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COVID-19, 코로나19)이 맹위를 떨치면서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심사 일정이 지연돼 막대한 손해를 본 레반스테라퓨틱스(Revance Therapeutics)에게 애브비가 특허침해로 공격을 가했다.
두 차례에 걸쳐 공장 실사가 연기돼 아직까지 승인을 얻지 못한 캘리포니아주 뉴어크(NEWARK) 소재한 미용성형 치료제 전문기업인 레반스는 ‘닥시보툴리눔톡신A’(DaxibotulinumtoxinA, 코드명 DAXI)의 허가가 임박한 상황에서 ‘보톡스’라는 막강한 브랜드를 가진 애브비의 자회사인 엘러간으로부터 지난 1일 특허침해로 고소당했다.
애브비는 소장에서 “레반스의 경쟁 약물이 FDA 승인에 임박한 상태여서 합리적인 로열티 및 손실에 대한 배상을 요구하는 판견을 법원에 구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레박스는 “문제의 특허가 레반스나 우리의 공급 파트너인 일본 아지노모토(Ajinomoto)에 의해 침해되지 않았거나 무효라고 생각한다”며 “이 소송은 엘러간이 미용 및 치료 분야에서 경쟁업체를 상대로 제기한 여러 소송 중 하나에 불과하며 애브비가 경쟁업체의 주의를 분산시키기 위해 자주 사용하는 전술”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우리의 차별화된 제품이 승인되면 시장에서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에 대한 엘러간의 우려가 반영된 것”이라고 일축했다.
레반스는 작년 11월 24일 코로나19로 공장 실사가 한 차례 지연된 바 있고 올해 4월에는 6월말까지 현장 실사를 마치겠다고 FDA가 밝힌 바 있다. 지난 8월 레반스의 CEO인 마크 폴리(Mark Foley)는 애널리스트들과 간담회에서 “FDA가 현장조사를 마쳤고 그 과정에 대해 ‘매우 좋은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승인이 지연되는 동안 레반스는 본사를 뉴어크에서 테네시주 내슈빌로 이전하고 향후 5년 동안 거의 150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 1000만달러를 투자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레반스가 FDA 승인을 얻으면 애브비의 압도적인 보톡스와 대적해야 한다. 보톡스는 작년에 팬데믹 셧다운으로 어려움을 겪었지만 지난 7월에 나온 2021년 상반기 매출은 10억달러로 두 배 이상 증가해 기대치를 초과했다. 애브비는 지난해 앨러간을 630억 달러에 인수하면서 보톡스를 인수했다.
미국 애브비는 지난 9월 8일 한국기업 메디톡스로부터 도입한 액상형 보툴리눔 톡신 후보물질인 MT10109L의 개발을 중단한다고 일방 선언했다. 2013년에 엘러간에 기술수출했던 이 물질의 개발권한을 반환한다고 8년 만에 통보했다.
메디톡스가 MT10109L 버전의 한국 내 시판제품인 ‘이노톡스’가 식품의약품안전처부터로부터 ‘이노톡스가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품목 허가 및 변경 허가를 받아 약사법 제76조 제1항 2의3을 위반했다’며 지난 1월 허가를 취소했기 때문에 애브비가 제휴를 끊었을 것으로 점쳐지지만 경쟁자의 맥을 풀리게 하려는 엘러간 특유의 ‘교란 작전’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메디톡스도 이에 대해 GS그룹이 인수한 휴젤을 상대로 보툴리눔 균주 오리지널리티를 문제삼아 특허소송에 나설 것으로 점쳐진다. 그동안 휴젤은 통조림에서, 대웅제약은 용인 연구소 인근의 토양이라고 주장해왔다.
애브비는 독점하던 보툴리눔톡신 시장에서 레반스테라퓨틱스(Revance therpeutics)의 ‘닥시보툴리눔톡신A’(DaxibotulinumtoxinA, 코드명 DAXI, 현재 승인 심사 중), 휴젤의 ‘레티보’(시판승인 신청 완료), 휴온스의 ‘휴톡스’(3상 준비 중) 등 후속 보툴리눔톡신 제제와 경쟁해야 하는 국면에 놓여 있다.
하지만 메디톡스의 힘을 빼놓는 데는 성공했다. 메디톡스는 대웅제약의 법적 분쟁 등 전열이 어수선하기 때문에 이를 정비에 다시 미국에서 ‘MT10109L’의 허가를 재추진하는 데에는 상당한 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MT10109L은 올해 2월 3상을 마치고 유효성 및 안전성 데이터를 판독하지 못한 상태다. 5월까지만 해도 연내로 FDA 승인을 기대한다고 전망했으나 현재로서는 언제 허가 절차가 재개될지 점치기 어려운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