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테즐라는 경증~중등도로 적응증 넓혀 환자 확보 … ‘소토라십’ 성분 비소세포폐암 신약후보 ‘루마크라스’로 명명
암젠은 1분기 매출이 작년 동기 대비 4% 감소했다고 지난 27일(현지시각) 발표했다. 올 초 목표로 설정한 62억7000만달러에도 모자랐다. 주당 수익도 전년 대비 12%나 감소한 3.70달러로 떨어졌고 예측치인 4.04달러에 못 미쳤다.
주식시장의 관심은 이 회사의 기대주인 판상 건선 및 건선성 관절염 치료제 ‘오테즐라정’(Otezla, 성분명 아프레밀라스트 Apremilast)에 쏠렸다. 오테즐라 1분기 매출은 전년보다 1% 감소한 4억7800만달러로 정체된 불길한 징조를 보였다. 애널리스트들은 그동안 오테즐라가 5억8200만달러를 벌어들일 것으로 예상했다.
오테즐라는 ‘주사제의 바다’라 할 수 있는 판상건선 치료제 시장에서 유일한 경구치료제로서 잠재력을 인정받았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COVID-19. 코로나19) 여파로 주사제보다 나은 선호도를 발판으로 매출이 신장할 것으로 기대했으나 실상은 그렇지 못했다.
지난해 11월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의 TYK2 억제제 듀크라바시티닙(deucravacitinib)이 치료 16주차 PASI 75 달성(75% 이상 증상 개선)과 정적 의사판단 피부청결도 평가지수(static Physicians Global Assessment, sPGA) 등에서 오테즐라를 앞섰다고 발표해 오테즐라는 긴장하고 있다. 듀크라라시티닙은 2022년 출시를 목표로 삼고 있다.
27일 ‘방 안의 코끼리’(elephant in the room 누구나 알고 있으나 언급하길 꺼리는 불편한 주제)로 오테즐라가 언급되자 암젠의 글로벌 영업 책임자인 무르도 고든(Murdo Gordon)은 BMS의 임상결과와 관련 “매우 매력적으로 보이지만 증세가 더 가벼운 판상 건선 환자 유형에서 오테즐라가 처방을 넓힐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고든은 또 JAK 억제제로서 듀크라바시티닙이 정맥혈전색전증 등 심혈관 안전성 문제에 거스르는 게 없는지 응답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화이자의 JAK 억제제인 ‘젤잔즈정’(Xeljanz, 성분명 토파시티닙 tofacitinib 궤양성 대장염 치료제)은 2019년 7월 혈전증 및 암 발생 위험이 보고돼 블랙박스 경고문이 붙었고 지난 2월 하순엔 시판후조사(PMS)에서 안전성 입증에 실패해 지금까지 보건당국의 리뷰를 받고 있다.
오테즐라는 암젠이 2019년 세엘진(Celgene)으로부터 134억달러를 들여 인수한 기대주다. 작년 여름 암젠이 2분기 매출을 보고하면서 오테즐라가 전년 동기 대비 14% 증가한 5억1600만 달러라고 알리자 이 인수가격은 합당한 것으로 보였지만 올 1분기는 그렇지 않다.
주식투자기관인 캔터피츠제럴드(Cantor Fitzgerald)의 애널리스트인 알레시아 영(Alethia Young)은 27일 투자자 알림장에서 그녀는 “경증에서 중등도의 건선 환자군을 대상으로 오테즐라가 적응증을 추가 승인받으면 환자 수를 늘리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며 “위험 대비 혜택 프로파일이 상당히 호의적이라 대규모 환자군이 혜택을 입을 수 있다”고 적었다.
암젠은 지난 2월 22일 오테즐라에 광선치료 또는 전신요법제의 사용이 적합한 경도~중등도 성인 판상형 건선 적응증을 추가하기 위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보충적 신약승인신청(sNDA)을 제출했다. 현재는 이전에 항류마티스(DMARD) 요법에 적절히 반응하지 않거나 내약성이 없는 성인의 활동성 건선성 관절염의 치료, 중등도~중증 판상 건선 치료제로 허가돼 있다.
암젠의 로버트 브래드웨이(Robert Bradway) CEO는 “올 1월과 2월에 코로나19가 판매에 부정적인 영향을 줬지만 우리 회사의 신약들이 더 많은 환자에게 공급되기 시작했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이 회사의 면역학 블록버스터 ‘엔브렐프리필드주’(Enbrel 성분명 에타너셉트, etanercept)의 매출은 9억2400만달러로 2020년보다 20% 감소했으며 예상한 11억달러에 한참 못 미쳤다. 면역억제제 간 경쟁이 심화돼 약가는 점차 낮아지는 추세다.
1분기에 뒤처진 다른 암젠 제품은 항암화학요법제의 부작용을 경감시키는 약물인 ‘뉴라스타프리필드시린지주’(Neulasta 성분명 페그필그라스팀 pegfilgrastim)와 편두통 치료제인 ‘에이모빅 주사제’(Aimovig 성분명 에레누맙, Erenumab) 등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21%, 7% 감소했다.
다만 한 가지 긍정적인 점은 가족성 고지혈증 치료제 ‘레파타주프리필드펜’(Repatha 성분명 에볼로쿠맙 Evolocumab)이 약가 인하를 통해 전년 동기 대비 25% 증가한 2억8600만달러의 매출로 예상을 넘어섰다.
암젠은 또 분기보고서를 통해 오는 8월 16일까지 신약승인 심사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KRAS G12C 유전자 변이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NSCLC) 신약후보물질인 소토라십(sotorasib)의 브랜드명을 ‘루마크라스’(Lumakras)로 명명했다.
NSCLC 환자의 약 14%가 이 돌연변이를 가지고 있으며, 이는 매년 미국에서 약 1만4000건이 새로 발견되고 있다. 고든은 “우리 영업팀은 승인 시 루마크라스를 즉시 출시할 준비가 돼 있다”며 “진행성 대장암 환자를 대상으로 루마크라스만 단독 투여한 2상 임상의 성숙한 데이터도 올 2분기에 나올 것”이라고 자랑했다.
이밖에 암젠은 현재 몇 가지 1상을 진행 중이다. 진행성 대장암을 대상으로 로슈의 아바스틴을 포함한 10가지 이상 조합의 병용요법을 테스트하고 있으며 그 초기 결과는 올해 하반기에 발표될 예정이다.