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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자의 DMD유전자 치료제, ‘안전성’ 논란 불구 임상 3상 지속
  • 홍세정 기자
  • 등록 2020-05-19 15:43:34
  • 수정 2021-02-27 01:1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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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작용 심각해도 모니터링으로 관리 가능 … 사렙타 ‘SRP-9001’와 “맞장”, 솔리드 등 3파전
뒤센근이영양증(DMD) 유전자 치료제 개발에서 3파전을 보이고 있는 화이자(윗줄 왼쪽부터 시계방향), 솔리드바이오사이언시스, 로슈-사렙타의 회사 로고
화이자는 치명적인 유전질환인 뒤센근이영양증(Duchenne’s muscular dystrophy, DMD) 치료제의 새로운 임상 결과를 최근 열린 미국 유전자·세포치료(American Society of Gene and Cell Therapy) 연례 회의에서 발표했다.

화이자의 ‘PF-06939926’는 DMD 소아환자의 근육에서 디스트로핀 수준을 증가시켰다. 치료 1년 후 6명의 환자(저용량을 받은 환자 3명과 고용량을 받은 환자 3명)는 DMD 환자의 운동 기능을 측정하는 노스스타 외래평가(North Star Ambulatory Assessment, NSAA) 척도에서 평균 3.5점 향상됐다. 저용량 그룹의 환자는 정상의 24%인 디스트로핀 수치를 기록하고 고용량 그룹의 환자는 정상의 51.6% 수준을 나타냈다.

하지만 화이자의 이 약물은 안전성 논란에 휩싸여 왔다. 작년 초 위험한 면역반응으로 신장 손상을 입은 후 병원에서 11일을 보냈던 환자를 포함해 2명의 환자에서 심각한 부작용이 나타난 사실이 지난해 7월 알려졌다. 한 환자는 구토로 인한 탈수를 치료하기 위해 구토방지 약물이 필요했다. 

다른 환자는 급성 신장 손상을 막기 위한 투석과 혈소판 감소 증상과 보체 관련 부작용(complement-linked side effects)을 치료하기 위한 면역억제제 ‘솔리리스’(Soliris 성분명 에쿨리주맙, Eculizumab)가 필요했다. 부작용은 인체 고유의 면역반응에 따른 것이다. 알렉시온파마슈티컬스(Alexion Pharmaceuticals)의 솔리리스는 발작성 야간 혈색소뇨증(Paroxysmal Nocturnal Hemoglobinuria, PNH)이 주된 적응증이다. 

이번에 발표된 3상 임상 데이터에선 세 번째 부작용을 겪은 환자의 사례가 나왔다. 이 환자는 치료 후 1주일 동안 혈액 검사에서 혈소판 수가 적어 혈소판 수혈과 솔리리스 투여를 받았다. 부작용은 심각했지만 화이자는 1b상 연구에서 ‘모니터링 및 관리 체제’를 강화한 바 있어 세 번째 환자의 부작용을 신속하게 해결했다. 이에 따라 올 하반기로 예정된 3상 임상을 모두 마치겠다는 게 화이자의 생각이다. 

부작용에도 불구하고 화이자의 희귀병 임상 연구 부사장인 마이클 빈크스(Michael Binks)는 “이번 임상 데이터는 올해 말 까지 PF-06939926의 임상 3상 연구를 지속할 수 있는 잠재력을 보여주기에 충분했다”며 “내년 초 허가가 기대되는 사렙타 SRP-9001와 경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로슈-사렙타·솔리드 등 유전자 치료제 개발 … 부작용 극복이 걸림돌, 화이자 “대조군 비교 없어 맹탕”

DMD는 전 세계적으로 약 30만명의 사람들이 앓고 있는 희귀하면서 심각한 소아 말초성 유전질환이다. 근육 보호 단백질인 디스트로핀(dystrophin)이 부족해서 생기는 질병이다. 디스트로핀은 근육세포의 세포골격(cytoskeleton)을 세포 외 단백질과 결합하는 역할을 한다. 보통 1~4세 소아기 초기에 발병하고 근력저하를 나타낸다. 근변성이 진행되면 평균 10대 초반에 보행능력을 상실해 청소년들은 대개 휠체어에서 생활을 하며, 폐 또는 심장 문제로 어린 나이에 사망한다. 디스트로핀 단백질이 생성되지 않으면 심각한 근육 손실이 일어나 환자의 대부분은 조기에 사망한다. 

유일한 치료법은 유전자치료제로 현재 사렙타의 ‘엑손디스51’(Exondys 51, 성분명 에테플리센 eteplirsen)과 ’비욘디스53’(Vyondys53, 주성분 골로더센 golodirsen)이라는 두 가지만 허가돼 있다.

현재 화이자, 로슈-사렙타, 솔리드바이오사이언스(Solid Biosciences)는 모두 실제 단백질처럼 기능할 수 있는 단축된 형태의 디스트로핀을 생성하기 위한 일회성 유전자 치료법을 개발하고 있다. 

로슈는 작년 12월 사렙타의 DMD 치료물질 ‘SRP-9001’을 11억5000만달러에 사들였다. 이 물질에 대한 임상 2상 시험은 2022년 4분기 중에나 완료될 예정이다. 로슈와 사렙타의 ‘SRP-9001’은 디스트로핀 유전자가 발현할 수 있도록 인코딩된 유전자를 근육조직에 직접 전달해 근 조직에서 디스트로핀이 생성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솔리드의 SGT-001을 이용해 DMD 유전자치료법을 연구 중이지만, 이를 투여받은 6번째 환자에서 적혈구 감소 및 혈소판 수 감소, 급성 신장 손상 등의 부작용이 보고된 바 있다. 이에 따라 FDA는 지난해 11월부터 임상시험에 부분적 보류 조치를 취하고 있다. 

캔터 피츠제럴드(Cantor Fitzgerald)의 애널리스트 알레시아 영(Alethia Young)은 “화이자가 솔리드보다 약간 경쟁력이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화이자의 최근 자료는 사렙타의 안전성 측면에서의 경쟁 우위를 더욱 강화한다고 믿는다”며 “임상시험 도중 부작용을 모니터링하고 치료하는 게 코로나19에서 나타나는 면역 과잉 부작용을 피할 수 있다”고 말했다.

RBC캐피털마켓의 애널리스트인 브라이언 아브라함(Brian Abrahams)은 “화이자는 생명을 위협하는 면역 과잉 부작용의 원인을 치료제 전달체 역할을 하는 아데노바이러스 벡터(adeno-associated virus)에 있다고 본다”고 지난 15일 밝혔다. 이는 사렙타테라퓨틱스(Sarepta Therapeutics)의 선발 DMD 유전자치료제 후보인 SRP-9001에서 나타나는 부작용과 비슷한 것이다. 
아브라함은 “역대 임상 데이터로 볼 때 사렙타의 AAVrh74 벡터가 화이자의 AAV9 벡터에 의한 접근법보다 본질적으로 안전성에서 우위를 보여준다”며 “비록 화이자가 부작용을 모니터링 및 관리할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임상적·상업적인 측면에서 유리하다”고 주장했다. 

영은 “보체 활성화(complement activation) 부작용은 SRP-9001이 안전성과 유효성을 확보하는 데 극복해야 할 중대한 장애물”이라며 “비록 스테로이드 또는 솔리리스 사전 치료로 이런 위험을 줄일 수 있다 해도 임상현장에서는 실행 가능한 수단이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녀는 “COVID-19 유행과 관련한 관점에서 보체 활성 위험을 낮춰야 하고, 입원치료를 받아야 하는지는 의문스럽다”고 지적했다. 

각 치료법은 단순 비교가 어렵다. 사렙타는 4~7세 소년,  화이자는 6~12세를 대상으로 하는 등 임상 대상이 다르고 디스트로핀 측정 방법도 다르다. 

화이자의 빈크스는 “이상적인 유전자 치료는 DMD의 진행을 늦추거나 멈출 수 있다”면서도 “환자가 걷거나 스스로 호흡하는 게 가능한지, 단축된 형태의 디스트로핀을 생산하는 게 정말 도움이 되는지를 말하기는 너무 이르며, 기능이 어느 정도 향상될지도 알 수 없다”고 말했다.

화이자의 치료제에 대한 최근 2년 간의 데이터는 맹탕이다. 위약 대조군 시험에서 얻은 결과가 없으며, 스테로이드 치료 대비 유전자치료가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도 판단이 어렵다. 임상시험 도중 부작용도 관찰됐다. 출시가 된다고 해도 병목현상 등의 문제로 인해 치료를 받을 수 없는 가능성이 높다. 

비영리단체 큐어뒤센(CureDuchenne)의 CEO인 데브라 밀러(Debra Miller)는 “몇 년 전 ‘유전자 치료제는 특효약’이었고, 많은 가족들이 유망한 치료법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이제는 DMD의 유전자 치료제의 현실에 대해 매우 냉담해져야만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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