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머크(MSD)의 경구용 선택적 P2X3 수용체 길항제 게파픽산트(gefapixant, 코드명 MK-7264)의 신약허가신청이 24일(현지시각)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의해 반려됐다.
게파픽산트는 성인 불응성 그리고/또는 원인불명의 만성기침(refractory and/or unexplained chronic cough, RUCC) 적응증을 목표로 지난해 3월 1일 허가신청서가 제출됐다.
기침이 8주 이상 지속적으로 나타나는 난치성 원인불명의 만성 기침은 미국 성인의 5% 안팎에서 발병하는 것으로 추정되지만 아직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아데노신삼인산(ATP)을 포함한 화학적 자극은 기도 염증, 자극 및 기계적 스트레스/손상으로 인해 기도 내벽 세포에서 방출되는데 P2X3 수용체 길항제는 기도 내막의 감각신경섬유(주로 C섬유)에 있는 P2X3 수용체가 세포 바깥의 ATP와 결합하는 것을 막는다. 이를 통해 잠재적인 손상 신호를 감지하고 활동 전위를 생성해 기침을 유발하는 일련의 경로를 차단할 수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FDA는 24일 허가신청서를 반려하면서 유효성을 효능을 평가하기 위한 추가정보를 주문했다. 다만 허가신청 거절이 게파픽산트의 안전성과는 무관하다고 통보해왔다.
반면 일본 후생노동성(MHLW)의 경우 지난주 ‘리프누아’(LYFNUA 성분명 게파픽산트) 45mg 정제를 성인 불응성 또는 상세불명의 만성 기침 치료제로 승인했다. 일본 이외의 국가에서 승인된 제품은 없다.
게파픽산트의 허가신청은 3상 ‘COUGH-1’ 및 ‘COUGH-2’에서 도출된 결과를 근거로 제출됐다. 적절한 치료제를 투여했음에도 기침이 지속적으로 나타난 RUCC 환자를 대상으로 다국가, 무작위 배정, 이중맹검, 위약대조 시험방식으로 피험자 2044명의 24시간 기침 횟수(1차 평가지표)를 이동형 디지털 음성 녹음장치를 통해 평가했다.
환자들은 게파픽산트 45mg 1일 2회 또는 게파픽산트 15mg 1일 2회 또는 위약을 복용했다. 두 임상에서 게파픽산트 투여군의 24시간 기침빈도는 위약 대비 각각 18% 및 15% 감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P2X3 수용체 길항제의 가장 큰 문제인 미각 관련 부작용은 두 3상 임상에서 15~20%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임상시험 도중 미각 문제로 치료를 중단했다.
P2X3 길항제 선점을 놓고 경쟁 중인 회사는 크게 4곳이다. 최선두가 MSD이며, 그 뒤를 쫓는 게 바이엘(Bayer)이 독일 에보텍(Evotec)과 제휴해 개발한 엘리아픽산트(eliapixant, 개발코드명 BAY 1817080)이다. 작년 9월에 발표된 2b상 PAGANINI 임상시험 결과 MSD의 게파픽산트와 대등한 유효성을 보였다.
바이엘을 간발의 차이로 추격 중인 게 P2X3 길항제를 전문으로 하는 벨러스헬스(Bellus Health)의 BLU-5937이다. 초기 임상에서 위약 대비 각성시 기침 빈도를 현저히 감소시키지 못하는 실망적인 결과를 보였으나, 몇 주 후에 발표된 기침 횟수가 더 많은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강화된 적응형(adaptive) 2b상 SOOTHE 임상결과는 1차 평가지표를 충족했다.
일본 시오노기(Shionogi)는 2020년 말 불응성 만성기침 후보 S-600918의 글로벌 임상 2상을 완료했지만 아직 데이터를 공유하지 않고 있다.
바이엘과 벨러스헬스의 신약후보는 올 연말께 3상 평가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당연히 MSD 게파픽산트의 FDA 승인 여부를 바탕으로 허가 획득을 위한 실마리를 찾을 것으로 보인다.
MSD는 FDA와 만나 게파픽산트의 보정된 또는 대폭 수정된 임상시험 정보를 추가 제출할 것인지 결정해야 한다. 경우에 따라 새로운 임상시험을 진행해야 할지도 모른다. 미국 증권 애널리스트들은 게파픽산트가 승인될 경우 보수적으로 잡아도 연간 5억달러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원래 게파픽산트는 작년에 FDA 자문위에서 유효성을 논의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팬데믹의 영향으로 실제 회의는 열리지 않았다.
머크리서치래버러토리의 로이 베인스(Roy Baynes) 부사장은 “앞서가는 게파픽산트의 RUCC 환자에 대한 유익성을 여전히 신뢰하고, 이들 환자를 위한 쓸모 있는 치료제 옵션이 없다는 의학적 수요를 인식하고 있다”며 “FDA와 만나 이를 위한 후속대책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