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 환자의 고관절골절 치료시 수혈하지 않는 무수혈수술과 일반수술의 안전성 차이가 없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윤병호 인제대 서울백병원 정형외과 교수팀은 2003~2014년 65세 이상 고관절수술 환자 314명 중 나이와 성별, 동반질환, 수술부위, 수술방법, 수술시간 등이 비슷한 50명의 무수혈수술 환자와 50명의 수혈수술 환자의 90일, 1년 사망률 및 합병증 발생률이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10일 밝혔다.
평균 헤모글로빈 수치도 수술 후 1일째 비슷한 결과를 보였으며, 2주 이내 두 그룹 모두 큰 차이 없이 완전히 회복됐다. 수술시간은 수혈 그룹이 80분, 무수혈 그룹이 77분으로 비슷했다. 입원 기간도 무수혈 그룹 26일, 수혈 그룹 24일로 큰 차이가 없었다. 총 입원비용도 무수혈 그룹 8522달러, 수혈 그룹 8615달러로 비슷했다.
무수혈치료는 수혈 없이 환자를 관리할 수 있도록 내·외과질환 치료 과정에서 발생하는 출혈을 최소화하고, 환자의 체내에서 혈액 생산을 최대로 촉진시키는 첨단의료기법이다. 수혈로 초래될 수 있는 간염이나 에이즈를 예방하고 통증과 흉터가 적다. 종교적 신념이나 수혈에 의한 감염 위험 등을 이유로 수혈을 거부하는 환자에게 시행된다.
윤병호 교수는 “성공적인 무수혈수술을 위해 세심한 지혈과 신속한 수술로 출혈을 최소화하고, 수술 후에는 혈색소가 회복될 때까지 유전자재조합 조혈호르몬과 철분제제를 투여하며 세심하게 관찰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서울백병원 무수혈센터에서는 혈색소검사를 시행해 수술 전 혈색소 수치에 따라 조혈호르몬(수술 전·후에 투약해 적혈구 생성을 촉진시키는 호르몬)과 철분제제의 용량을 조절 투여해 혈색소 수치를 회복시키는 방법을 사용한다”며 “출혈이 많은 인공관절 재치환술이나 골반골 골절 정복 및 내고정술 등에서는 동량혈액 희석법, 자가혈액 회수기 등을 통해 실혈을 막는 등 안전한 무수혈수술을 시행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동량혈액 희석법은 수술 중 혈액의 점도를 낮출 목적으로 다른 혈관확장제를 함께 사용하는 방법이다. 자가혈액 회수기는 수술 중 흘러나오는 피를 모아 다시 환자에게 투여하는 의료장비다.
서울백병원 무수혈센터는 1990년 무수혈 개념을 도입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북미 정형외과외상학회지(Journal of Orthopaedic Trauma)’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