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신저 RNA(Messenger RNA)를 이용한 치료제나 백신은 2020년대를 빛낼 생명과학의 영웅이 됐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COVID-19, 코로나19)와의 싸움에서 핵심으로 부상한 mRNA 기술은 이제 도약할 일만 남았다.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에 위치한 그린라이트바이오사이언스(GreenLight Biosciences)는 인간의 질병에 대항하는 mRNA 백신과 치료제뿐만 아니라 벌들을 보호하기 위해 살충제에 대한 지속 가능한 대안 동물의약품을 개발해 지구 환경 구하기에도 나서고 있다.
2008년에 설립된 잘 알려지지 않은 그린라이트는 무세포를 통해 더 큰 규모에 더 낮은 가격을 제공할 수 있는 메신저 RNA 제조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다. 이 회사는 작년에 1억2200만달러의 투자금을 유치했고 올들어 지난 6월 1억200만달러의 시리즈D에 성공하는 등 총 2억3000만달러가량을 모금했다.
그린라이트는 10일(현지시각) 기업인수목적회사(Special Purpose Acquisition Corporation)인 엔바이런먼털임팩트인수회사(Environmental Impact Acquisition Corp 나스닥 ENVI)와 합병해 우회 상장한다고 밝혔다.
그린라이트는 이번 SPAC과의 합병으로 SPAC이 보유한 현금 3억8500만달러를 획득하고 이번 계약에서 파생된 이득을 누리게 된다. 그린라이트는 이번 우회 상장으로 15억달러의 가치를 창출한다고 예상했다.
코로나19 대유행은 인류에게 mRNA 타입 백신이 과거의 전통적인 백신보다 훨씬 더 빨리 생산될 수 있음을 입증했다. 그러나 이 기술은 대량생산에서 몇 가지 거대한 장애물에 직면해 있다. 왜냐하면 전 세계의 많은 사람들을 예방접종하는 데 필요한 원료의 양을 얻는 게 쉽지 않아서다.
그린라이트의 비결은 바로 여기서 빛을 발한다. 이 회사의 독자적인 제조 방법은 오늘날 세계에서 무제한으로 공급되고 있는 포도당, 물, 미생물만을 사용하는 자연친화적 생물학적 방법으로 기존 장애물을 뛰어넘었다.
안드레이 자루(Andrey Zarur) 그린라이트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가을 “우리는 살아있는 세포 안에 있는 mRNA에 필요한 모든 구성요소를 직접 만들고, 이것을 무세포반응기(cell-free reactor)에 넣어 가동함으로써 원료를 생산했던 세포가 더 이상 존재할 필요가 없게 했다”고 말했다.
그린라이트는 독특한 제조 공정을 통해 자체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을 아프리카에서 시험하기를 희망하고 있다. 아프리카는 인구의 2%도 안 되는 사람들만이 백신 접종을 완료했기 떄문에 임상시험을 시작하기에 완벽한 장소이다.
이 회사는 계절성 독감에 대한 mRNA 백신과 겸상적혈구질환 치료제도 연구 중이다.
그린라이트는 나아가 지난 5월 파괴적인 기생충인 바로아 진드기(Varroa mite)로부터 벌들을 보호하는 것을 포함하는 바이엘의 일부 RNA 지적재산권을 인수했다. 진드기는 가장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화학살충제에 대해 저항성을 길러왔다. 그린라이트의 공정은 소량의 RNA를 장갑만을 착용한 채로 처리하므로 유해물질 슈트를 입을 필요가 없다. RNA 기반 살충제는 진드기만을 대상으로 하며 전체적으로 벌집의 건강 상태를 개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개발 중인 또 다른 살충제는 농작물을 파괴하는 콜로라도감자딱정벌레 (Colorado potato beetle)를 대상으로 한다. 두 솔루션의 제품 출시는 향후 몇 년 이내에 승인을 얻음으로써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나스닥 상장에 SPAC을 활용한 패스트트랙을 타는 것은 2~3년전부터 시작돼 작년에 두드러졌다. 기존 방법에 비해 신속하고 효율적이서 인기다. 지난 6일에는 매사추세츠주 캠브리지(일명 Genetown)의 이큐알엑스(EQRx)가 SPAC인 CM생명과학III(CM Life Sciences Ⅲ)과 36억5000만달러(상장 후 주식가치)의 계약을 체결하고 18억달러의 현금을 즉시 지원받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EQRx는 2020년 1월에 2억달러 규모의 시리즈A에 성공, 출범했다. 종양학, 면역염증질환 및 희귀질환에 중점을 두고 의료시스템 안에서 경제적으로 감당할 수 있는 더 저렴하되 특허 보호를 받는 의약품을 개발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내세웠다.
EQRx는 2022년까지 20개 이상의 파이프라인을 갖출 것이며 2023~2025년에 ‘상당한 수익’을 올릴 것으로 예상했다.
EQRx의 최고운영책임자(COO)인 멜라니 날라체리(Melanie Nallicheri)는 “바이오기업 생태계의 다양한 이해 관계자에게 실질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대규모 파이프라인을 구축하려면 상당한 자본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EQRx는 2020년 1월에 2억달러 규모의 시리즈A에 성공, 출범했다. 종양학, 면역염증질환 및 희귀질환에 중점을 두고 의료시스템 안에서 경제적으로 부담할 수 있는 더 저렴하되 특허 보호를 받는 의약품을 개발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 회사는 2020년 10월 중국 쑤저우와 상하이에 기반을 둔 시스톤파마슈티컬스(CStone Pharmaceuticals, 基石藥業)와 글로벌 전략적 제휴를 맺고 1억5000만달러의 선불금을 내고 항PD-L1 면역관문억제제(단일클론항체)인 수게말리맙(sugemalimab, CS1001)과 항PD-1 면역관문억제제(단일클론항체) ‘CS1003’ 등 두 가지 실험용 항암제를 사들였다. 중국, 대만, 홍콩, 마카오 등에서 시스톤이 권리를 갖되 나머지 지역에서는 EQRx가 전권을 행사한다.
지난 4월에 상장된 CM생명과학Ⅲ와의 합병으로 EQRx는 오는 2026년까지 손익분기점에 도달하는데 필요한 준비절차를 마쳤다. CM생명과학Ⅲ는 생명공학 벤처기업 전문 창업투자사 카스딘캐피탈(Casdin Capital)과 헤지펀인 코벡스매니저먼트(Corvex Management)의 후원으로 설립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