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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 많았던 바이오젠 ‘애듀헬름’ 18년 만에 알츠하이머병 신약으로 FDA 승인
  • 정종호 약학박사‧ 기자
  • 등록 2021-06-09 10:57:14
  • 수정 2021-06-15 00:3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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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근본적 병태생리 표적으로 작용하는 최초 치매약 … 유효성 논란 여전, 연매출 50억달러 기대주, 연간 약제비 5만6000달러

바이오젠과 에자이가 비난 여론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7월 8일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알츠하이머병(치매) 신약후보물질인 아두카누맙(aducanumab)에 대한 승인 재심사 서류를 제출한 건이 마침내 ‘시판승인’으로 귀결됐다. 재심사 요청 11개월 만인 7일(현지시각)에 FDA 허락이 떨어졌다. 


더욱이 아두카누맙은 지난해 11월 6일 미국 식품의약국(FDA)  산하 말초중추신경계 약물 자문위원회가 8대 3(찬성 1, 기권 2)으로 승인을 반대하는 표결 결과를 보였지만 FDA는 승인 거절을 명확히 하지 않았다. 


관련기사: ​바이오젠의 치매 신약후보 ‘아두카누맙’ 승인 논란 … ‘사기’냐 ‘정치력’이냐


당초 FDA는 지난 3월 7일까지 승인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었다. 자문위의 압도적 반대가 나온 이상 승인 거부가 명확히 공표되는 게 상례인데도 FDA는 지난 2월 4일 3개월 더 연장해 이달 7일을 승인 결정 마감일로 정했다. 이런 관행을 깬 FDA의 행보에 대해 미국 시민단체인 퍼블릭시티즌은 바이오젠과의 유착이 의심된다고 지난 4월 폭로했다. 


이번 시판 승인은 가속승인(accelerated approval)이다. 따라서 추적관찰을 하는 시판 후 임상을 거쳐 유효성을 확증해야 허가가 유지된다. 신약의 브랜드명은 ‘애듀헬름’(Aduhelm)으로 지어졌다.


FDA 약물평가연구센터(Center for Drug Evaluation and Research, CDER) 소장인 패트리지아 카바조니(Patrizia Cavazzoni)는 “알츠하이머병은 파괴적인 질환의 일종으로 환자뿐만 아니라 가족들의 삶에도 심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기존 치료제가 관련 증상들을 치료(완화)하는 수준에 그쳤던 것과 달리 아두카누맙은 알츠하이머병의 기저 발병 원인인 아밀로이드 플라크 형성을 분해시킴으로써 발병 원인에 영향을 미치는 최초의 치료제일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녀는 이어 “우리가 암과의 싸움을 통해 알아낼 수 있었던 것처럼 가속승인 심사절차는 환자들에게 신약을 조기에 공급하고 연구개발과 혁신을 촉진한다”고 강조했다. 


알츠하이머병을 유발하는 원인은 아직도 완전하게 규명되지 못했지만 아밀로이드 베타(amyloid-β) 단백질이 뭉친 아밀로이드 플라크(amyloid plaque) 또는 타우단백질(tau) 응집(tau tangle)이 뇌내에 축적돼 뉴런(신경원) 간 연결을 망가뜨리는 게 요인으로 추정되고 있다. 


애듀헬름은 단일클론항체로 베타아밀로이드(Aβ)의 응집을 차단하거나 분해하는 역할을 한다. 동종 계열 최초의 알츠하이머병 치료제로서 2003년 10월 이후 18년 만에 등장하는 신약이다. 


최초의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타크린(Tacrine)도 중추신경계에 작용하는 콜린에스테라제 억제제 중 하나로 1993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았지만 부작용으로 간독성이 확인돼 2013년부터 사용이 중지됐다.


이 약을 포함해 현재 도네페질(donepezil), 리바스티그민(rivastigmine), 갈란타민(galantamine) 3가지 아세틸콜린분해효소(acetylcholine esterase) 억제제가 쓰이고 있다. 각각 1996년, 1998년, 2001년에 승인됐다. 이와 기전이 다른 NMDA(N-methyl-D-aspartate, N-메틸-D-아스파르트산) 수용체 길항제로서 메만틴(memantine)이 2003년에 나왔다. 메만틴은 AChE억제제를 사용해도 뚜렷한 증상 개선이 나타나지 않는 경우에 투여한다.


그러나 이들 약은 모두 병리를 교정하는 게 아니고 증상을 완화시키는 수준에 그치고 부작용으로 식욕저하, 오심, 구토, 설사, 두통, 체중감소, 어지럼증, 불면증 등을 초래해 한계가 뚜렷했다. 따라서 애듀헬름은 오랜 기간의 치매 신약 ‘기근’과  ‘병리적 요인을 해소하는 신약의 필요성’에 따른 여론에 밀려 상당히 미흡한 유효성에도 불구하고 허가된 측면이 강한 것으로 분석된다.


애듀헬름은 1638명의 환자가 참여한 EMERGE 임상(302연구), 1647명이 참여한 ENGAGE 임상(301연구)과 알츠하이머병 전조증상 또는 경증을 보이는 환자들이 참여한 1b상 PRIME 등 총 3482명의 환자들을 대상으로 진행된 3건의 임상시험을 통해 효능을 평가받았다.


이들 임상시험은 이중맹검, 피험자 무작위 배정, 위약 대조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환자마다 다양한 용량을 투여했다. 그 결과 아두카누맙 투여군은 용량 및 시간 의존적으로 아밀로이드 베타 플라크가 감소한 반면 대조군은 아밀로이드 감소가 관찰되지 않았다. 아밀로이드 베타 플라크는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을 통해 계량화했다. 


애듀헬름의 처방 지침에는 아밀로이드 관련 비정상적 영상소견(amyloid-related imaging abnormalities, ARIA)에 유의하라는 주의문이 삽입된다. 


ARIA는 시간이 흐르면 저절로 해소되고 증상을 유발하지 않는 일시적 뇌내 부종이다. 그러나 일부 환자에서는 두통, 혼돈, 현훈, 시력변화, 메스꺼움을 유발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애듀헬름은 혈관부종, 담마진(두드러기)을 포함한 과민반응을 초래할 수 있다. 


애듀헬름 사용 시 가장 빈도높게 수반될 수 있는 부작용들로는 ARIA, 두통, 낙상, 설사, 혼돈/섬망/정신상태 변화/방향감각 상실 등이 보고됐다.


희대의 논란 끝에 아두카누맙은 아밀로이드-베타 플라크 양성이면서 경미한 치매 또는 인지장애를 진단받은 환자를 대상으로 허가를 받았다. 매월 한 차례 정맥주사한다. 


이 약을 개발한 바이오젠은 연간 50억~100억달러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인 이밸류에이트(Evaluate)가 지난 3월 공개한 2026년 글로벌 의약품 매출 추정치 1위는 아두카누맙으로 48억달러의 매출이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미국 내 알츠하이머병 환자는 520만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는 가운데 바이오젠은 애듀헬름을 투여하기에 적합한 환자를 최대 200만명으로 잡았다. 당초 예상보다 300곳이 늘어난 미국 내 900개 의료기관에서 이 약의 투여를 개시할 계획이다. 


걸림돌은 이 약의 연간 약가가 5만6000달러로 책정된 것이다. 이에 대해 신약에 대한 접근성과 건강 평등을 운운해온 바이오젠이 ‘사회적 약속과 가격표 사이에 단절이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에 바이오젠은 글로벌 제품전략 및 영업책임자인 치르피 귄도(Chirfi Guindo)는 “향후 4년간 약가를 인상하지 않기로 자발적으로 약속한다”며 “열린 마음을 유지할 것”이라는 선심 쓰는 듯한 발언을 했다.


한설희 건국대병원 신경과 교수는 “아두카누맙을 처방받으려면 PET 검사를 통해 아밀로이드 양성임을 확인받아야 하고, 치료 시작 후에는 정기적으로 뇌 자기공명영상(MRI)을 촬영해 부작용을 모니터링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아두카누맙은 완벽한 약이 아니어서 기존 치료제 사용을 지속하면서 병의 진행 경과를 주기적으로 확인하여야 한다”며 “결코 만만치 않은 진단 및 치료 비용이 의료 불평등으로 표출되지 않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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