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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가 글로벌 제약업계에 미치는 나쁜 영향 vs 좋은 영향
  • 홍세정 기자
  • 등록 2020-04-06 22:35:18
  • 수정 2022-10-02 14:4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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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약승인·적응증확대 지연 … 의사 대면·교육 필요한 약 매출 ↓, 수술 대체·경쟁약 희소 ↑
미국 버텍스(Vertex)의 낭포성 섬유증 치료제인 ‘트리카프타’(왼쪽)는 신종 코로나 증상 개선에 좋다고 알려져, 애브비의 자궁내막증 치료제 ‘오릴리사’는 신종 코로나로 수술을 꺼리는 성향이 강해지면서 호황을 누리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과 그에 따른 사회적 충격이 전방위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에 바이오·제약산업도 면역력을 갖추지 못한 것은 마찬가지다. 제약회사의 임상시험 환자 등록에 악영향을 끼칠 뿐만 아니라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신약 승인 심사도 지연시키고 있다. 

더욱이 ‘사회적 거리두기’로 신뢰할 만한 대인 마케팅 기법도 허용되지 않으면서 새로운 약 발매는 그저 고통이거나 아예 통째로 중단돼야 하는 실정이다. 마케팅 경험이 일천한 소규모 바이오기업에겐 이런 코로나19 상황에 더욱 취약할 수밖에 없다. 그나마 생명유지에 필수적인, 다른 대안이 별로 없는 약들의 기득권은 더욱 공고해질 여지가 있다. 만성질환 치료제이면서 최신 신약은 경쟁약과 싸우기 위해 사회적 인식 증진, 환자 캠페인에 관심을 둔 프로모션에 나설 필요가 있다. 

BMS·노바티스·로슈·길리어드·애브비·인터셉트·바이오젠 등 신종 코로나로 출시·승인 지연

우선 거대 제약사의 피해가 두드러진다.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ristol Myers Squibb, BMS)는 2년 남짓 오랫동안 허가를 기다려온 다발성경화증 약물 ‘제포시아’(Zeposia, 성분명 오자니모드 ozanimod)가 지난달 26일(미국 현지시각) 허가가 났음에도 코로나19의 불황 속에서 출시를 연기하고 있다. 

프랑스계 독일 금융투자은행인 ODDO BHF에 따르면 제포시아의 경쟁자가 될 노바티스의 다발성경화증 치료제인 오파투무맙(ofatumumab)의 승인이 늦어질 수도 있다. 

5월에 FDA 승인이 예정된 로슈의 경구용 척수성근위측증(spinal muscular atrophy, SMA) 치료제인 리스디플람(risdiplam)도 코로나19의 여파에 무관하지 않다. ODDO 관계자는 “리스디플람의 승인 연기가 놀랄 만한 일은 아니다”고 평론했다. 노바티스의 졸겐즈마(Zolgensma)와 바이오젠의 스핀라자(Spinraza)가 척수성근위축증 치료제로 판매되고 있기 때문에 FDA로선 리스디플람 승인이 급한 사안은 아니다. 

이 같은 분위기는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제 시장에도 마찬가지다. RBC 캐피탈의 애널리스트인 브라이언 아브라함(Brian Abrahams)은 “지난해 8월 FDA 승인을 받은 애브비의 류마티스관절염 치료제 ‘린버크’(Rinvoq 성분명 우파다시티닙 upadacitinib)의 마케팅이 지연될 것이고, 길리어드사이언스가 갈라파고스와 공동개발 중인 류마티스관절염 치료제인 필고티닙(filgotinib)은 그보다 한참 후에 심사, 승인, 출시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인터셉트는 비알코올성지방간염 치료제 ‘오칼리바’(Ocaliva, 성분명 오베티콜릭산 obeticholic acid)는 FDA 자문위원회 회의에서 “승인 여부에 대한 논의가 몇 개월 후로 지연됐다”는 메시지를 받았다. 본래 3월 25일로 예정됐던 심사가 오는 6월 9일 지연·속개되며 전문의약품허가신청자 비용부담법(Prescription Drug User Fee Act, PDUFA)에 따라 오는 6월 26일 승인 여부가 최종 판가름난다.

바이오젠은 또 다른 이유로 코로나19 팬데믹의 피해를 입고 있다. 기업 내에 고위 경영진을 비롯한 여러 구성원이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됐다. 이로 인해 이 회사의 알츠하이머 치매 신약인 아두카누맙(aducanumab)의 신약승인을 위한 자료 제출 또는 검토는 예상보다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신종 코로나, 신규 도전자에겐 높은 ‘벽’ … 코로나19에 유익하면 ‘어부지리’

반면 시중에 이미 나와 있는 약물의 경우 경쟁자가 적거나 없는 중증 질병을 치료하는 약물은 코로나19 팬데믹의 영향을 덜 받거나 기득권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 전문기관인 스페릭스글로벌인사이트(Spherix Global Insights)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신경과 전문의의 25%는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1년 이내에 출시된 편두통 약물을 처방할 가능성이 적다고 답변했다. 오랫동안 판매된 약물일수록 의사들의 선택을 받을 확률이 높다는 얘기다.

2019년에 12월에 편두통 치료제로 FDA 허가가 나온 앨러간의 ‘우브렐비’(Ubrelvy, 성분명 유브로게판트 ubrogepant)와 10월에 편두통 적응증을 승인받은 릴리의 ‘레이보우’(Reyvow, 성분명 라스미디탄 lasmiditan)이 있다. 이들 약물도 생소하지만 신경과 의사들은 브랜드가 없는 바이오헤븐(Biohaven)의 ‘너텍오디티’(Nurtec ODT, 성분명 리메게판트 rimegepant)를 환자에게 처방하는 것을 더 꺼려한다. 너텍 오디티(구강붕해정)는 올 2월 27일에 성인용 급성 편두통 치료제로 허가받고 3월에 출시됐다. 

이에 따라 바이오헤븐은 사회적 거리두기 흐름에 맞춰 너텍 오디티 판매 초기에 의사와 환자를 대상으로 웨비나(인터넷 세미나), 원격의료, DTC(소비자 직접 대상) 광고, 소셜 미디어에 의존한 마케팅 활동을 벌였다. CGRP 억제 주사제로는 너텍오디티 외에 암젠과 노바티스의 ‘에이모빅(Aimovig)’, 테바의 ‘아조비(Ajovy)’, 릴리의 ‘엠갈리티(Emgality)’ 등이 있다. 그러나 너텍오디티는 유일하게 먹는 약이다. 주사제보다 복약 편의성에서 우수하다는 이유로 시장의 관심을 끌고 있다. 연 매출 8억9700만달러을 올릴 것으로 시장분석가들은 내다봤다.

침체를 걱정하는 바이오헤븐과 달리 버텍스(Vertex)의 f508del 돌연변이 낭포성 섬유증 치료제로 작년 10월에 승인받고 같은 달 출시된 3중 복합제 ‘트리카프타’(Trikafta 성분명 엘렉사카프토/아이바카프토/테자카프토, Elexacaftor/ivacaftor/tezacaftor)는 놀라운 시장 회복력을 보이고 있다. RBC의 투자분석가인 아브라함은 “트리카프타가 코로나 바이러스의 호흡기 증상을 개선한다고 알려져 매출 신장에 도움이 됐다”고 분석했다.

대체약·대면진료·수술·주사가 없으면 ‘유리’ … 환자교육·대면진료가 필요하면 ‘외면’ 

작년 12월 12일엔 승인된 사렙타(Sarepta)의 뒤센근위축증(Duchenne muscular dystrophy) 치료제 ‘비욘디스53’(Vyondys53, 주성분 골로더센 golodirsen)는 환자의 기저질환으로 인해 감염 위험이 높아지면 환자의 의사 방문이 줄어들어 처방이 줄 수밖에 없다. 아브라함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욘디스53의 대체 약물이 없는데다가 경쟁 약물인 니폰신야쿠(Nippon Shinyaku)의 빌톨라센(viltolarsen)이 예정된 승인 또는 출시가 지연됨에 따라 사렙타의 판매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치료에서 환자와 의사 간 교육이 중요한 약물은 신종 코로나로 악영향을 받고 있다. 아브라함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뉴로크라인바이오사이언스(Neurocrine Biosciences)의 지연성운동장애(tardive dyskinesia, 눈 감기 등 불수의적 운동이 어려움) 치료제 ‘인그레자’(Ingrezza, 성분명 발베나진 valbenazine)는 의사가 환자에게 세부 사항을 교육해야 하는 민감한 약물이다. 대면 상담이 어려워지자 팬데믹 이전 연간 11억달러를 예상했던 인그레자의 2020년 매출은 현재 9억1500만달러로 추정치가 하락했다.

마찬가지로 병원을 방문해 투여해야 하는 약물은 신종 코로나로 대면 진료가 제한을 받고 환자순응도도 떨어짐에 따라 처방 감소가 불가피하다. 세이지테라퓨틱스(Sage Therapeutics)의 산후우울증(postpartum depression) 약물 ‘줄레소’(Zulresso, 성분명 브렉사놀론 brexanolone)가 이런 범주에 속한다. 이 약물은 60시간 동안의 정맥주사로 투여받아야 해서 일반적인 여건으로는 환자에게 중대한 부담이 된다. 

카리오팜(Karyopharm)의 ‘엑스포비오’(Xpovio, 성분명 셀리넥소 selinexor)는 다발성골수종 시장에 2019년 중반에야 진입했다. 아브라함은 “치명적인 질병에 대한 이 약물의 새로운 메커니즘이 팬데믹의 영향으로 인해 여전히 최악 이상의 고립을 자초하고 있다”며 “설상가상으로 미만성거대B세포림프종(diffuse large B cell lymphoma)과 초기 다발성골수종으로 적응증을 확대하려는 이 회사의 노력은 신종 코로나로 늦춰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반대로 뉴로크라인이 발굴하고 애브비가 승인을 받은 자궁내막증(endometriosis) 치료제 ‘오릴리사’(Orilissa, 성분명 엘라고릭스 elagolix)는 호황을 누리고 있다. 환자들이 수술을 위한 병원 방문을 꺼리는 경구약을 선호하는 양상을 보여서다. 그러나 자궁근종(자궁근섬유종, uterine fibroids)으로 적응증을 넓히려는 시도는 지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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