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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에도 ‘꿋꿋한 실적’ 버텍스, 주가 고공행진 계속되나?
  • 홍세정 기자
  • 등록 2020-04-27 20:19:36
  • 수정 2023-02-22 05:5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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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낭포성섬유증 치료제 ‘트리카프타’ 등 강력 파이프라인으로 성장세 유지 … 리제네론보다 유리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 혁신단지 소재 희귀질환 개발 전문기업 버텍스파마슈티컬스 로고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COVID-19)이 많은 제약 회사에 혼란을 야기했지만 이에 굴하지 않고 주식시장에서 ‘꿋꿋한 실적’을 보이는 버텍스파마슈티컬스(Vertex Pharmaceuticals)가 주목받고 있다. 희귀 유전질환인 낭포성섬유증(cystic fibrosis, CF)에 집중하는 이 회사는 코로나19로 회사의 공급망이나 비즈니스 전망에 영향을 받지 않았다. 

이 회사는 지난 3월 31일(올 1분기) 기준으로 시가총액이 617억달러에 달해 지난해 12월 31일(4분기) 대비 9.6% 증가하면서 글로벌데이터(GlobalData)가 집계한 글로벌 상위 20개 제약사 중 16위에 올랐다. 전분기 대비 3계단이나 뛰어올랐다. 

버텍스는 “대다수 제약사들이 임상연구 등록을 중단하거나 늦추는 상황에서 우리도 몇 주 또는 몇 개월 임상연구가 지연되는 불이익을 겪을 수는 있겠지만, 우리 회사의 장기적인 승인 일정이나 수익 상황은 변경되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CF 치료제 ‘트리카프타’ 판매량 급증 … 미국 내 환자 90%에 처방 가능
 
버텍스는 낭포성섬유증(CF) 치료제를 전문 개발하는 회사로 잘 알려져 있다. CF는 상염색체에 있는 열성 유전자 때문에 발생한다. 부모 중 한쪽으로부터만 받으면 발병되지 않지만 양쪽으로부터 대물림하면 질환이 발현한다. 낭포성섬유증 막횡단 전도조절자(cystic fibrosis transmembrane conductance regulator, CFTR)의 결함으로 나타나는 유전성 질환이다. 

CF는 주로 폐에 증상이 나타나고 간, 췌장, 비뇨기계, 생식기계, 땀샘 등 신체 여러 기관을 침범한다. 낭포로 인해 비정상적으로 두껍고 끈적거리는 점액이 만들어져 염분과 수분이 조절되지 않는 상태가 되고 병원균 이동이 차단돼 세균감염이 쉽게 일어난다. 북미·유럽·호주에서 약 7만5000명, 미국 내에서만 2만7000명의 환자가 있다.
 
버텍스는 현재 CFTR 돌연변이가 하나 이상인 12세 이상의 CF 환자를 대상으로 한 아이바카프토(ivacaftor), 루마카프토(lumacaftor), 테자카프토(tezacaftor), 엘렉사카프토(elexacaftor) 등 4종의 승인된 CF 치료제를 보유하고 있다. 이중 작년 10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아 올 1월에 출시된 ‘트리카프타’(Trikafta)로 가장 각광받고 있다. 가장 흔한 CF 돌연변이 환자를 치료하는 세 가지 약인 아이바카프토, 테자카프토, 엘렉사카프토를 결합한 약물로 잠재적으로 전체 CF 환자의 90%를 타깃으로 하며 약 1만8000명의 미국 내 환자가 처방 대상이 된다. 트리카프타 매출은 올 1분기 4억4000만달러를 기록해 버텍스에서 최고 매출을 자랑하는 약물에 올랐다. 

유럽의약품청 승인나면 CF 프로그램 2028년 100억달러 이상 매출 기대
 
버텍스의 트리카프타는 매출 성장을 이끌기 위한 여러 요건을 갖추고 있다. CF 치료제 선두주자인 버텍스는 지난 5년 동안 매출을 꾸준히 늘렸으며 트리카프타는 이런 추세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전망이다. 올해는 물론 내년에도 트리카프타가 매출 성장을 이끌 전망이다. 

버텍스는 트리카프타 신약 승인 서류를 유럽의약청(EMA)에 제출해 긍정적 반응을 얻었으며, 올해 승인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허가가 나면 판매 증가가 확실시된다. 

버텍스의 CEO 제프리 레이던(Jeffrey Leiden)은 2018년 2월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얻은 2년 전에 승인된 CF 치료제 ‘심데코’(Symdeko 성분명 테자카프토/아이바카프토, tezacaftor/ivacaftor)와 트리카프타의 판매량이 올해 53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심데코는 당초 12세 이상 환자에게 허가됐으나 지난해 6월 6세 이상의 환자로 환자층이 넓어졌다. 일부 CF 환자에서 돌연변이는 CFTR 단백질이 비정상적으로 접히게 해 정상적으로 세포 표면에 도달하는 것을 막는데, 심데코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한다. 

글로벌 펀드평가기관인 ‘모닝스타’는 버텍스의 CF 프로그램이 2028년에 100억달러 이상의 매출을 창출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버텍스는 오래된 CF 치료제인 ‘오캄비’(Orkambi, 성분명 루마카프토/아이바카프토 lumacaftor/ivacaftor)와 ‘칼리데코’(Kalydeco, 성분명 아이바카프토 ivacaftor)를 판매하고 있으며, 적응증도 계속 확대되고 있다. 
 
나스닥에 따르면 버텍스는 지난 4월 10일 기준으로 올해 최고 수준의 현금, 현금등가물, 타사 유가증권 등 38억달러의 현금보유고를 기록했다. 신종 코로나로 S&P500이 18% 하락하는 동안 버텍스 주식은 13% 상승한 기록적인 수준으로 거래되고 있다. 투자자들은 코로나 사태로 장기적인 수익성을 높게 평가하는 주식시장 상황에서 버텍스 주가는 더 올라갈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입을 모은다. 

CF 넘어 AATD, SCD, 뒤센근위축증 등 다수 유망 파이프라인 보유

버텍스는 CF 치료제와 관련 여러 임상연구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연구개발에 18억달러를 투자해 트리카프타와 같은 임상 단계 신약 파이프라인을 연이어 창출하려는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지난 1월말  6~11세 CF 환자를 대상으로 한 트리카프타의 3상 임상시험 환자 등록을 시작했다. 처방받을 수 있는 환자 연령대를 확대하기 위한 일환이다. 

이밖에 통증 치료제 VX-150(2상), 20~50세에 호발하는 폐·간 질환을 유발하는 알파-1안티트립신결핍증(alpha-1 antitrypsin deficiency, A1AD or AATD)의 VX-814(2상) 및 VX-864(1상), APOL-1 매개 신장질환(APOL1-mediated kidney diseases)의 VX-147(1상) 등 중증질환 치료제로 임상 중인 견고한 신약 파이프라인을 가지고 있다. 

또 겸상적혈구질환(sickle cell disease, SCD)과 수혈 의존성 베타지중해빈혈(beta thalassemia)에서 CTX001가 1/2상을 진행 중이다. 뒤센근위축증(Duchenne muscular dystrophy, DMD)과 1형 당뇨병(1 diabetes mellitus)에서 전임상시험이 이뤄지는 등 파이프라인의 폭도 넓어졌다. 특히 크리스퍼테라퓨틱스(CRISPR Therapeutics)과 제휴를 맺어 개발 중인 CTX001이 유망하다. 

한 우물 깊게 판 버텍스, 코로나19 치료제로 급상승한 리제네론보다 유리

버텍스는 주식시장에서 흔히 길리어드사이언스(Gilead Sciences)와 리제네론(Regeneron)과 비교된다. 두 회사는 올 1분기 시가총액이 전년도 4분기 대비 각각 14.5%와 32.5% 증가해 각각 14위, 20위에 랭크됐다. 

16위인 버텍스는 아무래도 20위인 리제네론과 비교하기 쉬운데 투자자들은 CF 치료제를 독점하는 버텍스의 지배력이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뛰어든 리제네론의 화려함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고 보고 있다.  
 
버텍스의 일부 임상시험이 코로나19로 중단되거나 지연된다고 하더라도 버텍스가 장기 주식 구매에 집중하는 투자자들에게는 더 나은 선택으로 점쳐진다. 리제네론의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은 성공 여부가 불확실하고, 다른 제약사와의 경쟁에서 이기지 않는 한 성과를 담보할 수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버텍스는 지난 3년 동안 수익이 리제네론보다 빠르게 증가했다. 강력하고 독점적인 제품 라인업 덕분이다. 이런 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버텍스와 리제네론의 두 주식은 모두 약간 비싸지만 현재 리제네론이 더 저렴한 편이다. 리제네론은 주가수익비율(Price-Earning Ratio, PER)이 18인 반면 버텍스는 31에 달한다. 반면 수익성장성대비주가(price-to-earnings growth, PEG)은 똑같이 0.4 수준이다. 그러나 최근 주식 일부를 저가에 매각함으로써 버텍스는 올해 초보다 매력적으로 평가되는 반면 리제네론은 같은 기간 동안 더 비싸게 올랐다. 

사회공헌에도 앞장 … 푸드뱅크에 5만캐나다달러 등 코로나19에 500만달러 기부
 

버텍스가 활발한 사회공헌을 통해 지역사회에 미치고 있는 영향력도 상당하다. 푸드뱅크 캐나다(Food Banks Canada)의 한 지역 매니저는 “버텍스의 직원들은 과거에 지역 푸드뱅크에서 자원봉사를 했다. 그들이 캐나다 전역의 우리 사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깊은 감사와 존경을 표한다“고 말했다. 
  
캐나다 전체의 푸드 뱅크는 코로나19로 심각한 타격을 받았다. 지원 수요는 급증하고 있는 반면 수거할 식품과 이를 배급할 자원봉사자들은 급감했다. 그러나 버텍스의 직원들은 푸드뱅크에 의존하는 취약계층을 지속적으로 후원하고 있다. 
 
지난 24일 버텍스는 버텍스자선재단을 통해 푸드뱅크 캐나다에 5만캐나다달러(CAD)를 코로나19 돕기에 기부한다고 발표했다. 이 돈은 식품과 다른 필수품들을 구매하는 데 쓰일 예정이다. 이번 기부는 재단이 버텍스 직원들의 자선 기부를 두 배로 늘리는 등 총 500만달러를 거둔 글로벌 후원 성금의 일부다.    

40년 동안 기아를 해소하고 식품 불안을 안고 사는 캐나다인들을 돕기 위해 노력해 온 캐나다 푸드뱅크의 크리스 해치(Chris Hatch) CEO는 “어려운 이웃을 지원해줘 감사하다”며 “식량 수급이 불안정한 소외계층의 음식을 사는 데 쓰겠다”고 말했다. 

버텍스는 1989년 미국 매사추세츠주 캠브리지에서 조슈아 보거(Joshua Boger)와 케빈 킨셀라(Kevin J. Kinsella)에 의해 공동 설립됐다. 1994년 8억달러를 투입해 지은 같은 주 보스턴의 혁신지구 내 콤플렉스로 이전했다. 국제본부(International Headquarters)를 영국 런던에 두고 있다. 북미, 유럽, 호주, 라틴아메리카 등지에 연구개발 사이트와 현지 영업사무소가 있다. 버텍스는 ‘사이언스’ 저널 선정 ‘다닐 만한 생명과학 기업’ 10년 연속 1위, ‘포브스’ 선정 ‘2019년 세계 최고기업 2000곳’에서 다양성 부문 5위(2018년 종합평가 358위) 등 꾸준히 업계 상위권으로 인정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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