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VB리링크, 빈다켈 23.4억→15.5억, 온파트로 3.04→2.98억, 테그세디 1.58억→1.18억 달러로 매출 감소 예상
코로나19는 승승장구하는 ‘트랜스사이레틴 유래 아밀로이드증’(Amyloidosis associated with transthyretin, ATTR) 시장에마저 영향을 주고 있다.
화이자의 ATTR 치료제 ‘빈다켈’(Vyndaqel 성분명 타파미디스 메글루민, tafamidis meglumine)은 작년에 심근병증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적응증 확대 승인을 받고 나서 뚜렷한 매출 성장세를 보였다. 빈다켈의 판매량은 기존 경쟁 ATTR 치료제인 알닐람(Alnylam)의 ‘온파트로’(Onpattro 성분명 파티시란 patisiran)와 아이오니스파마슈티컬스(Ionis Pharmaceuticals) 자회사 악시아테라퓨틱스(Akcea Therapeutics)의 ‘테그세디’(Tegsedi, 성분명 이노테센 inotersen)에 위협을 가할 정도로 높았다. 그러나 코로나19는 빈다켈이 블록버스터 약물이 되는 길을 위협하고 있다.
ATTR은 비정상적인 아밀로이드 단백질이 말초신경, 심장, 기타 체내 기관들에 축적되는 특징을 나타내는 치명적인 유전성 질환으로 발병률이 희소하나, 한번 발생되면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
FDA로부터 ATTR 심근병증 치료제로 승인을 받은 후 첫 매출 집계가 나온 작년 3분기에 화이자의 빈다켈은 일치된 예상치인 2100만달러를 상회하는 7900만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알닐람의 온파트로 매출은 추정치와 일치하는 4610만달러에 머물렀다.
SVB리링크(SVB Leerink)의 애널리스트들은 지난 22일(미국 현지시각) “코로나19가 급성장하는 ATTR 의약품 시장마저 위협하고 있다”며 “매출 감소가 코로나19에 의한 일시적인 현상이라 하더라도 단기적인 예상 판매량을 뒤짚기에 충분하다”고 경고햇다.
SVB리링크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올해 빈다켈 매출 추정치를 23억4000만달러에서 15억5000만달러로 낮췄다. 또 테그세디에 대한 기대치는 1억5800만달러에서 1억1800만달러로 내리면서 2021년 이후 시장점유율은 더 낮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알닐람의 온파트로는 올해 예상치인 3억400만달러에 비해 약간 감소한 2억9800만달러 어치가 판매될 것으로 예상했다. 온파르토와 테그세디는 모두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oligonucleotide) 약물이지만 테그세디의 판매가 부진한 이유에 대해 코로나19나 경쟁약물인 온파르토 때문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 그만큼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얘기다.
아이오니스는 차세대 약물을 준비 중이다. SVB리링크 분석가들은 “ATTR 시장에서 실질적인 점유율을 확보하기 위해 신약이 나올 때까지 기다려야 할 가능성이 높다”고 점쳤다. 그들은 “미국과 유럽이 병원 이용에 대한 사회적 거리두기로 ATTR 진단 속도가 주춤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신규 환자에 의한 빈다켈, 온파르토, 테그세디의 약물 판매도 멈출 것”이라고 부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코로나19로 인한 ATTR 치료제 매출 감소를 만회하는 일은 희귀질환의 존재를 알리고 의사와 환자를 교육하는 일밖에 없다. 마케팅 기술에 관한 한 세간에 명성이 높은 화이자는 의료진들에게 침습적인 유전검사가 아닌 비침습적인 방법으로 진단하도록 교육하고 있다. 방사성 동위원소를 활용한 섬광조영술(閃光造影術, scintigraphy)로 영상진단을 하는 것인데 빈다켈 치료 환자의 90%가 이를 통해 진단받았다.
약물의 복용법은 중요한 판매 포인트다. 테그세디 복용 환자는 1주일에 한 번 피하주사로 자가 투여하는데 연간 정가는 45만달러다. 알닐람의 온파트로는 동일한 연간 비용으로 3주마다 한 번씩 투약하지만 정맥주사여서 직접 병원을 방문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화이자의 빈다켈은 ATTR 심근병증 환자에게 하루 한 번 복용하는 경구약으로 출시됐다. 화이자는 ATTR 다발성신경병증으로도 빈다켈의 FDA 승인을 노리고 있다.
장기적으로 코로나19 이후 ATTR 시장에서 제약회사가 매출 손실을 회복할 수 있는 전망은 밝다. SVB리링크는 “지금의 시장 둔화가 상대적으로 짧게 끝날 것으로 예상한다”며 “ATTR의 심근병증과 다발성신경병증은 진행성 질환으로 올해 진단을 받았던 대다수의 환자들이 지속적인 치료를 받게 된다는 점에서 매출을 보상받을 수 있는 원천”이라고 보고서에서 밝혔다.
하지만 ATTR의 3대 치료제는 모두 새로운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에이도스테라퓨틱스(Eidos Therapeutics)’가 2018년 최초 시장공모에서 걷어들인 1억630만달러로 ATTR 심근병증 신약후보물질 ‘AG-10’에 임상에 들어가면서 몰입하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