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김현우 씨(30대·남성)는 겨울에서 봄으로 넘어가는 환절기 마다 한번씩 급성편도선염에 곤혹을 치른다. 침을 삼킬 때 목이 따끔따끔한 증상부터 시작해 열이 오르고 몸살 기운도 나타난다. 목통증이 심해 물 한 모금도 삼키기도 힘들어 식사도 어렵다.
그때마다 김씨는 응급실 행을 선택했다. 약으로는 어림없고 응급실에서 주사나 수액이라도 맞아야 증상이 호전되기 때문이다. 김씨는 매년 재발하는 편도염 예방을 위해 편도선 제거 수술까지 고민하고 있다.
실내외 기온차가 크고 건조한데다 미세먼지까지 많은 환절기엔 목통증으로 이비인후과를 찾는 환자가 늘고 있다. 이때 가장 많이 진단되는 질병 중 하나가 급성편도선염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통계에 따르면 급성인두염은 2017년 기준 외래가 가장 많았던 질환(다발생 질환) 중 10위다. 총 내원환자는 472만3638명, 발병 연령은 0~9세가 27.1%, 30대 14.1%, 10대 12.8%, 40대 12.4% 순으로 많았다.
급성인두염의 주요 증상은 목통증 특히 무엇인가를 삼킬 때 발생하는 인두통(인후통)이다. 그 외에도 구강건조감, 발열, 기침, 가래, 몸살, 두통 등 매우 다양한 증상이 함께 나타난다. 특히 몸살처럼 온몸의 통증 증상이 발생하기도 한다. 입 안을 살펴보면 인두와 편도가 빨갛게 부어있고 편도 표면에 흰색의 삼출물이 보일 수도 있다. 또 턱 밑에 림프절이 커져 누르면 통증이 느껴진다.
급성인두염은 호흡기 바이러스나 세균 감염으로 발생하지만, 과도한 흡연·음주·자극성 물질 등이 원인이 돼 나타나기도 한다. 감염을 일으키는 대표적으로 바이러스로는 아데노바이러스(adenovirus), 장바이러스(콕사키바이러스·coxsackievirus), 에코바이러스(echovirus), 리노바이러스(rhinovirus), 파라인플루엔자바이러스(parainfluenza virus), 인플루엔자바이러스(influenza virus), 엡스타인-바바이러스(Epstein-Barr virus) 등이 있다. 이들 바이러스 인두염은 겨울~봄, 가을에 자주 발생한다.
바이러스성 인두염은 목의 통증 이외에 콧물, 코막힘, 기침, 눈의 가려움증, 발적 등이 동반된다. 세균성 인두염은 기침, 콧물 등이 드문 대신 목의 통증과 발열이 심하고, 경부 부종이 발생한다.
우주현 가천대 길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급성편도선염을 비롯한 급성인두염은 보통 자연치유되는 경우가 많지만, 방치하면 합병증이 발생해 입원치료가 필요하기도 하다”며 “평소에 개인 위생관리를 철저히 해 예방에 힘쓰는 게 좋다”고 말했다.
편도절제술은 근본적 예방 안돼 … 비누로 손가락 사이 꼼꼼이 세척
급성인두염은 개인 위생관리로 예방할 수 있다. 바이러스와 세균에 의한 전염성 질환이어서 손을 자주 씻는 게 가장 우선돼야 할 예방법이다. 알코올이 든 손 소독제보다는 비누로 손목과 손가락 사이 구석구석 꼼꼼하게 씻는 게 더 중요하다. 급성인두염이 유행할 때엔 가급적 공공장소나 환자와 접촉을 피하고 개인위생을 꼼꼼하게 챙기는 한편 수분을 적절하게 섭취하도록 한다.
습도를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건조한 공기에 장기간 노출되면 인두나 편도 점막의 방어 기능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못해 인두염이 발생하기 쉽다. 건조하기 쉬운 겨울에는 습도 조절에 더 주의를 기울인다. 공기청정기, 에어컨, 가습기 등은 자칫 세균과 바이러스의 서식지가 될 수 있어 정기적으로 청소해준다.
흡연은 목의 컨디션을 망치는 주범이다. 아이들이 있는 가정이라면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간접흡연에 노출된 어린이에서 인두염과 같은 호흡기질환이 더 잘 생긴다는 보고가 있다. 아이와 자신의 목 건강을 위해서라도 금연을 실천해야 한다.
영구 예방법으로 잘 선택되는 편도절제수술은 편도선염 및 편도 주변 염증의 발생을 줄여주는 효과가 있다. 하지만 바이러스나 세균의 감염 자체를 예방할 수는 없어 인두에 생기는 염증은 막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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