 늦었다. 의사단체는 이기적인 직역의식에서 벗어나 국민 복리증진에 기여할 의대 정원 협상에 적극 나서야 할 것이다.
2023-11-21 19:18:14
1980년대 이후 국내서 사라졌다던 빈대가 최근 전국에서 출몰하고 있다. 국내 빈대 연구에 따르면 2009년부터 2019년까지 약 10년간 전국에서 접수된 빈대 관련 신고는 약 20건. 그런데 최근 단 한 달만에 전국에서 30건이 넘는 빈대 신고가 잇따랐다. 서울에서도 절반 이상의 자치구에서 빈대 신고가 접수된 가운데, 당분간 빈대 ‘안전지대’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사우나, 찜질방, 기숙사, 숙박업소. 지하철에서도 빈대가 나타나며 언제 어디에서 빈대에 물려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 지속되며 공포감이 함께 확산되고 있다.과거의 빈대와 최근 빈대의 차이빈대(punaises de lit 또는 bedbug)는 주로 침대에 서식한다 하여 베드버그라고 한다. 과거 한국의 토종빈대는 가정용 살충제만 뿌려도 죽기 때문에 쉽게 박멸됐다. 그러나 2009년 이후 국내에 유입된 빈대는 모두 해외에서 들어왔다. 유럽(특히 프랑스)으로 여행을 갔다가 의류, 여행용 가방을 통해 집안으로 유입되며 전국으로 확산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해외 유입 빈대는 열대 빈대로서 현재 쓰이는 피레스로이드 살충제(퍼메트린, 델타메트린, 프탈트린, 페노트린, 트란스프랄레트린, 트란스알레트린, 트란스플루트린, 파레트린엑스 등)로는 죽지 않는다. 지난 4월 서울대는 “2021년 국내에서 발견된 열대 빈대는 피레스로이드 살충제에 저항성을 갖고 있다”는 논문을 발표했다. 심지어 “살충제 원액에 담가도 열대 빈대가 죽지 않는다”고 연구진은 밝혔다.피레스로이드 살충제는 모기, 파리 살충 목적으로 가정용으로 쓰이며 피레트린이라는 제충국에서 나오는 살충 성분을 화학적으로 개조해 합성한 것들로 안전성은 대개 비슷하다. 일상적인 농도에서는 크게 해롭지 않지만 장기간 노출되거나 민감한 사람에게는 해를 끼칠 수 있다. 그러나 열대 빈대에게는 속수무책인 셈이다. 한 방역업체 관계자는 “개인이 일반적인 살충제로 한두 번 뿌린다고 해서 사라질 빈대가 아니다”며 “수차례 전문적인 방역작업이 이뤄져야 소멸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빈대는 위험한가빈대는 사람의 피를 빨아 먹는 곤충으로 종류만 해도 30여종 이상이 있다. 침대 외에도 쿠션이 있는 소파, 의자 및 사람들이 오랫동안 휴식을 취했던 장소에 서식한다. 심하게는 벽지 안쪽, 벽면 콘센트 안쪽, 천장 화재감지기 속에서도 발견된다. 연한 갈색 또는 적갈색으로 길이가 약 4~5mm, 너비가 1.5~3mm로 너무 작아 자세히 보지 않으면 식별하기 어렵다. 뒷날개는 없지만 앞날개는 패드 모양의 구조로 되어 있다. 전체적인 체형은 난형이며 배쪽으로 평평하다. 한 번의 혈액 섭취로 먹이를 먹지 않고도 20도 이상의 실내 온도라면 최소 120일, 최대 1년까지 살 수 있다. 흡입한 혈액을 1주일간 천천히 완전 소화시키며 오래 버티는 것이다. 피를 빨기 위해 피부를 물면 피부를 자극하며 피부 발진과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 빈대는 많아야 서너 마리가 들려드는 모기와 달리 여러 마리가 떼지어 다닌다. 물린 자국을 보면 바느질 한 것처럼 직선으로 길게 서너번을 물고, 위치를 옮겨 다시 직선 형태로 문다. 주로 발이나 얼굴 목 등 옷이나 이불로 감싸지 않은 부위를 문다. 한번에 흡혈하는 양이 많기 때문에 심한 경우 가려움증과 발진은 물론 빈혈과 고열을 유발할 수도 있다. 양영철 을지대 보건환경안전학과 교수는 “10도 이하로 온도가 낮아지더라도 성장과 부화에 어려움만 있을 뿐 쉽게 사라지지 않으며, 흡혈하지 않고도 70~150일 생존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빈대는 야외 서식성 곤충이 아니고 실내 서식성 곤충으로 따뜻한 실내환경에서 왕성하게 서식한다”며 “날씨가 추워져도 가정마다 대부분 난방을 해 20도 이상의 실내온도가 유지되기 때문에 빈대가 사시사철 서식하기 가장 좋은 환경이 조성됐다”고 덧붙였다. 빈대에 물렸다고 곧바로 심각한 질병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우선 물린 피부가 빨갛게 부어오르면서 가려움증이 생긴다. 그 정도가 심해 수면장애를 일으키면 크고 작은 불편함과 심리적 불안감을 초래할 수 있다. 사람에 따라서는 매우 드물지만 아낙필락시스(급격한 알레르기반응)이 나타나기도 한다.빈대는 외상성 수정을 통해 성적 번식을 수행한다. 일생 동안 200~250개의 알을 낳는다. 노주영 이대서울병원 피부과 교수는 “빈대에 물렸다고 해서 불안에 떨 필요는 없다”며 “하지만 가려움증의 정도가 매우 심할 수 있고 가려움증 때문에 피부를 과도하게 긁다보면 2차 감염이나 상처가 생길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노 교수는 “빈대에 물렸을 때 빨갛게 부어오르고 가려운 증세를 가라앉히는 간단한 방법으로는 물린 부위에 얼음팩을 부드럽고 얇은 수건으로 싸서 냉찜질을 하고, 가려움증이 심하다면 의사의 권고에 따라 국소 스테로이드를 바르거나 항히스타민제를 복용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며 “빈대에 물린 상처는 대부분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자연히 치료되지만 피부가 약하고 가려움에 예민한 소아나 기저 피부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피부과 전문의의 진료를 받고 상처가 2차 피부염 등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이라”고 조언했다. 염증이 심한 경우 항생제를 복용할 필요가 있다. 열대 빈대 퇴치법침대보나 옷, 커튼 등 빈대의 서식이 확인된 세탁물은 70도 이상의 뜨거운 물로 세탁하거나 건조기의 뜨거운 열풍을 두 시간 이상 쬐어주면 박멸이 가능하다. 진공청소기로 침대, 매트리스, 소파, 가구 등을 청소하고 청소기 흡입물은 봉투에 밀봉해 폐기한다. 여행 중 빈대에 노출됐다면 여행용품을 철저히 소독한다. 빈대에 물리면 물과 비누로 씻고 병원에서 약을 처방받는다. 김주현 서울대 의대 열대의학교실 교수(곤충학)는 "2010년대 후반부터 국내 빈대가 살충제에 저항성을 갖기 시작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지금의 빈대는 기존 피레스로이드 계열 살충제에 1000배의 저항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네오니코티노이드 계열의 '이미다클리프리드'와 페닐피라졸 계열의 '피프로닐'을 효과적인 살충제로 추천한다"고 말했다. 환경부가 조만간 용량과 용법을 설정하면 시중에 공급될 것으로 예상된다. 빈대와 벼룩의 차이 벼룩(Les puces, flea)은 조류나 포유류의 혈액을 먹는 외부 기생충으로 세계적으로 2000종 이상이 있다. 몸길이 2∼4mm로 매우 작으며, 빠르고, 대개 어두운 색을 띠고 있다. 날개가 없기 때문에 날지는 않지만 뒷다리를 사용하여 지상에서 약 7인치 높이까지 점프할 수 있다. 입 부분은 피부를 뚫고 피를 빨기에 유리하도록 적응돼 있다. 빨은 피를 운반하기 위해 날카로운 입이 빨대처럼 발달되어 있다. 벼룩은 피부 발진과 가려움증 등 여러 가지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많은 박테리아(쥐티푸스), 바이러스(점액종증), 기생충(조충 또는 촌충으로 불리는 tape worm), 원생동물(트리파노좀) 질병의 매개체이기 때문에 빈대보다 더 주의해야 한다. 벼룩은 곤충강, 벼룩목(Siphonaptera), 벼룩과(Pulicidae), 쥐벼룩속(Xenopsylla)을 포함한 다양한 속에 속하며 날개가 퇴화해 은시류(隱翅類) 또는 은시목(隱翅目 : Aphaniptera)이라고 한다. 반면 빈대는 곤충강, 노린재목(Hemiptera), 빈대과(Cimicidae), 빈대속(Cimex)에 속한다.
2023-11-15 11:24:04
대한뇌졸중학회가 오는 10월 29일 세계 뇌졸중의 날을 맞아 골든타임 내 초급성기 치료를 가능한 빨리 받는 것이 뇌졸중 예후와 직결됨을 강조했다.매년 10월 29일은 세계뇌졸중기구 (World Stroke Organization)가 지정한 ‘세계 뇌졸중의 날’ 이다. 우리나라 사망원인 4위를 차지하고 있는 뇌졸중은 초고령사회로 접어들면서 환자가 계속 증가하고 있어 더욱 주의가 필요한 질환이다.뇌졸중은 갑자기 발생하는 뇌혈류 장애(뇌혈관의 폐쇄: 뇌경색, 뇌혈관의 파열: 뇌출혈)로 발생하는 질환이다. 뇌졸중의 80%를 차지하는 뇌경색에서 ‘골든타임’은 환자의 생명과 후유장애와 직접 관련이 있어 가능한 치료를 빠르게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현대의학의 발전으로 뇌졸중 환자의 생존율은 계속 높아지고 있지만, 적시에 치료받지 못할 경우 영구적인 장애를 일으키고 생명까지 위협할 수 있어, 예방과 관리가 더욱 중요시되고 있다. 뇌경색 발생 후 정맥내 혈전용해제를 투약할 경우 그렇지 않은 환자보다 발병 후 3개월째 혼자 생활할 수 있는 확률이 2배 높아지며, 성공적인 동맥내 혈전제거술은 발병 후 3개월째 좋은 예후를 가질 확률이 2.5 배나 높아지기 때문에 뇌경색은 증상이 발생한 경우, 즉시 병원에 방문해 초급성기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초급성기 및 급성기 뇌졸중 치료 이후에는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심방세동과 같은 위험인자를 조절하고, 뇌경색의 경우 항혈전제를 복용해 뇌졸중 재발의 이차 예방 치료가 진행된다.한국뇌졸중등록사업 연례보고서에 따르면 뇌졸중 발생 후 3시간 병원을 방문하는 환자는 10년째 채 30%가 되지 않는다. 주요 증상 외에도 이전에 경험하지 못한 두통, 심한 어지럼증, 중심을 잡지 못하는 운동실조, 복시 등 증상이 다양할 수 있기 때문에 어느 한 가지라도 이상하다면 즉시 119를 통해 뇌졸중센터에 방문해야 한다.이와 관련해 최혜연 강동경희대병원 신경과 교수는 뇌졸중의 증상 및 예방과 치료법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한해 62만 명이나 발생, 뇌졸중 주의보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민관심질병통계에 따르면 2021년 한 해 동안 뇌졸중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62만 명에 이른다. 이중 뇌출혈은 100,390명, 뇌경색은 508,415명으로 나타났다.과거에는 뇌출혈 환자가 더 많았지만, 서구화된 식습관과 함께 고혈압, 당뇨병, 비만 등이 증가하면서 현재는 뇌경색 환자가 압도적으로 많다.영구적인 후유증부터 심하면 사망 위험뇌졸중은 다양한 원인에 의해 뇌혈관이 터지거나 막히면서 뇌에 손상이 생기는 질환으로, 적시에 치료받지 못하면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치료받더라도 많은 환자에서 신체 마비, 언어장애, 삼킴장애, 발음장애, 시력장애, 치매 등 영구적인 후유증을 남긴다. 따라서 무엇보다 예방이 중요하며 평소 위험인자가 있다면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고혈압, 심장질환, 당뇨병 있다면 반드시 주의 필요뇌졸중의 대표적인 고위험군은 바로 고혈압, 심장질환 그리고 당뇨병 환자다. 최혜연 교수는 “뇌졸중 환자의 60~70%가 고혈압을 앓고 있고, 고혈압 환자의 뇌졸중 발병률은 일반인의 4~5배의 이른다”며 “또한 뇌졸중의 약 20%는 심장질환에 의해 발생하는데, 부정맥 등 심장 기능 이상으로 발생한 혈전이 혈관을 타고 흘러가서 뇌혈관을 막아 뇌경색을 일으키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당뇨병 환자의 경우는 정상인의 2배가량 뇌졸중 발병위험이 더 크다.올바른 식습관과 생활 습관으로 혈관 건강 사수기본적으로 뇌졸중의 예방에 최우선 조건은 혈관 건강을 지키는 것이다. 음주와 흡연을 삼가고, 과로를 피하며, 적절한 운동, 규칙적인 생활을 통해 건강한 삶을 지키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만성질환 예방을 위해 당분과 소금, 동물성 지방 섭취를 줄이도록 노력하고 규칙적인 생활을 하는 것이 좋겠다. 뇌졸중 위험인자인 고혈압, 당뇨병, 심장질환, 비만 등을 가지고 있다면 관련 질환에 대한 치료와 관리가 중요하다.고위험군이라면 정기적인 뇌 검사도 추천미리 뇌 검진을 받아보는 것도 좋다. 혈압 등을 검사하는 기본 신체검사와 더불어 고위험군에서는 경동맥 초음파, 뇌 MRI, 뇌혈관 MRA 등의 영상 검사도 해볼 수 있다. 뇌 MRI로는 뇌의 구조적 이상 여부를 확인하며, 뇌혈관 MRA는 뇌혈관의 모양을 검사한다.뇌혈관 MRA로 미세혈관까지는 확인할 수 없지만, 주요 뇌혈관의 협착이나 동맥류 등의 유무를 확인할 수 있다.경동맥 초음파는 목의 큰 혈관인 경동맥의 이상 여부를 세밀하게 관찰할 수 있는 검사이다. 그러나, 뇌의 뒷부분을 담당하는 척추동맥은 부분적으로만 관찰할 수 있으며, 뇌 내 혈관은 검사할 수 없다. 경두개 혈류 초음파는 두개내 혈관(뇌내 혈관)의 혈류를 검사할 수 있으나, 두개골 안쪽의 혈관 모양은 볼 수 없다.신경과 최혜연 교수는 “검진목적의 뇌, 뇌혈관 영상 검사가 정상이라 하더라도 뇌졸중이 발생할 위험은 있으므로, 검진 전, 후 전문의의 진료가 필수적이다”고 강조했다.발병했다면 골든타임 놓치지 않아야뇌졸중은 골든타임이 중요하다. 앞서 언급한 예방이나 검진에도 불구하고 뇌졸중이 발생했다면 지체없이 병원을 찾아 빨리 치료해야 한다. 발음이 어눌해지거나, 한쪽 팔다리가 저리거나, 한쪽 팔다리에 힘이 빠지는 이상증세, 또는 극심한 두통, 어지러움이 발생했다면 바로 병원을 찾는다. 간혹 이러한 이상 증상이 잠시 생겼다 회복될 수도 있지만 다시 재발할 우려가 크므로 반드시 병원을 찾아 정밀 검사를 받도록 한다.
2023-10-23 10:26:58
10월 24일부터 26일까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세계 최대 규모의 의약품 전시회 행사 ‘CPHI Worldwide 2023’가 개최한다. CPHI는 매년 유럽 주요 국가에서 개최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제약바이오 컨퍼런스로, 이번 행사에는 전 세계 170여 개국에서 1800개 이상의 기업들과 4만7000명 이상의 업계 관계자들이 참석할 예정이다.에스티팜은 김경진 대표이사를 중심으로 올리고, 합성신약, mRNA CDMO 각 주요 사업 담당자와 연구소 핵심인력이 참석할 예정이다. 이번 참석을 통해 기존 고객사들과 진행하는 기존 프로젝트에서부터 추가 프로젝트 논의가 진행될 예정이며, 신규 고객사들과도 CDMO 수주 확보 및 사업 다각화를 위해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에스티팜은 많은 글로벌 제약바이오 기업들로부터 에스티팜의 주력 사업인 올리고 사업분야와 자체 플랫폼으로 구축된 mRNA 캡유사체, 나노지질 전달체 기술에 대해 매력적으로 보여지고 있다. 에스티팜은 이번 CPHI 참석으로 주요 사업 분야의 핵심 역량을 선보일 계획이다.제일약품은 GMP(의약품 제조·품질관리 기준) 관리 하에 품질 경쟁력을 갖춘 제품들을 앞세워 글로벌 시장에서의 인지도를 높일 계획이다. 또 잠재적 고객사들에게 원료의약품, 전문의약품, 일반의약품 등 3가지 주요 품목 라인을 집중적으로 홍보할 예정이다.제일약품은 자회사 온코닉테라퓨틱스의 역류성식도염 치료제 ‘자스타프라잔’의 임상 3상 결과를 바탕으로 사업협력 논의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제일약품은 이번 CPHI 참석으로 기술이전 및 도입, 완제품 수출 논의와 현지 생산 등 신규 사업에 대한 글로벌 기업과의 파트너링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대웅제약은 올해에도 단독 부스를 운영하며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펙수클루’(성분명 펙수프라잔)와 SGLT-2 억제제 계열 당뇨병 치료제 ‘엔블로’(성분명 이나보글리플로진) 등 자체 개발 신약을 중심으로 해외 파트너링 계약 체결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대웅제약은 지난해 열린 CPHI에서 펙수클루의 최초 아프리카 지역 파트너사를 발굴해 수출 계약까지 성공시켰다. 올해에도 신규 파트너사 발굴, 기존 파트너사와의 사업 강화를 성공적으로 이뤄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SK그룹 CDMO 통합법인 SK팜테코는 올해 CPHI에서 합성과 바이오 의약품 양대 포트폴리오를 갖춘 종합 CDMO 기업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입지를 다질 예정이다. 포트폴리오 확대에 따라 전시 위치도 기존 원료의약품(API) 섹션에서 글로벌 CDMO 기업이 자리한 ‘위탁생산 및 서비스’ 섹션으로 옮겼다.SK팜테코는 전시회에 참가하는 고객사에게 △미국·유럽·아시아를 아우르는 글로벌 공급망 △세포·유전자 치료제 원료부터 완제품까지 개발·생산·분석 등 전 과정을 한 곳에서 제공 가능한 역량 △합성원료의약품 생산 연속공정 기술 등 SK팜테코의 독자적인 경쟁력을 알릴 계획이다.
2023-10-20 10:38:36
흔히 유전학과 생물학이 인류의 건강과 질병에 대해 25%를 설명해주고, 나머지 75%는 사회경제적, 육체적(발육 및 교육) 요인에 좌우된다는 게 의과학자들의 견해다. 유전학 관련 지식과 개념이 급격히 확장하고 휴먼게놈프로젝트가 한창 진행되던 1990년대 후반과 2000년대 초반에는 유전학이 모든 것을 해결해줄 것으로 기대하기도 했다. 그 결과 오늘날 희귀질환의 80%이상이 유전자 이상에 의한 것임을 알게 됐고, 수많은 유전자치료제(안티센스올리고펩타이드(ASO)와 유전자 표적치료제, 후성유전 억제제 포함)가 등장했다.그러나 여전히 유전학이 설명하지 못하는 부분이 있다. 질병 유발 유전자가 없어도, 질병 예방 유전자가 존재해도 병이 생기는 경우다. 이런 간극을 해결하기 위해 등장한 게 바로 후성유전학이다. 타고난 DNA 유전서열 기반 ‘유전학’ vs 생활습관·환경에 따른 DNA 발현 변화 ‘후성유전학’ 생명체 내에서 중요한 유전정보 및 생물학적 정보를 암호화하고 DNA 유전자서열과 그 기능을 규명하는 게 바로 유전학(Genetics)이다. DNA는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유전물질로 유전자 서열은 결코 변하지 않는다는 철칙을 바탕에 깔고 있다.반면 후성유전학(Epigenetics, 後生遺傳學)이란 DNA의 유전자 서열이 변화하지 않은 상태에서 유전자 발현이 생활습관이나 환경 등에 의해 좌우되는 것을 연구하는 유전학의 한 영역이다. 어원을 따져도 접두사 ‘epi’는 그리스어로 주변, 표피, 부수적인 것을 말한다. 한자로는 선천성이 아닌 ‘나중에 변화(발현)하는’ 의미로 후성이라 부른다.일란성 쌍둥이의 각기 다른 건강 상태는 후성유전학을 설명하기 쉬운 보기가 될 수 있다. 동일한 유전정보를 가진 쌍둥이 중 한 명은 비만이고, 다른 한 명은 정상체중을 유지했다면 전자의 경우 불균형한 식습관, 운동을 하지 않은 습관을 가졌을 확률이 높다. 이런 환경적 요인의 차이는 후성유전학적 변화를 유발할 수 있다.후성유전학은 타고난 DNA 서열의 발현 여부를 조절하는 DNA의 화학적, 물리적 변화에 대해 집중 연구한다. 화학적 변화로는 크게 DNA 메틸화(DNA methylation), 히스톤 구조변화(histone modification), 비암호화 RNA 활성( noncoding RNA action) 등이 있다. 히스톤 구조변화로는 효소촉매(enzyme-catalyzed) 아세틸화(acetylation), 메틸화(methylation), 인산화(phosphorylation), 유비퀴틴화(ubiquitylation) 등이 있는데 뉴클레오솜(nucleosome, 염색체의 기본단위) 내 DNA와 히스톤 간 상호작용에 영향을 미친다. 염색체 중 DNA가 나선형으로 감긴 실이라면, 히스톤은 DNA 가닥이 감기는 실패이자 저장 매질 역할을 한다. 이 중 가장 많이 연구되는 기전이 DNA 메틸화다. DNA의 시토신(C) 염기에 메틸기(-CH₃)가 결합하는 과정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메틸화가 되면 유전자 발현이 꺼지고(OFF), 메틸기를 제거하면(탈메틸화) 유전자가 발현된다(ON). 만약 암 유발을 억제하는 유전자가 메틸화되면, 이 유전자는 OFF 상태가 되어 암이 유발될 수 있다. DNA 메틸화 수준이 유전자 발현 정도(단백질 양)에 영향을 미치고 질병의 발생 또는 무병으로 이어진다. DNA 메틸화, 후성유전학에서 왜 중요한가? … 암 조기발견의 핵심 열쇠 많은 연구에서 DNA 메틸화에 의한 유전자 조절 변화가 암, 심혈관질환, 자가면역질환, 대사질환을 비롯한 많은 생명을 위협하는 질병의 발병과 관련돼 있는 것으로 보고됐다. 예를 들면 BRCA1 유전자는 유방암 및 난소암 발생과 연관된 유전자로, 종양을 억제한다. 유전자 변이로 이 유전자의 발현이 감소하면 종양 억제 기능이 약화돼 암 발생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 이 때 BRCA1 유전자에 DNA 메틸화라는 후성유전학적 변화가 오면 유방암에 발생하고, 그렇지 않으면 문제없이 보낼 가능성이 높아진다. 또 다른 예로 MLH1 유전자와 대장암의 연관성을 들 수 있다. DNA 손상을 수정하는 MLH1 유전자가 DNA 메틸화로 인해 발현이 억제되면, DNA 불일치 수리 기능이 감소하여 DNA 손상이 누적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로 인해 종양을 형성하는 데 필요한 변이들이 쉽게 발생할 수 있다. 정상조직과 대장암 조직에서 MLH1 유전자의 후성유전적 변화(DNA 메틸화)를 분석함으로써 대장암 등 기타 종양 발생에 미치는 영향을 가늠할 수 있다.후성유전학적 변화 중 다수는 종양 형성 및 질병 발생 초기에 발생한다. 따라서 이런 변화를 개인맞춤형 정밀의학, 선제적 예방의학 관점에서 조기에 평가한다면 질병의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어떤 유형의 암에 걸릴 위험이 높은지, 현재 어떤 상태인지를 파악해 암의 조기발견에 도움이 될 수 있다.신약개발 및 정밀의학진단의 단서가 되는 후성유전학수년 전부터 후성유전학 메커니즘을 표적으로 삼아 메틸화를 억제하거나 조절하는 신약들이 속속 등장했다. 예컨대 DNA methyltransferase(DNMT) 억제제는 일명 ‘저알킬화제’(hypomethylating agent, HMA)로서 아자시티딘(Azacitidine) 및 데시타빈(Decitabine) 등이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얻었다. Histone Deacetylase(HDAC) 억제제로는 Vorinostat, Romidepsin, Panobinostat, Belinostat 등이 FDA 허가를 받았다. 히스톤 및 비히스톤 단백질의 라이신 잔기에서 아세틸기를 촉매작용을 통해 제거하는 HDAC를 억제함으로써 아세틸화 수준을 증가시키는 기전을 갖는다. 혈액암에서 기존 치료제에 듣지 않고, 중증 부작용을 피하고 싶을 때 투여하는 약물들이다. enhancer of zeste homolog 2(EZH2) 억제제로는 미국 에피자임(Epizyme)의 ‘타즈베릭’(Tazverik, 성분명 타제메토스타트, Tazemetostat)이 FDA로부터 유일하게 승인받았다. 메틸트랜스퍼라제 억제제(methyltransferase inhibitor)를 겸하는데 2020년 1월 완전 절제 대상이 아닌 전이성 또는 국소진행성 상피양육종(epithelioid sarcoma, ES, 희귀연조직종양)이 있는 16세 이상의 성인 및 소아 환자의 세계 첫 치료제로 허가받았다. 이어 같은 해 6월 EZH2 변이 양성을 가진 재발성 또는 불응성 여포성 림프종(FL) 치료제로 추가 승인을 얻었다. EZH2는 EZH2 유전자에 의해 발현되는 히스톤-라이신 잔기의 질소 말단 메틸전이효소(histone-lysine N-methyltransferase enzyme: EC 2.1. 1.43)의 일종으로서 여기에 변이가 일어나면 후성적인 희귀종양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후성유전학적 신약들이 처방되려면 대부분 동반진단 검사나 바이오마커 검사를 거쳐야 한다. 후성 신약들이 점차 많이 등장하면 관련 정밀의학 진단검사도 함께 늘어날 전망이다. DNA 메틸화는 평생 건강관리의 바이오마커 … 질병예측, 조기진단, 예후관리에 도움 현재 DNA 메틸화는 체외진단에서 바이오마커로 활용될 만큼 충분히 안정적이다. 따라서 이를 활용한 예방의학 분야의 발전 가능성도 무궁무진하다.우선 흡연, 납·카드뮴·수은 등 중금속 노출, 미세먼지 등 환경적으로 유발된 메틸화 변화를 기준으로 질병 발생 위험도를 발병 전에 평가하는 게 가능하다.둘째, 다양한 유형의 암이나 중증 만성질환의 발병 초기에 메틸화가 일어난다는 점을 감안하면 비침습적 방법인 액체생검(혈액과 타액 등 체액을 통한 유전자 및 바이오마커 검출 검사)에서 DNA 메틸화 변화를 감지하여 질병을 조기진단할 수 있다. 이는 치료 가능성을 크게 높일 수 있는 지름길이다.셋째, 사망 위험도, 질병 진행 상태, 새로운 질병 발생 가능성을 예측하는 바이오마커로서 약물치료, 식이요법, 운동요법 등을 실천하는 세부사항을 결정할 때 도움을 얻을 수 있다. 아울러 이런 치료 노력으로 예후가 호전 또는 악화되는지 등을 모니터링하는 데 유용하다. 개개인의 DNA 메틸화 등 후성적 변화는 생활습관, 주거환경, 노출된 독성물질 등에 따라 다양하게 변할 수 있다. 수많은 연구에서 얻은 증거를 통해 질병 특이적 메틸화 변화가 질병을 예측하고, 치료성과를 평가하는 예후 바이오마커로 사용될 수 있으며 개인맞춤의학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란 점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예방의학 수단으로서 DNA 메틸화 지표는 쓸모가 많다. 생활습관, 식습관, 주거환경 개선을 통해 건강관리를 할 때 후성유전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는 잣대가 된다. 예컨대 엽산, 콜린, 베타인 및 비타민B군들은 DNA 메틸화를 조장하는 영양소로 작용할 수 있다. 하지만 이들 영양소가 결핍 또는 불균형을 이루면 체내 호모시스테인을 증가시켜 암, 치매, 심혈관질환을 일으키는 요인이 된다. 넘쳐도 안 되고, 모자라도 안 되는 영양소 밸런스를 후성유전학적 관점에서 맞춰줄 수 있다. 필수영양소 적당량을 꾸준히 섭취하도록 가이드하는 데 후성유전학적 지표가 도움이 된다. 식물에서 발견되는 물질 중 폴리페놀은 후성유전체 조절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과일, 씨앗, 야채 등에서 폴리페놀이 발견이 되는데, 이는 강력한 항암제이자 항산화제, 항염증제로 작용한다. 폴리페놀 종류인 갈산(Gallic acid, 곡물 과일의 외피, 베리류, 견과류, 차잎 등에 풍부), 시금치(Kaempferol), 강황(Curcumin) 양파(Quercetin), 레스베라톨(Resveratol) 등은 후성유전학 기전에 선한 영향을 주어 암 진행을 예방하고 억제하는 것으로 보고돼 있다. 또 후성유전학 조사로 생체나이 예측이 가능하다. 금연, 금주, 규칙적 운동 등의 생활습관은 DNA 메틸화를 억제함으로써, 노화 가속도를 늦춰 생물학적 나이보다 어린 생체나이를 갖게 해 노화를 늦출 수 있다.후성유전학 진단 선두주자 시선바이오 ‘메틸케어’ 서비스 이에 국내 유전진단 전문업체들도 후성유전학적 진단검사 제품을 속속 내놓고 있다. 이 분야의 선두주자인 시선바이오머티리얼스(대표 박희경)는 올해 초 암 발생 위험도를 예측하는 개인맞춤형 메틸화 검사 서비스 ‘메틸케어’를 내놓고 마케팅을 활발하게 전개하고 있다.메틸케어는 여러 암종 중 가장 유전성이 높은 유방암 난소암 대장암을 비롯해 간암 폐암 위암 전립선암 방광암 췌장암 자궁내막암 등 10종을 시작으로 차츰 암종 수를 늘려나갈 계획이다. 바이오마커는 국내서 가장 많은 20개 바이오마커를 확보하고 있다. 이들 중 몇 가지를 포함해 시선바이오는 한국인에 적합한 바이오마커 10여종을 자체 발굴했다. 메틸케어의 장점은 무엇보다 정확도에 있다. 시선바이오의 DNA 메틸화 검사에 쓰이는 독자적인 Epi-sPNA는 메틸화된 C(사이토신)와 선택적인 소수성 결합을 하는 특수 작용기를 화학적 및 구조적 안정성이 높은 PNA(인조 DNA)에 붙인 것으로, 가장 흔하게 메틸레이션이 일어나는 C-G(시토신-구아닌)간 서열에서 얼마나 많은 메틸화가 이뤄졌는지를 확연하게 보여준다. Epi-sPNA는 기존 진단업체들이 DNA 메틸화를 확인하는 데 쓰는 바이설파이트(Bisulfite)를 채택하지 않는다. 바이설파이트는 처리 과정에서 DNA 손실이 크고, 정확도 및 재현성이 떨어지고 위양성률이 높게 나오는 문제가 컸다. 또 3회가량 확인하는 과정에서 검사에 3일 이상이 소요됐고 민감도를 나타내는 최소검출한계가 10%에 달했다. 따라서 메틸케어는 높은 정확도, 재현성과 하루 만에 끝나는 단축된 검사시간을 자랑한다. 더욱이 메틸케어는 DNA 메틸화 수준을 정성이 아닌 정량적 수준으로 분석해준다. 의사들로서는 정량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좀 더 정교한 평가와 처방이 가능하다. 의료소비자에게는 건강지표별로 ‘안심’ ‘관심’ ‘주의’ 등 명료한 분석결과를 제시한다. 병원 경영 측면에서 메틸케어 서비스는 실손보험 적용을 받을 수 있어 유리하다. 임상적으로 검증된 바이오마커를 바탕으로 건강상태의 호전이나 악화를 지속성 있게 정량적으로 보여줄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병원별로 희망할 경우 더 많은 암종과 바이오마커를 검사 항목에 유연하게 추가할 수 있다. 박희경 시선바이오 대표는 “가장 임상적으로 의미 있고 검증된 바이오마커를 엄선해 메틸케어 서비스에 담았다”며 “지속적인 임상시험을 통해 유용한 바이오마커를 확충하고, 혈액 한 방울로 후성적 변화에 의한 건강상태를 파악할 수 있도록 기술을 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
2023-09-05 17:29:59
코로나19 대유행을 계기로 한시적으로 허용됐던 비대면 진료가 지난 5월 30일 종료됐고 이어 6월 1일부터 시범사업이 시작됐다. 보건복지부와 대한의사협회, 대한약사회, 한국디지털헬스산업협회, 원격의료산업협의회 등 관련 의약단체는 21일 서울 중구 서울시티타워에서 ‘비대면진료 시범사업 자문단’ 실무회의를 개최하고 시스템 개선 방안과 비대면진료 시범사업 지침 위반사례 관리방안을 논의했다.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지난 18일 전체회의를 시작으로 오는 22일 예산결산심사소위, 23일 제2법안심사소위원회, 24일 제1법안심사소위원회, 25일 전체회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 중 24일 제1이 법안소위에서 비대면진료와 관련한 정부안을 놓고 집중 논의한다. 보건복지부는 우선 이달 31일 종료되는 3개월의 시범사업 계도기간에 즈음해 오는 9월 1일부터 불법 비대면진료에 대한 근절 대책 강화, 처방 제한 의약품 확대 등을 적극 시행한다고 밝혔다.복지부는 지난 계도기간 중 △초진이 아닌 환자 진료 △재택수령 대상자가 아닌 환자에게 약 배송 △불법 대리처방 등 시범사업 지침 및 의료법 위반 의심 사례들이 확인됐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시범사업 지침을 위반해 비대면진료를 실시하면 의료법, 약사법 위반에 해당한다”며 “계도기간 종료 후에는 지침 위반에 대해 보험급여 삭감, 행정지도·처분 등으로 적극 관리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의료기관이 초진 대상 환자를 확인하기 어렵다는 지적에 따라 의료기관이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수진자 자격 조회’와 연계해서 초진 대상자를 확인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개선하고 있다고 복지부는 설명했다.아울러 다음 달 1일부터 복지부 콜센터에 ‘불법 비대면진료 신고센터’를 설치해 운영한다. 환자, 의료인, 약사 등이 비대면진료 지침을 위반하는 사례를 인지한 경우 복지부 콜센터(129)에 신고하면 된다. 마약류 및 오남용 우려로 처방을 제한하는 의약품은 추가할 예정이다.시범사업 계도기간 종료와 법제화를 앞두고 비대면진료를 둘러싼 각계 논란도 다시 불붙고 있다.대한의사협회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의료 플랫폼의 과대광고와 초진 환자 유도 등의 불법행위, 의약품 오남용 사례 등 수많은 부작용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며 “소아청소년과 야간(휴일) 비대면 진료 초진은 허용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중개 플랫폼 불법행위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하고 비대면진료로 인해 비급여 의약품이 오남용되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보건의료단체연합, 참여연대, 민주노총, 한국노총 등이 참여하는 무상의료운동본부와 한국암환자권익협의회 등 4개 환자단체는 “영리 플랫폼을 허용해 기업 돈벌이를 돕고 의료를 상업화시킨다는 게 비대면진료의 핵심 문제”라며 “비대면진료를 허용하더라도 정부가 공공플랫폼을 운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비대면 진료 의료법 개정안에 대한 정부 의견도 일부 공개됐다. 이에 따르면 비대면 진료 대상 환자로는 ‘재진 환자’, 실시기관은 ‘의원급 의료기관’으로 국한했다. 다만 △수술 후 관리 △ 희귀질환 △재외국민, 교정시설 재소자 중 의원급 시설로는 비대면이 곤란한 진료 등에 대해서는 병원급 의료기관에서 수행할 수 있도록 했다. 아울러 비대면 진료 환자에게 주기적 대면진료 실시 의무를 부여하고 비대면만 전담하는 형태로 운영을 금지키로 했다. 또 마약류 등 처방금지 등을 강제키로 했다. 비대면 진료 중개업/중개매체(앱)에 대한 정의도 정리했다. 중개매체는 의료인 등이 진료 요청 확인, 진료실시, 처방전 전달을 위해 사용되는 인터넷 매체로 규정했다. 중개업자는 중개매체를 제공·운영하려는 자로 정의했다. 비대면 진료 중개매체를 운영하는 중개업자는 보건복지부 장관에서 신고를 통해 운영하도록 하되, 복지부는 형식적 요건에 맞으면 수리하도록 했다. 중개업자는 보건복지부 장관이 정한 중개매체 제공·운영기준을 따르도록 했다. 업무과정에서 알게 된 의료인, 의료기관 환자의 정보 누설 또는 부당 목적 수집·이용을 금지하도록 했다. 환자 유인·알선 및 의료기관과 약국 간 담합 유도를 금지하도록 했다. 중개업자가 이를 위반할 시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는 규정도 뒀다.또 의료인의 진료에 개입하거나 의료 오·남용을 조장하는 등 의료인의 전문성과 환자의 의사를 저해할 수 있는 행위를 금지하도록 하고 이를 어길 시 영업정지 처분을 내리도록 했다. 이번 정부안에서도 약 배송 허용이 빠졌다. 이에 대해 지난 7월 조병욱 바른의료연구소 연구위원은 한 토론회에서 “진료는 비대면으로 받고 약은 약국 가서 받으라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비판했다. 당시 토론회에서 장지호 원격의료산업협의회 공동 회장(닥터나우 대표)는 “비대면진료가 일부 걸음을 뗀 상황에서 약은 대면으로 받으라는 게 국민 상식에 부합하는 것인지 묻고 싶다”며 “복약지도가 필요하다고 하는데, 복약지도 또한 영상 등을 통해 비대면으로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했다.비대면 진료는 2020년 3월 코로나19 유행이 ‘심각’ 단계로 격상되면서 한시적으로 허용돼왔다. 하지만 지난 5월 정부가 이를 세계보건기구(WHO)의 권고대로 ‘경계’로 낮춤에 따라 한시적 허용이 금지됐다. 3년 남짓한 허용 기간에 1300만명(연인원)이 비대면 진료를 이용했다. 퇴근 후인 20시부터 0시까지 비용한 비율이 16%를 넘었고, 심야시간인 0~7시에도 10% 이상을 차지했다. 미국은 1997년부터 비대면 진료를 허용하고 있다. 조지아주, 텍사스주 등 일부 주는 초진의 비대면 진료를 제한하고 있지만 대다수 주는 특별한 제한 없이 비대면 진료를 허용하고 있다. OECD 국가 중 제도적으로 비대면 진료를 도입하지 않는 나라는 한국밖에 없다는 게 원격의료산업협의회의 주장이다.의료계는 처음에는 비대면 진료를 전면 반대했다가 올 들어서는 차츰 의원급 의료기관을 중심으로 허용 필요성을 표출하고 있다. 다만 소아청소년과 진료나 초진 환자 진료는 비대면이 허용되서는 안 된다는 것을 고수하고 있다. 소아청소년과는 비대면 진료시 오진이 날 가능성이 높다는 입장이다. 또 초진의 비대면 진료는 국민건강 안전성 훼손, 비필수 의약품(탈모증 여드름 등의 치료제)의 오남용이 초래된다는 이유로 반대하고 있다. 이에 대해 원격의료산업협의회는 비대면 진료앱 이용자의 96%가 경증 초진환자라고 주장하는 반면 보건복지부는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진료를 제외하면 재진이 80%, 초진이 20%라는 데이터를 내놓고 공박 중이다. 산업계와 이에 동조하는 보수언론들은 비대면 진료 활성화를 적극 부추기고 있다. 정보통신 기술이 강한 우리나라에서 미래 먹거리 사업으로 비대면진료를 포함한 원격의료산업, 디지털의료를 키워야 한다는 논거다. 반대로 보건의료계와 의료 오남용을 우려하는 시민단체는 아주 제한적으로 비대면 진료의 문호를 열어야 한다는 입장이다.향후 국회 논의 과정에서 정부안이 통과될지, 논의도 못하고 좌절될지, 대폭 수정될지 알 수 없다. 다만 영리의료를 부정하는 야당이 다수당인 상황에서 이번 국회에서 비대면 진료는 매우 제한적으로 허용되는 방안으로 입법이 되거나, 논란을 피하기 위해 다음 국회로 넘어갈 공산이 커 보인다.
2023-08-21 11:25:50
우세준 분당서울대병원 안과 교수ㆍ윤상웅ㆍ최종원ㆍ김보리 피부과 교수 연구팀(공동저자 안과 최승우 임상강사, 피부과 김민재 전공의)이 대규모 코호트 연구를 통해 한국인 건선 환자에서 포도막염 발생 위험을 분석, 건선 중증도가 높을수록 포도막염 발병률도 높아진다는 사실을 발표했다.건선은 피부에 두꺼운 각질과 함께 붉은 발진이 나타나는 만성ㆍ염증성 면역 매개 피부 질환으로, 한 해 병원을 찾은 환자 수만 16만 명에 이른다. 면역 체계의 과도한 반응이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이러한 건선은 실명의 원인이 되는 ‘포도막염’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은데, 포도막염 역시 바이러스에 감염된 일부 환자를 제외하면 대부분 자가면역질환 등 면역 체계의 이상과 관련이 깊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고령에서 주로 발생하는 백내장, 녹내장과 달리 포도막염은 연령, 성별에 상관없이 나타나고, 증상을 방치할 시 실명으로 진행될 위험이 높아 주의가 필요하다.최근 덴마크, 대만 등에서 건선과 포도막염의 연관성을 확인하기 위한 대규모 코호트 연구가 이뤄졌으나, 전체적인 연관성을 확인했을 뿐 건선 중증도에 따른 포도막염의 발병 패턴과 유형을 정밀하게 규명하지 못했다는 한계가 있었다.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는 관련한 대규모 연구 자체가 없어 한국인에 최적화된 치료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기에도 어려움이 있었다.이에 연구팀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를 기반으로 2011년부터 2021년까지 건선으로 진단된 20세 이상 환자 32만여 명과 건선 없이 두드러기만 앓는 대조군 64만여 명의 포도막염 데이터를 비교 분석하는 대규모 코호트 연구를 수행했다.그 결과, 건선 환자에서 포도막염의 발병 위험도는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유의미하게 증가했으며, 그 중에서도 건선 중증도가 높을수록 포도막염, 앞포도막염, 재발성 포도막염 등의 위험성이 전반적으로 증가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가장 실명 위험이 높은 포도막염 유형인 ‘전체 포도막염(Panuveitis)’의 경우 이번 연구에서 건선 유무에 따른 발병률 차이는 매우 적었으나, 건선관절염을 동반한 건선에서는 위험도가 급격히 증가해 1000인년 당 0.44명의 발병률을 기록했다. 이는 1000명을 1년간 관찰했을 때 0.44명꼴로 환자가 발생한다는 의미로, 비건선 환자(대조군)에 비해 두 배 이상 높은 수치다.또한 연구팀은 건선 첫 진단 후 3년 내 포도막염 재발할 확률이 가장 높다는 사실을 규명했는데, 포도막염의 진단과 치료시기를 결정하기 위한 협진의 ‘골든타임’으로 볼 수 있어 치료 지침 마련에 큰 기여를 할 전망이다.우세준 교수는 “대규모 코호트 연구를 통해 한국인 건선 환자에서 포도막염의 위험성을 자세하게 분석한 연구”라며 “건선 환자들은 시각적인 문제가 발생하는 지 주기적인 검진을 통해 확인할 것을 권하며, 특히 건선 중증도가 높거나 관절염을 동반할 경우 각별히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윤상웅 교수는 “한국에서는 평균적으로 약 35세를 전후로 건선이 초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면역학적 이상에 의한 질환인 만큼, 포도막염을 비롯한 합병증 위험이 높아 가볍게 넘기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2023-08-16 09:47:30
구강내시경 갑상선절제술이 기존의 절개 갑상선절제술과 비슷한 수준으로 안전한 수술법이라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오문영 서울특별시보라매병원 갑상선센터 임상강사, 채영준 외과 교수연구팀은 보라매병원에서 2020년 발표한 구강내시경 수술법과 절개 수술법에 대한 논문을 포함해, 2016년부터 2022년 사이에 출간된 13개의 비교 논문을 대상으로 체계적 문헌 고찰과 메타분석 연구를 진행했다.메타분석 연구 결과 구강내시경 갑상선절제술은 절개 수술법보다 수술 후 통증이 적었고, 합병증 및 기타 수술 성적은 두 수술법이 비슷하다고 보고했다.그간 환자들이 받았던 기존의 절개 갑상선절제술은 표준적인 수술법이었으나 목 부위에 영구적인 흉터를 남기게 되어 환자들의 삶의 질 개선과 미용적 요구가 있었다.2016년도에 임상에서 최초로 도입된 경구강 갑상선절제술은 아래입술 점막에 3개의 구멍을 내고 갑상선에 접근하는 수술법으로 갑상선 수술법 중 유일하게 피부 절개가 없는 수술로, 환자들의 수술 후 미용적 만족도가 높다. 연구팀은 이 연구에서 특정 환자들에서 구강내시경 갑상선절제술이 매력적인 대안으로 간주할 수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연구 결과 재발성 후두 신경 손상에서 기존의 수술법과 구강내시경을 통한 갑상선 절제술의 수술 결과를 비교한 결과 두 그룹 간의 유의미한 변화가 없었으며 수술 2주 후 구강내시경을 통해 수술한 환자가 신체적인 부분과 심리적인 부분에서도 비교적 더 나은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다.채영준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구강내시경 갑상선절제술은 기존의 수술법에 비해서 적은 통증으로도 훌륭한 수술 성적을 보인다는 것을 밝혔다”며 "구강 접근법은 피부에 미용적으로도 장점이 커 피부 절개를 원하지 않는 환자들에게 좋은 수술법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2023-08-04 09:42:22
김중선·이승준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교수, 홍순준·차정준 고려대 안암병원 순환기내과 교수 연구팀은 동맥경화 초고위험군에서 중등도 스타틴·에제티마이브 병용 치료가 기존 고용량 스타틴 단독 치료에 비해 LDL 콜레스테롤 수치를 효과적으로 조절하고, 약제를 지속적으로 투약할 수 있는 순응도가 높다고 3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미국 의학협회 저널 심장학’(JAMA Cardiology, IF 24.0)에 게재했다.초고령사회에 접어들고 서구화 식단의 확대로 심근경색, 뇌경색과 같은 중증 질환을 앓는 환자가 증가하고 있고, 기저 질환과 인체 전반에 걸친 동맥경화로 중증 혈관폐쇄질환의 발생 위험이 높은 동맥경화 초고위험군의 비율이 점차 늘고 있다.동맥경화 초고위험군은 심근경색이나 뇌졸중의 재발, 심인성 사망을 막기 위해 LDL 콜레스테롤 수치를 적정 수준(55mg/dL 또는 70mg/dL 이하)으로 낮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LDL 콜레스테롤을 낮추기 위해 간에서 LDL 콜레스테롤 합성을 저해하는 스타틴 약물요법을 가장 많이 사용한다.하지만 고용량의 스타틴 치료를 지속하면 근육 손상, 간 기능 저하, 혈당 상승 등 부작용 발생 위험이 높아 장기적인 투약이 어렵다.연구팀은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연구팀이 국제학술지 란셋에 발표한 기존 연구(고강도 스타틴 단독치료와 비교해 중등도 스타틴·에제티마이브 병용요법의 LDL 콜레스테롤 조절 효과의 우수성을 증명)의 환자 위험도 기반 하위분석을 진행했다.연구팀은 동맥경화 초고위험군 환자 1511명을 대상으로 고강도 스타틴 단독요법과 중등도 스타틴·에제티마이브 병용요법의 치료 효과를 비교 분석했다. 동맥경화 초고위험군은 심근경색 과거력, 말초동맥질환 동반, 고혈압 등 12가지 질환을 보유한 환자로 정의했다.연구팀은 두 치료 요법을 무작위로 배정한 후 3년간 추적해 LDL 콜레스테롤 평균 수치와 심장마비·심근경색·뇌경색 등 합병증 발생률, 환자에게 약제를 지속적으로 투약할 수 있는 순응도를 분석했다.두 집단의 관찰 기간동안 LDL 콜레스테롤 수치 중앙값을 분석한 결과 병용요법군에서 57mg/dL, 단독요법군에서 65mg/dL로 병용요법군에서 우수한 LDL 콜레스테롤 저하 효과를 보였다. 임상 추적 기간 동안의 심장마비, 심근경색, 뇌경색 등 합병증 발생률에 있어서는 병용요법군이 11.2%로 단독요법군(11.7%)과 차이가 없었다.또한 약제에 대한 거부반응으로 투약을 중단한 비율은 병용요법군은 4.6%로 단독요법 7.7%와 비교해 더 낮은 것으로 나타나 지속적인 투약에 있어서도 이점이 있는 것을 확인했다.김중선 교수는 “혈관폐쇄질환 발생 위험이 높은 초고위험군 동맥경화 환자에서 중등도 스타틴·에제티마이브 병용요법이 고강도 스타틴 단독요법과 비교해 LDL 콜레스테롤을 효과적으로 조절함은 물론 부작용으로 인한 약물 중단, 합병증 발생 위험이 낮은 것을 확인했다”며 “초고위험군 동맥경화 환자를 대상으로 보다 효과적인 치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2023-08-03 13:57:44
근로복지공단은 지난 7월 27일, 의지개발 전문업체인 ㈜휴고다이나믹스와 하지절단장애인을 위한 보급형 대퇴의지(4축 공압식)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고 1일 밝혔다. 보급형 4축 공압식 대퇴의지는 무릎 위 일부가 절단되었을 때 절단된 다리의 기능을 복원하기 위하여 사용된다.공단 재활공학연구소는 2022년부터 “대퇴 절단장애인을 위한 다리의지 3종 개발 및 인증, 실증 체계구축을 통한 상용화” 국책과제(보건복지부)를 수행해 그 최종 결과물로 보급형 대퇴의지 개발을 완료했다. 이번에 기술 이전한 제품은 국제표준(ISO 10328)의 성능 기준을 만족하며 다양한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완료했다. 하지절단자 전용 실증시스템을 통해 제품의 안전성을 확보해 조기에 산재장해인에게 보급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국내시장 진입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기술을 이전 받은 ㈜휴고다이나믹스는 올해 안에 제품화해 콩고 민주공화국 등 아프리카에 해외 진출을 계획 중이다. 이번 기술이전으로 연구소가 개발한 제품이 해외시장을 개척하는 새로운 시대를 열 것으로 기대된다.개발책임자 박세훈 첨단의지연구팀장은 “이번 개발품은 정밀공압제어 메커니즘을 통한 부드러운 보행뿐 아니라 무릎 꿇기, 쪼그려 앉기 등 일상생활에 꼭 필요한 자세가 가능하며, 특히 고가의 유압식에 비해 가벼워 근력이 약한 고령층 장애인도 쉽게 적응 가능하다는 것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2023-08-02 10:29:34
지난 7월 20일 미국심장협회(American Heart Association, AHA), 미국심장학회(American College of Cardiology, ACC), 미국 임상약학회(American College of Clinical Pharmacy, ACCP). 미국심장병예방협회(American Society of Preventive Cardiology, ASPC), 미국국립지질협회(National lipid Association, NLA), 심혈관질환예방간호협회(Preventive Cardiovascular Nursing Association, PCNA) 등 6개 의학단체가 미국 심장학회의 저널인 JACC(jourall of american college of cardiology)에 ‘만성 관상동맥질환 환자관리를 위한 임상실무지침위원회의 보고서(환자관리 가이드라인)’ 2023년판을 발표했다. 이번 지침은 2012년 이후 11년 만에 개정된 것으로, 그동안의 진행된 연구 결과를 반영해 모든 권고 사항들이 새롭게 정리됐다. 주된 내용은 만성관상동맥질환(CCD)에 쓰는 의약품 중 권고할 것과 그렇지 못한 것을 최신 연구내용에 근거해 가이드라인을 설정한 것이다. 123페이지 정도의 요약본에 나온 주된 내용은 SGLT-2 억제제, GLP-1 수용체 작용제, 베타차단제, 벰페도인산, 인클리시란 등 여러 약물에 관한 권장사항을 업데이트했다.이 중 오메가-3 지방산에 관한 내용은 대략 2페이지 정도였다. 대다수 국내 언론은 “오메가-3 지방산이 심혈관질환 예방에 효과가 거의 없다는 연구결과가 미국에서 발표됐다”고 보도했다. 보다 자극적으로 “그동안 정성껏 먹어온 오메가-3 지방산이 전혀 효과 없다고?” 같은 식의 기사 내레이션이 나오기도 했다.그래서 오메가-3 지방산에 관한 내용만을 전부 번역해봤다. 내용은 다음과 같다. 골자 설명: “어유, 오메가-3 지방산, 비타민 등을 포함한 비처방용 또는 식이보충제의 사용은 심장병 사건(증상 발생)을 줄여준다는 이익의 근거가 부족하므로 만성관상동맥질환 환자들에게 권장하지 않는다.”근거 설명: 고위험 CCD 환자에서는 캡슐제, 오일류, 연집캅셀 형태의 비처방 오메가-3 지방산의 심혈관질환 사건 또는 모든 원인의 사망을 줄여줄 수 없다. 86건의 무작위 시험을 Cochrane 메타분석한 결과 그 이점은 ‘미미하거나 없다’(little or no effect). 처방약에 속하는 오메가-3 지방산(고순도 eicosapentaenoic acid ethyl ester)는 REDUCE-IT(Reduction of Cardiovascular Events with Icosapent Ethyl-Intervention Trial)라는 무작위 임상에서 죽상경화성심혈관질환(ASCVD, 뇌졸중 또는 심장마비) 또는 당뇨병에 걸려 있고 추가 위험 요인(중성지방 수치가 150mg/dL~499mg/dL, LDL-C 수치가 100mg 미만(정상치): 순수 고중성지방혈증)을 가진 환자(스타틴 치료를 받고 있는)에서 아이코사펜트에틸(고순도 정제된 EPA) 4g/일 또는 미네랄오일(위약)을 투여해 비교했다. 아이코사펜트에틸 투여군의 주요심혈관질환사건(MACE)의 상대적 위험을 25%, 심혈관계 사망을 20% 감소시켰다. 이러한 이점은 중성지방 수치가 17% 완만하게 감소한 것에서 기인한 것이 아니라 EPA 수치가 증가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또 RESPECT-EPA(Randomized Trial for Evaluation in Secondary Prevention Efficacy of Combination Therapy-Statin and Eicosapentaenoic Acid)이란 스타틴+오메가-3 지방산(아이코사펜트에틸 1800mg/일 복용) 병용요법의 심장병 2차 예방 효과를 알아보는 임상시험에서는 MACE를 14.9% 감소시켜 스타틴 단독요법(10.9% 감소)에 비해 나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에서 2506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한 이 임상시험은 위약 대조군이 없다는 점에서 입증력이 약하다는 한계가 있다.이와 대조적으로, STRENGTH(Long-Term Outcomes Study to Assess Statin Residual Risk with Epanova in High Cardiovascular Risk Patients with Hypertriglyceridemia)라는 고중성지방혈증이 있는 심혈관 위험이 높은 환자에서 Epanova(어유에서 유래한 카르복실산 제형의 EPA 및 DHA가 혼합된 미국과 유럽에서 승인받은 처방용 오메가-3 지방산)을 투여해 스타틴 치료 후에도 고지혈증 위험이 있는 환자의 효과를 장기 평가한 임상연구에서는 Epanova(오메가-3 지방산(4g/일 복용)이 옥수수유 위약과 비교해 이점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EPA 및 DHA 수치가 가장 높은 상위 삼분위수환자에서 해로움이나 이익이 무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심방세동(AF) 사건 발생은 아이코사펜트 에틸 및 카르복실산 제형(Epanova)의 오메가-3 지방산에서 일반적이다. 다른 제형의 오메가-3 지방산 제제 연구에서도 이런 위험이 관찰됐다. 이같은 임상시험에서 관찰된 불일치 결과를 설명할 수 있는 몇 가지 요인이 있다. 우선 REDUCE-IT 임상시험에서 미네랄오일을 위약으로 채택한 것은 지질 및 염증성 바이오마커에 대한 부작용을 고려할 때 우려되는 사항이다. 이는 미네랄오일이 불활성 위약이 아닐 수 있음을 시사한다.또 이 임상시험에서 LDL-C 수치가 70mg/dL~100mg/dL 범위에 있는 환자의 경우 LDL-C를 추가로 낮추거나 아이코사펜트 에틸을 추가하는 것이 더 효과적인지는 불분명하다. 이런 경우 환자 선호도와 의사 결정을 공유하는 게 권장되며, 아이코사펜트 에틸을 고려하기 전에 트리글리세리드 수치 상승(고중성지방혈증)의 2차 원인(예: 약물치료, 당뇨병, 생활방식)을 해결해야 한다. 오메가-3 지방산을 함유한 식이보충제는 처방약인 아이코사펜트 에틸을 대체할 수 없다. 결론: 오메가-3 지방산(어유 등)을 함유한 식이보충제는 심장 보호 효과를 위해 널리 사용된다. 그러나 저용량 오메가-3 지방산 보충제는 CCD 환자의 MACE를 감소시키지 않는다. CCD 환자에게 권장할 수 있는 유일한 오메가-3 지방산 제제는 권장 사항에 설명된 대로 아이코사펜트에틸(EPA만 해당)이다. 요약하면 어유 형태의 식이보충제는 거의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오메가-3 중 처방용으로 허가받은 고순도 아이코사펜트에틸은 모든 질환에 의한 사망을 20%가량 줄일 수 있으나 이런 임상시험조차도 잘 설계된 연구는 아니며, 오메가-3 투여에 앞서 당뇨병 치료나 생활방식 개선 등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고 권고했다. 결론은 고함량 EPA만이 CCD 환자에게 약간 이득이 될 수 있는 2b군에 해당된다는 것이다. 이번 지침에는 오메가-3에 대한 내용 외에도 “비타민D와 항산화요법(비타민C, 베타카로틴, 멀티비타민), 비타민E 역시 심혈관질환 위험 감소와 관련이 없다”고 결론지었다. 심장관상동맥질환 환자에게 해도 없지만, 득도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AIM-HIGH(Atherothrombosis Intervention in Metabolic Syndrome with Low HDL/High Triglycerides: Impact on Global Health)이라는 낮은 HDL/높은 트리글리세리드 수치를 갖는 대사증후군 환자에 대한 죽상혈전증 중재치료가 건강 전반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한 임상연구에서는 기본 스타틴 요법에 서방형 니아신(비타민B3)을 추가해도 아무런 이점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니아신의 2차 예방 효과를 평가한 또 다른 임상연구인 HPS2-THRIVE (Treatment of HDL to Reduce the Incidence of Vascular Events)에서는 니아신(몸에 유익한 HDL-콜레스테롤을 33%가량 증가시킨다고 연구돼 있음)과 프로스타글란딘 수용체 길항제인 라로피프란트(laropiprant, 현재 사용 중단) 병용요법은 아무런 이점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칼슘 섭취(하루 500mg(칼슘 원소 기준) 이상 섭취, 카보네이트, 구연산, 글루콘산 등 부가염에 상관 없음)의 심혈관질환 감소 자료를 부족했다. 다만 하나의 이중맹검 무작위배정 메타분석 연구결과 칼슘보충제 섭취군(1만4 692명)은 위약 대조군(1만4243명) 대비 심혈관질환(CVD) 및 만성심장질환(CHD) 발병 위험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칼슘이 심장병 감소에 일부에서는 효과가 있었고, 일부는 효과가 없었다는 연구결과가 혼재했다. 이는 심혈관사건이 칼슘 용량 의존적으로 처음에는 감소하다가 너무 많이 먹으면 오히려 증가하는 ‘U자’ 형태라고 언급했다. 관찰연구임에도 비타민D 보충제는 심혈관질환 사건을 감소시키지 못했다. 게다가 비타민 복용자 4만1669명과 위약군 4만1662명을 비교한 무작위 배정 메타분석 연구에서도 비타민D 보충제는 주요심혈관사건을 줄이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항산화요법(비타민C, 베타카로틴. 멀티비타민, 또는 이들의 조합)은 심혈관질환 발생률 및 치명률을 낮추지 못했다. 6개 의학단체는 심장 건강을 위해서는 트랜스지방과 흡연(간접흡연 포함)을 피하고, 살 빼는 약·진통제를 먹을 땐 성분을 확인하며, 심장질환이 있는 여성은 폐경 후 호르몬 대체요법을 받는 것도 주의해야 한다고 권고했다.오메가-3은 혈중 지질(주로 중성지방) 개선과 항염증 효과 등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고혈압, 당뇨병 등을 갖고 있는 환자는 물론 건강한 사람들도 찾아 먹는 건강기능식품이 됐다. 2019년에는 정제된 성분을 하루 4g 이상 고용량으로 쓸 때 심혈관 보호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지만, 2020년, 2021년 다른 연구에서 효과가 없다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이번 보고서 발표로 논란은 심혈관질환 환자나 그에 준하는 위험 환자에게 무작정 오메가-3 지방산을 권하는 것은 자제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오메가-3 지방산 처방약의 적응증은 △고중성지방혈증(Ⅳ형)에 대한 단독요법 △ 고콜레스테롤혈증과 고트리글리세라이드혈증(고중성지방혈증)의 복합형(Ⅱb형)에 대한 스타틴계 약물과의 병용요법으로 국한돼 있다. 건강기능식품으로 팔리는 제품은 더더욱 심장질환 예방이나 치료용으로 팔릴 근거가 없어졌다.문제는 건강한 사람이 심장건강 증진용으로 먹을 필요가 있냐는 것이다. 오메가-3 지방산 등의 기능을 옹호하는 식품영양학자나 약사 등은 오메가-3가 중성지질 억제, 건성안 개선, 기억력 증진, 염증 완화 등에 도움이 되는 다양하고 긍정적인 효능을 갖고 있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이번 미국 6개 학회의 가이드라인은 심장질환자를 위한 것이고, 일반인과는 무관하다는 주장을 한다.반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2018년부터 오메가-3 지방산에 대한 유효성에 대한 재평가를 검토해왔고 지난해에도 재검토 카드를 꺼내보였다. 오메가-3 지방산이 주목받은 것은 음식이었다. 생선을 많이 먹는 에스키모나 북유럽 사람들이 심장병 발병 위험이 적다는 데서 오메가-3 효과가 부각돼왔다. 천연 식품으로서 자주 섭취하는 것과 그 중 일부 성분을 추출 또는 변형해 약으로 복용하는 것은 별개다. 그리고 그동안의 오메가-3에 대한 긍정적 효과를 입증한 것은 대부분 ‘관찰연구’였다는 한계가 있다.따라서 위약과 오메가-3 지방산의 1대1 비교 임상이 필요한데 건강이 상한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게 모집단 설정에서 쉬운 문제가 아니다. 그나마 몇 건의 임상시험은 위약의 설정을 비롯해 설계가 부실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의사 전문가 단체의 이번 지침은 자신들이 처방권을 가진 전문의약품에 호의를 비쳤다. 반면 보충제는 정제되지 않고, 허가받지 않아 미덥지 않다는 것을 지침에 반영했다. 오메가-3 지방산은 일반적으로 비린내에 따른 역한 느낌은 물론 소화불량, 속쓰림 또는 트림, 설사 또는 방귀, 저혈압, 잇몸출혈 및 코출혈 등 출혈 증가 등의 부작용을 보인다. 어유 추출 제품은 해양 오염에 의한 중금속 축적의 위험도 잠재한다. 한편 같은 날(7월 20일)오메가-3 지방산이 폐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결과도 나왔습니다. 미국 코넬대 패트리샤 카사노(Patricia Cassano) 영양학 교수팀은 건강이 양호하고 만성 폐질환이 없는 성인 1만5000여명을 대상으로 평균 7년, 최대 20년간 폐 건강 상태를 추적 관찰한 결과 혈중 오메가-3 지방산 수치가 높을수록 폐기능 저하 속도가 감소한다고 밝혔다. 이 연구결과 또한 관찰연구의 하나다. 공교롭게 같은 시점에 발표된 게 6개 의학단체의 논점을 흩뜨리려는 시도가 아닌지 의심이 된다. 오메가-3의 심혈관질환 개선 및 예방 효과는 완전하지 않다는 게 다시 한번 드러났다. 이를 놓고 여전히 오메가-3를 옹호하고 싶어하는 측과 반대하는 측의 의견 대립이 있다. 결론은 오메가-3 지방산이 해롭지는 않되 반드시 먹어야 할 만큼 유익성이 크지도 않다는 것이 확실하다.
2023-08-01 13:19:52
근시는 눈의 기능이 떨어져 가까운 물체는 뚜렷하게 잘 보이지만, 멀리 있는 물체는 또렷하게 보이지 않는 현상을 말한다. 최근 영상 매체 발달과 온라인 수업 등으로 인해 부모 입장에서는 우리 아이가 눈이 나빠지지는 않을지 걱정되기 마련이다.너무 일찍부터 안경을 씌우는 것도 고민인 경우, 방학을 맞아 드림렌즈를 이용한 교정을 생각해볼 수 있다. 근시의 드림렌즈 치료에 대해 김태기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안과 교수에게 물었다.스마트폰·근거리 독서·PC사용 등 환경적 요인으로 발생 위험 지속 증가세계보건기구(WHO)의 보고서(World report on vision)에 따르면, 한국을 포함한 동아시아 국가들에서 근시가 가장 많고(51.6%), 한국의 대도시 청소년은 약 97%가 근시를 겪고 있는 것으로 추정했다. 대한안과학회도 초등학생의 근시가 1970년대 8~15%에서 2000년대 46.2% 등 점점 늘어나고 있음을 밝혔다.근시는 유전적 요인, 과인슐린혈증 등의 영양적 요인, 과도한 근거리 작업이나 스트레스 등의 환경적 요인이 복합돼 발생한다고 추측되고 있다. 우리나라 청소년은 스마트폰 사용, 근거리 독서 및 공부, 컴퓨터 게임을 하는 경우가 늘어나면서 근시가 발생할 위험이 커지고 있다.안구 성장 억제해 근시 진행 늦추는 ‘드림렌즈’ 치료시력이 거의 완성되는 만 5세 정도부터는 근시가 있는 경우에 드림렌즈를 시도할 수 있다. 드림렌즈의 목적은 근시 진행억제와 시력교정이다. 성장기 어린이는 빠르면 1년에 1디옵터씩 근시가 진행할 수도 있어 고도 근시로 이어지지 않게 하려면 되도록 빨리 병원에 방문해 진단과 치료받는 것이 중요하다.김태기 교수는 “해외 연구에서도 드림렌즈 시작 연령이 낮을수록, 안구 성장을 더 많이 억제하여 근시 진행을 늦추는 것으로 보고돼 있다. 그러나 너무 어린 연령에서는 렌즈 적응이 어려워 보통 초등학생이 되며 착용하는 경우가 많다”라고 설명했다. 하드 렌즈가 각막 눌러주며 교정 효과드림렌즈는 자는 동안 눈을 감은 상태에서 눈꺼풀 압력에 의해 하드 렌즈가 각막 형태를 변화시켜 각막을 편평하게 만든다. 덕분에 안경 착용 없이도 시력 교정이 가능하다. 김태기 교수는 “드림렌즈의 근시 진행 억제 효과에 대한 기전은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주변부 망막의 원시화를 줄여 근시 진행을 억제하는 것으로 추측된다. 드림렌즈의 착용을 중단하면 2~3일 이내에 원래 본인의 시력이 돌아오니, 매일 밤 착용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최소 6시간, 평균 8시간 착용하고 수면 필요드림렌즈 효과를 보려면 최소 6시간 이상의 수면시간이 필요하다. 보통 8시간 수면 시에 하루 정도 교정 효과가 있어 가능하면 8시간 이상 수면을 권한다. 수면 자세는 바로 누운 상태로 잠을 자는 것이 좋다. 엎드려 자는 것은 눈에 압력이 가해질 수 있어 좋지 않다.근시, 난시 심하거나 각막 문제 있으면 효과 떨어져드림렌즈는 개인마다 각막의 모양이 다르므로, 각막 형태에 따라 정확한 렌즈를 제작해야 시력 개선에 도움된다. 누구나 다 드림렌즈 치료가 가능한 것은 아니다.△근시량이 –5 디옵터 이상, 각막이 지나치게 편평하거나 뾰족한 경우에는 교정이 어려울 수 있다. △난시량이 1.5 디옵터 이상으로 많은 경우에는 렌즈 중심 잡기가 어려워 교정에 실패할 확률이 높다. 그 외에 △원추각막이나 각막 혼탁 등 각막 질환이 있는 경우, 조절되지 않는 알레르기 결막염이 있는 경우에는 착용해서는 안 된다.‘렌즈’ 익숙하지 않은 소아, 부모 관심 아래 꾸준 관리해야어린 나이에는 렌즈를 처음 착용해보는 경우가 많고, 수면 시에 착용하는 렌즈이므로 소아는 착용 및 관리에 있어서 보호자가 함께 관리해야 각막염과 같은 부작용 없이 렌즈를 착용할 수 있다.또한, 정기적으로 안과를 방문해 각막 상태 및 근시 상태를 확인해야 렌즈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조기에 발견할 수 있다. 렌즈 수명은 2년 정도이며, 관리 상태와 근시 진행 정도에 따라 일찍 교체해야 할 수 있다.한편, 강동경희대병원 안과는 정확한 드림렌즈 처방을 위해서 각막지형도 검사 및 시험 드림렌즈 착용이 가능해 착용 상태 및 교정 효과를 확인할 수 있다. 또한, 렌즈 착용과 관련해서 발생할 수 있는 각막 부작용에 대해서 조기 진단 및 치료를 실시하는 진료 시스템이 구축돼 있어 안전하게 렌즈 착용이 가능하다.
2023-07-24 11:34:18
경희대병원 염증성질환센터는 장내 초음파(intestinal ultrasound)를 적극 활용해 환자 삶의 질 변화에 발 빠르게 대처해나가고 있다. 시행 건수는 도입한 이후 1,000례를 넘어섰다. 만성질환인 염증성장질환(크론병, 궤양성 대장염)은 평생에 걸쳐 추적관찰이 필요하다. 기존에 활용되고 있는 CT, MRI, 소장검사의 경우, 비용적인 부담과 더불어 방사선 노출, 대기시간, 장정결제 복용 등 환자의 불편함이 초래되고 있다. 이창균 센터장(경희대병원 소화기내과)은 장내 초음파에 대해 “복부초음파와 유사하게 대장과 소장의 염증과 합병증 정도를 관찰할 수 있는 영상진단 방법으로서 환자의 장 구조와 기능을 시각화해 더욱 손쉽게 상태를 확인하고 이를 바탕으로 실시간적으로 치료효과 평가 및 최적의 치료방법을 결정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의료진 뿐만 아니라 환자 모두에게 유용한 검사를 적극 도입하는 등 다양한 진단 및 치료 옵션 제공에 더욱 힘쓰겠다”고 말했다. 한편, 경희대병원 염증성장질환센터는 매년 개최하고 있는 연수강좌를 통해 장 초음파 교육을 정기적으로 실시하고 있으며, 최근 아시아염증성장질환학회에서 ‘크론병환자에서 장 초음파와 분변, 혈액 염증지표의 상관관계에 관한 연구’를 우수연제로 발표하는 등 관련 연구와 진료를 선도해나고 있다.
2023-07-18 09:17: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