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용·고인준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정형외과 교수팀이 퇴행성관절염을 가속화하는 주요 원인인 내반변형(안짱다리) 정도에 따라 단계별로 수술하는 3-Step 무릎인공관절수술법의 효과와 안정성을 입증했다고 7일 밝혔다.
연구팀이 2012~2013년 내반변형이 동반된 267례의 무릎인공관절치환술을 시행하면서 내반변형 정도에 따라 새로운 3단계 이완방법을 적용한 뒤 1년간 경과를 분석한 결과 통증이 감소하고 내반변형이 교정됐다. 덕분에 보행과 운동 등 정상적 활동이 가능할 정도로 무릎관절 기능이 회복됐다.
인 교수팀은 수술시 무릎관절을 유지하거나 움직여주는 관절낭, 인대, 힘줄(건), 근육 등 뼈 이외의 연부조직의 균형을 맞추는 데 주력했다. 무릎관절염 환자 대부분은 심한 통증과 변형으로 무릎관절을 제대로 사용하지 않아 연부조직이 굳은 상태였다.
특히 내반변형이 심한 환자는 다리가 안쪽으로 활처럼 오그라드는 관절구축 증상을 보였다. 연부조직을 일자로 똑바로 풀어주지 않으면 수술 후에도 무릎을 움직이는 범위가 제한되며, 반대로 과하게 교정할 경우 연부조직이 손상돼 무릎이 불안정해진다. 즉 해부학적으로 과하지도 덜하지도 않게 정확히 수술하는 게 중요하다.
3-Step수술법은 1단계로 심부 내측 측부인대가 시작되는 부위를 이완시키고, 2단계로 종아리근육의 건을 풀어주며, 3단계로는 천부 내측 측부인대를 주사침으로 천공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수술자의 주관적인 경험에 의존해 손상된 관절을 떼어내는 기존 수술법과 달리 관절구축이 심해질수록 연부조직의 이완 정도를 단계별로 높여 정확하게 진행된다.
무릎 퇴행성관절염은 관절을 구성하는 연골과 주변 뼈, 근육, 활액 등에 퇴행성 변화가 생기면서 나타난다. 주로 체중을 많이 받는 부위에 생기며 방치할 경우 관절변형까지 초래한다. 일단 손상된 관절 연골은 예전처럼 회복되지 않는다.
인공관절치환술은 손상된 관절을 제거한 뒤 특수금속과 플라스틱 재질로 된 인공관절을 삽입한다. 연골이 모두 닳아 없어지거나 거의 형태만 남은 퇴행성관절염 말기 단계에서 마지막 치료법으로 적용할 수 있다.
국내 65세 이상 인구의 40%에서 X-레이, 자기공명영상(MRI), 컴퓨터단층촬영(CT) 등 방사선학적 검사 소견상 무릎관절염이 관찰된다. 25%는 무릎관절염 치료를 받고 있으며, 7%는 인공관절치환술이 필요한 중증환자인 것으로 조사됐다.
고인준 교수는 “국내 무릎관절염 발생률은 여성이 남성보다 9배 정도 높다”며 “관절염을 앓는 여성이 명절 음식 장만과 같은 가사노동으로 무릎을 많이 사용하면 통증이 심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질환 초기엔 약물치료, 물리치료, 운동요법 등 보존적 치료를 시도하고 심한 경우엔 인공관절치환술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인용 교수는 “그동안 내반변형 환자에 대한 무릎인공관절수술의 정립된 방법이 없었다”며 “내측 연부조직이완술의 새로운 치료법을 소개한 이번 연구는 내반변형이 동반된 무릎인공관절을 수술하는 의사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인공관절분야 저명 학술지인 ‘미국 인공관절학회지(Journal of Arthroplasty)’ 지난 9월호에 표지논문(Issue Highlights)으로 선정됐다. 학회 홈페이지와 미국 최대 온라인 의학도서관인 ‘펍메드(Pubmed)’에서 논문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