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캘리포니아주 팔로알토(PALO ALTO) 소재 브리지바이오파마(BridgeBio Pharma)는 ‘트루셀틱’(Truseltiq 성분명 infigratinib 인피그라티닙, 코드명 BGJ398)이 새로운 담관암종 치료제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가속승인(accelerated approval)을 받았다고 28일(현지시각) 발표했다.
이에 따라 트루셀틱은 과거에 다른 치료제를 투여받은 경험이 있는 FGFR2 유전자 융합(fusion) 또는 재배열(rearrangement)이 잠복된 국소진행성 및 전이성 담관암종(cholangiocarcinoma, CCA) 치료제로 쓸 수 있게 됐다.
브리지바이오의 자회사인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QED테라퓨틱스(QED Therapeutics) 및 브리지와 제휴한 스위스 헬스케어기업 헬진그룹(Helsinn)의 계열사인 헬진테라퓨틱스(Helsinn Therapeutics)가 각각 미국에서 공통 마케팅을 1대1로 진행한다.
헬진그룹은 미국과 중국, 홍콩 및 마카오를 제외한 글로벌 마켓에서 트루셀틱을 독점 판매하게 된다. 헬진과 브리지바이오 양사는 지난 3월 글로벌 제휴‧라이센스 계약을 맺었다. 이에 따라 브리지바이오는 최대 24억5000만달러 상당의 단계별 로열티를 수수하게 된다. 헬진그룹은 현재 진행 중이거나 차후 이루어질 트루셀틱의 임상개발 소요 비용을 대부분 부담키로 했다.
이에 앞서 브리지바이오파마 측은 2020년 8월 중국, 홍콩 및 마카오 시장에서 ‘트루셀틱’을 항암제로 개발‧발매하기 위해 중국 상하이 소재 생명공학기업인 리앤바이오(LianBio, 聯拓生物, 2020년 8월 출범)와 최대 5억3150만달러 규모의 전략적 제휴를 맺었다.
BGJ398은 브리지바이오가 2018년 1월말 노바티스가 2상을 진행 중인 신약후보물질을 라이선스 도입한 것이다. 브리지바이오는 이 신약의 연구개발을 위해 6500만달러의 시드머니를 투입해 QED테라퓨틱스를 분사했다. 자세한 거래내역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6500만달러에는 노바티스에 줄 상당한 선지급금이 포함돼 있다고 당시 브리지 측은 설명했다.
트루셀틱은 경구로 투여하는 FGFR 유전자 티로신 인산화효소 저해제의 일종이다. 예후가 극히 나쁘며 공격적인 종양으로 알려진 진행성, 절제수술 불가성 담관암종 환자 108명을 대상으로 28일 치료주기(이 중 21일간 투약)에 매일 125mg을 복용케 했더니 객관적반응률(ORR)이 23%에 달해 1차 평가지표를 충족했다. 반응기간의 중앙값은 5.0개월이었다. 더욱이 이들 가운데 107명(99%)은 4기 담관암종 환자들이었다.
담관암종은 미국과 유럽연합(EU) 국가에서 매년 2만명의 환자가 존재하는 것으로 추산되며 환자의 5년생존율 중앙값은 9%에 불과한 실정이다. FGFR2 유전자 이상에 의한 담관암은 전체의 15~20%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희귀하고 매우 악성이며 진단은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
QED테라퓨틱스의 수잔 모란(Susan Moran) 최고의학책임자(CMO)는 “1차 치료제 투여 후 종양이 재발함에 따라 추가적인 치료를 위해 표적요법제가 필요한 FGFR2 유전자 융합에 의한 담관암종 환자에게 이번 가속승인은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면서 “지금까지 확인된 효과로 볼 때 트루셀틱이 다른 암을 포함해 FGFR 유전자 원인 질환에 유망한 가능성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시험에서 나타난 부작용 및 검사결과 이상(정상치에서 30%이상 벗어난 것 기준)으로는 혈중 크레아티닌 증가, 인산염 증가 또는 감소, 손‧발톱 독성, 구내염, 알칼리성 인산분해효소 증가, 헤모글로빈 증가, 알라닌 아미노기 전이효소 증가, 안구건조증, 피로, 지방분해효소 증가, 림프구 감소, 칼슘 수치 증가, 나트륨 수치 감소, 탈모증, 중성지방 증가, 아스파르트산 아미노기 전이효소 증가, 혈소판 감소, 요산 증가, 손‧발바닥 홍반성 감각둔화 증후군, 관절통, 미각상실 등이 관찰됐다.
이 같은 임상결과는 올해 1월 15~17일 열렸던 미국 임상종양학회(ASCO) 위장관암 심포지엄에서 임상을 주도한 텍사스대 MD앤더슨암센터의 밀린드 제이블(Milind Javle) 교수를 통해 발표됐다.
이번 승인과 관련, 제이블 교수는 “다양한 유형의 종양에서 표적치료제들이 생존기간 연장에 기여했지만 담관암에서는 생존 통계조차 미비할 정도이고 치료 옵션의 선택 폭이 매우 제한적인 상황”이라면서 “트루셀틱은 그동안의 임상에서 FGFR2 유전자 융합에 의한 담관암종 환자들을 위한 표적치료제로서 양호한 내약성과 안전성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트루셀틱은 FDA 산하 우수종양학센터의 이니셔티브 중 하나인 ‘프로젝트 오르비스’(Project Orbis) 프로그램에 따라 현재 호주와 캐나다에서도 심사가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