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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 심한 날 촉촉한 물광화장, 피부 해치는 지름길
  • 김신혜 기자
  • 등록 2019-12-01 16:55:35
  • 수정 2020-09-10 14:2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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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피부노화 촉진하는 불청객 미세먼지로부터 피부 건강 지키는 생활습관
미세먼지가 심한 날 모공보다 몇 십분의 1 크기로 작은 미세먼지는 대기를 떠돌다가 유분크림을 바른 곳에 안착하므로 주의해야 한다.
미세먼지에 임시 방편인 마스크 착용 등으로 대처하고 있다. 하지만 미세먼지는 호흡기뿐만 아니라 피부질환에도 영향을 미친다. 피부는 미세먼지와 가장 넓게 접촉하는 신체 부위다. 미세먼지가 모공을 막으면 각종 트러블과 피부 염증을 유발하고 잔주름이나 피부탄력 저하 등 피부 노화를 촉진할 수 있다.
 
독성물질이 피부에 닿으면 벽돌처럼 촘촘히 쌓인 피부 장벽이 깨진다. 미세먼지도 독성물질처럼 표피층을 뚫고 진피층까지 들어간다. 이어 혈관이나 림프액을 타고 생식기·척수신경 등 인체 곳곳으로 퍼진다. 미세먼지는 단순히 호흡기능만 떨어뜨리고 기관지염, 폐질환만 일으키는 게 아니고 전신에 작용해 인지기능 저하, 생식기계 이상, 신경계 이상 등을 초래한다.
 
임이석 테마피부과 원장은 “미세먼지가 세포의 염증성 사이토카인 분비를 촉진해 피부 염증을 일으키고, 여드름·아토피피부염 등을 악화시킨다”며 “피부 신진대사가 떨어져 피지 조절 기능이 약해지면 피부트러블이나 건조증·가려움증도 초래되기 마련”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5월 박귀영 중앙대병원 피부과 박교수는 미세먼지가 피부 각질세포의 노화를 유도하는 인산화효소(p38 MAPK)를 활성화해 피부 염증 및 노화를 유발함을 입증한 연구논문(Particulate matter induces proinflammatory cytokines via phosphorylation of p38 MAPK possibly leading to dermal inflammaging)을 발표했다.
 
연구팀은 인간의 각질세포와 섬유아세포를 배양해 미세먼지 물질을 처리해 표피염증과 피부노화 관련 인자를 분석한 결과, 미세먼지가 각질세포에서 인산화효소(p38 MAPK)를 자극하고 염증반응물질(proinflammatory cytokine)의 발현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인터루킨(IL-1α, IL-1β)의 분비를 통해 피부 진피의 콜라겐 분해를 촉진해 주름생성 등의 피부 노화를 유발할 가능성이 있는 것을 확인했다. 미국수련(학명 Nymphaea odorata)에서 추출한 아프젤린(Afzelin)이 미세먼지에 의해 유발되는 피부의 산화스트레스 및 염증반응을 억제시킨다는 연구결과도 해결책으로 함께 공개했다.
 
먼지의 입자 지름이 10㎛ 이하이면 미세먼지, 2.5㎛ 이하인 초미세먼지로 구분한다. 미세먼지는 각막, 기관지, 피부 등 몸속 어디든 침투해 전신건강을 해칠 수 있다. 대기의 질을 바꿀 수 없다면 최선은 미세먼지로부터 입는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이다.
 
미세먼지가 심한 날 유분기가 많은 화장은 금물이다. 추운 겨울바람에 연달아 실내 히터 바람까지 맞으면 피부는 극심한 건조함에 고통을 호소한다. 이럴수록 건조함을 덜기 위해 얼굴을 촉촉하고 반짝거리게 만들어주는 물광 화장법을 선호하게 된다. 임이석 원장은 “안타깝게도 물광화장으로 마무리한 얼굴이 미세먼지가 가장 좋아하는 환경”이라며 “모공보다 몇 십분의 1의 크기로 작은 미세먼지가 대기를 떠돌며 안착할 곳을 찾아다니다가 가장 들러붙기 좋은 곳이 유분 가득한 피부표면”이라고 꼬집었다. 따라서 끈적한 제형의 크림보다는 유분이 적은 산뜻한 보습제를 선택하고, 메이크업 역시 가루파우더를 이용해 산뜻하게 마무리하는 게 바람직하다.
 
피부과에서 시행하는 트리플물광젯은 유분 크림을 사용하지 않고 윤나고 촉촉한 피부를 얻는 방편이다. 생리식염수, 비타민, 히알루론산, 탄산수 등의 고농축 용액을 초극세 입자화하여 강한 공기압력으로 순식간에 피부 속에 분사한다. 히알루론산은 자기 덩치의 200배, 즉 1g당 6ℓ의 수분을 머금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어 건조한 피부에 수분을 공급하고 처진 피부에 탄력을 불어 넣어주는 효과가 있다.
 
미세먼지가 심한 날 외출하고 돌아온 후엔 바로 얼굴과 손을 꼼꼼히 씻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클렌징오일, 폼클렌저 등을 이용해 턱, 목, 귀 뒤까지 꼼꼼히 세안한다. 폼클렌저 거품을 최대한 조밀하게 만든다. 메이크업 잔여물이 많이 남는 부위는 모공 브러시로 부드럽게 문지르며 제거해준다. 스팀타월을 이용해 모공을 열어주고 세안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미세먼지는 입자가 작아 세안으로는 완전한 제거가 불가능하다. 그렇다고 과도하게 세안을 반복하면 오히려 피부를 민감하고 건조하게 만들 수도 있어 완전히 씻어낸다는 욕심은 버리는 게 좋다.
 
외출 시 착용하는 미세먼지 차단용 마스크는 숨이 답답해서 꺼리는 경우가 많지만 미세먼지가 심한 날은 불편하더라도 가능한 한 넓은 면적을 커버하는 마스크를 착용하는게 좋다. 건강과 피부도 지키는 최소한의 방법이다. 미세먼지는 폐로 흡입된 후 혈관으로 유입돼 피부에 나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마스크 착용은 필수적이다.
 
의외로 방치하기 쉬운 부위가 두피다. 피부 모공보다 큰 모공을 가지고 있어 오염물질이 더 잘 쌓인다. 또 얼굴 피부에 비해 땀과 피지 분비량도 많아 유해물질이 더 쉽게 흡착된다. 미세먼지 자극을 받아 민감해진 두피와 모발을 방치하면 지루성두피염과 탈모까지 유발할 수 있다. 정상적인 피지 분비까지 막아 두피가 더 건조해지기도 한다.
 
두피관리의 기본은 ‘씻기’다. 얼굴 피부와 마찬가지로 미세먼지 농도가 짙은 날은 외출 후 반드시 머리를 감아야 한다. 두피 모공까지 깨끗해질 수 있도록 손끝으로 두피를 눌러 밀듯 마사지한다. 샴푸, 린스, 스타일링 제품이 두피에 남아 있으면 각질·피지와 섞여 모공을 막을 수 있으므로 꼼꼼히 씻어낸다. 머리를 감고 나면 수건으로 물기를 톡톡 털어내고 건조과정까지 마무리한다. 두피가 축축한 채로 오래 놔두면 세균이 증식하기 쉽다. 미세먼지로 예민해진 두피를 뜨거운 바람으로 말리면 다시 자극이 될 수 있으므로 드라이를 이용한다면 차가운 바람으로 충분히 말리는 게 좋다.
 
충분한 물을 마시는 것도 도움이 된다. 하루에 8잔 이상의 물(약 2ℓ)을 마셔 피부장벽을 튼튼하게 만들어야 한다. 피부가 건조하면 피부장벽이 제 역할을 제대로 해내지 못하게 된다. 충분한 수분 섭취로 피부건조를 막아내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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