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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자, 美 바이오헤븐파마 116억달러에 인수 … 2016년 이후 최대 규모
  • 정종호 ‧약학박사 기자
  • 등록 2022-05-11 12:15:14
  • 수정 2022-10-02 15: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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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편두통 치료제 리메게판트·자베게판트 등 CGRP 자산 확보 … 신설 바이오헤븐은 非CGRP 자산 운용

화이자는 미국 코네티컷주  뉴헤이븐(NEW HAVEN) 소재 중추신경계 전문 제약기업인 바이오헤븐파마슈티컬스(Biohaven Pharmaceuticals)를 116억달러에 인수키로 합의했다고 10일(현지시각) 발표했다. 


계약에 따라 화이자는 이미 보유한 바이오헤븐 주식 이외의 모든 바이오헤븐 주식을 주당 현금 148.50달러에 매입키로 했다. 148.50달러는 인수 발표 이전 최근 3개월 간 바이오헤븐 주식의 가중평균 매매가격인 111.70달러에 약 33%의 프리미엄을 얹힌 것이다. 


아울러 현 바이오헤븐 보통주 소유자와 화이자는 새로 설립될 바이오헤븐(Biohaven)주식을 추가로 주당 0.5주씩 받게 된다. 현 우선주는 신주 배정 없이 우선 환매해주기로 했다. 이번 주식거래에 화이자는 약 116억달러를 바이오헤븐에 지급하고, 바이오헤븐의 기존 부채를 떠안게 된다. 


이날 발표에 앞서 양사는 지난해 11월 9일 화이자가 3억5000만달러를 투자해 바이오헤븐파마슈티컬 보통주 지분 2.6%를 주당 173달러의 조건에 인수하면서 미국을 제외한 글로벌 시장에서 리메게판트(rimegepant)와 자베게판트(Zavegepant)의 판권을 확보하는 전략적 제휴를 맺었다. 


화이자는 이번 인수합병으로 칼시토닌 유전자 관련 펩타이드(calcitonin gene-related peptide, CGRP) 억제제 계열의 급성 편두통 예방약 겸 치료제 ‘너텍오디티’(Nurtec ODT, 성분명 리메게판트 rimegepant)의 전세계 판권을 획득했다. 


바이오헤븐은 2020년 2월 27일에 너텍오디티를 성인 급성 편두통 치료제로 승인받았다. 아울러 2021년 5월 27일엔 성인의 간헐적(episodic) 편두통 예방약으로 추가 승인을 얻었다. 편두통에서 두 가지 적응증을 가진 약은 너텍ODT가 아직까지는 유일하다. 


더욱이 지난달말에는 유럽에서 ‘바이두라’(Vydura) 제품명으로 급성 편두통 응급 치료제 및 간헐성 편두통 예방요법제로 승인돼 상승세를 타고 있다. 너텍ODT는 2021년4억6250만달러의 매출을 올렸으며 2030년까지 연간 40억달러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화이자의 CGRP 억제제 편두통 시장 가세로 릴리의 편두통 예방치료제인 ‘앰겔러티120밀리그램/밀리리터프리필드시린지주’(성분명 갈카네주맙, Galcanezumab)와의 한판 승부를 벌이게 됐다. 


화이자는 이번 인수를 통해 리메게판트 외에 자베게판트 등 2개의 CGRP 억제제를 포함해 총 5개의 임상단계 신약후보물질 등 계열의 자산을 거머쥐게 됐다. 


자베게판트는 미국에서 편두통 응급 치료제 용도의 비강분무제로 지난 3월 허가신청이 제출돼 올 2분기 중 접수가 완료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만성 편두통 예방요법을 위한 경구용 연질 젤 제형으로도 개발되고 있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COVID-19) 백신의 빅히트로 현재 320억달러의 현금을 보유한 돈 부자인 화이자는 2016년 항암제 전문회사인 메디베이션(Medivation)을 140억달러에 인수한 이후 최대 규모로 바이오헤븐을 인수하게 됐다. 화이자는 막강한 현금 보유고를 바탕으로 지난해 12월 67억달러를 투자해 자가면역성 염증질환 치료제 전문기업인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소재 제약기업 아레나파마슈티컬스(Arena Pharmaceuticals 나스닥 ARNA)를 인수했다. 


이번 인수 규모는 지난해 12월 호주의 CSL이 신질환 치료제 주력의 비포파마(Vifor Pharma)를 117억달러에 인수한 것에 이어 2021년 이후 두번째로 크다.


화이자는 코로나19 백신 매출이 작년을 정점으로 서서히 하강할 것으로 예상되는데다가 베스트셀러 혈액응고억제제인 ‘엘리퀴스정’(Eliquis 성분명 아픽사반, apixaban: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과 공동 판권)가 특허만료(2023년 2월부터 2026년 11월로 국가별로 다양, 한국은 2024년 9월)를 앞두고 있어 새 블록버스터가 절실한 상황이다. 


반면 신설 바이오헤븐은 기존 바이오헤븐이 개발 중인 비(非) 칼시토닌 유전자 관련 펩타이드(CGRP) 억제제 계열의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게 된다. 양사의 이사회는 합의내용을 만창일치로 승인했다. 블라드 코릭(Vlad Coric) 바이오헤븐 최고경영자 겸  이사회의장은 신설 바이오헤븐에서도 같은 직위를 맡게 된다.


신설 바이오헤븐은 인수합병 후속 조치에 따른 주식 배분으로 2억7500만달러의 현금을 수혈받게 되며 미국에서 리메게판트 및 자베게판트의 연간 합산 순매출액이 52억5000만달러를 상회할 경우 그에 따른 단계별 로열티를 화이자로부터 수령할 수 있는 권한을 확보했다. 양사간 합의에 따른 후속절차들은 내년 초에 마무리될 예정이다. 


화이자의 내과질환 치료제 부문의 닉 라구노위치(Nick Lagunowic) 글로벌 대표는 “이번 인수는 여성에 편중되게 나타나는 복잡한 통증장애 및 질병 환자들을 위해 일군 혁신의 유산을 기반으로 성사됐다”며 “이미 미국에서 CGRP 수용체 길항제 계열의 처방건수 1위 편두통 치료제로 자리잡은 ‘너텍ODT’와 바이오헤븐이 보유해 왔던 CGRP 파이프라인이 세계 각국의 편두통 환자에게 희망을 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포괄적인 1차 개원의, 전문의, 의료진에게 최적의 정보를 최적의 시기에 제공하는 등 선도적인 영업 규모와 역량을 보유한 화이자가 이 약의 잠재력을 100% 발휘함으로써 독보적인 위상을 차지하게 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덧붙였다. 


블라드 코릭 대표는 “화이자가 우리에게 인수를 제안한 것은 너텍ODT의 시장 선도력, 우리가 이룬 혁신을 하나의 편두통 치료제에 담아낸 성과, 아직 손길이 미치지 않은 우리의 CGRP 프랜차이즈의 잠재력 등을 인정받았다는 의미여서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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