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에서 가장 큰 급의의약품 매출비중을 차지하는 독일이 기밀약제협상제도를 도입키로 최종 확정했다. 독일약가를 참조해오던 국가들에겐 부담이고 글로벌제약사 입장에서 희소식이다. 

독일연방의회는 4일(현지시간) 본회의를 통해 사회민주당 등 여당의 찬성으로 기밀약가제도의 도입 등의 내용을 담은 의학연구법(Medizinforschungsgesetz, MFG 영어로는 Medical Research Act)을 통과시켰다.  이에따라 내년 1월 1일부터 제약사는 신약의 약가협상 이후  급여약가를 공개할지 또는 비밀로 할지 선택할 수 있게 됐다.

최종 통과된 의학연구법에 따르면 기밀약가협상제도 선택이 가능 한 제약사는 독일내 의약품 연구개발 부서를 보유해야 한다. 또는 독일내 의료기관이나 공공기관과 연구 협력 프로젝트를 증명하는 경우만 허용된다. 즉 해당신약 관련 임상이 독일에서 진행됐거나 연구개발부서가 독일에 있는 제약사일 경우만 약가를 비공개 할 수 있다.

이어 제약사는 신약의 가격 협상을 마친 뒤, 약가를 공개할지 비밀로할 것인지 5일간의 선택기간이 주어진다.  

또 기밀약가제도에 따라 상업적 이익을 보장하는 만큼 기존 신약의 리베이트 할인은 9%를 적용키로 했다. 독일의 신약에 대한 공식 7%할인에 비해 2% 높게 설정됐다. 제약사에 상업적 이점을 제시하는 만큼 약제비 절감효과를 극대화기 위한 조치다. 참고로 신약 리베이트 할인은 7%에서 건보재정악화에 따른 약제비 억제 정책의 일환으로 지난해 12%로 한시적 상향 조정된 이후 다시 7%로 환원됐다.

해당 제도는 2028년 6월까지만 한시적으로 운영될 예정이며 지속 운영여부에 대해 26년까지 제도의 효과와 실행과정에 대한 평가를 진행하도록 했다.

기밀약가제도 도입으로 독일이 전통적으로 지켜오던 약가 투명성 공개원칙이 무너지면서 유럽 10개국 등 독일약가를 참조해오던 국가들은 급여약가 결정에 어려움이 커지게 됐다.

반면 약가공개에 부담을 갖던 글로벌 제약사에게 희소식이다. 독일은 지난해부터 건보재정 적자를 해소하기 위해 강력한 약가억제 정책을 펼치고 있으며 존슨앤드존슨, BMS, 베링거인겔하임, 노바티스 등은 이에 반발 일부 신약의 급여등재를 포기하고 독일시장에서 철수 한 바 있다.

협상과정에서 제시된 낮은 약가 보다는 다른 국가들이 가장 참조를 많이 하는 독일약가가 공개된다는 점이 실제 부담으로 작용했다. 

존슨앤존슨의 비소세포폐암 이중항체 리브리반트, 베링게인겔하임의 농포성 건선치료제 스페비고, BMS의 이중면역항암제 옵두알라그, 노바티스의 비소세포암치료제 타브렉타 등의 급여협상이 결렬됐으며 독일시장에서 철수 한 바 있다.

이들 품목은 내년 1월 이후 기밀약가협상을 통해 유럽최대 시장인 독일에서 약가협상이 다시 재개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한편 의학연구법은 이외 독일내 임상시험의 활성을 위한 승인절차 간소화, 첨부문서의 개정 등 독일 내 의약품 개발 활동을 강화하기 위한 내용을 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