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노바티스의 전립선암 치료 희귀의약품 방사성 리간드 치료제 ‘플루빅토주’(Pluvicto: 루테튬 Lu 177 비피보타이드 테트라세탄, lutetium Lu 177 vipivotide tetraxetan, 177Lu-PSMA-617)가29일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받았다.
이 약은 방사성 동위원소 루테튬(177Lu)이 전립선암에 많이 발현되는 ‘전립선특이막항원’(Prostate Specific Membrane Antigen, PSMA)에 결합함으로써 전립선암 세포에 치료용 방사선을 전달해 암세포를 사멸하는 ‘방사성 리간드 치료제’(Radioligand Therapy, RLT)이다. PSMA는 전립선 세포 표면에 주로 존재하는 단백질로 일종의 항원(또는 수용체)가 되며 비피보타이드 테트라세탄은 이에 결합하는 리간드(항체 또는 킬레이터)이다.
플루빅토주는 "이전에 ‘안드로겐 수용체 경로 차단 치료’와 ‘탁산(Taxane) 계열 항암제 치료(화학요법)’를 받았던 ‘전립선특이막항원 양성 전이성 거세 저항성 전립선암 성인 환자"의 치료에 사용되도록 허가받았다.
식약처는 이 약을 ‘글로벌 혁신제품 신속심사 지원체계’(GIFT) 제6호로 지난해 6월 지정하고 신속심사 절차를 거쳐 허가했다. 기존 방법으로 치료가 어려운 전립선암 환자에게 새로운 치료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플루빅토는 2022년 3월 23일, PSMA가 양성이면서 전립선암 치료의 핵심인 안드로겐 수용체 경로 저해제나 탁산 계열 항암화학요법제 등 기존 항암제들을 사용해 치료했음에도 종양이 체내의 다른 부위로 전이된 성인 전이성 거세저항성 전립선암(mCRPC) 치료제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얻었다. mCRPC를 겨냥한 표적형 방사성 리간드 치료제(RLT)로는 처음으로 FDA 승인을 획득했다. RLT는 일명 ‘방사선 미사일 치료’라고도 불리며, 방사성 리간드를 세포의 표적 단백질에 결합시켜 암세포에 집중시킨다. 이후 방사성 동위원소가 α선이나 β선이라는 방사선을 방출시켜 암세포의 DNA를 절단하고 사멸시키는 기전을 가진다.
전이성 전립선암의 5년 생존율이 30% 미만에 불과하기 때문에 당시 노바티스는 플루빅토가 이 적응증으로만 6억달러의 시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FDA는 3상 ‘VISION’ 임상시험에서 도출된 결과를 근거로 플루빅토를 승인했다. 이 임상에서 과거에 안드로겐 수용체 경로 저해제 또는 탁산 계열 항암화학요법제를 투여한 경험이 있는 PSMA 양성 전이성 거세저항성 전립선암 환자 가운데 플루빅토 및 기존 표준요법제(SOC) 병용군과 표준요법제 단독요법 대조군의 전체생존기간은 각각 15.3개월 및 11.3개월로 병용군은 단독군보다 사망위험이 38% 낮았다. 골격 관련 증상(뼈전이) 또는 사망에 대한 위험은 50% 감소한 것으로 평가됐다.
중앙값 20.9개월의 추적조사 결과 플루빅토 환자의 방사선학적 무진행 생존기간(PFS)은 8.7개월로 대조군은 3.4개월보다 2배 이상 길었고 통계적으로 유의했다. 이는 질병의 진행 또는 사망 위험을 60% 감소시킨 것으로 평가됐다.
이와 함께 치료 착수시점에서 종양이 확연하게 진단된(evaluable disease) 환자 중 병용군은 30%에서 치료반응이 나타난 반면 표준요법제 단독요법 대조군은 2%에 그쳤다.
가장 빈도 높게 관찰된 플루빅토의 부작용은 피로(43%), 구갈(39%), 구역(35%), 빈혈(32%), 식욕감퇴(21%), 변비(20%) 등이었다.
유병재 한국노바티스 사장은 “차세대 혁신치료제로 주목받고 있는 방사성리간드 치료제 ‘플루빅토’의 국내 허가로 국내서도 의학적 미충족 수요가 높은 전이성 거세 저항성 전립선암 환자들에게 보다 적극적인 치료가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전이성 거세저항성 전립선암은 전립선암의 가장 심각한 단계로, 암이 전립선을 벗어나 주위 장기 또는 림프절, 뼈, 폐 등으로 퍼져서 완치할 수 없는 데다가 남성호르몬 수준을 떨어뜨려도 더 이상 암세포가 억제되지 않고 진행된다. 일반적으로 전체생존기간은 2~3년에 불과하여 기대여명이 매우 짧고, 골격 관련 증상(symptomatic skeletal events, SSEs)과 급속한 질병의 진행으로 인해 삶의 질이 상당히 악화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립선암은 2021년 기준 폐암, 위암, 대장암에 이어 4번째로 우리나라 남성이 많이 걸리는 암으로, 2021년 국내 전립선암 신규 발생자 수는 1만8697명이다. 전립선암으로 인한 국내 사망자 수는 2022년 기준 2383명에 달한다. 전립선암 환자의 10~20%가 5년 이내에 거세저항성으로 진행되는 점을 감안하면, 한 해 신규로 발생하는 거세저항성 전립선암 환자는 1870~3739명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