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낙원 고려대 의대 융합의학교실 교수팀(김민아 고려대 KU-KIST 융합대학원 박사과정생, 정용균 이지다이아텍 대표, 김지영 팀장, 송상훈 서울대병원 진단검사의학과, 오병모 재활의학과, 노영선 응급의학과 교수)이 항체를 이용한 면역진단과 핵산을 이용한 유전자 분자진단이 동시에 가능하면서도 민감도가 높은 혁신적인 진단 플랫폼인 VEUS(Versatile, Easy, User-friendly System)를 개발했다고 20일 발표했다.
의료현장에서는 신속성과 정밀성을 동시에 갖춘 진단기술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특히 응급의료, 감염병 대응, 중증 환자 치료에서 기존의 현장진단(Point-of-Care Testing, POCT)과 고정밀 진단(Precision Diagnostics) 사이의 격차를 해소하는 기술이 필요하다.
현장진단은 별도의 검사실이 아닌 환자가 있는 현장에서 검사를 시행해 진단하는 것으로 장소에 제약을 받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짧은 시간에 결과를 알 수 있어 신속한 대응을 가능하게 하지만, 민감도와 정확도가 낮고 여러 질환 검출을 위해서는 각각 검사를 해야 한다는 한계가 있다. 대표적으로 코로나19 항원-항체 신속 자가진단 키트, 임신 테스트기, 소변 스틱 시험지 등이 현장진단에 쓰이는 검사법이다.
반면 고정밀 진단법은 높은 정확도를 제공하지만, 고성능 대량 RT-PCR, CT 스캔, 유전자 정밀검사 등을 위한 대형 장비와 숙련된 인력이 필요하며 분석 시간이 길어 응급상황이나 자원이 제한된 환경에서는 적용이 어렵다.
현장진단(POCT)과 정밀진단의 장점을 결합한 혁신적 진단 플랫폼 ‘VEUS’ 모식도
이에 연구팀은 이러한 의료현장의 요구를 충족하는 차세대 진단 플랫폼 VEUS를 개발했다. VEUS는 전 과정 자동화, 고감도 광학 감지 시스템, AI 기반 이미지 분석, 특정 바이오마커 타깃별 식별 코드를 ‘길이’로 인코딩한 막대형 자성 입자를 통합하여 높은 정밀도를 갖추면서도 면역 및 분자진단이 모두 가능한 동시 다중진단 기능을 제공한다. 이미 진단 성능평가와 임상연구를 통해 외상성 뇌손상(TBI), 패혈증, 호흡기바이러스 감염(독감, 코로나19) 등 다양한 질환을 1시간 이내로 신속하고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음을 증명했다.
김민아 고려대 KU-KIST융합대학원 박사과정(왼쪽부터, 공동1저자), 김지영 이지다이아텍 팀장(공동1저자), 정용균 대표(공동교신저자), 최낙원 고려대 의대 융합의학교실 교수(공동교신저자).
최낙원 교수는 “VEUS는 현장진단과 정밀진단의 장점을 결합해 의료현장에서 신속하면서도 정확한 진단을 가능하게 하는 혁신적인 플랫폼”이라며 “추가 연구를 통해 응급실, 원격의료, 가정용 진단기기 등 다양한 의료환경에서 활용 가능한 획기적인 진단 솔루션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용균 이지다이아텍 대표는 “VEUS는 의료현장에서 보다 빠르고 정밀한 진단이 가능하도록 돕는 중요한 도구가 될 것”이라며 “향후 임상연구를 통해 뇌 질환, 암, 면역질환 등 다양한 분야로 적응증을 확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범부처전주기의료기기연구개발사업과 중소벤처기업부 주관 프로그램인 ‘스케일업 팁스’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JCR 분야 상위 3.1% 국제 학술지인 ‘화학공학저널’(Chemical Engineering Journal, IF=13.4)에 ‘신속하고 정확한 진단을 위한 길이로 인코딩된 막대형 자성 입자 기반 다목적 면역 및 분자진단 시스템: VEUS’(Length-encoded rod-shaped magnetic particle-based multipurpose immuno- and molecular assay system for rapid and accurate diagnostics: VEUS) 라는 제목으로 지난 3월 9일 온라인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