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트라제네카가 중국 쑤저우에 기반을 둔 바이오기업 하버바이오메드(Harbour BioMed)의 Claudin18.2(CLDN18.2) 및 CD3 이중특이항체 ‘HBM7022’의 글로벌 라이선스를 도입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7일(현지시각) 발표했다.
새 이중특이항체는 HCAb(Heavy Chain only Antibodies) 기반 면역세포 관여항체(HCAb Based Immune Cell Engagers, HBICE) 플랫폼으로 생성된다.
HBM7022는 현재 전임상 단계에 있으며 종양관련 항원 CLDN18.2와 CD3을 표적으로 하고 종양세포와 T세포를 교차 결합시켜 강력한 T세포 활성화와 종양 제거를 유도한다. Claudin18.2는 정상조직에서 제한적으로 발현하는 밀착연접(tight junction) 단백질로 위암 및 췌장암 등에서 높게 발현되는 이상적인 항암 표적이다. 위암의 약 60%에서 발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이중항체, CAR-T 치료제, 항체약물복합체(ADC) 등을 접목한 모달리티(Modality)가 시도되고 있다. 중국 레전드바이오텍(Legend Biotech)은 CLDN18.2 표적 CAR-T 치료제가 초기 임상에서 긍정적인 데이터가 도출돼 탄력을 받고 있다. 역시 중국의 카스젠테라퓨틱스(CARsgen Therapeutics)도 같은 유형의 개발 경쟁에 뛰어들었다.
하버바이오메드는 이번 계약이 글로벌 선도 바이오제약사로부터 실력을 인정받은 중요한 이정표라며 자체 기술 플랫폼과 혁신 역량이 지닌 잠재력을 증명했다고 강조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계약에 따라 HBM7022의 연구, 개발, 등록, 제조, 상업화에 대한 글로벌 독점권을 부여받고 후속 개발 및 상업화와 관련된 모든 업무를 수행하고 비용을 댄다.
하버바이오메드는 아스트라제네카로부터 선불계약금 2500만달러를 받고 향후 개발, 인허가, 상업화 이정표 달성 여부에 따라 최대 3억2500만달러의 마일스톤과 순매출액에 따른 별도의 로열티를 받을 수 있는 자격을 갖는다.
하버바이오메드의 징송왕(Jingsong Wang) 회장 겸 CEO는 “HBICE 플랫폼으로 생성된 혁신 이중특이항체 HBM7022는 전 세계적으로 상당한 잠재적 가치를 갖고 있다”며 “아스트라제네카가 HBM7022의 잠재력을 극대화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아스트라제네카 항암제R&D 총괄 수잔 갈브레이스(Susan Galbraith) 부사장은 “HBM7022는 면역체계의 T세포 반응을 활용하도록 설계됐으며 중대한 미충족 의료 수요를 가진 많은 수의 환자로 구성된 위암과 췌장암을 포함한 고형종양에 걸쳐 강력한 효능을 보일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고 말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CLDN18.2 표적항암제 경쟁에서 암젠, 아스텔라스, 바이오엔텍에 이어 뒤늦게 진입했다. 하지만 상용화에 성공할 경우 ‘타그리소’ ‘린파자’ ‘엔허투’의 계보를 잇는 차세대 항암제 포트폴리오를 확보하는 의미가 있다.
아스텔라스는 2016년에 항 CLDN18.2 항체인 졸베툭시맙(zolbetuximab, 코드명 IMAB362)을 확보하기 위해 독일-스위스 기반 가니메드파마슈티컬스(Ganymed Pharmaceuticals, 2001년 Universities of Mainz and Zurich에서 분사돼 설립)를 4억 2200만유로(4억5900만달러)에 인수했다. 2018년에 CLDN18.2 고발현 위암 및 췌장암에서 3상 임상시험을 시작해 현재 마무리 단계에 있다.
이후 많은 제약사들이 이 표적에 관여하는 다양한 신약후보를 시험하고 있다. 암젠은 2020년 CLDN18.2 이중특이항체인 AMG 910을 임상시험에 진입시켰지만 환자 모집이 목표치에 한참 못미쳐 2021년 환자등록을 중단했다. 독일 바이오엔텍은 2020년에 임상에 들어간다는 목표로 이를 표적하는 mRNA 치료제를 개발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