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에 삽입해 알츠하이머병을 조기 진단할 수 있는 형광 센서와 스마트폰 기반의 모니터링 기술이 개발됐다.
지용우 연세대 용인세브란스병원 안과 교수, 함승주 연세대 화공생명공학과 교수팀은 최근 알츠하이머병의 조기 진단을 위한 안구 삽입형 인공수정체 형광 센서와 이를 손쉽게 모니터링하는 스마트폰 기반 분석 기술을 개발하고 장기적인 생체 효능을 검증했다고 22일 밝혔다.
알츠하이머병은 뇌내 특정 단백질이 비정상적으로 쌓여 신경염증 반응을 일으키고, 점진적으로 기억력 감퇴 등의 인지 장애를 유발하는 질환이다. 한번 손상된 뇌는 되돌릴 수 없고, 조기 진단과 모니터링으로 질환의 진행을 늦추는 게 현재로서는 최선이다.
알츠하이머병 진단에는 뇌척수액 생검 등의 침습적인 검사나 양전자방출단층 촬영(PET), 자기공명영상(MRI) 장치와 같은 고가 장비를 활용해야 하기에 반복적인 모니터링이 쉽지 않다.
연구팀은 안구액(방수)과 인공수정체를 이용해 알츠하이머병을 쉽게 모니터링할 수 있는 진단 플랫폼을 개발하고자 했다. 중추신경계와 직접 연결된 눈에서 뇌질환 관련 단백질이 검출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과 알츠하이머병이 주로 발병하는 노인층의 백내장 수술 시 인공수정체를 많이 사용한다는 점이 연구의 배경이 됐다.
인공수정체 표면에 하이드로겔 센서를 부착한 형태의 진단 플랫폼은 방수 내에서 알츠하이머병 연관 단백질에 반응해 형광 신호를 발현하도록 만들었다. 형광 신호는 단백질 농도에 따라 점진적으로 나타난다. 형광 센서는 ‘역오팔(Inverse Opal)’ 구조의 광학적 구조체를 사용해 형광 신호를 증폭했다. 오팔 구조는 원형 구슬이 촘촘히 박힌 입체를 말하며, 역오팔 구조는 거꾸로 커다란 원형 입체에서 원형 구슬이 빠져나가 교차된 벌집 모양을 이루는 것을 말한다.
인공수정체 내에서 역오팔 구조 하이드로겔 센서가 알츠하이머병 특이적 단백질과 반응해 형광 신호를 발현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이렇게 얻은 형광 신호는 이미지 처리를 통해 스마트폰으로도 측정값을 얻을 수 있어 가시적인 모니터링이 가능하다.
연구팀은 스마트폰의 코딩 개발을 통해 인공수정체 센서의 형광 신호를 증폭하는 이미지 분석 기술도 개발했다. 이 기술을 활용한 결과 형광 신호 값이 기존과 비교해 2배 이상 뚜렷하게 나타나 가시적으로 모니터링이 가능해졌다.연구팀은 센싱 성능을 검증하기 위해 다양한 실험을 진행했다. 인공수정체 센서의 형광 신호는 눈 속 방수와 유사한 시험관 내 환경에서 타깃 단백질에 대해 약 4주간 점진적으로 증가했다. 또 돼지 안구 실험 결과 센서는 생체 눈 속에서 작동했고, 장기적으로 생체 내 효능을 확보했다.
지용우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개발한 진단 센서는 알츠하이머병을 조기에 진단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생체 내에서도 장기간 실시간으로 가시적 모니터링을 가능하게 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지닌다”며 “이 기술을 상용화하고, 녹내장, 황반변성 등 다른 안과질환이나 전신질환에도 확대 적용해 실제 환자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계속 연구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재료연구기술 분야 국제학술지 ‘Advanced Functional Materials’(IF=18.5)에 최근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