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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생명과학 연구의 공신력은 영향력지수(IF)로 평가해야
  • 정종호 기자
  • 등록 2025-08-03 11:3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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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내 의학자’ ‘권위 있는 국제 학술지’ 표현은 상투적이고 자기겸손 또는 자기과장

의학 또는 바이오 관련 기사를 쓰다 보면 보도자료에 흔히 이번 연구가 ‘국내 의학자’에 의해 밝혀졌다라든가, ‘권위 있는 국제학술지’에 게재됐다라는 문구를 접하게 된다.

   

김영삼 전 대통령이 ‘세계화 선언’을 한 게 1994년 11월 17일로 어언 31년이 지났는데 대단한 의학적 발견이나 신약개발 성과도 아닌데 ‘국내’에서 이뤄졌다고 명기하는 게 얼마나 ‘자기 겸손’이고 아직도 ‘한국은 세계화가 덜 됐어요’라고 자인하는 것 같아 씁쓸하다. 

   

특별한 게 아니면 굳이 국내서, 또는 국내 의학자에 의해 이뤄졌다는 표현은 할 필요 없다고 본다. 마치 엄청난 일을 국내에서 해낸 것처럼 호들갑을 떨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국내’를 언급하는 이런 관행은 2000년대 이전에 아직도 우리나라가 경제, 과학기술, 국가브랜드 면에서 한참 뒤떨어졌을 때나 이해가 갈 일이다. 

   

비록 세계 최강은 아니지만 글로벌 톱10에 들어가는 분야가 많이 늘어난 지금의 한국으로서 ‘국내’ 운운은 합당하지 않다고 본다. 이는 ‘우리나라’를 ‘저희나라’라고 표현하는 잘못된 겸양과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권위 있는 국제학술지’에 게재됐다는 표현도 상투적이라 지양됐으면 한다. 우선 전문가가 아니면 해당 저널이 권위가 있는지, 없는지 어떻게 알겠는가. 

   

다른 분야와 달리 의학 및 생명과학 분야에는 너무나 많은 저널이 존재해 통상 영향력지수(Impact Factor, IF)가 10은 넘어야 권위가 있는 것으로 인정하는 게 관례다. 하지만 10은커녕 5도 넘지 않는 논문에 게재됐는데 ‘권위 있는’이라고 표현하면 쑥스러운 일이다.

   

물론 지질학 등 다른 분야에서는 영향력지수가 ‘3’만 넘어도 영향력과 권위가 있다고 인정해준다. 

   

기자가 보기에 의학·생명과학 분야에서 3~5 정도면 어느 정도 기본은 되는 저널, 7을 넘으면 준수한 저널, 10을 넘기면 권위 있는 저널이다. 따라서 ‘권위 있는 저널’이라는 표현을 쓰지 말고 논문의 영향력지수를 표기하는 게 더 명료할 것이다. 

   

구글만 검색하면 해당 저널의 영향력지수를 금세 알 수 있다. 가끔 상위권 의대 교수들이 영향력지수가 낮은 저널에 게재된 논문에 대해서는 IF를 알려주지 않는데 그것은 기자가 알아서 체크할 일이다. 

   

영향력지수는 최근 2년간 해당 저널에 게재된 논문이 인용된 횟수를 최근 2년간 게재된 논문 수로 나눠 산출한다. 저널의 중요도 또는 영향력을 가늠하는 지표로 신뢰성이 높다 하겠다.

   

‘국제학술지’라는 표현도 거슬린다. 요즘 국제학술지에 게재되지 않으면 아예 연구 성과를 인정하지 않는 분위기인데 굳이 무의미한 표현을 쓸 필요가 있을까? 

   

국내 발간되는 저널도 많이 국제화돼 점차 영향력지수가 높아지고 있는데, 상당수는 보도자료에 한글 저널명을 소개하지 않고, 영어 저널명만을 기재해 한국과는 무관한 저널인 것으로 표방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대한의학회지, 대한간학회지, 대한당뇨병학회지, 대한뇌졸중학회지 등이 이런 류의 저널에 해당한다. 그동안 국내 저널의 국제화를 위해 헌신한 의학자들에게 존경을 표하며 당당히 한글저널명과 함께 영향력지수도 표기하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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