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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가 불 붙이는 ‘청소년 자해 … 코로나 이후 심각 수준
  • 김광학 기자
  • 등록 2021-09-10 12:48:53
  • 수정 2021-09-10 13:5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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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소년 고립감 불안 심화 … 작년 총 2289명 극단 선택 직전 ‘고의적 자해’ 4~5배 폭증

청소년 자해 문제가 끊이지 않고 있다. 최근 한 조사에 따르면 청소년 10명 중 1명은 자해 또는 자살을 생각해본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청소년들이 SNS를 통해 자해 후기나 정보를 공유할 만큼 방식이 과감해지고 있음에도 심각성이나 예방 필요성에 대한 인식은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자해는 당사자 의도와 관계없이 생명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중대한 문제인 만큼, 예방을 위해 청소년은 물론, 가정, 학교 등 전방위적 관심과 협조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며 지난해와 올해 고의적 자해를 하는 이들이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확산세로 우울증세인 ‘코로나 블루’까지 겹치면서 스스로 목숨을 끊기 전 단계인 자해가 속출하고 있다.


이은주 정의당 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고의적 자해로 진료를 받은 인원은 2289명으로 2015년 이후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상반기의 경우 1225명으로 전년도 같은 기간(1076명) 보다 더 증가했다. 정부 차원에서 중앙재난심리회복지원단을 구성하는 등 대책을 수립했으나 고의적 자해의 증가를 막지 못한 것이다.


코로나19가 확산하기 시작한 지난해부터 고의적 자해도 급증했다. 고의적 자해 건수는 2016년 770건에서 2017년 753건, 2018년 973건으로 완만히 증가하다가 2019년 1773건으로 전해 대비 2배 가까이 늘었다. 2020년에는 2289로 증가했다. 연령별로는 10대와 20대의 자해 증가 폭이 가장 컸다. 10대는 2015년 50명에서 지난해 224명으로 4.5배 증가했으며 20대는 같은 기간 93명에서 484명으로 5.2배 급증했다. 이어 60대 4.2배, 80대 이상 3.4배, 70·30대 2.9배 등의 순이었다


고의적 자해 증가세는 코로나19로 청소년·청년층의 고립감과 정서적 불안이 심화한 데 따른 현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전부터 자살률이 매우 높아 자살예방 및 정신건강 증진을 더욱 활발히 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는데 코로나19로 인해 위험도가 급격히 상승했다는 설명이다. 이은주 의원은 “청년층·저소득층의 고립감, 불안감, 경제적 어려움 등이 심각하다”며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다면 보다 심각한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스트레스가 가장 큰 원인 … 대안으로 자해 선택


전문가에 따르면 많은 청소년들은 자살 의도가 없음에도 특정 상황이나 감정을 회피하고 긴장을 이완하기 위해 ‘비자살적 자해’를 하고 있다. 다양한 원인에 의해 스트레스와 압박감, 불안, 우울 등을 겪고 심리적·신체적 긴장 상태에 놓이지만, 이를 적절히 해소하지 못하거나 해소 방법 자체를 알지 못해 계속해서 부적절한 방법을 선택하게 되는 것이다. 


배승민 교수는 “코로나 시기에 충분한 시간을 두고 긴장이 이완되는 경험을 해야 하는데, 이른 아침부터 늦은 밤까지 학원에서 시간을 보내는 청소년들에게는 시간적 여유가 없다”며 “건강하게 감정을 조절하거나 긴장을 이완시키는 방법을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신체적 자극을 통해 짧은 시간 안에 긴장을 이완시키는 행위가 대안처럼 사용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더 큰 문제는 청소년들의 심리·신체적 긴장을 유발하는 요인이 계속해서 늘고 있지만, 이를 정상적으로 해소할 수 있는 수단은 여전히 제한됐다는 점이다. 특히 지난해 코로나19 발생 이후로는 청소년들이 스트레스나 긴장을 풀 수 있는 수단들이 더욱 줄어든 상태다. 


SNS 영향 커… 사진 방법 후기 자세히 공유


최근 발생하는 청소년 자해의 경우 SNS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는다는 점에서 이전과 차이를 보인다. 현재 SNS 상에서는 자해 사진이나 방법, 후기 등을 자세히 공유하는 글과 계정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실제 많은 청소년들은 호기심에 이 같은 글 또는 계정을 접한 뒤 모방하는 식으로 자해를 시도·경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더 큰 문제는 청소년들이 일상을 공유하듯 SNS를 통해 자해 관련 정보를 주고받으면서 자해로 인한 피해나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배승민 교수는 “과거에는 자해 사실을 숨기려했다면, 현재는 자해를 마치 트렌드처럼 받아들이고 취미처럼 표현하는 청소년들도 적지 않다”며 “SNS 사용 연령이 낮아지면서 어린 초등학생들까지 자해하는 방법을 배우고 이를 실행에 옮기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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