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델라웨어주 윌밍튼(WILMINGTON) 소재 인사이트코퍼레이션(Incyte Corporation)이 개발한 아토피피부염 외용제 ‘옵젤루라크림’(Opzelura 성분명 룩소리티닙 ruxolitinib)의 백반증(Vitiligo) 적응증 추가가 지연됐다.
이 회사는 FDA가 백반증 심사와 관련 심사기한 연장을 통보해 처방약생산자수수료법(PDUFA)에 따른 승인 여부 결정 시점이 오는 7월 18일로 3개월 연장됐다고 14일(현지시각) 발표했다. 이번 백반증 추가 신청은 지난해 12월 14일 FDA로부터 우선심사 대상으로 지정돼 오는 4월 18일 승인 여부가 결정날 예정이었다.
그러나 FDA는 현재 진행 중인 3상 TRuE-V 임상연구로부터 도출된 추가 심사자료를 검토하기 위해 심사기간을 연장키로 결정했다. 추가 자료 제출은 FDA의 요구에 의한 것이다. FDA는 추가정보를 주요 변경(Major Amendment)으로 간주하고 기한 연장 조치를 내렸다.
FDA가 요청한 추가정보는 옵젤루라의 화학·제조·품질관리(CMC)에 관한 문제인 것으로 애널리스트들은 예측하고 있다. 만약 FDA가 옵젤루라의 백반증 승인신청을 거부할 작정이었다면 대응종결서신(CRL)을 보냈겠지만 ‘실질적인 것에 비해 일시적이고 절차적’인 문제이기 때문에 심사기한 연장에 그쳤다는 관측이다.
인사이트코퍼레이션의 스티븐 스타인(Steven Stein) 최고의학책임자는 “TRuE-V 임상에서 확보된 자료가 ‘옵젤루라’ 연고제의 백반증 적응증 추가 신청 근거를 충분히 뒷받침한다고 믿는다”며 “아직 미국에서 승인된 백반증 치료제가 없는 상황에서 이토록 혁신적인 국소도포제가 환자에게 공급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3상 TRuE-V는 ‘TRuE-V1’과 ‘TRuE-V2’로 구성돼 있다. 두 임상을 통해 총 600여명의 12세 이상 비 분절형(non-segmenta) 백반증 환자들을 대상으로 옵젤루라의 유효성 및 안전성을 평가한 결과 24주차에 ‘안면부 백반증 부위 면적 척도’(facial Vitiligo Area Scoring Index, F-VASI)를 기준으로 옵젤루라 도포군은 환자의 29.9%가 착수시점에 비해 75% 이상 증상이 개선된(F-VASI75 달성) 것으로 나타나 1차 평가지표를 충족했다.
전설의 팝 가수 마이클 잭슨이 앓았던 백반증은 피부와 모발의 색소를 생성하는 멜라닌 세포의 손실로 인해 피부의 탈색소화가 유발되는 만성 자가면역질환이다. 미국에서 150만 명 이상의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추정된다.
옵젤루라는 선택적 야누스 인산화효소(JAK1)/JAK2 저해제로서, JAK 신호전달 경로의 과도한 활성화에 의한 백반증의 발병 및 진행과 관련된 염증을 억제함으로써 백반증을 개선할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현재 미국은 물론 유럽에서도 승인받은 백반증 치료제는 없는 실정이다.
미국에서 국소용 단기 또는 비지속성(non-continuous) 경도~중등도 아토피피부염 외용제로 허가를 받은 JAK 저해제는 옵젤루라가 최초이자 유일하다. 2021년 초부터 안전성을 이유로 JAK 억제제의 FDA 추가 승인이 올스톱한 가운데 이례적으로 그 해 9월 21일 허가를 받았다. 기존 국소용 전문의약품으로 증상을 충분하게 조절할 수 없거나, 사용이 권고되지 않는 12세 이상의 면역력 비 약화 환자가 적용 대상이다.
‘옵젤루라’와 생물의약품, 다른 JAK 저해제, 아자치오프린‧사이클로스포린 등 면역억제제와 병용은 권고되지 않는다.
옵젤루라의 백반증 매출은 아토피피부염에 비하면 매우 작은 부분이다. 옵젤루라는 아토피피부염 시장에서 올해 최소 15억달러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백반증은 최대 매출이 미국 내에서 최대 1억8200만달러 수준으로 추정된다.
옵젤루라는 이미 유럽에서 백반증 승인에 긍정적인 절차를 밟고 있다. 지난해 10월말에 유럽의약품청(EMA)은 옵젤루라의 심사 절차에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