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태섭 연세대 용인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김경민 내분비내과 교수팀은 대사이상 지방간질환 환자의 악력이 약할수록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이 커진다는 사실을 대규모 장기 추적 데이터 분석을 통해 입증했다.
대사이상지방간질환(MASLD, 옛 비알코올성지방간)은 비만,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병 등의 대사이상이 있으면서 간 내에 지방이 과다하게 축적된 상태다. 전 세계 인구 3명 중 1명에서 발병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유병률은 증가세다.
심혈관질환은 MASLD에서 사망의 가장 큰 원인을 차지하기 때문에 심혈관질환 고위험군을 찾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MASLD에서 근력 또는 근육량의 감소가 심혈관 질환의 위험성을 높인다는 결과가 발표된 바 있으나, 대부분은 어느 한 시점만 들여다본 단면연구였다.
이에 연구팀은 MASLD에서 근력에 따라 실제 심혈관질환의 발생 위험이 달라지는지 종단적 연구를 통해 알아보고자 했다.
연구에는 영국 바이오뱅크(UK Biobank) 수검자 약 20만명의 데이터를 활용했다. 근력 측정에는 전신 근력과 깊은 연관이 있는 악력을 활용했다.
MASLD는 간에 지방증이 있으면서 대사이상 요소 중 하나 이상을 갖고 있을 때로 정의했다. 심혈관질환 발생은 국제질병분류 코드(ICD-10)의 진단명을 따랐다.
MASLD이 있는 수검자는 악력에 따라 낮은 악력, 중간 악력, 높은 악력으로 나눴고, MASLD이 없는 수검자와 함께 심혈관질환 발생의 차이를 분석했다.
평균 13.1년의 추적 관찰 결과,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은 MASLD이 없는 집단에서 가장 낮았다. 이어 MASLD 집단 가운데 높은 악력, 중간 악력, 낮은 악력 순으로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이 컸다. 이러한 결과는 남성과 여성 모두 같았다.
다변량 분석을 통해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 비율(Hazard ratio)을 확인한 결과, MASLD이 없는 집단과 비교해 MASLD 남성은 높은 악력(1.03), 중간 악력(1.14), 낮은 악력(1.38) 순서로, MASLD 여성은 높은 악력(1.07), 중간 악력(1.25), 낮은 악력(1.56) 순서로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이 커졌다.
이번 연구는 MASLD에서 악력이 낮을수록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이 증가한다는 것을 대규모 장기 추적 데이터를 통해 입증한 연구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임태섭 연세대 용인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김경민 내분비내과 교수
임태섭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MASLD 환자군에서 근력 관리가 중요하다는 점을 시사한다“며 ”실제 근력을 강화하는 중재를 통해 심혈관질환 예방 효과가 있는지 확인하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Journal of Cachexia, Sarcopenia and Muscle’(IF 9.4)에 최근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