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링거인겔하임은 전신성 농포성 건선(generalized pustular psoriasis, GPP)치료제 ‘스페비고주’(Spevigo 성분명 스페솔리맙, spesolimab-sbzo)가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연령 확대 적응증을 추가 승인받았다고 19일(현지시각) 발표했다.
이 약은 2022년 9월 1일, FDA 사상 최초의 GPP 치료제로 승인받았다. 당시엔 18세 이상 성인으로 국한됐으나 이번에 체중 40kg 이상의 12세 이상 소아청소년을 포함한 환자로 연령대가 확장됐다.
중국 국가약품감독관리국(NMPA)도 앞서 지난 6일 체중 40kg 이상의 12세 이상 청소년 및 성인서 전신성 농포성 건선 증상의 발생을 감소시키는 용도로 스페비고(중국 상품명 圣利卓)를 허가했다. 중국 내 12세 이상 GPP 치료제로는 첫 승인이다.
스페비고는 전신성 농포성 건선이 발생하는 데 관여하는 면역계 내부의 신호전달 경로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인터루킨-36 수용체(IL-36R)에 결합해, 이의 활성화를 차단하는 기전의 새로운 단일클론항체다. 인간화 선택적 면역글로불린G1 항체의 일종이다.
FDA와 NMPA는 ‘EFFISAYIL 2’ 2b상 임상시험에서 도출된 긍정적인 결과를 바탕으로 이번 승인을 내줬다. 123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48주 동안 진행된 임상에서 스페비고 주사군(정맥주사제)은 위약 대조군에 비해 GPP로 발적이 나타난 비율이 84% 감소해 통계적 유의성을 입증했다. 스페비고 고용량 피하주사제 투여군(30명)에서는 4주 후에 발적 증상이 관찰된 사례가 전무했다.
스페비고는 미국 프랑스 일본 스웨덴 한국 등에서 정맥주사제로서 허가가 났으며 이번에 중국에서는 피하주사제가 처음으로 승인됐다. 국내서는 희귀질환으로 인정받지 못한데다가 비싼 약값 때문에 승인이 지연돼 지난해 8월 9일에야 승인됐다. 베링거인겔하임은 정작 본국인 독일에서는 비싼 의약품에 대한 정부 규제로 낮은 급여 약가를 받자 스페비고를 철수시키는 강수를 뒀다.
안전성 면에서 스페비고 투여군은 주사부위 반응, 요로감염증, 관절통, 소양증 등이 수반된 비율이 위약 대조군보다 높게 나타났다.
미국 예일대 의대 피부과 브루스 스트로버(Bruce Strober) 교수는 “지금까지 전신성 농포성 건선 환자들은 증상을 치료하기 위해 승인받은 대안을 확보하지 못했다”면서 “스페비고가 치료대안을 재정립해 줄 의약품으로 잠재력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판상형 건선과 달리 전신성 농포성 건선은 희귀, 만성, 이질성, 염증성 호중구성 질환의 일종으로 알려져 있다. 고통스런 피부 증상들과 함께 발열, 통증, 피로 등 전신성 증상을 초래한다. 환자마다 증상이 다양하고, 지속성을 가질 뿐만 아니라 재발 위험성도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게다가 응급실에 가야 하는 경우가 잦고 다발성 장기부전이나 패혈증과 같이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치명률 2~16%) 합병증의 발생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안고 있다. 장기적으로 삶의 질이 저하되고, 치료 도중 공포감이나 불안 등을 느끼는 경우도 적잖다.
베링거인겔하임의 카린 브루이용(Carinne Brouillon) 인체의약품 담당이사는 “스페비고는 전신성 농포성 건선 환자들에게 근본적인 변화를 가능하게 하고, 응급치료제이자 지속적으로 사용하는 치료제로서 환자들의 니즈에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신성 농포성 건선이 정신적으로나 신체적으로 파괴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고, 재발에 대한 두려움과 불확실성을 남긴다”며 “스페비고는 환자들의 니즈에 부응하는 접근성을 확대한다는 면에서 중요한 진전”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