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로슈는 시신경척수염범주질환(Neuromyelitis Optica Spectrum Disorder, NMOSD) 치료제 ‘엔스프링’(Enspryng 성분명 사트랄리주맙-mwge, satralizumab-mwge)이 보건복지부 고시에 따라 급여 기준이 확대되어 8월 1일부터 시행된다고 30일 밝혔다.
엔스프링은 항아쿠아포린-4 항체 양성인 성인 시신경척수염 범주질환의 치료제로 허가된 약제로, 질환의 핵심 발병인자인 인터루킨-6(IL-6) 수용체를 선택적으로 표적해 IL-6 신호를 억제하는 기전의 치료제다. 시신경척수염 범주질환 허가 약제 중 유일한 피하주사형 제제로 유지요법 기준 4주마다 1회 피하 투여가 가능하다.
이번 급여 기준 개정은 2023년 12월 엔스프링의 최초 급여 등재 이후 약 1년 반 만의 변화로, 개정된 고시에 따라 기존 ‘최근 2년 이내 적어도 2번의 증상 재발’이 있어야만 엔스프링의 급여가 가능했던 기준이, ‘최근 1년 이내 적어도 1번의 증상 재발’만 있어도 급여가 가능하도록 한층 완화됐다.
개정 전 급여 기준 적용 시, 환자들은 기존 치료 중 1차 증상 재발을 경험하더라도 추가적인 2차 증상 재발을 기다려야만 엔스프링 급여 처방이 가능했는데, 이번 개정을 통해 앞으로는 기존 치료 도중 한 번의 재발만 발생해도 신속하게 엔스프링을 급여 처방 받을 수 있도록 치료 환경이 개선됐다. 이로써 그간 재발을 경험한 다수의 시신경척수염 환자들이 추가적으로 엔스프링의 치료 혜택을 입을 것으로 기대된다.
시신경척수염 범주질환은 평생에 걸쳐 신체를 쇠약하게 할 수 있는 중추신경계 자가면역질환으로, 환자의 10명 중 8~9명은 반복적인 재발을 경험하는데, 단 한 번의 재발로도 심한 신경학적 결손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초기부터 적극적인 재발 방지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
엔스프링은 두 건의 글로벌 3상 임상 연구(SakuraSky, SAkuraStar)를 통해 시신경척수염 범주질환 환자를 대상으로 재발 위험 감소에 대한 임상적 유용성 및 안전성을 확인한 바 있다.
연구 결과, 항아쿠아포린-4 항체(anti-aquaporin-4 (AQP4) antibody) 양성 환자군에서 면역억제제와 병용요법 시 10명 중 약 9명 이상, 단일요법 시 10명 중 약 7명 이상에서 약 2년(96주) 시점에 재발이 나타나지 않았다. 두 임상 연구 모두에서 엔스프링 투여 이후 사망 또는 아나필락시스(초과민반응) 사례는 보고되지 않았으며, 이상반응의 대부분은 경도와 중등도였다.
특히 항아쿠아포린-4 항체 양성 환자에서 엔스프링의 장기 효과를 평가한 임상 연구(SakuraMoon) 결과, 엔스프링 투여 시작 후 약 5.5년(288주)이 되는 시점에 환자의 72%가 재발을 경험하지 않았으며(95% CI: 62-80%), 91%의 환자는 심각한 재발을 경험하지 않았다(95% CI: 83-95%). 엔스프링 치료 약 5.5년 동안 일관적으로 낮은 연간 재발률(ARR)을 보였다.
이와 같은 결과를 바탕으로 한국, 일본, 미국 등을 포함한 여러나라에서 NMOSD 환자에게 허가되어 사용되고 있다. 최근 발표된 일본의 리얼월드 데이터에서는 엔스프링으로 치료받은 환자의 96.6%가 6개월(26주) 시점에서 재발을 경험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95% CI: 91.2-98.7).
이자트 아젬 한국로슈 대표이사는 “엔스프링은 다수의 임상 연구를 통해 시신경척수염 범주질환 환자들의 재발 위험 감소 효과를 확인한 혁신적인 치료제”라며 “이번 급여 확대로 환자들이 기존 치료 도중 재발을 겪는 경우 불필요한 시간 지연 없이 보다 신속하게 엔스프링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려 환자들의 치료 성과를 높이고 삶의 질을 개선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트랄리주맙은 인터루킨-6(IL-6) 수용체와 결합해 IL-6 신호경로에 의해 매개되는 염증을 억제하는 인간화된 단일클론항체다. 로슈 그룹에 인수된 일본 주가이제약이 로슈의 류마티스관절염 약인 ‘악템라주’(Actemra, 성분명 토실리주맙, tocilizumab)를 변형한 약물로 염증성 사이토카인을 억제하기 위해 고안됐다. 2020년 8월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얻었다. 국내서는 2021년 4월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받았다. 현재 일본 캐나다 스위스 유럽연합 등 90여개국에서 승인됐다.
2023년 12월 국내 시신경척수염 범주질환 치료제로는 최초로 3차 이상의 치료에 대한 건강보험 급여를 적용 받았다. 국내 진출은 경쟁약에 비해 늦었지만 상대적으로 일찍 급여를 받았다. 이번 급여 기준 확대에 따라 기존 리툭시맙 주사제를 3개월 이상 투여하였음에도 증상 재발이 최근 1년에 1번 이상 재발한 경우에 엔스프링을 쓸 수 있다. 다만 엔스프링 투여 시점에 확장 장애 상태 척도(Extended Disability Status Scale, EDSS, 0~10점, 점수가 높을수록 장애가 심함) 점수가 6.5 이하인 경우여야 한다.
엔스프링을 투여하라면 항 AQP4 항체가 양성이어야 한다. 전체 NMOSD 환자 중 약 73~90%가 이에 해당한다. 나머지 10~27% 환자는 myelin oligodendrocyte glycoprotein(MOG) 등에 대한 항체를 갖고 있다.
엔스프링의 가장 흔한 부작용은 비인두염, 두통, 상기도감염, 위염, 발진, 관절통, 극도의 통증, 피로, 메스꺼움이다. 사트랄리주맙은 B형간염의 활성 감염, 활성 또는 치료되지 않은 잠복 결핵, 또는 사트랄리주맙에 대한 과민성을 가진 환자에게는 제한된다.
치료 전에 간기능을 평가해야 한다. 간 트랜스아미나제(ALT 및 AST)는 첫 번째 투여 전에 확인해야 하며, 치료 중에 ALT, AST 및 호중구를 모니터링해야 한다. 치료 중에는 살아있거나 약독화된 생백신을 사용하지 않는 게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