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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DA 자문위, ‘키트루다’ 위암 적응증 반대, ‘옵디보’ 간암 적응증도 퇴출
  • 정종호 ·약학박사 기자
  • 등록 2021-05-01 22:53:33
  • 수정 2021-06-15 12: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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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개 중 4개는 자진 취하 ..... 나머지 6개 중 4개는 살아 남고 2개 자문위가 퇴출 판정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지난달 27일부터 사흘간 진행 중인 면역관문억제제의 가속승인 적응증 구조조정 심의에서 외부인으로 구성된 항암제 자문위(Oncologic Drugs Advisory Committee)는 6건의 안건 중 4건을 통과(승인 유지)시키고 2건을 반대(승인 철회)하며 마무리됐다. 

미국 머크(MSD)의 PD-1 억제제인 ‘키트루다주’(Keytruda, 성분명 펨브롤리주맙 Pembrolizumab)는 위암 3차 치료제에서 예상했던 대로 불합격 통보를 받았다.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 및 일본 오노약품공업의 PD-1 억제제인 ‘옵디보주’(Opdivo, 성분명 니볼루맙 nivolumab)도 간세포암 2차 치료제로 실격 판정을 받았다. 

위암에선 키트루다 敗, 옵디보 勝

자문위는 29일 6대 2로 키트루다의 위암 치료제 유지를 반대했다. 키트루다는 2017년 9월 위선암 및 보기 드문 유형의 위식도접합부 선암에 대한 최초의 면역요법으로 승인하기로 결정했다. 두 번의 치료에도 불구하고 종양이 치료되지 않는 PD-L1 발현 위암 환자에게 3차 치료제로 승인했다. 마땅한 치료옵션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섣부른 승인은 빠르게 의문을 제기했다. 3개월 후 2차 치료제로서 키트루다를 평가한 Keynote-061의 임상은 실패했다. 진행성 위선암 또는 위식도접합부 선암 환자에서 1차 치료제로서 키트루다의 효과를 살펴본 Keynote-062에서도 세포독성항암제와의 병용요법은 생존기간 연장을 입증하지 못했다. 

이에 MSD는 허가받은 3차 치료제가 아닌 1차, 2차 치료제에서 효과가 미흡하게 나온 것이라며 현재 진행 중인 최종 임상결과가 2024년에 나오므로 그 때까지 기다려줘야 한다고 반박하고 있지만 자문위원들은 그 때까지 적응증을 승인 상태로 놔두는 것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반면 라이벌인 옵디보는 1차 치료제로서 위암 사망위험을 20%가량 줄인 것으로 밝혀져 지난 16일 플루오로피리미딘 및 백금착제 등 화학요법제를 병용하는 요법으로 PD-L1 발현 상태에 관계없이 진행성 또는 전이성 위암, 위식도접합부암, 식도선암 등 3가지 암종에 쓸 수 있도록 허가받았다. 

간암에선 옵디보 敗, 키트루다 勝

26일 옵디보는 5대 4로 자문위가 간암 적응증을 취하하는 결정을 내렸다. 옵디보는 CheckMate-040 1/2상 임상을 바탕으로 2017년 9월 가속승인을 받았다. 바이엘의 ‘넥사바정’(Nexavar 성분명 소라페닙, sorafenib)으로 치료받은 후에도 간암이 진행된 154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한 결과, 객관적반응률은 14.3%(22명)로 이중 1.9%(3명)가 완전반응, 12.3%(19명)가 부분반응을 나타냈다.

반응지속기간 범위는 3.2개월에서 38.2개월 이상이었으며, 91%의 환자가 6개월 이상, 55%의 환자가 12개월 이상 치료반응이 지속됐다.

이후 CheckMate-459 임상에서 소라페닙 14.7개월에 비해 16.4개월의 중간 생존기간을 기록했으나, 통계적 유의미성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것이 변수로 작용했다.  

자문위는 전체적으로 옵디보 단독요법이 간세포암 치료 혜택을 입증하지 못했다며 승인 유지를 거부했다. 또 조만간 간암과 관련해 나올 임상자료도 준비된 게 없어 판단할 근거가 없다고 했다. 

이에 대해 BMS는 재발 위험이 높은 간암 수술 환자를 대상으로 한 CheckMate-9DX 확증시험을 근거로 내세웠으나 이는 이미 FDA가 눈썹을 찡그릴 정도로 부정적인 데이터였다. 이에 대해 FDA는 “질병 부담이 적은 환자에서 진행성 간암으로 악화되는 것을 개선할 수 있는지를 입증하는 데 상당한 불확실성이 존재한다”고 평가한 바 있다. 

게다가 자문위는 2020년 3월 옵디보와 BMS의 CTLA-4 길항제인 ‘여보이주’(Yervoy 성분명 이필리무맙, Ipilimumab) 병용요법이 간암 치료제로 가속승인을 받았기 때문에 굳이 옵디보 단독요법을 유지할 필요성이 없음도 시사했다. 당시 BMS는 넥사바 치료 전력이 있는 간암 환자에게 이중 면역치료제 병용요법이 FDA로부터 적응증을 획득한 것은 옵디보+여보이가 유일하다고 강조했다.

옵디보의 간암 적응증 존치에 찬성한 한 의사는 “옵디보가 2차 치료제로서 남아 있을 필요성을 인정한다”면서도 “ CheckMate-9DW 임상결과를 볼 때 적응증으로 옵디보 단독요법과 옵디보+여보이 병용요법 중 무엇을 취할 것이냐를 놓고 볼 때 상당히 큰 동요가 온다”며 단독요법의 미흡함을 언급했다.  

이에 BMS의 위장관암 개발 책임자인 이안 왁스먼은 보도자료에서 “간암에서 면역요법은 넥사바를 투여해도 암이 진행했거나 고령으로 기존 항암제를 이길 수 없는 환자를 위해 중요한 다음 치료 옵션”이라며 “오늘의 FDA 결정에 실망했으며 검토를 완료하는 동안 긴밀히 협력할 것”이라고 말헀다. 

옵디보+여보이 병용요법의 효과를 평가한 ‘CheckMate-040’ 임상시험에서 환자의 32.65%(49명 중 16명, 객관적반응률, objective response rate, ORR, 임상시험 전에 FDA가 정해놓은 최소한의 일정 기간 동안 최소한의 암 크기 감소효과 기준을 객관적으로 충족한 환자의 비율)가 옵디보+여보이 병용요법에 반응을 보였다. 이 중 8.16%(4명)는 완전반응을, 24.49%(12명)는 부분반응을 나타낸 것으로 분석됐다. 반응기간을 보면 4.6개월에서 30.5개월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나타난 가운데 88%는 반응기간이 최소한 6개월에 달했다. 56%는 최소한 12개월간, 31%는 최소 24개월간 암이 억제됐다. 

이와 대조적으로 키트루다는 키트루다+최적지지치료(best supportive care, BSC) 병용과 위약+BSC 병용을 비교한 Keynote-240 임상의 연장 연구에서 유의미한 생존기간 연장을 입증하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8대 0 만장일치로 적응증 유지 판정이 나왔다. 이는 키트루다가 Keynote-394 등 두 가지 후속 임상데이터를 조만간 내놓을 것이기 때문에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관망에서 나왔다. 

로슈의 PD-L1 억제제 ‘티쎈트릭주’(Tecentriq 성분명 아테졸리주맙, atezolizumab)와 이 회사의 VEGF 억제제인 ‘아바스틴주’(성분명 베바시주맙, Bevacizumab)의 병용요법이 2020년 5월말 간세포암 1차 치료제로 승인됐기 때문에 키트루다와 옵디보에게는 불리하게 작용할 뻔 했는데 용케도 키트루다는 예봉을 피해나갔다. 

티쎈트릭+아바스틴 병용요법은 3상 Imbrave150 연구를 통해 바이엘의 넥사바 대비 사망 위험은 42%, 질병 진행 또는 사망에 대한 위험은 41% 감소시켰다. 로슈가 이들 조합으로 허가 장벽을 높여놨기 때문에 후발 병용요법이 새로 간암 적응증을 획득하는 것은 상당히 어려워진 상황이다. 키트루다는 이들 병용요법이 실패할 경우 2차 옵션으로 활용할 가치가 있기 때문에 살아남은 것으로 보인다. 

방광암에서는 모두 잔존에 성공

티쎈트릭은 화학요법을 받을 자격이 없는(백금 착제 부적합) 전이성 요로상피암(방광암) 환자의 1차 치료제에 대한 적응증을 유지하는 데 성공했다. 자문위 패널은 10대 1 찬성으로 통과시켰다. 

키트루다도 티쎈트릭과 같은 적응증으로 가속승인을 5대 3 찬성으로 유지하는 데 성공했다. 

아스트라제네카의  PD-L1 억제제인 ‘임핀지주’(Imfinzi 성분명 더발루맙 durvalumab)와 티쎈트릭, 키트루다 등 세 가지 약물 모두에 대한 후속 연구에서는 가속승인에서 확인된 유망한 데이터가 재현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마땅한 치료제가 없는 상황을 고려한 측면이 크다. 

한편 삼중음성유방암(triple-negative breast cancer, TNBC)에선 티쎈트릭도 살아 남았다. 7대 2 표결로 찬성이 많았다. 승인 당시 임상에선 사망위험 40% 감소했으나 이후 진행된 임상에선 신규 진단 환자에서 수명연장 입증에 실패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망위험 감소 효과의 가치가 높은 평가를 받아 적응증을 지킬 수 있었다. 

FDA는 최근 총 10건의 면역항암제 승인 취하 건을 설정했다. 그 중 이 둘을 포함해 4건을 자진 취하하도록 유도했다. 나머지 6건을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FDA 자문위에 부친 결과 4건이 살았고 2건이 취소라는 회의 결과가 나왔다. 

앞서 임핀지는 지난 2월 22일엔 방광암 라벨을 자진 취하했고, 티쎈트릭도 3월 8일 백금착제 항암제로 치료한 경험이 있는 전이성 요로상피세포암종(mUC) 치료를 위한 2차 치료제로 허가받은 FDA 가속승인을 반납했다. 

또 키트루다는 2019년 6월 진행성 소세포폐암 적응증을 FDA로부터 가속승인 받았으나 올 3월 1일 자진 취하했다. 지난해 1월 공개되었던 ‘KEYNOTE-604’ 임상 결과 무진행 생존기간과 관련한 두가지 1차 평가지표 중 하나만 충족된데 그쳤고 총 생존기간(수명연장) 지표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옵디보는 작년 12월 29일 일찌감치 백금착제 화학요법제 및 최소한 한가지의 다른 계열 항암제로 치료를 진행한 후에도 종양이 진행된 소세포폐암 적응증을 반납했다. 2018년 8월 임상 1/2상 ‘CheckMate-032’ 결과를 바탕으로 FDA로부터 가속승인을 받았지만 ‘CheckMate-451’과 ‘CheckMate-331’ 등 후속 확증시험에서 도출된 생존기간 자료가 1차 평가지표를 충족하지 못했다. 

FDA가 자체 판단 결과에 따라 임의로 취소해도 되지만 자문위에 판단을 의뢰해본 것이다. FDA는 자문위 결정에 구속되지 않지만 대체적으로는 권고를 따르는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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