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식품의약국(FDA)이 65세 이상 고령층, 18~64세의 당뇨병 및 고도비만 등 고위험 환자군, 에이즈 감염자 등 면역 취약 환자군, 환자 밀접촉 의료종사자 등에 대한 화이자의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추가 접종(3차 접종, 부스터샷)하도록 22일(현지시각) 긴급사용승인(EUA)을 내렸다.
FDA는 화이자 백신을 2차 접종한 뒤 6개월 뒤에 부스터샷을 놓도록 승인했다. 앞서 FDA는 면역이 저하된 환자에게만 부스터샷을 놓을 수 있다고 승인했는데 이번에 적용 범위가 넓어졌다.
그동안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전 국민을 대상으로 부스터샷을 시행해야 한다고 밀어붙였으나 대다수 전문가들은 실효성과 빈곤국가의 대다수 국민이 1차 접종에도 못 들어간 것을 감안한 인도주의 차원에서 반대해왔다. 특히 전문가들은 부스터샷이 젊고 건강한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증거가 없다고 주장해왔으며, 전 미국민의 54.1%만이 2차 접종까지 마친 가운데 미국 의료시스템이 나머지 미(未) 접종 미국인을 접종할 여력도 부족하다는 견해를 일부 전문가들이 지적했다.
이번 FDA 긴급사용승인의 후속 조치로 전국적인 접종이 시작되려면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권고가 추가로 필요하다. CDC는 22~23일 자문단 회의를 열어 부스터샷 권고 여부를 투표할 예정이다. 이번 EUA 허가는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만 해당되며 모더나 백신이나 얀센 백신에 대한 부스터샷 여부는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
이와 관련, 국제적인 비난 목소리도 나왔다. 앞서 세계보건기구(WHO)는 신흥시장에서 백신이 모자라는 마당에 선진국이 부스터샷을 도입하면 부족 현상이 더 심해진다고 경고했다.
유엔 총회 참석차 미국에 도착한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은 지난 21일 고위급 회담에서 “신흥시장 국가들은 1회 백신 접종도 (부족난과 경제적 사정 탓에) 망설이고 있는 데 반해 선진국들이 부스터샷을 말하고 있는 것은 이성적으로나 도덕적으로 정당화될 수 없다”며 “선진국의 이기적인 행동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충격적이며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지적했다.
글로벌 시민단체는 국제앰네스티는 9월 설문조사를 통해 코로나19 백신 제조사인 아스트라제네카(AstraZeneca), 화이자 및 바이오엔텍(BioNTech), 얀센, 모더나(Moderna), 노바백스(Novavax) 등이 자사의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지적재산권 포기를 거부했다고 최근 보고서를 통해 지적했다. 이 단체는 선진국의 부스터샷은 참으로 부적절하다며 저소득 및 중하위 소득 국가에 이들 제약사들이 20억도스를 전달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과거에 조 바이든 대통령이 국제적 감염병 대란을 조기에 종결시키자는 취지에서 지재권 무효화를 권고하는 등 제스처를 보였으나 모더나만 동의할 듯한 의향을 비쳤고 나머지 회사는 절대로 수용할 수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해 미국과 중국은 이번 총회에서 각각 11억도스, 20억도스의 백신을 세계 각국에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미국은 화이자 5억도스, 모더나 5억도스, 얀센 1억도스 등을 기증키로 했다.
한편 존슨앤드존슨(J&J) 계열 얀센은 21일 단회 접종으로 끝나는 자사의 코로나19 백신이 18~55세 성인을 대상으로 한 1차 접종 후 56일이 경과한 시점에서 2차 접종(부스터샷)을 맞으면 코로나19 예방 효과가 94%로 상승했다고 밝혔다. J&J는 과거 얀센 백신 1회 접종만으로 최대 8개월 동안 코로나19 보호 기능을 제공한다고 발표했으나, 변이종의 출현하면서 이에 대응하는 동시에 자사 백신의 수요를 진작하기 위해 부스터샷을 통해 예방 효과를 높여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미 국방부는 22일 SAB바이오테라퓨틱스(SAB Biotherapeutics)에 DiversitAb Rapid Response Antibody Program의 일환으로 6050만달러를 추가로 지원키로 했다. 이에 따라 총 2억달러가 코로나19 항체 치료제인 SAB-185 신약후보를 임상 단계로 진입시키는 데 투입될 예정이다. 앞서 이 회사는 지난 6월 22일 특수목적합병회사(SPAC)인 빅사이프레스인수회사(Big Cypress Acquisition Corp, 나스닥 BCYP)와 합병을 결정했으며 연내에 거래가 종결된다.
중국 청두 소재 클로버바이오파마슈티컬스(Clover Biopharmaceuticals)는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인 SCB-2019(CpG 1018/Alum)가 글로벌 중추 2/3상 SPECTRA 임상시험에서 인도발 델타 변이에 대해 79%의 효능을 보였다고 22일 밝혔다. 브라질 유래 감마 변이에는 92%, 중남미와 유럽을 중심으로 확산 중인 뮤(Mu) 변이체에 대해 59%의 예방효과를 보였다. 현재 델타변이가 전세계 코로나19의 약 90%를 장악하는 가운데 였으며 이번 임상에서 델타, 감마, 뮤 등 세 가지 변이는 전체 코로나19 바이러스의 73%를 차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클로버 임상에서 4개 대륙에서 3만명이 등로괬고 모든 변종에 대한 백신 예방 효능은 67%로 기록됐다. 중등도 내지 중증 코로나19에 대한 방어 효과는 84%, 중증 코로나19 진행 및 입원에 대한 방지 효과는 100%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