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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건선 중증도 진단기준 달라진다 … 종류 줄여 기준 완화, ‘특수 부위’ 포함
  • 정종호 기자
  • 등록 2024-10-29 12:4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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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한건선학회, 새로운 건선 중증도 및 치료목표 기준 전문가 합의문 29일 발표

국내 건선 환자 치료를 위한 새로운 건선 중증도와 치료목표가 제시됐다. 대한건선학회는 10월 29일 ‘세계건선의 날’을 맞아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29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전문가 합의문을 발표했다.

   

학회는 지난해 발표한 판산 건성의 치료 접근 방식에 대한 전문가 합의문을 바탕으로, 올해 추가로 국내 건선 중증도를 새롭게 정의하고 치료목표를 제시했다.

   

이번 합의문은 환자 삶에 영향을 미치는 특수 부위 건선을 포함시킨 것이 핵심이다. 이에 따라 건선 치료목표에도 변화를 줬다. 

   

특수 부위 건선, 치료 어렵고 환자 삶의 질에 영향 미쳐

   

기존 국내 중등도~중증 건선 기준의 필수조건은 건선 중증도 지수(Psoriasis Area Severity Index, PASI) 10점 이상, 그리고 건선 병변 체표면적(Body Surface Area, BSA) 10% 이상이며, 부가 조건으로 의사종합평가(Physician Global Assessment, PGA) 중등증 이상, 삶의 질 평가 10점 이상으로 설정돼 있다. 

   

생물학적제제의 보험급여 인정조건은 △6개월 이상 지속된 심한 건선 △PASI 점수 10점 이상 △BSA 10% 이상 △광선치료 또는 전신치료제 3개월 이상 치료 등에 해당해야 인정된다. 즉, 학회가 제시하는 중등도 내지 중증 건선 기준보다 강한 기준으로 생물학적 제제 보험급여를 인정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글로벌 기준은 △중증도 점수 개수를 감소하거나 조건을 완화하고 △특수 부위 건선을 포함하며 △치료 실패 경험을 고려하는 등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   대한건선학회 정기헌 보험이사(경희대 교수, 왼쪽부터), 방철환 정보이사(서울성모병원), 정혜정 재무간사(국립의료원)이 기자간담회에서 새로운 국내 건선 진단기준 및 치료목표를 소개하고 있다. 

학회 방철환 정보이사(서울성모병원 피부과 교수)는 “최근 글로벌 기준은 중증도 점수가 많이 포함됐으나 ‘그리고’(and)가 아니라 ‘또는’(or)으로 조건을 완화하고 있다. 이에 더해 특수 부위 건선을 포함하면서 치료 실패 경험(삶의 질 저하)을 고려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며 "특수 부위 건선이 환자 삶의 질에 많은 영향을 주기에, 이를 중증도 기준에 포함시켜 삶의 질을 들여다보자는 것이 최근 컨센서스“라고 설명했다.

   

학회 정혜정 재무간사(국립의료원 피부과 교수)는 “특수 부위 건선은 두피나 손·발바닥, 손·발톱처럼 옷을 입어도 가릴 수 없는 곳에 발병하거나 의료진에게도 병변이 있다고 말하기 어려운 생식기 등 부위에 발생한 건선을 의미한다”며 “특수 부위 건선은 치료가 어렵고 치료해도 만족도가 낮아 단순 병변 외에 특수 부위 치료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특수 부위 건선이 삶의 질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증도 기준, ‘PASI 5~10점·특수 부위 건선 있는 경우’로 합의

   

이러한 글로벌 기준 변화에 따라 국내 건선 전문가 70여 명은 국내 건선 중등증~중증 기준의 필수조건으로 △PASI 10점 이상 또는 △PASI 5점 이상 10점 이하이면서 특수 부위에 건선이 있는 경우 등으로 새롭게 합의했다. 

   

기존보다 중증도 산정에 필요한 점수 개수(종류)를 줄인 대신 환자 삶에 많은 영향을 미치는 특수 부위 건선을 포함시킨 것이 주요 핵심이다. 특수 부위 침범 면적과 중증도를 명시해 중등증~중증 건선 환자 비율이 늘어나는 것을 방지하면서 심한 고통을 받는 환자를 포함시킬 수 있는 기준을 설정했다.

   

방 정보이사는 "이번 건선 중증도 기준안을 통해 추후 생물학적 제제 혹은 건선 신약을 특수 부위 건선으로 고통받는 환자에게도 사용할 수 있다는 근거를 마련했다"며 "이번 기준안이 국내 현실에 잘 맞는다면 향후 생물학적 제제를 특수 부위 건선 환자에게도 사용할 수 있다는 근거가 쌓일 것"이라고 기대했다. 

   

치료목표로 ‘절대 PASI 점수 2점 이하’ 제시 … 종전에 없던 ‘특수 부위 건선 치료목표’도 제안

   

이에 따라 치료목표에도 변화를 줬다. 기존 목표인 PASI 75 또는 PASI 90보다 상향된 목표를 제시하며, 상대점수가 아닌 절대 PASI 점수 2점 이하를 치료목표로 정했다.

   

상대점수에서 절대점수로 치료목표를 변경한 이유는 건선 환자의 초기 PASI 점수가 너무 높거나 낮을 때 문제가 생기기 때문이다. 

   

이를 반영해 합의문에서는 건선 환자들이 이해하고 납득할 수 있도록 상대점수가 아닌 절대점수로 치료목표를 정해, 건선 환자마다 달랐던 치료목표를 균일화했다. 

   

방 정보이사는 :영국 1만여명 코호트에서 PASI 점수 2점 이하면 건선이 거의 없거나 없음에 도달하고, PASI 90과 상응하는 점수인 것으로 조사됐다“며 ”국내 설문조사에서도 압도적으로 절대 PASI 점수 2점을 치료목표로 정하는 방향으로 의견이 모여, 이 같은 치료목표를 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전에는 없었던 특수 부위 건선 치료목표도 제안했다. 구체적으로 △특수 부위 체표면적 10% 이하 △해당 부위 건선 중증도가 건선 없음 혹은 거의 도달 등으로 제시했다. 손톱은 손톱 건선 중증도 지수인 NAPSI75 도달을 치료목표로 정했다. 특수 부위 면적도 충분히 줄이고 중증도가 개선돼야 최종적으로 환자 삶이 좋아질 수 있다는 것을 반영한 결정이다. 

   

학회 박은주 홍보이사(한림대 성심병원 피부과 교수)는 “새로운 건선 중증도 기준안은 건선이 단순히 피부질환이 아닌 환자의 삶의 질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질환이라는 특수성과 이해도를 바탕으로 이뤄진 것”이라며 “새로운 건선 중증도 기준안과 치료목표를 통해 국내 건선 환자에게 더 나은 치료를 제공해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번 전문가 합의안으로 국내 생물학적제제 급여 기준이 바뀌는 데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방 정보이사는 “이번 합의문이 진료현장에 적용돼 환자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는 데이터가 축적돼야 급여 기준 변경 등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을 것”이라며 “급여 기준까지 논의하려면 시간이 걸리겠지만, 진료현장에서 건선 환자의 삶의 질을 높이자는 취지에서 진단 기준 및 치료목표를 설정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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