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목표 8000만달러 초과 … ‘론카’ ‘카미’ 2상 연구 투입 … ORIC파마·젠탈리스도 코로나 와중 상장 성공
스위스 로잔에 근거를 둔 항암제 전문기업 ADC테라퓨틱스(ADC Therapeutics)가 코로나19 감염증 유행에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데뷔해(IPO) 2억3300만달러를 유치했다. 이는 당초 목표보다 8000만달러를 초과한 금액이다.
이번에 들어온 자본금은 재발성(relapsed) 미만성 거대 B세포 림프종(diffuse large B-cell lymphoma, DLBCL) 치료 항체 결합체인 론카스툭시맙 테시린(loncastuximab tesirine, ADCT-402)의 임상2상 연구에 쓰일 예정이다. 일명 ‘론카(lonca)’로 불리는 이 물질은 CD19를 타깃으로 하며 올 하반기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승인 신청에 들어갈 예정이다.
ADC는 론카와 자체 개발한 비호지킨병림프종 파이프라인, 얀센의 브루톤 티로신 키나제(Bruton’s tyrosine kinase, BTK) 차단제인 ‘임브루비카캡슐’(Imbruvica 성분명 이브루티닙 Ibrutinib)의 병용요법을 재발성 또는 불응성 DLBCL, 외투세포림프종(mantle cell lymphoma)에 적용하는 임상을 진행 중이다. 또 론카와 아스트라제네카의 면역관문억제제인 아스트라제네카 ‘임핀지주’(Imfinzi, 더말루맙, Durvalumab)를 병용해 낭종성림프종, DLBCL, 외투세포림프종 등을 적응증으로 하는 임상도 진행 중이다.
신규 자본금은 ADC의 호지킨과 비호지킨 림프종 치료제 조절T세포(regulatory T cells)의 CD25를 타깃으로 하는 카미단루맙 테시린(camidanlumab tesirine, 일명 cami, 카미, ADCT-301)의 임상 2상 연구를 마치는 데에도 쓰일 전망이다. 카미는 잦은 재발과 치료 상의 어려움을 이유로 ADC가 젠맙(Genmab)과 파트너십을 맺고 연구·개발 중이다. 카미는 CD25 억제기전에 따라 면역관문억제제에 반응하지 않는 경향을 보이는 두경부암 및 췌장암 등의 고형암에 효과를 보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그러나 지난 4월 FDA가 안전상의 문제로 카미의 호지킨병 임상시험에 부분적으로 보류 조치를 취하면서 난관에 봉착했다. 연구에 참여한 47명의 환자 중 2명은 면역체계가 신경을 공격하는 희귀질환인 길랭-바레증후군(Guillain-Barre syndrome)을 진단받았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자료에 따르면 이 중 한 명은 집에서 회복 중이지만, 다른 한 환자는 병원에서 인공호흡기를 달고 있다. 2017년에도 FDA는 이 약물의 초기 임상시험을 일부 유보했는데, 이 때도 길랭-바레증후군이 발생했다.
임상 보류는 2018년에 해제됐지만 ADC는 임상 1상 시험에서 독성 문제로 인해 HER2(human epidermal growth factor receptor type2) 양성 암을 겨냥한 중간 신약후보물질 중 하나를 포기했다.
이같은 이유로 ADC는 기존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은 진행하지만 새로운 환자를 등록시킬지 여부는 미지수다. 증권가에 따르면 2021년 상반기에 톱라인 데이터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FDA가 카미 임상의 부분적 보류를 어떻게 처리하느냐에 따라 일정이 달라질 수 있다.
ADC는 작년 6월 시리즈E에서 7600만달러를 유치해 총 2억7600만달러를 확보했다. 이 때까지 당긴 투자금액은 총 5억5800만달러였다. 하지만 투자 지출로 지난해 말 현금잔고는 1억달러로 줄었다. 이에 지난해 9월 뉴욕증권거래소에 1억5000만달러를 조달하기 위한 IPO(기업공개)를 신청했다. 이번에 2억3300만달러로 규모로 상장에 성공한 ADC는 다른 항암제 전문 생명공학회사인 오릭파마슈티컬스(ORIC Pharmaceuticals)와 젠탈리스파마슈티컬스(Zentalis Pharmaceuticals)처럼 코로나19 감염증 기간 동안 상장돼 원래 목표를 초과달성한 바이오기업의 반열에 합류했다.
지난 4월 24일 상장한 오릭파마는 당초 8600만달러를 목표로 했으나 1억2000만달러로 초과 달성했다. 앞서 지난 4월 3일 IPO에 나선 젠탈리스파마는 목표를 1억달러로 설정했으나 1억6500만달러를 모았다.
ADC테라퓨틱스는 2011년 스위스 로잔에서 출범했으며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서 가까운 샌마테오(San Mateo)에 현지법인을 두고 있다. 피롤벤조디아제핀(pyrrolobenzodiazepine) 기반 항체약물결합체(ADC·Antibody-Drug Conjugates)를 집중 개발하고 있다. 론카, 카미 외에도 ADCT-602, ADCT-601 등 유망 ADC 신약후보물질이 후기 임상 단계에 있다. 2015년 6월부터 크리스 마틴(Chris Martin) 창업자 겸 CEO가 스피로젠(Spirogen) CEO를 겸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