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질환 신약개발에 중점을 두고 7일 5억달러 자본금으로 미국 매사추세츠주 워터타운에서 출범한 뉴모라테라퓨틱스(Neumora Therapeutics)가 문을 열자마자 신경퇴행성질환에서 카세인 인산화효소 1 델타(casein kinase 1 delta) 및 글루코세레브로시다제(glucocerebrosidase)를 표적으로 하는 신약후보물질을 암젠으로부터 도입해 공동개발하는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었다고 이날 발표했다.
이 자산은 2019년 암젠이 신경과학 연구개발에서 철수하면서 공중에 뜬 자산으로 이번에 뉴모라가 인수해 후속절차를 마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암젠으로부터 1억달러 지분 투자도 유치했다.
뉴모라는 자체 발굴한 자산과 암젠으로부터 도입하는 신약후보를 포함해 총 8개의 임상 및 전임상, 발굴 단계 신약후보물질을 갖추게 됐다. 이 중 2개가 임상단계다. 무쾌감증(anhedonia)이 있는 주요우울장애(MDD) 환자를 치료하기 위해 2상 개발 중인 카파오피오이드수용체(kappa opioid receptor, KOR) 길항제인 NMRA-140(BTRX-335140)와 V1aR 길항제로서 1상을 진행 중인 불안증 치료제 NMRA-511다. 이들 임상 결과는 2022년과 2023년에 나올 것으로 예상돼 있다.
기타 자산으로는 수면장애 약물 및 미공개 신경정신질환, 신경퇴행성질환 신약후보가 포함돼 있으며, 임상시험 신청 승인이 속속 이뤄질 예정이다.
뉴모라가 이처럼 출범 직후에 많은 자산을 가지게 된 것은 블랙쏘른테라퓨틱스(BlackThorn Therapeutics, 블랙쏘른은 야생자두를 말함)란 비상장 회사를 인수해 파이프라인을 대거 확보했기 때문이다. 뉴모라의 5억달러 유치를 주도한 ARCH Venture Partners는 2016년 블랙쏘른의 4000만달러의 시리즈 A 라운드를 이끌었고 2019년에는 7600만 달러의 시리즈 B에 참여했다. 이 라운드에서 블랙쏘른은은 BlackThorn은 뉴모라의 공동 설립자이자 CEO인 폴 번스(Paul L. Berns)가 포함된 팀의 지휘 아래 정신건강을 위한 표적치료제를 발전시키기 위한 포맷을 형성했다.
블랙쏘른은 이제 뉴모라의 일부가 됐다. 이전에 암젠에서 근무한 존 던럽(John Dunlop) 박사가 최고과학책임자를 맡았고 작년 12월 아스트라제네카에 390억달러에 인수된 알렉시온(Alexion) 및 블랙쏘른 출신의 직원들이 주요 자리를 차지하게 됐다.
뉴모라는 지금까지 다른 신약개발 회사에서 높은 실패율을 보인 복잡한 뇌 질환에 대한 정밀의약품을 개발할 계획이다. 이 회사는 또 신경퇴행성질환과 정신질환 파이프라인을 한 바구니에 구축함으로써 기존 제약사와는 다른 신약개발 패턴을 구사할 방침이다. 이에 뉴모라의 최고운영책임자(COO)인 로리 리용-윌리엄스(Lori Lyons-Williams)는 제약업계가 역사적으로 신경정신병장애와 신경퇴행성 질환을 분리해 왔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보다 통합된 지식으로 접근하는 방식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리용-윌리엄스는 “현실에서 이들 질환은 모두 한 기관인 뇌에서 발병하는 것으로 기전적으로 중복되고 합병증이 겹친다”며 “다중 모드 데이터 과학 접근방식으로 뇌질환 전반에 적용될 수 있는 유전, 영상진단, 임상치료 등을 포함한 다양한 포함한 질병 동인(動因)에 대한 고유한 통찰력을 포착할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양사 간 협약에 따라 뉴모라는 암젠의 아이슬란드 소재 계열사인 디코드제네틱스(deCODE Genetics)의 유전학 및 휴먼 데이터 역량을 이미 확보한 정밀 신경의학 플랫폼에 활용함으로써 시너지를 일으키기로 했다.
뉴모라의 데이터 과학 플랫폼은 뇌질환을 유발하는 메커니즘을 매핑해 환자 하위 유형을 식별하고 정의하도록 설계됐다. 출범과 동시에 이 회사는 신경정신질환 및 신경퇴행성질환에 대한 여러 오픈 소스, 암젠과 자체 개발로부터 확보한 독점적 데이터 세트를 갖추게 됐다. 향후 뉴모라는 이런 인프라를 활용해 환자를 특정 표적치료제와 일치시킴으로써 임상시험의 위험을 줄이고 치료 결과를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뉴모라의 폴 번스 대표는 “더 스마트하고 정밀한 방업으로 신약개발에 접근하기 위해 회사가 설립됐다 ”며 “맞춤 항암제 개발 회사들이 취했던 방식과 동일한 접근을 신경질환에도 적용하길 원한다”고 말했다.
번스는 보도자료에서 “뉴모라는 뇌질환에 대한 잠재적인 동급 최고의 정밀의약품을 개척하기 위해 설립됐으며, 데이터 과학을 통합하는 게 핵심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이어 “암젠으로부터 카제인 키나제 1 델타 및 글루코세레브로시다제를 표적으로 하는 잠재적인 동급 최고의 프로그램으로 파이프라인이 확장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며 “암젠의 지원으로 뉴모라가 뇌질환에 대한 정밀 약물 개발의 선구자가 될 태세를 갖췄다”고 덧붙였다.
암젠의 연구개발 책임자인 데이비드 리즈(David M. Reese) 박사는 “암젠의 deCODE를 레버리지로 삼아 뉴모의 뇌질환 관련 집중도 및 전문성을 활용해 동급 최고의 정밀치료법을 발굴, 개발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뉴모라의 5억달러 시리즈A 유치는 ARCH Venture Partners가 주도했고 Alexandria Venture Investments, Altitude Life Science Ventures, Catalio Capital Management, F-Prime Capital, Invus, Logos Capital, Mubadala Capital, Newpath Partners, Polaris Partners, re.Mind Capital(Apeiron), Softbank Vision Fund 2, Surveyor Capital(Citadel 계열사), Waycross Ventures(Bayers Capital) 등이 참여했다.
뉴모라의 공동 설립자이자 ARCH Venture Partners의 전무이사인 크리스티나 뷰로우(Kristina Burow)는 “전통적인 신경과학 R&D는 일률적으로 적용되는 치료 접근 방식에 의해 제약을 받으며 종종 미흡한 효능, 높은 위약 반응, 일상적인 임상시험 실패로 이어졌다”며 “환자들은 정밀의학 맞춤치료제로 더 나은 대우를 받을 자격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