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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소세포폐암의 표적치료제 열전 … EGFR, KRAS, ALK, ROS1
  • 정종호 기자
  • 등록 2025-08-05 02:3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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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GFR 억제제로는 ‘타그리소’ ‘렉라자’ 대결 구도 … 타그리소가 오랜 연륜으로 우위
  • KRAS 억제제로는 ‘루마크라스’ ‘크라자티’ 경쟁 … 후발 주자인 크라자티가 앞서
  • 최근 등장한 ROS1 억제제 ‘옥타이로’(레포트렉티닙 repotrectinib), ‘이브트로지’(탈레트렉티닙) … 데이터상 이브트로지가 우위

폐암은 전세계에서 매년 220만여명이 진단받고, 180만명이 사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 중 80~85%는 비소세포폐암((non-small cell lung cancer, NSCLC), 나머지 15~20%는 소세포폐암(small cell lung cancer, SCLC)으로 구분된다. 현미경으로 봤을 때 개별 암세포의 크기가 작은 게 소세포폐암이고, 상대적으로 큰 게 비소세포폐암이다. 

   

비소세포폐암은 소세포폐암에 비해 비교적 성장 속도가 느리고 주변 조직으로 퍼진 이후에 전신으로 전이된다. 폐암의 조기진단이 가능해지면서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25~30%가량은 완치 목적으로 수술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수술은 종양 주변의 정상조직이라 할 수 있는 절제연(resection margin, 切除緣)이 2cm 이상 남아 있어야 가능하고, 추천된다. 과거에는 2기까지만 수술이 권장됐으나 최근에는 3A기 환자까지 시행되고 있다. 3A기 수술은 한국에서만 주로 이뤄지고 있으며, 미국에서는 2기까지만 수술하도록 가이드라인이 정해져 있다. 

   

폐암이 뒤늦게 발견돼 수술이 불가능한 환자는 고식적 화학항암제 또는 표적항암제, 면역항암제로 치료받아야 한다. 수술을 받은 환자라도 수술 전후에 예후 개선을 위해 항암치료가 필요하다. 

   

비소세포폐암은 다시 편평상피세포암(Squamous cell carcinoma), 선암 (Adenocarcinoma), 대세포암(Large-cell carcinoma), 선(腺)편평세포암, 육종, 카르시노이드 종양, 침샘형암, 미분류암 등으로 나뉜다. 주로 다루는 것은 앞의 3종이다. 

   

이를 다시 편평상피세포암과 비(非)편평상피세포암으로 분류하는데 원인과 예후가 다르기 때문이다. 편평상피세포암은 폐의 기관지점막을 구성하는 편평상피세포가 암화된 것이다. 주로 폐 중심에서 발견되고, 남자에게 흔하며, 흡연과 관련이 많다. 반면 비편평상피세포암(선암, 대세포암, 선편평세포암, 육종양암, 카르시노이드종양, 침샘형암, 미분류암 등)은 폐 말초 부위에서 잘 생기고. 여성이나 담배를 피우지 않는 사람도 걸리며, 종괴 크기가 작아도 전이되는 경우가 많다. 

   

편평상피세포암이 전체 폐암의 29~30%, 비편평세포암이 소세포암과 편평상피세포암을 제외한 나머지(전체 폐암의 약 55%)를 차지한다. 선암이 전체 폐암의 약 33%, 대세포암이 4~10%를 차지한다. 

   

비소세포폐암과 달리 소세포폐암은 급속히 진행해 치료를 받지 않으면 평균 생존기간이 6~17주에 불과하며, 치료받으면 생존기간이 4~5배 연장될 수 있다. 

   

전체적인 폐암의 5년 생존율은 현재 10% 정도다. 비소세포폐암의 5년 생존율은 1기 환자가 60~80%, 2기 환자가 30~50%, 3A기 환자가 10~30%, 3B기 환자가 5%, 4기 환자가 2%다. 소세포폐암 5년 생존율은 6% 정도에 불과하다. 

   

폐암의 복잡한 예후를 단언하긴 어려우나 일반적으로 소세포폐암이 비소세포폐암보다 훨씬 좋지 않다. 비소세포폐암 가운데서는 대세포암, 선암, 편평상피세포암 순으로 예후가 더 나쁠 것으로 판단되지만 명료하게 분석한 연구는 없고 3가지가 거의 비슷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세포암은 암세포가 대체적으로 크며, 빠르게 증식·전이하는 경향이 있어서 다른 비소세포암들보다 예후가 나쁜 편이다. 병기를 구분하지 않고 조사해보았을 때 편평상피세포암의 5년 생존율은 15%로서 선암의 5년 생존율(17%)과 비슷했다는 연구보고가 있다. 다만 실제 임상 현장에서는 편평상피세포암이 선암보다 늦게 발견되고 남자, 흡연자의 비중이 많다는 점을 감안할 때 예후가 더 나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항암제 치료에서 편평상피세포암과 비편평상피세포암(선암 및 대세포암) 간에 차별화된 접근법은 없다. 

   

비소세포폐암의 표적치료를 중심으로 폐암의 약물치료에 대해 알아본다.

   

비소세포폐암은 2010년대 초반부터 유전적, 병리적 원인이 세분화돼 규명되면서 맞춤형 표적치료가 활발해지고 있다. 대부분의 진행성 비소세포폐암 환자들은 백금착제 항암제 치료 후 돌연변이 유전자에 대한 표적항암제 또는 면역항암제(면역관문억제제)를 순차적으로 투여하게 된다. 

   

지금의 맞춤형 정밀의학 시대에서는 환자의 표적치료제 선정이 늦어지면 그만큼 예후도 나빠지기 때문에 유전자 돌연변이 검출을 위한 신속한 유전자검사(동반진단 검사 포함)가 중요하다.

   

표적항암제는 10여 년 전 부터 본격적으로 폐암 치료에 사용됐다. 주로 암세포의 신호전달체계를 조절하는 효소를 억제하는 치료 기전을 갖고 있고, 대부분 경구약이다.

   

EGFR, KRAS, ALK, ROS1, BRAF, MET 엑손14결손, RET 융합, NTRK, EGFR T790M 등의 비소세포폐암 관련 유전자변이가 있다. 가장 대표적이고 흔한 게 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Epidermal growth factor receptor, EGFR) 돌연변이로 국내에서는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30~40%(전세계 28%)가 이에 해당한다.   비소세포폐암 치료제인 ‘옥타이로’(윗줄 왼쪽부터 시계방향) ‘이브트로지’ ‘렉라자’ ‘제그프로비’ 

EGFR 억제제

   

EGFR은 정상적인 상태에서 세포의 성장과 분열을 돕지만, 변이가 일어난 비정상적인 상태에서는 암의 빠른 성장을 돕는다. EGFR을 통한 신호전달체계를 차단, 암을 억제하는 게 EGFR 타이로신키나제억제제(TKI)의 작용 기전이다.

   

EGFR-TKI는 출시 시기, 감소된 부작용 정도에 따라 1~3세대로 나뉜다. 1세대는 아스트라제네카의 ‘이레사정’(Iressa, 성분명 게피티닙 Gefitinib), 로슈 ‘타쎄바정’(Tarceva 성분명 엘로티닙, erlotinib) 등이 있다.

   

2세대는 화이자의 ‘비짐프로정’(Vizimpro, 성분명 다코미티닙, Dacomitinib), 베링거인겔하임의 ‘지오트립정’(Giotrif 성분명 아파티닙, afatinib) 등이다.

   

3세대는 아스트리제네카 ‘타그리소정’(Tagrisso, 성분명 오시머티닙, Osimertinib), 유한양행의 ‘렉라자정’(LECLAZA, 레이저티닙 lazertinib, 국내서만 승인), 중국 항서제약 및 미국 EQRx의 오몰러티닙(Aumolertinib, 옛 알모너티닙 almonertinib, 중국서만 승인) 등이 있다. 

   

1세대인 이레사는 지금도 EGFR 타이로신키나제(TK) 활성 변이가 있는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의 표준치료제(1차 치료제)로서 사용되고 있다. 

   

이레사는 2003년 5월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았으나 후속 임상시험에서 생존기간 연장 효과를 입증하지 못했다. 이를 정밀분석해보니 동양인, 여성, 비흡연자, 병리학적으로 선암종인 환자에서 이레사가 더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EGFR의 돌연변이가 이레사의 효과를 좌우한다는 게 입증됐고 고형암 최초의 표적치료제로 이름을 남기게 됐다. 현재 이레사는 편평상피세포암종에는 반응이 좋지 않아 일반적으로 사용하지 않고, 선암에서 제한적으로 처방된다. 

   

현재 국내에서는 1차 치료제(백금 착제, 1세대 EGFR TKI 등)로 효과를 보지 못한 환자에게 2~3세대를 사용할 수 있다.

   

국내 보험체계에서는 이전에 EGFR-TKI로 치료 받은 적이 있는 EGFR T790M 변이 양성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치료제로 렉라자, 타그리소의 급여거 먼저 설정됐다. EGFR T790M 변이는 이레사나 타쎄바 같은 약을 썼을 때 나타나는 약물저항성 변이로 알려져 있으며, TKI가 TK(tyrosine kinase)의 ATP 부위에 결합하는 것을 차단한다. 

   

렉라자와 타그리소는 EGFR 엑손(exon) 19 결손(deletion) 또는 엑손 21(L858R) 치환 변이(point mutation)된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1차 치료제로 승인받았다. 보험 급여가 미뤄지다가 타그리소는 출시 5년 만인 2024년 1월부터 급여를 인정받았다. 렉라자는 2023년 6월에 2차 치료제에서 1차 치료제로 승격됐으며, 2024년 1월부터 1차 치료제로 급여를 인정받았다. 

   

렉라자 투약군의 1차 치료제로서 무진행 생존기간 중앙값이 20.6개월(이레가 9.7개월), 타그리소는 39.1개월이다. 타그리소의 전체생존기간 중앙값(mOS)은 40.9개월로 기존 표준치료군(게피티닙 또는 엘로티닙)의 31.8개월에 비해 6.8개월 개선 효과를 보였다. 렉라자는 아직 임상시험 기간이 짧아 OS 값이 도출되지 않았다. 

   

EGFR 돌연변이의 하위유형에는 이들 두 변이가 약 90%를 차지한다. 엑손 21 L858R 치환 돌연변이(40% 차지)가 엑손 19 결손 변이(45% 차지)보다 예후가 상대적으로 좋지 않은 것으로 연구돼 있다. 이밖에 엑손 20 삽입(insertion) 변이, T790M-유사 변이, P-loop αC-helix compression(PACC) mutations 변이 등이 있다. 

   

비소세포폐암의 1~2%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엑손 20 삽입 변이 치료제로는 모두 3가지가 FDA 승인을 획득했다. 우선 2021년 5월 FDA 허가를 받은 얀센의 ‘리브리반트주’(Rybrevant, 성분명 아미반타맙, amivantamab-vmjw, 코드명 JNJ-61186372)는 EGFR 및 MET와 결합하는 이중특이항체다. 종양이 자라고 퍼지는 것을 돕는 두 단백질의 작용을 막는다.

   

일본 다케다의 ‘엑스키비티캡슐’(EXKIVITY 성분명 모보서티닙 mobocertinib 개발코드명 TAK-788)’는 2021년 9월 EGFR 엑손 20 삽입 변이를 가진 성인의 국소진행성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성폐암 치료제로 가속승인을 받았다. 엑스키비티는 단일클론항체에 경구약인 반면 리브리반트는 이중항체에 정맥주사제여서 주목받았다.

   

신약 승인 당시 임상시험 성적에서 지표상 리브리반트의 반응유지기간(DoR)은 11.1개월로 엑스키비티의 17.5개월에 비해 열세다. 전체생존기간(OS)도 22.8개월로 엑스키비티의 24개월에 밀린다. 그러나 리브리반트의 객관적반응률(ORR)은 40%로 엑스키비티의 28%를 압도한다. 또 무진행생존기간 중앙값(mPFS)은 리브리반트가 8.4개월로 엑스키비티의 7.3개월보다 우위이다. 

   

그러나 엑스키비티는 2024년 5월 1일, 국내서 허가가 취하됐다. 앞서 미국에서는 2023년 10월 철수했다. 가속승인을 정식승인으로 전환하는 데 필요한 확증 임상시험에서 1차 평가지표(전체생존기간 연장)를 충족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나서다. 

   

최근인 2025년 7월 2일, 중국 상하이 푸동의 제약기업 디잘(Dizal, 迪哲医药股份有限公司)의 EGFR(표피성장인자수용체) 엑손 20 삽입 변이를 비가역적으로 억제하는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제그프로비’(Zegfrovy, sunvozertinib)가 FDA 가속승인을 받았다. 이 약은 경구약으로서, 엑스키비티의 빈 자리를 채우고 리브리반트와 대결할 전망이다. 객관적반응률은 46%, 반응지속기간 중앙값은 11.1개월로 나타났다. 리브리반트보다 객관적반응률은 6%p 앞서지만 반응유지기간은 비슷하다.

   

KRAS 돌연변이 억제제 

   

비소세포폐암의 약 25%를 차지하는 KRAS 돌연변이에 대해서 특별한 표적치료제가 없었다. 표적이 너무 포괄적이어서 약으로 표적할 수 없는(undruggable) 영역으로 간주됐다. 

   

그러나 암젠의 ‘루마크라스정’(Lumakras, 성분명 소토라십, sotorasib)이 2021년 5월 KRAS G12C 변이 비소세포폐암의 2차 치료제로 첫 FDA 승인을 받았다. 2021년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신’(NEJM)에 발표된 연구 결과 따르면 루마크라스는 KRAS G12C 돌연변이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에서 80%가 넘는 높은 질병조절률(또는 질병통제율, disease control rate, DCR: 3개월 이상 완전반응, 부분반응, 질병안정(SD)가 유지된 비율)을 나타냈다. 

   

미라티테라퓨틱스의 ‘크라자티’(KRAZATI, 성분명 아다그라십 adagrasib)는 2022년 12월 두 번째 KRAS G12C 변이 동반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치료제로 FDA 승인을 받았다. 미라티테라퓨틱스는 2023년 10월,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에 48억달러 현금과 추가 10억달러의 마일스톤 지급을 조건으로 인수됐다. 

   

임상시험에서 루마크라스의 ORR은 36%, DOR 중앙값은 10개월, DCR은 81%였다(하루 한번 960mg 복용 기준). 반면 크라자티는 ORR 43%, DOR 12.5개월, DCR 81%로 우위를 보였다. 

   

하지만 크라자티는 2023년 7월 21일 유럽의약품청(EMA)으로부터 승인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을 통보받았다. 루마크라스와 차별화된 이점을 증명해보이지 못했다는 이유다. 하지만 2024년 1월 10일, 가까스로 유럽연합으로부터 KRAS G12C 변이 비소세포폐암의 2차 치료제로 조건부 승인을 받았다. 현재 미국 시장에서는 크라자티가 루마크라스를 제치고 있다. 

   

한편 BMS의 KRAS 억제제인 크라자티와 릴리의 EGFR 표적 항암제 ‘얼비툭스’(Erbitux, 세툭시맙 cetuximab) 병용요법이 2024년 6월 21일에 화학요법 경험이 있는 KRAS G12C 변이 국소진행성 또는 전이성 대장암(CRC) 성인 환자 치료제로 일 FDA 가속승인을 받았다.

대항마인 루마크라스도 EGFR 표적 항암제 ‘벡티빅스’(Vectibix, 성분명 panitumumab)와의 병용요법으로 KRAS G12C 변이 전이성 대장암 치료제로 2025년 1월 16일 FDA 승인을 받았다. 이전에 fluoropyrimidine, oxaliplatin, irinotecan 기반 화학요법으로 치료받은 경험이 있는 환자의 2차 치료제다. 

   

ALK 억제제

   

EGFR, KRAS 돌연변이 외에도 역형성 림프종 인산화효소(ALK) 돌연변이와 ROS1 돌연변이도 중요하다. 각각 전체 비소세포폐암의 약 3.8%, 2.6%를 차지한다.

   

ALK 돌연변이 억제제로는 1세대인 화이자의 ‘잴코리캡슐’(Xalkori, 성분명 크리조티닙, Crizotinib)가 있다. 2세대는 노바티스의 ‘자이카디아캡슐’(ZYKADIA, 성분명 세리티닙, ceritinib), 로슈의 ‘알레센자캡슐’(ALECENSA, 성분명 알렉티닙, alectinib), 다케다의 ‘알룬브릭정’(Alunbrig 성분명 브리가티닙 Brigatinib) 등이 있다. 알룬브릭을 3세대로 간주하는 경우도 있다. 

   

3세대로는 화이자의 ‘로비큐아정'(LORVIQUA, 성분명 로라티닙 lorlatinib, 미국 브랜드명은 Lobrena)이 있다. 

   

ALK 변이는 전체 비소세포폐암의 3.8%, 최대 5% 이내에서 나타난다. 선암 형태의 비소세포폐암을 가진 젊은층의 비흡연 또는 가벼운 흡연자 중에서 주로 나타난다. 

   

역형성 림프종 인산화효소(anaplastic lymphoma kinase, ALK) 억제제는 넓게 보면 티로신키나제 억제제(tyrosine kinase inhibitor)에 속한다. 2번 염색체 EML4(echinoderm microtubule-associated protein-like 4, 엑손 1~13 위치) 유전자와 ALK(엑손 20~29 위치) 유전자 일부가 서로 바뀌면, 즉 유전자 전좌가 일어나면 비정상적인 ALK 단백질이 생성돼 암세포의 성장 및 확산을 초래한다. 

   

ALK 억제제를 투여하면 ALK 단백질을 억제해 치료반응률이 50~60% 이상으로 높다. 종종 종양의 크기를 줄이기도 한다. 화학요법 후에 투여되지만 화학요법제 대신 투여되는 경우도 적잖다. 

   

3세대 로비큐아는 혈액뇌장벽(BBB)를 통과할 수 있도록 설계됐으며, 여러 개의 변이가 겹친 복합돌연변이(항암제 내성)를 가진 환자나 뇌 전이 환자에서도 이전 세대 치료제보다 효과적이다. ALK 양성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최대 40%에서 진단 당시부터 뇌 전이가 일어나고 있다.

   

로비큐아는 2021년 3월, ALK 양성 전이성 비소세포폐암의 2차 치료제(2018년 11월 가속승인)에서 1차 치료제(정식 승인 전환)로 FDA로부터 승격 승인을 받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세대 또는 2세대 ALK 억제제로 먼저 치료한 뒤 3세대인 로비큐아로 전환하는 게 전체생존기간을 늘리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전문가들은 의견을 모으고 있다. 

   

로비큐아는 3상 CROWN 임상시험에서 이전에 치료받지 않은 환자를 대상으로 잴코리 대비 암의 진행 또는 사망 위험을 72% 감소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뇌 전이 환자군에서 두개내 객관적반응률(IC-ORR)은 로비큐아가 82%로, 잴코리 투여군의 23%를 압도했다. 12개월 이상의 두개내 반응지속기간(IC-DOR) 달성률은 로비큐아 79%, 잴코리 0%였다.

   

ROS 억제제

   

ROS1 유전자변이는 전체 비소세포폐암의 1~2%(최대 2.6%)를 차지한다. ALK와 ROS1(c-ros oncogene 1)은 타이로신키나제수용체(receptor tyrosine kinase, RTKs)의 일원으로서 다양한 암세포에서 나타나는 변이 C말단 융합 단백(mutant C-terminal fusion protein)으로 묶여 분류된다. 

   

항암제 선택 시 ROS1 변이는 ALK, KRAS, EGFR 변이는 없으면서 오직 ROS1 변이만 가진 것으로 정의된다. ROS1 유전자의 재배열은 ALK 유전자 재배열과 유사한 형태를 보이기 때문에 ROS 억제제는 ALK 억제제와 중첩된다. 

   

ROS 억제제로는 잴코리, 자이카디아, 로비큐아 외에 로슈의 ‘로즐리트렉캡슐’(Rozlytrek 성분명 엔트렉티닙, entrectinib)이 있다. 

   

잴코리와 자이카디아는 화학항암제를 대신해 1차 치료제로 쓰일 수 있다. 

   

로비큐아는 이들 두 가지 약으로 효과가 없을 때 투여될 수 있다. 로즐리트렉은 ROS1 유전자변이, ALK 변이, NTRK(neurotrophic tyrosine receptor kinase) 변이를 커버한다. 이들 변이가 있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치료에 쓰일 수 있다. 미국에서는 ROS1 유전자변이 양성, NTRK 변이 양성 비소세포폐암 치료제로 2019년 8월 15일 승인됐다. 국내서는 ALK 양성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성인 환자의 치료제로만 허가돼 있다. 

   

로즐리트렉 이후 비교적 최근에 등장한 게 BMS의 ‘옥타이로캡슐’(Augtyro 성분명 레포트렉티닙 repotrectinib)과 누베이션바이오의 ‘이브트로지’(IBTROZI, 탈레트렉티닙 taletrectinib)이다. 

   

옥타이로는 미국에서 2023년 11월 15일, ROS1 양성 비소세포폐암 치료제로 처음 허가를 얻었다. 2024년 6월 13일에는 암종불문 NTRK 양성 고형암 치료제로 추가 가속승인을 획득했다. 

   

잴코리와 로즐리트렉은 G2032R로 불리는 ROS1 양성 NSCLC의 일반적인 항암제 저항 돌연변이를 극복할 수 없다. 반면 옥타이로는 ROS1 양성 NSCLC에서 항암제 저항성 돌연변이의 41%를 차지하는 G2032R에 대처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객관적반응률(ORR)에서도 잴코리와 로즐리트렉보다 우위를 보인다. TKI 치료경험이 없는(naive) ROS1 양성 비소세포폐암 환자에서는 82%, TKI로 치료한(pretreated) 환자에서는 39%의 ORR을 보였다. 

   

옥타이로는 2025년 6월 5일, 국내서 △ROS1 양성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성폐암 성인 환자의 치료 △ NTRK(Neurotrophic tyrosine receptor kinase) 유전자 융합을 보유한 성인 및 12세 이상 소아의 국소 진행성, 전이성. 또는 수술적 절제 시 중증으로 이환될 가능성이 높은 고형암 치료에 사용토록 허가받았다.

   

이브트로지는 2025년 6월 11일, 성인 국소진행성 또는 전이성 ROS1 유전자 양성(ROS1+) 비소세포폐암의 2차 치료제로 FDA 승인을 받았다. 

   

이브트로지는 ‘TRUST-Ⅰ’(중국 내) 및 ‘TRUST-Ⅱ’(글로벌) 두 임상시험 통합 분석 결과 TKI 치료 경험이 없는 환자에서 반응지속기간 중앙값이 44.2개월, 무진행 생존기간 중앙값이 45.6개월로 산출됐다. 반면 TKI로 먼저 치료받은 환자의 경우, 통합 분석 결과 반응지속기간 중앙값은 16.6개월, 무진행 생존기간 중앙값은 9.7개월이었다. 

   

이러한 데이터는 옥타이로가 TKI 치료를 받지 않은 환자에서 무진행 생존기간 중앙값은 35.7개월, TKI로 먼저 치료한 2차 치료의 경우에 9개월을 보인 것에 비해 우위가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생체표지자란?

 

암의 존재 또는 진행 양상을 가늠케 해주는 생체표지자는 예측 생체표지자(predictive biomarker)와 예후 생체표지자(prognostic biomarker)로 나눌 수 있다.

   

예측 생체표지자는 이를 표적(target)으로 한 진단시약이나 표적치료제가 개발돼 있는 반면 예후 생체표지자는 이와 달리 치료목적으로 사용되지는 않고 오로지 질환의 예후를 평가하는데 활용된다.

   

비소세포폐암 중 편평세포암은 선암과 달리 현재까지 발견된 생체표지자 중에는 예측 생체표지자가 없어 생체표지자 검사가 추천되지 않는다. 다만 드물게 선암과 편평세포암이 공존하는 선편평세포암(adenosquamous carcinoma)이 존재하므로 편평세포암(흡연자, 남자에 호발)으로 진단되었으나 평생 흡연을 하지 않은 환자의 경우에는 선편평세포암인지 확증하기 위한 생체표지자 검사를 받아볼 수 있다.

   

미국 암종합네트워크(NCCN )가이드라인에서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경우 EGFR 돌연변이, ALK 재배열, ROS1 재배열, BRAF 돌연변이, PD-L1 발현도(expression level) 검사를 권장한다. 점차적으로 예측 생체표지자가 추가 발굴됨에 따라 권장되는 검사도 확대될 전망이다.   

   

1. KRAS (Kirsten rat sarcoma viral oncogene homolog) 돌연변이

RAS 돌연변이에 의해 RAS/RAF/MEK/ERK와 PI3K/AKT/mTOR 신호전달경로가 활성화된다. RAS 돌연변이는 KRAS, HRAS, NRAS 돌연변로 나뉘는데 이 중 폐암과 관련된 것은 KRAS 돌연변이다. KRAS 돌연변이는 선암 환자의 약 25%에서 나타난다. 이러한 KRAS를 표적으로 약물을 개발하려는 많은 연구들이 시도됐으나 무산되고, 현재는 2개의 단독요법(소토라십, 아다그라십)과 2개의 병용요법(소토라십+파니투무맙, 아다그라십+세툭시맙)이 허가돼 있다. 

   

2. EGFR (epidermal growth factor receptor) 돌연변이

EGFR은 세포막수용체(transmembrane receptor)로 ErbB 또는 HER-1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세포 외 ligand 결합 영역과 세포 내 tyrosine kinase 영역(tyrosine kinase domain)으로 구성된다. 수용체에 ligand가 결합하면 세포 내의 tyrosine kinase가 활성화되고 이렇게 EGFR에 의해 자극된 신호는 PI3K/AKT/mTOR, RAS/RAF/MEK/ERK, JAK/STAT 신호전달경로를 활성화한다. 여러가지 돌연변이가 가능하나 가장 흔한 돌연변이는 exon 19 deletion (45%)과 exon 21에 L858R로 point mutation이 일어난 경우(40%)다. 돌연변이가 발생하는 경우 조절되지 않는 과도한 신호전달이 발생하게 되고 암이 진행된다. 

   

3. ALK (anaplastic lymphoma kinase) 재배열

2번 염색체의 역전(inversion)에 의한 echinoderm microtubule-associated proteinlike 4(EML4)-ALK 융합으로 생긴 유전자는 RAS, PI3K, JAK-STAT3 등의 신호전달체계를 활성화시킨다. 이로 인해 세포증식이 활발하게 일어나고 세포자멸사(apoptosis)는 억제된다. ALK 재배열은 비소세포폐암의 2~7%(3.8%)에서 발현되며, 이 돌연변이는 선암에서 많이 나타나 비흡연자 또는 경도흡연자(light smoker)이면서, 남자 그리고 젊은 연령대에게 잘 발생한다.

   

4. ROS1 (c-ros oncogene 1) 재배열

ROS1 재배열은 과활성화된 ROS1 수용체를 만들고 ROS1이 활성화되면 PI3K/AKT/mTOR, STAT3, RAS/RAF/MEK/ERK 경로가 활성화된다. 선암에서 ROS1 재배열은 약 2%의(2.6%) 환자에서 나타난다. ROS1 재배열은 젊고 비흡연자, 동양인에서 더 많이 나타나서 ALK와 유사한 양상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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