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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의 치매약 ‘애듀헬름’ 영업사원 ‘병원 출입 금지’ 안내문 붙인 美 병원
  • 정종호 ‧약학박사 기자
  • 등록 2021-09-24 03:53:21
  • 수정 2023-01-07 19:4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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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험약 등재 거부 잇단 시련 … 임상시험 중 85세 이상 금기, 승인사항에 반영 안 돼 … 처방의사수 점차 늘어진다는 반론도

지난 6월초 유효성 논란 끝에 가까스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알츠하이머병 신약으로 허가받은 ‘애듀헬름’(Aduhelm 성분명 아두카누맙 aducanumab)이 일부 병원 의사로부터 수모를 겪고 있다. 


지난 22일(미국 현지시각) 트위터에 올라온 한 클리닉 출입문 사진에는 미국 워싱턴DC에 있는 한 신경과센터에 “바이오젠을 대표하는 사람은 병원 직원, 의사, 또는 환자를 찾아가거나 관여해서는 안 됩니다”라는 안내문이 붙었다. 


바이오젠은 의사 처방을 늘리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으나 냉담한 의사들의 반응, 연간 5만6000달러로 책정해놓은 높은 약값, 의회 및 미국 연방정부의 조사, 미국 보험사들의 보험약제 등재 거부 등에 시달리고 있는데 이같은 이례적이고 노골적인 바이오젠 박대는 애듀헬름이 블록버스터로 진입하는 데 힘을 확실히 빼는 사례로 꼽힌다. 


애듀헬름은 지난해 11월 FDA 산하 말초중추신경계 약물 자문위원회가 8대 3(찬성 1, 기권 2)으로 승인을 반대했음에도 승인이 이뤄져 의사사회의 비난을 샀다. 특히 자문위원 중 3명의 항의의 표시로 위원직을 사임했다.


트위터에 올라온 바에 따르면 워싱턴DC의 신경과 의사들은 논란이 명확하게 정리될 때까지 애듀헬름 투여를 거부하는 데 동의했다. 


바이오젠은 예상보다 훨씬 느리게 애듀헬름이 배포되고 있음을 인정했다. 지난 10일 모건스탠리가 주최한 의료 행사에서 바이오젠의 CEO인 미첼 부나초스(Michel Vounatsos)는 “우리 임상 데이터와 승인 절차를 둘러싼 혼란, 잘못된 정보, 논란이 너무 많다”며 “처방 확대가 원했던 것보다 훨씬 점진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시인했다. 특히 “우리는 2021년에 이미 설정한 매우 낮은 판매 목표를 확실히 재검토하고 있다”며 기대 이하의 성장을 걱정했다.


증권투자기관인 미즈호의 애널리스트 살림 사이에드(Salim Syed)는 22일 고객에게 보낸 메모에서 “워싱턴DC 신경과센터의 입장은 애듀헬름 외에 상당한 신경과 약물을 보유하고 있는 바이오젠에 더 큰 문제를 안겨다 줄 수 있다”며 “병원이 회사 직원의 진입을 절대적으로 차단하는 것은 처음 본다”고 우려했다.


그는 “여전히 애듀헬름은 상업적으로 불안한 상태로 남아 있다”며 “바이오젠이 4시간에 걸쳐 133개의 슬라이드를 소개하는 투자자 R&D데이(제품 및 회사 전망 홍보행사)에도 불구하고 애듀헬름 성장에 대한 명확한 사례를 제시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사이에드는 “바이오젠은 애듀헬름의 연간 최고 매출액이 100억달러 정도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나 보수적으로는 60억달러로 추산한다”며 “이런 격차는 바이오젠의 성장 전망에 큰 문제를 야기한다”고 덧붙였다.  


바이오젠은 의료보험 약가 리스트 등재에도 애를 먹고 있다. 민간 의료보험사 블루크로스블루실드(Blue Cross Blue Shield)의 특정 계열사는 “임상적 이점이 확립되지 않았다”며 보험을 적용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미국 보훈처도 지난달 처방집에 애듀헬름을 추가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 곳 대변인은 “약물의 중대한 부작용 위험과 인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증거가 없음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14일 ‘테크놀로지 네트워크’ 산하 ‘뉴로사이언스 뉴스 & 리서치’ 사이트에는  애드헬름 승인의 근거가 된 2건의 3상 임상에서 85세 이상 고령, 심혈관질환 및 뇌졸중을 앓았던 특정 만성질환 환자, 항응고제 사용자를 임상시험 참가 대상에서 제외시켰지만 FDA는 이런 환자군에 대한 금기 또는 예방조치 없이 애듀헬름을 승인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테크놀로지 네트워크


바이오젠은 약 50개의 의료기관에서 애듀헬름을 주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회사가 목표로 삼아썬 900여개에 크게 못 미친다. 회사 대변인은 “7월에 해당 사이트 중 약 3분의 1이 에듀헬름에 대한 리뷰를 완료했는데 대부분 긍정적인 의견을 채택했거나 최소한 리뷰를 다시 작성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이오젠은 매출이 늘어날 것이라는 시그널을 던지고 있다. 신경과 의사를 대상으로 한 스피어릭스(Spherix)의 지난 7월 중순 설문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응답한 의사의 약 4분의 1(27%)만이 애듀헬름 처방 의사를 밝혔으나 9월 16일 보고서에는 50%로 높아졌다고 주장했다. 또 내년 3월에는 응답자의 최소 3분의 2가 처방에 나설 것이며, 새로 진단된 알츠하이머병 환자 7명 중 1명이 애듀헬름을 처방할 수 있는 적합 환자라고 낙관했다. 


증권투자사인 투자사 제프리스(Jefferies)의 애널리스트 마이클 이(Michael Yee)는 에듀헬름이 올해 약 6000~7000만달러를 벌어들일 것이라고 22일 추산했다. 그는 바이오젠의 또다른 알츠하이머병 신약후보 및 근위축성측삭경화증(amyotrophic lateral sclerosis, ALS) 및 루푸스 신약후보가 각각 10억달러가치가 있음을 감안할 때 지난 8월초 400달러였던 바이오젠 주가가 최근 300달러 이하로 급락한 것은 과도한 하락이라고 주장했다. 바이오젠의 레카네맙(lecanemap, 코드명  BIIB080)은 아밀로이드와 타우를 표적하는 2상 임상 중인 유망 알츠하이머병 파이프라인이다. 아울러 애듀헬름은 몇 달 안에 영국과 일본에서 승인 여부를 결정할 것이기 때문에 온기가 남아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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